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 <나는 꼼수다>의 인기가 파죽지세다. 다루는 주제부터 형식까지 파격 그 자체인 <나는 꼼수다>가 CNN과 ABC 등 내로라하는 미국 뉴스 미디어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나는 꼼수다> 콘텐츠는 팟캐스트(Podcast)에 등록된다. 팟캐스트란 아이폰으로 아이튠즈에 접속해서 음악이나 음성 등 오디오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두었다가 언제든 듣고 싶을 때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oradcasting)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로 지난 2005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 '라디오 방송을 디지털로 녹음해 인터넷에서 개인 오디오 플레이어로 다운받는 것'이란 뜻으로 수록된 바 있다. <나는 꼼수다>를 비롯 음성 파일들은 다른 모바일 기기에서도 들을 수 있고 PC에서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인 청취율 조사는 어렵지만 현재 국내 아이폰 가입자수가 약 350만명이고 안드로이드폰을 포함해 연내 스마트폰이 2,000만대 가량 보급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이용자가 <나는 꼼수다>와 접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에 <나는 꼼수다>를 둘러싼 팽팽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전통매체를 대신해 금기와 성역을 향하는 비평", "정치 현실이 빚은 난감한 사설(私設) 방송" 등 의견도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는 우리가 알고 있던 '방송'은 아니다. 방송법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 편성 또는 제작하여 이를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로 송신하는 것을 '방송'이라고 한다.

불특정 다수인 공중에게 배포하는 행위가 아닌 특정 디바이스에 특정 가입자를 대상으로 선택적 다운로드가 이뤄지는 제한적 서비스인 <나는 꼼수다>는 일단 현행 법에서 자리할 곳이 없다.

일요신문 2011년 10월 16일자.


기존 방송과 다르게 이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아무 때나 들을 수 있어 맞춤형 개인 미디어를 대표하며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는 <나는 꼼수다>는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던 인터넷개인방송, 블로그 같은 1인 미디어를 경험한 이용자에게는 사실 낯선 것은 아니다.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콘텐츠'를 퍼뜨리고 의견을 교환해 본 이용자 역시 <나는 꼼수다>를 '진보한' 서비스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또 신문, TV 등 전통적인 콘텐츠 생산자 역시 웹캐스트나 팟캐스트로 이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색다른 시도도 아니다.

대부분의 전통매체 기자들은 `나는 꼼수다`를 불편하게만 들을지 모른다. `나는 꼼수다`의 치명적 매력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뉴스룸 내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채널을 선택, 수렴하는 독자와 시청자에게 알아내기 전까지는 아마도 계속 그럴 것이다. 전통매체가 저널리즘의 신뢰를 다시 꽃 피워 청명한 울림으로 `나는 꼼수다` 같은 사설 방송을 덮는 시원섭섭한 그날이 어서 왔으면 싶다.





그럼에도 <나는 꼼수다>가 각광을 받는 것은 첫째, 시기가 좋았다. 인기를 끄는 미디어 서비스는 동시대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짚고 제때에 맞춰 제공해야 하는데 <나는 꼼수다>가 그랬다.

개인용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보급 시기와 동선을 같이 하는 것도 거들었다. 하지만 전통매체는 콘텐츠 생산과정이 아직 아날로그적인 부분이 많아 대체로 속도가 더디다.

둘째, 새로운 콘텐츠 유통 방식으로 파급 효과가 월등히 높다.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은 전파나 케이블망에 의존한다. 신문은 각 지국에서 보급한다. 전통매체도 인터넷이나 모바일 서비스는 하지만 포털 같은 재매개 플랫폼에 맡기거나 오랜 관행에 따라 서비스하기 일쑤다.

반면 <나는 꼼수다>는 이용자가 스스로 찾고 공유하는 모델이다. 따라서 '자가발전'이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하는 데도 <나는 꼼수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는 꼼수다>를 들어 본 사람들끼리 도와서다. 그들은 콘텐츠 수신자-소비자가 아니라 송신자-(메시지)발화자다.

셋째, 사람들이 원하는 내용을 전달한다. 전통매체는 콘텐츠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공급자 관점에서 결론 내리는 경우가 더 많다. 독자와 시청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조사'를 해 온 언론사는 거의 없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왕성하고 상호적인 평판은 저널리즘의 신뢰도에 금이 가게 했다. <나는 꼼수다>는 전통매체의 그 균열 지점을 파고 들었다. <나는 꼼수다> 탄생과 인기는 분명한 사회적 동기가 있다지만 출연자들끼리 마구 떠 들어도 이용자가 공감할 콘텐츠가 그득하다.

이에 대해 <나는 꼼수다>의 리더격인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방송"이라고 정의한다. 시청률에 목을 매단 채 일희일비하고 광고주에 얽매인 전통매체와는 기본적으로 '애티튜드(atitude,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또 김 총수는 "<나는 꼼수다>로 덕을 볼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악전고투하며 뉴스나 드라마,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전통매체 종사자에겐 억울한 노릇이지만 해바라기성 언론인을 향한 일침에 해당한다.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만큼 냉랭한 반응도 적지 않다. <나는 꼼수다>는 선술집에서나 나눌 법한 이야기들을 방송이라는 형식으로 둔갑한 사이비 방송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복잡한 정치 현실 탓에 어부지리 성과를 거둔다는 분석도 있다.

어쨌든 <나는 꼼수다>는 현재진행형이다. 매회 아슬아슬한 정치(인) 이야기를 쏟아내며 신문, TV의 시사 분야 콘텐츠와 경쟁 아닌 경쟁을 즐기고 있다. 물론 뉴스의 문법, 뉴스룸의 지향점, 권력과 광고주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전통매체가 유지해 온 것과 <나는 꼼수다>는 현격한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차이를 그저 인정하고 외면하면 그 뿐일까? <나는 꼼수다>가 오롯이 묻고 있는 시절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기자협회보 온앤오프(62)에 게재된 글입니다.

미디어오늘 기자가 26일 오전 <나는 꼼수다> 인기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이날 마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나는 꼼수다>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고 한다. 전통매체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사 프로그램이 어두운 지하세계의 방송 <나는 꼼수다>를 다룬 셈이다.

최근 의도와는 다르게 블로그나 기고글을 통해 <나는 꼼수다>를 자주 알려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이 방송이 조금 어색하고 불편하다. 아주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다루는 형식 때문이다.

물론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미디어 수용자의 태도이다. 지난 10여년간 사람들은 '나'와 '타인'의 스토리를 즐기고 공유하는 문화에 익숙해졌했다. 대체로 그런 스토리들은 다이내믹하고 비주얼한 포맷과 내용으로 채워졌다. 당연히 사람들은 콘텐츠를 소비할 때 더욱 더 높은 기대치를 갖게 됐다.

<나는 꼼수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사실 기존 미디어도 심지어 뉴스도 온라인을 통해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들을 제공해온 것이 사실-최근까지도 뉴스는 철저히 상업적 플랫폼에서 연성화를 통해 생존본능을 발휘해왔다-이다.

결국 <나는 꼼수다>의 인기는 현대 미디어 수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시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즉, <나는 꼼수다>는 수용자가 일상에서 자주 노출되는 콘텐츠의 형식과 내용들을 '방송'이라는 형식을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콘텐츠 소비의 개인화를 촉진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통매체는 아직 규제적인 시스템에 갇혀 있다. 현실적으로 실험적인, 파격적인 방송을 하기는 어렵다. 시사 장르의 경우는 정치적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현실정치와 저널리즘의 인과성도 <나는 꼼수다>의 인기와 비례한다. 무엇보다 현실정치가 아주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고 이 과정의 여러 이슈들을 전통매체가 속시원히 풀어주지 못한다는 미디어 수용자의 불만도 커진 상태다.

앞서 언급된 미디어 수용자의 콘텐츠 소비 행태는 사실 대중문화, 기호라는 흐름 속에서 규정된다. <나는 꼼수다>는 수용자가 좀 더 신랄하고 통렬한 것을 바라는 지점을 잘 파고 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심리는 시대가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일시적인 유행일 수 있다.


<나는 꼼수다>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세상 돌아가는 것이 답답하다"는 생각을 품는 사람들에게 더 어울린다. 대리 만족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인 거다. 이는 또 마치 2000년대 초 시사 분야에서 패러디물이 인기를 끈 것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것을 종합할 때 <나는 꼼수다>의 인기는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다. 이 방송에 대한 사회적인 인지도는 최고조에 이르겠지만 언제고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정치 및 시민사회 가령 정치, 제도와 법률, 언론을 포함한 지식사회 등등이 어느 정도 정상적인 흐름을 타게 된다면 <나는 꼼수다> 같은 위태하고 희극적인 '소신'이 설 자리는 당연히 축소된다.

그 점에서 전통매체가 상당히 분발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오죽하면 미디어 수용자가 <나는 꼼수다> 같은 방송에서 정치사회적 현안을 확인하고 공감을 표하겠는가. 자사 저널리즘에 대한 통렬한 자기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앞으로 종편과 보도채널 등 뉴스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겠지만 현대 미디어 수용자의 의식세계와 동화하기 어렵다면 그러한 매체의 사회적 정당성은 그만큼 엷어진다. <나는 꼼수다>에 열광하는 수용자는 왜 전통매체의 뉴스를 불신하는가 곰곰히 따져 봐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 사람들이 어떤 스토리를 나누고 있는가 좀 더 깊이 천착해야 한다.

<나는 꼼수다>는 정치현실을 조롱하고 있지만 정작은 전통매체가 짊어진 저널리즘을 대리하고 있다. 그래서 이 방송은 희희덕거리고 품격없다고 불편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엄중하게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관련 포스트 : <나는 꼼수다> 골방방송과 블루오션 사이



골방 방송, 지하 방송이 일을 내고 있다. 나는 꼼수다는 기성 정치와 언론의 부정직성이 만든 계곡 깊숙이 들어와 청취자들을 껴안고 있다. 이 방송의 인기는 어딘지 모르게 허탈하다. 사회의 각 부문이 제 역할을 하며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방송에 열광하는 청취자들은 그래서 우리 사회의 분노의 질정이기도 하다. 나는 꼼수다의 꼼수에 빠지는 것이 불유쾌한 까닭이다.


<딴지일보> ‘딴지 라디오’의 <나는 꼼수다> 인터넷 방송은 애플 앱스토어 팟캐스트에서 청취가 가능한 일종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이다. 안드로이드 폰도 다운로드해서 들을 수 있다. 전파로 도달하는 전통적인 라디오 방송과는 다르게 접근성이 낮을 법도 한데 인기가 대단하다.

지난 4월 28일 첫 회 방송을 시작한 이래 줄곧 다루는 아이템은 정치・사회 이슈다. 이런 무거운 주제는 콘텐츠 소비자들이 싫어한다는 데 한 시간이 넘는 방송을 듣느라 서버가 미어터지고 있다.

일단 <나는 꼼수다>는 스마트폰 2천만대 보급을 눈 앞에 둔 미디어 생태계, 얽히고 섥힌 정치현실을 감안한다면 시대가 만든 방송이다. 팟캐스트 오디오 부문에서 세계 5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선 부동의 1위다.

그런데 이 방송의 순제작비는 녹음 후 식사값을 합해서 회당 대략 7만원 남짓. 반면 3인의 공동 진행자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걸 기준으로 3대 지상파 라디오 토크 방송은 회당 평균 150만원 정도의 진행비를 포함해 170만원의 제작비가 지출된다. 무려 24배나 저렴한 방송이다.

스마트폰 2천만대! 상상할 수 없었던 영향력

극동방송 라디오 PD를 시작으로 라디오계에 들어와 거의 20여년 일한 시사평론가인 김용민 전 교수는 한 마디로 <나는 꼼수다>가 라디오의 ‘블루 오션’을 개척했다고 평가한다.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몇 사람이 모여 사담을 나누는 ‘골방 방송’이라고 비틀어 버린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그 골방 콘셉트가 주효했다”고 되받는다. 출연자들의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비록 인터넷 방송이지만 ‘방송의 기본 질서’를 지키는 것은 하나도 없다. 정해진 날 정확하게 방송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날은 60분짜리로 편성되고 어떤 날은 100분이 넘는다. 욕도 튀어 나온다. 편파적이다. ‘내 마음대로’다. <주간경향>은 ‘은밀한 지하 방송’ 쯤이라고 개념 잡았다.

이 포스트는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가 미디어 생태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짚어 본 글이다. 정치적 맥락보다는 되도록이면 라디오 방송이라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나는 꼼수다>를 설명하려는 시도다. 김 총수를 포함 주 기자, 김 전 교수가 각자의 시각에서 평가했다.

어쨌든 이 글을 읽게 될 독자들이 <나는 꼼수다>와 관련 조금의 실마리를 챙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리했다. 세 사람의 진행자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글은 순서대로 기록했다.

먼저 시사평론가 김용민 전 교수에게 물었다.

Q. 이 방송을 정의해달라.
A. 원래 방향은 정치적 갈증이 있는 청취층을 대상으로 하는 ‘협송(협소한 방송)’이었다. 뚜껑을 열어 보니 메인 스트림의 방송이 됐다.

공공재인 지상파 라디오 방송은 규제를 떠나서 호불호가 갈리는, 색깔 있는 방송을 할 수 없다. <나는 꼼수다>는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안 들으면 되는 방송이다. 기존 방송사들은 정치현실을 풍자할 담력도 투지도 없다. 청취자의 갈증을 풀어줄 재료도 없이 자기 검열에 매달린다.

그러나 <나는 꼼수다>는 자본과 권력에 얽매이지 않는다. 물론 콘텐츠의 질이 출중하거나 격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정치를 즐겁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그런 방송이다.

Q. 기존 라디오 방송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
A. 청취자를 계몽, 선도한다는 개념이 없다. 전통 매체는 의제 설정 강박증이 있다. 기존 방송은 우리가 보도하는 것이 ‘여론’이라고 되뇌인다.

<나는 꼼수다>는 판단의 몫을 청취자에게 온전히 돌린다. 팩트만 제대로 정확하게 이야기한다. 해석의 궁극까지 이르지 않는다. 사상을 주입하는 것도 아니다. 엿들을 수도 있고 판단의 여지도 넓다. 청취자는 똑똑하다. 안목이 있다고 판단하고 접근한다. 어찌 보면 기존 방송을 약 올리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거대한 상대와 싸운다. 청취자들이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는 것 같다.

Q. 라디오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라디오 매체에 대해 회의를 느껴왔다. 아무리 라디오에서 이야기해도 의제설정 능력이 떨어져서 반응이 없는 매체였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연예계 유명 스타들도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을 우습게 본다. 가령 라디오는 생방송이 원칙이다. 그런데 인기 스타는 스케쥴을 핑계로 일주일에 4~5회씩 녹음을 해도 지명도 때문에 제작진이 눈을 감아 준다. 십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만큼 라디오의 위상이 추락한 거다.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도 대부분 연성화했다. 과거에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가 기획됐지만 지금은 단출해졌다. 시청자 사연 받고 음악 틀어주는 게 전부다. 획일화하고 있는 거다. 상대적으로 시사 프로그램은 퇴조하고 있다. 어찌 보면 그런 프로그램을 원치 않는 시대가 됐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방송사 제작진도 묵중한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 기획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돼 있다. 청취자가 원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지상파 라디오 방송 시장이 그야말로 '바닥'을 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나는 꼼수다>가 뜨자 전문 작가가 있느냐고 방송사 관계자들이 질문한다. 없다. 처음에는 3시간 방송 분량으로 가정하고 구성을 해 원고를 썼다. 녹음에 들어 간 뒤엔 원고가 필요 없었다. 웃고 떠들고 하는 사이 방송이 만들어졌다. 그런 방송에 폭발적인 호응이 쏟아졌다.

라디오에 절망하던 차에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라디오 방송은 녹음하고 틀어주면 ‘죽은 방송’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구나, 청취자 기호를 제대로 파악하면 숨통이 트이는 구나 이런 판단을 하게 됐다.

또 스타가 필요하다는 방송가 불문율도 깼다. 어지간한 TV,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의 인기는 이들을 영입하면 해결된다지만 <나는 꼼수다>는 아니다. 내용이 충실하면, 스토리가 탄탄하면 기존 매체를 압도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 물론 그 ‘스토리’는 시대가 만들었다.

김용민 "시대가 만들어 준 스토리를 방송하니..."

Q. 그러나 요즘 미디어 생태계는 ‘양방향성’이 중요하다. <나는 꼼수다>는 진행자 마음대로 하는 방송이다. 이런 방송이 인기라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A. 사연 소개하고 경품 주는 게 양방향성이 아니다. <나는 꼼수다>는 진행자와 청취자간 정서적 공감대가 이미 확보됐다. 이게 <나는 꼼수다>가 보는 양방향성이다. 방송 진행자는 자기검열을 하지 않고 청취자가 원하는 것을 들려준다.

다만 생방송 필요성이나 가능성은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어쨌든 현재 방식대로 계속 제작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기자가 아닌 분야별 전문 평론가가 진행하는 분석 중심의 라디오 방송을 라이브로 만들고 싶다.

Q. 방송은 보통 일주일에 한번 한다. 어떤 준비가 필요하며 녹음 시간은 어느 정도 소요되는가? 방송 파일이 팟캐스트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소개해달라.
A. 매주 목요일 낮 12시부터 2시간 방송 녹음을 한다. 지역 공동체 라디오 방송인 마포FM 스튜디오를 빌린다. 비용은 5만원이다. 어쨌든 2시까지는 녹음실을 쓰고 비워줘야 한다.

방송 진행자(출연자, 게스트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자신은 진행자는 아니라고 했다. 어쨌든) 4명이 다 모이는 시간대가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자연히 방송 분량도 차이가 있다. 12시 30분에 모이면 한 시간 30분짜리 방송이 되고, 1시쯤 만나면 채 한 시간도 안되는 방송이 나온다.

매주 방송 녹음을 끝내고 회식을 할 때 진행자들끼리 다음 주 이야기거리를 대충 이야기하면 (예상되는) 주요 꼭지 별 인트로(intro, 도입부분)를 사전에 녹음하여 구성한다. 그것 외에 대본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진행자들이 ‘알아서’ 각자 자료를 준비하는 것은 있다. 녹음을 마치면 <시사IN> 주진우 기자를 제외하고 모두 <한겨레신문>으로 이동한다. 매주 목요일 오후 ‘하니TV’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녹화가 있어서다.

눅화가 끝나면 <나는 꼼수다> 녹음 분량을 편집한다. 장소는 발길 닿는 대로다. 평균 3~4시간 정도 편집시간이 걸린다. 별도의 인트로 부분 편집도 있지만 특히 진행자별 음폭에 차이가 나 음향을 보정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웃음소리 줄이는 것도 문제다.

편집을 마치면 <딴지일보> 담당자에게 파일을 전송한다. 64K 기준으로 30~40MB 분량이다. 이 정도면 약 1시간 30분짜리다. 팟캐스트에 등록하면 약간의 시간이 걸려 올라간다. 대체로 등록되는 시각은 퇴근 시간대에서 자정 무렵까지다.

참고로 첫 회 방송을 등록할 때에는 애플사의 검증을 받아 시간이 더 걸렸다. 내용적 심의보다는 음원을 함부로 쓰는 등 저작권 위반 사항을 체크하는 것으로 보인다.

Q. 거침없는 방송이다. 진행자들끼리 발언 수위를 조절하거나 자기 검열은 없는가?
A. 의정 활동을 한 전직 국회의원도 있다. IT 미디어 업계에서 산전수전 겪은 사람도 있다. 기사를 쓸 때 소송을 각오하는 현역 기자도 있다.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 문제가 될 소지는 각별하게 유의한다. 심지어 이야기를 할 때 사법당국에서 쓴 ‘조서’를 들고 나와서 원용한다.

물론 마지막에는 이것은 소설이다,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농을 섞는다. 시비거는 사람이 생길 수가 없다. 그런 사람이 옹졸해질 뿐이다.

<나는 꼼수다>는 광고도 받지 않는다. 광고에 의존하면 할 얘기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비판 수준이나 강도가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 광고주 제의도 거절했다.

광고주들이 생긴다는 건 그만한 영향력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을 석권하는 MBC 라디오 주력 프로그램의 평균 청취율이 15%대인데 <나는 꼼수다>가 훨씬 앞섰다.
 
그 근거는 단순히 다운로드 숫자만이 아니다. 지상파 라디오 제작진이 그냥 격려성 발언이라고 해도 타영역의 방송에 대해 언급하는 건 관행을 깨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를 향한 평가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주진우 "아직도 이게 방송인지 헷갈린다"

하지만 현역 언론인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이 방송의 정체에 대해 “한 마디로 모르겠다”, “(카페가 만들어지는 등 갑작스런 인기도) 당황스럽다”고 말한다. <나는 꼼수다> 방송의 인기는 ‘과잉’이라고도 말했다. 풍선처럼 커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골방에서 ‘자기들끼리’ 주고 받는 말이 퍼져서 ‘방송’이 됐다고까지 했다. 자신을 전통적인 취재 기자라고 생각한다는 주 기자는 “그래서 하루 빨리 이 골방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정치 현실, 저널리즘의 부재 같은 언론 환경이 '애매한' 방송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주 기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봤다.

Q. <나는 꼼수다>의 인기 비결은?
A. <나는 꼼수다>는 그저 청취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궁금증에 대해 전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전통 매체의 취재・보도는 그런 점이 많이 부족했다. <나는 꼼수다> 같은 방송이 생겨 보완해주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국내 메이저 신문은 종편 채널 사업자 선정 과정 전후로 언론사로서의 정도를 벗어났다고 본다. 정치 환경 때문에 공영방송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더욱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즉, ‘골방 방송’ 등장을 자초한 것이다.

내년엔 선거도 있고 종편 방송도 본격 등장하는 등 언론계를 둘러싼 외적 환경이 바뀐다. 지금에 비하자면 전통매체가 ‘어느 정도’는 자기 자리 즉,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나는 꼼수다> 인기도 사그라들 수 있다고 본다.

Q. <나는 꼼수다> 인기가 현실정치나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반사 이익이라는 말인가?
A. <나는 꼼수다>는 청취자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매체가 이런 부분을 흔쾌히 메꿔주지 못했다는 점이 언론인으로서는 슬프고 착잡하다. 녹음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늘 씁쓸해진다.

전통 매체가 할 일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방송을 듣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전통 매체의 작위적이고 편파적인 저널리즘에 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뒤틀리고 왜곡된 정치지형에 대해 언론이 제 모습을 찾고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전통 매체가 제대로 저널리즘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이런 방송은 계속 등장할 수도 있다.

Q. <나는 꼼수다>가 방송으로서, 매체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은 없는가?
A. 국내 언론이 권력과 자본에 예속된다면 이런 골방에서나 들음직한 방송은 계속 나올 것이다. 다른 거라도 봇물처럼 터질 것이다.

이미 크고 작은 강연회가 열리지 않는가? 북 콘서트, 토크 콘서트가 전국 각지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다.

소셜테이너의 등장도 마찬가지다.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한 정보 공유, 의견 개진도 비슷한 맥락이다. 전통 매체가 제 역할을 못하니까 이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본다.

김어준 "저널리즘이 갈 길을 잃으니 '꼼수'가 성공했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골방에서 하는 방송이니까 인기를 끈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빨리 인기를 모을지는 몰랐다는 김 총수는 “(언론이 혹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말하려면 골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총수는 “주류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만큼 형식도 골방이고 실제도 골방”이라고 강조한다. 주 기자가 ‘골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과는 사뭇 다른 생각이다. 청취자들도 “골방이니까”라는 심리적 공감대에서 이 방송을 소비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이 방송은 콘셉트를 잘 잡았다는 것이다.

<딴지일보> 창간 이후 산전수전 다 겪은 김 총수는 이제 해킹으로 웹 사이트가 붕괴 직전까지 간 상황까지 맛 봤다. 그에게 물었다.

Q. <나는 꼼수다> 이 방송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A. <나는 꼼수다>는 정치적 환경, 미디어 환경, 심리적 환경이 만들어 낸 그야말로 융합의 방송이다.

지난 역사를 통해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스며든 사회다. <나는 꼼수다>는 그것을 재차 확실히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폰,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모든 것이 이 스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가 쓰는 언어는 과거 (독재에 의해) 물리력으로 억압받아 저항하는 언어가 아니라 ‘밥줄’에 속박당하는 사회적 약자의 언어다.

팩트를 기초로 상상력을 펼친다. 풍자하는 것이다. 이런 풍자의 언어가 필요 없는 시대엔 다른 형식을 취해야겠지만 <나는 꼼수다>는 현재 시점에서 필요로 한 방송이다. 결국 풍자의 언어는 청취자인 ‘나’를 정서적으로 위로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전통 매체는 각 분야에서 약자를 ‘까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 월급쟁이는 늘 대기업이나 정부로부터 밀려 나고 있다. 불만이 팽배해다.

하지만 <나는 꼼수다> 이상으로 (기존) 방송 프로그램이 성역을 붕괴하기는 어렵다. 즉, 사회적 약자인 청취자들을 제대로 위로해주는 방송이 나올 수가 없다. <나는 꼼수다>는 그런 방송이다.

Q. <나는 꼼수다>를 오늘날 미디어 생태계와 연관시켜 설명해 달라.
A. 전통 매체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간 구분이 명확하다. 그러나 ‘골방’을 잡으면 “나만 듣는 방송”이라는 심리적 설정이 가능하다. 그 순간 소비자 스스로 ‘캐리어(carrier, 유포자)’가 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 도구로 전파할 수 있고 스마트폰 플랫폼도 가졌다. 익숙한 인터넷 미디어도 활용할 줄 안다. 전체가 한꺼번에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는 꼼수다>는 그 정점에 서 있다.

물론 전통 매체도 도구와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만 소비자는 따로 쓸 수밖에 없었다. <나는 꼼수다>는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을 플랫폼으로 한다. 스스로 증식하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는 거다.

Q. 인기를 예상했다는 건가?
A. 기본적으로는 잘 될 거라고 봤다. (정치적) 카타르시스를 주면 소비자가 스스로 '캐리어'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콘텐츠는 스스로 콘텐츠를 입증한다. 갈증을 정확히 꿰 주면 홍보 없이도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딴지일보>에서 공지 한 번 안했다. 오히려 마케팅을 하면 한계가 발생하는 게 <나는 꼼수다>의 속성이라고 봤다. ‘나’만 듣는 방송이고 ‘내’가 프로그램을 찾아서 듣고 ‘내’가 퍼뜨리는 방송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6개월 정도 예상했는데 이 정도로 일찍 인기를 끌지는 몰랐다.

Q. 오늘날 미디어 트렌드인 ‘양방향성’이 부족하다.
A. 청취자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들어주고 ‘서비스’해줘야 한다는 건 적어도 <나는 꼼수다>에 관한 한 ‘일차원적’인 생각이다. 이 방송이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할 태도가 아니다. <나는 꼼수다>는 (청취자에 대한 서비스가 필요로 한) 양방향 방송 프로그램이 아니다.

더욱이 (나는) 뭔가 터뜨려 주목받아야 할 목적이 없다. 이 방송을 하는 (나의) 태도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청취자들도 대체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사는 삶을 지향할 것이다. 하지만 잘 안 되는 것은 타인이 나에게 주는 이익 혹은 불이익이 두려워서이다. 가령 공동체나 소속 조직이 주는 혜택을 잃을 지도 모르는 두려움이다.

그러나 (나는 이 방송으로) 덕을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덕을 보지 않겠다는 태도가 있으면 <나는 꼼수다> 같은 방송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꼼수다>에 열광하는 청취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꼼수다’ 방송을 들으려면 애플 아이폰 사용자는 아이튠즈에서 검색해 내려 받으면 된다. 무료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딴지일보 홈페이지에서 파일을 받을 수 있다. 그 뒤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으면 된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MP3 파일을 다운로드 해 컴퓨터나 다른 기기에서 들을 수 있다.

덧글. 참고로 노원구 월계동, 공릉동이 지역구인 정봉주 전 의원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나는 꼼수다>의 고정 진행자이지만 이 포스트의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건투를 빌 따름이다.

덧글. 이 포스트를 올린 5일 미국 아이튠즈 팟캐스트 '뉴스 및 정치 부문' 순위에서 BBC글로벌뉴스나 NBC심야뉴스를 따돌리고 <나는 꼼수다>가 1위에 올랐다. 놀라운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겨레신문 인터넷방송 <하니TV>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의 한 꼭지인 '시사 장악퀴즈'. 3분할된 화면구도가 인상적이다.


한겨레신문 인터넷방송 <하니TV>의 '김어준의 뉴욕타임스'가 토크 형식을 빌어 인터넷 시사 프로그램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단순한 현장 리포트나 최근 스튜디오 심층 리포트와도 대별되는 진보한 포맷이기 때문이다.

14일 선보인 꼭지의 경우는 과거 MBC <장학퀴즈>를 본딴 '시사장악퀴즈'로 생계형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가 고정 패널로 나온다.

또 이메일로 출연신청한 남녀 각각 1명이 스튜디오에 함께 나와 최근 시사현안 관련 퀴즈를 풀어간다. 단, 일반인 출연자는 신변 보호(?)를 위해 얼굴에 가면을 쓴 채 출연한다.

이번에 출제된 퀴즈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문장의 일부분을 맞추거나 이 대통령의 소싯적 사업 아이템들을 검증하는 내용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퀴즈라는 형식을 빌어 시사현안을 녹여낸다는 점에서 카타르시스를 준다. 일종의 패러디물처럼 시사현안을 연성화시킨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 중 이명박 대통령이 소싯적에 해보지 않은 장사는?"이라는 질문에 "떡볶이, 뻥튀기" 등 답안들이 나오고 고르는 형식이다.

이채로운 것은 화면 구도다. 김어준, 김용민, 일반 출연자들 등 3개로 나눈 3분할 촬영이 그것이다. 생소하지만 나름 보는 즐거움을 준다.

한겨레 측은 현장감은 물론이고 방송내용의 객관성을 소구하는 형식이라고 평가한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에서 다루는 꼭지는 '시사장악퀴즈' 뿐만 아니라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출연하는 '시사CSI', 인터뷰가 중심이 되는 '+Who' 등이 있다.

지난 6월22일 첫 방송이 돼 지금까지 총 5회 분량이 방송됐는데 노무현 서거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분석, 교육문제 등의 이슈를 다뤘다.

한 회당 평균 분량은 30~40분짜리로 비교적 긴 편이다. 방송녹화는 보통 2주전 이뤄지며 한 회 평균 1시간 가량의 녹화시간이 소요된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의 경우 고정작가가 있으며 '시사장악퀴즈'는 고정패널 김용민 씨가 인트로 CG나 대본을 맡고 있다. 제작비용은 출연자 인건비가 전부다. 출연료는 소액이다.

5월15일 개국한 <하니TV>는 한겨레신문 사옥 내에 설치한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데 방송콘텐츠부문(부문장 김종일)에서 전담한다. 총 인력규모는 15명이 넘는다.

<하니TV>는 시사/보도, 교양/교육, 연예/스포츠, 하니뉴스, 기획특집 등으로 다양하게 편성돼 있으며 업데이트 주기는 규칙적이지는 않은 편이다.

한겨레신문 내부 관계자는 "의욕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아직 광고 등 뚜렷한 수익원이 없는 것이 한계"라고 말했다.

2~3년 전부터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인터넷 영상 서비스에 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하면서 현재 사옥 안팎에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곳은 국민,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등 종합일간지 절반이 넘은 상태다.

이들 신문의 경우 전담인력이 평균 20명선에서 운용되고 있다. 정규 편성시간을 두고 신문기자들을 출연시키는 경우도 일반화하고 있다.

하지만 신문사가 제공하는 인터넷 영상 서비스가 킬러채널로 자리잡고 있는지는 회의적 의견이 많다.

일회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경우는 있지만 해당 매체의 저널리즘이나 영향력을 깊이 있게 한 것이 아니라 말초적인 내용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례1]
지난 6월말 조인스닷컴 동영상기획제작팀은 국내에 서비스를 론칭한 '네이키드뉴스' 미녀 앵커들을 인터뷰했다. 이 영상물은 조회수가 120만건에 이를 정도로 빅 히트를 쳤다.

조인스닷컴의 영상채널 <조인스TV>의 한달 총 조회수 25%에 해당하는 트래픽이다. <조인스TV>는 현재 매월 1,000여개의 영상을 등록하고 조회수는 월 평균 500만건이다.

[사례2]
동아일보는 최근 현장 리포트, 심층 리포트 등을 강화하는 영상뉴스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했다. 관련 서비스명인 '뉴스테이션'에는 5년차 미만의 젊은 기자들을 투입하는 등 세대교체도 이뤘다.

참여 기자들에게는 사내 오디션과 방송 아카데미를 받도록 했다. 서울 지하철 1,3,4호선 및 9호선(예정) 승강장 화면에도 송출 중이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상에 끼워 넣는 광고가 아니면 뚜렷한 수익원을 발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양한 곳에 팔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질을 담보해야 하는데 소규모로 운영하는 곳에서 수지를 맞춘다는게 쉽지는 않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에 출연중인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는 "첫째도 둘째도 인터넷의 특성을 수렴하는 서비스를 하는게 맞다"면서 "(수익을 내려면) 쌍방향성이 절실하다"고 진단한다.

과거 인터넷 방송국 <라디오21> 경험을 볼 때 쌍방향성이 확보되면 청취자나 시청자들이 재미있는 글이나 아이디어, 자료를 올려 방송의 재미를 극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또 김씨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라이브나 보이는 라디오 형식을 취하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네트워크 비용은 아프리카TV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하면 되고, 특정 시간대에 편성을 집중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전략이 효과를 거둔다고 해도 다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신문사들의 영상 뉴스 제작 노하우가 쌓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 시장은 차갑다.

재밌고 화끈한 영상을 원하는 인터넷 수용자들의 일반적 선호도와 저널리즘의 보편적 가치라는 지순한 이상을 맞추는 것도 어렵다.

무덤덤한 광고주들도 그렇고 포털이나 거대 유통 플랫폼이 독식하는 비즈니스 구조 개선도 요원한다.

산 넘어 산인 전통 뉴스 미디어의 인터넷 영상 서비스 실험은 그래서 무모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디오 포맷의 영상 뉴스의 니즈는 더 커질 것이고 신문을 중심으로 한 국내 뉴스 미디어의 포트폴리오의 대전환이 예고되는 시점에서 내부 종사자들의 영상 서비스 경험 축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데 일치된 의견을 보인다.

어찌 보면 당분간 파행과 비난을 감수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신문사가 만드는 인터넷 영상 서비스의 성공 비결은 그럼 아주 없는 것일까? 결국 일관성과 차별성에서 그 가닥이 잡힐 수밖에 없다.

특히 기자들의 참여를 통한 브랜딩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시사부문에서 MBC 간판 진행자인 성신여대 손석희 교수 같은 사람이 나와야 한다.

디지틀조선일보의 케이블PP인 <비즈니스 엔>이 서비스 중인 '강인선 Live'는 조선일보 강인선 기자가 출연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이다.

비슷한 시도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물론 '조선일보다운' 관점이 녹아들면서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바라는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은 끌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전략이 필요한 대목이다. 누구를 출연시키고 어떤 이슈를 다룰 것인가 하는 것이 아주 치밀하게 고민돼야 하는 것이다.

신문기사를 만들듯 관성적인 영상뉴스 제작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단지 이것이 '실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뉴욕타임스WSJ의 멀티미디어 채널은 눈여겨 봐둘 필요가 있다.

방송사 수준에 준하는 영상미가 돋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영향력있는 기자들의 적극적 참여도 단연 압권이다.

그러자면 뉴스룸이 강화하려는 인터넷 영상 서비스의 첫 단계에서부터 고민이 새로 시작돼야 한다.

첫째, 이것은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이용자인가 아니면 자기만족인가?
둘째, 이 서비스의 목표는 무엇인가? 트래픽을 통한 돈벌이인가 아니면 장기적 플랜인가?
셋째, 이 서비스에 누가 참여하는가? 오래된 기자인가 아니면 외부(에서 충원된) 전문가들인가?
넷째, 이 서비스는 어떤 것을 다루는가? 지면기사의 보조재인가 아니면 독립적인 채널인가?
다섯째, 이 서비스는 효율적인가? 경쟁지 따라하기인가 아니면 타깃을 숙지하고 있는가?

이같은 의문들이 명쾌히 정리된다면 현재의 영상 서비스 실무자들은 큰 근심을 덜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영진과 뉴스룸 간부들이 이 부분에 대한 근시안적인 접근이 아니라 지속적인 계획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문사 인터넷 영상 서비스의 강화 흐름은 신방겸영 등 방송시장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영상물을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퀴즈나 패러디 등 독특한 기획물까지 나오고 있으나 아직 시장반응은 무덤담하다.


어쨌든 신방겸영 등 미디어 시장질서의 변화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신문기업이 영상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은 명확해 보인다.

특히 지상파TV를 비롯 선발주자인 방송사업자와의 경쟁을 포함 인터넷 미디어들이 우위를 점하는 시장을 어떻게 헤쳐갈 수 있을지 여부는 인터넷 영상 서비스의 혁신과정에서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 근 몇(?) 년만에 통화가 됐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를 어떻게 하게 됐느냐고 묻자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된 것"이고 "그래서 하게 됐다"는 그 다운 답이 나왔다.

가능성에 대해 묻자 "별로"라면서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한편, 김 총수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상파 방송사 라디오 진행을 했지만 지금은 '휴업' 상태다. 현재로선 "딴지일보를 다시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BLOG main image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저널리즘의 산실
역사, 사랑, 생애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by 수레바퀴

카테고리

전체 (1104)
Online_journalism (471)
뉴스스토리텔링 (8)
포털사이트 (124)
온라인미디어뉴스 (145)
뉴스미디어의 미래 (61)
뉴미디어 (44)
Politics (118)
TV (79)
독자의 질문에 답합니다 (8)
자유게시판 (45)
  • 2,267,869
  • 84287
Follow choijinsoon on Twitter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저널리즘의 산실

수레바퀴'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수레바퀴 [ http://www.onlinejournalism.co.kr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NM Media Design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