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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언론계 10대 이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부터 가짜뉴스와 팩트체크까지 크고작은 일로 분주한 올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남겨진 성찰의 메시지는 소통과 협력이다. 저널리즘의 올곧은 가치와 방향이 무르익는 환경이 오길 기대해본다.


2017년 언론계는 광장의 촛불로 마침표와 쉼표, 느낌표의 변주를 울렸다. 그 어느 때보다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저널리즘 혁신의 열망과 성찰로 가득했다. 혁신을 향한 이슈는 쉴 새 없이 이동하며 숨가쁜 장면을 담았다.

먼저 KBS, MBC 등 공영 지상파방송사는 공공성 후퇴로 싸늘한 여론에 맞닥뜨렸다.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는 지상파방송사 구성원들은 5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정보학회 등에 소속된 수백여 명의 언론학자들이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이례적 장면도 기록됐다.

정치권력의 방송 장악은 콘텐츠의 '상업성' '저질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한국의 뉴스신뢰도는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방송의 독립성 확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여론다양성, 참여성, 창의성 등 정책 방향의 전환을 기대하는 에너지가 응축됐다. 시민이 참여하는 이사회처럼 근본적으로 다른 모델이 다뤄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미디어는 날선 반목의 진풍경을 연출했다. 독자의 질문과 비판을 외면하고 되레 반격하는 기자들의 태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른바 '한경오' 논란으로 대표되는 언론과 독자 간 폐쇄적 소통은 갈등의 골을 깊게 남겼다. 디지털 매체 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윤리 규범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 논의도 변곡점을 맞았다. 기자의 디지털 관여도를 높이는 융합형 접근, 신문과 온라인을 구분하는 '투 트랙' 등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됐다. '성과'에는 의문 부호가 달렸고, 공감대가 부족한 뉴스룸에는 구성원들의 피로도가 쌓였다. 포털사이트가 독식하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서 지속성 항상성 일관성을 담보하는 혁신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

미디어 업계 안팎의 진통은 냉정과 열정을 오갔다.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이 제자리를 차지 못하는 사이 크고 작은 언론사와 기자들의 분투기가 빛났다. 권력 비판과 감시라는 저널리즘의 오랜 소명을 꿋꿋이 지켜낸 JTBC, 해직 기자들이 만든 다큐멘터리와 심층 탐사 보도물은 네트워크의 뉴스피드를 타고 큰 반향을 불러모았다.

반면 거대 기술 플랫폼의 장막 뒤는 싸늘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스포츠 채널의 담당자가 이해 당사자의 '기사 재배열' 민원을 처리해준 일이 드러났다. 또 자동차 주제판 에디터의 부적절한 처신도 구설수에 올랐다. 인터넷포털에서 뉴스소비는 포털 뉴스편집자의 '기사배열'에 좌우되고 또 역의제 설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2009년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서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로 법적 지위를 받은 것도 플랫폼의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었다.

이후 '기사배열 자율규약'을 공표하는 등 독자의 권리보호를 내세웠으나 이번 일로 뉴스 서비스 전반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 네이버는 일단 사람의 손이 아니라 로봇이 자동으로 기사를 배열하는 것으로 뉴스 서비스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플랫폼의 통제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어떻게 확대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전통매체와 포털이 미디어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사활을 건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어서다.

투자 재원 부족으로 자체 역량 강화가 어려운 국내 언론은 현실적으로 플랫폼에 올라타야 하는 상황이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주도한 네이버는 모바일 주제판 합작회사 확대에 이어 구독 펀드 조성,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모바일 채널 신설 등 뉴스 생산자와 다양한 상생 모델을 올해만 여럿 추진해왔다.

이런 가운데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구글코리아를 향해 망 사용료와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공개 질의했다. 미디어 생태계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면 책임을 다 하라는 공격이었다.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논란을 건드린 것이다. EU는 2013년 상거래, 콘텐츠 등 전자적 용역의 공급 장소를 공급자의 위치에서 '소비자의 위치'로 바꿔 과세 근거를 마련했다. 네이버-구글 갈등은 시장획정이 불분명한 디지털 시장의 경쟁환경에 대한 본격적인 입법 논의에 심중한 불씨를 남겼다.

브레이크 없는 기술 진보의 드라마는 인공지능(AI) 혹은 알고리즘으로 수렴됐다. 초연결성, 빅데이터와 함께 저널리즘의 양태를 바꿔놓는 동력으로 부상했다. 광범위한 데이터의 더미에서 새로운 내용을 발굴해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탐사보도와 인터랙티브 서비스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졌다. 자동화한 기사 작성과 뉴스 추천 서비스, AI 스피커에 탑재하는 뉴스 등이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정교할수록 '필터버블(Filter Bubble)’의 막다른 골목을 만난다.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독자의 기호나 취향에 맞춘 뉴스와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지적 편향'을 심화하는 현상이다. 기술 의존이 저널리즘을 왜곡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올해도 예외없이 민감한 정치, 사회 현안에 검색 중립성, 알고리즘의 투명성이란 묵직한 사회 의제가 등장했다.

페이스북을 비롯 소셜네트워크에서 '가짜뉴스(fake news)' 범람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언론도 여러 차례 허위 정보를 그대로 받아써 오보 파문을 빚는 상황에 이르렀다.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는 19대 대통령 선거보도와 관련 다수 언론사, 네이버와 팩트체킹 협업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참여 언론사의 대응 수준이 균질하지 못하고 검증 결과에 오류 여지가 남지만 팩트체크와 관련 첫 협업 사례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상품 추천서비스 '와이어커터(The Wirecutter)'를 인수하며 깃발을 든 <뉴욕타임스>의 '서비스 저널리즘'도 화제였다. 여행 가방 싸기, 연인과 행복하게 사는 비결 등 독자의 삶에 근접한 정보와 가치에 주목하는 콘셉트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제시하는 '독자 퍼스트' 전략이다. 국내 언론도 서브 브랜드를 내세우며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생산했다. 그러나 독자에 대한 '앎'은 여전히 허술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탄탄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네이티브 광고는 크고 작은 언론사에서 '현재진행형'이다. VR을 비롯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도 풍성한 사례를 쌓아가고 있다. 플랫폼, 기술, 신뢰는 미디어 대체 흐름에서 놓칠 수 없는 과제이다. 소통과 협력의 열쇠로 어두운 문을 열어야 한다. 좋은 저널리즘이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고 좋은 '관계'가 좋은 비즈니스로 연결된다. 세상사의 사필귀정이 언론의 대지에 이르길 기대한다.

덧글. 이 원고는 언론중재위원회 사외보 '언론-사람' 2017년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1월 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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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언론의 소셜미디어 운영 현황. (원본에는 인력규모가 나와 있지만, 블로그에서는 그 부분을 누락시켰습니다. 운영현황에 초점을 둔 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언론사들은 지난 수년 간 소셜미디어 독자와의 유대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 언론사들의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기존의 특정 플랫폼에서 채팅 앱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뉴스 유통을 다변화1)하는 데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타깃 독자층을 정하고 이들을 커뮤니티로 결속하는 방식이다. 커뮤니티는 대화형 뉴스 전달, 취재 과정 소개 등 독자가 매체와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운영은 새로운 뉴스 유통 채널에 방점이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플러스친구2), 트위터, 유튜브 등 펑균 5~6개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관리한다. 

소셜미디어 조직의 주업무는 심야 시간대를 제외하고 자사의 뉴스를 30분~1시간 단위로 유통하는 일이다. 동영상, 퀴즈, 게임 등 다양한 포맷을 제작하는 추세다. 젊은 세대가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내놓고 파격적인 실험을 추구하는 버티컬 브랜드3)도 나왔다.

최근 2~3년 사이 10개 언론사가 16개 버티컬 브랜드4)를 선보였는데 기존 미디어 브랜드보다 주목도를 높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젊은 세대의 관점과 감각을 앞세운 CBS <노컷뉴스> 씨리얼(C-Real), 카드뉴스와 큐레이션 영상이 돋보이는 SBS의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 그리고 보도국 기자가 직접 출연하는 JTBC 소셜스토리는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버티컬 브랜드로 독자 접점 확산 주력

<조선일보>는 디지털뉴스본부 내에 소셜미디어팀을 따로 두고 있다. 기자와 동영상 인력으로 구성된 팀에서 카드뉴스, 퀴즈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조선일보 외 ‘조선2보’라는 이름의 서브 브랜드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어려운 뉴스를 쉽게 전달한다는 콘셉트로 접근한다.

2년 전 디지털 혁신을 선언한 <중앙일보>는 디지털 담당 산하 에코팀에서 6~7개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한다. 동영상을 비롯 바이럴 콘텐츠를 자체 생산한다. 올해 들어 영화를 주제로 하는 나초(NACHO), 똑똑한 뉴스 브리핑을 내건 뉴스 10(News 10) 등 버티컬 브랜드를 시작했다.

<한국일보>는 모바일 트래픽 중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입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도입으로 유의미한 광고수익도 거두고 있다. 전담조직인 디지털콘텐츠국 SNS(Social Network Service)팀이 4개 소셜미디어 계정을 맡고 있다.

반려동물을 다루는 ‘동그람이’, 자동차 이야기 ‘모클’, 이슈를 다루는 ‘프란’, 라이프스타일 소재의 ‘치즈(Chz)’, 아이돌과 연예인에 초점을 맞춘 ‘덕질하는 기자’, 영화 매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 좋아’ 등 다수의 버티컬 브랜드 페이지 운영은 개별 부서에서 담당한다. 이들 브랜드는 <한국일보>의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는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한겨레>는 편집국 디지털에디터부문 디지털콘텐츠팀에서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새벽 1시까지 30분 단위로 뉴스를 푸시(Push)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사진부 등 부서별 페이스북 페이지 외 버티컬 브랜드 페이지인 ‘애니멀 피플’을 지난 8월 개설했다. 

방송 뉴스와 소셜미디어 채널 연계한 실험

소셜미디어로 가장 주목받은 언론사는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를 운영해온 SBS다. 직관적인 카드뉴스와 오락성을 가미한 큐레이션 영상으로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2013년 등장한 큐레이션 미디어 <피키캐스트>의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버전으로 동영상 편집력과 취재력에 힘입어 단숨에 경쟁력을 키웠다.

지상파 방송사와 종편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본격적으로 가세한 이후에는 후발 주자인 JTBC가 급부상했다. JTBC는 ‘소셜스토리’처럼 기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탐사보도 페이지 ‘트리거’ 등 버티컬 브랜드를 잇달아 내놓았다. 신뢰도가 높은 방송 뉴스 프로그램과 소셜미디어 채널을 연계한 전략이 주효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잠재 독자군을 발굴하는 보다 큰 목표가 설정되는 과정에서 언론사의 소셜미디어는 그 위상이 커졌고 뉴스룸 혁신을 견인하는 동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소셜 업무 조직의 규모도 커지면서5) 전담화·전문화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좋아요 수’나 ‘도달률’과 같은 정량적인 지표로만 다른 언론사와 비교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는다. 언론사가 생산하는 기존 뉴스로는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끌기 어렵다 보니 ‘말장난’이나 ‘옐로우 저널리즘’ 논란도 여전하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언론사 계정 운영과 기자와 독자 간 소통에서 미숙한 대응으로 적지 않은 갈등과 마찰이 반복됐다.

전문성·체계성 결여 … 미숙한 운영 도마에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 경쟁이 본격화한 2015년부터 각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트래픽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초기에는 전담 조직도 꾸리지 못한 상황에서 신생 미디어의 ‘리스티클 뉴스’나 ‘카드뉴스’ 같은 새로운 형식이 이목을 끌자 비정규직 대학생 인턴으로 콘텐츠 ‘흉내내기’에 매달렸다.

일부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담당 부서에 대한 부당한 처우 문제도 드러났다. 인턴 대학생이 정규직 기자의 ‘갑질’6)을 폭로한 일이 대표적이다.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데스크까지 사과했지만 ‘열정 페이’ 논란으로 온라인 여론이 한동안 뜨거웠다.

이용자 눈길을 사로잡으려 저급한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자극적인 이미지를 일부러 노출하거나 가십거리 위주의 뉴스를 유통했다. 독자의 공감 및 참여를 이끌어낼 만한 뉴스가 많지 않았고 이는 인력 부족 탓이었다.7) 

미숙한 소셜미디어 소통 방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독자가 뉴스 게시글에 맞춤법이 틀린 것을 지적하자 <한겨레신문> 페이스북 운영자가 이를 고깝게 대응해 논란을 일으켰다.8) 운영자의 무례한 태도가 독자 불만을 자초한 셈이다.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온 <중앙일보> 페이스북 페이지는 ‘댓글 여론 조작’이란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올해 5월초 「조국 민정수석 어머니 이사장 사학법인 고액 상습 체납」 기사에 중앙일보 페이스북 계정 운영자 아이디로 “조국 민정수석도 이사였으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렸다.

<중앙일보>는 해당 댓글은 기자가 아니라 관리자 권한을 부여받은 직원이 개인 의견을 올리려다 실수로 언론사 계정 아이디로 등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소셜미디어 계정 관리와 거짓말로 둘러댄 조직 구성원의 태도에 독자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쳤다

독자 신뢰 높이는 소통과 협력 경험 부재

‘촛불’과 ‘5월 대선’을 거치면서 진보언론 및 소속 기자들과 독자들 간 갈등이 폭발한 것은 오랜 소통 부족에서 시작됐다. 정권교체로 끝난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전후로 독자들이 언론사 소셜미디어 계정에 다양한 의견을 남겼으나 언론사가 적절하게 피드백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오해와 불만이 쌓인 것이다.

<경향신문> 트위터 계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일차 일정을 전하며 ‘밥도 혼자 퍼서 먹었다’고 표현했다. <오마이뉴스>, <한겨레>는 대통령 영부인을 ‘김정숙 씨’로 표기하는 보도를 고수했다. 

<오마이뉴스>는 수습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않은 해명11)과 사과12) 논란을 빚었다. <한겨레>의 한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대단히 적절치 않은 언사’를 썼다. <한겨레>는 사태 직후 사과하고 한달 뒤 ‘독자·시민과의 소통확대를 위한 TF’를 꾸렸다. 8월 ‘김정숙 씨’에서 ‘여사’로 표기를 바꾼다고 지면을 통해 알렸다. 특히 SNS 준칙 제정과 독자 소통을 맡는 참여소통 에디터도 신설했다.

자사의 독자층과 대립하며 구독자 및 후원자 이탈 등 전례없는 상황을 맞았지만 이들 매체가 소셜미디어에서 커뮤니케이션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은 대부분 매끄럽지 않았다. 온라인 소통은 전무했고 독자의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뒤였다.

모호한 운영 목표 … 트래픽 덫에 걸려

물의를 일으킨 언론사와 기자가 공개 사과를 했음에도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간 언론과 독자들 사이의 ‘연결’과 ‘관계’가 불충분해서다. 첫째, 전통매체 기자들이 소셜미디어 공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기자 개인 계정은 사적인 활동 영역이지만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공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독자의 관점에서 기자의 견해는 곧 언론사의 판단으로 생각할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둘째,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경쟁력은 소셜미디어 독자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김일숙 JTBC 디지털뉴스룸 기획제작팀장은 “소셜미디어를 부속적이고 보조적인 운영 차원이 아니라 그보다 상위 개념인 독립적인 채널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트렌드 관리나 이슈 따라잡기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뉴스 생산 및 유통의 차원이 아니라 대등한 채널 정체성을 갖고 독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데 비중을 두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셋째, 이러한 차별화는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독자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에서 ‘우리의’ 핵심 타깃 독자가 누구인지 분명히 하고 그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파악하는 활동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그들의 반응을 점검하는 프로세스다. ‘한경오’ 논란의 해법은 국내 언론사가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독자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등이 모호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독자와 대화하는 일은 소홀하게 취급

물론 모든 언론사가 동일한 자원과 역량을 투입할 수 없는 만큼 소셜미디어 활용 방향과 내용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독자와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소셜미디어 대응에 나서면서 최소한의 업무 원칙이나 규정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변변한 업무 가이드라인도 없는 주먹구구식 운영13)은 해외 언론사에선 상정하기 어렵다. <로이터>는 SNS 플랫폼이 주목 받기 시작한 2011년 <저널리즘 핸드북>에서 “소셜미디어에서는 기자들의 사적 의견이라도 로이터의 공식 의견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큰 원칙을 정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만나는 독자들을 ‘가볍게’ 보는 태도도 시정해야 한다. 한 신문사의 소셜미디어 담당 기자는 “소셜미디어의 언론사 활동은 소모적이다. 과거 포털사이트에 종속된 것처럼 페이스북만 이롭게 하는 일이다. 뉴스의 실제 클릭률도 낮다. 편견을 갖고 ‘덤비는’ 독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대응이 가장 낫다.”고 말했다. 독자들과 마주하는 일은 생략한 채 뉴스 유통만 중요하다는 논리다. 

이런 현실은 국내 언론사 소셜미디어에서 매체와 기자 브랜드의 신뢰감, 친근감 형성이란 화두를 후순위로 밀어내버린다. 언론사 소셜미디어 계정은 팬 수, 도달률 같은 정량적인 수치에 집중한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다양한 독자들과 소통을 하기보다는 ‘끼리끼리’ 연결하면 그만이다. 재직 중인 언론사 선후배들과 출입처 인맥으로 ‘연결’돼 다양한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자에게 소셜미디어 독자는 ‘없어도 그만’인 대상으로 전락한다.

국내 언론의 소셜미디어 활용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9)

위상 낮은 소셜 업무 … 윤리적 문제 무방비

소셜미디어의 독자14) 는 댓글과 게시판, 소셜미디어 및 개인 블로그, 추천 알고리즘 등 다양한 경로에 목소리15)를 남긴다. 더욱이 전형적인 ‘뉴스의 구성 요소’16)를 넘어 언론사 브랜드, 기자의 명성 등으로 소비의 대역을 확장해왔다. 

독자가 소셜미디어에서 기대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만연한 불신을 감안하면 기본적으로 ‘저널리즘의 원칙 준수’와 관련 있는 것들이다. 치열한 경쟁질서, 얽히고설킨 이해 당사자, 부족한 연구개발에 처한 언론사는 이를 외면하기 쉽다.

‘현실의 벽’을 내세우며 지연하거나 방치할 경우 언론사의 소셜미디어는 말을 거는 독자가 점점 불편할 수 있다. 언론사 전체 구성원들이 소셜미디어 독자와 가치 기반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 소수의 기자들이 제한적인 성과 목표에 몰두하는 소셜미디어 업무 환경은 윤리적 문제에 있어서도 무방비 상태가 된다.

첫째, 소셜미디어에서 뉴스 소재와 커뮤니케이션의 연성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 저널리즘 상업화의 폐단인 옐로우 저널리즘이 노정된다. 소셜미디어 업무가 자극적인 소재와 의제를 다루는 일로 한정되는 것이다.17) 언론사 소셜미디어 계정의 성과 측정도 순위나 도달률로 도식화하는데 그친다. 더 심각한 부분은 “뉴스조직 차원에서 소셜미디어 운영의 방향과 깊이를 아무도 검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기자 개인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비공식적인 업무, 즉 가욋일로 간주한다. 이러한 여건에서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는 기자는 전통적인 업무 수행에서 참조하는 규범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된다.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18)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느슨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이런 조건에 지속적으로 놓이면 개인 간 편차는 있지만 음주 상태에서 글을 남기거나 일기장에나 쓸법한 사적인 이야기들을 공유하는 등 기존의 업무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처신을 할 수 있다. 조직 내부의 비밀이나 업무상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노출하거나 상관, 이해당사자의 험담을 퍼뜨리기도 한다. 당연히 독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

최신 기술 수렴 … 평판과 명성 보호

소셜미디어에서 언론인의 일탈 행위는 사실성, 정확성, 구체성 등 저널리즘의 원칙을 따르는 언론사의 공적 책임이나 직업윤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를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으로 정리해 체계화하는 시도들이 전개된 것은 기존 규칙과 규범으로 해결하는데 제약이 있어서다. 

해외 언론사는 2010년 이전부터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활동 전반을 검토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2011년 9월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의 ‘디지털 퍼블리싱 가이드라인’19)은 소셜미디어 항목을 포함했다.

신뢰유지, 갈등회피, 투명성, 전문성 등 준수해야 하는 사항과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조언으로 구성됐다. <워싱턴포스트> 구성원은 소셜미디어에서 링크를 달거나 독자와 대화할 때 품격과 평판을 항상 염두에 두도록 했다. 데스크와 편집인 등에 보고를 하는 등 ‘신중한 대처’도 강조했다.

이보다 1년 먼저 뉴스 통신사 <로이터>는 자사 ‘저널리즘 핸드북’에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Social media: Some principles and guidelines)20)을 추가했다. 소셜미디어의 적극 활용을 전제로 하면서도 기자 개인의 의견이 자신의 업무와 로이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

회사 내부 정보 등 기존의 비밀 준수 의무와 함께 저작권법 침해, 명예훼손 등이 의심스러운 상황일 때는 동료, 편집인 등에게 이야기하도록 했다.

영국 BBC는 2011년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공표한 데 이어 2015년 보완한 것21)을 내놓았다.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채팅 앱, 위치정보 등 소셜 플랫폼을 둘러싼 환경변화를 수렴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것은 BBC 채널에서 소셜미디어가 차지하는 위상이 이 기간 동안 대폭 상향된 점이 거든다.

B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 원칙은 정확성, 신뢰성, 공정성과 같은 BBC의 미디어 가치를 준수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정치적 편향을 드러낸다든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공유하거나 퍼뜨려 품위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독자와 소통할 때는 ‘공손함’을 유지해야 한다.

기자 책임 강조 … 정치적 중립, 상업적 활동 금지

국내 언론사들도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22)에 착수했다. <조선일보>가 2012년 2월 시행한 ‘조선일보 SNS 가이드라인’은 소셜미디어 활동의 기본 원칙과 권고사항을 담았다. 기본 원칙에서는 소셜미디어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각자 책임 하에 활동하고 그 결과도 스스로 책임진다는 점을 명시했다.

특히 사적인 활동이라도 외부에서는 <조선일보> 구성원으로 인식할 수 있는 만큼 공정성, 객관성, 정확성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또 △SNS를 이용한 취재 및 보도 시 유의사항, △정치적 중립, △논란 회피, △사내기밀 유포 금지, △상업적 활동 금지, △저작권·초상권 보호를 권고사항으로 정리했다.

2012년 7월 제정한 <중앙일보> ‘SNS 가이드라인’은 SNS 적극 활용을 돕는다는 취지로 책임감과 정보 보안 의식 고취 등의 원칙과 지침을 정리했다. 투명한 활동, 다른 ‘사용자’와 이해관계자 존중(사회와 조직 규범 준수), 구성원으로서의 윤리규정 준수 등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취재 등 업무에 필요한 경우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되 내부 정보 유출을 금지하고 SNS에 올린 개인 생각이 회사 공식 입장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보강했다.‘책임’ 조항을 별도로 정리한 것도 특징이다.23)

취재 및 업무, 회사 콘텐츠 링크, 정치적 중립, 비밀 및 품위 유지의 항목으로 정리된 ‘<연합뉴스> 직원의 SNS 가이드라인’(2010)24)은 어떤 업무 담당자이든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연합뉴스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회사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취재 요청이나 문의를 받은 때에는 부장 등 데스크와 협의한 뒤 대응”하도록 했다. 가급적 연합뉴스의 기사를 링크하도록 권장한 것이 눈에 띈다.

뉴미디어 관련 내용 배제 … 구체성 부족

국내외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은 ‘직업적 규범 준수’에서 동일한 관점을 갖고 있다. 언론사 구성원으로서 복무 및 취재보도 일반의 규정과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직무상 비밀이나 회사 내부의 이야기를 노출하지 않도록 하고, 독자들과 갈등을 일으키거나 의혹을 살만한 일들을 하지 않도록 권고한 것은 비슷하다. 사적인 의견은 올리되 회사의 견해가 아님을 밝히도록 한다거나 개인 계정에서 언론사 기자임을 표기하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국내 언론사의 윤리강령은 ‘뉴미디어 관련 내용의 배제’, ‘생산 윤리 편향으로 인한 상호작용 과정의 배제’, ‘프라이버시와 인권 보호에 대한 무관심’25)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개인 정보, 사생활 보호와 관련된 사항도 대부분 선언적인 문구에 그치고 있다. 이용자 참여 콘텐츠나 소셜미디어에서 취득한 정보 활용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것이다.

국내 언론사는 상세한 규정 대신에 개인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뭉뚱그려놓았다. 이에 비해 해외 언론사는 엄격한 절차에 따르도록 규정했다. 의문이 많은 정보나 갈등적인 상황에서는 상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사적인 활동과 언론사 기자로서의 공식적인 활동을 구분26)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특정한 경향이나 편향된 의견을 가진 독자들과의 소통 등 다양한 사례별로 대응 방식과 유의 사항을 기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윤리적 저널리즘(Ethical Journalism) 핸드북’에서 이용자 및 사회 공동체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27) 뉴스조직의 소셜미디어 활용 목적과 성과 등 업무의 위상에 기반한 내용이다.

전통적 취재 환경만 수렴한 언론계 규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특정한 플랫폼을 상대하는 업무수칙이라면 윤리강령은 언론계 전반의 행동 규범이다. 1994년 3월 제정되고 2006년 개정된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28) 및 실천요강은 통상적인 취재과정 및 보도에서 지켜야 할 행동 기준을 담고 있다. 공정보도, 품위유지, 정당한 정보수집, 올바른 정보사용, 사생활보호, 오보의 정정, 갈등·차별 조장 금지 등이 핵심 내용이다. 2015년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제정한 기자윤리강령29)도 인터넷 기반 취재 보도 전반에 초점을 뒀다.

한국신문협회가 1957년 채택한 ‘신문윤리강령’, 2016년 부분 개정된 총 16조의 신문윤리실천요강 등에는 온라인 뉴스 시장이나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수렴한 내용은 없다. 신문윤리 실천요강의 경우 ‘명예와 신용존중’, ‘사생활 보호’, ‘정보의 부당이용 금지’, ‘언론인의 품위’ 같은 기본적인 항목만 있을 뿐, 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 언론사와 기자가 처한 지점을 수용한 부분은 없다.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윤리강령(2004), 인권보도준칙(2011), 재난보도준칙(2014),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2016)에서도 소셜미디어 관련 내용은 없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2.0’(2013)에 인터넷 환경의 특성에 유의한다는 정도가 전부다. 이처럼 국내 언론의 윤리강령은 제재규정 미비 등 구체성 결여뿐 아니라 뉴미디어 환경 미반영 등의 낙후성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전체 구성원이 온라인 독자 인식, 존중

각 언론사의 보도준칙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겨레>가 2007년 공개한 ‘한겨레 취재보도 준칙’30)에 따르면 “경멸적, 편파적, 선정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차별적 표현의 배제), “폭력, 잔학행위, 성에 관한 표현 등에서 독자가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한다.”(불쾌한 표현의 배제)라고 명시하고 “인터넷과 이동통신 등을 바탕으로 하는 각종 전자매체에도 적용된다.”고만 돼 있다.

디지털 혁신에서 ‘퀄리티 저널리즘’을 강조한 <뉴욕타임스> ‘표준 및 윤리 규정’31)은 ‘공평’, ‘청렴’, ‘진실’의 어젠다를 상위에 배치하고 “독자, 시청자, 청취자 및 온라인 이용자를 가능한 한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대한다”고 언급했다. 상위 규범에 ‘온라인 이용자’를 적시한 것이다.

2004년 공개한 <뉴욕타임스> ‘윤리저널리즘 가이드북’은 뉴스 및 편집부의 가치 및 실행 지침이다. 가이드북 2장 ‘우리 독자에 대한 우리의 책임’에는 “궁극적으로 독자들이 우리의 고용주”이며 그들을 대하는 방식에서는 “독자를 공정하게 대우”하고 “전화, 편지 또는 온라인 등으로 들어오는 독자의 메시지에 응답할 것을 보증한다”고 명시했다.32)

BBC ‘소셜네트워크의 개인적 활용 지침’은 제작 가이드라인(editorial guidelines) 안에 기술돼 있다. 소셜미디어가 BBC가 수행하는 업무의 일부라는 사실을 모든 구성원이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구성원들은 소셜미디어에서 BBC에 대한 독자들의 합법적인 비판에도 대응할 수 있게 했다. 

독자와의 상호작용성 이끄는 방향이 관건

지금까지 전통매체 기자들은 독자로부터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은 경험이 풍부하지 않다.33) 언론사와 기자들은 주로 지인, 동료들과의 제한된 대화를 바탕으로 독자를 인식했다. 독자가 언론인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뉴스조직의 의사결정권자가 통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자의 피드백을 사실상 거의 활용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는 독자와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활동이 중요하다. 콘텐츠, 커뮤니티, 마케팅, 비즈니스 등 전통매체의 전 활동 영역과 호응하는 소셜미디어 활동34)은 언론사와 기자에 미치는 영향35)을 고려할 때 첫째 취재원ㆍ정보원으로서의 관계, 둘째 독자의 ‘말걸기’에 대한 대응, 셋째 조직 내부 및 취재과정상의 정보 관리, 넷째 소셜미디어 이용의 목적과 전략 등 미래지향적 가치36)까지 아우른다.

미래지향적 가치란 협력과 참여저널리즘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패러다임이다. 정확성, 독립성, 불편부당성 등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원칙37)을 뉴스조직과 기자만의 역량으로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의 상호작용성으로 풀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뉴스조직과 언론계 차원에서 상위의 규범인 언론 윤리강령과 보도준칙에도 이를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언론 윤리 체계는 ‘언론의 자유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직업적 불안정성과 촌지와 향응, 취재편의 제공 등 도덕적 문제’38) 등이 상존했던 과거의 시대를 반영하고 있어서다.

기자 개인의 소셜미디어 활용도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첫째 독자와의 소통을 성급하게 접근하지 말 것(신중함과 품격을 유지할 것), 둘째 기자의 일방적인 통제 관성에서 벗어날 것(독자와의 상호작용성을 염두에 둘 것), 셋째 독자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수렴하는 방법을 찾을 것(빅데이터 등 기술 활용성을 확보할 것), 넷째 트래픽 유입 등 정량적 지표 중심의 성과주의를 극복할 것(퀄리티 저널리즘의 연장선상으로 다룰 것), 다섯째 집단지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저널리즘으로 체계화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참여와 협력 저널리즘의 기반을 형성할 것) 등이다.

교양과 품격, 인간미 … 공감과 신뢰의 체계

쟁점은 이러한 언론(인)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전통적인 저널리즘 활동과 동일한 것인가39)의 문제이다. 댓글, 토론, 소통 등 참여자들의 ‘구술’40)을 포함하는 소셜미디어는 온라인저널리즘의 특질을 반영한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게시하거나 독자와 토론하는 행위도 언론 활동인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정보와 메시지의 전달, 독자와의 대화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갈등, 독자(정보원)의 개인정보 수집과 사생활 침해, 뉴스조직 및 취재활동과 관련된 정보 유출, 뉴스조직과 다른 의견 표출 등 소셜미디어 활동에 따른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개인과 조직을 구분해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언론사 브랜드와 기자 개인의 명성과 평판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독자의 새로운 목소리도 점점 크게 작용하고 있다. 오늘날 분명히 좋은 저널리즘은 항상 대화하고 경청하며 분석하는 네트워킹(networking)과 관련된 과정이다. 새로운 목소리를 포용하고, 창의적인 시각, 아이디어, 가치를 수렴하는 일은 전문직의 권위와 영향력을 유지 ·확장하는 활동이다. 일반 독자와 준전문가들을 네트워크에서 연결하고 대등하게 정보 생산에 관여하는 흐름이기도 하다.

현재 뉴스 조직과 기자는 내부의 융합 및 외부와의 공동 작업이 부상하면서 고유의 특권은 퇴조하는 경험에 직면하고 있다. 뉴스 생산 과정을 포함해 저널리즘 관행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직업적 자율성과 전문직주의를 고수하면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태도에 머무를 수 있다. 독자의 행동과 결실을 이해하지 못해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속도와 신뢰성은 서로 모순되는 저널리즘 가치일 수 있지만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41) 여러 정보와 충돌하고 조직적·문화적 병목을 풀어갈 과제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러나 동시에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약속한다는 점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지식 기반 뉴스 생산체계’ 구축처럼 저널리즘의 새로운 역할 모델에는 상호존중과 배려, 경청과 제안같은 ‘융합과 협업’의 윤리가 자리잡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언론중재> 2017년 가을호 '웹3.0 시대의 저널리즘 윤리' 꼭지에 들어간 기고글입니다. 원고는 9월 초 마무리됐습니다. 편집자의 수고로 졸고가 명쾌해졌습니다. 이 난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만 저의 불찰로 오기와 비문이 두세 곳 있었고, 한 문단이 두번 쓰여졌습니다. 또 각주에 현실보다 앞서간 내용이 있었습니다. 블로그에서는 이를 정정했습니다. 또 문장을 몇 군데 매끄럽게 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출판된 뒤 <뉴욕타임스>의 새로운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주석 (32)로 보강했습니다.

<주>

1) 김익현 (2017. 6.). 해외 언론사들의 소셜미디어 활용전략 - 페이스북·트위터 의존 벗어나 ‘플랫폼 다변화’. <신문과 방송>, 30-33.

2)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언론사, 사업자, 기관 등을 친구로 등록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구독하고 공유할 수 있는 카카오톡 서비스이다. 2017년 6월 현재 49만 개가 넘는 플러스친구가 등록돼 있다.

3) 서영길 (2017. 8. 22.). 언론의 실험공작소 ‘버티컬 브랜드’. <더피알>. URL: https://goo.gl/JUQTCu

4) 기존 언론사의 브랜드를 답습하지 않고 콘텐츠의 소재나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특정 주제를 파고드는 버티컬 미디어는 와인, 클래식 음악, 요가 등 틈새 영역을 공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버티컬 미디어는 기존 브랜드의 영향력을 신장할 수 있다. 

5) 2016년 10월 기준 국내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운영 담당 인력과 비교하면 평균 2~3배 이상 인력이 증가한 매체도 있다. 방송사와 조선, 중앙 등 대체로 큰 규모의 언론사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 정재민 (2017. 6.).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 이용자 유인 차별화 전략 없고 회사 지원도 아쉬워. <신문과 방송>, 통권 558호. 22-29.

6) 최승영 (2015. 8. 26.). SBS 스브스뉴스 ‘갑질’ 논란, <기자협회보>. URL: https://goo.gl/8r3hTL

7) 앞의 정재민 (2017. 6.).

8) 강미혜 (2016. 3. 25.). 한겨레 페북서 벌어진 ‘싸질러 공방’...남의 일 아니다. <더피알>. URL: https://goo.gl/81j5Me

9) 크게 논란이 된 부분은 △ 내부 정보의 유출 △ 미숙한 커뮤니케이션 △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 등 법률위반 △ 정치적 의사표현 등이다. 고의적인 행위이거나 무지한 측면도 있지만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오해가 증폭된 점도 있다.

10) 김승현 (2017. 5. 14.). 뛰는 <중앙> 페북지기 위에, 나는 <조선> 페북지기. <오마이뉴스>. URL: https://goo.gl/kKfmNJ

11) <오마이뉴스> (2017. 5. 16.) 공지사항. 대통령 부인 호칭에 대해 독자들께 알립니다. URL: https://goo.gl/1Ayazc

12) <오마이뉴스> (2017. 5. 17.) 공지사항. 오마이뉴스 독자, 시민기자,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URL: https://goo.gl/rfw4pS

13) 박형재 (2017. 6. 5.). 소셜무대서 독자와 맞장…언론의 잇단 ‘헛발질’ 왜?. <더피알>. URL: https://goo.gl/mw9x3y

14) Eun-Ju Lee & Edson C. Tandoc Jr. (2017). When News Meets the Audience: How Audience Feedback Online Affects News Production and Consumption. Human Communication Research. 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15) “독자의 피드백은 뉴스 웹 사이트, 소셜 뉴스 어그리게이터(aggregator), 언론사나 개인의 소셜 미디어 페이지처럼 다양한 인터넷 기반 플랫폼에서 전달되는 뉴스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을 의미한다. 그것은 언어적(이용자 의견) 또는 비언어적(숫자 등급, 클릭으로 보기) 형태(message)로 남겨질 수 있다.” ; 앞의 Eun-Ju Lee & Edson C. Tandoc Jr. (2017).

16) “바람직한 뉴스를 구성하는 하위 요소는 ① 공정성: 다양성, 담론적 공정성, 포괄성 ② 품질: 정보성, 타당성, 적절성 ③ 품위: 존중과 관용, 진정성, 정상성과 중용이라는 얼개를 지닌다.” 이준웅ㆍ김경모 (2008). ‘바람직한 뉴스’의 구성조건. <KABS 방송연구>, 통권 67호. 

17) 언론사 뉴스 웹 사이트나 취재보도에서 사용하기 꺼리는 용어나 주제를 해시태그로 강조하거나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섹스, 폭력, 종교 등이다.

18)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여러 이해당사자는 물론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와의 소통 기회를 통해 공감대 형성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식의 스토리텔링 기법도 제공한다.

19) https://goo.gl/bwB7F

20) https://goo.gl/2w2rdB

21) https://goo.gl/ZZCrBf

22) “국내 언론사가 제정한 SNS가이드라인의 공통점을 요약하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의 성격이 개인 의견임을 명확히 밝히는 동시에 정치적 발언이나 상업적 이용, 사내 정보 유출 등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진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 회사 의도와는 무관하게 기자들의 SNS 활동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김창남 (2017. 5. 24.). 페북 등 개인SNS, 더 이상 사적 공간 아니다. <기자협회보>. URL: https://goo.gl/mh31wb

23) JTBC는 보도부문의 ‘소셜미디어 페이지 운영준칙’을 마련 중이다. JTBC의 브랜드와 방송영상을 사용하는 모든 개별 소셜 페이지는 명확한 목표, 일정한 기준과 절차를 따르도록 하는 내용이다. 구성원 모두가 ‘브랜드 매니저’로서 브랜드의 가치를 신중하게 대하는 업무태도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의 업무수칙을 제정하는 것은 국내 언론사로는 드문 일이다.

24) 동아일보의 ‘동아미디어그룹 사우들을 위한 소셜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 (2009)은 “사우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시글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진다.”며 ‘개임 책임’을 적시했다. 

25) 김균·이정훈 (2017). <디지털 시대의 언론윤리 시스템 연구>. 한국언론진흥재단.

26)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용에서 공적, 사적 영역을 나누는 것은 논쟁거리다. 소셜미디어의 독자들은 언론사 기자에게 분명한 관점과 개성을 기대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활동을 고수할 경우 명성과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7) ‘공동체’는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윤리’에서 중요한 키워드다. ; 앞의 김균·이정훈 (2017).

28) 언론의 윤리강령 제정은 20세기 초반에 시작됐다. 1926년 최초의 국제적인 윤리강령 (InterAmerican Press Associaiton의 윤리강령)이 나온 이래 현재 세계적으로 약 80개국 이상이 언론윤리강령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57년 신문편집인협회(편협)가 국내 최초로 ‘신문윤리강령’을 제정했고 그 이후 개별 언론사들의 윤리 강령 제정으로 이어졌다. 1988년 <한겨레>가 처음 공개했고 KBS가 최초의 방송강령을 1990년 내놓았다. 1994년에는 한국기자협회가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을 제정했다.

29) http://www.kijanews.co.kr

30)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187473.html

31) http://www.nytco.com/who-we-are/culture/standards-and-ethics/

32) 뉴욕타임스는 2017년 10월 기자들의 정치적 표현을 제한하는 논쟁적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공표했다. The Times Issues Social Media Guidelines for the Newsroom http://nyti.ms/2yxpfk9

33) 앞의 Eun-Ju Lee & Edson C. Tandoc Jr. (2017).

34) 소셜 에디터(소통 에디터)가 소셜미디어 조직은 물론 전형적인 뉴스 생산 과정과 마케팅 부서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

35) “SNS를 통한 역의제설정, 의제확산자로서의 독자 영향력 부상, 메시지 확산의 속도폭 증가와 동원 기능, SNS 기반의 소셜뉴스 등장, 취재관행과 가치의 변화, 보도도구로서의 언론사 및 기자 소셜 계정, 크라우드소싱 부상” 등 소셜미디어와 언론 간에는 다양한 이슈가 존재한다. ; 황용석(2011). <SNS와 언론보도>. 언론중재위원회 정책심포지엄 발제문.

36) 수용자와의 양방향성을 가능케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종전의 저널리즘 원칙을 변경시키는 역할을 한다. 뉴스조직과 기자의 온전한 통제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반응, 토론 등의 참여 행위로 정확성, 공정성을 검증 및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뉴스 갱신으로 사안과 정보에 맥락을 제시해 정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즉, 독자와 대화하고 공감하는 소셜미디어의 활용 전략은 저널리즘의 신뢰성, 투명성을 담보하는 열린 과정이다.

37) Kellie Riordan (2014). How legacy media and digital natives approach standards in the digital age. 양정애ㆍ김선호ㆍ박대민 (역)(2015).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원칙>. 한국언론진흥재단.

38) 앞의 김균·이정훈 (2017).

39) 앞의 황용석 (2011).

40) 박선희 (2012). SNS 뉴스 소통. <언론정보연구>, 40권2호.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41) Y de Haan, A Landman & JL Boyles (2014). Towards Knowledge-Centred Newswork: The Ethics of Newsroom Collaboration in the Digital Era. London: IB Tauris & Co Ltd.

* <언론중재>에 게시된 원본 PDF입니다. 내려받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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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뉴스 생태계란

뉴스미디어의 미래 2017.06.25 13:49 Posted by 수레바퀴

한국언론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

"이제 커뮤니티와 저널리즘의 연결이란 생태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커뮤니티는 스토리텔러, 밀레니얼 세대, 예술가-전문가 등이 저널리즘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준비하는 공간을 말합니다.

저널리즘은 기존의 방식이 아닌 외부와의 협업을 이끌 수 있는 창의적 업무와 문화를 정비하는 조직의 업무를 대표합니다.

시민주도의 뉴스, 뉴스조직의 유연한 업무가 결합하는 곳이 바로 새로운 뉴스 생태계입니다.

저는 오늘 네 가지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우리는 미래지향적 저널리즘 생태계를 위해 어떤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2.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저널리즘 생태계는 어떤 것인가?
3.그러나 현장은 어떤가?
4.어떤 새로운 노력이 요구되는가?

먼저 오늘 우리는 어떤 것을 인식해야 하는가입니다.

미래지향적 뉴스 생태계로 향하기 위해 우리는 최근 일어난 언론과 독자 간 마찰과 갈등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두 가지 정반대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첫째, 이들은 누구인가입니다. 공중의 진화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치적 목적을 가진 반지성적인 사람들인지입니다. 둘째, 언론의 태도입니다.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지 아니면 일상적이고 상호적인 동력으로 봐야 하는지입니다.

우리가 지금 공유할 수 있는 사실은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독자의 미디어 사용능력이 아주 우수하며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뉴스조직은 가치를 잃고 조직은 퇴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떤 시스템이나 명령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책임 하에 대응하는 독자의 지혜로움은 낯선 현상이 아닙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독자의 정보는 언론의 해명보다 앞선 수준있는 자료들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여론 조작을 위해서 동원되거나 감정적인 독자들이 더러 있지만 그것이 오늘날 언론과 독자 간 갈등의 전모는 아니라는 것도 인식해야 합니다.

현재 기성 언론의 비즈니스 모델은 현저하게 기능 부전에 빠져 있습니다. 독자를 확장하는 것도, 붙잡는 것도 모두 어렵습니다. 광고의 효용성은 추락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사회적 신호가 있다면 오래된 종이신문의 지면에 광고를 끊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방송 환경도 더욱 분산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지난 10년 간 구조조정이 없었던 언론은 한국 뿐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자의 영향력과 매력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장을 지켜보는 미래 전문가들은 "저널리즘의 미래는 업계를 선도하는 몇몇 언론사 대신 집단지성과 자기 조직화된 지식 노동자에 있다"고 예측합니다. 이러한 징후는 세계의 신생 미디어에서 그 활약상을 찾을 수 있으며, 국내에서도 블로거나 소셜미디어에서 역동적인 장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기반에서는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더 많은 저널리즘이 가능합니다. 허핑턴포스트든, 오마이뉴스든 새로운 생산 에코 시스템은 콘텐츠 네트워크에 의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유지 확장돼 왔습니다.

정치적 블로그에서 비즈니스, 여행, 교육, 페미니즘 등 무엇이든 다루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신생 미디어와 디지털뉴스매개자 간 협력은 이미 시작됐고 지금도 역사적인 기록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콘텐츠 생산은 분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자기 조직화된 지식 노동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뤄질 수 있습니다. 높게 평가해야 하는 부분은 새로운 미디어일수록 이것이 저널리즘에 부합한 활동인지 아니면 상업적인 활동인지를 분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고 대체로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 새로운 모델은 장기적으로는 직업기자 또는 비언론인의 경계, 언론 산업의 경제적 현실을 끊임없이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힘, 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참여자들이 네트워크에서 획득하는 평판, 명성과는 별개로 보상은 낮습니다. 하지만 한때 미디어 수용자였던 독자들이 저널리즘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언론은 자신들이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함께 하려는 동력을 가지면 새로운 영향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향하는 저널리즘 생태계는 어떤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독자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구조화하는 생태계는, 공동체의 공정성, 개방성, 다양성을 구축하고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목표를 최우선적으로 앞세워야 합니다. 이것은 저널리즘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연결돼 있습니다.

여기서 명백해지는 것은 '미디어 시민의 탄생'에서 보듯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기관이 아니라 네트워크처럼 활발하게 연결된 공간에서 협력적인 저널리즘의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는 점입니다.

어쩌면 지금 언론시장이 누리고 있는 '산업'은 곧 없어질지 모릅니다. 특히 그것은 언론이 혼자서 기존의 교류관계를 근거로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최근 수년 사이 포털사이트나 모바일 환경에서 언론의 역할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뉴스시장의 권력은 이동한지 오래입니다.

그 흐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매개자로 구성된 생태계가 새로운 작동원리로 더욱 성장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방법은 지금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갈등과 불만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계는 이들 여러 부분이 서로 협력하고 상호 의존적이며 서로의 작업을 공유할 때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고 그렇게 진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언론환경은 어떻습니까?

언론의 내부는 긴장과 자극보다는 태만과 오만으로 가득합니다. 점증하는 다양한 목소리와 기존의 언론사 뉴스조직이 아닌 곳에서 발행되는 뉴스를 여전히 '도전'과 '생떼'로 여기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에너지로 받아들이는 현명함은 찾기 어렵습니다.

언론과 커뮤니티가 연결되는 오늘날 생태계는 기존의 뉴스를 포함해서 가능한한 모든 형식과 주제를 다루는 스토리를 인정하고, 기존의 조직과 뉴스를 연결시키는 모든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예. 워싱턴포스트 코럴 프로젝트, 커뮤니티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이때 언론이 관여할 수 있는 뉴스 생태계는 비로소 가장 강력해집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 앞에는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판단과 인식을 막는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첫째,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뉴스를 지속가능하게 생산, 유통할 수 있는 재원이 고르게 분산돼 있지 않습니다. 현실정치와 조응하는 과정에서 당파적인 매체가 일부 있지만 그것이 생태계를 대표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됩니다.

둘째, 또한 많은 경우에서 공동체의 문제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뉴스의 품질에 수준저하가 이어지고 있고 뉴스조직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격노' 보도에서 보듯 품질과 방향에 심각한 결손이 있습니다. 여러 불성실한 이유로 내부의 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더욱 큰 문제는 언론사 뉴스룸이 우리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지켜온 재능과 영향력을 나누고 있지 않는 점입니다. 저널리즘은 더 이상 한정된 기관이나 조직,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 아니란 것을 기성 언론 만큼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엊그제 한 토론회에서 진보언론을 포함한 언론은 독자들과 더 많은,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더니 한 언론단체에서 오신 분이 기자 탈진이 심한 현실에서 이상적인 이야기라는 취지의 반론을 펴셨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언론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펴는 공중을 바쁘다고 외면하는 상태에서 진보언론이 어떻게 경쟁력,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까?

첫째, 저널리즘을 다루눈 비영리단체를 키워야 합니다. 스스로 신념하고 믿는 저널리즘을 할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을 더 넓게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성장시키려면 우수한 저널리즘 교육이 필요합니다. 도구의 활용 등 미디어 리터러시에 공동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령 다수의 회원을 둔 커뮤니티가 데이터 수집과 분석, 취재를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들이 지원하거나 기성 언론과 직업기자들에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지원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저널리즘 표준을 높이고, 전 세계의 부패와 학대와 싸우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기금'조성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들을 후원하는 기관이나 기업, 개인에게는 100% 세금 공제 등 세제 상의 인센티브 등 정책접근이 갖춰져야 합니다.

둘째, 정부의 역할은 예산 못지않게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공공 데이터 수집, 분석 등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확대되면서 공동체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회를 더 자주 갖게 되었습니다. 공공영역은 미흡하지만 점차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관심있는 사람들이 더 진실에 다가서는 방향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앞으로 공공데이터의 표준과 연속성, 확장성을 기하는데 보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경로를 확보해야 합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저널리즘 진흥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주변부에서 핵심으로 편입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역량있는 젊은이들이 떠오릅니다.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관심이 모여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시민단체 등에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맡겨야 합니다. 즉, 시민들에게 결정권을 위임해야 합니다. 그 뒤 시민들이 그 부분을 기성언론과 협력할지 말지를 판단토록 해야 합니다.

셋째,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고민하고 정립하는 협력 저널리즘의 생태계는 투명성, 윤리성 확보를 겅조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언론은 고위공직자, 기업인, 법조인, 유명인 등에게 투명성을 요구해왔습니다. 모든 기업과 기관 가운데에서 언론은 가장 투명해야 합니까? 독자들이 묻고 있습니다. 답변을 해야 하고 납득할만한 수준과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공중으로 진화한, 비판적 담론공중은 언론과 긴밀하게 협력을 상정할 수 있습니다.

비영리 뉴스조직과 기관이 증가할수록, 저널리즘 생태계의 긴장도를 높이는 단계에서 박애주의자, 재단, 정부 및 기업의 자금 지원은 불가피합니다. 진정한 질문은 이들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기부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입니다.

투명성을 담보하는 프로세스가 절실합니다. 현실적으로 오늘날 새로운 저널리즘 생태계에 근접한 독립언론과 미디어 기관들이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자금의 출처, 주요 후원자, 급여 및 뉴스생산과정의 비용 등 윤리성이 좌우되는 영역에서 구체적 사실이 지금보다 더 정확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그들의 미래가 걸려 있고 생태계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인 저널리즘 기관의 성장이 새로운 생태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 가치와 정신에 호응하는 청년세대를 기존의 언론사 뉴스조직보다 효과적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입니다. 진지한 저널리즘을 다루는 사람과 기관이 많아지는 것은 경쟁의 격화와 시장의 우울한 결말이 아닙니다.

정직하고 현명한 저널리즘이 도처에서 빛을 발하고 후속세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은 저널리즘 생태계에게는 축복입니다. 인터넷 대중화 이후 한국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역동적이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새로운 생태계를 위해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생태계와 저널리즘의 관계를 끝으로 말씀드립니다.

현대 저널리즘은 디지털 적으로 가능한 것(Digitally Capable)과 근본적으로 디지털적인 것(Fundamentally Digital)의 영역에 있습니다. 생산방식과 기자의 역할, 커뮤니케이션, 조직, 자원 등이 모두 그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자의 인식과 철학, 비즈니스 모델은 상당 부분에서 구식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기회로 간주하는 뉴스 생태계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정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선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저널리즘의 신뢰와 영향력을 재구성하는데 중요합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뉴스는 하나의 완제품 즉,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변경, 재사용할 수 있는 '과정으로서의 뉴스'라는 것을 수렴해야 합니다. 이것에 걸맞는 워크 플로우를 짜야 합니다. 언론과 기자에게 중요한 것은 자존심과 긍지가 아니라 독자와 손잡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국 최대 커뮤니티 중 하나인 '레딧'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명백한 것은 이제 저널리즘은 지난 세기의 경쟁의 자원과 기억을 청산하고 전혀 다른 수준의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미디어의 효과는 금세 드러나지 않습니다. 곧바로 가시화하는 것은 원래의 목표와 다른 것일 수 있습니다. 트래픽 같은 지표에 절대적으로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독자의 참여처럼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힘을 만드는 일에 주목해야 합니다. 독자는 생태계의 시작과 또다른 가능성을 이끕니다. 뉴스조직과 밀착하는 표현•열정의 커뮤니티는 공동체에 긍정의 영향력을 일으키는 에너지입니다. 언론은 이제 자신에게 말을 거는 독자와 한 팀이 되어야 합니다.

현명한 뉴스조직은 이제 독자에 선택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독자의 준거지역과 공간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빛내는 독자의 일상에 다가서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신뢰와 평판을 개선하는 노력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이때 권위, 엘리트 같은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디지털 리더십은 기존의 우호군의 품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양식있는 질문에서 번성합니다. 양이 아닌 질, 형식이 아닌 가치 경쟁으로 협력저널리즘의 생태계를 끌어가야 합니다. 다양성•투명성•상호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다루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6월23일 미디어오늘•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공동 주최 기획 토론회 제4세션 <지속가능한 뉴스 생태계의 모색> 토론자로 참석해서 작성한 글입니다. 현장에서는 시간제약으로 충분히 토론하지 못했습니다. 이 주제에 관심있는 독자들께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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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2017년5월31일자. 나는 한경오 등 진보언론과 대통령 지지자 사이의 갈등은 느슨한 독자관계의 피로도와 불만이 누적돼오다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셜미디어를 두루 잘 활용하는 독자들을 상대로 특별한 고객전략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많은 청중(Audience)의 목소리가 네트워크에서 통합되는 점이다. 또 보다 많은 목소리 즉, 보다 다양한 관점의 '경계가 사라진 뉴스'를 마주한다. 더 많은 이야기를 더 오래도록 나누고 검색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서는 독자들과의 '협력' 외에 공존의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과 이른바 `한경오(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간 충돌을 어떻게 보느냐는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고 있다. "고정·잠재 독자전략이 없는 뉴스조직은 자사 보도에 대한 성찰이 제대로일 수 없고, 독자와의 소통의 효용가치를 깨닫기 어렵다"고 답하고 있다. 

이번 진보언론의 경우처럼 '독자를 잃는' 소통과 보도행태는 더 이상 일어나선 안 된다. 그런데 이 문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 소수 기자의 일탈과 사소한 해프닝으로 한정하거나 가이드라인 정도로 봉합하는 것은 아쉽다. 무엇보다 뉴스조직 차원에서 갈등을 해결하려는 절박함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많은 매체들 가운데 유독 '우리'에게 말을 거는 독자들-공격적이고 거칠게 행동하는 독자들에게 친절함과 존경심을 드러냄으로써 '우리'가 여타 매체와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소통은 아주 중요하다. '규모의 경제'와는 거리가 먼 진보언론이 매달려야 하는 독자발굴 전략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자들의 '압박'을 감정적으로 다루는 협량한 태도가 여전하다. 최근 사태에 대해 일부 기자는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는 자신과 독자들에게 굴복(?)하는 뉴스조직을 분리시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무책임하며 무례하다. 

'독자압박'은 첫째, 독자들이 자신의 신념기준으로 언론(인)에 정론직필을 요구하고 둘째, 구독중단 등 관계단절을 집단적으로 암시·실천하며 셋째, SNS에서 지속적으로 여론을 형성해 언론(인)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독자압박은 광고주 및 권력의 언론간섭과는 다르다. 폭넓은 정보공유에 의해 대중적인 이슈가 되고 있으며 압박의 근거 역시 (독자 입장에서는) 아주 구체적이다. 반면 뉴스조직의 주장은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브랜드 신뢰나 평판 더 나아가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동기가 되고 있다.

진보언론과 독자 사이의 갈등 국면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간 뉴스조직과 독자 사이의 관계가 느슨했고 대화의 기회와 실효성도 미흡했다. 한마디로 '독자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 독자압박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독자는 누구이며 무엇을 기대하는지 파악하고, 뉴스조직의 논의과정에 독자참여를 확보하고 독자의 목소리를 취재보도에 수렴하는 `생산적인 독자전략`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이번 갈등은 두고두고 뼈아픈 일이 될 것이다.

특정 매체와 기자를 나무라는데 치우칠 것이 아니라 국내 언론 전반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차원에서 인터뷰 때 이야기한 것들을 정리한다. 또 언론 보도 내용에서 충분히 다루지 않은 맥락을 보강했다.

`한경오`-독자 갈등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질문은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의 독자-고객(단골손님:지불의사를 갖는 사람)는 누구인가?" "독자들을 이해시키고 파트너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이다.

우선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언론이 지향하는 가치는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투명성. 독자는 뉴스에 대해 시시콜콜한 것까지 물을 수 있다. 독자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언론은 점점 뉴스 생산과정을 감출 이유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내일자 1면 톱뉴스나 단독-특종을 불과 몇 시간 이후까지 숨기기보다는 이 뉴스가 언제 어떻게 다뤄졌는지를 먼저 알리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시대다.

둘째, 책임성. 독자가 비난하는 내용을 우리가 책임감있게 다뤘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체로 우리의 부주의가 있었다면 즉시 사과해야 한다. 또 후속 보도와 대화를 통해 충분히 알려야 한다. 가령 어떤 기자가 독자의 공격을 참지 못하고 독자를 비난했다면 그것은 책임이라는 가치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 뉴스조직은 발언하는 독자를 적으로 둔갑시켜선 안 된다. 독자가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뉴스조직은 크고 작은 책임을 인정하고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미디어의 책임이다.

셋째, 다양성. 우리는 광범위한 목소리와 관점을 인정해야 한다. 기자들은 자신의 취재 보도 이후에 계속되는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할 것인지의 여부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그것에 귀기울여야 한다. 때로는 독자들이 훨씬 더 현명하고 솔직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기자는 중재자, 조정자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저널리즘의 고유한 원칙 혹은 매체의 관점-일정한 자존심을 지키는 것과 그들의 독자의 기대치는 항상 비슷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는 데서 시작한다. 먼저 진보언론의 독자들과 성실한 대화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독자와의 갈등은 중요한 '고객'과 연관된 것인 만큼 뉴스룸의 리더, CEO가 나서야 한다.

디지털•모바일 퍼스트처럼 속도나 형식 등 뉴스생산양식의 고민 못지않게 고객에 대한 보다 투명하고 구체적인 소통을 의미하는 ‘독자 퍼스트’를 서둘러야 한다. 독자 퍼스트란 독자를 친구와 동료, 파트너로 다루는 협업과 협력을 의미한다. 이미 '독자 최우선 전략'은 네트워크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카드로서 논의된지 오래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어나고 있는 진보언론과 독자들 사이의 갈등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첫째, 지난 십수년간 진보언론의 혁신이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제보 사이트를 열거나 인터넷방송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돈을 후원해달라는 읍소도 하였지만 말이다. 독자들에게 진보언론의 혁신이 무엇인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 

진보언론이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독자의 과잉감정도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이전에 진보언론은 그들의 혁신을 독자들에게 알리지 못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번 문제는 진보언론이 그간 자신의 독자들에게 진정성이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간극이 벌어지면서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기자의 감정노출이 빚은 일시적인 사건으로 봐선 안 된다. 독자들이 진보언론의 혁신을 제대로 공감했던 적이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독자가 진보언론과 느슨하게 연결된 상태에서 기자들의 '결기'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 

둘째, 최근 논란이 된 소통 방식도 문제다. 소셜미디어처럼 개방적이고 유대감을 갖는 공간에서 기자가 독자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독자와 싸움을 거는 고약함은 문제다. 더 나아가 독자를 공격하고 가르치려고 하는 태도도 무례하다.

지금까지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에서 자신들이 지키고 확보해야 하는 독자들을 잃으려고 소통한다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 일단 논란이 커지자 진보언론은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안의 본질은 소셜미디어에서 기자의 대화방식과 태도를 규정한 근거가 없어서는 아니다. 우리에게 독자란 무엇이고 또 누구인지, 이들 독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와 방향이 없었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다. 

셋째, 진보언론은 다른 언론사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는 날선 비판을 주저없이 해왔다. 자사의 보도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 

요즘 일부 독자들의 항의는 "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변호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고 품격 있는 저널리즘을 해달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독자들이 이번 사안에서 관심을 갖고 제언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방식으로 독자들과 대화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호소력있게 다가서야 한다.

워싱턴포스트의 논설위원이 독자 댓글을 골라 답변하는 형식의 동영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고객을 우대하고 존중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독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언론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소통 더 나아가 네트워크에서 미디어의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첫째, 현대 독자들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거는 기대감이 아주 높다. 언론은 거기에 상응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령 독자가 문제제기를 하면 뉴스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독자의 합리적인 지적이라면 사과를 하고 정정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 가령 라이브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소통하는 등 독자의 이야기도 자주 들어야 한다 독자는 뉴스를 그저 읽고 퍼나르는 소비자가 아니라 뉴스를 함께 만드는 '협력자‘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참여자는 포털로 유입되는 독자를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독자대응의 대전제로 삼아야 한다.    

둘째, 언론은 소셜미디어의 독자가 네트워크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몇 년 전 시카고 트리뷴 편집자 게르 잉 커른 (Gerould Kern) 편집장은 "우리는 수만 명에 이르는 일련의 개인적 연결에 주목한다. 우리의 성공은 어떤 형태로든 트리뷴에 오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독자와 유대 강화를 위해 2012년 한 해만 공공정책 토론, 저자대화, 기자 세미나 등 100개 이상의 뉴스 이벤트를 개최했다. 독자의 생각과 능력을 알기 위해 함께 활동했다.

셋째, 소셜미디어에서 언론과 독자 사이의 소통은 정확하고 검증 가능하며 공정한 것일 때 의미가 있다. 가령 독자들은 언론의 오류를 지적하고 언론은 그것에 대한 판단을 내려 피드백하는 과정을 갖는다. 

이러한 투명한 과정은 신뢰를 쌓는 일이다. 신뢰는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독자는 저널리즘이 어떻게 작동하고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왜 이 사진을 채택했는지, 그리고 왜 이런 식의 보도가 이뤄졌는지 신속하고 명백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독자는 소셜에서 언론의 진지하고 투명한 노력에 감동할 준비가 돼 있다.

넷째, 언론은 소셜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 또는 잠재고객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 공동체의 청년 활동가들, 반짝이는 창업자들 그리고 우리를 들뜨게 하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셀럽과 철학자들을 불러모으고 함께 토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대선후보자 토론회에서 나왔던 군대 내 동성애자 이슈는 지금도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묻히고 있다.

다섯째, 소셜 미디어는 가정사와 같은 일상적인 주제, 최신 유행 등 트렌디한 주제를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과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채워지는 뉴스조직이 필요하다. 이것은 새로운 저널리즘 활동이다. 매체는 독자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주인공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여섯째, 최근의 갈등에서 우리가 배웠던 가장 중요한 점은 언론과 기자가 독자들과 대화를 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에 대해 관심을 갖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나야 한다. 대화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능숙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뉴스조직의 소셜미디어 활동 전반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조직 내 갑질문화, 연성뉴스(스낵커블 콘텐츠) 등 상업화와 선정주의, 댓글관리 등 허술한 소통체계가 지금까지 국내 언론의 소셜미디어 활동의 그늘이다. 

첫째, 소셜가이드라인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엄정한 규칙만 강조하면 미래지향적 활용은 억제된다. 효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컨대 진보언론은 소셜 소통의 잠재력을 키우는 적극성이 요구된다.

둘째, 소셜 활동의 구체적인 목표가 보다 구체적으로 공유돼야 한다. 트래픽, 브랜딩, 독자관계 관리 등 체계적인 방향이 필요하다.

특히 내부 구성원들은 항상 진지하게 고객을 응대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소셜미디어를 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공유한다. 이를 위해 인프라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국내 언론의 이 부문에서의 투자가 성의있게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셋째, 디지털•모바일 퍼스트라는 구호 넘어 자리잡은 '독자 퍼스트'의 의미를 가다듬어야 한다. 네트워크는 새로운 무대이다. 이곳에 참여하는 독자들과 공생의 파트너십이 요구된다.

독자 퍼스트는 "우리가 정성들여야 할 고객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 우리가 그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 우리와의 유대관계가 그들의 삶에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최상의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을 의미한다. 언론사 내부에 '디지털 리더십'의 정립이 수반돼야 한다.

진보언론과 독자들 간의 갈등과 마찰을 생산적인 에너지로 전환시켜야 한다. 뉴스 생산자인 전통매체가 커뮤니케이션 주도권을 잃는 사이 네트워크는 더 촘촘한 연대의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통매체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드라마틱한 아니면 이미 진부한 단정일까.

덧글. 이 글은 <더피알>, 이번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했던 <미디어오늘> 등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내용을 재정리했음을 거듭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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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저널리즘을 제언하는 뉴욕타임스의 혁신 프로젝트. 신뢰와 소통의 문명을 재현하는 퀄리티 저널리즘이야말로 디지털 혁신의 최고 덕목이어야 한다.


"언론의 미래는 디지털에 있다"란 선언적 화두가 제시된지 어언 10여년. 전 세계 전통 뉴스 미디어의 숨가쁜 혁신 변주곡이 요란하게 켜졌지만 안갯속인 뉴스 시장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언론은 매체 포화와 포털사이트 등이 압도하는 시장 경쟁 질서가 이어지며 생존마저 힘에 부치는 양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의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를 통한 뉴스 이용은 한국이 28%로 2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사실상 최하위권에 속했다.

또 포털 및 검색 서비스에서 뉴스 소비를 시작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0%로 세 번째로 높았다. 온라인 뉴스 소비에서 스마트폰을 주로 이용하는 비율(48%)은 가장 높지만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 뉴스를 이용할 때 뉴스미디어의 브랜드를 인지한다는 비율은 가장 낮았다. 언론사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이 뉴스 소비의 출발점이라는 응답은 불과 13%였다. 

또 "뉴스를 거의 항상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26개국 중 22위였다. 35세 미만 젊은 세대는 고작 10%만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온라인 뉴스 유료 구매 경험은 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 기관이 국내 디지털 뉴스 생태계를 들여다본 성적표치고는 우울한 잿빛이다.

정론을 펼친다는 언론산업은 왜 불신받는가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5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서도 전통 뉴스 미디어의 입지 축소는 거듭 확인됐다. 가장 일반적인 시장 지표인 신문 구독률은 2004년 48.3%에서 2015년 14.3%로 계속 떨어졌다. 열독률은 같은 기간 70.6%에서 25.4%로 급감했다. 

미디어별 하루 평균 뉴스 이용시간도 종이신문(7.9분)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한 지상파 방송사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의 수도권 시청률은 2% 대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비해 인터넷은 103.8분, 소셜미디어는 22.7분으로 전통매체를 압도했다. 

뾰족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해외 언론의 '청사진'만은 희망의 좌표로 자리잡았다. 7명의 <뉴욕타임스> 기자로 구성된 '2020 그룹(The 2020 Group)'이 올해 초 공개한 '독보적인 저널리즘(Journalism that stands apart)'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디지털 퍼스트(digital-first) 전략을 금과옥조로 받아들이게 했던 2014년 5월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의 재탕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그 울림은 명징했다. 최근 2~3년 사이 독자가 주로 이용하는 매체 조합 즉, '미디어 레퍼토리(media repertoire)'나 콘텐츠의 형식 선호에 맞춰 대다수 언론이 기울인 다채로운 노력의 중심에 저널리즘 가치라는 근원적인 성찰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디지털이 희망이라면서 왜 제대로 하지 않는가

지난 2012년 아름답고 역동적인 그래픽을 탑재한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뉴스 ‘스노우폴(Snow Fall)’은 한국언론에 큰 자극을 줬다. 수많은 뉴스 형식 실험이 곧바로 전개됐다. 그러나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보여주기식’ 접근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것조차 만들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던 '카드뉴스'의 경우 불과 1~2년 사이 '이용 피로도'만 쌓였다. 한때 수백만 클릭을 기록하던 데서 지금은 뉴스 혁신의 '체면치레'나 하는 것으로 전락했다.

이러는 사이 '포털 검색어 기사', '자극적 제목달기' 등 '옐로우 저널리즘'의 멍에를 벗어던지지 못한 것은 물론 '기사형 광고'를 내세운 '상업성'의 그늘만 짙어졌다. 결국 십수년 동안 포털사이트로 넘어간 뉴스 이용 점유율을 되돌리지 못한 채 고착화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대다수 언론이 '포털 탈출'의 기대주로 꼽은 소셜미디어에서도 논란만 커졌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뉴스 스타일은 쏟아냈지만 콘텐츠 완성도는 물론 독자 '소통'은 여전히 부족했다. 더구나 일부 언론사 소셜미디어 운영자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아 '드립' 논란만 일으켰다. 정규직이 아니라 수개월 짜리 인턴을 뉴스룸에 투입하고 '갑질'하는 뉴스룸의 허위의식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품격 있는 저널리즘의 격과 결은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트렌드에 맞추는 콘텐츠 생산의 함정

반면 ‘스브스뉴스'-'비디오머그'의 SBS, '소셜스토리'의 JTBC 등 방송사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큐레이션, 기자의 직접 참여로 브랜드 마케팅까지 확장하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시도가 '완성품으로서의 뉴스'가 아닌 '과정으로서의 뉴스'를 관철하는 자극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과정으로서의 뉴스'란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며 더 나은 가치를 수렴해가는 뉴스다.

이를 위해 <뉴욕타임스>는 "독자에게 보다 중요한 목적지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 위상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보도(report)'와 '직원',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특히 트래픽과 페이지뷰의 성장전략은 폐기하고 독자의 습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긴 안목을 우선시할 것을 내세웠다. 당장의 생존과 효용성을 위해 방치하는 '베끼기', '짜깁기', '따옴표 보도'를 버릴 것이란 경고이기도 하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온라인 뉴스 동영상의 미래(The Future of Online News Video)' 보고서는 뉴스 동영상의 현주소를 뼈아프게 진단했다. 온라인 뉴스 사이트 30곳의 동영상 채널에 머무른 시간이 전체 평균 방문 시간의 2.5%에 그쳤다. 북미 지역에 한정된 통계지만 뉴스 동영상이 텍스트에 비해 실제로는 많이 소비되지 않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국내 언론은 이같은 냉정한 진단과 측정은 생략한 채 '모바일 퍼스트', '비디오 퍼스트'라는 수사적인 자기 최면에 갇혔다.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자체 플랫폼 강화 노력은 포기하고 독자는 실종된 언론사 간 순위놀이에 매몰됐다. 실제로는 포털사이트나 소셜미디어를 위한 '봉사' 뿐이면서도 독자 접점 확대로 미화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조직의 다수 구성원이 우리가 왜,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합의하고 움직이는 진지함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었다.

업의 본질은 품격과 신뢰의 저널리즘이다

<뉴욕타임스>는 단지 풍부한 멀티미디어를 제공하는 선에서 머물지 않으려면 지금과는 180도 다른 차원과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자를 비롯한 전체 구성원의 채용과 교육, 인사는 물론 취재와 보도의 수준, 콘텐츠, 업무와 역할을 세부적으로 재정의하는 밑그림을 강조한다. 디지털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전통 뉴스 미디어는 뉴스 콘텐츠의 상품성 약화, 독자와의 상호성 미흡, 네트워크 생태계에서 연결성 빈곤으로 생태계의 주변부에 배회하고 있다. 6년 전 0명에서 1년 전 100만명 이상의 디지털 독자를 보유한 <뉴욕타임스>는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커머스의 위기를 '품격의 저널리즘'으로 극복해온 혁신 리더다.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저널리즘 구현, 즉 '업의 본질‘ 추구가 진정한 성장과 닿아 있음을 역설해왔다. 

<뉴욕타임스>는 무엇보다 왜 뉴스조직을 바꾸어야 하는지의 의문 즉, 원칙과 방향을 명확히 하는데 초점을 둬 왔다. 현대의 광고주들은 콘텐츠 소비를 위해 언론사의 플랫폼에서 오래 머물고 호기심과 의견을 드러내는 고객에게 주목한다는 것 쯤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이 경쾌한 권위와 명성을 구가하는 신문은 고객이 원하는 정보 제공이야말로 언론사의 디지털 플랫폼이 추구하는 제1의 목표임을 거듭 되뇌인다. 첫째, 매일 습관처럼 찾아오는 곳 둘째, 시간을 아낌없이 쓰는 곳 셋째, 기꺼이 구독료 지불의사를 품게 하는 곳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이다. 

즐겁고, 유익한 조언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진화 

특히 언론사가 생산하는 모든 뉴스는 단편적이거나 평면적이지 않고 시각화(Visual-first),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같은 디지털 테크놀러지의 옷을 입는다. 모든 개별 뉴스는 다른 연관 정보들과 함께 구조화된다. 

고객을 즐겁게 하고 판단을 돕는 유익한 조언도 추가된다. 가령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설득한다. 이같은 '서비스 저널리즘'을 선언한 <뉴욕타임스>는 아예 상품 추천 서비스 와이어커터(Wirecutter)와 스위트홈(Sweethome)을 잇따라 인수했다. 정보 생산자로서의 지위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안내자(guidance)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론 본연의 활동이 줄어들어서도 안된다. 탐사보도나 인사이트를 담은 논평 등 품격있는 저널리즘은 혁신의 변함없는 중심축이다.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네트워크 생태계와 충돌하는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칼럼은 지양한다. 그 대신 '다양성'과 '전문성'을 뉴스의 최고 가치로 다뤄간다. 

유연하고 탁월한 구성원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비디오 그래픽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등 기술 분야의 권위자들은 충분히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언론사의 R&D 예산은 전무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금지원 없이는 인프라 투자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뉴스조직의 진화를 돕는 사회적 후원도 극히 제한적이다.   

독자 데이터·수익모델과 디지털 기술의 접목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가 발표한 '2017년 10가지 이슈'는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에 상당한 내용을 할애했다. 언론사들이 처한 재정적 어려움 때문이다. 여기에는 언론과 광고주 사이의 구도가 재편되는 조짐이 있다. 가령 '브랜드 저널리즘'에 나선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미디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언론사가 우수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광고주를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여명이 넘는 인력으로 자체 뉴스룸을 갖춘 한 대기업은 "우리는 (광고 관행을 바꿀) 준비가 됐지만 언론은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에둘러 현장을 표현했다. 사실 혁신은 기자들이 모여 있는 뉴스룸만의 문제는 아니다. 마케팅, 비즈니스 전담 인력들도 융합적인 매체 환경을 주도할 기술 역량을 갖춰야 한다. 편집국과 광고국 간의 '매출 경계 갈등'이 아니라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 인프라를 언론사 내부에 갖추는 시급하다. 

불확실한 콘텐츠 유료화의 과제도 만만찮다. 언론사와 기자들은 스스로 생산한 뉴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겠지만, 독자들이 외면하는 콘텐츠라면 애써 시간과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우리 고객이 될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과정이 없다면 일방적인 뉴스일 뿐이다. "언론은 모르지만 페이스북과 구글은 알고 있다"는 독자와 관련된 데이터 수집, 활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포털사이트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자나 대학, 연구자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펼쳐야 한다.  

뉴스 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국내 시장에선 비미디어 부문의 수익 다각화는 앞으로 특별한 의제가 될 것이다. 언론 브랜드의 힘이 있을 때, 재능있는 파트너들과 함께 미래 비전을 그리는 큰 그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안팎의 스타트업 창업 지원, 치밀한 투자 분석을 체계화하는 마케팅과 비즈니스의 시야가 필요하다. 

디지털 대응 속도와 트래픽에 주력하면서 놓쳤던 저널리즘의 가치를 복원하는 혁신 어젠다.


디지털 리더십·파트너십·멤버십·성과의 재정의 필요

2017년 세계 신문업계는 광고수익(628억 달러)보다 구독수익(639억 달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의 차별화·고급화·전문화에 따르는 일관된 투자 못지않게 독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물리는 커뮤니케이션과 커뮤니티로 뒷받침해야 한다. 페이지뷰만 기록하고 사라지는 휘발적인 이용자에서 평판과 콘텐츠를 갖춘 참여지향적인 독자를 흡수할만한 멤버십이 나와야 한다. 

디지털의 성과 재정의도 필수적이다. <뉴욕타임스>는 "가장 성공적이며 가치 있는 기사는 가장 많은 페이지뷰를 얻은 것이 아니다"라고 정의한다. 다른 매체에서 접할 수 없고, 통찰력과 영감을 얻는 뉴스라면 비록 트래픽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단독과 특종의 낡은 우상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단 한명의 독자라도 공감·반응할 수 있는 콘텐츠에 방점을 둬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도 각별한 이슈다. 정치권 광고주 출입처를 중심으로 전통적 유대와 연고에 기반한 '아날로그 리더십'을 뛰어넘는 '디지털 리더십'을 정립해야 한다. 디지털 리더십은 평등성, 개방성, 투명성, 상호성 같은 네트워크의 특성을 껴안은 통찰과 결단이다. 이는 개인의 다양성을 지지하고 집단지성의 잠재성을 도모하는 창의적인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협력자를 넓고 깊게 상정하는 디지털 리더십은 콘텐츠와 관련있는 것이라면 다리를 잇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동차, 생활가전 등 그동안은 거리가 멀었던 이종사업도 협력의 관점에서 다룬다. 위계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라 유연한 대화의 장을 지지한다. 더 나아가 각계의 전문가들은 물론 독자들과 친근한 벗을 자처한다.  

한국판 혁신보고서를 낸 <중앙일보>의 드문 도전은 겨우 1년여의 시간을 지났다. 척박한 국내 뉴스 시장에서 성공 사례가 나오려면 그 누구든 조급증은 버려야 한다. 폭증하는 뉴스의 시대, 다양하게 분화한 뉴스 소비자에게 '저널리즘의 가치'를 복원하는 공동의 자정과 분발이 절실하다. 허울과 구호 뿐인 지금까지의 디지털 혁신 논의를 넘어선 '신뢰·소통·독자'의 가치를 곧추세우는 대장정이 시작돼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관훈저널> 142호(2017년 봄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원고 작성시점은 2월 초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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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의 변화

Online_journalism 2017.02.20 09:14 Posted by 수레바퀴

뉴스의 폭주 시대다. 뉴스를 만나는 독자들은 분화하고 있고 언론사는 이들과 조응하기 위해 부산하다. 뉴스의 형식 변화에 많은 변화가 거듭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속에서 기억나는 뉴스와 언론은 보이지 않는다. 독자가 원하는 것에 포괄적으로 조응하는 서비스저널리즘까지 등장한 마당에 좌고우면할 시간은 없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리가 전제해야 할 것은 없는가? 스토리텔링의 범람에서 성찰해야 할 지점이다.


"디지털에서 만나는 뉴스는 수십 년 전의 출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통매체의 콘텐츠가 소셜과 모바일에 억지로 끼워 맞춰지고 있다" 

2016년 말 조나 페레티 <버즈피드> CEO가 구성원들에게 보낸 글이다. 전통매체는 여전히 인터넷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반면 <버즈피드>는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이 결합한 소셜미디어에서 '항상 공유할 만한 콘텐츠'를 내놓는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에서는 '공감성, '이면성', '인간적 흥미성' 등의 뉴스 가치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텍스트에서 멀티미디어로만 끝나지 않고 '사적 영역의 뉴스화’, ‘주관적 의견의 뉴스화’, ‘조각 사건의 뉴스화’ 등 내용적인 전환도 모색된다.

실제 현장에서의 뉴스 혁신은 육하원칙(5W1H)의 뉴스 문법 극복, 다양한 표현 적용, 퀄러티(Quality) 저널리즘으로 전개돼왔다. 2012년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 '멀티미디어 인터랙티브 뉴스'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뉴욕타임스의 '스노폴(Snow Fall)'은 결정타였다. 

'스노폴' 직후인 2013년은 국내에서도 '인터랙티브 뉴스'가 서막을 알린 해였다. <경향신문> '그 놈 손가락', <한국경제> '사물인터넷 빅뱅이 온다', <매일경제> '경주마 당대불패 이야기', <아시아경제> '그 섬 파고다' 등 장기간 준비한 작품들이 빛을 봤다.  

정보 구조화, 집단지성 활용, 산학연계 등 울림이 있는 시도도 쏟아졌다. 주간지 <시사IN>의 '응답하라 7452'는 세련된 디자인과 화려한 인터랙티브를 줄이는 대신 메시지 자체에 초점을 뒀다. 지역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부산일보>의 '석면쇼크'도 이 무렵 공개됐다. 

2010년 전후 <연합뉴스>를 필두로 <조선일보>, <한겨레> 등의 디지털 부서에서 크고 작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첫 선을 보인지 3년여 만에 재점화했다. '2016 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중앙일보>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 모션 그래픽 100만 촛불의 과학' 그리고 <경향신문> 최순실 게이트 관계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등 수작이 적지 않았다.

사실 국내 언론에서 체계적인 디지털 뉴스 생산이 본격화한 것은 인터랙티브 뉴스가 아니라 카드뉴스다. 2014년 미국 <복스뉴스>는 '카드스택(card stacks)'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고, 턱밑에서는 <피키캐스트>의 재미있는 카드뉴스가 대파란을 일으켰다. 

카드뉴스는 카드 규격의 공간 안에 사진과 텍스트를 담아 한 장씩 넘겨보는 스와이프(swip) 구조로 돼 있어 모바일에 최적화돼 있는 포맷이다. 크게 기존 보도물을 요약하는 것, 인물과 주제를 설명하는 것, 수치나 통계 따위를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나뉜다.

지난해 대부분의 언론사는 카드뉴스에서 폭넓은 소재를 다뤘다. 2015년 초 SBS <스브스뉴스>가 '최저 시급으로 '밥상 차리기'…각 나라별 사진 화제' 등 재미와 정보를 담은 카드뉴스로 소셜미디어를 주름잡은지 2년 만이다. 

카드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 '티타임즈(TTimes)'도 탄생했다. 네이버 포스트, 카카오 1분(boon) 등 양대 포털사이트도 모바일 카드뉴스에 힘을 실어줬다. 이 결과 <조선일보>, <한국일보>, <민중의소리> 등 대부분의 뉴스조직이 카드뉴스 제작에 뛰어들어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페이스북을 비롯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모은 것은 카드뉴스 뿐만 아니라 '리스티클 뉴스'에서도 찾을 수 있다. 리스트(list)와 아티클(article) 합성어인 리스티클은 기사제목에 소재와 숫자를 제시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요약한 정보를 나열하는 게 일반적이다. 

카드뉴스처럼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의 콘셉트를 가진 리스티클은 '40대 직장인이 챙겨야 할 금융상품 5가지',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10곳' 등 소셜미디어 공유에 최적의 형식을 주도해왔다. 한때 언론사 간 베끼기가 넘치면서 피로도가 고조됐지만 간편한 제작과 배포 등 업무 효율성으로 카드뉴스와 함께 꾸준히 성장했다. 

모바일 플랫폼에 비디오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며 카드뉴스에서 클립 영상으로 대세가 이동하고 있다. 클립 영상은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의 대표 주자로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됐다. 

천편일률적인 뉴스 영상 재가공에 머물던 클립 영상은 기자들이 직접 해보는 체험형, 취재 현장을 라이브로 전하는 중계형, 중요 부분을 요약하거나 그래픽과 자막을 입히는 하이라이트형, 함께 토론으로 이슈를 풀어가는 방담형, 기존 자료를 짜깁기 한 재활용형, 독자 제보형·참여형, 페이스북 라이브 여론조사 등 여러 갈래로 진화했다.  

클립 영상은 스포츠·예능 등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한 KBS, MBC, SBS 등 대형 방송사의 활용도가 컸다. 편집 노하우와 제작 인프라가 한 수 앞섰다. 독보적인 SBS <비디오머그> 못지않게 JTBC 등 4개 종편사도 거들었다. 

독자가 문의하고 기자가 피드백하는 참여형 라이브 외에도 정규 뉴스 프로그램에서 미처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셜 전용 기획 프로젝트가 잇따랐다. 정치이슈를 쉽게 소개한 '100초 정치수업', 출연자가 미션을 수행하는 '치킨 게임' 시리즈,  '어려워진 운전면허 기능시험 테스트' 등 <노컷뉴스> '씨리얼(C-Real)'은 강의형·드라마형 같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앞세웠다. JTBC는 '전기료 누진제 소송 이슈'처럼 시의성 있는 주제에도 순발력 있게 대응했다. 

<KBS 뉴스>의 '아침뉴스'는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를  통해 기상 리포터가 방송과는 다른 자유롭게 날씨 예보를 전했다. 머리를 긁적이거나 독자의 댓글을 읽어주는 등 친구같은 모습이다. '뉴스의 예능화'란 비판도 있지만 '친근한 뉴스'란 이미지와 '관계'를 덤으로 얻었다.

뉴스의 외연을 넓히고 독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관되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JTBC는 페이스북 '사회부 소셜 스토리'를 통해 기자들을 스토리텔러로 내세웠다. 우선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에 훌륭한 수준의 '티저(teaser) 영상'을 공개해 실제 방송 시청으로 유도했다. 또 '미리보는 뉴스룸 #큐시트'로 흥미를 유발했다. 

물론 JTBC는 홈페이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에서 라이브 중계를 진행했다. 정규 방송이 끝난 직후 페이스북에서 기자와 앵커가 어우러진 '소셜 라이브'는 중단없는 뉴스 소비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 

뉴스를 색다르게 구현하고 이것들을 물 흐르듯 연결하는 방식은 JTBC 브랜드에 대한 교감을 넓혔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 리서치 부문 대표는 "기자나 부서, 앵커가 전면에 등장하는 페이스북 전용 콘텐츠는 다른 시사프로그램의 시청으로도 연결된다.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휘발적이고 느슨한 경험(Reader Experience)에서 지속적이고 강렬한 경험(Fan Experience)을 제공해 골수 팬을 형성하는 전략인 셈이다.  

방대한 자료에서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데이터저널리즘'이 폭넓게 다뤄진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KBS 보도국 데이터저널리즘팀 '고병원 조류독감 이렇게 퍼졌다', SBS 뉴미디어국 데이터저널리즘 서비스 브랜드 '마부작침'의 20대 총선, YTN 보도국 데이터저널리즘팀, <중앙일보> '데이터로 보는 뉴스세상(DATADATE)' 등이 두드러졌다. 

콘텐츠의 절대량이 많아질수록 선별된 양질의 정보 수요와 차별화한 형식의 몰입도는 커진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를 주제별, 타깃별로 콘텐츠 생산과 유통을 추진하는 '분산 미디어' 전략으로 확장한다. 세대·나이·지역 친화적인 니치(niche) 콘텐츠에 비중을 둔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두텁다.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2016년은 전통매체의 특종 경쟁이 디지털 뉴스 시장을 지배했다. 촛불집회를 라이브로 중계하는 영상이 압도했다. 정치 이슈가 온라인 저널리즘을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뉴스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뉴스 이용은 언론사 채널이 아니라 여전히 포털에서 이뤄진다. 뉴스 혁신 성과가 높게 나올 수 없는 환경이다. 유도현 대표는 "트래픽이 급증한 조선일보 '스낵(snac) 서비스'처럼 현재 연성 뉴스는 유효한 대응이다. 뉴스 혁신 그 자체에 주력한 것이 아니라 유통 채널 다변화로 시장 경쟁구도를 바꾸려는 여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뉴스의 위기는 가짜 뉴스(fake news)와 필터 버블(filter bubble)에서도 불거졌다. 뉴스 생산의 전문성이 엷어지는 가운데 누구나 허위 정보를 마구 유통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의 온상으로 도마에 오르내렸다. 

또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편향적인 정보 선별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소셜뉴스중개자 즉,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의 기호나 취향을 반영한 내용만 뽑아서 전달하면 다른 사실을 접할 기회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독자들도 소셜미디어에서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과 교류할수록 다양한 정보 노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뉴스의 신뢰 회복을 위해 '팩트 체크(fact check)'와 '테크 저널리즘'이 부상했다. 미국의 주요 뉴스 미디어는 대선 후보자의 TV토론 프로그램과 인터넷을 접목했다. 후보자가 과거에 발언한 내용이나 관련 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검증했다. JTBC 뉴스룸은 '뉴스룸 팩트체크' 페이스북 페이지와 연동해 사실 검증 채널로 입지를 굳혔다.

4년 전 시작된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 신문사 팟캐스트(pod cast)는 시사 분야 팟캐스트 영역에서  <한겨레> '김어준의 파파이스'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기자나 유명인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주효했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드론 등 첨단 기술과 결합된 테크(tech) 저널리즘도 화제였다. 기존 화각을 넓힌 360도 영상으로 통용되는 VR영상은 <한경닷컴> '뉴스래빗의 '아수라장 조계사' 보도를 시작으로 '"아들에 죄책감 없어요?"…잔인했던 부천 현장검증', '가장 추운 날…어쩌면 가장 따뜻했던 소녀' 등으로 주목받았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동으로 뉴스를 생성하는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은 <LA타임즈>의 실시간 지진 속보 작성 로봇기자 '퀘이크봇(QuakeBot)'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시황 기사를 쓰는 2015년 초 <파이낸셜뉴스>의 ‘아이엠에프엔봇(IamFNBOT)’, 기업 공시자료를 전하는 <매일경제> 스타트업 '엠로보' 그리고 올 1월 <헤럴드경제>의 '히어로(HeRo)'로 이어졌다.  

드론은 2014년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때 조명받았지만 비행금지구역, 야간비행 금지 등 항공법의 제약과 전담인력 부족으로 신문사의 경우 취재 과정에 광범위하게 쓰이지 못했다. 그러나 독자 제보, 공모전 등의 형태로 가능성을 타진하는 언론사들도 하나둘 생겼다. <한경닷컴>은 외부 전문기관과 '한경 드론영상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사업화를 추진했다.  

강정수 대표는 "해외 뉴스 미디어는 디지털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술력과 콘텐츠가 우수한 스타트업이나 고객층을 확보한 온라인 미디어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내부 실험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외부 협력을 통한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독자가 문제 해결이나 판단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정보를 흥미와 호기심을 곁들이며 제공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중앙일보>·JTBC는 올해 초 독자가 직면한 문제와 사회적 이슈를 여론화하고 대안을 찾는 열린 소통 채널 '시민마이크'를 오픈했다. '시민마이크'는 특정 주제에 대해 독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광장이다.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는 기법도 여럿 나왔다. <중앙일보>는 판결 데이터를 기초로 헌재와 독자의 인식 차이를 알아보는 '당신과 헌재의 싱크로율은?', '초간단 정치성향 테스트' 등 '뉴스퀴즈'를 꾸준히 선보였다. 

크고 작은 뉴스의 혁신들이 쏟아졌지만 '거품'론도 제기된다. 뉴스 스타트업 한승곤 <뉴스룸(Newsroom)> 대표는 "전통매체는 지나치게 '완성도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시장의 경향은 쉽게 전달하고 널리 공유하는 것이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 제공할 수 있는 가변형 생산 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 형식 못지않게 조직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유도현 대표는 "독자를 고객으로 인식하고 성향을 파악하고 개인화 뉴스를 제공하는 활동이 커지고 있다. 핵심 독자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채널에 대한 맞춤형 접근으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며 뉴스 혁신 방향을 설명했다. '브랜드 선택과 목적지향 독자' 또는 2030 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스마트 유저'를 발굴하고 이들과 호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를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뉴스에 관여하는 참여자로 상정할수록 뉴스의 변신은 필연적인 흐름이다.  

<뉴욕타임스>는 1월 미래 비전을 담은 <2020 보고서>에서 비주얼(visual) 형식과 '서비스 저널리즘(service journalism)'을 내세웠다. 독자가 견인하는 뉴스의 시대를 상징한다. 지난해는 다채로운 뉴스 형식을 풀어내며 독자와의 눈높이를 맞춰 봤다면 앞으로는 열성적인 독자와의 소통, 참여와 협력에 방점을 둬야 한다. 닫힌 커뮤니케이션에서 열린 커뮤니티로, 일방적인 콘텐츠에서 공감하는 문화로, 지식에서 지혜의 틀로 뉴스 경쟁력을 재정의해야 한다.


덧글. <신문과 방송> 2월호 원고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월 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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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디지털 스페셜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은 상하 좌우 분할 방식의 인터페이스다. 기자들과 디지털 어시스턴트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디지털스토리텔링의 정례화는 뉴스룸 구성원들의 디지털 융합을 촉매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이 반응하고 호응하는 인내의 시간을 견딜 장기적 관점이 견고하다면 말이다.


<중앙일보>가 22일 창간 51주년을 맞아 내놓은 '디지털 스페셜-대한민국 검사의 초상' 시리즈가 화제다. 다루는 소재도 놀랍고 전하는 방식도 완성도가 높아서다.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은 총 3개 시리즈 6개 챕터로 구성된 대형 프로젝트다. 중앙일보 법조팀 기자 일부를 비롯 총 9명의 취재기자와 영상, 디자인, 개발, 모션그래픽 등 10명의 어시스턴트들이 약 4주간 매달렸다. 텍스트, 영상, 사진, 데이터 기반의 인포그래픽, 내레이션, 아카이브를 활용한 포토 슬라이드 등 멀티미디어를 녹여냈다.

이날 내놓은 시리즈 1 '유예된 젊음'에 이어 9월29일  '영강님 혹은 검사 3학년', 10월6일 '떠난 자와 살아남은 자' 등 총 3편이 잇따라 공개된다. 종이신문 버전과 디지털 버전은 사실상 별도로 만들어졌다. 포털에는 전송하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김한별 데이터저널리즘 데스크는 "대한민국 엘리트 집단인 검사를 입체적으로 다뤄 보자는 게 콘셉트다.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접근했다. 애초 트래픽 같은 정량적 목표를 잡은 것은 없다. 2개 시리즈가 더 남은 상태이지만 안팎에서 호평을 들어 안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한별 데스크는 불과 2개월 전 디지털 업무를 맡게 된 18년차 종이신문 기자로 '해안침식, 백사장이 사라진다' 등 무거운 주제의 디지털 스페셜을 진행해왔다. 

김 데스크는 "디지털 업무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뉴스룸 모든 구성원들이 디지털 마인드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단 독자 반응은 비교적 '호의적'이다. 한 독자는 댓글에서 "지면 신문과 앱의 느낌이 다르다. 검사의 권력 부패가 사회구조적 연관성이 있다는 메시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응원했다. 이석우 <중앙일보> 디지털 총괄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미래의 신문은 디지털 스페셜 같은 느낌이 아닐까"라는 격려성 댓글이 이어졌다. 

지속가능한 디지털 콘텐츠 생산환경이 갖춰지는 <중앙일보>의 다음 실험들에 업계의 관심이 쏠릴 만하다. 

다음은 김 데스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모바일 버전에서 만나는 인터뷰 영상들. 영상 플레이어는 종전 JTBC 인프라에서 중앙일보의 자체 온라인비디오플랫폼(OVP)을 적용했다. 기술적으로도 진화하는 중앙일보 플랫폼은 척박한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Q. 검사를 다룬 아이템이 화제다. 아무래도 시의성이 있어 선택된 것 같다. 작업 과정을 소개해달라.

사회부 법조팀 기자를 비롯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에 소속된 기자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현직 검사 인터뷰는 아무래도 취재원 접근이 수월한 신문기자들의 도움이 컸다. 10명 이상의 법조인이 인터뷰에 응했다. 얼굴을 밝히지 못하는 인터뷰이들도 더러 있었다. 

일부에서 가벼운 주제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검사' 소재를 정한 뒤 추석 연휴 기간을 제외하고 약 4주 정도 작업했다. 동해안 침식 아이템처럼 한꺼번에 공개할 수도 있지만 분량도 많아서 나눠서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면기사를 만드는 법조팀 기자들은 전통적인 지면형식의 기사체로 다뤘다. 디지털 버전과 일부 중복되기는 하지만 구성이 전혀 다르다. 모션 그래픽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시합격 수기 등 독자들이 읽을 거리는 디지털 버전에 더 많이 넣었다. 앞으로 남은 시리즈 2개에서 공개할 것이다.

Q. 작업과정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면?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 소속 기자들이 디지털 버전의 콘텐츠를 먼저 작업했다. 지면 버전으로 리라이팅하거나 지면용 기사는 법조팀 기자들이 담당했다. 

그래픽 요소도 마찬가지다. 모션 그래픽 등 디지털 버전의 그래픽을 만들어 종이신문 제작부서에 소스를 전달하면 지면 그래픽용으로 재구성하거나 별도로 작업했다. 

일반적으로는 지면용을 만들고 인터넷 버전으로 만들지만 애초부터 디지털 버전으로 기획하고 준비했다. 시각 차이는 있겠지만 지면용을 디지털 버전으로 만드는 순서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Q. 인터페이스, 레이아웃 등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모바일 버전도 완성도가 높아졌다.

아무래도 디지털 부서는 젊은 인력들이 많다. 소통도 메신저 위주였다. 단톡방을 열어서 어마어마한 파일들을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점차 좋아진다"는 말을 들어 뿌듯하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디자이너와 개발자들과 논의를 했다. 

기존의 방식이 상하 스크롤 방식이었는데 이번에 상하, 좌우 축을 만들었다. 참고할만한 레퍼런스를 학습했다. PC버전은 스크린이 크니까 좌우분할이 가능한데 모바일 버전은 어렵다. 처음부터 모바일 버전은 별도로 기획했다. 

Q. 시간도 꽤 걸렸고 참여멤버도 많다. 기자만 9명이다. .

공개한 숫자로만 보면 20명 정도다. 하지만 법조 기자들이 검사 인터뷰한 것을 제외하면 상시적으로 취재한 기자는 디지털 부문 4명 정도다. 그밖의 개발자, 디자이너가 작업을 했다. 아이템 회의까지 포함하면 약 5주가 걸렸다. 시리즈 한 회별로 2개 챕터가 있으니까 모두 6개 챕터다. 현재 5개 챕터가 마무리된 상태이다. 뒷 부분은 계속 수정 보완 중이다. 

Q. 디지털 스페셜 '검사의 초상'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법조 기사는 사건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번 디지털 스페셜은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사고치는 검사, 영화에 나오는 검사 등 일반적으로 검사 이미지는 정형화돼 있다. 실제 검사들을 만나면 많이 다르다. 80~90%는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이다. 일부가 일탈을 저지른다. 

그래서 '검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쪽으로 결정했다. 사법고시 준비하는 검사되기 전, 실제로 검사생활 무렵, 검사 이후의 모습 이렇게 세 가지 흐름으로 검사의 '일생'을 다큐멘터리 기법을 차용했다. 독자들이 '검사'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됐으면 싶다.

Q. <중앙일보>의 최근 디지털 콘텐츠 실험이 주목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디지털 부문을 맡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배워가고 있다. 이런 걸 해보는 게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의 디지털 경험과 자산을 확대하는 쪽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중앙일보> 내부에선 디지털 업무가 가외로 하는 차원이 아니라 디지털을 중심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디지털 스페셜처럼 디지털 담당 부서만 이런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편집국 기자들을 비롯해 전체가 관여하는 방식으로 향하고 있다. 

디지털 부문은 선제적으로 실험을 주도하고 경험을 확산하는 선두조직이 되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종이신문 기자들에게 확산돼 '디지털 융합'이 정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Q. 중앙일보 뉴스룸 융합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기사(오디언스 맞춤형 디지털 콘텐츠 생산)’를 먼저 올린 뒤 각 매체의 특성에 맞도록 기사를 재가공해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안다.

모든 것이 실험하는 과정이다.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형식적으로, 내용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연성 콘텐츠를 주로 하는 쪽도 있고 우리처럼 경성 소재를 다루는 쪽도 있다. 앞으로도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제대로 된 방향을 잡기 위한 실험과 공부는 바로 독자 중심, 고객 중심 콘텐츠 생산이 아니겠는가. 기존의 공급자 마인드에서 소비자 마인드로 가는 실험으로 이해한다.

디지털 스페셜 '검사의 초상'을 주도한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는 <중앙일보> 직제상 디지털총괄 산하의 한 부서다. 디지털총괄은 디지털담당, 멀티미디어담당, 디지털편집데스크 등 3개 조직을 두고 있다.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는 이중 디지털담당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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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없는 언론, 덕후 많은 유명인

Online_journalism 2016.09.19 00:19 Posted by 수레바퀴

류근 시인과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의 페북 계정. 류근 시인은 한 신문의 보도내용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선대인 소장은 한 방송의 출연정지 통보가 부당하다며 공론화했다. 유명인이 자신의 소셜계정을 지렛대 삼아 레거시 미디어의 일방 통행에 직접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들의 팬들은 즉각 그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레거시 미디어의 독자 충성도는 빈약한데 비해 유명인의 팬덤은 규모는 물론 내실도 성장한지 오래다.

유명인들이 언론(인)과 관계에서 겪은 일들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으로 공개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과거에는 (향후 언론관계를 고려해서) 보도내용 가운데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선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최근에는 법적 다툼은 물론이고 기자 또는 제작진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소상히 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양상이다. 

<상처적 체질>에 이어 얼마전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낸 류근 시인은 15일 페이스북에 한국일보 황아무개 기자의 기사를 링크하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왜 내 시집 기사 안 써줘요"란 제목의 이 기사에 '익명'으로 등장한 시인이 '나'라며 해명하고 나선 것.

평소 잘 아는 한국일보 다른 기자에게 안부 겸해 전화를 걸었다가 졸지에 '기사 청탁'을 한 '갑질 시인'이 됐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에서 류근 시인과 시는 '여성을 착취하는 메커니즘' 위에 똬리를 튼 채 "야만의 세계를 꼭 빼 닮은 야만의 시"를 생산하는 것으로 모질게 평가받았다. 

류근 시인은 이 기사를 "시에 대한 오독과 모독"이지만 "이해한다"고 받아들이면서도 시집 기사나 써 달라고 재촉하는 '쓰레기 시인'으로 둔갑시키고, 구체적 작품 인용도 없이 시집을 '여성혐오의 총알받이'로 만들어버린 '언론권력'에는 '양아치 폭력'이라며 토를 달았다.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도 없이 한 개인을 뭉개버렸다"는 것이다.

시인은 자신의 소셜 캐릭터처럼 "참 영광스런 노릇"이며 "눈물나게 고맙다"고 역설로 봉인했지만 쉽게 닫히지 않는 모양새다. 한 평론가는 류근 시인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했고, 소설가 이외수는 "평론가는 오줌을 누고 싶어 하는 개와 흡사하다"며 시인을 '응원'했다. 시인의 팬들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평소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온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18일 자신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KBS <아침마당>의 납득할 수 없는 출연 정지 통보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선대인 소장은 장문의 글에서 "프로그램이 정한 생존•탈락시스템은 어긴 채 담당 국장과 본부장이 전해 들은 의견을 내세워 중도하차를 결정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음에도) 시청자에게 사과는커녕 방송과정에서 저지른 잘못 때문에 출연을 정지시킨다는 안내 멘트를 방송에서 할 예정이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경위를 소상히 밝혔다. 

또 선 소장은 "이번 일은 언론의 공정성과 여론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는 문제이고, 공영방송의 가치에 의문을 갖게 하는 문제"로 규정하면서 '공론화'했다. 선 소장은 특히 "(KBS 제작진과 주고받은) 통화 녹취파일과 문자 내용 등이 있다"면서 앞으로 진실공방이 있을 경우 '공개' 의사까지 밝혔다.

선 소장과 KBS측의 갈등을 전한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KBS 담당 CP는 "프로그램에서 정해놓은 규칙에 따르지 않고 선 소장에게 ‘출연정지’ 통보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 소장의 방송 내용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제작진(국장·책임피디·담당피디)이 자체적으로 판단과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또 KBS측은 조만간 제작진의 공식 입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 소장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팬'들을 중심으로 '공영방송 신뢰추락' 논란이 가열되고 있고, 언론보도가 잇따라 파문이 확산될 조짐도 엿보인다. 

언론(인)과 유명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 몇 가지 생각할 여지가 있다.  

첫째, 언론(인)과 유명 취재원(출연자)은 대등하다. 이제 취재원은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에 노출되는 것이 일정한 성공을 위해 최우선적인 목표도 아니고, 언론 역시 (대중성을 갖춘) 전문가 확보가 예전처럼 몹시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제 양측은 서로에게 전략적 파트너에 다름아니다. 더욱이 특정 사안이나 주제를 이끌어 가는 측면에서는 언론(인)의 역할이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흐름이다. 여행, 공연, 부동산, 금융 등 각종 이슈를 판단하는데 있어 레거시 미디어의 콘텐츠는 2순위가 되기도 한다. 언론은 여러모로 불순한 동기에 의해 보도한다는 비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둘째, 유명 취재원(출연자)은 네트워크에서 브랜딩-대중성, 저명성, 전문성 등을 쌓는 동안 팬들과 직접 접촉이 늘어나게 된다. 단지 공감버튼과 댓글로 그치지 않고 미팅, 토크쇼, 식사 등 대면 접촉이 빈번해진다.

반면 언론(인)은 혁신의 강도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당분간은 독자와의 직접 만남이 제한적이고 후차적인 과제로 머물러 있다. 독자는 댓글-게시판을 점령할 순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내)인사', '정책(논조)',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분명한 그룹은 아니라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셋째, 유명 취재원(출연자) 특히 전문가들은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일정하게 갖추고 있다. 이에 언론(인) 사이에도 이들을 확보하려는 다툼은 격화하고 있다. 현실에선 '우리 편'은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매체와 협력할 때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등질 때도 있어서다.

사실 미디어 시장에서 전문가를 둘러싸고 피할 수 없는 경쟁은 오래 전 시작됐다. 유명 필자, 스타는 지면 경쟁력과 프로그램 시청률을 견인하는 원동력 중 하나다. 심지어 페북 스타의 기사 공유는 클릭 순위를 주무른다. 언론(인)이 팬덤을 보유한 취재원(출연자)과 반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손해나는 일이다.

오늘날 유명인의 소셜계정은 언론은 물론 대중의 관심을 사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유명인과 척을 진 언론(인)을 보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유명인의 소셜계정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일은 매일 습관이 돼 있다. 유명인의 '호소'는 "정의에 가깝다"는 팬들이 많다. 언론(인)은 활동 역사만 한 세기니 "누가 뭐래도 믿는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앞으로도 각 분야 전문가 즉, 유명인들과 레거시 미디어 간 갈등은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안의 경중과는 별개로 유명인들이 자신의 소셜계정으로 대언론 비판에 활발히 나서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에서 확보한 두터운 팬층을 의식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류근 시인과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이 스스로 밝히면서 알려진 이 사건들은 대표적이다. 

'덕후'를 등에 업은 유명인 그리고 팬덤은 없지만 '관록'의 전통매체 사이에 벌어지는 팽팽한 대결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경기장은 점점 기운다. 네트워크 참여자들과 상호교류와 공감이 없는 레거시 미디어의 연전연패다. 오죽하면 현존하는 혁신의 최종 목표가 타깃 독자 확보이겠는가.

선대인 소장은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KBS 아침마당 시청자게시판에까지 찾아가 항의의 글을 올려주신 덕분"이라며 감사의 글을 올렸다. KBS가 해당 프로그램에서 (선 소장은 100% 만족하지는 않지만) 공식적인 안내 멘트를 내보낸 데 따른 것이다. 선 소장은 "(자신의 출연정지는) '진짜 시청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태"인 만큼 "(바로 잡는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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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피디의 페이스북 페이지. 쇼맨십도, 열정도 뜨거운 그는 독자들의 댓글에 일일이 답변을 달아준다. 기존의 언론사와 기자들의 행보와는 가장 차이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짱피디. 본명은 장주영 씨(33세). 1인 뉴스 크리에이터가 그의 직업이다. 단순한 정보성 콘텐츠가 아니라 뉴스만 취사선택해 자기만의 스타일로 해석하는 창작자다. 

오락 콘텐츠가 넘치는 MCN 환경임에도 흔치 않은 영역에 도전한 짱피디가 15일 선정릉역 트레져헌터 스튜디오에서 <더스쿨오브뉴스>(http://www.theschoolofnews.com/) 교장에 취임했다. 

역동적인 제스쳐를 내세운 캐릭터로 이름을 알려온 짱피디. 하지만 취임식은 진지했다. 이날 짱피디는 '뉴스리터러시'를 강조했고 '민주주의'를 거론했다. 미디어 교육을 통한 뉴스 생산, 유통, 소비의 선순환 구조에 주목했다. 그는 '뉴스학교'를 지속가능한 기반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의 파격적인 뉴스 형식 실험에는 일반적인 1인 미디어와 다른 묵직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짱피디는 독자와의 교감을 승부수로 내세웠다. 밀레니얼 세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기존의 '28 청춘 날씨뉴스'와 59뉴스'에 이어 '짱피디의 의견표명' 까지 콘텐츠 편성도 늘렸다. 28청춘 날씨뉴스는 기상청 자료를 보고 대본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약 1시간이 소요된다. 59뉴스는 3시간 정도다. 짱 피디는 이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하루 최소 4~7시간 뉴스를 붙들고 있다.

짱 피디는 그러나 콘텐츠를 기계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청년들(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잡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전통매체의 뉴스실험은 ‘실패의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내재하는 '정신(spirit)'이다. 기자들이 젊은 세대들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정신을 콘텐츠에 담고 있지 않아서 독자들이 떠나고 있다"는 입장을 자신의 콘텐츠에 관철한다.

그간 많은 1인 미디어들이 명멸했다. 하지만 이처럼 뉴스에 천착하는 창작자는 전무했다. 그는 왜 뉴스를 사랑할까? 뉴스는 정말 중요한가? 이런 질문에 짱피디의 답변은 명문이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가 집중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어서 직접 자기 삶과 관련있는 일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는 민주주의 발전과 연관돼 있다"


짱피디에게는 후원하거나 선물을 보내는 독자들이 자주 출몰한다. 이러한 교감이 뉴스 생산자 즉, 기자에게 필요한 능력과 태도라는 지점에 이르면 전통매체의 갈 길은 멀고도 또 멀게 다가온다.

젊은 층과 호흡하는 짱피디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독자들의 '사랑'이 머무른다. 후원과 선물이 쏟아진다. 연예인 팬덤 못지 않다. "결국 브랜드와 신뢰의 문제이다.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하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다.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는 뉴스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요? 포기하셨다면 감사하다. 제가 그 자리를 채우겠다.^^" 

짱 피디의 도전이 어떤 성과를 낼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짱 피디처럼 뉴스를 사랑하는 1인 창작자가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어 시장변화도 감지된다. 감정 없이 턴테이블 위에 얹혀지듯 뉴스를 제조하는 전통매체가 아니라 마음과 정성을 담고 직접 소통까지 하는 뉴스 생산자가 하나둘 부상하고 있어서다.

전통매체의 건조한 뉴스 건초를 태우는 짱 피디의 열정이 어디에 다다를지 기대가 되는 지점이다. "어떤 일이든 열매를 맺으려면 지속가능해야 한다. 현재 저는 뉴스 저변을 넓히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15일 <더스쿨오브뉴스> 개교식에 참석했고, 일주일 뒤 페이스북 메시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질문 : 전통매체의 다양한 뉴스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실패'로 보는 측면이 있다면?

짱피디 : 전통매체의 뉴스 실험을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청년들(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잡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실패의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내재하는 '정신(spirit)'인데 전통매체 안에는 이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전통매체의 뉴스에 관심을 못 갖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을 가르치려는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독자를 중학교 2학년생으로 간주하고, 내가 의제설정 다 해놓고 가르치려는 것이죠. 즉, 갑의 마인드입니다. 독자에게 진정으로 다가서서 배우고 존중한다는 것을 수사적으로 말할 뿐이죠. 독자들은 금세 알아챕니다. 또 그걸 ‘재미없다’라고 뭉뜽그려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들은 젊은 세대들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정신을 콘텐츠에 담아야 합니다. 이 부분이 빈곤해서 독자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질문 : 전통매체의 트래픽 모델의 거품이 빠지면서 전문지들도 힘에 부치고 있는 실정이다. 짱피디의 뉴스 혹은 새로운 뉴스형식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한가? 그리고 그것은 1인 창작자나 소규모 미디어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짱피디 : 사실 국내에선 지불장벽(페이월)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세입니다. 지불여력이 없는 청년들을 타깃으로 하는 뉴미디어 뉴스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많죠. 하지만 저는 다른 생각입니다. 청년들이 나와 함께 하는 매체, 나와 늘 곁에 있는 기자, 피디, 언론사라고 느낀다면 충분히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될 것입니다. SM이나 YG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10대의 팬덤 현상입니다. 

물론 뉴스에도 통할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추론으로 그치는 것보다 실제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바로 카카오의 스토리펀딩을 해본 거죠. 여기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천원, 이천원 씩 후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대학생 독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든 돈을 후원하기도 했죠. 이렇게 특정 타깃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준다면 후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크라우드펀딩'은 검증된 모델입니다. 

언론의 기본은 독자의 신뢰입니다. 언론사에 대한 브랜드와 사명에 후원하는 시민들은 지갑을 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국내 언론은 그게 무너졌기에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흐름은 언론사 브랜드를 점점 갉아먹고 있죠. 

제가 추구하는 새로운 뉴스 형식들은 청년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포장지만 바꾼 것입니다. 1인 창작자나 소규모 미디어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 쉽고 재밌는 뉴스를 통해 청년들이 뉴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궁극적으론 민주주의에 닿아 있습니다.

대형 미디어,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각자 타깃과 사명에 집중하는 저널리즘을 펼친다면 독자 후원의 페이월 시스템은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랜드와 신뢰가 관건입니다. 

만약 얼굴도 모르는 독자가 여러분의 기사를 잘 봤다고 개인적으로 선물을 주고  후원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조직에 활기와 자연스러운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하루에도 몇 번씩 제겐 이런 일이 나타납니다. 뉴스가 너무 재밌는데 공짜로 보는게 죄송하다며 독자들이 커피와 치킨 등 기프티콘을 보내줍니다. 젊은 세대는 일반적으로 귀찮아서 소액결제 등을 하지 않는다지만 그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하면 귀찮은 일도 자발적으로 합니다.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는 뉴스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요? 포기하셨다면 감사합니다. 제가 그 자리를 채우겠습니다.^^

질문 : 짱피디는 지상파 방송사 출신이다. 그런데 파격적인 뉴스 형식은 전통의 뉴스 문법에서 벗어난 만큼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버즈피드가 '수박폭발'이라는 영상을 만들어서 독자들의 호기심만 자극하는 것처럼 그것은 그저 '오락적'이라는 것이다. 짱피디가 생각하는 뉴스, 저널리즘, 기자는 무엇인가? 

짱피디 : 결론적으로 저는 어떻게 불리우느냐는 상관없습니다. 처음 버즈피드가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기존 매체는 '황색저널리즘'이다, '쓰레기 기사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비판하던 기존 매체들이 지금은 오히려 브랜디드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죠. 물론 국내 언론사들의 낚시 기사류와 비교하긴 어렵고요. 

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개그도 하고, 때론 춤까지 하는 뉴스(의 진행방식)를 저널리즘이 아니라고 보는 분들도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정상적인 언론인들이라면 나름 가치관이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저널리즘이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뜬 구름 잡는 이야기인가요? 

민주주의 발전의 근본은 시민의 정치참여입니다. 대표적으로 '투표'죠. 그런데 청년층의 투표율은 중장년층에 비해 여전히 낮습니다. 기성세대는 청년세대를 향해 "현실에 불평만 늘어놓지 말고 투표 좀 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청년들은 투표할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습니다. 아르바이트에, 취업준비에 지치고 있죠. 투표를 해도 정치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혐오주의도 만연합니다. 정치인들은 그런 청년들을 신경쓰지 않고 노년층 공약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청년들의 삶은 팍팍할 수밖에 없죠. 이 악순환을 깨고 싶었습니다. 제가 하는 뉴스를 통해서 말이죠.

대중은 자신과 관련 있는 뉴스는 꼭 봅니다. 마트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대형마트 영업규제' 뉴스를 보죠. 내 근무여건과 직접 연관이 있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PC방 업주는 '게임규제'에 관심이 높죠. 

청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삶과 직접 관련이 있는 뉴스라면 챙기게 되죠. 또 그렇게 소비해서 지식이 생기면 그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도 하게 되죠. 투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뉴스는 민주주의 발전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담은 뉴스라도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밀레니얼 세대가 집중할 수 있는 뉴스가 아니라면 소비 자체가 안 되죠.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마구 던져버리는 매스 미디어 시대에서 각자 원하는 정보만 선별해서 보는 파편화된 버티컬 미디어 시대로 이동한지 오래입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를 위한 재미있는 뉴스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관점으로 저는 '재미' 요소를 찾고 있습니다. 오락적으로 볼 수도 있고 불편하다고 기피하는 분들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멀티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 편집은 물론 기획까지 제가 다 하죠. 밥그릇 빼앗길까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전통매체 내부 구성원들과는 다릅니다. 이젠 한 가지만 고집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제 도전은 계속될 겁니다.

질문 : 페이스북 같은 소셜에서 유통하는 뉴스는 전통매체의 지면, 방송에서도 다뤄야 한다고 보는가? 역으로 지면이나 방송에서 나온 보도물을 그대로 소셜에서 유통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짱피디 : 온라인 뉴스를 오프라인에서, 오프라인 뉴스를 온라인에서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밀레니얼 세대 관점에선 '뒷북치는 일'이죠. 오랜만에 뉴스를 챙겨보려는데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판에 박힌 형식에 따라 전달되는 뉴스라면 보고 싶을까요? 역시 별 거 없네, 시간 아깝다, 딴 거나 하자 이런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죠? 밀레니얼 세대가 시간을 투자할 가치를 느낄만한 오리지널 뉴스가 중요합니다. 물론 브랜드 콘셉트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접근방식은 바뀔 수 있습니다. 다이소처럼 이것저것 다 파는 박리다매 방향성이라면 온라인에서 이슈화된 아이템을 전부 짜깁기해서 보여줘도 되겠지요. 그러나 지상파나 뉴스전문 미디어라면 선택과 집중을 해서 오리지널 뉴스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밀레니얼 세대의 반응도 나올 겁니다.

질문 : 1인 창작자 시대다. MCN의 미래는 어떨 거 같은가? (짱피디는 트레져헌터와 계약을 맺은 창작자이다) 플랫폼 사업자 혹은 창작자들과 전통매체 사이의 역할은 없겠나?

짱피디 :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MCN 사업자와 초기 단계부터 함께 하고 있는 창작자로서, 연구자-대학원생으로서 볼 때 썩 좋지 않습니다. 1~2년 내 소수의 MCN 업체만 남고 모두 통폐합될 것입니다.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곳도 나오고 있지만 수익모델은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일부에서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대외 여건이 나빠지면서 이마저도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런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거품'에 휩싸이지 않고 제대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온 것이니까요. 곧 누군가 평정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전통매체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MCN 업체와 섣불리 손을 잡았다간 잘못된 이미지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최근 모 언론사가 아프리카나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BJ 등의 형식들을 모방했다가 평판이 나빠지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 가장 눈여겨 보는 국내외 미디어나 전문가가 있다면? 혹은 당신의 멘토가 있다면?

짱피디 : 제가 이 분야에 가장 첫 발을 디딘 처지라 '멘토'는 따로 없습니다(웃음). 눈여겨보는 미디어는 국내보다 해외 매체가 많습니다. 제 스마트폰에 그룹핑을 해둔 미디어는 BBC, 복스(Vox), 믹(Mic), 포인터(Poynter), Refinery29, Vice, AJPlus 등입니다.

국내 전문가분들이라면 얼마전 뉴스미디어 인큐베이팅 회사를 만든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이성규 블로터미디어렙장입니다. 이분들 글은 꼭 즐겨 읽고 있습니다. 

질문 : 창작자에서 <더스쿨오브뉴스> 교장이 됐다. 너무 빠른 도전이 아닌가? 고품격 뉴스를 만들려는 꿈을 갖고 있다. 무엇이 가장 절실한가?

짱피디 : 사실 오프라인 학교를 만들 생각까진 없었습니다.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실 1년 정도 온라인 뉴스를 더 확장해서 만든 뒤 오프라인 교육까지 가려고 했는데요. 사람 일은 계획한 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하지요.

제가 스토리 펀딩에 올린 글을 보고 경기도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담당 장학사님과 주무관님까지 오셔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강한 열정을 보여주셨는데요. 대화하며 제대로 된 뉴스에 대한 갈망과 열망이 뜨겁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에서 청소년 미디어 담당 교사들을 위한 워크숍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느꼈습니다. 장소나 교재가 없어서 힘들다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열매를 맺으려면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현재 저는 뉴스 저변을 넓히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단계에 있습니다. 당장 뉴스 콘텐츠에선 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를 지속해나갈 그릇이 필요합니다. 여러 곳에서 투자해준다는 얘기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몸집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스스로 자생하려고 합니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더스쿨오브뉴스> 교장에 취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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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 프로젝트 내 'Ask' 화면.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국내 언론사의 기존의 인터넷 여론조사에 비해 친밀감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의 코랄 프로젝트(Coral Project)는 독자 충성도를 끌어 올리는 목표로 시작됐다. 경쟁사인 뉴욕타임스와 공동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기술기업인 모질라 파운데이션이 협업하고 있다.

최근 콜롬비아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 총회에서도 공개된 코랄 프로젝트는 일종의 알고리즘으로 좋은 댓글을 더 많이 노출하도록 하는 'Trust', 언론사 담당 에디터가 운영하는 'Ask', 댓글처럼 독자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기사화하는 툴인 'Talk' 등 3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프로그램들은 오픈소스로 개발해 여러 (지역)언론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Trust'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시범 운행 중이다. 'Ask'는 워싱턴포스트의 '월드 뷰(World View)' 블로그에 적용됐는데 에디터가 독자들에게 여론조사나 댓글을 요청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사도 작성한다. 내년에 공개되는 'Talk'는 독자가 만드는 콘텐츠를 뉴스로 만들어 재배포하게 된다.

국내 언론사는 '댓글'관리도 없을 뿐 아니라 있다고 하더라도 '삭제' 조치 외에 운영자와 독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없다. 많은 언론 매체들이 '독자 제보' 공간을 열어두는 정도이다.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미디어를 중심으로 라이브 방송과 소셜 계정을 연계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  <한겨레신문>의 '정치BAR' 섹션은 페이스북이나 텔레그램 계정으로 독자의 질문을 수렴하고 있다. '라이브 톡' 등 메신저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한다.

'독자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주인공은 역시 공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표를 가진 뉴스조직의 기자이다. 기자가 이 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독자 관계의 안정성은 확보하기 어렵다. 

JTBC 5시 정치부회의 페이스북 계정. 기자가 '화자'가 된 스토리는 형식의 파격성 못지 않게 친밀감을 증폭한다. 그들이 독자의 반응에도 성실하게 응답한다면 놀라운 결과도 예상된다. 기자 별로, 주제 별로, 프로그램 별로 확장하는 브랜드는 드라마틱한 독자관계의 배경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하다.


'JTBC 5시 정치부회의'처럼 기자나 리포터 심지어 대표 앵커가 소셜 소통을 강화하는 트렌드도 두드러진다. 일부 매체는 이른바 '분산미디어' 전략을 내세우며 부서별, 주제별 소셜계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다만 콘테츠만 보일 뿐 독자와 '서로 말 걸기'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해외 매체가 양질의 독자, 양질의 의견을 폭넓게 다루기 위해 노력하는 접근은 디지털 미디어 혁신의 핵심이 저널리즘 패러다임의 이동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략으로는 낱개 콘텐츠 소비 시대에 영향력을 확장하기 어렵다. 참여하는 독자들을 확보하고 이들과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당장에는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기자가 독자의 이야기와 관련 있는 기자들에게 중계해주는 방식을 고려해봄직하다. 

페이스북 '좋아요수' 경쟁 혹은 목표 지향에서 독자 관계 증진이라는 가치 기반의 소셜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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