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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뉴스 생태계란

뉴스미디어의 미래 2017.06.25 13:49 Posted by 수레바퀴

한국언론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

"이제 커뮤니티와 저널리즘의 연결이란 생태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커뮤니티는 스토리텔러, 밀레니얼 세대, 예술가-전문가 등이 저널리즘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준비하는 공간을 말합니다.

저널리즘은 기존의 방식이 아닌 외부와의 협업을 이끌 수 있는 창의적 업무와 문화를 정비하는 조직의 업무를 대표합니다.

시민주도의 뉴스, 뉴스조직의 유연한 업무가 결합하는 곳이 바로 새로운 뉴스 생태계입니다.

저는 오늘 네 가지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우리는 미래지향적 저널리즘 생태계를 위해 어떤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2.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저널리즘 생태계는 어떤 것인가?
3.그러나 현장은 어떤가?
4.어떤 새로운 노력이 요구되는가?

먼저 오늘 우리는 어떤 것을 인식해야 하는가입니다.

미래지향적 뉴스 생태계로 향하기 위해 우리는 최근 일어난 언론과 독자 간 마찰과 갈등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두 가지 정반대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첫째, 이들은 누구인가입니다. 공중의 진화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치적 목적을 가진 반지성적인 사람들인지입니다. 둘째, 언론의 태도입니다.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지 아니면 일상적이고 상호적인 동력으로 봐야 하는지입니다.

우리가 지금 공유할 수 있는 사실은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독자의 미디어 사용능력이 아주 우수하며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뉴스조직은 가치를 잃고 조직은 퇴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떤 시스템이나 명령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책임 하에 대응하는 독자의 지혜로움은 낯선 현상이 아닙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독자의 정보는 언론의 해명보다 앞선 수준있는 자료들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여론 조작을 위해서 동원되거나 감정적인 독자들이 더러 있지만 그것이 오늘날 언론과 독자 간 갈등의 전모는 아니라는 것도 인식해야 합니다.

현재 기성 언론의 비즈니스 모델은 현저하게 기능 부전에 빠져 있습니다. 독자를 확장하는 것도, 붙잡는 것도 모두 어렵습니다. 광고의 효용성은 추락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사회적 신호가 있다면 오래된 종이신문의 지면에 광고를 끊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방송 환경도 더욱 분산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지난 10년 간 구조조정이 없었던 언론은 한국 뿐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자의 영향력과 매력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장을 지켜보는 미래 전문가들은 "저널리즘의 미래는 업계를 선도하는 몇몇 언론사 대신 집단지성과 자기 조직화된 지식 노동자에 있다"고 예측합니다. 이러한 징후는 세계의 신생 미디어에서 그 활약상을 찾을 수 있으며, 국내에서도 블로거나 소셜미디어에서 역동적인 장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기반에서는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더 많은 저널리즘이 가능합니다. 허핑턴포스트든, 오마이뉴스든 새로운 생산 에코 시스템은 콘텐츠 네트워크에 의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유지 확장돼 왔습니다.

정치적 블로그에서 비즈니스, 여행, 교육, 페미니즘 등 무엇이든 다루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신생 미디어와 디지털뉴스매개자 간 협력은 이미 시작됐고 지금도 역사적인 기록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콘텐츠 생산은 분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자기 조직화된 지식 노동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뤄질 수 있습니다. 높게 평가해야 하는 부분은 새로운 미디어일수록 이것이 저널리즘에 부합한 활동인지 아니면 상업적인 활동인지를 분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고 대체로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 새로운 모델은 장기적으로는 직업기자 또는 비언론인의 경계, 언론 산업의 경제적 현실을 끊임없이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힘, 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참여자들이 네트워크에서 획득하는 평판, 명성과는 별개로 보상은 낮습니다. 하지만 한때 미디어 수용자였던 독자들이 저널리즘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언론은 자신들이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함께 하려는 동력을 가지면 새로운 영향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향하는 저널리즘 생태계는 어떤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독자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구조화하는 생태계는, 공동체의 공정성, 개방성, 다양성을 구축하고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목표를 최우선적으로 앞세워야 합니다. 이것은 저널리즘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연결돼 있습니다.

여기서 명백해지는 것은 '미디어 시민의 탄생'에서 보듯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기관이 아니라 네트워크처럼 활발하게 연결된 공간에서 협력적인 저널리즘의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는 점입니다.

어쩌면 지금 언론시장이 누리고 있는 '산업'은 곧 없어질지 모릅니다. 특히 그것은 언론이 혼자서 기존의 교류관계를 근거로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최근 수년 사이 포털사이트나 모바일 환경에서 언론의 역할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뉴스시장의 권력은 이동한지 오래입니다.

그 흐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매개자로 구성된 생태계가 새로운 작동원리로 더욱 성장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방법은 지금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갈등과 불만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계는 이들 여러 부분이 서로 협력하고 상호 의존적이며 서로의 작업을 공유할 때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고 그렇게 진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언론환경은 어떻습니까?

언론의 내부는 긴장과 자극보다는 태만과 오만으로 가득합니다. 점증하는 다양한 목소리와 기존의 언론사 뉴스조직이 아닌 곳에서 발행되는 뉴스를 여전히 '도전'과 '생떼'로 여기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에너지로 받아들이는 현명함은 찾기 어렵습니다.

언론과 커뮤니티가 연결되는 오늘날 생태계는 기존의 뉴스를 포함해서 가능한한 모든 형식과 주제를 다루는 스토리를 인정하고, 기존의 조직과 뉴스를 연결시키는 모든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예. 워싱턴포스트 코럴 프로젝트, 커뮤니티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이때 언론이 관여할 수 있는 뉴스 생태계는 비로소 가장 강력해집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 앞에는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판단과 인식을 막는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첫째,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뉴스를 지속가능하게 생산, 유통할 수 있는 재원이 고르게 분산돼 있지 않습니다. 현실정치와 조응하는 과정에서 당파적인 매체가 일부 있지만 그것이 생태계를 대표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됩니다.

둘째, 또한 많은 경우에서 공동체의 문제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뉴스의 품질에 수준저하가 이어지고 있고 뉴스조직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격노' 보도에서 보듯 품질과 방향에 심각한 결손이 있습니다. 여러 불성실한 이유로 내부의 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더욱 큰 문제는 언론사 뉴스룸이 우리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지켜온 재능과 영향력을 나누고 있지 않는 점입니다. 저널리즘은 더 이상 한정된 기관이나 조직,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 아니란 것을 기성 언론 만큼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엊그제 한 토론회에서 진보언론을 포함한 언론은 독자들과 더 많은,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더니 한 언론단체에서 오신 분이 기자 탈진이 심한 현실에서 이상적인 이야기라는 취지의 반론을 펴셨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언론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펴는 공중을 바쁘다고 외면하는 상태에서 진보언론이 어떻게 경쟁력,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까?

첫째, 저널리즘을 다루눈 비영리단체를 키워야 합니다. 스스로 신념하고 믿는 저널리즘을 할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을 더 넓게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성장시키려면 우수한 저널리즘 교육이 필요합니다. 도구의 활용 등 미디어 리터러시에 공동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령 다수의 회원을 둔 커뮤니티가 데이터 수집과 분석, 취재를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들이 지원하거나 기성 언론과 직업기자들에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지원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저널리즘 표준을 높이고, 전 세계의 부패와 학대와 싸우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기금'조성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들을 후원하는 기관이나 기업, 개인에게는 100% 세금 공제 등 세제 상의 인센티브 등 정책접근이 갖춰져야 합니다.

둘째, 정부의 역할은 예산 못지않게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공공 데이터 수집, 분석 등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확대되면서 공동체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회를 더 자주 갖게 되었습니다. 공공영역은 미흡하지만 점차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관심있는 사람들이 더 진실에 다가서는 방향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앞으로 공공데이터의 표준과 연속성, 확장성을 기하는데 보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경로를 확보해야 합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저널리즘 진흥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주변부에서 핵심으로 편입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역량있는 젊은이들이 떠오릅니다.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관심이 모여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시민단체 등에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맡겨야 합니다. 즉, 시민들에게 결정권을 위임해야 합니다. 그 뒤 시민들이 그 부분을 기성언론과 협력할지 말지를 판단토록 해야 합니다.

셋째,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고민하고 정립하는 협력 저널리즘의 생태계는 투명성, 윤리성 확보를 겅조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언론은 고위공직자, 기업인, 법조인, 유명인 등에게 투명성을 요구해왔습니다. 모든 기업과 기관 가운데에서 언론은 가장 투명해야 합니까? 독자들이 묻고 있습니다. 답변을 해야 하고 납득할만한 수준과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공중으로 진화한, 비판적 담론공중은 언론과 긴밀하게 협력을 상정할 수 있습니다.

비영리 뉴스조직과 기관이 증가할수록, 저널리즘 생태계의 긴장도를 높이는 단계에서 박애주의자, 재단, 정부 및 기업의 자금 지원은 불가피합니다. 진정한 질문은 이들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기부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입니다.

투명성을 담보하는 프로세스가 절실합니다. 현실적으로 오늘날 새로운 저널리즘 생태계에 근접한 독립언론과 미디어 기관들이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자금의 출처, 주요 후원자, 급여 및 뉴스생산과정의 비용 등 윤리성이 좌우되는 영역에서 구체적 사실이 지금보다 더 정확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그들의 미래가 걸려 있고 생태계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인 저널리즘 기관의 성장이 새로운 생태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 가치와 정신에 호응하는 청년세대를 기존의 언론사 뉴스조직보다 효과적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입니다. 진지한 저널리즘을 다루는 사람과 기관이 많아지는 것은 경쟁의 격화와 시장의 우울한 결말이 아닙니다.

정직하고 현명한 저널리즘이 도처에서 빛을 발하고 후속세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은 저널리즘 생태계에게는 축복입니다. 인터넷 대중화 이후 한국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역동적이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새로운 생태계를 위해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생태계와 저널리즘의 관계를 끝으로 말씀드립니다.

현대 저널리즘은 디지털 적으로 가능한 것(Digitally Capable)과 근본적으로 디지털적인 것(Fundamentally Digital)의 영역에 있습니다. 생산방식과 기자의 역할, 커뮤니케이션, 조직, 자원 등이 모두 그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자의 인식과 철학, 비즈니스 모델은 상당 부분에서 구식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기회로 간주하는 뉴스 생태계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정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선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저널리즘의 신뢰와 영향력을 재구성하는데 중요합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뉴스는 하나의 완제품 즉,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변경, 재사용할 수 있는 '과정으로서의 뉴스'라는 것을 수렴해야 합니다. 이것에 걸맞는 워크 플로우를 짜야 합니다. 언론과 기자에게 중요한 것은 자존심과 긍지가 아니라 독자와 손잡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국 최대 커뮤니티 중 하나인 '레딧'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명백한 것은 이제 저널리즘은 지난 세기의 경쟁의 자원과 기억을 청산하고 전혀 다른 수준의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미디어의 효과는 금세 드러나지 않습니다. 곧바로 가시화하는 것은 원래의 목표와 다른 것일 수 있습니다. 트래픽 같은 지표에 절대적으로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독자의 참여처럼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힘을 만드는 일에 주목해야 합니다. 독자는 생태계의 시작과 또다른 가능성을 이끕니다. 뉴스조직과 밀착하는 표현•열정의 커뮤니티는 공동체에 긍정의 영향력을 일으키는 에너지입니다. 언론은 이제 자신에게 말을 거는 독자와 한 팀이 되어야 합니다.

현명한 뉴스조직은 이제 독자에 선택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독자의 준거지역과 공간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빛내는 독자의 일상에 다가서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신뢰와 평판을 개선하는 노력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이때 권위, 엘리트 같은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디지털 리더십은 기존의 우호군의 품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양식있는 질문에서 번성합니다. 양이 아닌 질, 형식이 아닌 가치 경쟁으로 협력저널리즘의 생태계를 끌어가야 합니다. 다양성•투명성•상호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다루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6월23일 미디어오늘•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공동 주최 기획 토론회 제4세션 <지속가능한 뉴스 생태계의 모색> 토론자로 참석해서 작성한 글입니다. 현장에서는 시간제약으로 충분히 토론하지 못했습니다. 이 주제에 관심있는 독자들께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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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예능과 드라마에서 변화하는 `어머니`

TV 2017.05.23 16:37 Posted by 수레바퀴

어머니는 동서고금을 통해 늘 일관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조금씩 다른 어머니의 모습이 나타난다. 최근 TV프로그램에서 그려지는 어머니는 수동적이고 헌신적인 것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인자하고 자애로운 캐릭터와 도전적이고 주도적인 캐릭터가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리운 그 이름, 어머니! 누구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따뜻한 기억을 담고 있는 만큼, TV 속에서 어머니의 ‘삶’과 ‘모정’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져 왔습니다. 특히 자식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은 늘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며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송에서 그려지는 ‘어머니’의 모습도 다양해졌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상과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반영! 단순히 희생하는 어머니를 넘어 워킹맘의 삶 혹은 모녀 관계에 있어 어머니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의미부여가 등장합니다. 예전보다 보다 새로운 관점에서 어머니의 역할과 의미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TV 로 보는 세상>에서도 우리 시대,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정>의 이미지에 대해 분석해 봅니다.

Q. 최근 예능이나 다큐멘터리를 살펴보면 어머니나 모정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보다 증가했는데요. 이러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예능 - 사돈끼리 / 엄마가 뭐길래 / 미운우리새끼/ 며느리 모시기 다큐- 휴먼다큐 사랑 /MBC 스페셜 - 착한 내 딸의 반란, 엄마처럼 안살아 / 인구절벽 원년보고서 등)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경쟁은 치열합니다. 시청자들은 소외와 차별을 겪으면서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그 자리를 지키며 무한한 사랑의 가치를 전합니다. 시청자들은 이런 어머니의 모습에서 위로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Q. 특히 그간에는 단순히 전통적인 어머니 상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워킹맘의 모습이나 혹은 변화하는 가족관계에서 자신의 인생을 찾는 모습으로 그려지거나 모권이 강해지는 사회에서 갈등의 한 축으로 그려지는 등 다양한 상황과 관계를 조명하는 내용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고 계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헌신적, 희생적이었던 기존의 어머니와 스스로 인생을 모색하고 리드하는 주체적인 어머니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가족간의 관계를 그리는 드라마나 예능에서 어머니의 부상은 새로운 갈등과 화해, 희로애락을 주는 동력이 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는 겁니다. 

Q. 방송에서 그려지는 어머니의 이미지가 전통적인 모습을 탈피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분석 부탁드립니다.

어머니와의 관계 설정을 다시 가다듬게 합니다. 어머니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심리적, 내적 갈등과 번민에 있는 대상임을 인식하는 것이죠. 늘 의지하고 기대할 수 있는 대상에서 고민을 나누는 동료, 즐거움을 공유하는 파트너, 도움을 주는 대상으로 확장되는 겁니다. 

Q.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따뜻한 모습의 어머니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어머니의 전통적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계속 어필하는 이유를 설명 부탁드립니다.

어머니는 항상 깊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잘못과 실수, 무능과 부족함을 덮고 채워주는 언제나 관대한 분입니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사회에서 넉넉하고 평안함을 주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그런 어머니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늘 변하지 않는, 에버그린 콘텐츠로서의 매력을 발합니다. 

Q. 시대의 흐름에 맞는 바람직한 어머니 상을 제시하기 위해 방송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제언 부탁드립니다.

어머니상의 변화 과정에서 가족과 사회의 관심과 격려로 극복해가는 모습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또 눈물짓고 답답해하는 어두운 어머니가 아니라 즐겁고 밝고 행복한 어머니로 그려지면 좋겠습니다. 특히 어머니가 주인공을 보조하거나 뒤에 있는 그림자처럼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으면 합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5월23일 방송된 MBC<TV속의 TV> 인터뷰를 위해 미리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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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의 변화

Online_journalism 2017.02.20 09:14 Posted by 수레바퀴

뉴스의 폭주 시대다. 뉴스를 만나는 독자들은 분화하고 있고 언론사는 이들과 조응하기 위해 부산하다. 뉴스의 형식 변화에 많은 변화가 거듭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속에서 기억나는 뉴스와 언론은 보이지 않는다. 독자가 원하는 것에 포괄적으로 조응하는 서비스저널리즘까지 등장한 마당에 좌고우면할 시간은 없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리가 전제해야 할 것은 없는가? 스토리텔링의 범람에서 성찰해야 할 지점이다.


"디지털에서 만나는 뉴스는 수십 년 전의 출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통매체의 콘텐츠가 소셜과 모바일에 억지로 끼워 맞춰지고 있다" 

2016년 말 조나 페레티 <버즈피드> CEO가 구성원들에게 보낸 글이다. 전통매체는 여전히 인터넷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반면 <버즈피드>는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이 결합한 소셜미디어에서 '항상 공유할 만한 콘텐츠'를 내놓는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에서는 '공감성, '이면성', '인간적 흥미성' 등의 뉴스 가치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텍스트에서 멀티미디어로만 끝나지 않고 '사적 영역의 뉴스화’, ‘주관적 의견의 뉴스화’, ‘조각 사건의 뉴스화’ 등 내용적인 전환도 모색된다.

실제 현장에서의 뉴스 혁신은 육하원칙(5W1H)의 뉴스 문법 극복, 다양한 표현 적용, 퀄러티(Quality) 저널리즘으로 전개돼왔다. 2012년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 '멀티미디어 인터랙티브 뉴스'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뉴욕타임스의 '스노폴(Snow Fall)'은 결정타였다. 

'스노폴' 직후인 2013년은 국내에서도 '인터랙티브 뉴스'가 서막을 알린 해였다. <경향신문> '그 놈 손가락', <한국경제> '사물인터넷 빅뱅이 온다', <매일경제> '경주마 당대불패 이야기', <아시아경제> '그 섬 파고다' 등 장기간 준비한 작품들이 빛을 봤다.  

정보 구조화, 집단지성 활용, 산학연계 등 울림이 있는 시도도 쏟아졌다. 주간지 <시사IN>의 '응답하라 7452'는 세련된 디자인과 화려한 인터랙티브를 줄이는 대신 메시지 자체에 초점을 뒀다. 지역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부산일보>의 '석면쇼크'도 이 무렵 공개됐다. 

2010년 전후 <연합뉴스>를 필두로 <조선일보>, <한겨레> 등의 디지털 부서에서 크고 작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첫 선을 보인지 3년여 만에 재점화했다. '2016 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중앙일보>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 모션 그래픽 100만 촛불의 과학' 그리고 <경향신문> 최순실 게이트 관계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등 수작이 적지 않았다.

사실 국내 언론에서 체계적인 디지털 뉴스 생산이 본격화한 것은 인터랙티브 뉴스가 아니라 카드뉴스다. 2014년 미국 <복스뉴스>는 '카드스택(card stacks)'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고, 턱밑에서는 <피키캐스트>의 재미있는 카드뉴스가 대파란을 일으켰다. 

카드뉴스는 카드 규격의 공간 안에 사진과 텍스트를 담아 한 장씩 넘겨보는 스와이프(swip) 구조로 돼 있어 모바일에 최적화돼 있는 포맷이다. 크게 기존 보도물을 요약하는 것, 인물과 주제를 설명하는 것, 수치나 통계 따위를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나뉜다.

지난해 대부분의 언론사는 카드뉴스에서 폭넓은 소재를 다뤘다. 2015년 초 SBS <스브스뉴스>가 '최저 시급으로 '밥상 차리기'…각 나라별 사진 화제' 등 재미와 정보를 담은 카드뉴스로 소셜미디어를 주름잡은지 2년 만이다. 

카드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 '티타임즈(TTimes)'도 탄생했다. 네이버 포스트, 카카오 1분(boon) 등 양대 포털사이트도 모바일 카드뉴스에 힘을 실어줬다. 이 결과 <조선일보>, <한국일보>, <민중의소리> 등 대부분의 뉴스조직이 카드뉴스 제작에 뛰어들어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페이스북을 비롯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모은 것은 카드뉴스 뿐만 아니라 '리스티클 뉴스'에서도 찾을 수 있다. 리스트(list)와 아티클(article) 합성어인 리스티클은 기사제목에 소재와 숫자를 제시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요약한 정보를 나열하는 게 일반적이다. 

카드뉴스처럼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의 콘셉트를 가진 리스티클은 '40대 직장인이 챙겨야 할 금융상품 5가지',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10곳' 등 소셜미디어 공유에 최적의 형식을 주도해왔다. 한때 언론사 간 베끼기가 넘치면서 피로도가 고조됐지만 간편한 제작과 배포 등 업무 효율성으로 카드뉴스와 함께 꾸준히 성장했다. 

모바일 플랫폼에 비디오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며 카드뉴스에서 클립 영상으로 대세가 이동하고 있다. 클립 영상은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의 대표 주자로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됐다. 

천편일률적인 뉴스 영상 재가공에 머물던 클립 영상은 기자들이 직접 해보는 체험형, 취재 현장을 라이브로 전하는 중계형, 중요 부분을 요약하거나 그래픽과 자막을 입히는 하이라이트형, 함께 토론으로 이슈를 풀어가는 방담형, 기존 자료를 짜깁기 한 재활용형, 독자 제보형·참여형, 페이스북 라이브 여론조사 등 여러 갈래로 진화했다.  

클립 영상은 스포츠·예능 등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한 KBS, MBC, SBS 등 대형 방송사의 활용도가 컸다. 편집 노하우와 제작 인프라가 한 수 앞섰다. 독보적인 SBS <비디오머그> 못지않게 JTBC 등 4개 종편사도 거들었다. 

독자가 문의하고 기자가 피드백하는 참여형 라이브 외에도 정규 뉴스 프로그램에서 미처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셜 전용 기획 프로젝트가 잇따랐다. 정치이슈를 쉽게 소개한 '100초 정치수업', 출연자가 미션을 수행하는 '치킨 게임' 시리즈,  '어려워진 운전면허 기능시험 테스트' 등 <노컷뉴스> '씨리얼(C-Real)'은 강의형·드라마형 같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앞세웠다. JTBC는 '전기료 누진제 소송 이슈'처럼 시의성 있는 주제에도 순발력 있게 대응했다. 

<KBS 뉴스>의 '아침뉴스'는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를  통해 기상 리포터가 방송과는 다른 자유롭게 날씨 예보를 전했다. 머리를 긁적이거나 독자의 댓글을 읽어주는 등 친구같은 모습이다. '뉴스의 예능화'란 비판도 있지만 '친근한 뉴스'란 이미지와 '관계'를 덤으로 얻었다.

뉴스의 외연을 넓히고 독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관되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JTBC는 페이스북 '사회부 소셜 스토리'를 통해 기자들을 스토리텔러로 내세웠다. 우선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에 훌륭한 수준의 '티저(teaser) 영상'을 공개해 실제 방송 시청으로 유도했다. 또 '미리보는 뉴스룸 #큐시트'로 흥미를 유발했다. 

물론 JTBC는 홈페이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에서 라이브 중계를 진행했다. 정규 방송이 끝난 직후 페이스북에서 기자와 앵커가 어우러진 '소셜 라이브'는 중단없는 뉴스 소비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 

뉴스를 색다르게 구현하고 이것들을 물 흐르듯 연결하는 방식은 JTBC 브랜드에 대한 교감을 넓혔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 리서치 부문 대표는 "기자나 부서, 앵커가 전면에 등장하는 페이스북 전용 콘텐츠는 다른 시사프로그램의 시청으로도 연결된다.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휘발적이고 느슨한 경험(Reader Experience)에서 지속적이고 강렬한 경험(Fan Experience)을 제공해 골수 팬을 형성하는 전략인 셈이다.  

방대한 자료에서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데이터저널리즘'이 폭넓게 다뤄진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KBS 보도국 데이터저널리즘팀 '고병원 조류독감 이렇게 퍼졌다', SBS 뉴미디어국 데이터저널리즘 서비스 브랜드 '마부작침'의 20대 총선, YTN 보도국 데이터저널리즘팀, <중앙일보> '데이터로 보는 뉴스세상(DATADATE)' 등이 두드러졌다. 

콘텐츠의 절대량이 많아질수록 선별된 양질의 정보 수요와 차별화한 형식의 몰입도는 커진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를 주제별, 타깃별로 콘텐츠 생산과 유통을 추진하는 '분산 미디어' 전략으로 확장한다. 세대·나이·지역 친화적인 니치(niche) 콘텐츠에 비중을 둔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두텁다.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2016년은 전통매체의 특종 경쟁이 디지털 뉴스 시장을 지배했다. 촛불집회를 라이브로 중계하는 영상이 압도했다. 정치 이슈가 온라인 저널리즘을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뉴스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뉴스 이용은 언론사 채널이 아니라 여전히 포털에서 이뤄진다. 뉴스 혁신 성과가 높게 나올 수 없는 환경이다. 유도현 대표는 "트래픽이 급증한 조선일보 '스낵(snac) 서비스'처럼 현재 연성 뉴스는 유효한 대응이다. 뉴스 혁신 그 자체에 주력한 것이 아니라 유통 채널 다변화로 시장 경쟁구도를 바꾸려는 여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뉴스의 위기는 가짜 뉴스(fake news)와 필터 버블(filter bubble)에서도 불거졌다. 뉴스 생산의 전문성이 엷어지는 가운데 누구나 허위 정보를 마구 유통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의 온상으로 도마에 오르내렸다. 

또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편향적인 정보 선별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소셜뉴스중개자 즉,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의 기호나 취향을 반영한 내용만 뽑아서 전달하면 다른 사실을 접할 기회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독자들도 소셜미디어에서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과 교류할수록 다양한 정보 노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뉴스의 신뢰 회복을 위해 '팩트 체크(fact check)'와 '테크 저널리즘'이 부상했다. 미국의 주요 뉴스 미디어는 대선 후보자의 TV토론 프로그램과 인터넷을 접목했다. 후보자가 과거에 발언한 내용이나 관련 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검증했다. JTBC 뉴스룸은 '뉴스룸 팩트체크' 페이스북 페이지와 연동해 사실 검증 채널로 입지를 굳혔다.

4년 전 시작된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 신문사 팟캐스트(pod cast)는 시사 분야 팟캐스트 영역에서  <한겨레> '김어준의 파파이스'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기자나 유명인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주효했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드론 등 첨단 기술과 결합된 테크(tech) 저널리즘도 화제였다. 기존 화각을 넓힌 360도 영상으로 통용되는 VR영상은 <한경닷컴> '뉴스래빗의 '아수라장 조계사' 보도를 시작으로 '"아들에 죄책감 없어요?"…잔인했던 부천 현장검증', '가장 추운 날…어쩌면 가장 따뜻했던 소녀' 등으로 주목받았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동으로 뉴스를 생성하는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은 <LA타임즈>의 실시간 지진 속보 작성 로봇기자 '퀘이크봇(QuakeBot)'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시황 기사를 쓰는 2015년 초 <파이낸셜뉴스>의 ‘아이엠에프엔봇(IamFNBOT)’, 기업 공시자료를 전하는 <매일경제> 스타트업 '엠로보' 그리고 올 1월 <헤럴드경제>의 '히어로(HeRo)'로 이어졌다.  

드론은 2014년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때 조명받았지만 비행금지구역, 야간비행 금지 등 항공법의 제약과 전담인력 부족으로 신문사의 경우 취재 과정에 광범위하게 쓰이지 못했다. 그러나 독자 제보, 공모전 등의 형태로 가능성을 타진하는 언론사들도 하나둘 생겼다. <한경닷컴>은 외부 전문기관과 '한경 드론영상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사업화를 추진했다.  

강정수 대표는 "해외 뉴스 미디어는 디지털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술력과 콘텐츠가 우수한 스타트업이나 고객층을 확보한 온라인 미디어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내부 실험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외부 협력을 통한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독자가 문제 해결이나 판단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정보를 흥미와 호기심을 곁들이며 제공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중앙일보>·JTBC는 올해 초 독자가 직면한 문제와 사회적 이슈를 여론화하고 대안을 찾는 열린 소통 채널 '시민마이크'를 오픈했다. '시민마이크'는 특정 주제에 대해 독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광장이다.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는 기법도 여럿 나왔다. <중앙일보>는 판결 데이터를 기초로 헌재와 독자의 인식 차이를 알아보는 '당신과 헌재의 싱크로율은?', '초간단 정치성향 테스트' 등 '뉴스퀴즈'를 꾸준히 선보였다. 

크고 작은 뉴스의 혁신들이 쏟아졌지만 '거품'론도 제기된다. 뉴스 스타트업 한승곤 <뉴스룸(Newsroom)> 대표는 "전통매체는 지나치게 '완성도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시장의 경향은 쉽게 전달하고 널리 공유하는 것이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 제공할 수 있는 가변형 생산 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 형식 못지않게 조직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유도현 대표는 "독자를 고객으로 인식하고 성향을 파악하고 개인화 뉴스를 제공하는 활동이 커지고 있다. 핵심 독자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채널에 대한 맞춤형 접근으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며 뉴스 혁신 방향을 설명했다. '브랜드 선택과 목적지향 독자' 또는 2030 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스마트 유저'를 발굴하고 이들과 호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를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뉴스에 관여하는 참여자로 상정할수록 뉴스의 변신은 필연적인 흐름이다.  

<뉴욕타임스>는 1월 미래 비전을 담은 <2020 보고서>에서 비주얼(visual) 형식과 '서비스 저널리즘(service journalism)'을 내세웠다. 독자가 견인하는 뉴스의 시대를 상징한다. 지난해는 다채로운 뉴스 형식을 풀어내며 독자와의 눈높이를 맞춰 봤다면 앞으로는 열성적인 독자와의 소통, 참여와 협력에 방점을 둬야 한다. 닫힌 커뮤니케이션에서 열린 커뮤니티로, 일방적인 콘텐츠에서 공감하는 문화로, 지식에서 지혜의 틀로 뉴스 경쟁력을 재정의해야 한다.


덧글. <신문과 방송> 2월호 원고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월 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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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다큐멘터리 MBC스페셜.


Q1. 최근 <MBC스페셜>을 어떻게 보고 계시며,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양하고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서 시청자에게 유용한 정보와 의미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면 박세리 선수나 박태환 선수처럼 성공과 좌절 속에 놓였던 유명인의 뒷 이야기는 미처 몰랐던 생각의 지점을 남깁니다. 인구절벽, 저성장시대 등 공동체의 문제도 진지하게 다룹니다. 건강상식의 허와 실을 비추기도 합니다. 물건 보관이나 음식 건강, 가족 같은 생활밀착형 이슈나 무거운 현안 등을 잘 안배하며 조명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따뜻함과 냉철함이 공존합니다.

Q2. <MBC스페셜>은 반딧불이 생태 과정이나 엄마와 딸이 갈등을 해결 해 나가는 과정을 보다 상세히 다뤄 다큐멘터리를 이해하는데 도움 이 되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부 회차에서 다소 뜬금없는 마무리가 아쉬웠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진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6월 20일 방송에서 <신병영일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35 전차대대 육군 병사들의 생활이 공개되었는데 끝 부분에서 지금껏 소개되지 않았던 김민재 병장이 갑자기 나타나 다른 병사들과 이야기하고 부대를 떠나는 모습이 비추었습니다. 이후 포상휴가가 걸린 장기자랑 장면도 이어졌는데요. 끝 부분이 호국보훈의 달 특집 프로그램다운 여운과 감동이 주기에 약했고, 마지막에 충분한 정리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급히 끝맺은 인상을 줘 아쉬웠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6월 27일 방송분에서 <지상의 별 반딧불이>편을 방송하였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전남 순천시 선암사 스님들이 불공을 드리는데 몇몇 반딧불이 절 주변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선암사 반딧불이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었음에도 해당 장면이 나온 데다, 갑자기 절을 비추어주는 마무리가 다소 뜬금없어 보였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신병영일기>에선 내용 중간에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인물이 등장하거나 장기자랑 장면이 불쑥 나와서 ‘호국보훈의 달’ 취지와 맞지 않게 급작스럽고 가벼워 보였습니다. <지상의 별 반딧불이>는 아름다운 풍경에서 반딧불이를 다루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뜬금없이 절에서 날아다니는 반딧불이가 나와 ‘급조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완성도를 높이려면 사실 즉, 정보 사이의 연결성이 자연스러워여 합니다. 원인분석, 대안제시 같은 구체성도 입체적이어야 합니다. 시청자들이 다큐멘터리 장르를 선호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통해 여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층적인 사전 정보 수집, 풍부한 자료와 전문가 확보, 되도록이면 일정에 쫓기지 않는 제작환경을 유지하며 빈틈을 줄이는 치밀함이 중요합니다.

Q3. 더불어 해외 사례보다 국내 사례와 함께 수치를 제시 하는 등 깊이 있는 접근을 제시해주면 시청에 도움 될 것이라는 시청자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작진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7월 25일 방송분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1부 텅 빈 지갑, 쓸 돈이 없다> 편에서 일본과 비교한 경제 위기가 다양하게 소개되었지만 한국 경제 속 2-30대 젊은이들의 경기침체 속 빈곤에 대한 고찰이 밀도 있게 진행되지 않아 아쉬웠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8월 1일 방송분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 –2부 인구절벽을 넘어라>편에서도 대기업에서 신생기업을 만들어내는 중국의 사례, 그리고 자영업자의 창업을 돕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해주었는데 해외의 극복 사례를 짚기 전에 우선 우리 기업들이 하고 있는 노력, 그리고 실패 사례를 함께 소개해줬다면 더욱 향후 개선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며 전반적으로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데 주목하다보니 우리의 현실을 알려주는 데 다소 소홀한 인상이었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9월 12일 <버리기의 기적 2부 비우면 행복하다> 편에서도 버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물건을 사는 행위에 절제가 생겨날 수 있었다는 사례자 인터뷰에 있었던 어떤 통계를 통해 객관성을 더해줄 수 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과 더불어 소비가 이루어지는 맥락과 소비의 절제를 위한 노하우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다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

최근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 편에선 중국, 일본 등 해외사례 인용으로 그쳤습니다. 국내 시장 환경과 비슷한 나라를 소개하거나 국내 정보를 전하는 노력이 아쉬웠습니다. ‘버리기의 기적’ 편이나 ‘지방의 누명’ 편처럼 사례를 비교할 수 있는 구체적 시장 데이터가 보강된다면 더 신뢰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넷 검색에서 어느 정도 파악이 되거나 누구나 아는 이야기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시청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데이터에서 진실을 캐내는 과학적인 접근 태도, 다양한 사례와 예외적인 것들까지 놓치지 않는 열정이 제작진의 미덕이 돼야 할 겁니다. 데이터 과학자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관련 아이템에서 조언을 할 수 있도록 자문단이 확보되면 좋겠습니다.

Q4. 또한 <MBC스페셜은>은 시기적절한 주제와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함 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일부 회차에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해 궁금증이 남았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진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8월 1일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2부 인구절벽을 넘어라>편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현재의 저성장 기조에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설문조사를 통해 잘 드러났는데 정작 이런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이 어떤 현실적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궁금했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9월 5일 <버리기의 기적 1부 물건이 사는 집> 편에서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저장강박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 사례자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치료가 이루어지는지 치료의 효과는 어떨 지에 대한 궁금증도 남아 2부에 대한 시청관심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저장강박증 진단은 어떤 정도에서 내려지고 어떤 상태에서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지 구체적인 설명이 덧붙여졌으면 한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9월 26일 <밥상 상식을 뒤집다, 지방의 누명 2부>편이 방송되었는데 고지방, 탄수화물, 채소만 먹어도 그 안에 함유된 탄수화물 성분으로 5-10%가 채워진다는 것인지 궁금했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같은 날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배고플 때 먹으라는 것이 잠자리에 들 기전이라도 상관없으며 불규칙한 식사 습관도 문제없다는 것인지 궁금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주요 국가들이나 세계보건기구 등은 공식적으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지방의 누명>은 '지방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는 메시지는 부각됐지만 알멩이가 부족하다, 구체적인 의학적 규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고지방 다이어트, '저장강박증' 등 의학적 검증이 필요한 부분에서 좀 더 전문적인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인상을 준다면 예기치 않은 혼란을 낳을 수 있습니다. 전문성을 담보하는 사전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5. 이밖에도<MBC스페셜>에 대한 아쉬운 점과 총체적인 제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MBC다큐멘터리는 그간 인간, 자연환경, 정치다큐 등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시대정신이 수렴된 아이템이었기 때문입니다. 유명인을 등장시키거나 선정적인 소재를 다루는 등 흥미 요소들에 빠지면 시청률은 오를 수 있지만 다큐의 품격은 떨어집니다. 생태, 에너지, 교육, 청년실업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에 더 주력하면 좋겠습니다.

덧글. 이 인터뷰는 MBC <TV속의TV> 10월11일 방송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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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디지털 스페셜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은 상하 좌우 분할 방식의 인터페이스다. 기자들과 디지털 어시스턴트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디지털스토리텔링의 정례화는 뉴스룸 구성원들의 디지털 융합을 촉매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이 반응하고 호응하는 인내의 시간을 견딜 장기적 관점이 견고하다면 말이다.


<중앙일보>가 22일 창간 51주년을 맞아 내놓은 '디지털 스페셜-대한민국 검사의 초상' 시리즈가 화제다. 다루는 소재도 놀랍고 전하는 방식도 완성도가 높아서다.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은 총 3개 시리즈 6개 챕터로 구성된 대형 프로젝트다. 중앙일보 법조팀 기자 일부를 비롯 총 9명의 취재기자와 영상, 디자인, 개발, 모션그래픽 등 10명의 어시스턴트들이 약 4주간 매달렸다. 텍스트, 영상, 사진, 데이터 기반의 인포그래픽, 내레이션, 아카이브를 활용한 포토 슬라이드 등 멀티미디어를 녹여냈다.

이날 내놓은 시리즈 1 '유예된 젊음'에 이어 9월29일  '영강님 혹은 검사 3학년', 10월6일 '떠난 자와 살아남은 자' 등 총 3편이 잇따라 공개된다. 종이신문 버전과 디지털 버전은 사실상 별도로 만들어졌다. 포털에는 전송하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김한별 데이터저널리즘 데스크는 "대한민국 엘리트 집단인 검사를 입체적으로 다뤄 보자는 게 콘셉트다.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접근했다. 애초 트래픽 같은 정량적 목표를 잡은 것은 없다. 2개 시리즈가 더 남은 상태이지만 안팎에서 호평을 들어 안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한별 데스크는 불과 2개월 전 디지털 업무를 맡게 된 18년차 종이신문 기자로 '해안침식, 백사장이 사라진다' 등 무거운 주제의 디지털 스페셜을 진행해왔다. 

김 데스크는 "디지털 업무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뉴스룸 모든 구성원들이 디지털 마인드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단 독자 반응은 비교적 '호의적'이다. 한 독자는 댓글에서 "지면 신문과 앱의 느낌이 다르다. 검사의 권력 부패가 사회구조적 연관성이 있다는 메시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응원했다. 이석우 <중앙일보> 디지털 총괄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미래의 신문은 디지털 스페셜 같은 느낌이 아닐까"라는 격려성 댓글이 이어졌다. 

지속가능한 디지털 콘텐츠 생산환경이 갖춰지는 <중앙일보>의 다음 실험들에 업계의 관심이 쏠릴 만하다. 

다음은 김 데스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모바일 버전에서 만나는 인터뷰 영상들. 영상 플레이어는 종전 JTBC 인프라에서 중앙일보의 자체 온라인비디오플랫폼(OVP)을 적용했다. 기술적으로도 진화하는 중앙일보 플랫폼은 척박한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Q. 검사를 다룬 아이템이 화제다. 아무래도 시의성이 있어 선택된 것 같다. 작업 과정을 소개해달라.

사회부 법조팀 기자를 비롯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에 소속된 기자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현직 검사 인터뷰는 아무래도 취재원 접근이 수월한 신문기자들의 도움이 컸다. 10명 이상의 법조인이 인터뷰에 응했다. 얼굴을 밝히지 못하는 인터뷰이들도 더러 있었다. 

일부에서 가벼운 주제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검사' 소재를 정한 뒤 추석 연휴 기간을 제외하고 약 4주 정도 작업했다. 동해안 침식 아이템처럼 한꺼번에 공개할 수도 있지만 분량도 많아서 나눠서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면기사를 만드는 법조팀 기자들은 전통적인 지면형식의 기사체로 다뤘다. 디지털 버전과 일부 중복되기는 하지만 구성이 전혀 다르다. 모션 그래픽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시합격 수기 등 독자들이 읽을 거리는 디지털 버전에 더 많이 넣었다. 앞으로 남은 시리즈 2개에서 공개할 것이다.

Q. 작업과정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면?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 소속 기자들이 디지털 버전의 콘텐츠를 먼저 작업했다. 지면 버전으로 리라이팅하거나 지면용 기사는 법조팀 기자들이 담당했다. 

그래픽 요소도 마찬가지다. 모션 그래픽 등 디지털 버전의 그래픽을 만들어 종이신문 제작부서에 소스를 전달하면 지면 그래픽용으로 재구성하거나 별도로 작업했다. 

일반적으로는 지면용을 만들고 인터넷 버전으로 만들지만 애초부터 디지털 버전으로 기획하고 준비했다. 시각 차이는 있겠지만 지면용을 디지털 버전으로 만드는 순서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Q. 인터페이스, 레이아웃 등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모바일 버전도 완성도가 높아졌다.

아무래도 디지털 부서는 젊은 인력들이 많다. 소통도 메신저 위주였다. 단톡방을 열어서 어마어마한 파일들을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점차 좋아진다"는 말을 들어 뿌듯하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디자이너와 개발자들과 논의를 했다. 

기존의 방식이 상하 스크롤 방식이었는데 이번에 상하, 좌우 축을 만들었다. 참고할만한 레퍼런스를 학습했다. PC버전은 스크린이 크니까 좌우분할이 가능한데 모바일 버전은 어렵다. 처음부터 모바일 버전은 별도로 기획했다. 

Q. 시간도 꽤 걸렸고 참여멤버도 많다. 기자만 9명이다. .

공개한 숫자로만 보면 20명 정도다. 하지만 법조 기자들이 검사 인터뷰한 것을 제외하면 상시적으로 취재한 기자는 디지털 부문 4명 정도다. 그밖의 개발자, 디자이너가 작업을 했다. 아이템 회의까지 포함하면 약 5주가 걸렸다. 시리즈 한 회별로 2개 챕터가 있으니까 모두 6개 챕터다. 현재 5개 챕터가 마무리된 상태이다. 뒷 부분은 계속 수정 보완 중이다. 

Q. 디지털 스페셜 '검사의 초상'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법조 기사는 사건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번 디지털 스페셜은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사고치는 검사, 영화에 나오는 검사 등 일반적으로 검사 이미지는 정형화돼 있다. 실제 검사들을 만나면 많이 다르다. 80~90%는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이다. 일부가 일탈을 저지른다. 

그래서 '검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쪽으로 결정했다. 사법고시 준비하는 검사되기 전, 실제로 검사생활 무렵, 검사 이후의 모습 이렇게 세 가지 흐름으로 검사의 '일생'을 다큐멘터리 기법을 차용했다. 독자들이 '검사'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됐으면 싶다.

Q. <중앙일보>의 최근 디지털 콘텐츠 실험이 주목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디지털 부문을 맡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배워가고 있다. 이런 걸 해보는 게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의 디지털 경험과 자산을 확대하는 쪽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중앙일보> 내부에선 디지털 업무가 가외로 하는 차원이 아니라 디지털을 중심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디지털 스페셜처럼 디지털 담당 부서만 이런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편집국 기자들을 비롯해 전체가 관여하는 방식으로 향하고 있다. 

디지털 부문은 선제적으로 실험을 주도하고 경험을 확산하는 선두조직이 되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종이신문 기자들에게 확산돼 '디지털 융합'이 정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Q. 중앙일보 뉴스룸 융합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기사(오디언스 맞춤형 디지털 콘텐츠 생산)’를 먼저 올린 뒤 각 매체의 특성에 맞도록 기사를 재가공해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안다.

모든 것이 실험하는 과정이다.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형식적으로, 내용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연성 콘텐츠를 주로 하는 쪽도 있고 우리처럼 경성 소재를 다루는 쪽도 있다. 앞으로도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제대로 된 방향을 잡기 위한 실험과 공부는 바로 독자 중심, 고객 중심 콘텐츠 생산이 아니겠는가. 기존의 공급자 마인드에서 소비자 마인드로 가는 실험으로 이해한다.

디지털 스페셜 '검사의 초상'을 주도한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는 <중앙일보> 직제상 디지털총괄 산하의 한 부서다. 디지털총괄은 디지털담당, 멀티미디어담당, 디지털편집데스크 등 3개 조직을 두고 있다.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는 이중 디지털담당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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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없는 언론, 덕후 많은 유명인

Online_journalism 2016.09.19 00:19 Posted by 수레바퀴

류근 시인과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의 페북 계정. 류근 시인은 한 신문의 보도내용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선대인 소장은 한 방송의 출연정지 통보가 부당하다며 공론화했다. 유명인이 자신의 소셜계정을 지렛대 삼아 레거시 미디어의 일방 통행에 직접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들의 팬들은 즉각 그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레거시 미디어의 독자 충성도는 빈약한데 비해 유명인의 팬덤은 규모는 물론 내실도 성장한지 오래다.

유명인들이 언론(인)과 관계에서 겪은 일들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으로 공개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과거에는 (향후 언론관계를 고려해서) 보도내용 가운데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선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최근에는 법적 다툼은 물론이고 기자 또는 제작진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소상히 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양상이다. 

<상처적 체질>에 이어 얼마전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낸 류근 시인은 15일 페이스북에 한국일보 황아무개 기자의 기사를 링크하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왜 내 시집 기사 안 써줘요"란 제목의 이 기사에 '익명'으로 등장한 시인이 '나'라며 해명하고 나선 것.

평소 잘 아는 한국일보 다른 기자에게 안부 겸해 전화를 걸었다가 졸지에 '기사 청탁'을 한 '갑질 시인'이 됐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에서 류근 시인과 시는 '여성을 착취하는 메커니즘' 위에 똬리를 튼 채 "야만의 세계를 꼭 빼 닮은 야만의 시"를 생산하는 것으로 모질게 평가받았다. 

류근 시인은 이 기사를 "시에 대한 오독과 모독"이지만 "이해한다"고 받아들이면서도 시집 기사나 써 달라고 재촉하는 '쓰레기 시인'으로 둔갑시키고, 구체적 작품 인용도 없이 시집을 '여성혐오의 총알받이'로 만들어버린 '언론권력'에는 '양아치 폭력'이라며 토를 달았다.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도 없이 한 개인을 뭉개버렸다"는 것이다.

시인은 자신의 소셜 캐릭터처럼 "참 영광스런 노릇"이며 "눈물나게 고맙다"고 역설로 봉인했지만 쉽게 닫히지 않는 모양새다. 한 평론가는 류근 시인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했고, 소설가 이외수는 "평론가는 오줌을 누고 싶어 하는 개와 흡사하다"며 시인을 '응원'했다. 시인의 팬들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평소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온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18일 자신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KBS <아침마당>의 납득할 수 없는 출연 정지 통보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선대인 소장은 장문의 글에서 "프로그램이 정한 생존•탈락시스템은 어긴 채 담당 국장과 본부장이 전해 들은 의견을 내세워 중도하차를 결정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음에도) 시청자에게 사과는커녕 방송과정에서 저지른 잘못 때문에 출연을 정지시킨다는 안내 멘트를 방송에서 할 예정이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경위를 소상히 밝혔다. 

또 선 소장은 "이번 일은 언론의 공정성과 여론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는 문제이고, 공영방송의 가치에 의문을 갖게 하는 문제"로 규정하면서 '공론화'했다. 선 소장은 특히 "(KBS 제작진과 주고받은) 통화 녹취파일과 문자 내용 등이 있다"면서 앞으로 진실공방이 있을 경우 '공개' 의사까지 밝혔다.

선 소장과 KBS측의 갈등을 전한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KBS 담당 CP는 "프로그램에서 정해놓은 규칙에 따르지 않고 선 소장에게 ‘출연정지’ 통보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 소장의 방송 내용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제작진(국장·책임피디·담당피디)이 자체적으로 판단과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또 KBS측은 조만간 제작진의 공식 입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 소장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팬'들을 중심으로 '공영방송 신뢰추락' 논란이 가열되고 있고, 언론보도가 잇따라 파문이 확산될 조짐도 엿보인다. 

언론(인)과 유명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 몇 가지 생각할 여지가 있다.  

첫째, 언론(인)과 유명 취재원(출연자)은 대등하다. 이제 취재원은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에 노출되는 것이 일정한 성공을 위해 최우선적인 목표도 아니고, 언론 역시 (대중성을 갖춘) 전문가 확보가 예전처럼 몹시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제 양측은 서로에게 전략적 파트너에 다름아니다. 더욱이 특정 사안이나 주제를 이끌어 가는 측면에서는 언론(인)의 역할이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흐름이다. 여행, 공연, 부동산, 금융 등 각종 이슈를 판단하는데 있어 레거시 미디어의 콘텐츠는 2순위가 되기도 한다. 언론은 여러모로 불순한 동기에 의해 보도한다는 비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둘째, 유명 취재원(출연자)은 네트워크에서 브랜딩-대중성, 저명성, 전문성 등을 쌓는 동안 팬들과 직접 접촉이 늘어나게 된다. 단지 공감버튼과 댓글로 그치지 않고 미팅, 토크쇼, 식사 등 대면 접촉이 빈번해진다.

반면 언론(인)은 혁신의 강도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당분간은 독자와의 직접 만남이 제한적이고 후차적인 과제로 머물러 있다. 독자는 댓글-게시판을 점령할 순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내)인사', '정책(논조)',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분명한 그룹은 아니라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셋째, 유명 취재원(출연자) 특히 전문가들은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일정하게 갖추고 있다. 이에 언론(인) 사이에도 이들을 확보하려는 다툼은 격화하고 있다. 현실에선 '우리 편'은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매체와 협력할 때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등질 때도 있어서다.

사실 미디어 시장에서 전문가를 둘러싸고 피할 수 없는 경쟁은 오래 전 시작됐다. 유명 필자, 스타는 지면 경쟁력과 프로그램 시청률을 견인하는 원동력 중 하나다. 심지어 페북 스타의 기사 공유는 클릭 순위를 주무른다. 언론(인)이 팬덤을 보유한 취재원(출연자)과 반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손해나는 일이다.

오늘날 유명인의 소셜계정은 언론은 물론 대중의 관심을 사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유명인과 척을 진 언론(인)을 보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유명인의 소셜계정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일은 매일 습관이 돼 있다. 유명인의 '호소'는 "정의에 가깝다"는 팬들이 많다. 언론(인)은 활동 역사만 한 세기니 "누가 뭐래도 믿는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앞으로도 각 분야 전문가 즉, 유명인들과 레거시 미디어 간 갈등은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안의 경중과는 별개로 유명인들이 자신의 소셜계정으로 대언론 비판에 활발히 나서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에서 확보한 두터운 팬층을 의식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류근 시인과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이 스스로 밝히면서 알려진 이 사건들은 대표적이다. 

'덕후'를 등에 업은 유명인 그리고 팬덤은 없지만 '관록'의 전통매체 사이에 벌어지는 팽팽한 대결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경기장은 점점 기운다. 네트워크 참여자들과 상호교류와 공감이 없는 레거시 미디어의 연전연패다. 오죽하면 현존하는 혁신의 최종 목표가 타깃 독자 확보이겠는가.

선대인 소장은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KBS 아침마당 시청자게시판에까지 찾아가 항의의 글을 올려주신 덕분"이라며 감사의 글을 올렸다. KBS가 해당 프로그램에서 (선 소장은 100% 만족하지는 않지만) 공식적인 안내 멘트를 내보낸 데 따른 것이다. 선 소장은 "(자신의 출연정지는) '진짜 시청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태"인 만큼 "(바로 잡는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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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피디의 페이스북 페이지. 쇼맨십도, 열정도 뜨거운 그는 독자들의 댓글에 일일이 답변을 달아준다. 기존의 언론사와 기자들의 행보와는 가장 차이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짱피디. 본명은 장주영 씨(33세). 1인 뉴스 크리에이터가 그의 직업이다. 단순한 정보성 콘텐츠가 아니라 뉴스만 취사선택해 자기만의 스타일로 해석하는 창작자다. 

오락 콘텐츠가 넘치는 MCN 환경임에도 흔치 않은 영역에 도전한 짱피디가 15일 선정릉역 트레져헌터 스튜디오에서 <더스쿨오브뉴스>(http://www.theschoolofnews.com/) 교장에 취임했다. 

역동적인 제스쳐를 내세운 캐릭터로 이름을 알려온 짱피디. 하지만 취임식은 진지했다. 이날 짱피디는 '뉴스리터러시'를 강조했고 '민주주의'를 거론했다. 미디어 교육을 통한 뉴스 생산, 유통, 소비의 선순환 구조에 주목했다. 그는 '뉴스학교'를 지속가능한 기반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의 파격적인 뉴스 형식 실험에는 일반적인 1인 미디어와 다른 묵직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짱피디는 독자와의 교감을 승부수로 내세웠다. 밀레니얼 세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기존의 '28 청춘 날씨뉴스'와 59뉴스'에 이어 '짱피디의 의견표명' 까지 콘텐츠 편성도 늘렸다. 28청춘 날씨뉴스는 기상청 자료를 보고 대본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약 1시간이 소요된다. 59뉴스는 3시간 정도다. 짱 피디는 이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하루 최소 4~7시간 뉴스를 붙들고 있다.

짱 피디는 그러나 콘텐츠를 기계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청년들(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잡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전통매체의 뉴스실험은 ‘실패의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내재하는 '정신(spirit)'이다. 기자들이 젊은 세대들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정신을 콘텐츠에 담고 있지 않아서 독자들이 떠나고 있다"는 입장을 자신의 콘텐츠에 관철한다.

그간 많은 1인 미디어들이 명멸했다. 하지만 이처럼 뉴스에 천착하는 창작자는 전무했다. 그는 왜 뉴스를 사랑할까? 뉴스는 정말 중요한가? 이런 질문에 짱피디의 답변은 명문이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가 집중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어서 직접 자기 삶과 관련있는 일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는 민주주의 발전과 연관돼 있다"


짱피디에게는 후원하거나 선물을 보내는 독자들이 자주 출몰한다. 이러한 교감이 뉴스 생산자 즉, 기자에게 필요한 능력과 태도라는 지점에 이르면 전통매체의 갈 길은 멀고도 또 멀게 다가온다.

젊은 층과 호흡하는 짱피디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독자들의 '사랑'이 머무른다. 후원과 선물이 쏟아진다. 연예인 팬덤 못지 않다. "결국 브랜드와 신뢰의 문제이다.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하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다.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는 뉴스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요? 포기하셨다면 감사하다. 제가 그 자리를 채우겠다.^^" 

짱 피디의 도전이 어떤 성과를 낼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짱 피디처럼 뉴스를 사랑하는 1인 창작자가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어 시장변화도 감지된다. 감정 없이 턴테이블 위에 얹혀지듯 뉴스를 제조하는 전통매체가 아니라 마음과 정성을 담고 직접 소통까지 하는 뉴스 생산자가 하나둘 부상하고 있어서다.

전통매체의 건조한 뉴스 건초를 태우는 짱 피디의 열정이 어디에 다다를지 기대가 되는 지점이다. "어떤 일이든 열매를 맺으려면 지속가능해야 한다. 현재 저는 뉴스 저변을 넓히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15일 <더스쿨오브뉴스> 개교식에 참석했고, 일주일 뒤 페이스북 메시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질문 : 전통매체의 다양한 뉴스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실패'로 보는 측면이 있다면?

짱피디 : 전통매체의 뉴스 실험을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청년들(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잡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실패의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내재하는 '정신(spirit)'인데 전통매체 안에는 이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전통매체의 뉴스에 관심을 못 갖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을 가르치려는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독자를 중학교 2학년생으로 간주하고, 내가 의제설정 다 해놓고 가르치려는 것이죠. 즉, 갑의 마인드입니다. 독자에게 진정으로 다가서서 배우고 존중한다는 것을 수사적으로 말할 뿐이죠. 독자들은 금세 알아챕니다. 또 그걸 ‘재미없다’라고 뭉뜽그려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들은 젊은 세대들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정신을 콘텐츠에 담아야 합니다. 이 부분이 빈곤해서 독자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질문 : 전통매체의 트래픽 모델의 거품이 빠지면서 전문지들도 힘에 부치고 있는 실정이다. 짱피디의 뉴스 혹은 새로운 뉴스형식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한가? 그리고 그것은 1인 창작자나 소규모 미디어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짱피디 : 사실 국내에선 지불장벽(페이월)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세입니다. 지불여력이 없는 청년들을 타깃으로 하는 뉴미디어 뉴스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많죠. 하지만 저는 다른 생각입니다. 청년들이 나와 함께 하는 매체, 나와 늘 곁에 있는 기자, 피디, 언론사라고 느낀다면 충분히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될 것입니다. SM이나 YG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10대의 팬덤 현상입니다. 

물론 뉴스에도 통할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추론으로 그치는 것보다 실제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바로 카카오의 스토리펀딩을 해본 거죠. 여기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천원, 이천원 씩 후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대학생 독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든 돈을 후원하기도 했죠. 이렇게 특정 타깃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준다면 후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크라우드펀딩'은 검증된 모델입니다. 

언론의 기본은 독자의 신뢰입니다. 언론사에 대한 브랜드와 사명에 후원하는 시민들은 지갑을 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국내 언론은 그게 무너졌기에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흐름은 언론사 브랜드를 점점 갉아먹고 있죠. 

제가 추구하는 새로운 뉴스 형식들은 청년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포장지만 바꾼 것입니다. 1인 창작자나 소규모 미디어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 쉽고 재밌는 뉴스를 통해 청년들이 뉴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궁극적으론 민주주의에 닿아 있습니다.

대형 미디어,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각자 타깃과 사명에 집중하는 저널리즘을 펼친다면 독자 후원의 페이월 시스템은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랜드와 신뢰가 관건입니다. 

만약 얼굴도 모르는 독자가 여러분의 기사를 잘 봤다고 개인적으로 선물을 주고  후원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조직에 활기와 자연스러운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하루에도 몇 번씩 제겐 이런 일이 나타납니다. 뉴스가 너무 재밌는데 공짜로 보는게 죄송하다며 독자들이 커피와 치킨 등 기프티콘을 보내줍니다. 젊은 세대는 일반적으로 귀찮아서 소액결제 등을 하지 않는다지만 그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하면 귀찮은 일도 자발적으로 합니다.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는 뉴스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요? 포기하셨다면 감사합니다. 제가 그 자리를 채우겠습니다.^^

질문 : 짱피디는 지상파 방송사 출신이다. 그런데 파격적인 뉴스 형식은 전통의 뉴스 문법에서 벗어난 만큼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버즈피드가 '수박폭발'이라는 영상을 만들어서 독자들의 호기심만 자극하는 것처럼 그것은 그저 '오락적'이라는 것이다. 짱피디가 생각하는 뉴스, 저널리즘, 기자는 무엇인가? 

짱피디 : 결론적으로 저는 어떻게 불리우느냐는 상관없습니다. 처음 버즈피드가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기존 매체는 '황색저널리즘'이다, '쓰레기 기사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비판하던 기존 매체들이 지금은 오히려 브랜디드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죠. 물론 국내 언론사들의 낚시 기사류와 비교하긴 어렵고요. 

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개그도 하고, 때론 춤까지 하는 뉴스(의 진행방식)를 저널리즘이 아니라고 보는 분들도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정상적인 언론인들이라면 나름 가치관이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저널리즘이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뜬 구름 잡는 이야기인가요? 

민주주의 발전의 근본은 시민의 정치참여입니다. 대표적으로 '투표'죠. 그런데 청년층의 투표율은 중장년층에 비해 여전히 낮습니다. 기성세대는 청년세대를 향해 "현실에 불평만 늘어놓지 말고 투표 좀 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청년들은 투표할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습니다. 아르바이트에, 취업준비에 지치고 있죠. 투표를 해도 정치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혐오주의도 만연합니다. 정치인들은 그런 청년들을 신경쓰지 않고 노년층 공약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청년들의 삶은 팍팍할 수밖에 없죠. 이 악순환을 깨고 싶었습니다. 제가 하는 뉴스를 통해서 말이죠.

대중은 자신과 관련 있는 뉴스는 꼭 봅니다. 마트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대형마트 영업규제' 뉴스를 보죠. 내 근무여건과 직접 연관이 있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PC방 업주는 '게임규제'에 관심이 높죠. 

청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삶과 직접 관련이 있는 뉴스라면 챙기게 되죠. 또 그렇게 소비해서 지식이 생기면 그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도 하게 되죠. 투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뉴스는 민주주의 발전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담은 뉴스라도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밀레니얼 세대가 집중할 수 있는 뉴스가 아니라면 소비 자체가 안 되죠.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마구 던져버리는 매스 미디어 시대에서 각자 원하는 정보만 선별해서 보는 파편화된 버티컬 미디어 시대로 이동한지 오래입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를 위한 재미있는 뉴스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관점으로 저는 '재미' 요소를 찾고 있습니다. 오락적으로 볼 수도 있고 불편하다고 기피하는 분들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멀티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 편집은 물론 기획까지 제가 다 하죠. 밥그릇 빼앗길까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전통매체 내부 구성원들과는 다릅니다. 이젠 한 가지만 고집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제 도전은 계속될 겁니다.

질문 : 페이스북 같은 소셜에서 유통하는 뉴스는 전통매체의 지면, 방송에서도 다뤄야 한다고 보는가? 역으로 지면이나 방송에서 나온 보도물을 그대로 소셜에서 유통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짱피디 : 온라인 뉴스를 오프라인에서, 오프라인 뉴스를 온라인에서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밀레니얼 세대 관점에선 '뒷북치는 일'이죠. 오랜만에 뉴스를 챙겨보려는데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판에 박힌 형식에 따라 전달되는 뉴스라면 보고 싶을까요? 역시 별 거 없네, 시간 아깝다, 딴 거나 하자 이런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죠? 밀레니얼 세대가 시간을 투자할 가치를 느낄만한 오리지널 뉴스가 중요합니다. 물론 브랜드 콘셉트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접근방식은 바뀔 수 있습니다. 다이소처럼 이것저것 다 파는 박리다매 방향성이라면 온라인에서 이슈화된 아이템을 전부 짜깁기해서 보여줘도 되겠지요. 그러나 지상파나 뉴스전문 미디어라면 선택과 집중을 해서 오리지널 뉴스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밀레니얼 세대의 반응도 나올 겁니다.

질문 : 1인 창작자 시대다. MCN의 미래는 어떨 거 같은가? (짱피디는 트레져헌터와 계약을 맺은 창작자이다) 플랫폼 사업자 혹은 창작자들과 전통매체 사이의 역할은 없겠나?

짱피디 :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MCN 사업자와 초기 단계부터 함께 하고 있는 창작자로서, 연구자-대학원생으로서 볼 때 썩 좋지 않습니다. 1~2년 내 소수의 MCN 업체만 남고 모두 통폐합될 것입니다.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곳도 나오고 있지만 수익모델은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일부에서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대외 여건이 나빠지면서 이마저도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런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거품'에 휩싸이지 않고 제대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온 것이니까요. 곧 누군가 평정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전통매체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MCN 업체와 섣불리 손을 잡았다간 잘못된 이미지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최근 모 언론사가 아프리카나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BJ 등의 형식들을 모방했다가 평판이 나빠지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 가장 눈여겨 보는 국내외 미디어나 전문가가 있다면? 혹은 당신의 멘토가 있다면?

짱피디 : 제가 이 분야에 가장 첫 발을 디딘 처지라 '멘토'는 따로 없습니다(웃음). 눈여겨보는 미디어는 국내보다 해외 매체가 많습니다. 제 스마트폰에 그룹핑을 해둔 미디어는 BBC, 복스(Vox), 믹(Mic), 포인터(Poynter), Refinery29, Vice, AJPlus 등입니다.

국내 전문가분들이라면 얼마전 뉴스미디어 인큐베이팅 회사를 만든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이성규 블로터미디어렙장입니다. 이분들 글은 꼭 즐겨 읽고 있습니다. 

질문 : 창작자에서 <더스쿨오브뉴스> 교장이 됐다. 너무 빠른 도전이 아닌가? 고품격 뉴스를 만들려는 꿈을 갖고 있다. 무엇이 가장 절실한가?

짱피디 : 사실 오프라인 학교를 만들 생각까진 없었습니다.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실 1년 정도 온라인 뉴스를 더 확장해서 만든 뒤 오프라인 교육까지 가려고 했는데요. 사람 일은 계획한 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하지요.

제가 스토리 펀딩에 올린 글을 보고 경기도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담당 장학사님과 주무관님까지 오셔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강한 열정을 보여주셨는데요. 대화하며 제대로 된 뉴스에 대한 갈망과 열망이 뜨겁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에서 청소년 미디어 담당 교사들을 위한 워크숍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느꼈습니다. 장소나 교재가 없어서 힘들다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열매를 맺으려면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현재 저는 뉴스 저변을 넓히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단계에 있습니다. 당장 뉴스 콘텐츠에선 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를 지속해나갈 그릇이 필요합니다. 여러 곳에서 투자해준다는 얘기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몸집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스스로 자생하려고 합니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더스쿨오브뉴스> 교장에 취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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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 프로젝트 내 'Ask' 화면.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국내 언론사의 기존의 인터넷 여론조사에 비해 친밀감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의 코랄 프로젝트(Coral Project)는 독자 충성도를 끌어 올리는 목표로 시작됐다. 경쟁사인 뉴욕타임스와 공동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기술기업인 모질라 파운데이션이 협업하고 있다.

최근 콜롬비아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 총회에서도 공개된 코랄 프로젝트는 일종의 알고리즘으로 좋은 댓글을 더 많이 노출하도록 하는 'Trust', 언론사 담당 에디터가 운영하는 'Ask', 댓글처럼 독자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기사화하는 툴인 'Talk' 등 3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프로그램들은 오픈소스로 개발해 여러 (지역)언론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Trust'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시범 운행 중이다. 'Ask'는 워싱턴포스트의 '월드 뷰(World View)' 블로그에 적용됐는데 에디터가 독자들에게 여론조사나 댓글을 요청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사도 작성한다. 내년에 공개되는 'Talk'는 독자가 만드는 콘텐츠를 뉴스로 만들어 재배포하게 된다.

국내 언론사는 '댓글'관리도 없을 뿐 아니라 있다고 하더라도 '삭제' 조치 외에 운영자와 독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없다. 많은 언론 매체들이 '독자 제보' 공간을 열어두는 정도이다.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미디어를 중심으로 라이브 방송과 소셜 계정을 연계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  <한겨레신문>의 '정치BAR' 섹션은 페이스북이나 텔레그램 계정으로 독자의 질문을 수렴하고 있다. '라이브 톡' 등 메신저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한다.

'독자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주인공은 역시 공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표를 가진 뉴스조직의 기자이다. 기자가 이 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독자 관계의 안정성은 확보하기 어렵다. 

JTBC 5시 정치부회의 페이스북 계정. 기자가 '화자'가 된 스토리는 형식의 파격성 못지 않게 친밀감을 증폭한다. 그들이 독자의 반응에도 성실하게 응답한다면 놀라운 결과도 예상된다. 기자 별로, 주제 별로, 프로그램 별로 확장하는 브랜드는 드라마틱한 독자관계의 배경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하다.


'JTBC 5시 정치부회의'처럼 기자나 리포터 심지어 대표 앵커가 소셜 소통을 강화하는 트렌드도 두드러진다. 일부 매체는 이른바 '분산미디어' 전략을 내세우며 부서별, 주제별 소셜계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다만 콘테츠만 보일 뿐 독자와 '서로 말 걸기'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해외 매체가 양질의 독자, 양질의 의견을 폭넓게 다루기 위해 노력하는 접근은 디지털 미디어 혁신의 핵심이 저널리즘 패러다임의 이동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략으로는 낱개 콘텐츠 소비 시대에 영향력을 확장하기 어렵다. 참여하는 독자들을 확보하고 이들과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당장에는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기자가 독자의 이야기와 관련 있는 기자들에게 중계해주는 방식을 고려해봄직하다. 

페이스북 '좋아요수' 경쟁 혹은 목표 지향에서 독자 관계 증진이라는 가치 기반의 소셜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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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 깔끔한 디자인과 공들인 텍스트가 조화롭다. 독자의 시간을 존중하는 콘텐츠 전략은 전통매체에게는 생소한 접근이다. 지식을 갈구하는 독자에게 다가서는 세련된 만남은 이 브랜드의 드라마다. 시즌을 계속 넘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싶다. 퍼블리는 봄날의 곰처럼 사랑스럽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 '눈길이 간다'는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아하고 정갈한 노고를 쏟는 미디어가 등장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자주 뜬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마을의 고귀한 우물 같은 느낌이랄까. 이 감상은 박소령 퍼블리(PUBLY) 대표를 마주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CO-Work, DO-Good, Cow&Dog)'에서도 실제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성공이) 흔치 않은 콘텐츠 스타트업으로 투자자를 모았고 퍼블리를 열었다. 그리고 3년 내에 이 사업을 빛내겠다는 박소령 대표. 한 시간 넘는 대화는 수줍지만 세련된 포즈와 하나하나 벽돌을 올리는 기풍으로 어우러졌다. '퍼블리'의 소개글이 "당신의 시간은 소중합니다. PUBLY는 모바일에서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콘텐츠를 만듭니다"인 것처럼 식자층의 강한 자존감도 포말처럼 건네졌다.


퍼블리의 콘텐츠는 담금질 된 높은 순도를 지향한다. 뜨거운 만큼 여운도 길다. 피렌체 골목길이나 테너의 저음처럼. 박 대표는 매일 종적없이 사라지는 전통매체의 뉴스를 가볍게 윙크하는 눈빛으로 녹여 버렸다. "우리는 늘 고급 콘텐츠를 고민합니다. 독자들은 천차만별입니다. 이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 대표는 지적 갈증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를 제시했다. "한국어로 필요한데 없는 분야가 있습니다. 외국어로는 존재합니다. 시장이 작고 수요가 없어서 한국어로 생산하지 않는 소재입니다. 예를 들면 번역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슈이거나 해외 행사들입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읽었을 때 A라는 생각이 A', A''로 연상을 유도하는 포인트가 밴 것이 좋은 콘텐츠입니다. 읽고 나서 제가 똑똑해졌다, 학습했다, 나를 자극했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죠"라고 곧이어 정리했다.


"더 나아가 콘텐츠는 공공성의 가치를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부터 만만한 것은 없었다. 회사 창업을 염두에 둔 적 없던 박 대표에게는 처음부터 접하는 일들이 까다로웠다.


당장에 웹 사이트 구축에 나서야 하는데 개발자도 구하지 못했다. 사업모델로 생각했던 크라우드 펀딩도 작정하고 추진할 동력은 없었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구독료, 펀딩 외 다른 모델은 상정할 수 없었기에 좋은 기획을 제시하고, 필자를 설득해서 참여시키고, 데이터를 착실히 쌓는데 몰입했다.


박 대표는 콘텐츠나 비즈니스에 있어서 '커뮤니티'가 결정적이라고 봤다. "단순히 좋은 글을 유통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팬덤을 형성하고 독자 충성도를 끌어올려야 유료화가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펍(Pub) 문화'도 결국 커뮤니티의 중심이지 않는가.


작년(2015년)에는 세 개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퍼블리를 만들고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어땠습니까?" 자평을 들었다.


첫 시도는 팟캐스트를 해오던 친한 기자 3명과 함께였다. 텀블벅(Tumblbug)을 활용했다. 영화, 게임, 미술, 테크 등 다양한 문화 영역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다보니 번짓수가 맞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는 비로소 퍼블리에 올렸다. 펀딩을 한 독자들의 절반은 출판계 종사자들이었다. 경비 부담으로 직접 가보진 못하지만 넘치는 지적 욕구를 확인했다. 목표액도 두 배를 넘겨 달성했다. 네 차례 오프라인 모임도 열었다. 전자책으로 된 보고서를 제공했다. 모든 프로젝트는 퍼블리를 단련시켰다.


박 대표는 "후원한 독자들에게 결과물이 건네진 뒤에 시장을 만드는 일이 과제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길을 여는 방법 말입니다."라고 했다. 


결국 콘텐츠 생산자의 역량이 탁월해야 하지 않을까? "예, 동감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획하는 콘텐츠는 주로 외부에서 필자를 찾고 있습니다. IT분야엔 여기자가 별로 없는데 꾸준히 글을 쓰는 정보라 기자를 발굴했습니다." 


정 기자는 '북페어'에 이어 올해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미디어 산업 컨퍼런스 및 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 프로젝트'의 콘텐츠 생산자다.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자신의 글의 값을 스스로 매긴 적도, 외부에 의해 평가받은 적도 없다. 부담되는 일이다.


하지만 퍼블리의 필자 발굴은 중단할 수 없는 일이다. '읽는 사람의 일과 삶을 중심에 두고 기획한 콘텐츠'들이므로 필자는 아주 중요하다.


오는 4월29일 미국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는 투자 전문가 황준호 씨가 참석한다.  25일 현재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 중이다. 트레이더(trader)가 보는 금융시장 전망을 콘텐츠로 제시한다. 에듀케이션 테크 컨퍼런스는 교육학 전공자가 맡는 식이다. 


전통매체의 천편일률적인 보도와 극명히 대비될 것임에 분명하다. 타깃층이 명확한 주제를 가진 퍼블리의 콘텐츠 전략은 더욱 더 다양한 이슈를 찾고, 전문 필자를 찾는 숙제를 계속 안긴다.


박 대표는 역설적으로 독자에 초점을 둔다. 독자의 규모는 애초에 넉넉하지 않다. "35세를 기준으로 위 아래 5~10년 사이를 대상으로 잡고 있습니다. 스스로 자아발전, 자기학습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 고학력 엘리트 층이 핵심이겠지만요. 페이스북에서 연결된 모임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의견도 챙겨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양질의 독자를 데모그래픽(demographic segmentation)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독자의 시간-독자가 콘텐츠를 찾고 읽는데 기울이는 시간을 존중하는 퍼블리. 독자의 후한 평판을 얻는데 실패한 전통매체. 이 간격을 박 대표는 이렇게 교정한다. "영미권 미디어와 한국 미디어의 차이라면... 보수든, 진보든 이념 스펙트럼이 무엇이든 (이곳에는) '좋은 브랜드'가 없다는 점입니다." 


퍼블리가 좋은 브랜드로서 이 시장에 살아남는다면 그건 순전히 독자의 힘일 터이다. 물론 퍼블리는 전통매체와 직업기자들에게도 문호를 열어 두고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잣대가 협업의 기초가 될 것이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인터뷰한 내용을 재정리한 것이다.



박소령 퍼블리 대표를 미디어 세계로 인도한 책. 공동체의 번영을 기대할 수 있는 교양의 `포스`는 이 책처럼 상상 이상으로 우리 가까이 있을지 모른다. 더구나 네트워크에서는. 미생(未生)인 퍼블리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 왜 척박한 미디어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저를 형성한 건 미디어, 매거진, 책처럼 '텍스트'였습니다. 경영학을 배운 대학시절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5년여 경영전략 컨설팅 직업 경험 끝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공공정책학을 전공한 것도 텍스트의 영향이었습니다. 신문을 읽으면서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많은 꿈을 가질 수 있게 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자각을 하게 된 것도 우연히 고른 책을 보면서였습니다. 대학 구내 서점에서 <렉서스 올리브 나무>(토머스 프리더만 저)를 읽게 됐는데 엄청난 영감을 줬습니다. "앞으로 세계가 크게 변한다. 이 변화 흐름에서 중요한 직업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략가이고 하나는 저널리스트다. 전자는 변화하는 세계를 만들어갈 책임이 있고 후자는 그 변화를 정확히 설명해줄 책임이 있다"는 구절이 와 닿았습니다.


- 언론의 위기는, 특히 한국에서는 교양의 시민을 배출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오지 않는가라는 생각입니다. 텍스트의 위축과 실종,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지식을 접하고, 깨닫고 공감하고, 공동체를 조망하는 문화가 실종됐습니다. 책을 읽고, 신문을 읽고, 지적 욕구가 강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드문 시대입니다. 그런데 박 대표는 타고난 지식구애자입니다. 특히 어떤 점이 박 대표를 미디어의 역할에 주목하게 했을까요?


어릴 때부터 '책'과 가까운 곳에서 성장했습니다. 과천시는 도서관이 잘 갖춰진 곳입니다. 접근성 좋은 도심 안에 공원이 있고, 또 큰 도서관이 두 곳이나 있습니다. 커뮤니티 역할을 해줍니다. 부모님은 신문을 열심히 봤습니다. 덕분에 언론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1~2년 준비하는 언론고시에 시간을 쓴다는 것이 아깝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차라리 경영학을 배우고 세상과 시장을 보는 전략적 관점을 갖추고 라이터(writer)가 되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 그러나 컨설턴트 직장생활 이후에는 공공정책학을 전공했습니다.


2014년 여름에 미국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언론을 살펴보니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학부시절에 언론고시 고민을 할 때와 지금의 언론사와 기자들에 대한 사회인식이 변했습니다. 존경심, 신뢰도, 윤리성 같은 것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대중에게 제대로 설명하는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위계적인 조직에서 수습기자로 적응한다는 것이 저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았습니다.


- 글을 쓰는 일은 하고 싶고, 미디어는 넘쳐나는데 사업성은 안갯속입니다. 고민이 많았을 텐데 '퍼블리'라는 것으로 시작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9개월간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도움을 얻었습니다. 미디어에 대한 관점, 포부를 듣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카우앤독에서 일을 시작한 것도 굉장한 행운입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미디어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투자자가 나오고 제안이 수렴되고... 마침내 미디어 섹터에서 막상 일을 시작하려니 확신은 없었습니다. 4개월의 고민 끝에 2015년 3월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 스타트업도 사람들이 모여야 시작합니다. 박 대표의 미디어 애정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만났습니까?


가치관, 세계관, 책 읽는 것, 취향 등등 모든 호흡이 척척 맞는 파트너를 만난 것도 행운입니다. 10년 전 컨설턴트로 일할 때 같은 회사 사수로 3년간 봐왔던 김안나 씨도 그렇고요. 이후 김안나 씨는 '리디북스' 초창기 멤버로 일했습니다. 뉴스 미디어는 아니지만 콘텐츠 생산자들이 전자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기술의 접목은 어떤 양상인지를 지켜본 친구입니다. 제가 상의를 했습니다. 결국 이베이에서 일하던 김안나 씨가 합류했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뜻에 공감하고 각자의 일에 성의를 다하고 있습니다.


제 멘토이기도 한 L 님은 "결과보다는 과정 그 자체가 우리 사회에 기록으로 남는 게 의미가 있다"고 격려해줬습니다. 저도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에 온전히 묻혀 있을 때 해답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저도 동료들과 함께 앞으로 최선을 다하며 이 시장을 탐색할 계획입니다.


- 3년 뒤에는 무슨 일을 할 것 같습니까?


저희 눈높이에 맞는, 만족스러워하는 콘텐츠를 계속 기획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종이책, 전자책, 오프라인 강연회 등 사이클을 만들겠습니다. (국내 시장 환경의 한계로 퍼블리가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바로 묻자) 물론 '퍼블리'가 3년 안에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한다는 숙제는 있지만 이 과정 전반을 모두 의미있게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퍼블리의 스태프들과 박소령 대표. 자유로운 카우앤독의 공간에서 나왔을 때 저녁을 앞둔 공기는 바싹 마른 잎사귀처럼 건조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평일의 남은 시간은 콘텐츠와 독자들의 길 위에 온전히 있었을 것이다. 촉촉한 속삭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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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에서 기자들은 저널리즘의 타락부터 조직 경쟁력까지 숱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왜 이것들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가? 기자들은 스스로 자위하는 것은 그치는가? 질식하는 뉴스룸 문화, 샐러리맨이 되는 기자, 미디어를 나무라기만 하는 독자들... 이것이 진정한 언론의 위기이며 공동체의 위기이다.


<기자협회보> 후배 기자가 익명 기반의 한 SNS 앱이 언론사 기자들의 '해우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의견을 물었다. 설치해서 들여다봤더니 좋은 일은 '아니다'. (이 인터뷰는 23일자 <기자협회보>에 게재됐다)


이 앱에서 기자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선배와 논조를 향한 비판, 임금과 수당, 언론환경에 대한 대처 등이 대부분이다. 이를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익명이라는 '엄호'를 받는 자기 고백들은 사실 조직 내에서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다. 


익명 서비스에 언론사 기자들이 북적이는 것은 첫째,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고 경기회복의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흐름이다. "찍히면 죽는다"는 철벽 앞에서 기자들도 위축되고 있다. 


둘째, 인터넷 보급 이후 시장포화와 과잉경쟁 구조에서 앞만 보고 향할 수밖에 없는 언론경영 환경도 거들고 있다. 잠시 현재 위치에 머무르면서 '복기'하고 성찰, 개선하는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 이를 받아서 처리할 곳도, 사람도 없다. 


셋째, 당연히 조직 내에서 선후배 사이에 교류도 미흡하다. 과거에는 통음하면서 격렬히 치받으며 자존감을 세웠지만 이제는 성과 목표를 내세우는 조직 이기주의 아래에서는 구질구질한 추억이 되었다. 개인화한 신세대 기자들과 경영의 관점에 선 구세대 기자들은 평행선이 되었다. 대화가 단절되고 있다.


넷째, 미디어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에서 독자들은 기자의 수준을 적극적으로 비평한다. 정보와 지식이 넘치는 공간에서 기자의 역량은 금세 드러났다. 성역비판은 줄어들고 그 자리는 상업주의가 채웠다. 기레기 논란이 빗발쳤고 기자들은 진로와 정체성을 의문하고 있다. 외부에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 염치없다.


익명 앱에서 만나는 기자들은 감정의 토로를 통해 일정한 보상과 위로를 받는다. 비공식적인 채널에서 내상을 치유하고 다른 기자들의 동질적인 고통을 발견하면서 더 이상은 고민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료 언론인들의 애틋한 동병상련, 이심전심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이런 상황은 당장에 호전되기는 어렵다. 우선 직업기자들이 처한 언론환경은 빠른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이 바뀌어 왔다. 언론기업 차원에서도 뾰족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간단치 않다. 시장 양극화는 가속화하고 있다. 언론사 간 빈익빈부익부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기자들이 겪는 고충은 육체적 고통, 경제적 빈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고 있다. 최근 30년 사이에 가장 미래가 불확실해진 직업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본연의 취재 이외의 업무도 폭증하고 있다. 이는 유감스럽게도 당연시되고 있다. 


기자 전문성 확보도 쉽지 않다. 오랜 취재경력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시대다. 탤런트(재주), 테크놀로지(디지털 기술) 등 개성적이고 기능적인 것을 보탤만한 여유가 남아 있지 않다. '번 아웃'의 상태로 하루하루의 일을 처리하는 샐러리맨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익명의 앱에서 넘치는 기자들의 넋두리와 아우성, 조롱과 비난은 희극적이고 동시에 비극적이다. 공동체와 독자가 언론사와 기자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저널리즘의 '원칙'으로 수렴하는 과정은 실종된 채 뉴스룸은 속도와 형식을 재촉하는 기교와 그 결과 즉, 실적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더욱이 언론사와 기자들이 직면한 문제들은 급성 질환도 아니고 만성 질환이며, 숙환이라고 할 것이다. 단기간에 치료되기 어려운 까다롭고 근원적인 문제들이다. 익명 게시판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기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설득하고 풀어가야 하는 일이다.


이것이 진정한 위기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멀지 않다. 언론의 사명, 책임을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다. 언론사 로비에, 편집국 앞에 묘비처럼 화석처럼 박힌 글귀를 읽는 길이다. 혁신은 멀지 않다. 혁신은 디지털이 아니다. 혁신은 기술이 아니다. 혁신은 스스로의 역할을 제대로 찾는 일이다. 그래서 혁신은 정녕 어렵다. 


어지러운 세상의 책임의 상당 부분은 언론이 져야 한다. 더구나 디지털에 만취한 혁신으로는 더 이상 세상의 진보를 염원하는 독자-교양인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만족한 성과조차도 끌어내기 어렵다. 저널리즘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디지털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사내 관리자들은 정면에서 문제를 풀려고 하기보다는 익명 게시판을 몰래 들여다보며 기자들의 글을 살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풍토에서는 저널리즘의 도약, 기자의 진화, 언론시장의 성숙 같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언론사 내부에 상하좌우를 아우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정치사회적 분위기, 시장 경쟁질서는 언론환경을 벼랑 끝으로 밀어넣은지 오래다. 네트워크에는 언론사 종사자들의 자탄 속에 희망을 기약하는 이야기가 적지 않게 나온다. 미디어 수용자인 독자들도 기자들이 겪는 문제를 공감할 필요가 있다. 언론인의 중병은 사회적인 위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4월 초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저널리즘 혁신은 무엇인가'의 토론회 발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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