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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블로거

Politics 2007.10.09 23:44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민주노동당이 주최한 '2007 대선과 블로거' 토론회에 참석했다. 9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반 가량 진행된 토론회는 오마이뉴스, 민중의 소리, 데일리서프라이즈 등을 통해 생중계됐지만, 토론자로 참석해 발언한 내용을 별도로 정리해두고자 한다.

선거시기 표현자유 구속하는 선거법

선거법 뿐만 아니라 제한적 본인확인제, 정치뉴스 댓글 노출 차단, 포털뉴스의 기계적 중립 편집 등 정치와 관련한 행위를 억제, 통제하려는 국가기구의 시도가 있다. 여기에는 중앙집중적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세력의 강박관념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법제도의 완결성이 떨어진다. 인터넷 공간에 대한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모호한 문제들을 통제의 틀 속으로 얼렁뚱땅 집어 넣어 버렸다.

그것은 분산된  네트워크에서 쏟아지는 창의적 비판으로부터, 그리고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동맹-네트워크로부터 안전하고 평화(?)롭게 질서를 유지하려는 유혹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제 기류가 아무런 저항없이 속속 제도화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이것으로 인해 주류 질서와 그 기득권, 전통매체와 웹2.0을 수용하고 있는 이용자들 사이에 불화하고 반목하게 됐다.

광범위한 민주주의의 동력으로 견인돼야 할 지식대중과 지속적으로 불화한다는 점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위기에 다름아니다. 이용자들이 정치의사 차단 기제에 막혀 정치냉소, 정치무관심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선거법 등 국가기구의 통제논리를 극복할만한 블로그들의 역량이 요구된다. 기성매체와 지식인들과 적대, 경쟁할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틀을 갖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블로거의 도덕성, 성실성 필요

블로그가 정치소통의 주역으로 성장할 시간이 머지 않았다. 법제도나 현실정치 지형 때문에 블로그의 정치소통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에 동의하기 어렵다.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이미 상당한 정치적 의사표현이 오고가고 있다. 포털 정치뉴스 댓글보다 더 수준있고 격식있는 소통이 블로거들 간에는 이뤄지고 있다.

이제 인터넷은 대안적이고 보완적인 미디어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완벽한 주류 미디어다. 인터넷을 주무르는 세력은 기성매체나 기득권이 아니라 블로그 그들 자신이다.

블로그들이 일부 기성매체와 기득권과 반목하는 것은 안타깝다. 그들과 함께 하는 방안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외국 매체와 지식인은 그 스스로 소셜 네트워크와 한 몸뚱이가 되는 등 적극성을 띠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이것은 주류 사회가 자신들의 질서에 안주하려는 데 다름아니다. 이런 질서와 맞선 블로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할 수도, 더 좋은 것이 나와야 한다고 윽박질러서는 안된다.

다만 블로거들이 국가기구의 통제 논의를 극복할만한 태도와 역량을 집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성매체와 지식인들도 블로거들을 진정으로 껴안는 혜안이 요구된다. 

특히 지역사회와 더 넓은 세계와 소통하려는 의지를 가진 블로거들이라면 스스로 콘텐츠의 신뢰도를 끌어 올리고 타인과 소통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정당의 정치 콘텐츠 새 지평 열어야

끝으로 정당의 역할도 중요하다. 호소력있는 콘텐츠를 갖고 소통해야 한다. 그간 정당과 정치인들은 콘텐츠는 없이 소통의 장치만 자꾸 늘렸다. 정당이 주도하고 유통하는 정치 콘텐츠는 전무했다.

선거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기 위해서는 소통의 장치, 수단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 정책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미시적인 삶의 영역으로부터 발굴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콘텐츠를 지지자들끼리만 소통해서는 안된다. 더 넓은 곳으로 끌고 가야 한다.

비록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과거 미디어 환경은 콘텐츠의 소통주기가 짧고, 파급력도 떨어졌으나 인터넷은 그 반대다. 소통주기는 길고, 영향력은 극대화된다.

소통의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남은 기간 정치권이 진정으로 주력해야 할 것은 소통을 위한 인력배치와 콘텐츠의 무분별한 양산이 아니라 좋은 콘텐츠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다.

덧글. 인터넷신문 민중의 소리는 10일 오전 토론회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사진은 해당 기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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