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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극에 대해서

TV 2013.11.11 09:00 Posted by 수레바퀴

드라마 <기황후>. 침체에 빠진 MBC 사극을 부활시키는 작품이 될지 주목된다.


한류의 원조이자, MBC 명품 사극들의 발판을 다진 <대장금>. 벌써 방영 10주년을 맞았다. 시즌 2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고 나올 정도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고, 현재도 전 세계 각국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대장금> 이후, MBC 사극은 그야말로 승승장구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하지만 최근 들어 사극의 기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실제로 얼마 전 종영한 <불의 여신 정이>의 경우,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기존 사극을 답습했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는데- 사극은 많은 시청자들이 사랑해마지 않는 안방극장 베스트 장르임에 분명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TV로 보는 세상>에서 MBC 사극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고자 한다


Q. MBC는 그간 ‘사극 명가’라고 평가받아왔는데요, 그렇다면 사극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봤을 때- 대표적으로 짚고 넘어갈 만한 작품이 있다면 어떤 드라마들이 있을까요? 이유도 함께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1980년대 초반 <암행어사>는 액션과 희극적인 요소들을 가미하며 인기를 모았고요. <조선왕조500년>은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8년간 연대기식으로 다루면서 1980년대 사극을 대표했죠. 1999년 방영된 <허준>은 민중사극의 원조로 국민 드라마가 됐죠. 


2000년대에 들어서는 다양한 장르의 사극이 등장했는데요. 생소한 왕실 수랏간을 배경으로 한 <대장금>은 지금까지도 한류 드라마의 중심이 되고 있죠. 


<대장금>과 같은 해 방영된 <다모>도 ‘퓨전 사극’의 열풍을 터뜨렸죠. 젊은 세대가 선호할 수 있도록 음악, 미술, 영상 등을 화려하게 접근했죠.


2007년 <이산>은 정조라는 군주를 그렸는데요. 좋은 지도자란 무엇인가라는 메시지로 많은 남성 팬들을 사로잡았죠. 덕만 공주와 미실의 치열한 갈등구도와 사랑을 그린 <선덕여왕>은 역사적 사실과 작가적 상상력을 적절히 배합했죠. 


지난 해에도 퓨전 사극 <해를 품은 달>, 판타지와 로맨스가 섞인 <아랑사또전>이 폭넓은 사랑을 받았죠.


Q. 특히 MBC 사극 역사에 이병훈 감독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허준>, <대장금>, <이산>, <동이>, <마의>에 이르기까지- 소위 '이병훈 월드‘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시청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병훈 감독의 작품은 한 마디로 다양한 소재에서 주목을 받습니다. 의학드라마 <허준>과 <마의>, 음식과 의술까지 넘나든 <대장금>은 정통사극에선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죠. 


또 섬세한 연출로 메시지 전달 효과를 높입니다. 정조대왕을 그린 <이산>이나 숙빈 최씨를 다룬 <동이>도 새로운 해석과 정감 있는 묘사가 압권이었죠.


사극은 고루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을 극복하고 대중적이고 실험적인 접근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고 하겠습니다.


Q. 하지만 최근 들어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극 흥행불패’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린 듯 싶은데요?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성공과 사랑을 이룬다는 게 사극의 전형적인 스토리죠. 반면 시청자들은 점점 더 빠른 전개와 볼거리를 원하는데요.


정통 사극에서 퓨전 사극까지 사극의 형식은 많이 진화했지만 이렇게 소재나 주제가 비슷하다보니 식상감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더구나 시청률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작가의 상상력에 의존하다보니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불필요한 논란만 키우고 있어서 극에 몰입하는 것을 놓치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얼마 전 종영한 <불의 여신 정이>는 기존 사극의 전형성을 답습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지난 해 <마의> 역시 시청률 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전개 내내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아쉽다는 시청평이 많았는데요, 아무래도 사극이 주로 ‘성공스토리’를 담아내다보니 비롯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제작진들로서는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스토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인기몰이를 한 퓨전 사극처럼 큰 갈등 구조보다는 내면의 문제에 치중하기도 하고요. 음악, 미술, 영상 등 형식미에 초점을 두기도 하죠.


그러나 결국에는 뻔한 결말로 마무리되면서 긴장감이 약해지는데요. 실패와 좌절의 인물에 초점을 둔다거나 논쟁적인 사건들을 조명하는 접근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합니다.


Q. 이외에 MBC 사극을 전반적으로 살펴봤을 때, 아쉬움 혹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요?(기획 / 편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과거에 비해 시청자의 반응이 중요한 만큼 제작진들이 시청자의 구미에 맞춰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죠. 


그러다보니 상상력을 덧씌워 불필요한 억지 연출도 늘고요. 상투적인 로맨스를 다루는데요.


시대상황을 감안해서 좀 더 다양한 소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연령별, 성별로 타깃화한 시청층을 겨냥한 기획이 나왔으면 합니다. 


Q. 2003년, <대장금>의 참신한 이야기가 돋보였던 것처럼 기존 사극 흥행공식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 아니라- 2013년, 지금 이 시점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것 같은데요.


요즘은 정통사극은 점점 사라지고 작가의 상상력이 더 많이 개입하는 팩션 사극이 두드러지는데요. 문제는 그 스토리 구조가 비슷하다는 겁니다.


제작진이 정통 사극에서부터 팩션 사극까지 많은 시청경험을 한 사람들을 만족시키려면 더 많은 고민이 뒤따라야 합니다.  


영화 <관상>에서 보듯이 과거 역사에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 그리고 지금에도 강렬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소재들은 많습니다. 직업, 지역 등 아직 다루지 못한 영역으로 나아가는 실험성이 필요합니다.


Q. 최근 MBC에서는 새로운 사극 두 편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일일 사극 <제왕의 딸, 수백향>과 월화특별기획 <기황후>인데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백제 무령왕의 숨겨진 딸 '수백향'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다룬 <제왕의 딸, 수백향>은 탄탄한 스토리와 출연자들의 연기력이 주목되고 있죠. 그러나 도식적인 갈등구조를 어떻게 흡인력있게 연출해갈지가 관건이 아닐까 합니다.


고려말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가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 기황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 <기황후>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에 차별성이 있는 데다가 화려한 연출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수백향’처럼 팩션 사극인 만큼 역사 왜곡 논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되는 작품들입니다.


Q. 사극이 오래도록 사랑받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역사적 사실을 아기자기한 구성요소들과 장치들로 흥미롭게 만드는 것이 사극의 의미죠. 이 과정에서 현대적 해석은 불가피할 텐데요. 우선, 사실과 상상력의 조화입니다. 치우침이 없이 풀어가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또한,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 구조가 아니라 다양성과 실험성을 보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시대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사극이 잊지 말아야 할 가치라고 할 때 사극의 현대화 과정에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재해석할 때 신중하고 엄정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참고) MBC 주요 사극 

2013년 구가의 서 / 불의 여신 정이 / 구암 허준 / 제왕의 딸 수백향 

2012년 마의 / 해를 품은 달 / 아랑사또전

2011년 짝패 / 계백 

2010년 동이 

2009년 선덕여왕 

2008년 별순검 시즌 2

2007년 태왕사신기 / 이산 

2006년 주몽 

2005년 신돈 

2003년 다모 / 대장금 

2002년 어사 박문수 

2001년 홍국영 / 상도 

1999년 허준

1980년대 암행어사 / 조선왕조5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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