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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싸움하는 정치웹진

Politics 2005.08.11 16:0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이제 곧 언제 어디서나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U 폴리틱스’가 도래한다. 한국전산원은 지난달 ‘정당활동 지원시스템’ 구축작업에 들어가 열린우리당ㆍ한나라당 등 각 중앙정당과 국회위원회·지역 지구당간 영상회의 및 영상전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각 정당들은 ‘디지털정당’으로의 혁신을 계획하면서 이미 본격적인 사이버정치 모드로 진입한 상태다.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 됐고, 일부 정치인들은 인터넷신문 등 정치웹진에 필자로 참여하는 등 네티즌들과 교감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전쟁 본격 점화

특히 대선에서 연거푸 실패한 것을 인터넷 여론전에서 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한나라당은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김문수, 남경필, 전여옥 의원 등 소속 의원 10여 명은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한나라칼럼’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스스로 ‘정치웹진’을 만든 것이다.

다양한 이벤트와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했던 디지털정당위원장인 김희정 의원은 “당론과 다른 자유분방한 의견이 키 포인트”라면서, “재미있는 콘텐츠라야 네티즌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터넷에서 밀리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지난번 자체보고서를 통해 “당 홈페이지 정상화, 당 홍보라인 일원화, 지식기반 정당 시스템 구축, 포털 대응방안 및 온라인 의정활동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쇄신방안을 마련했다.

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디지털 전쟁 아직도 우리는 승자인가’라는 자료를 내면서 “당의 자세와 의지에서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의원 홈페이지는 ‘올드 모델’인데, 신형 모델인 싸이월드나 블로그에서 우리당이 열세”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각 정당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인터넷 전략을 전담하는 보좌진이 생기고 있다. 또 우리당 이광재·임종석 의원,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원희룡 의원 등은 모바일을 이용 홈페이지나 정보 전달에 뛰어 들었다.

정치웹진 우후죽순 난립 시대

이런 가운데 정치현안과 관련된 정보와 칼럼을 전하는 정치웹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정통 인터넷신문과의 틈새 영역에서 나름대로 사이버 폴리틱스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들 정치웹진은 내로라하는 논객들의 정치현안 토론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대립각을 형성해 여론시장에서 무시 못할 존재가 돼 있다. 현재 정치 웹진은 네티즌과 지식인, 그리고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심지어 대학의 관련 학과에서 운영하는 곳까지 50여 개에 달한다.

그러나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정치웹진이 당파성에 치우친 나머지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고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지지·비판하는 경향은 강화되고 있다. 또 정치권도 이들 매체에 대해 거리감을 두기보다는 활용하려는 측면도 적지 않아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정치웹진들은 이미 그 성향이 치우쳐 있다. ‘서프라이즈’, ‘노하우21’, ‘라이브이즈닷컴’, ‘참여정치연구회’ 등은 친노 개혁성향, ‘뉴라이트’, ‘기자 조갑제의 세계’, ‘프리존’, ‘짱노’, ‘민주코리아’ 등은 보수 반노성향으로 파악된다.

또 여기에 친민주당 개혁성향 ‘남프라이즈’, ‘중프라이즈’, ‘이너모스트’, ‘e-아고라’, ‘폴리티즌’이 있고, ‘OK좋은나라닷컴’은 친한나라당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밖에도 진보성향을 띠는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 영원한 재야 ‘장기표’ 씨가 필자로 참여하고 있는 ‘사이버정치마당’도 손꼽힌다.

서로 편가르기만…객관성 실종

지난 대선 당시만 하더라도 ‘노사모’ 등 친노 성향의 논객과 웹진들이 득세했지만, 탄핵정국 이후부터 반노 보수 성향의 웹진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후 대북특검 수용, 이라크 파병, 신당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지층이 이탈했고, 특히 호남-DJ 지지자들의 반발로 해석된다. 결국 친노 세력의 중심이던 ‘서프라이즈’는 ‘동프라이즈’, ‘시대소리’, ‘남프라이즈’로 분화됐고, ‘동프라이즈’는 다시 ‘남프라이즈’로 쪼개졌다.

이 가운데 ‘서프라이즈’는 노 대통령의 심중을 가장 잘 헤아린다는 논객들과 우리당 국회의원들의 글이 쏟아져 독보적인 인기를 모으는 곳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몇몇 386 의원들을 중심으로 노 대통령이 즐겨 찾는 사이트에서 글을 쓰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또 노 대통령과 집권세력을 옹호하는 글들만 다뤄지고 있고, 비판글은 아예 차단해 일방적인 여론만 통용된다는 볼멘 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노 대통령 집권 이후 서프라이즈 일부 논객과 청와대 인사가 만난 소식이 알려지면서 도덕적인 상처도 입었다.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내건 뉴라이트는 그 반대로 노 대통령과 우리당 비판 인사들의 글만 게재해 눈총을 사고 있다. 우리당의 한 386 의원은 “’뉴라이트=반노’라는 컨셉은 한마디로 실소를 자아내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즉, 뉴라이트가 집권에 성공한 386 세력 일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등 정치웹진의 정체성을 특정세력 격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덧셈과 삶의 정치로 승화해야

한나라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일부 정치웹진이 자기들 구미에 맞는 글을 싣는 것 그 자체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개혁이나 보수나 지식인들 전체가 당파성에 매몰돼 편향된 정보만을 강요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치웹진과 논객 사이트들은 아직 매체적인 정의가 되지 않은 ‘신생 미디어 양식’으로 아직 다듬어나갈 것이 많다. 경희사이버대 민경배 교수는 “스스로 아젠다를 만들어내던 초기의 정치웹진들에서 많이 변질돼 있다”면서, “여의도 정치논리에 종속돼 휘둘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슷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끼리 자기만족적인 콘텐츠를 양산하면서, 흑백논리에 매몰돼 대중의 외면을 자초한다는 것이다. 민 교수는 “기계적인 중립성을 답습할 필요는 없지만 차별화된 저널리즘을 표현해야 설득력 있는 메시지가 나온다”면서, 운영자와 이용자들의 성찰적 자세를 주문했다.

한국 사회의 복잡다단한 가치체계와 문화적, 세대적, 지역적 차이들을 심층적이고 입체적으로 다루면서, 정파의 논리가 아니라 덧셈과 삶의 정치로 연결시킬 때 생명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은 정치권과 정치웹진 이해 관계자들이 음미할 대목이라고 하겠다.

최진순 한경미디어연구소 기자 soon69@paran.com

출처 : 주간한국 2005.8.8.

덧글 : 본 포스트는 해당 매체의 허락없이 퍼가서는 안됩니다. 원래 이 기사의 제목은 "U 폴리틱스 시대 도래"입니다.

 


 

[우리땅 독도] '우정의 해'에 뒤통수 때린 日風

Politics 2005.03.24 11:23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국교정상화 40년. 우정의 해.

 

올해 뜻 있는 행사들로 술술 잘 풀릴 것 같던 한일 양국 관계가 독도와 교과서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여기에다 ‘광복 60주년’과 ‘을사조약 100주년’ 등 좋지 않던 과거사까지 일시에 부각되는 양상이어서 정면충돌의 조짐마저 빚고 있다.

 

일본 시마네(島根)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 통과에다 4월 5일로 예정된 일본 보수 우익 단체 교과서에 대한 문부과학성의 검정 결과 등을 둘러싼 갈등이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4ㆍ2 전당 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을, 한나라당은 행정도시법 통과에 따른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미묘한 시기이다. 하필 이 때 몰아 닥친 ‘일풍(日風)’으로 국회의원 181명으로 구성된 한일의원연맹(회장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을 중심으로 해 강진이 일어나고 있다.

 

여야 의원 5명으로 구성된 항의 방문단을 보낸 한일 의원연맹은 3월 14일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를 통과시킨다면 “대한민국 주권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자 사실상의 침략 행위로, 이후 사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문희상 의원은 “다카노 주한 일본대사의 독도 발언, 역사교과서 왜곡 개악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이런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일한의원연맹’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막후 조정자가 없다

 

그러나 정치권의 강경 목소리가 계속 전개될지는 사실 미지수다. ‘북핵 문제’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긴밀한 양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높은 벽에 가로막힌 양국 관계를 원만히 소통시킬 ‘일본통 의원’들이 누구인지 주목되고 있다.

 

우선 올해로 창설 30년을 맞는 ‘한일의원연맹’은 그간 김종필 – 박태준 – 김윤환 등 내로라하는 정계 인물들이 연맹 회장을 맡으면서 지금까지 양국간의 현안이 돌출될 때마다 배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는 멤버들을 보유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 16대 때 외교안보위원장을 지내고 참여정부 첫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여권 실세인 문희상 의원이 지난 2004년 7월 회장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 일본측이 크게 반겼다”면서 “이는 의원연맹이 양국간 긴밀한 대화가 필요할 때, 영향력 있는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양국간 공감대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의 일본통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소속으로, 주로 일본에서 유학·특파원 등 개인 이력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항의 방문단에 나섰던 3선의 한나라당 권칠현 의원(의원연맹 한국측 간사장)도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유학파 출신으로 현역 의원 중에서 가장 고참급 ‘지일파’(知日派)로 통한다. 권 의원은 일측 간사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의원, 운영위원장인 가무라 토시오 의원 등과 친소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밖에 유학파 중에는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와세다大), 우리당 강창일 의원(동경대)·노현송 의원(와세다大)이 대표적이다. 또 게이오대 객원연구원을 지냈던 우리당 조배숙 의원, 한명숙 의원(오차노미즈大), 기독대학 객원 연구원을 거친 임종인 의원 등이 있다.

 

언론사 출신으로는 동아일보 도쿄특파원을 지낸 사회문화위원장 이낙연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이윤성, 전여옥 의원도 기자로 일본과 인연을 맺었다.

 

소장급 의원들 중에는 우리당 김부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대표적이다. 두 의원은 16대 때 한일미래연구회 등을 만들어 고노 타로, 야마모토 이치다 의원 등 젊은 의원들과 교류하고 있다. 또 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의원연맹 내 21세기위원회를 꾸려 가고 있다.

 

이 밖에도 작고한 김윤환 의원의 동생인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 재일 한국인의 법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김기춘 의원, 체육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도 양국간 냉각 기류에 훈풍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정치인이다.


각종 현안에 강력 대처 천명

 

이처럼 한일의원연맹을 중심으로 양국간 갈등 관계를 조정하려는 시도가 있는 가운데, 우리당은 당내에 ‘일본역사교과서왜곡대책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교과서 왜곡 문제 등 최근 현안에 강력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임채정 의장도 “일본 정부와 정치권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일본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국회 차원의 대응을 위해 국회 내 ‘주권을지키기위한특별대책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정부의 외교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자유로운 독도 왕래와 독도 생태 보존 등을 보장하는 내용의 ‘독도보존과이용에 관한 특별법’을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한일간 창구역을 맡는 의원들의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여야간 정쟁 소용돌이 속에서 제대로 조정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해서도 4월 임시 국회에서 과거사법을 반드시 처리한다는 여당, 주권 지키기와 정략적 발상은 별개라는 야당의 시각 차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현재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는 집권 자민당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특히 한일의원연맹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지일파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실제로는 일본 정치권에 깊이 자리잡지 못하는 ‘스킨십’ 차원의 교류 수준이란 진단도 있다.

 

이래 저래 ‘일풍’(日風)은 당분간 복잡한 양상을 띠며 정치권 안팎으로 굴곡 깊은 자국을 남길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진순 서울신문 기자 soon69@paran.com

출처 : 주간한국 2005.3.21.



국회의원들이 사이버 공간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면서, 주 활동 영역이 온 라인으로 옮겨간 듯한 양상을 띠고 있다. 과거에는 정치인의 프로필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던 홈페이지들이 블로그와 미니 홈피로 발전하면서, 활발한 정치 공론장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노무현 대통령 집권을 기점으로 더욱 관심이 커진 인터넷 정치에 대한 정치권의 각별한 관심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의견 교환에서 정치적소신 피력까지

최근에는 국회의원들이 당론과 배치되는 소신을 피력하거나 상대 당 또는 동료 정치인과 갑론을박하는 이른바 ‘리플 정치’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는 ‘광화문 현판 교체’에 대한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과 유홍준 문화재청장 사이의 공개서한. 김 의원은 1월 26일 자신의 블로그(blog.naver.com/kimhyongo.do)를 통해 유 청장에게 “승자에 의한 역사 파괴로 보여지는 광화문 현판 내리기는 안 된다”며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에 대해 유 청장은 다음 날 “현판 교체 건은 이미 1995년에 계획된 것”이라며 “광화문은 정치적 맥락과는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서울대 67학번 동기 동창 사이인 두 사람은 지난달 31일 김 의원이 “광화문 현판에 대한 본격적인 공론화는 지금부터”라는 세 번째 서한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아산이 지역구인 열린우리당 복기왕 의원이 “현충사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같은 곳”이라고 언급했던 유 청장을 비판하는 일도 생겼다.

이처럼 사이버 공간에서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은 물론이고, 소신을 피력해 당 안팎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빈번하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전여옥 사이버 스테이션 오케이 톡톡’으로 명명된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박근혜 대표를 비판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뺑덕어미 보듯 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린 것. 당 대변인이라는 당직 때문에 당 연찬회 때 할 수 없었던 소신을 인터넷으로 공개한 셈이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블로그(blog.naver.com/wonheeryong.do), 이재오 의원 홈페이지(www.leejo.net) 등은 당론과는 다소 다른 ‘속마음’을 전하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다. 두 의원은 한나라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들을 잇따라 게재해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을 비평해 관심을 모은 이계진 의원 블로그(blog.naver.com/kjl533)는 방송인 출신답게 비주얼하고 문화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처럼 정치인의 솔직한 감정이나 주장이 부쩍 늘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미니홈피에는 1년여만에 230만명 가량이 방문했다. 이러한 열기에 고무된 한나라당은 네티즌들을 잡기 위한 전략 수립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우 돌출 발언 등 개인적인 노선을 사이버에서 잘 드러내는 반면,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앞선 우리당의 ‘온라인 전략’은 인기 정치 웹진이나 관련 시민 단체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 여야 국회의원 온라인 특징














구분열린우리당한나라당
활동 성향노선 지향
(이데올로기)
개성 노출
(퍼스낼리티)
콘텐츠 성향논리적·구체적인간적·감정적
장점유명 정치인 중심·시민단체 등 정치사이트 연계현안 반응 즉시성·당대표 등 지도부 적극성



‘유시민의 인터넷 진지’로 이름 붙여진 유 의원 홈페이지의 자유 게시판에 오르는 게시물 수는 하루 평균 200개를 훌쩍 넘고, 개인 의견을 담는 ‘아침편지’는 평균 수 만 건의 조회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다. 당권 도전 여부가 주목되는 국민참여연대 명계남 의장의 블로그(blog.naver.com/bionuno.do)는 지난해 개설 당시 지지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던 곳 중에 하나이다.

특히 386 그룹이나 475 세대 등 노선별로 분화한 우리당 소속 의원들의 경우 함께 교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70년대 긴급조치 세대 출신인 노영민, 노웅래, 민병두, 선병렬 의원 등 12명은 아침이슬(www.morning70.com) 블로그 안에 모여 있다.

200여명의 정치인 홈피운영

현재 홈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국회의원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www.nanjoong.net) 등 약 200명으로, 이 가운데 블로그는 약 60곳이다. 또 상당수 정치인들은 블로그는 물론이고 카페, 홈페이지 등 2~3개 이상의 사이버 영토를 갖고 있다. 이런 경향은 인터넷을 선점했던 우리당 소속 의원들에게 두드러지는 데 최근 블로그 열풍에 따라 종전에 운영하고 있던 홈페이지는 부실해지는 경우도 생겼다.

한편, 온 라인 활동에서 알게 된 네티즌들을 오프라인으로 초대해 적극적인 정치 접목을 시도하는 정치인들도 늘고 있다. 우리당 구당권파를 대표하는 신기남 의원(blog.naver.com/its_reform.do)은 오프라인 재기에 앞서 블로그로 조용히 기지개를 펴다가, 지난 달엔 이웃 블로거들과 직접 만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넷심’을 파악하고 함께 하는 것이 현대 정치 행위의 중요한 측면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드러낸 사례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인터넷 정치 강화가 반드시 긍정적인 양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이른바 4대 입법 협상 과정에서 ‘처리 지연’ 의혹에 휘말렸던 법제사법위원장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 사이버 공간(www.choiyh.com)은 당시 네티즌들의 항의 글로 몸살을 앓았다. 언론사 기자 블로그에서 제기된 의혹으로 잇딴 시련을 겪고 있는 우리당 김희선 의원(www.imhere4u.or.kr)의 경우, 안티 팬과 지지자 간의 충돌 장으로 변질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블로그 등 사이버 공간으로 정치인들의 진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현안에 대해 유권자인 네티즌들과 생산적인 소통 공간은 부재하다”면서 “표에 대한 욕망이 커지면서 대안제시보다는 선정적인 측면으로 흐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정치 문화 발전을 함께 짊어진 네티즌들과 머리를 맞대는 진정성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

여하튼 간에 정치권은 앞으로 중요한 고비마다 온 라인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돼 사이버 폴리틱스는 계속 논란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출처 : 주간한국 2005.2.14.

 

과반 붕괴 이후의 열린우리당

Politics 2005.01.21 15:5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현재 열린우리당은 국회 과반에 1석 더 많은 150석이지만, 언제 과반이 붕괴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해 말 우리당 이상락 의원이 대법원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 추가로 총 11명의 우리당 의원이 '재판공포'에 직면해 있다.

현재 재판상황의 추이로 볼 때 오는 4월 적어도 최소 7곳 이상의 재보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문제는 우리당이 처한 '선거공포'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우리당의 재보선 승부는 모두 참담했다.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도 문제이지만 지지도를 감안할 때 당선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당 내부에서는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사실상 선거 포기 상태였지만 '경제 올인'과 지지도 반등에 힘입어 '선거 올인'을 해야 한다는 안팎의 요청에 고무돼 있다. 지명도 높은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제는 재보선의 성격과 형편을 감안할 때 우리당이 '올인'을 하더라도 과반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일 현재 한나라당 의석 121석을 제외하고 야당 의석은 모두 26석으로 이중에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석이 각각 10석과 9석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3기 이후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과반 의석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때문에 민주당과의 합당설이 분분하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또 민주노동당과의 '개혁 공조'로 밀착관계를 강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실적으로 마뜩하지 않다. 민주당 일각에서 우리당과의 재통합을 원치 않는 분위기가 워낙 강하고, 4대 개혁입법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실망과 회의에 젖은 민주노동당의 반응도 신통찮다. 결과적으로 우리당은 4.15 총선 이후 우호적인 원내 세력과의 관계를 회복 불능으로 만들었다.

이제부터라도 과반 붕괴 이후의 전략을 차분히 세워야 할 때이다. 의회 내 보수파가 지금보다 더 힘을 얻게 되면 여야간 '경제, 민생 집중'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긴장 관계와 파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점에서 노대통령이 최근 '개혁'보다는 '실용주의'를 택하면서 보수파와 대결국면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어차피 의회내 힘의 구도가 대등하게 되고, 이를 반등시킬 재료가 없는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지도와 집표력을 축적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당 내부는 거시적인 관점은 고사하고 당장에 과반 붕괴 이후의 시나리오를 소명하고 있지 못하다.

다만 4년 중임제 등 개헌론을 흘린다거나 정치질서 자체의 화두를 비공식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당이 당권을 둘러싼 내부 격전이 점화되고 있다. 이 공방은 다양한 층위에서, 또 진보적인 그룹간 '연대'보다는 '책임론'과 '선명성'을 두고 이합집산으로 흐르고 있다.

노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과 우리당의 엇박자가 노골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노대통령의 실용주의가 '개혁'이라는 명제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또 의회 내 과반 붕괴가 현실화하면, 집권세력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부조화들을 구체적으로 노정하면서 정국이 걷잡을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중요한 점은 우리당이 지금, 지지자들에게 '개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흔들림없는 약속이다. 그리고 그 약속을 우리당이 이행하는 일이다. 또 이것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감동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 시금석은 2월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개혁입법 처리, 또 4월 전당대회에서의 당의 혁신으로 나와줘야 한다.

과반 붕괴 이후에도 그같은 드라마의 시연은 곧 (떠나간) 지지자들의 회귀로 과반 이상의 위상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2005.1.21.

출처 : 데일리서프라이즈 www.dailyseop.com


'스타'로 뜨고, '망신살'로 지고

Politics 2004.10.21 19:3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국정 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스타’로 발돋움한 국회의원이 있는가 하면, 망신살이 뻗친 ‘낙엽줄’ 의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17대 국회 첫 국정 감사인 만큼 철저한 준비를 하고 나온 초선 국회의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의외의 돌출 발언이나 한건주의로 이목이 집중된 의원들도 적지 않다. 특히 이번 국감을 상당히 벼르고 나온 의원들의 ‘튀기’는 중진급 정치인 이상의 무게감을 주기도 하고, 위험 수위를 넘나들기도 해 관계자들의 가슴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육군 중령(법무관) 출신의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10월 12일 해군본부 국감에서 “ 원균은 임란시 무리한 출정으로 화를 자초한 반면, 이순신은 조정의 명령까지 불복하며 출정을 거부해 사직을 박탈당했지만 결과적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며 “ 한국 해군은 지역 해군(Yellow Water Navy)인만큼 무리한 해군력 확장은 주변국과의 마찰이 우려된다”고 지적해 ‘튀는’ 비유라는 평을 들었다.

보건의료직능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은 그 동안 모자보건법(개정), 고령사회기본법(제정) 등 7개 제ㆍ개정 법안을 발의해 법안 발의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초선 여성 의원이다. 환경노동위인 장 의원은 보건의료에 해박한 지식을 같은 당 의원들인 김영춘(정무위)ㆍ유시민(보건복지위)에게 제안해 국감 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소속 상임위가 따로 없는 활동을 선보였다.

- 의원 공동자료집·정책보고서 발간

독특한 실험과 의원 공동 자료집이나 정책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튀는’ 국감도 두드러졌다. 10월 4일 열린 국방위 국감에서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화학 무기에 사용되는 물질을 직접 보여주며 정부의 화학전 대응책을 질타했는가 하면,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경찰청 국감에서 방탄복과 방탄조끼가 너무 무거워 경찰들이 착용을 꺼리고 있다며 방탄복과 조끼를 직접 들고 나와 무게를 실증해 보이기도 했다.

8일 부산에서 있었던 한국 수력 원자력 국정감사에서는 박순자 한나라당 의원은 강원도 도암댐의 오염된 물을 들고 나와 수질 오염의 심각성을 역설했는데, 박 의원 옆 자리에 있던 같은 당 김용갑 의원이 녹차인줄 알고 오염된 물을 다 마셔 버린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당의 초ㆍ재선 의원들은 특히 정쟁 국감 속에서 자료집이나 정책 보고서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열린우리당 이광철(문광위)ㆍ전병헌(정무위)ㆍ김영주(환노위)의 ‘ 한국 영화 발전 방안’ 공동보고서는 서로 다른 소속위 의원들이 함께 펴내, 달라진 국감 풍속도로 인정받고 있다. 무려 10여개의 정책보고서를 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농림해양수산위)의 ‘ 다작’은 팀플레이 못지 않게 눈에 띤다.

또 행자위 소속 열린우리당 양형일 의원과 원혜영 의원은 지난 12일 ‘ 참여정부 국정 과제 추진위 평가와 개선 방안’이라는 굵직한 주제의 정책 자료집을 냈고, 이인영ㆍ백원우ㆍ최재성ㆍ복기왕 등 젊은 386 출신 의원들과 조배숙ㆍ지병문ㆍ구논회ㆍ유기홍ㆍ정봉주 의원 등 교육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전원(9명)은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관련된 정책 자료집도 준비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우원식ㆍ조정식ㆍ김형주 의원 등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7명이 ‘효율적인 환경 행정을 위한 7가지 제언’이라는 공동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색적인 제안도 쏟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인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은 연구원들의 연구 실적을 마일리지로 전환해 누적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연구 성과 실적 마일리지 제도’를, 문화관광위의 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 세계 20개국 주요 박물관에 흩어진 7만4,000여점의 한국 문화재는 환수보다는 오히려 그 자리에 두고, 한국 문화를 홍보할 수 있는 문화 사절로 활용하자”며 아슬아슬한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 여야 뒤바뀐 피감기관 질타

산자위 가스공사국감에서 한나라당의 박순자 의원이 고압가스통을 갖다놓고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질의하고 있다.
/ 이종철 기자

그런가 하면 열린우리당의 유일한 강남출신 지역구 의원인 이근식 의원(행자위)은 피감 기관의 미담 사례를 찾아 소개하고, 포상 신청까지 하는 ‘칭찬 국감’을 해 파문(?)을 던졌다. 한편 여당, 야당이 뒤바뀐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받은 여당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4일 농해수위의 농림부 국감에서는 피감 기관을 호령하는 의원이 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 간사인 조일현 의원이었다. 7일 정통부 국감에선 자료제출이 미흡하다며 진대제 장관을 윽박지른 의원도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이었다. 이런 여야 역진 현상은 모두 초선들에게서 나왔다.

재선인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인터넷 활용의 고수답게 홈페이지에서 ‘국정 감사 편지’를 현장감을 곁들여 전달해 화제다. 유 의원은 7일 “ 마포구 국민건강 보험공단 감사장에 와 있습니다. 이제 막 오후 감사가 시작되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통해 방송 중계차가 와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행자위의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은 지난 5일 중앙선관위에 대한 국감에서 투표율 제고 방안으로 제시한 대안이 “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아 우쭐해졌다. 선거인 명부를 전국적으로 공유하게 해 유권자가 자신의 거주지 투표소가 아닌 등산로 같은 유원지나 백화점, 극장 앞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한 것. 재선의 유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 선관위’에 맹공을 가할 법도 했지만, 대체로 점잖게 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11일 인천시청 국감에선 안상수 시장이 행정수도 이전 찬반 의견을 제대로 밝히지 않자,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공격을 당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이 “다른 수도권 지자체장과 달리 안 시장의 실용 노선이 돋보인다”며 엄호 사격에 나섰다. 청와대 정무수석 당시 ‘엽기 수석' 또는 ‘잠의 신’이라고 불린 유 의원은 송곳 질문도 퍼부어 뚝심의 정치력이 나오는 것이라는 평도 이어진다.

중진 반열에 올라선 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여야 대립의 국감에 훈수를 두면서 여권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고 있다. 문 의원은 “ 한나라당이 국감의 기본 테마를 좌파와 무능 정권으로 잡고 총공세를 펴는 것 같다”면서 국감 초반부터 일찌감치 반격의 선봉에 나섰다. 14대부터 내리 당선된 4선 의원인 장영달 의원은 다선 중진 의원으로 외교통위 국감 현장 안팎에서 기자 인터뷰 요청도 적극적으로 응해 ‘축구광’다운 혈기를 보여 주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중진은 국가보안법, 행정 수도 이전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국감을 통한 대여 공격은 초ㆍ재선에 위임, 과거 ‘저격수’로 불린 정형근(보건복지위)ㆍ홍준표ㆍ김문수(통외통위) 의원들도 국감에 전력하고 있는 양상이다.

국감 기간 동안 초선 의원은 물론이고 중진 의원들이 보여주는 튀는 발언과 행동은 연일 언론을 통해 이모저모 보도되고 있다. ‘튀는’ 것에 방점이 있다 보니 ‘정책’이나 ‘대안’과는 거리가 먼 쇼맨십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하지만 선량들의 ‘튀는 …’의 뒤엔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다. 17대 첫 국감의 ‘튀는 의원’들이 시민 단체의 베스트 의원 대상에 대부분 든 것을 보면, 이젠 튀는 것이 최선의 콘텐츠를 증빙하는 단초인 듯 싶다.

최진순 서울신문 기자 soon69@paran.com

출처 주간한국 10월28일자

http://weekly.hankooki.com/lpage/cover/200410/wk2004102115374737040.htm


의원님들 핏대에 날 새는 국감

Politics 2004.10.14 19:29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 초입부터 여야간 난타전으로 ‘구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책 제안이나 민생 챙기기보다는 ‘스파이’, ‘색깔론’ 공방, 각 당의 대선 후보 예상주자들에 대한 비난, 한건주의 폭로가 난무하고 있어, 초선 국회의원들이 대거 등장한 17대 의정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실종될 조짐이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6일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국방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현실성 없는 남침 시나리오를 거론하며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저질 폭로, 교육위에서 권철현 의원의 좌파 교과서 의혹 등 이념 시비, 통일외교통상위에서의 보고형식 논란을 둘러싼 파행 운영” 등을 열거하며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정감사’가 아닌 ‘국정감싸기’를 하고 있다”면서, “정당한 문제제기를 색깔론 또는 기밀누설이라고 밀어붙이면서 본질과 핵심을 호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7일 “우리당이 야당 시장 윽박지르기, 정책대안 제시 전무, 자기당 정책 강요와 선전 등으로 일관한다”며 추태국감의 책임을 전가했다.

이처럼 여야가 이번 국감에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데에는 국감활동의 성패가 향후 정국 주도권의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각종 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이 마무리되면,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가 있을 예정이고, 차기 대권 주자들의 행보와 맞물려 각 정당의 복잡한 내부 역학구도에 변화가 뒤따라 의원들의 줄서기도 가시화 할 것으로 보인다.

- 초선 의원들 홍보에 혈안

이에 따라 전체 의석의 60%를 넘는 187명 초선 의원들도 당 지도부에 낙점을 받기 위해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서는 분위기다.

사실 정가에서는 국감을 앞두고 초선 의원들의 자질과 능력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엇갈린 전망이 잇따랐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제사(국정감시)보다는 잿밥(홍보)에 관심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들게 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보내며 자신의 활약상을 과시하는 초선 의원들이 수두룩하지만, 내용을 보면 피감기관의 자료를 분석한 것이 대부분으로 함량 미달이라는 지적이다.

수도권에 지역구가 있는 한나라당 모 의원 보좌관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보도자료를 챙기는 일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했다”면서, “이번 국감이 초선 의원들에겐 향후 4년의 명운이 걸린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초선 의원들이 국감을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해프닝도 적지 않다.

의원들간 발표할 국감 자료가 중복돼 같은 당 소속 의원들끼리도 헛물을 켜는 경우도 있고, 먼저 발표했어도 입체적으로 분석한 후속 의원 자료에 묻히는 일도 생겼다.

법사위 소속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부패방지위 출범 이후 비위사실로 물러난 사람들 중 재취업 사례를 발표했지만, 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사례를 전부 분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한편 이번 국감에서도 국회의원들의 헛다리 짚기가 거듭돼 쓴 웃음을 짓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은 ‘인간 광우병 환자’의 혈액으로 만들어진 폐암 진단 시약 유통을 폭로했으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약은 “감염 위험이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결론지은 것”이었다.

우리당 한명숙 의원은 한국의 우라늄 분리 및 플루토늄 추출 실험을 북한의 핵무기개발프로그램을 통칭하는 ‘북핵문제’와 비슷한 ‘남핵 문제’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4일 통일부 국감에서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2급기밀로 분류된 ‘북한 급변 사태 대비 정부 비상계획’을 질의 형식으로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또 같은 당 박진 의원은 ‘한국군 단독작전시 북한 남침 16일만에 서울 함락 시나리오’라는 국방연구원(KIDA)의 모의실험 자료를 공개했지만, ‘최악의 경우’만 가정한 시나리오를 공개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 우리당은 국감 초반 야당의 공세에 더 밀려선 안 된다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국감 기간동안 이를 정치쟁점화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리당은 한나라당이 특정 보수언론을 업고 참여정부를 급진좌파 좌경세력이라고 매도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국경색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차기 대권 주자 ‘손보기’ 특히 차기 대권 주자들에 대한 공개적인 ‘손보기’는 여야간 혈투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6일 행자위 서울시 국감에서 “관제데모가 사실이라면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으로서의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 서울시장을 대놓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도 ‘공무원이 정말 말 안 듣는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굽히지 않았다.

또 한나라당 의원들도 여권의 대권 후보주자로 손꼽히는 통일부 정동영 장관과 보건복지부 김근태 장관을 애를 먹였다.

대표적인 저격수인 정형근 의원은 4일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장관님은 경력이 일천하시니까" "장관님은 법을 잘 모르니까" 등 심리적으로 자극하는 발언으로 일관했고, 김 장관은 이에 마저 “사실 파악이 잘못된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과거 민주화운동 때의 악연이 국감장에서 그대로 이어졌다.

또 방송기자 출신인 정 장관은 초반부터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 소동 등에 시달리며 호된 국감을 경험했다.

특히 5년간 9시 TV뉴스를 진행한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은 4일 통일부 국감에서 자질을 문제삼는 등 시종 설전을 주고 받았다.

박 의원이 “살상용 무기 원료 유출을 파악하지 못한 내각은 총사퇴하라”고 주장하자, 정 장관은 “시안화나트륨은 북한이 대부분 산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박 의원이 “북한 대변자처럼 말하면 국민이 실망한다”고 꼬집었다.

- “튀면 매스컴 탄다”

이런 가운데 의원들의 튀는 감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4일 소방방재청 국감에서 방독면 재질실험을 한다면서 불을 붙이는 즉석실험을 했고, 뒤이어 같은 당 이명규 의원도 준비해온 방독면에 라이터에 불을 켜며 ‘불꽃’(?) 국감을 재연출했다.

또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사린 가스 원료 물질이 될 수 있는 이소프로필알코올과 불화소다 등을 "영등포 화공약품 상가에서 직접 구입했다"면서, "국방부가 위험 물질의 유통 현황 파악과 대비책 마련에 적극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현송 열린우리당 의원은 6일 서울시 국감에서 비대한 수도 서울을 지적하기 위해 비만과 보통 체구의 사람이 서 있는 큰 그림을 들어 올리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누가 건강해 보이는가?”라고 질문했다.

촌철살인보다는 치고 받는 정쟁의 포연이 자욱한 국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감은 각 정당의 향후 정국 운영에 필요한 인재 옥석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도 우리당 의원들 중에서 일 잘하는 의원을 중용하겠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어 국감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 초선들 중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의원들은 우리당에선 정청래, 우상호, 이인영, 이광재, 전병헌, 최재천, 이은영 의원 등이고, 한나라당에선 이주호, 박재완, 유승민, 윤건영 의원 등이 손꼽히고 있다.

국감을 거치면서 정치력을 인정받게 되는 초선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기대하는 것은 ‘실망 국감’ 이후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만하다.

최진순 서울신문 기자 soon69@paran.com

출처 : 주간한국 10월14일자

http://weekly.hankooki.com/lpage/politic/200410/wk200410141555003705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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