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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와 온라인저널리즘

Online_journalism 2013.10.15 16:4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국내 K 신문의 과거 기사. 공인과 일반인이 관련된 사건 보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는 당사자의 요청을 받은 언론사에서 자체 판단에 따라 특정 부분을 블라인드 처리했다. 이처럼 `잊혀질 권리`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 환경에서 계속 반복될 이슈로 뉴스조직과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제기한다.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시) 노출되는 자신의 사적 정보와 관련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저널리즘의 영역에서도 부상하고 있다. 잊혀질 권리는 빅토르 마이어 쇤베르거(Viktor Mayer-Schönberger)가 자신의 저서(Delete: the virtue of forgetting in the digital age ; 2009)에서 디지털 정보의 소멸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관심을 받게 됐다.


그러나 언론 보도의 경우 보도의 대상자가 잊혀질 권리를 들어 뉴스 삭제를 요구할 때 표현의 자유와 같은 다른 기본권과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블로그나 SNS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제한적으로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게 되면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EU의 경우 공공 정보나 역사적 사료는 삭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국내에선 논의 수준이 걸음마 단계이다. 뉴스조직과 기자들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잊혀질 권리를 인식하고 있는 일반인들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마침 ‘잊혀질 권리’와 관련된 논문을 준비 중인 한겨레신문 구본권 기자를 만나게 됐다. 그의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재구성하면서 저널리즘 영역에 ‘잊혀질 권리’를 어떻게 수렴하는 것이 좋을지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Q. 온라인에서 ‘잊혀질 권리’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지속적으로 재노출, 재구성되고 있다. 영구불변의 뉴스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운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반응하는 뉴스는 곧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의 ‘불멸’을 상징한다.


뉴스는 ‘서비스 영역’에서 항상 변경될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변경의 근거는 이해 당사자가 시장에서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했을 때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뉴스룸은 그 요구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응답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서비스 영역’이라고 함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영역으로 뉴스가 노출되는 영역, 즉 서비스되는 영역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여기서 이용자는 ‘잊혀질 권리’를 포함한 뉴스와 관련된 의견 개진-문제 제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때 언론사 뉴스 데이터베이스는 서비스 영역과 보관 영역으로 분리 운영될 필요가 있다. 서비스 영역은 늘 이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잊혀질 권리를 포함해 다양한 요청을 수렴하는 곳이다. 보관 영역은 자사 뉴스의 위상, 권위를 최대한 보호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이 두 영역은 물리적으로(기술적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용자의 뉴스 정정, 삭제 요청 등을 최적의 방식으로 반영하는 공간이 된다. 


Q. 현재 유럽에서 온라인상 잊혀질 권리는 언론 보도에선 예외다. (EU는 2014년까지 잊혀질 권리를 정보보호규칙이란 범주에서 명문화할 계획이다.)


저널리즘 환경은 그 사회의 복잡한 요소들이 내재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의 저널리즘은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만큼 단호하고 위엄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임이나 의무가 취약했다. 


저널리즘이 뿌리내리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 잊혀질 권리의 필요성은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유럽 언론들이 ‘잊혀질 권리’를 엄격히 다룬다고 하지만 ‘논의의 여지’ 자체를 봉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가디언이 런던에 카페를 연다든가, 댓글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재자로서 책임을 다한다든가 하는 등 자사 저널리즘의 권위나 가치, 개방성과 상호성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한국 언론에 비해) 더 많이 하고 있다.


독자의 요구에 반응하는, 또 수렴하는 다른 방식의 열린 저널리즘으로 ‘잊혀질 권리’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Q. 언론 보도에서 잊혀질 권리가 적용되어 온라인에서 기사의 삭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면, 그 대상은 무엇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예)  오보, 무죄 및 무혐의로 드러난 과거 범죄 혐의 기사, 공인이 아닌 개인의 신상정보가 드러난 기사,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가 자신과 관련한 내용의 삭제를 원할 때, 기타


보도된 지 오래된 기사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일으켜 관련자의 삭제 요청이 제기되고 삭제 여부에 대해 언론사와 당사자의 입장이 서로 다를 때는 기록 보존, 표현 자유 등 언론 자유가 우선하는 경우도 있고, 프라이버시 보호가 우선하는 경우도 있다. 즉, 케이스마다 다르다. 


특히 모든 보도물을 대상으로 잊혀질 권리를 무한정 확대해야 하는가는 논쟁적일 것이다. 원칙적으로 무죄 및 무혐의로 드러난 과거 범죄 혐의 기사, 오보를 그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공인이 아닌 개인의 신상정보가 드러난 기사나,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가 자신과 관련한 내용의 삭제를 원할 때에도 경우에 따라선 ‘잊혀질 권리’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으나 무조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


가령, 사실 관계가 명백히 바뀌었거나 검색에 의해 이해 당사자가 겪는 피해 강도가 현재화, 구체화 할 경우는 적극적으로 잊혀질 권리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내가 겪은 일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이 나온 보도사진이다. 이 어린이들 중 한 부모가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통해 그 사진이 노출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연락해왔다. 그 아이만 포커싱한 것도 아니고 해당 사진 정보가 드러난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있는지 불확실했다.


반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임모씨처럼 집 주소가 드러나거나 신상정보가 알려져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에선 ‘잊혀질 권리’는 논쟁적이지 않다고 본다. 


Q. 일단 보도된 기사를 추후에 데이터베이스나 인터넷 서비스에서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역사 기록에 대한 왜곡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보도 하나의 역사이지 않는가?


당시의 뉴스, 그리고 그것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형식(DB)은 저널리즘 고유의 산물이다. 그때의 기준으로 보면 그 자체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검색을 통해 현재적 의미에서 명백한 피해가 유발된다면 전혀 다른 문제이다. (당시의) 저널리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존엄한 역사적 기록의 수정이 아니냐며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건 지나치다.


온라인 뉴스 서비스 환경에서 이용자의 요청에 의해 뉴스가 수정, 정정(, 삭제)되는 건 치욕적이고 모욕적인 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새로운 ‘뉴스의 역사’를 만든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또 데이터베이스 관리 전략의 이원화나 서비스의 형식에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키는) 조화로운 절충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 지점에서 뉴스 (DB) 관리의 새로운 전략적 목표가 설정될 것이다.


잊혀질 권리를 수렴한 온라인 뉴스의 서비스-노출 방식은 각 언론사 정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령 “해당 뉴스에 대해 이해 당사자의 요청에 의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OOOOOO 부분이 정정되었기에 바로잡습니다. 당시의 결과물은 ㅁㅁㅁㅁ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라는 공지가 필요할 것이다.


Q.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결정 수단 가운데 하나로 기사 삭제가 이미 활용되고 있는데요. 언론피해 조정사건에서 당사자와 언론사간 합의로 기사를 삭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에 따른 뉴스 삭제는 원칙적으로 타당하다. 다만 이해 관계자 간에는 합의했지만 그 뉴스를 봤거나 해당 뉴스를 검색하며 활용하고자 하는 다른 불특정의 이용자 처지에선 일종의 정보의 망실이라는 점에서 재고할 부분이 있다.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로 “삭제됐다”는 점을 공지하고 이에 대한 언론사의 입장, 합의 경위 등이 해당 뉴스의 URL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가 본다. 즉, 이해 관계자 간 합의로 삭제는 되지만 해당 뉴스의 제목을 비롯한 기본적인 정보값은 남겨져야 할 것이다. 그 뉴스를 검색하거나 찾고 활용했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즉,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로 끝날 것이 아니라 다른 이용자에게 뉴스의 정보(삭제 사실 등)가 최대한 전달돼야 한다.


Q. 언론 중재 과정에서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 청구권에 이어서 기사 삭제 청구권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는가?


기본적으로 제도화해야 하는 것으로 보지만 시기적으로는 이르다고 본다. 직업기자로서 뉴스 삭제 조치 여부를 알고 있으면서도 (언론 자유 침해 소지가 있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스 이용자에게 광범위하게 ‘잊혀질 권리’ 전반의 사항이 인지된 뒤에 또 언론사도 인식과 교육 등이 있은 뒤에 제도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신문이나 방송 등으로 보도된 지 6개월이 지나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반론보도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시한이 만료된다. 인터넷에서는 6개월이 지난 묵은 기사도 검색되어 관련자들의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등 피해가 발생하고 당사자들의 피해 구제 요구가 있다. 보도된지 6개월이 지났으나 인터넷에 남아 유통되는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 청구 시한을 연장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온라인에서 피해 구제의 시한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온라인에서 뉴스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운명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독자의 끊임없는 피드백에 지속적으로 반응해야 생명력을 갖는 뉴스라는 점에서 그 시한은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어쨌든 현행 언론중재 청구 시한은 변경돼야 한다. ‘당사자가 인지한 시점에서 얼마간, (그 뉴스의) 이해와 결부돼 있는 자가 인지한 시점에서 얼마간’ 등으로 정비돼야 할 것이다.

 

Q. 현재의 언론중재 관련 법률 등은 인터넷 환경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가?


모든 미디어 환경을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가, 제도라는 건 현실을 따라가기 바쁜데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뉴스시장을 감안할 때 최소 규제의 원칙이 효용적일 수 있다.


제도가 충분히 현실을 수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조건들을 달아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한가. 더구나 이용자 편익은 확보될 수 있는가, 시장의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표현 자유나 저널리즘 영역에 심각한 피해를 줄 여지가 있다면 법제도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


Q. 과거에 보도된 기사를 추후에 인터넷에서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절차를 도입할 경우, 이는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이 적합한가?


“언론사 별로 자율에 맡긴다”와 “언론중재기구를 통한 절차가 혼용돼야 한다”고 본다. 언론사 별로 하되 당사자간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났을 때 언론중재기구에서 다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개별 언론사의 저널리즘 환경, 관행, 기자인식, 뉴스생산양식, 인터넷서비스 환경(인프라, 규모와 수준, 여력)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는 만큼 공통의 자율규제는 비현실적일 수 있다. 물론 언론사들이 이 문제와 관련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논의 자체는 필요할 것이다. 언론사와 이용자들에게 일정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Q.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와 인터넷을 통해 검색되고 서비스되는 과거 기사들에 대해 관련자들이 기사 삭제와 수정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일단 현재 언론사들은 대체로 묵은 기사 삭제 요청에 대해 일원화하지 않은 업무체계를 갖고 있다. 심지어 기사 삭제와 수정 등 요청을 받는 창구가 어디인가에 따라서 다양하게 처리됐을 것이고, 그런 업무 처리 내용이 한 곳으로 수렴되지 않아 어떻게 처리됐는 지조차 불명확하다. 언론사에서 관련 이슈의 공론화가 필요할 것이다.


다른 플랫폼 영역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한 건 아니다. 신문-방송-포털-모바일 등 미디어 특성에 따라, 뉴스 포맷에 따라, 언론사인가에 따라, 국내-해외 사업자인가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언론사의 뉴스DB 등을 포털사업자(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전량 서비스하는 경우는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이다. 가령 네이버가 ‘뉴스 라이브러리’를 통해 과거지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뉴스 정정과 삭제 등과 관련) 네이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문제는 이용자나 당사자 기준에선 네이버 통합 검색에 노출되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포털사업자가 이용자 요구를 언론사에 전달하는 수순이겠지만 시간도 들고 그 처리 결과도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일차적으로 언론사의 수중을 떠난 서비스 영역은 이해 주체간의 원만한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이때 어디까지나 모든 기준은 언론자유와 프라이버시 침해의 조화에 있을 것이다.


Q. 범죄보도는 범죄자-피해자의 신원은 상세히 밝혀선 아니 되고 범죄유형만 보도해야 한다는 1998년 대법원 판례가 나온 후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각 언론사들이 공익보도에 해당하는 범죄보도와 관련 당사자의 ‘잊혀질 권리’를 포함한 요청에 대해 동일한 결과 처리를 하기는 어렵다. 당사자 처지에서는 모든 언론사가 동일하게 대응하지 않는데 따른 불만이 있을 것이다. 언론사가 내린 결정에 대해 독자들한테 설명해줘야 한다. 


공익보도에 있어 확실한 것은 다수의 독자가 알아야 할 권리가 더 크다면 ‘잊혀질 권리’에도 불구하고 뉴스를 일률적으로 삭제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이다. 


물론 서로 다른 조치를 취한 언론사의 대응이 ‘잊혀질 권리’ 확산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공익보도와 관련해서 당사자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았다는 부분이 상당히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서 신상정보의 삭제 등과 관련된 조치는 공통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그간 한국의 언론사들은 자사의 실책이나 과오를 자인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독자들에게 지탄을 받아 왔다. 지금까지도 혁신이 지연됨으로써 독자들이 향유하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의 수준은 낮은 상황이다. 다만 오늘날 뉴스 이용자의 힘이 커지면서 언론사와 이용자 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한 전략적 과제가 되고 있다. 


종이신문 시장에서는 최고지만 온라인에선 포털사업자에 밀리는 것도 20세기의 낡은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철학을 수용하고 서비스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잊혀질 권리’도 그 부분에 들어간다.


그러나 과거의 묵은 기사(관리)는 현재 시장에서 유의미하지 않다. 돈벌이가 되지 않는 서비스다. 말하자면 시장 논리에 따라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이란 이용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피드백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뉴스 서비스 혁신 모델은 이용자와 교감하는 저널리즘이다. 이용자의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는, 껴안는 휴머니즘에 기반한 저널리즘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10월7일 저녁 약 2시간 여의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구 기자의 질문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말했다. '잊혀질 권리'처럼 온라인 뉴스의 새롭고 섬세한 이슈들을 점검하는 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라는 판단에서 이 글을 등록한다.



`취재뒷얘기`가 성공하려면?

Online_journalism 2013.09.25 11:0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취재뒷얘기가 쏟아진다. 독자가 `뉴스이면`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현재의 기자 업무여건을 고려하면 연성화로 흐를 수 있다. 무엇보다 독자와의 친밀감 형성이나 기자 브랜딩 같은 전략적인 판단은 미흡하다. 자사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제고와 같은 본질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해외 언론과는 차이가 있다. 서비스의 보완이 필요하다. 미디어오늘 2013년 9월25일자.


이 포스트는 최근 뉴스 유료화 흐름 속에서 일부 언론사들이 기존 뉴스에서 담지 못한 스토리 혹은 뉴스의 맥락을 짚는다는 취지로 신설한 코너들에 대한 글입니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와 인터뷰할 때 정리한 부분을 보완, 재구성했습니다.


Q. 최근 조선일보, 한겨레, SBS, CBS, 국민일보 등이 ‘취재뒷얘기’, ‘취재인사이드’ 등의 이름으로 보도된 기사의 이면을 다루거나 상세한 내용을 덧붙이는 스토리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를…


각각의 경우가 뉴스룸의 여건과 기자역량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일단 서비스되는 상황만 놓고 보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한겨레신문 ‘친절한 기자들’, 국민일보 ‘친절한 쿡기자’ 류는 보도 배경이나 과정, 뒷얘기와 같은 에피소드를 풀어서 전달해 신선하다. 뉴스생산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생소하면서도 동시에 반갑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 보도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는 사실 뉴스의 비포서비스(before service)인 동시에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라고 할 수 있다. 그간 뉴스룸의 일방적인 뉴스 전달에만 익숙했던 독자들로서는 흥미를 끌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기존 보도내용을 좀 더 정리하는 정도로 접근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사실 1차 보도에서 완결성을 높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특히 기자별로 ‘취재뒷얘기’류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관점과 태도가 천차만별이다. 표준화 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독자의 기대치라는 걸 고려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클릭! 취재인사이드’도 마찬가지다.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알게 된 정보를 재구성하거나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굴해서 다시 정리하는 것은 독자들 입장에서는 흥미거리일 수는 있다. 


하지만 전달하려고 하는 바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기존에 보도됐던 내용을 재구성하는 정도로는 오히려 ‘기사읽기’가 방해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인터넷 뉴스 페이지의 인터페이스는 대체로 맥락을 연결해서 파악하지 못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하이퍼링크 활용도도 낮은 편이다.


독자들이 기자별로 뉴스를 소비하는 패턴이 정착되지 않은 만큼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툭툭 던지다 보면 독자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다.


CBS '와이뉴스'는 특정 사안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본질적인 측면을 짚어준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수준 있는 서비스다. 


다만 온라인 환경에서 관련 서비스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설계는 부족하다. 독자의 참여도를 증진하는 방향에서 좀 더 적극적인 행보가 아쉽다.


Q. 뉴스 스토리의 새로운 해석, 형식을 위해서?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 스토리는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갖게 된다. 대표적인 양상은 한번 보도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업데이트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다.


또 온라인 뉴스는 지식과 정보를 평면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관 정보를 결합하는 등 입체적인 설계가 요구된다. 더구나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즉 참여를 늘리는 접근도 필요하다. 


그 경우 현장취재를 담당하는 기자와 그 기사의 가치를 확장하는 온라인 저널리스트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선 오프라인 뉴스룸과 온라인 뉴스룸이 상호 협력적이지 않고 사실상 분리돼 있다. 혹은 종속적인 관계 내에서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즉, 뉴스의 가치를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가치를 형성할만한 전략적인 고리가 부재하다. 


당연히 기자들은 예전 방식으로 기사를 쓰는 데 그치고 뉴스 서비스를 맡는 온라인 뉴스룸은 다른 판단을 할 기회가 없다. 종이신문 기자들은 온전히 지면보도에 대부분의 업무시간을 할당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뉴스 스토리 다시 말해 뉴스의 애프터서비스는 부차적인 것이 된다.


이러한 업무여건에선 결국 취재뒷얘기 류의 스토리는 선정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누구는 폭탄주를 즐겨 먹는다”든지 하는 식의 소소한 흥미거리 위주로 다뤄질 수 있다. 지나치게 연성화하면 독자들로서는 재미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뉴스 스토리의 가치를 낮추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같은 뉴스생산과정에 의해 ‘취재뒷얘기’는 기존 1차 보도와 연계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맥락을 충분히 알기가 힘든 고립된 스토리가 나올 수도 있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국내 언론사에서는 온라인 뉴스 스토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 취약하다. 오히려 ‘취재뒷얘기’보다 온라인 전용의 뉴스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뉴스조직의 재편이나 업무 재설계 등 투자가 돼야 하는 만큼 별도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SBS기자스페셜(취재파일)’은 상대적으로 개별 기자의 의견, 판단 등이 부각되는 서비스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독자들은 특정 사안에 대한 취재기자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기자의 생각이 드러나는 스토리를 통해 자신과 의견이 비슷한지, 다른지를 비교하고, 기자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고 더 나아가 뉴스조직에 대한 평판을 내리게 된다. 


기자들이 솔직하게 스토리를 이끌수록 독자와 기자 사이의 소통 기회는 늘게 된다. 독자가 친밀감을 갖는 것이 기자 브랜딩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뉴스 유료화와 ‘취재뒷얘기’ 서비스의 관계는?


현재까지 국내 언론사에서 등장한 ‘취재뒷얘기’는 (1) 뉴스유료화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검토되는 측면 (2) 기자 브랜딩이라는 포석에서 접근하는 측면 (3) 뉴스의 심층성 강화라는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서로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굳이 분류한다면 조선-매일(1), SBS-한겨레-국민(2), CBS(3)라고 할 것이다. 


모든 측면에는 각각의 다른 접근이 필요하고 동시에 똑같은 목표가 필요합니다. 어떤 측면이든 간에 기자가 뉴스 이후에 새로운 스토리를 보태는 것은 원래의 뉴스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작업이어야 한다. 원래의 뉴스와 구조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거나 연계성이 낮아 독자 관점에서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데 장애를 준다면 훌륭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유료화가 목적이라면 취재뒷얘기는 입체적이고 완결된 스토리 구성이 중요하다. 기자 브랜딩이라면 뉴스조직과는 다른 기자의 의견이나 색깔, 인간미 등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는 글쓰기가 열쇠다. 당초에 보도된 뉴스를 온라인化 하기 위해서는 온-오프 뉴스조직 간 협업이 과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독자를 매료시키기 위한 과제로 귀결된다.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의 공감대를 끌어내고 뉴스조직과 밀착되게 하기 위해 보다 많은 소통의 기회를 제시해야 한다. 


Q. 혹시 해외 언론의 사례로 들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해외 언론에선 뉴스룸 차원의 의지, 계획 등이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된다. 초점은 뉴스의 심층성, 입체성, 개방성 에 있다.


<뉴욕타임스> ‘The Opinion Pages’ 코너에는 마가렛 설리번을 필두로 뉴스룸의 입장과 독자견해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그밖의 많은 간부들이 의견을 피력한다. 독자는 <뉴욕타임스> 뉴스룸의 ‘진실’에 다가설 수 있다. BBC ‘Editor's Blog’도 비슷한 서비스다. 


<가디언> ‘더가디언’은 스노우든 이슈에 대한 뉴스룸의 입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편집국장을 비롯 취재기자들의 활발한 의견 개진의 장이 된다.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해외 언론은 첫째, 뉴스룸을 독자에게 더 개방하려는 큰 목적을 갖고 있다. 독자에게 친밀감을 주고 애착을 갖기 위해서라고 봐야 할 것이다. 둘째, 뉴스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구체적인 과정과 방향은 물론 앞으로의 계획까지 전한다. 취재기자는 물론 간부 등이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저널리즘의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셋째, 뉴스 유료화가 아니라 브랜드, 뉴스에 대한 평판과 관련된 전략이라고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한겨레신문 '톡톡하니'는 편집국이 선정한 주요 기사 아이템에 대해 독자의 의견을 접수해 지면제작에 반영하는 프로젝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문제를 끈질기게 보도한 한겨레신문이 독자들의 제보와 의견을 통해 해당 뉴스의 완성도와 영향력을 제고한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  프로젝트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에 앞서 경향신문도 '경향리크스'로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문제는 이같은 서비스들이 뉴스의 상품화, 기자의 브랜드, 뉴스룸의 평판, 독자관계모델 정립 등과 같은 체계적인 과정 속에 담겨져 있느냐는 점이다. 


뉴스룸은 이제 콘텐츠만 생산하는 부서로 한정해선 안된다. 더욱이 광고나 협찬을 '땡기는' 전위부대가 돼서도 안된다. 디지털 생태계를 관통하는 전략적인 씽크탱크가 돼야 할 것이다. 점증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위기가 뉴스(룸) 혁신의 가장 큰 장벽이 될 것이지만 말이다. 



최근 국내 언론에서 ‘취재뒷얘기’ 류의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은 첫째, 별도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둘째, 기자들의 부담감이 덜하고 셋째, 지면에 게재되지 않은 뒷얘기라 독자 관심이 있을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그러나 이 콘텐츠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낼지는 불확실하다. 일단 취재뒷얘기는 기존 1차 보도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가 경쟁력이다. 상호 보완이 될 여지도 있지만 게재 시점에 따라선 단절도 예상된다. 또 굳이 이렇게 분리해서 서비스해야 하느냐는 뉴스 생산과정상의 비효율성 논란도 나올 수 있다.


일단 지금까지 취재뒷얘기는 에피소드 중심이 되고 있다. 기자들 역시 업무가 재설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취재 및 보도에 크게 무리가 가는 접근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연성화할 때 과연 독자의 호응이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또 기자별, 사안별로 엇갈린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아무리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더라도 기자들에게 순번제로 뉴스 스토리를 생산하는 것이 적정하지 않을 수 있다. 전통매체 기자들이 온라인 시장을 이해하고 뉴스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아직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뉴스 유료화를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서비스라면 뉴스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기자들이 취재뒷얘기를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지 뉴스룸의 여건에 따라 가이드가 필요하고 뉴스(상품화)의 로드맵을 컨버전스 조직과 연계해 검토해야 할 것이다.


뉴스 유료화라는 이름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Online_journalism 2013.08.21 12:3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미디어오늘 8월21일자. 주요 매체의 뉴스 유료화 추진 과정에 네이버, 연합뉴스 그리고 법 정비까지 다채로운 조연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스룸 자체의 혁신이 아니고서는 '뉴스 유료화'는 실체 없는 그야말로 '유령'에 다름아니다.


주요 언론사의 뉴스 유료화 흐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조연으로 네이버와 연합뉴스도 등장한다. 여기에 법제도의 변경까지 예상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인터넷 시대 이후 디지털 뉴스 유통 질서의 거대한 요동이 예상된다. 


결정적인 부분은 언론사 내부의 혁신 수준 그리고 이용자의 뉴스 소비 양식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뉴스는 단순한 정보상품이 아니다. 문화상품이다. 이용자가 언론사(뉴스, 뉴스룸, 기자)로부터 긍지를 갖게 하는 것이 뉴스 유료화 성공의 핵심이다. 특히 저널리즘 신뢰도가 낮은 한국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 기자와 주고 받은 이야기가 일부 기사화됐다. 특정 매체에 한정한 것이 아니고 전하려는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이를 재구성했다.  


Q. 네이버에서 유료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네이버의 뉴스 유료화는 어떻게 보세요?


A. 구체적인 것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하기 어렵지만 네이버는 뉴스 매개 플랫폼인데 무료 서비스라는 근간을 그대로 두고 그 옆에 별도로 지불장벽을 치는 모델이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미가 없다’는 뜻은 이용자들이 흥미를 갖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뉴스 콘텐츠에 지불의사를 갖게 하는 데에는 콘텐츠의 수준도 문제지만 매체 브랜드에 대한 애착 같은 이용자 인식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일종의 문화현상이라고 해야 하나, 익숙한 소비습관 같은 것이 형성돼야 합니다.


또 포털에는 온라인 속보만 제공하고 지면기사는 전량 지불장벽을 치는 식의 온라인 뉴스유통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봅니다. 


게다가 전통매체 저널리즘 신뢰도도 상당히 추락한 상황입니다. 단순히 뉴스 유료화 경로를 만든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네이버 처지에서는 뉴스 유료화를 추진하는 언론사를 위한 ‘마사지’, ‘생색내기’가 아닐까 합니다.


뉴스 유료화를 추진하는 언론사 내부의 ‘판단’도 중요한데요. 제가 만나 본 대부분의 내부 관계자들이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더 극적으로 표현하면 “왜 이런 걸 하나?” 할 정도의 냉소적인 시선들이 지배적이더군요.


비교적 온라인 뉴스 유료화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쳐온 조선일보를 제외하고는(?) 내부의 준비 상황이 치밀하지 못합니다. 


다만 자체 편집-뉴스캐스트-뉴스스탠드에 이어 뉴스스탠드/유료채널로 이어지는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변화라는 점에서는 중대한 전환점일 수 있습니다. 


그간 언론사와 포털 간 관계모델은 뉴스 콘텐츠를 단순히 포털에 위임하는 모델에서 제한적 협력모델(디지타이징, 검색 아웃링크, 일부 언론사 뉴스의 스페셜 코너 마련 등)에 그쳤지만 뉴스 유료화 지원은 전략적 공생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네이버 뉴스 이용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중요한데 대체재도 널려 있고 무료 소비습관에 길들여진 상황에서는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전망입니다.


올해 초 네이버는 뉴스스탠드가 이용자의 새로운 뉴스 소비습관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는데요. 뉴스 유료화라고 하는 것은 뉴스스탠드보다 더 강력한 변화입니다. 브랜드 애착이 낮은 이용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뉴스캐스트가 포털 뉴스 이용자들에게 타협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환경이라고 보여집니다.


Q. 어떻게 하면 뉴스 유료화가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A. 결국에는 언론사의 뉴스 유통모델의 전면적 재검토, 뉴스룸 혁신이 수반되는 콘텐츠의 수준 향상, 브랜드 마케팅, 신뢰 기반의 독자관계 개선, 뉴스는 무료라고 하는 인식의 변화 등이 전제될 때 ‘뉴스 유료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놀이터 한쪽에 별도의 문을 만들어 돈내고 들어오라고 하면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근처 다른 놀이터에 가거나 문에 안 들어가고 놀죠.


한국 온라인 뉴스의 모든 것을 자부하던 네이버조차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첫째, 이용자는 더욱 더 다양한 경로로 뉴스를 접하고 소비한다. 둘째, 모바일을 통한 뉴스 이용이 급팽창하고 있다. 셋째, 네이버를 향한 법제도적 린치가 임박하다. 네이버는 자신의 살점을 더 도려내 언론사의 밥상에 내려놓을 것인지, 아니면 뉴스를 포기할 것인지 기로에 섰다. 많은 사람들은 전자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다양한 여론을 향유하던 온라인 뉴스 시장은 더욱 더 상업적이고 정치적으로 변질될 것이다. 온라인저널리즘과 뉴스 산업의 미래는 물론 한국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림 출처는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연구위원(2013).


Q. 아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면 조중동 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도 유료 콘텐츠를 만들고 그게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지불 장벽이 낮아지는 그런 변화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A. 앞서도 이야기한대로 뉴스 유료 콘텐츠는 사람이 만드는 건데 기자들이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하고 있느냐, 뉴스 유료화의 제반 조건들을 함께 개선하는 전략을 갖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다수의 매체가 네이버의 온라인 콘텐츠 마켓을 경유하는 뉴스 유통 전략을 도입한다면 '뉴스에 대한 새로운 인식' 말하자면 유료화된 뉴스, 상품으로서의 뉴스를 인식하는 데는 기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뉴스룸의 수준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용자들이 점차 이탈하면서 '유의미한' 가치는 만들지 못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한국의 뉴스 시장은 대단히 정치적인 시장입니다. 보수매체 일색이죠. 이 말은 바꿔 생각하면 뉴스 콘텐츠의 변별력이 약합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대단히 다양한 섹터들이 생기고 기호와 니즈가 제각각입니다. 이들을 충족시켜주는 정보들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대신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고 소셜네트워크입니다. 어찌 보면 1인 미디어나 전문가 커뮤니티들이 전통매체의 구멍을 메꿔주면서 서서히 시장을 잠식했습니다. 


특히 저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뉴스란 정보상품이 아니라 문화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뉴스룸은 정보 생산 중심의 조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매체의 브랜드 더 구체적으로는 기자의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친구 같고 파트너 같은 애착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뉴욕타임스의 예술적인 인터랙티브 서비스는 돈을 받지도 않습니다. 그것으로 뉴욕타임스란 브랜드는 명성을 얻게 되고 “과연 뉴욕타임스야, 그래, 그래”라는 공감이 이용자들에게 확산되는 거죠.


하지만 한국에선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어렵죠. 돈도 들고 아직 뉴스룸은 기술의 활용에 대해 소극적이니까요.


더구나 주류 매체들은 대부분 보수적이죠. 보수적이라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편향적’인 게 문제고, 그것이 어떻게 보면 브랜드에 대한 긍지, 애착을 갖게 하고 그 문화를 확장하는 데는 한계를 갖게 합니다. 


한국의 뉴스 이용자는 현재 어떤 사안에 대해 참여를 넓히고 다른 시각을 수렴하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기호와 니즈를 확인하고 공유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는 흐름이 전무한 것이죠. 


하나 더 지적한다면 가계의 미디어 지출 비용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겁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한 가구당 인터넷망 비용을 포함해 통신비 지출만 20만원에 육박한 상황인데요. 실질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한 신문, 잡지 구독이나 디지털 정보에 대한 비용 지출은 추가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때문에 신문업계는 청소년층에 대한 구독료 보전이나 소득공제 같은 정부의 정책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데도 사람들은 영화나 공연, 여행, 레저 생활에는 아낌없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로고가 박힌 티셔츠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팔리는 것처럼 일종의 문화가 돼야 합니다. 그러자면 저널리즘의 정신이 회복돼야 합니다. 진정한 ‘정론’ 말이지요. 남부끄럽지도 않고 손가락질 당하지 않는 그런 떳떳한 브랜드가 돼야 하는 거죠. 


말하자면 기자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끓여 내고 독자들과 격의없이 이야기하고 스타기자가 강연도 하고 팬들이 모여드는 그런 ‘팬덤’이 필요합니다. 온라인에서 뉴스 유료화는 형식인 거지 결국 다가올 미래에는 언론사 브랜드가 문화상품이 될 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Q. 대단히 냉소적인 관전입니다.


A. 인터넷신문이 수천 개가 되고 이용자가 블로그나 소셜미디어 계정을 갖고 있습니다.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사실 뉴스를 판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시장 구조적으로 보면 전 일간지가 뉴스에 지불장벽을 치고, 포털이 무료 뉴스 서비스를 하지 않고, 연합뉴스가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뉴스 가치는 올라갑니다. 희소적이니까요.


그러나 시장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낙관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금은 마치 유료화라는 유령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불장벽을 치고, 네이버를 조지고, 연합뉴스를 뉴스 시장 내에서 몰아낸다는 것은 뉴스룸의 낡은 권위에 기대는 것이지 온전한 전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뉴스에 돈을 내도록 한다는 건 결국 매체를 믿고 따른다는 거지요. 이용자와 매체를 동기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령 ‘뉴스타파’를 후원하는 사람들은 그 뉴스를 소비한다기보다는 스스로 뿌듯함을 갖게 됩니다. 이를테면 자랑도 하죠. 그건 왜 그럴까요?


뉴스를 소비하면서 그 미디어와 따로 분리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이 되는 거죠. 만족감이라고 해야 하나요. 


주류매체는 보수적이고 분단 질서에 얽매여 있는데요. 이것을 따르는 팬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팬덤’까지 가진 못할 겁니다. 


성공하는 매체들을 보면 대부분 기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독자들과 소통하죠. 그리고 독자들의 니즈를 반영합니다. 폐쇄적인 뉴스룸 환경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죠.


아직도 뉴스룸은 이용자를 계몽하려 하고 일방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데요. 이건 시대를 잘못 읽은 겁니다. 뉴스룸이 왜 혁신해야 하는가, 혁신의 목적은 무엇인가 하면 바로 그런 겁니다. 낡은 뉴스룸의 문화를 바꾸는 겁니다.


특히 온라인 뉴스룸의 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핵심 역량을 배치해야 하고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서비스를 창조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말하자면 뉴스의 유료화의 미래, 뉴스 산업의 미래에 유익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둘러 변화를 도모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금명간 언론사에서 조급하게 떠밀어 보낸 뉴스 유료화란 유령의 실체-처음에는 공포로 다가오지만 이후에는 비과학적인-가 시장의 이용자들로부터 발각되고 상처입게 될 것입니다.  







스타기자에게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Online_journalism 2013.06.23 12:58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독자가 원하는 스타기자의 시대다. 폐쇄적이고 일방향적인 저널리즘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 먼저 각성하고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스타기자에게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이 시대 스타기자는 어떤 의미일까? 한 마디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기자다. 스타기자는 SNS 계정을 갖고 공공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거나 사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활동에 능하다.

 

대체로 스타기자는 기득권에 대한 날선 비판,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한 논쟁을 마다하지 않는 편이다. 또 개성(personality)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일상적인 경험은 물론이고 가족 공개 등 사변적 스토리를 나누는 데 주저함이 없다.

 

특히 이들은 기자 본연의 속성을 곧잘 드러낸다. SNS의 속성을 잘 활용하는 경우다. 가령 독자와 함께 보도를 하거나 제보를 받는다. 또 공동의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프라인 모임으로도 이어진다. 이 모든 활동을 통해 기자는 비로소 저명성을 획득하게 된다.

 

지금까지 기성 언론의 기자란 보도그 자체만으로 존재감을 알리는 직업인이었다. 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취재경력을 쌓은 기자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이들은 기자생활이 오래된 시니어급 기자들이다. 뉴스룸에 대기자-전문기자제가 도입되면서 부상한 기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입처나 기자사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면 최근에는 방송-출판-인터넷(SNS)-강연 등으로 경계를 확장하며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확산되면서 기자들에 대한 독자의 요구도 바뀌고 있다. 1세대가 보도의 전문성이나 타고난 배경, 성실성을 중심으로 존재감이 형성됐다면 2세대는 독자와 직간접 소통하면서 경쟁력과 인지도를 쌓아가는 추세다.

 

이는 독자들이 기자의 역할을 보도 행위 그 자체에 한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양방향 플랫폼인 미디어 환경은 기자의 자질, 사견은 물론 성품을 확인하는데 안성맞춤이다. 기자가 쓴 기사 댓글은 물론이고 정치 사회 경제 이슈에 대한 인식을 사실상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

 

기자들 스스로도 브랜딩이라는 차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를 먼저 SNS로 알린다거나 자신의 견해를 솔직히 드러내는 방식이 가장 대표적이다.

 

2005년 전후부터는 언론사 차원에서 기자들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장려하고 있다. 기자 브랜드가 언론사의 경쟁력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일부 기자들은 언론사의 미디어 채널을 통해 전략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기자들은 언론사의 지원없이 홀로서기에 성공한 경우다.


관록과 연륜으로 전문성을 무기로 하는 전문기자. 온라인에서 대중성을 획득한 스타기자. 그 두 영역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제는 전문성과 스타성 두 마리 토끼가 요구되는 양방향 매체 환경이기 때문이다.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은 팬을 얻기 위해서는 언론사 뉴스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기자와 스타기자를 나누는 경계는 쌍방향성이다. 얼마나 독자들과 열린 소통을 하고 있는가, 의견을 나누고 있는가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소속 매체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문기자와 소속 매체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스타기자의 경계가 따로 없다. 온라인 활동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상파방송사를 포함 메이저 신문사 출신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유리했지만 지금은 온라인 활동만으로 어느 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스타성이 있는 기자들 역시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활용한 정보수집이나 독자와의 소통으로 전문성을 만회하고 있다.

 

오늘날 가치가 커지는 스타기자의 특성을 요약하면 첫째, 독자와의 소통에 뛰어나다. ‘단 한 명의 독자에게도 반응한다. ‘휴머니스트에 가깝다. 둘째, 독자에게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한다. 공백기간이 없다. 특히 자신의 보도물을 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립적인 스토리를 게재한다. 셋째,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 팟캐스터 같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다수 운영한다. 기자의 활동 근거지를 사실상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다.

 

스타기자들은 전문 분야를 지속적으로 파고들면서 그 분야 독자들과 소통을 확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국방 분야 하나만으로 커뮤니티를 일군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 해외IT 분야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한국경제 김광현 기자, 온라인저널리즘의 한국경제 최진순 기자가 대표적이다.

 

공공 이슈에 의견을 피력하면서 영향력을 확장한 경우도 있다. 현장소식을 발빠르게 공유하는 스킬도 남다르다. 대표적으로는 한겨레신문 허재현 기자, 춘천MBC 박대용 기자 등이다. 독자들을 상대로 저널리즘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있어서는 시사IN 고재열 기자가 독보적이다.

 

스타기자는 취재현장을 누비는 기자들에게 전략적인 과제가 될 수 있다. 소식을 전하거나 의견을 공표하면서 브랜드라는 덤을 얻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한계와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지나친 정치적발언은 저널리즘의 중립성, 객관성을 위협한다. 대중에게 선입견을 갖게 함으로써 기자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 독자들과 소통과정에서 논란도 일어날 수 있다. 격앙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예기치 않은 문제와 맞닥뜨리기도 한다.

 

특히 대부분의 기자들이 소통보다는 일방적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급급한 편이다. 브랜딩은 소통으로 진척되지 포스팅만으로는 완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무엇보다 일관성지속성도 미흡하다. 한 사안에 대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늘어 놓거나 한 달이나 1년 만에 소셜네트워크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에는 매체와는 분리 혹은 결별한 채 온라인에서 독자적으로움직이는 경향까지 나타난다. 매체 입장에서는 스타기자와의 연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손실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매체가 스타기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지 않은 점이다. 스타기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재교육 프로그램 등 관련 정책을 확대 도입해야 한다. 인센티브 카드도 만지작거려야 한다.

 

지면(방송)-인터넷-모바일 등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서비스 전략도 도출해야 한다. 단순히 기자 개인의 소통에만 맡기지 말고 전사적으로 독자 소통을 수렴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저널리즘 과정에 독자의 직간접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타기자는 궁극적으로 커뮤니티라는 협력적 저널리즘의 장을 여는 견인차여야 한다. 맞춤 콘텐츠나 고객 충성도를 고려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가이드라인 제정도 요구된다. 기자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개성과 전문성을 표출하면서 곤란한 부분도 만나기 때문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기자의 윤리성, 양심이 강화돼야 한다.

 

스타기자는 언론산업의 미래를 담보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아직까지도 기자 개개인의 분투에 의지하는 것은 애석한 대목이다. 물론 기자가 전문성 못지 않은 스타성을 겸비하기까지에는 기자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을 뉴스룸의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은 전적으로 매체의 몫이다.

 

어떻게 하면 스타기자의 보유 규모를 늘리고 그 역량을 극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각 사의 여건에 맞게 업무의 재정의를 비롯한 뉴스룸의 혁신이 중요하다.

 

1백만부 발행, 3천만명에 도달하는 커버리지 등 수치로만 인정되는 양적 경쟁은 이제 무의미한 시대다. , 1백 명이라도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독자를 가진 스타 기자에게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기자협회보 2013년 6월19일자 '스타기자' 관련 인터뷰를 위해 메모로 작성한 것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지난 4월1일 시행된 네이버 뉴스스탠드. 기사 제목에서 언론사별 구독으로 뉴스 소비 방식이 바뀐 이후 여전히 이용자들의 호감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트래픽 감소폭이 커지자 검색어 기사남발 등 구태를 벗지 못하는 양상이다. 네이버가 보완책을 들고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뉴스스탠드 기본형 언론사에서 탈락할 곳이 선정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지난 4월1일 ‘뉴스스탠드’를 전면 시행했다. 


지난해 10월 뉴스캐스트 개편 설명회 이후 근 반 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올해 1월1일부터 이용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를 병행하는 시범 서비스를 적용한지 3개월만이다. 


뉴스스탠드는 이용자가 1차적으로 매체를 선택한 뒤 2차적으로 뉴스 콘텐츠 소비를 하는 방식으로 뉴스 제목만 보고 클릭하는 뉴스캐스트보다 한 가지 절차가 더 필요하다. 


뉴스스탠드를 이용하려면 네이버 메인 페이지 뉴스박스에 신문 가판대처럼 각 언론사 아이콘들을 클릭해야 한다. 아이콘을 클릭하면 팝업창(뉴스스탠드 와이드뷰어)이 뜬다. 이 팝업창은 언론사가 뉴스를 배치한 편집판으로 언론사 사이트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편집판에서 보고 싶은 뉴스를 클릭하면 그때 언론사 페이지로 넘어간다. 


뉴스스탠드는 뉴스캐스트에서 편집 가능한 뉴스 수인 9개 보다 훨씬 많은 20여 개의 뉴스를 노출한다. 언론사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편집판에 구성할 수 있다. 뉴스 콘텐츠의 배열과 구성을 적용하는 편집판은 단순히 제목 편집을 하는 뉴스캐스트와 비교할 때 언론사 뉴스룸의 관여도가 훨씬 높다. 


그 동안 뉴스캐스트에 노출되는 언론사 뉴스는 모두 아웃링크에 의해 트래픽을 일으켰다. 하지만 언론사 간 과도한 경쟁으로 선정성, 낚시성 제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제한적이나마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에게 넘겼던 네이버는 사회적 비용이 계속 증가했다.  


네이버는 개별 뉴스 단위 소비에서 저널리즘 파행이 유발된다고 보고 언론사 단위의 소비 구조인 뉴스스탠드로 개편했다. ‘충격’ ‘경악’ 등의 뉴스 제목에 언론사 브랜드를 숨길 수 있는 뉴스캐스트와는 다르게 뉴스스탠드는 언론사 브랜드가 크게 부각되는 만큼 맹목적인 트래픽 지상주의를 벗어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언론사와 이용자 관계 중요한 뉴스스탠드 


언론사들의 정책 변화가 언제 어떻게 이뤄지느냐는 것과 함께 이용자의 뉴스 소비 경험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뉴스캐스트가 뉴스 제목 중심의 즉시적이고 소극적인 소비라면 뉴스스탠드는 전략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이용자들이 원하는 언론사를 구독하는 형식인 ‘마이 뉴스 설정’은 52개 기본형 언론사 선정 지표로 활용된다.


제휴 언론사 선정 절차도 바뀐다. 뉴스캐스트일 때는 언론학자들이 중심이 된 네이버 제휴평가위원회가 주도했다. 뉴스스탠드에서 신규 매체 결정은 종전대로 네이버 제휴평가위원회가 맡지만 6개월마다 바뀌는 기본형 언론사는 이용자의 언론사 설정에 따라 정리된다. 


이는 포털이 주도하는 국내 온라인 뉴스 미디어 시장에서 뉴스기업의 브랜드 영향력이 이용자 즉 독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될 것이란 점을 극적으로 제시한다. 저작권료 외에 트래픽이라는 덤을 손쉽게 얹어 준 뉴스캐스트와 다르게 뉴스스탠드 환경은 브랜드의 가치를 스스로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를 언론사에게 각인시킨 셈이다.


이와 별도로 네이버는 13개 언론사의 종이신문 PDF 유료 서비스인 ‘오늘의 신문 PDF 서비스’를 편집판에 적용했다. 옛날 신문을 디지타이징한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이은 조치로 한 달 단위 구독 뿐 아니라 개별 뉴스 단위, 하루 단위 구매를 적용한 유료 서비스다. 


또 편집판 좌우 상단에 걸리는 배너 광고 수익도 분배한다. 네이버는 유료 PDF 서비스와 광고 모델 적용으로 종이신문의 수익모델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유의미한 ‘상생 효과’가 일어날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용자가 언론사를 선택하고 뉴스를 탐색하다 클릭하는 뉴스스탠드의 모든 과정에 브랜드 경쟁력이라는 새로운 경쟁의 패러다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신문 위기로 지연되는 온라인저널리즘 투자


하지만 주요 언론사들이 뉴스스탠드를 대하는 태도는 뉴스캐스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첫째, 언론사 간 온라인 뉴스의 차별성이 없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속보를 추가적으로 생산하는 정도다. 최근에는 줄어든 트래픽을 만회하기 위해 네이버 실시간 인기 검색어와 연관된 뉴스를 남발하고 있다. 


둘째,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뉴스스탠드에서 언론사가 찾아야 하는 ‘우리 독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관점의 뉴스를 생산해야 하는지 등의 과학적인 논의가 생략된 상태다. 당연히 뉴스스탠드 이용자에게는 공장에서 매일 찍는 제품 같은 무미건조한 뉴스가 전달되고 있다.


셋째, 경쟁력 있는 뉴스를 생산, 편집, 유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저널리즘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인터넷 뉴스를 종속적이고 보완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다루는 형태다. 다만 신문산업의 위기구조가 심화하면서 여전히 뉴스룸의 혁신은 부분적이고 국소적으로 그치고 있다.


이러다보니 네이버 뉴스스탠드 이후 1개월간 대부분 언론사에서 트래픽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4월말 기준 뉴스스탠드 회원사 42개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방문자 수와 페이지뷰가 뉴스캐스트 체제이던 3월 대비 각각 평균 59.6%와 37.9%씩 감소했다.


온라인 트래픽 조사기관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뉴스스탠드 서비스 도입 이후 3주 동안 뉴스스탠드 이용자 수는 과거 뉴스캐스트 이용자 수의 22.8% 수준에 그쳤다. 네이버 메인(프론트) 페이지 방문자 100명 가운데 55명이 이용했지만 뉴스스탠드 이용 규모는 네이버 메인 페이지 방문자 100명 중 13명 수준에 불과하다. 


온라인 뉴스미디어 환경 변화는 미지수


‘마이뉴스’ 설정 비율도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뉴스 설정을 통해 뉴스스탠드를 방문하는 방문자의 비중은 고작 8.1% 수준에 머물렀다. 그 대신 네이버 뉴스섹션의 트래픽이 130% 가까이 증가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뉴스 페이지로 이동한 것이다. 한 마디로 이용자들은 뉴스스탠드는 외면하지만 네이버 뉴스섹션은 떠나지 않은 것이다. 


코리안클릭은 한 보고서에서 “뉴스스탠드 시행 이후 이용자들은 네이버 메인 페이지 내 뉴스 소비에서 네이버 뉴스섹션에서 뉴스 소비로 행태를 전환했다”면서 “주제별로 정리된 큐레이션 형태의 뉴스 소비에 익숙한 이용자의 행태에 반하는 구조,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뉴스스탠드 주간 평균 방문자 중 약 40%는 뉴스 소비를 위해 언론사로 이동하기보다는 편집판의 제목만 빠르게 훑어보는(skimming) 행태를 보였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이 최대한 인지적 처리비용을 줄이려 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뉴스스탠드에 적극성을 띠지 않으면서 언론사 간 트래픽 변동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언론사는 낮은 감소폭을 보였지만 포털과의 검색 제휴 등이 미진했던 곳은 높은 하락폭을  겪는다는 점이다.


이는 언론사의 뉴스캐스트 의존도와 관련성이 깊다. 뉴스캐스트를 통해 검색어 뉴스나 낚시성 제목 장사로 들어오는 방문자에 안주했던 언론사들은 뉴스스탠드 이후 상대적으로 많은 트래픽 감소폭을 보였다. 절반 가까운 온라인 뉴스 이용자가 탈매체적 뉴스 소비를 하는 만큼 뉴스캐스트에 의존해왔던 언론사를 인지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상하는 언론사 충성 독자 확보 경쟁 


뉴스캐스트는 각 언론사 뉴스가 골고루 노출돼 트래픽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반면 뉴스스탠드는 이용자들의 사용성이 불편해 트래픽 유입량이 자연 감소해 결국 의존도 자체가 약화하는 시스템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뉴스스탠드는 상대적으로 작은 트래픽 규모와 이용자 호응으로 개별 언론사의 방문자 규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뉴스스탠드 이용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언론사가 트래픽을 만회할 방법이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다.


뉴스스탠드 시행 한달이 지난 5월초 현재 기준으로 네이버 검색은 방문자 규모의 등락폭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트래픽 감소에 빠진 언론사로서는 시간과 비용을 계산할 때 또 다시 검색어 뉴스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목할 부분은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찾는 이용자 비중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이다. 뉴스스탠드에 만족할 수 없는 이용자들 중에 네이버 뉴스 섹션 못지 않게 언론사 사이트를  찾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는 “뉴스스탠드 이후 방문자 수 대비 페이지뷰가 덜 줄어든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면서 “그만큼 언론사 사이트를 찾는 고정 방문자와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의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방문자당 평균 페이지뷰가 높은 언론사 사이트들이 뉴스스탠드에서 트래픽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방문자당 평균 페이지뷰가 높다는 것은 이용자가 언론사 사이트를 ‘열독’한다는 의미다. 


뉴스캐스트 환경에서는 이용자가 뉴스를 클릭해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온 뒤 다시 포털사이트로 돌아가는 ‘휘발성 소비’가 일반적인 양상이었다. 언론사 단위의 소비 구조인 뉴스스탠드는 언론사 사이트를 찾은 이용자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체 전략의 전환적 사고와 실행의 전제 조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모바일과 SNS 등 콘텐츠 유통채널을 다각화하고 뉴스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저널리즘 수준을 높여 언론사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스탠드가 모바일 플랫폼처럼 브랜드 경쟁을 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혁신 전략이 요구된다. 기존 뉴스 유통 모델 더 나아가 뉴스 콘텐츠의 기획과 생산 및 서비스 과정에 대해 전환적인 사유가 필요하다.


첫째, 지난 10년 이상의 포털 중심적 뉴스 유통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 지금까지 포털에 얽매이면서 모든 언론사 뉴스룸은 통신사처럼 속보를 생산하는 곳이 됐다. 종합지도, 경제지도 연예매체가 되는 등 인터넷에서는 특색 없는 언론사 브랜드만 경쟁하는 상황이다. 


과연 포털에 뉴스 공급을 지속해야 하는지, 한다면 생산 뉴스의 전부를 제공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 이용자와 직접 만나는 SNS도 더 이상 방치 상태로 둬서는 안 된다.


둘째,  언론사 뉴스 콘텐츠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신문이나 방송의 보도물과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영향력을 갖는 스토리는 다른 점이 많다. 가령 주장이 강한 사설보다는 정보를 많이 담은 콘텐츠가 가장 효율적인 뉴스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텍스트보다 사진, 비디오, 오디오 같은 멀티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정보 유통 시장을 주도하게 될 모바일은 섬리(summly) 앱의 등장처럼 진보적인 기술이 적용되면서 고전적인 뉴스의 문법을 변화시키고 있다. 안팎의 역량과 여건을 고려해 뉴스 생산 전략이 새롭게 짜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셋째, 뉴스룸이 전면적으로 재설계돼야 한다. 최종 목적은 뉴스 콘텐츠와 기자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어야 한다. 먼저 온라인 뉴스룸이 강화돼야 한다. 오프라인 뉴스룸에 종속적인 것이 아니라 대등하고 독립적일 수 있도록 위상도 달라져야 한다. 


뉴스룸 통합이 필요하다면 공간적인 물리적인 결합이 아니라 화학적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 출입처 기반 소통에서 이용자 관계 소통으로 기자의 업무도 변화해야 한다.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조직의 관행과 제도도 뜯어 고쳐야 한다. 


오늘날 온라인 독자를 합산하는 통합 오디언스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뉴스스탠드는 포털이 나서서 분위기를 잡아주는 자극제라고 할 수 있다. 뉴스 산업 즉, 저널리즘 비즈니스는 매체의 사장 내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다. 긍정적으로 보면 뉴스스탠드는 이용자의 역할에 주목한 대표적인 유통 환경이다. 


유익하고 신뢰도 높은 뉴스, 활발한 이용자 커뮤니케이션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는 데 집중과 선택을 하지 않으면 언론의 위기는 가속화할 것이다. 그것이 트래픽 버블 붕괴의 손익 계산서를 내미는 뉴스스탠드의 진정한 메시지다.


덧글. 관훈클럽 <관훈저널> 2013 여름호에 게재됐습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2013년 4월말입니다.



미디어오늘 2013년 6월12일자.



덧글. <미디어오늘> 2013년 6월12일  '뉴스캐스트로 복귀? 네이버가 선택할 수 있는 다섯가지 방안'에서 제가 뉴스캐스트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국내 언론사의 인식과 대응수준을 감안한 것이었습니다.


또 현실적으로 포털, 언론사, 이용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적정한 편익을 주려면 결국 뉴스캐스트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이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들의 이야기처럼 다른 방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처럼 모두가 만족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특히 언론사의 온라인저널리즘 강화(유통전략 전면 수정-유료화) 없이 네이버 뉴스 서비스 방식만 바꾸는 건 지금 뉴스스탠드에서도 보다시피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뉴스스탠드의 메시지는 언론사가 독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저널리즘 혁신을 하라는 건데요. 

깨달은 곳이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스와 지식노동을 재정의하는 기술

Online_journalism 2013.05.21 10:3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섬리 앱은 뉴스를 요약해 독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뉴스를 생산하는 뉴스룸과 기자들의 업무와 역할을 점차 바꾸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환경처럼 독자들의 뉴스 소비 양상은 종전의 뉴스와는 다른 것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뉴스를 읽고 사유하기보다는 만지며(touch) 즐기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쏟아지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다양한 뉴스 구독 형태는 전통적인 뉴스 기업과 기자들로 하여금 혁신의 필요성을 주문한지 오래다. 인터넷, 모바일과 같은 기술의 진화로 사용자의 정보처리 방식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검색을 통해 뉴스를 찾는 행위는 지난 10여년간 대표적인 뉴스 소비 과정으로 자리잡았다. 언론사 사이트의 콘텐츠를 방문하지 않고도 한 군데서 모아볼 수 있는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도 급부상했다. 일일이 사이트를 찾아 다니지 않아도 원하는 최신 뉴스를 쉽게 볼 수 있는 기능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소셜네트워크(SNS) 역시 정보를 얻는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 관계망이 어떠한가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규모와 수준은 다르지만 뉴스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앱)을 내려 받아 뉴스를 소비하는 경우도 급증세다. 


이같은 개인화한 뉴스 소비 방식은 2011년 12월 ‘섬리(summly)’ 앱의 등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섬리는 영국 고등학생이던 닉 댈로이시오(17세, Nick D’Aloisio)가 공개한 ‘뉴스 요약’ 앱이다. 


현대사 숙제를 하던 그는 구글 인물 검색 결과가 너무 많이 나오자 짜증이 났다. 서로 유사한 내용을 전부 확인하느라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환경에서 장문의 뉴스를 보는 것도 불편했다. 


“필요한 정보만을 쉽게 볼 수는 없을까?” 뉴스를 섹션별로 분류하고 그 핵심 내용을 로봇으로 자동 요약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상한지 2개월만에 트리밋(Trimit) 앱을 세상에 내놨다. 


주요 뉴스를 트위터 분량인 140자 정도로 축약하는 트리밋은 IT전문 인터넷 매체인 테크크런치에 실렸고 IT업계와 유명인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댈로이시오는 이 돈으로 회사를 설립해 트리밋의 문제를 보완한 끝에 400자 분량으로 뉴스를 수집·요약하는 섬리를 창조했다. 


긴 뉴스를 400자로 줄이는 섬리 앱


누구나 한번쯤은 불편하다고 여겼을 정보 수집 과정의 문제를 천재 소년은 ‘요약 기술(summarization technology)’로 풀었다. 사용자는 섬리 앱을 설치한 뒤 주제나 매체 그리고 자신의 트위터, 페이스북을 설정하면 준비가 끝난다. 


이렇게 해 놓으면 전 세계 수백 개 언론사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뉴스를 수집하고 바로 요약한다. 앱을 열기 전에 미리 요약해두는 만큼 사용자가 와이파이(Wifi) 연결이 되지 않는 곳에 있어도 뉴스를 볼 수 있다. 


섬리 앱은 구글처럼 모든 사이트를 뒤진 검색 결과를 노출해주는 것은 아니다. 주로 신뢰도 높은 주요 언론사 뉴스가 타깃이다. 뿐만 아니라 라틴 계열 언어가 중심이긴 하나 10개 국가 이상의 외국어도 대상으로 한다. 


섬리 앱의 가장 큰 장점은 스마트폰 스크린에 최적화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요약된 뉴스 화면을 두번 터치하면 조금 더 자세한 뉴스를 볼 수 있고 화면을 내리면 전문이 나타난다. 뉴스 화면을 누르면(hold down) 저장, 페이스북-트위터-이메일 공유 단추(버튼)가 나온다.


한 마디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주머니 크기의 뉴스’라고 할 수 있다. 댈로이시오는 한 인터뷰에서 “긴 하이퍼링크의 리스트를 통해 콘텐츠가 넘치는 사이트로 직행하는 방식은 이제 한물 갔다”고 지적했다. 정보 과잉 시대에 놓인 사용자들에게는 구글의 검색 결과는 낡은 방식이라는 것이다.


모바일 검색시장 노리는 야후의 도박


그러나 앱 출시 후 100만명 정도가 다운로드한 데 그치고 수익모델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최소 3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섬리를 인수한 야후의 결정은 아직 논쟁적인 이슈다. IT 전문 뉴스 블로그 <매셔블(Mashable)>은 “섬리의 기술 경쟁력은 의문이다. 야후는 거액의 홍보비용을 지불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구글의 리더 서비스 종료를 상기시키며 “야후가 구글 리더의 빈 자리를 채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며 전략적 행보에 방점을 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야후의 섬리 인수배경에 대해 좀 더 심도 있는 분석을 했다. 섬리 배후에 있는 <SRI 인터내셔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 요약과 직접 연결돼 있는 배경 기술을 지원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 이 기업 출신 연구진들이 애플의 음성인식 기술 ‘시리(Siri)’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구글, 페이스북 등에게 밀려온 야후가 모바일에서 회심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덤 캐한 야후 모바일 및 이머징 제품 부문 부사장은 “현 세대에게 있어 최우선은 모바일이며 (마우스 클릭을 통한 브라우징에 맞는 형태와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야후의 모바일 서비스에 섬리가 녹아들 경우 수천만의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양식에 일대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침체된 야후를 맡으면서 젊은 벤처 기업들의 인수에 적극 나선 CEO 마리사 메이어는 개인 맞춤형 뉴스 피드 서비스에서 요약 기술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쉽고 편리함을 좇는 뉴스 소비 트렌드


사실 스마트폰 보급은 철저히 개인화된 뉴스 소비 패러다임을 열어 가고 있다. 사용자의 관심사와 좋아하는 뉴스를 선택하여 매거진 형식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플립보드 (Flipboard), 각종 뉴스를 한 곳에서 모아서 구독하는 펄스(Pulse) 등은 이같은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고안된 RSS 기반의 앱이다. 


신흥 미디어 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스티브 잡스도 호평했던 비즈니스 SNS 링크드인(LinkedIn)이 인수한 펄스나 야후가 선택한 섬리, 주제별로 뉴스를 볼 수 있는 서카(Circa) 앱 등은 긴 정보를 압축해서 보고 싶어 하는 디지털 세대의 욕구를 수렴하는 시장의 대응인 것이다. 


현재 섬리는 앱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태이지만 중국어 등 외국어 지원을 늘려 야후의 모바일 앱에 통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께는 데스크탑 브라우저로 사용하는 웹 어플리케이션도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스크린에 특화된 뉴스 공급 앱들이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은 뉴스를 요약하는 섬리 앱을 단순한 유행으로만 볼 수 없게 한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뉴스 사이트 방문자 가운데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는 사람들이 3분의 1에 이른다. 수 년 내 절반까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지난 해 모바일 뉴스 습득 비율은 2011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첨단 테크놀로지와 결합하는 저널리즘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2년 ‘최근 1주일 동안 신문기사 이용 경로'를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로 뉴스를 습득한 비율이 47%에 달했다. 2011년엔 19%였으니 폭발적인 신장세다. 이렇게 보편화하는 모바일 뉴스 소비 지형을 감안할 때 섬리 앱의 효율성은 높다고 할 것이다.   


전통매체에서 뉴스 생산 양식의 혁신이 지체되는 한 전형적인 장문(長文)의 뉴스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수익모델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뉴스를 따로 생산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뉴스 형식이 모바일과 어울리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각오해야 한다.  


어쨌든 각 플랫폼 환경에 맞게 뉴스를 만들어 배포하는 과정에서 기술 적용은 결정적인 이슈다. 현재 정보수집-생산-배포-수정 및 재가공 등의 온라인 뉴스생산 단계에서 모바일에 대한 고려는 미흡한 실정이다. 모바일 트래픽을 늘리는 게 당면 과제인 뉴스 기업으로서는 뉴스 소비를 돕는 섬리 앱이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섬리의 기술은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뉴스의 처음 부분을 그대로 노출하거나 단지 일부분을 제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특정 뉴스의 내용을 분석해 핵심 부분만 간추리는 것이다. 아직 100%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구글과 플립보드의 기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뉴스와 지식노동을 재정의하는 기술 


스마트폰 사용자에겐 안성맞춤인 섬리 앱이 저널리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우선 포털사이트 뉴스에서 경험한 탈매체적 소비와 뉴스 제목만 보는 인덱스(index)형 소비에 이어 도서 요약 서비스같은 축약(summarize) 소비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인지하는 데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도서 요약 서비스는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구매 이전에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한 보조적 장치에 불과하다. 400자로 줄어든 뉴스를 통해 언론사의 원문 뉴스 더 나아가 정기적인 뉴스 구독으로 이어질지도 논쟁적인 부분이다. 언론사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기자들의 판단, 견해, 감성을 녹여낸 뉴스를 알고리즘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경험으로 누적된 형식과 문법, 절차에 따라 생산되는 뉴스가 특정한 기술에 의해 단 한 문장으로 드러나는 장면은 기술에 견인되는 저널리즘의 처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뉴스를 새로운 관점에서 가공하고 패키징하는 콘텐츠 코디네이터들이 뉴스룸에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사람을 대체할만한 기술은 직무 정체성과 맞물린다. 배포 단계 이전에 송고된 뉴스의 문장을 다듬고 고갱이를 건져 올리는 뉴스룸 내 편집자의 역할도 침해받을 수 있다. 


저널리즘의 미래는 혁신의 수준이 관건


섬리의 요약 기술이 기자와 경쟁구도에 놓일 수도 있다는 점에선 근본적으로는 지식 노동의 재설계로 연결된다. 이는 뉴스를 재정의하는 부분과도 맞닿아 있다. 더욱이 정보 유통과 수집이 모바일로 이동하는 지금이야말로 뉴스의 미래를 제대로 다뤄야 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우리가 흔쾌히 동의하는 부분은 기존의 매체력만으로는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확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섬리처럼 독자의 눈높이에서 뉴스와 기술을 조합하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저널리즘의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지 모른다.


물론 간결하게 압축된 모바일 뉴스가 어느 정도 환영을 받을지, 시장 재편의 동력이 될지 전망하기는 이르다. 다만 섬리가 재조명한 ‘요약 저널리즘’은 뉴스룸과 기자들이 검색 같은 정보 유통 기술과 SNS를 활용하는 새로운 실험과 도전에 적극 나서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뉴스와 기술의 결합이 절묘할수록 뉴스 저작권에 대한 논쟁이 커질 전망이다. 즉, 뉴스 기업이 보유한 뉴스 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자산화가 시급한  셈이다.  섬리 앱의 출현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의 뉴스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뉴스의 시대를 표상한다”면서 “업무, 조직 등 뉴스룸의 혁신이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덧글. 이 포스트는 4월 초순 작성된 글입니다. <신문과방송>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고독한 `프레시안`의 도전..."믿을 건 독자뿐"

Online_journalism 2013.05.07 09:1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독립형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다. 조합원들에게 프레시안의 재정과 진로를 맡기는 것이다. 한국의 인터넷 뉴스 생태계를 고려할 때 `프레시안`의 마지막 도전이 주는 울림은 크다.


분석과 논평, 전문가 네트워크로 오피니언 리더층 사이에 평판이 좋았던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이 6일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프레시안>은 ‘주식회사 프레시안이 문을 닫습니다-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다시 태어납니다’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통해 지난 3일 “프레시안의 주주와 임직원은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결의문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 프레시안이 존재 이유가 있다면 거기에 걸맞은 생존방식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봤다”면서 “현재의 언론 생태계에서 <프레시안>이 주식회사 체제로 살아남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프레시안>은 협동조합을 통해 생명, 평화, 평등, 협동 등 기존의 관점을 확대하는 등 대안언론으로서의 기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협동조합 프레시안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소 3구좌 3만원(1구좌 1만원) 이상을 출자하면 된다. 다만 특정 개인이나 법인이 총 출자금의 3분의 1이 넘게 출자할 수는 없다. 

 

직원 조합원의 경우 300만원을 출자하고 매월 1만원의 조합비를 낸다. <프레시안> 기자들에게는 거금이지만 지금까지 1억원이 넘는 출자금을 마련했다.(관련 보도 <미디어오늘>)


현재 자발적 유료독자인 ‘프레시앙’이 3000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협동조합’ 체제로 안정적인 틀을 갖추는 셈이다.


2003년부터 경영을 맡은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는 6일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뉴스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면서 “조합원들이 연대하는 협동조합의 생태계에 마지막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선언은 <프레시안>의 매체 지명도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상당히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2001년 9월 ‘관점이 있는 뉴스’를 표방하며 창간한 <프레시안>은 2000년 2월 창간한 <오마이뉴스>와 함께 대표적인 독립형 인터넷신문으로 평가받아왔다. 


인터넷신문은 주류매체의 인터넷 서비스 강화와 SNS 및 모바일 확산 등 최근 매체환경 변화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했다. <프레시안>의 주식회사 체제 포기도 ‘품위있는 생존모델’을 만들지 못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오는 25일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거쳐 조합원 확보에 나설 예정이지만 <프레시안>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프레시안> 기자들도 우려와 기대가 엇갈렸다. 출자금을 내거나 경영문제를 직접 조율해야 하는 부담감도 작용했지만 더 큰 문제는 편집권 침해 우려였다.


이와 관련 이대희 기자는 “<프레시안>의 기존 성격과는 다른 의견을 갖는 조합원들이 편집방향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협동조합 형태로 뉴스 구독 모델을 갖지 않고서는 인터넷신문이 생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의 협동조합 전환에 대해 언급을 사양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는 “외부 환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매체를 진심으로 찾고 싶은 독자를 꾸준히 만들어나가는 게 한국 인터넷신문의 숙명”이라면서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면 진지한 소비자는 늘게 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프레시안>의 협동조합 체제 전환은 지난 10여년 이상의 한국 인터넷신문의 역사를 볼 때 제2기의 실험에 해당한다. 제1기가 느슨한 필자 네트워크에 기반한 참여저널리즘이었다면 협동조합은 보다 강력한 후원 시스템을 의미한다. 


뉴스스탠드 체제 이후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인터넷신문업계의 현실에서 <프레시안>의 상상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한국에서 참언론이 살 길은 독자 뿐이다”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

박인규 대표를 서교동 <프레시안>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신문기자 출신인 박 대표는 2001년 인터넷신문 창간에 뛰어들었다. ‘경영’에 ‘경’자도 모르던 글쟁이가 인터넷신문을 맡은 지난 10여년은 ‘고행’이었다. 박 대표의 얼굴은 최근의 고뇌 탓인지 수척했다. 


<프레시안>은 두 어 차례 좋은 ‘매각’ 기회를 놓쳤다. 한번은 케이블 방송업계였고 또 다른 한번은 대기업이었다. 박 대표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언론이 ‘기업으로’ 출발하는 것이 타당한지 <프레시안> 창간 때부터  늘 질문을 던지며 ‘면역’된 덕분이다. 


박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협동조합’은 2007년말 도입한 ‘프레시앙’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논의 과정이 지난했을 것 같다.


A. 인터넷신문을 운영하며 항상 경영위기와 만나야 했다. 기업으로 매각할 기회도 있었지만 결국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매체를 일궈가자는 초심을 버리지 않았다. 


최소 월 3000원씩 내는 자발적 구독료 모델인 ‘프레시앙’도 그렇게 탄생했다. 2011년말 2000명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3000명이 넘는다.


이 과정에서 2009년 네이버가 시행한 뉴스캐스트에 안주했다. 때로는 제목 장사에 빠졌다. 기업경영에는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프레시안>이 추구해온 이상과는 맞지 않았다.


뉴스스탠드가 거론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민이 깊어졌다. 그 무렵 두번째 매각 기회가 찾아 왔다.


그러다 지난해 말 협동조합법이 통과되면서 <프레시안>의 미래 경영구조를 놓고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대기업과 합작해 매체를 운영하자는 쪽과 그래도 독자적 생존모델을 찾자는 의견이 부딪힌 것이다.


이 내부 논의는 5월 3일 주주총회로 일단락됐다. <프레시안>은 협동조합을 선택했다. 서너 가지 협동조합 모델 중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인 소비자와 기자인 생산자 그리고 우호적인 투자자인 엔젤들이 결합하기로 했다.


Q. <프레시안> 협동조합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A. 2007년 시행한 ‘프레시앙’이 전체 매출에서 10% 정도의 비중이다. 기자를 비롯 직원들의 인건비에 턱없이 모자랐다. 


2012년 매출이 25억원 정도다. 현재 기자 20여명 등 30명 남짓의 <프레시안>은 3만명 정도가 월 만원씩만 내준다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조합원 1만명을 확보하는 게 당장에 목표다.


업계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전망하더라. 반면 협동조합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준다. 


‘한살림’ 등 국내 소비자협동조합의 전체 규모가 60만명 정도 된다. 그중 적어도 10% 정도는 소중한 조합원들이 되지 않겠는가라는 것이다. 특히 ‘협동조합’ 경제라고 불릴 정도로 협동조합 간 ‘협력’이 살아 있다. 즉, 협동조합 생태계 속에서 서로 돕고 격려하는 분위기 같은 것이다.


Q. <프레시안>은 그동안 온라인저널리즘에서 혁혁한 공헌을 해온 매체로 분류된다. 


A. <프레시안>은 첫째, 권력 집단에 좌우되지 않았다. 자본권력, 정치권력과 타협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때도 FTA 비판했다. 대기업도 준엄하게 비판했다. 기존 사회적 강자에 동조한 적이 없다. 이를 위해 기자들에게 월급은 많이 주지 못했지만 소신과 자율성을 보장했다.


둘째, 공익을 생각하는 전문가들을 발굴했다. 이들은 현재 진보매체의 훌륭한 필자로 성장했다.


셋째, 깊이 있는 저널리즘을 선보였다. 남북문제를 다루는 섹션만 7~8년째 특화했다. 생태, 노동, 교육 부문 역시 어떤 주류 매체보다 전문성을 강화했다.


단점이라면 인터넷신문이면서 기자들이 SNS나 새로운 트렌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달라진 매체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깊이 있게 고민하지 못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갖게 된다.


또 이 과정에서 <프레시안> 창립멤버들이라고 할 수 있는 시니어급 기자와 주니어 간의 조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인터넷신문의 특징에 대한 공감대가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크게 자리잡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Q. 협동조합 전환 후 <프레시안>의 관점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A. 그간 <프레시안>은 설득보다는 주장이 많은 보도를 했다. 아직 기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변화도 예상할 수 있다. 가령 이념적이기보다는 실용적인 스토리를 더 생산할 수도 있다. 


조합원이 원한다면 생활밀착형 기사를 써야 하지 않겠는가. ‘딱딱한’ 매체를 벗어나야 할 지도 모른다.


Q. <프레시안>이 바라보는 네이버는 어떤가?


A. 최근 몇 년 사이 네이버로 덕을 본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안주했다. 


특히 한국 인터넷 생태계는 저널리즘의 수준과 생존력이 비례하지 않아서 힘들었다. 시장에서 부각되지 않는다. 


네이버는 저널리즘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는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것을 더 원하는 유통 사업자임을 절감했다.


물론 <프레시안>도 네이버 같은 포털만 쳐다 보면 안된다. 그렇게 하면 죽는다. 협동조합을 제시한 것도 네이버가 독점하는 뉴스 유통시장에서 매체 정체성을 지키며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기 위한 유일한 카드라고 봤다.


Q. 기성 저널리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A. MB정부 이후 저널리즘은 실종됐다고 생각한다. KBS, MBC 등 공영방송은 미디어법 통과 이후 지금까지도 존재의미를 망각하고 있다. 정의감이 없는 현상유지적 언론들만 득세하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철저하고 공평하게 전달하는 매체가 거의 없다.


<프레시안>은 공공현안에 관심 있고 정의감 있는 시민들, 활동가들, 지식인들과 함께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목소리를 내는 매체로 살아남겠다. 협동조합 그리고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존재의 의미를 찾아갈 것이다.


Q.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프레시안>의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A. 진보언론 즉,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내는 매체가 살아남기 힘든 이유는 기업사회가 압도적으로 보수적이라는 데 있다.


경제계가 보수적인 이념지향을 가지면서 <프레시안> 같은 매체는 외톨이가 되고 있다. 대기업 광고를 따기 위해 친기업적 기사를 쓸 수 있지만 하지 않았다. 


분명한 점은 정직하고 공정한 저널리즘을 지켜줄 곳은 기업도, 정부도 아니라는 것이다. 의지할 데는 독자들 뿐이다. <프레시안>의 이 믿음을 껴안아 주시길 부탁드린다. 협동조합을 통해 이 사회의 2~3만명의 의인(義人)을 꼭 만나고 싶다.

 

<프레시안> 히스토리


2001년 9월 창간

2005년 황우석 보도로 앰네스티 언론상 등 수여

2005년 12월 영화섹션+이야기옥션 오픈

2006년 신문발전기금 지원 언론사 선정

2007년 ‘프레시앙’ 자발적 유료화 모델 도입

2009년 키워드 가이드 제공(특정한 키워드에 전문지식 제공하는 지식생산자)

2010년 다큐멘터리 사진 서비스 ‘이미지 프레시안’ 제공

2010년 8월 북 섹션 오픈

2012년 3월 광고없는 페이지 플젝트 시행

2012년 기준 일 순방문자수 60~70만명. 광고매출은 약 70% 비중


뉴스스탠드에 없는 네 가지

Online_journalism 2013.05.01 16:0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네이버 뉴스스탠드. 언론사와 이용자들로부터 호감을 얻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일까? 시행 한 달을 넘기는 뉴스스탠드를 보는 시선이 따갑다. 근본적으로는 언론사의 온라인저널리즘에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이면에는 지난 10여년 넘게 고착화한 포털 의존적 뉴스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NHN 네이버 뉴스스탠드가 1일로 한 달을 넘긴다. 지난 2009년 도입한 뉴스캐스트는 그동안 언론사에게 달콤한 트래픽을 선사했지만 뉴스스탠드는 썰물처럼 빠지는 트래픽으로 통곡의 벽이 됐다.


지금까지의 데이터만 보면 언론사 사이트에서 최소 50% 이상 순 방문자(UV), 페이지 뷰(PV)의 감소가 일어났다. 최대 90%가 되는 곳도 나왔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뉴스캐스트 트래픽 기반의 광고매출에 의존한 일부 언론사에선 경영난이 우려된다.


더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언론사가 뉴스스탠드 해법이 없다는 점이다. 뉴스스탠드는 1차적으로 매체를 선택한 뒤 2차적으로 뉴스 소비를 하게 돼 있다. 인터넷 뉴스 이용자의 절반이 탈매체적 뉴스 소비 경험에 익숙한 만큼 빠른 시간 내 적응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뉴스스탠드 내 언론사 간 순위도 자리 잡지 못하는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서비스 채널이 많은 대형 신문사나 지상파 방송사를 제외하고 매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거나 트래픽 하향세를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를 비롯 주요 포털사이트가 자체 편집하는 뉴스 섹션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네이버를 중심으로 다음, 네이트 등 3대 포털 뉴스 섹션은 소폭이지만 트래픽이 증가했다.


특히 네이버 뉴스의 순 방문자 수는 3월 평균 720~740만을 기록하다 4월 첫째 주 1029, 둘째 주 1044, 셋째 주 974만 등 1000만을 넘나들었다. 인터넷 뉴스 이용자의 네이버 충성도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역시 네이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사 검색 시 아웃링크, 뉴스캐스트에 이어 뉴스스탠드까지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방식 변경은 결과적으로는 네이버에게만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뉴스스탠드가 네이버에만 유리하고 언론사에겐 무덤이 될지 예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뉴스스탠드 한 달을 곱씹어보면 전통매체의 과제가 확연히 드러난다.


첫째, 수준 높은 저널리즘이 보이지 않는다. 선정적 뉴스와 낚시성 기사 제목의 향연이 뉴스캐스트 못지않다. 이 경쟁으로 나아가게 되면 모든 매체가 동질화한다. 브랜드가 확립될 수 없다.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뻔한 뉴스는 버려야 한다.


둘째, 이용자가 언론사를 선택하는 ‘MY뉴스설정비율이 10%도 되지 않는다. 이 비율은 네이버가 뉴스스탠드 기본형 언론사를 선정하는 기준이 된다. 실제로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특정 포털 뉴스 이용자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사의 독자를 찾는 노력이 시급히 필요하다.


셋째, 모바일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언론사들이 뉴스스탠드에 매몰되는 동안 모바일 생태계가 포털로 넘어가고 있다.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가 모바일로 전이되는 국면에서는 뉴스 생산과 유통의 모바일 퍼스트전략이 나와야 한다.


넷째, 포털의 공론장 역할, 즉 여론 다양성의 기능이 축소되고 있다. 연예뉴스는 약진하고 공공 이슈는 사장(死藏)되는 흐름이다. 또 이데올로기의 균형보다는 쏠림의 조짐이다. 의제설정이라는 저널리즘 고유의 영향력을 인터넷에서 어떻게 세울지 고민해야 한다.


NHN 김상헌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 강연에서 일단 6개월간 뉴스스탠드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언론사들도, 이용자들도 힘들고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네이버도 개편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과정에서 전통매체의 온라인저널리즘 혁신이 전개돼야 한다는 점이다. 진정한 경쟁은 지금부터다.


덧글. 기자협회보 5월1일자에 '특별기고' 형태로 실린 글입니다.






오마이뉴스의 '사실검증' 보도 페이지. 다섯 등급으로 진실-거짓을 판명한다. 경우에 따라선 독자도 판단하게끔 한다. 데이터 즉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는 만큼 가치 중립적인 보도다. 한국 언론은 늘 이것이 부족하다는 독자들의 평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각 후보자들의 공개 발언 내용이 과연 사실에 부합한지 확인하는 ‘팩트 체크(fact check, 사실 검증)’를 시행 중이어서 화제다. 


해외의 주요 언론사는 선거와 같은 빅 이벤트에 대해 실시간으로 팩트 체크에 나설 정도이지만 국내에선 아직 초보단계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주요 신문사가 '팩트 체커'라는 직무를 도입했지만 '용두사미'로 끝나기도(?) 해서 <오마이뉴스>처럼 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사실 검증'에 나선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팩트 체크를 맡고 있는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사진·팀장 황방열(가운데), 기자 홍현진·박소희·구영식(사실검증 반장)·김도균(사진 왼쪽부터))’은 모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 기자들. '사실'이야말로 기자가 가장 중요하게 다룰 으뜸의 가치이다. 저널리즘의 경쟁력은 바로 여기서부터다.


<오마이뉴스> 편집국 상근 취재인력(펜pen 기자 기준)의 규모가 30여명 정도이니 꽤 비중있는 조직이다.   


사실검증팀은 매일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모니터해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동원해 검증한다.


<오마이뉴스>의 사실 검증은 -2점(진실), -1점(대체로 진실), 0점(논란), 1점(대체로 거짓), 2점(거짓) 등 총 5단계로 점수를 부여한다. 


거짓의 사례가 많아질수록 점수가 높아지고 그래픽으로 처리된 각 후보자의 코길이가 길어진다. 그래서 '피노키오 지수'라고 부른다. 11일 현재 박근혜 후보는 26점, 문재인 후보는 17점이다. 


사안에 따라선 독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함께 검증하는 뉴스'도 운영한다. 사실 검증 기사 끝 부분에 '바' 형태로 5 단계의 점수를 줄 수 있도록 하는 형식이다. 네티즌들이 직접 뉴스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1월1일부터 지난 12월5일까지 35일 동안 [오마이 팩트]란 머릿말을 달고 53개의 기사가 나갔다. 하루에 1건 이상의 ‘사실 검증’이 이뤄진 것이다. 


생방송 TV토론 중에 ‘실시간 검증’도 하고 있다. ‘한미동맹 폐지-주한미군 철수 합의? 박근혜의 거짓말’, ‘문 후보님, 나홀로 아동 200만명은 너무 많아요’ 등처럼 TV토론에서 발언한 내용을 바로 체크하는 것이다.


공약검증팀을 겸하고 있는 황방열 팀장은 “선거 때는 확인 안된 주장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한번 다뤄보자는 취지로 사실검증팀을 신설하게 됐다”면서 “유세 현장 등 선거 관련 보도를 다루는 ‘대선 올레’와 함께 특화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오마이뉴스>의 사실 검증은 ‘걸리는대로 다 한다’고 할 정도로 여야 후보를 가리지 않는다.


황 팀장은 “실제로 사실 검증을 통해 논란이 된 보도 중엔 투표마감 시각이 저녁 6시인 곳은 한국밖에 없다는 민주통합당의 주장에 대해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검증했다”면서 “사실 검증 그 자체에 충실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물론 독자들의 반응도 열띠다. 트위터 계정(@ohmy_fact)을 통해 들어오는 독자들의 의견 중에는 “신선하다” “선거보도를 중계하는 것도 바쁠 건데 시비를 가릴려고 하는 게 좋아 보인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그러나 팩트 체크를 처음 고민할 때는 취재기자들이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왜 하냐”고 시큰둥했던 분위기도 ‘사실 검증 보도’를 하면서는 “현장에서 뛰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쪽으로 반전됐다. 


황 팀장은 “지금까지 (온라인) 기사는 어떤 전형적인 틀을 갖고 있었지만 사실관계 하나하나를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경험하면 진정한 온라인 기사쓰기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검증’ 관련 기사의 경우 사실을 입증할만한 관련 데이터를 링크한다거나 그래픽으로 처리하는 등 정보의 입체적 구성에 주안점을 둔다. 


독자들은 어떤 기사보다 쉽고 직접적으로 객관적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 ‘감동’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온라인 기사가 ‘정형화’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기자들이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입증하는 보도는 그야말로 온라인저널리즘의 ‘금과옥조’라고 할 수 있다. 


황 팀장은 “<오마이뉴스>의 사실검증 보도는 기존 전통매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대선이 끝난 뒤에도 상설조직으로 둘지는 추후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새로운 기사쓰기의 가이드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19일 전날까지 ‘사실 검증’ 보도를 할 계획이다.



황방열 사실검증팀장. 2001년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2010년 한국기자협회 오마이뉴스 지회장을 맡았다.

<오마이뉴스> 사실 검증 보도의 과정은 이렇다. 


아침 회의 때 다양한 매체의 보도 내용, 각 후보자와 캠프 관계자의 발언 내용 등을 스크린하고 아이템을 정하게 된다. 


각 기자들은 자신이 관리(?)하는 분야가 있다. 검증이 시작되면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해 관계자들에게 추가 취재를 통해 사실 관계를 정리한다.


한국 언론에선 흔치 않은 사실검증팀을 맡은 황방열 기자는 “이 때 어떤 정당인가, 어떤 후보자인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어떤 아이템은 하루가 꼬박 걸리기도 한다. 생중계되는 TV토론의 경우는 실시간으로 처리할 때도 있다.


독자들의 반응이 신경 쓰일 때도 많다. 그 부분만 잘라서 ‘검증’을 하지 말라는 주문이 많다. ‘맥락’을 보라는 것이다. 


황 기자도 “대선 기간 중에 후보자와 핵심 참모의 말 한마디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변수들을 함께 살펴야 하는 것이 가장 신경이 쓰인다”고 말한다.


‘사실(fact)’은 유권자가 후보와 그 후보의 세력을 판단하는 기본적인 지표이다. 어떤 후보가 거짓말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는 그의 역량과 품성을 평가할 밑천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독자가 언론에 대해 신뢰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도 ‘사실’에 부합한 보도를 하는가에 달려 있다. 


황 기자는 “기자가 하는 일은 수많은 사람들의 발언을 기사화하는 것인데 이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가려야 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2012년 한국 전통매체가 보여준 저널리즘의 신뢰 점수는 몇 점이나 될까? 뉴스룸에 ‘팩트 체크’라는 기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지만 정작 언론사의 가시적인 조치들은 나왔던가? 


대선의 열기가 뜨거운 이 시점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참고) 사실검증팀의 ‘오마이 팩트’ 관련 기사 묶음


(참고) 사진 출처




유튜브 저널리즘은 `시민과 협력하라는 메시지`

Online_journalism 2012.09.13 10:16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시민과 저널리즘을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언론사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한지 오래다. 유튜브의 성과는 전통매체 종사자들에게 저널리즘 패러다임의 대이동을 황홀하게 그리고 우울하게 제시한다.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가 뉴스 전달 매체로서 주목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PewResearchCenter)의 유튜브와 뉴스(YouTube&News) 보고서에 따르면 중요한 사건·사고 소식을 실시간 시청하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른바 ‘유튜브 저널리즘’이 활성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유튜브 뉴스 동영상의 타입, 가장 인기있는 뉴스 동영상의 생산 주체, 전통매체 뉴스 동영상과의 차이점 등을 다룬 퓨 리서치 센터 보고서는 2011년 1월~2012년 3월까지 유튜브 뉴스 부문 동영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1. 유튜브 뉴스 동영상은 ; 인물 보다는 ‘사건’에 주목한다

 

이 보고서에 나온 내용을 살펴 보면 우선 5개월간 최고 검색어에 ‘뉴스’와 관련된 것들이 쏟아졌다. 재해(19.6%), 정부(13.8%), 데모·소란(9.2%) 등이 그것이다.

 

이중 유튜브 재생 횟수 1위에 오른 뉴스 동영상은 일본의 동북부 해안을 강타한 지진 및 쓰나미와 관련된 것으로 총 260건의 동영상 중 5.4%에 해당했다. 러시아 선거(4.6%), 중동 민주화 혁명(4.2%)은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미국 인디애나주 야외 무대 붕괴나 이탈리아 크루즈선 침몰 등도 인기를 모았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 직후 1주일 동안에는 유튜브 뉴스 동영상 상위 20위까지의 동영상이 모두 일본 대지진 소식이었다. 이를 반영이나 하듯 일본 지진 관련 동영상은 재난 직후 일주일간 무려 9,600만 번이나 조회됐고 센다이 공항에 쓰나미가 밀려오는 동영상의 경우는 약 1,270만 번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반면 ‘인물’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낮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2%로 1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장(1.5%)의 사망, 러시아 자유민주당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당수(1.5%) 순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가장 많이 본 뉴스 동영상의 대부분은 인물이 아니라 자연재해나 사건·사고 장면을 담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뉴스 동영상 소비가 ‘(현장을 포착한)장면’에 주목한 것이다.

 

물론 전통적인 TV 뉴스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유튜브 이용자들에 비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평균 2,200만 명의 미국인들이 3개의 전국 채널을 통해 저녁 TV뉴스를 시청한다. 지역방송국 TV 뉴스로는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것으로 추정된다.

 

2. 유튜브 뉴스 동영상은 ; 핫 이슈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유튜브는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의 시청 욕구를 채워줄 수 있고 ‘주문형’-‘맞춤형’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TV시청과는 다른 매력을 갖는다.

 

더욱이 유튜브는 목격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려는 시민들이 적극 활용한다. 동일본 지진 뉴스의 경우 유튜브 상에서 수 주 동안이나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물론 뉴스 동영상은 다른 종류의 동영상에 비해 회자되는 수명은 짧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특정한 엔터테인먼트 동영상이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강한 이슈가 발생한 시점에선 가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비디오를 앞지를 만큼 뉴스 동영상의 힘이 강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12개월 중 4개월을 동일본 지진,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오토바이 사고 등 뉴스 관련 검색이 줄곧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인기 뉴스 동영상의 평균 길이는 2분 1초로 조사됐다. 전국을 커버하는 방송국의 저녁뉴스(2분 23초)에 비해서는 짧지만 지역방송국 TV뉴스의 평균 길이(41초)보다 확실히 긴 편이다.

 

주목할 부분은 전통적인 TV뉴스 분량은 엄격한 규칙이 적용되는 반면 유튜브는 1분 미만(29%), 1분~2분(21%), 2~5분(33%), 5분 이상(18%) 등으로 비교적 균등하게 분산됐다.

 

유튜브 뉴스 동영상의 생산 주체를 살펴보면 시민의 역할이 급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기 뉴스 동영상의 51%는 언론사가 생산한 것이지만 시민이 직접 생산한 동영상도 39%에 달했다.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 동영상의 경우 사실상 시민이 촬영한 것이 포함돼 있었다.

 

3. 유튜브 뉴스 동영상은 ; 전통매체 못지 않게 시민이 주도한다

 

또 한 가지 살펴볼 부분은 뉴스 동영상의 출처(source)가 다변화하는 점이다. 언론사나 시민 못지 않게 기업이나 정치단체, 출처 미상이 각각 5%의 비중을 차지했다. 더욱이 센다이 공항과 해안 경비선의 고정 카메라 등 동일본 지진 뉴스 동영상처럼 이색적인 경우도 있었다.

 

뉴스 동영상의 게시자와 동영상의 편집여부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5개월 동안 인기 뉴스 동영상의 61%는 언론사가 게시한 것이지만 시민에 의해 재게시된 것도 39%나 됐다.

 

특히 인기있는 뉴스 동영상 중 58%는 편집 동영상이고, 42%는 원본 동영상이었다. 원본과 편집본을 합친(mixed) 동영상의 65%는 언론사가 생산한 동영상이고, 39%는 시민이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튜브에서 언론사와 시민의 관계가 보다 발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즉, 시민은 스스로 비디오를 만들어 게시할 뿐만 아니라 언론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언론사는 시민이 생산한 콘텐츠(UGC)를 자사의 뉴스 생산 과정에 인용한다. 시민은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고 공유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TV뉴스를 창조하는데 기여한 것이다.

 

에이미 미첼 퓨 리서치 부소장은 “유튜브가 새로운 형태의 비주얼 저널리즘(visual journalism)을 만들어냈다”면서 “언론사와 시민의 관계가 이전의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언론사들은 종종 목격자인 시민이 올린 것처럼 여겨지는 동영상을 게시할 때가 있다. 이는 원 저작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못하는 경우다. 시민도 언론사의 허락없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아야 할 동영상을 버젓이 올리기도 한다. 또한 어떤 동영상은 누가 만든 것인지조차 알아내기 힘들다.

 

4. 유튜브 저널리즘은 ;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결국 유튜브 저널리즘이 풀어야 할 숙제가 동영상의 출처 확인 등 전반적인 ‘신뢰도 제고’라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유튜브가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해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윤리적 책임이나 기준을 따를 가능성이 낮아 영상 콘텐츠의 왜곡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바꿔 말하면 전통매체의 프로페셔널 저널리즘과 시민의 아마추어 저널리즘간의 경연장이 되고 있는 유튜브는 전문성이란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튜브는 2009년 워터게이트 특종의 주역 밥 우드워드 등 다수의 현직 기자들이 출연하는 동영상 강좌 서비스 ‘유튜브 리포트 센터’를 개설했다. 이 강좌는 시민저널리즘의 위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시민에 대한 저널리즘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보다 차별화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로이터 통신을 비롯 뉴스 공급자들과 파트너십에 적극 나선 바 있다. 2007년 콘텐츠 제작자와 수익을 공유하는 파트너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BBC, CBS,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같은 언론사를 포함 27개국에서 다양한 뉴스 콘텐츠 공급자를 보유했다.

 

이와 함께 유튜브는 언론사들이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오픈 플랫폼인 ‘유튜브 다이렉트(YouTube Direct)’를 오픈했다. 시민이 콘텐츠를 생산하면 이를 언론사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언론사는 시민이 생산한 콘텐츠를 쉽게 확보할 수 있고 시민은 언론사 사이트에 자신의 동영상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플랫폼이다.

 

유튜브는 스스로 뉴스 공급자가 되려는 건 아니라고 밝히지만 전 세계에서 72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1분 간격으로 업로드되고 매일 4억 개 이상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야말로 어느덧 가장 거대한 뉴스 공급원으로 성장했다.

 

5. 유튜브 저널리즘은 ; 전통매체의 위기와 기회를 의미

 

유튜브나 다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의 성장은 전통매체에겐 기회인 동시에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전통매체의 대응은 대체로 미흡한 상황이다.

 

전통매체는 방문자수를 늘리고 시민이 생산한 콘텐츠를 수집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자사의 사이트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외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는 여전히 낯선 플랫폼 중의 하나로 치부하고 있다.

 

물론 집단지성의 힘을 활용하는 뉴욕타임즈의 ‘크라우드 펀딩 저널리즘(crowd-funded journalism)이나 기사 예고제를 시도해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가디언의 오픈 저널리즘(open journalism)처럼 해외 전통매체는 수 년 전부터 협력 저널리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번 퓨 리서치 센터의 보고서는 ‘유튜브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국내 언론사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네트워크와 컨버전스의 정점에 자리잡은 유튜브와 그 콘텐츠는 기존 전통매체에 못지 않게 뉴스 영향력-대중에게 도달하는 반경이 상당히 넓다. 이미 수많은 언론사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계의 시민들과 만나고 있는 점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둘째, 디지털 컨버전스는 직업기자가 수행하는 저널리즘 즉, 프로페셔널리즘과 아마추어리즘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시민이 확보하고 있는 저렴한 디지털 장비와 접근성이 높아진 네트워크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하고 유통하는데 효과적인 도구가 된지 오래다.

 

셋째, 전통매체 뉴스룸은 점점 시민이 생산한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웹 사이트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시민의 제보 동영상을 수집하는 채널은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그리고 뉴스 프로그램에 이를 반영하거나 소셜네트워크에서 광범위하게 모니터링하는 과정도 보편화하고 있다.

 

6. 유튜브 저널리즘은 ; 시민과 언론의 협력이 관건

 

넷째, 유튜브의 성장은 전통매체와 기자들이 독점한 여론 시장의 지배력에 위축을 가져온 동시에 수준 높은 저널리즘에 대한 시민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시민은 (전통매체와는 다른 방향으로) 여론을 키울 수 있다.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의 불확실한 콘텐츠보다 전문적인 저널리즘의 수요도 커진다.

 

이제 저널리즘의 미래를 위해 전통매체와 소셜네트워크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주장이 아니다. 그동안 전통매체는 시민을 뉴스 소비자로 한정해왔으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의 시민은 전통매체와 대등한 역할을 수행할만한 파트너로 성장한 상태다.

 

결국 시민을 껴안는 저널리즘은 전통매체가 가야할 운명으로 보여진다. 유튜브는 하나의 열쇠이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모이는 시민의 의식과 태도를 눈여겨 봐야 한다. 그들은 ‘공유’와 ‘참여’에 익숙하다. 또한 (전통매체의 뉴스를) 퍼뜨리는 일에 민감하다.

 

유튜브가 비록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전통매체가 이 부분을 메꿔준다면 활력에 찬 저널리즘의 재생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관건은 언론사와 시민 사이에 상호적 관계 형성을 구축하는 일이다.

 

언론사는 시민의 목소리가 제때에 수렴되는 유연한 뉴스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뉴스룸의 성찰을 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뉴스룸과 시민의 대화를 늘리는 등 저널리즘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특히 시민이 만든 콘텐츠를 언론사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서비스에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것을 포함해 체계적인 보상과 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유튜브 같은 참여와 공유의 플랫폼에서 시민과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다. 미래는 더 이상 혼자 저널리즘을 독점할 수 없다. 유튜브와 그 뉴스들이 지금, 시시각각 전하고 있다.

 

덧글. <신문과방송> 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실제 게재된 원고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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