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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뉴스 앱. 올해 중앙일보는 '혁신'을 위해 소용돌이쳤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를 영입한 직후인 12월 중 뉴스룸의 진용을 어느 정도 갖췄다. '6개월' 정도는 이석우 신임 디지털 총괄이 지켜본 뒤 본격적으로 가겠다는 포석이라지만 안팎에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온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혁신은 국내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건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를 맺을지 주목된다.



디지털 퍼스트와 모바일·SNS에 엇갈린 희비

전통 저널리즘 관행과 인식 바꾸는 방법론 미흡


지난달 중순 이석우(49) 전 카카오 공동대표의 중앙일보 이직 소식이 전해지자 신문, 방송은 물론 포털사이트 관계자들까지 술렁거렸다. 뉴미디어 업계의 리더가 전통매체로 옮긴 배경이나 역할을 놓고 엇갈린 의견이 쏟아졌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사법 당국의 차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설왕설래도 나왔다. 그러나 강도 높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중앙일보의 선택에 후한 평가가 잇따랐다. 


1일부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 겸 디지털기획실장-JOINS 공동대표도 맡았다-으로 출근한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일단 거대 뉴스룸과 융화를 하기에 중량감도 있고, 미디어 생태계의 최근 흐름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1992년부터 2년 간 중앙일보 기자를 한 이후 2011년 카카오 부사장으로 영입되기 전까지는 미국 로스쿨을 마치고 법조인으로 활동하며 미디어 업계와는 다른 길을 걸었지만 다음과 합병 이후 카카오 공동대표가 되면서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나섰던 인물이다.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홍정도 중앙미디어네트워크·중앙일보·JTBC 공동대표 사장과 함께 디지털 부문에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중앙일보 창간50주년 기념식에 맞춰 발표한 ‘혁신 보고서(New Direction in Media)’는 기본적인 혁신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판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로 불리는 이 문서는 중앙일보 내부 구성원들에게만 단계적으로 공유돼 전체 내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홍정도 사장이 기념식에서 밝힌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언론사' 관련 언급에서 어느 정도 그 윤곽은 파악할 수 있다. 홍정도 사장은 "뉴스는 끊임없는 흐름인데 기존 언론사는 자기가 설정한 기준-데드라인에 맞춰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플랫폼이 등장해 이 정보의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중앙일보의 향후 전략이 모두 포함됐다고 본다. 바로 '디지털 퍼스트'와 '소통 강화'다. 신문지면 제작 중심의 뉴스 생산 과정을 디지털 플랫폼에 놓고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활성화하지 않았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젊은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이를 디지털 서비스에 녹여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일보 경영진의 의중이 실린 혁신 보고서를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어떻게 현장에 적용해갈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12월 초 단행된 중앙일보 인사는 뉴스룸, 디지털 전략·제작부문 그리고 시사매거진제작, 신문제작, SUNDAY(주말판)제작 등 각 부문으로 나눈 형태인데 뉴스룸은 모든 부문의 뉴스가 모이는 곳"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기자들이 매체 구분없이 뉴스룸에 기사를 송고하면 각 제작 담당자는 매체 성격에 맡게 콘텐츠 차별화를 맡는다.   


이런 구도에 호응하는 인적, 조직적 편재의 향방은 이르면 연내 이뤄질 후속 인사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그러나 모든 뉴스를 디지털에 초점을 두고 우선 순위를 정하는 전향적인 '디지털 퍼스트' 흐름이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에도 하루 평균 약 50여 건의 디지털 뉴스가 생산되는 상황에서 뉴스 생산 프로세스 자체를 디지털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별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신문업계 1위인 조선일보도 '이석우 영입' 직후엔 그 배경을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이내 덤덤한 평가로 바뀌었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절대적으로 종이신문 기반 매출이 많은 국내에서 언론사의 디지털 퍼스트는 이상적으로 설계는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종이매체 기자가 감당해낼 수 있는 콘텐츠의 수준만 하향평준화될 것"이라며 냉소했다. 


편집국 각 데스크와 신문기자들의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급격한 방향 선회는 종이신문과 디지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일이란 것이다. 또 만약 디지털을 잘 모르는 종이신문 기자 출신이 디지털을 관장한다면 뉴스룸의 위계 문화에서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앙일보의 콘텐츠 비즈니스 및 유통 전략 등 디지털 매체 환경 전반에 대한 일에 한정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신문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정체 상태에 놓인 한국형 디지털 뉴스룸의 등장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앙일보가 '한 지붕 아래(one roof)' 매체 간 칸막이를 없앤 명실상부한 융합 뉴스룸(convergence newsroom)을 통해 평이한 뉴스 생산 위주의 신문사를 넘어 전문적인 지식정보종합기업으로 진화하는 계기를 마련할지 일단은 지켜보자는 것이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홍정도 사장 등 경영진의 든든한 지지를 업고 있는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진용을 갖춰 뉴미디어 업계에서 경험한 것을 이식하고 카카오와 협력한다면 혁신 성과도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긍정론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홍석현 회장은 신년사 등을 통해 복잡성이 증대되는 한국 사회에서 유연성, 균형성, 다양성 등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과 모바일 플랫폼, 글로벌 시장 등을 향한 새로운 도전 의지를 줄곧 내비쳐왔다. 홍정도 사장도 미래지향적인 IT투자와 비기자직 전문인력의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에 이뤄진 이용자 친화적인 웹 사이트 및 모바일 서비스 개편은 중앙일보 혁신의 순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의 중앙일보 이직을 정점으로 2015년은 국내 언론사들의 디지털 집중과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에 비해 1년여 빠른 시점인 지난해 말 디지털 강화를 위해 편집국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뉴스본부' 체제를 가동한 조선일보가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조선'의 본격 유료화를 놓고 올해 초까지 갈팡질팡했지만 결국 디지털 콘텐츠 강화를 위한 조직을 꾸리며 미래형 뉴스룸에 대비했다. 젊은 세대와 접점 강화를 위해 모바일 콘텐츠 타입인 카드뉴스를 비롯 연성 뉴스 생산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한겨레신문은 그 어떤 언론사보다 '디지털 퍼스트'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3.0 혁신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2단계 융합 편집국 구현에 진입한 한겨레는 인력을 재배치하고 에디터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에디터는 온라인에 유통하는 뉴스의 기획과 생산을 맡았다. 디지털 편집회의도 신설하고 멀티미디어 생산에 적합한 최신 콘텐츠관리시스템(CMS) 도입을 추진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소셜네트워크 계정 운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웠다. 한국일보는 조잡한 광고를 게재않는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편으로 다양한 디지털 뉴스 실험을 곁들였다. 꾸준한 소통에 나선 경향신문도 소셜네트워크에서 '이름값'을 했다.


특히 SBS 보도국은 소셜미디어 전용 뉴스 채널인 '스브스뉴스'에 이어 동영상 서비스인 '비디오 머그'를 선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기존의 뉴스 문법으로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는 콘텐츠 생산으로 주목받았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따라하기'에 바쁠 정도였다.


모바일에서 시간 때우기에 최적화한 '스낵커블 콘텐츠(Snackable Content)'로 둘퐁을 일으키며 장안의 화제가 된 피키캐스트의 전통매체 버전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입체적 뉴스를 비롯 저널리즘의 가치를 좇는 것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만 양산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결국 변별력 없는 뉴스만 시장에 유통돼 이용자 '피로도'만 쌓이고, '짜깁기' 문제를 일으키는 등 상업주의 논란의 중심에 선 매체들도 나왔다.


반면 언론계 전반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주목도는 높아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보도 과정에서 메르스 감염 현황, 전파 경로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 정제해 시각화한 KBS의 보도 형식은 돋보였다. 무엇보다 일부 언론사에서 시범적으로만 추진됐던 데이터 저널리즘이 중앙일간지는 물론 크고 작은 언론사에서 본격화하는 양상이었다.


올해 추진된 국내 주요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은 크게 보면 첫째, 편집국의 디지털 기능 강화를 들 수 있다.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확충했다. 둘째, 모바일과 SNS 기반 서비스를 확대했다. 개발자, 디자이너 등 비기자 직군이지만 전문가의 채용을 늘렸다. 셋째, 주이용자층인 18~34세에 초점을 맞췄다. 팟캐스트, 영상 등 멀티미디어 실험을 장려했다.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에서 등장한 꼭짓점이었다. 더 강한 디지털 혁신으로 이행할 것인가 아니면 형식적인 흉내내기에 그칠 것인가의 기로에서 만난 이정표였다. 문제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가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투자를 하자니 불확실하고 하지 않자니 불안한 그래서 엉거주춤한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을 강도 높게 주문해온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그럼에도 향후 뉴스룸의 권력은 디지털에 있음을 명백히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부의 종이신문 권력을 간소화 즉, 축소·교체할 때 혁신이 성공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부에 업무 갈등만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디지털관리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 1인에 의존하는 탑다운(top down) 방식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내부에 디지털 문화 형성을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령 디지털 부문 예산을 증액하고 디지털이 종이신문 업무를 일정하게 잠식·지배하는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일이다. 또 혁신의 목표를 내부 역량과 시장 경쟁 질서에 맞춰 제대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뉴스룸 내 '꼰대 기자'들의 기득권은 해결 과제다. 전통매체 디지털 전환의 최대 장애물로 꼽힌다. 네트워크의 집단지성과 협력하는 창의적인 접근을 외면, 회피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문 인력은 뉴스룸의 변두리에 포진해 주요 의사결정 과정과는 거리가 멀게 했다. 


미디어 전문가 조영신 박사는 "중앙일보 행보는 모바일 주이용자층인 젊은 세대에 방점이 찍힌 프로젝트이다. 물론 내부 문화나 관행을 뜯어 고치는 대수술이 아니라 한계에 직면할 수는 있다. 다만 실패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실패하더라도 단념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한 과정으로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매체 디지털 혁신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적, 지속적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제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수'나 트래픽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듯이, 변수 많은 경쟁 환경에서 저널리즘 혁신이 안착하길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시사저널> 제1365호에 실린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12월 초로 지금과 다소 다른 사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확인되는대로 수정하겠습니다.





SBS스브스뉴스. 올해를 '최고의 해'로 보낸 새로운 뉴스 형식 서비스다. 일부에서는 실제 보도는 대충 하고 온라인에서는 열을 낸다는 비판을 한다.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저널리즘의 본령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대한 문제제기라고 할 것이다. 내년은 본질과 실험의 간격이 좁혀지길 기대한다.


세계 언론사들이 주목했던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Innovation)'의 여진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중앙일보는 창간 50주년에 맞춰 한국판 혁신보고서(New Direction in Media)로 재도약을 선언했다. 기자들의 소셜네트워크 참여 활성화를 비롯 새로운 디지털 전략 방향을 정립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 영입, 콘텐츠 및 IT 기업 투자 등 우선 순위를 확정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신문은 '한겨레 혁신 3.0' 2단계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디지털, 신문, 방송 등 영역을 모두 관장하는 영역별 융합형 에디터제를 도입했다. 이들 에디터는 기존 종이신문 제작업무 외에 인터넷 각 섹션, 페이스북 페이지, 팟캐스트 등 플랫폼별 뉴스 생산 과정에 관여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요 언론사의 혁신 프로젝트는 보험성 광고시장, 정치적 편향성 등 국내 언론 환경의 특수성에 기댄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가지 않은 길'인 디지털 부문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명쾌하진 못했다. 다만 연결과 관계의 가치를 표상하는 '페이스북', 뉴스 품질의 경쟁을 상징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이용자의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모바일' 등의 키워드는 여전히 부여잡았다.

 

뉴스 유통의 새 설계자 페이스북

 

언론사 스스로 경쟁력을 점검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것은 뉴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ICT 기업의 뉴스 시장 진출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5월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는 뉴스 생산자 간 '실익' 논쟁 속에 영미권 주요 언론사의 참여로 일단 가닥이 잡혔다. 포털이 여전히 주도하고 있는 국내 뉴스 시장에 페이스북이 언제 어떻게 진입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를 매개로 유통된 뉴스 콘텐츠는 점점 시장의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실마리로 부상하고 있다. 포털에서 뉴스 소비를 하지 않고 모바일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뉴스를 접한다는 이용자가 꾸준히 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14년 언론수용자의식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매일 이용률이 2011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언론사닷컴 뉴스나 모바일 앱, 종이신문 뉴스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페이스북은 한국 뉴스 시장에서 두드러진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 중 67.3%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67%가 뉴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 4명 중 1명은 '좋아요'를 누르고, 10명 중 2명은 '공유'하고, 1명은 '직접 기사를 링크'하는 등 적극적인 미디어 소비 패턴을 보였다.


언론사 트래픽에서 소셜네트워크로부터 들어오는 이용자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현재 모바일 환경에서 메이저신문 등 전통매체는 아직 비중이 두 자리 숫자도 되지 않지만 모바일 기반의 신생 미디어는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소셜네트워크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언론사들이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에 전담 인력을 두고 광고비 지출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페이스북이 언론사에 또 다른 무덤이 될 것이란 비관론과 함께 말이다.

 

연결과 관계의 가치에 눈뜨는 뉴스룸

 

하지만 국내 언론사의 소셜네트워크 활용성은 트래픽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한정됐다. 커뮤니케이션 전문 미디어 '더피알'은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실태 보도를 통해 '초보 수준'인 상황이지만 전문성과 디지털 마인드 제고에 나서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고 개별 기자 단위에서 이용자와 직접 소통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뉴스 생산자인 언론사가 정한 뉴스의 순서나 뉴스 비중에 대한 인지 없이 이용자는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포트폴리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PC 환경에서는 포털 뉴스 소비로 집중됐지만 모바일에서는 분산된 상태 즉, 비선형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애플 뉴스 앱 등 각 플랫폼의 작동 원리를 감안한 생산, 유통 전략이 추구될 때"라고 강조했다.


주로 해외 온라인 미디어에서 전개되는 버티컬 대응(vertical approach)은 대표적인 사례다. 한 개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급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가 아니라 각 플랫폼과 이용자의 특성를 고려한 타깃 서비스 전략이다. 올해 4월 페이스북에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SBS '스브스뉴스'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뉴스로 '콘텐츠 플랫폼' 기능을 할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KBS '고봉순',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뉴스래빗', 서울경제신문 '' 등 다수 언론사들도 캐릭터를 내세우는 한편 소셜네트워크 전용 콘텐츠 제작에 앞다퉈 나섰다. 중앙일보는 논설위원실, 문화부, 여행·레저, 청춘리포트, 강남통신 등 다양한 부서와 주제로 이용자들과 접점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였다. 웹 사이트의 초기 페이지 방문율보다 딥링크로 기사 페이지를 보고 빠져 나가는 이용자 비율이 증가하는 시장 환경에서 더욱 세분화된 미디어 포트폴리오 재구성의 일단을 보여 줬다.

 

어뷰징에서 카드뉴스, 스낵 콘텐츠까지

 

기사 어뷰징(abusing), 기사형 광고, 베끼기 기사, 유사 언론 행위 등 국내 온라인 저널리즘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일은 이해당사자들의 힘겨루기 속에 출범한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로 넘어 갔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뉴스의 제휴심사 기준을 다루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시의적절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 강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에 이어 온라인 기사 및 댓글의 삭제는 물론 페이스북과 피키캐스트 같은 신생 뉴스미디어를 중재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시안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 변수도 심상찮기 때문이다. 다양한 어젠다를 제기하는 언론자유의 확대와 뉴스 유통 시장 건강성의 확보를 균형적으로 다루는 프레임이 절실해졌다.


이런 가운데 카드뉴스, 리스티클, 짧은 영상 등으로 이용자의 클릭을 끌어내는 큐레이션 미디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피키캐스트가 주도한 콘텐츠 문법의 파괴는 올해 들어 대부분의 레거시 미디어가 뛰어 들었다. 간식을 먹듯 짧고 가볍게 소비하는 스낵 콘텐츠는 모바일 생태계를 좌우했다. 다만 수익화 한계로 소극적인 투자에 머물렀고 차별성 없는 카드뉴스만 쏟아졌다. 제이콘텐트리, 서울문화사 등 매거진, 출판 업체까지 스낵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가 됐다.


뉴스 큐레이션과 저작권의 간격도 좁혀지지 않았다. 베끼기 공방에 끼인 이용자의 피로도는 극도로 쌓였다. 정통 기자와 새로운 업무 담당자 사이의 해묵은 갈등까지 불거지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뉴스룸을 중심으로 검증형 스토리텔링, 뉴스웹툰 등 다양한 형식 전환을 모색하는 곳이 나왔다.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신서유기' 같은 웹드라마나 동영상 콘텐츠 분야에 특화된 '72TV'의 인기도 거들었다.

 

경계 없는 뉴스의 정착지,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 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 뉴스 유료화를 염두에 둔 언론사의 실험들은 최근 1~2년 사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용자의 관심사, 눈높이와는 현격한 거리를 다시 확인한 정도였다. 뉴스룸은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오래된 명제와 마주했다. 빅데이터를 수집한 후 정제하고, 구축하고, 재구성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그 중 가장 적합한 주제로 등장했다. 차별화한 뉴스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어서이다.


공공 기관의 데이터 공개를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저널리즘에 데이터를 접목한 사례는 크게 증가했다. 헤럴드경제와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데이터 저널리즘 센터가 분석한 메르스 관련 주요 기사 네이버 댓글빅데이터 분석 보도도 눈에 띄었다. 특히 KBS 디지털뉴스국 데이터저널리즘팀의 메르스 감염 현황과 전파 경로, 지도와 통계로 보는 메르스 등 인터랙티브 뉴스는 돋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열악하다. 뉴스룸 내부에 데이터를 정교하게 다룰만한 고급 인력을 보유한 곳이 거의 없고, 데이터 저널리즘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부서나 기술 자원들도 방치되고 있다. 기사 자료의 아카이브도 구축하지 못한 언론사들도 적지 않다. 데이터 과학이기보다는 데이터 시각화에 그친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된다.


다만 올해 들어 몇몇 언론사들이 다양한 실험을 반복하면서 '디지털 퍼스트'라는 선언적 화두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구체적인 분야로 진화한 것은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뉴로어소시에이츠, 뉴스젤리, 비주얼다이브 등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 기업과 언론사 간 협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뉴스룸의 특성상 빠른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데이터 저널리즘 팀을 운영하고 외부 기업과 협업하는 경향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룸은 이용자 데이터가 없다"

 

제프 자비스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6월 세계신문협회총회(WAN-IFRA)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무엇을 하는지, 어디에 사는지를 알고 있지만 언론사는 아무 것도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롱 폼 저널리즘(Long Form Journalism)' 논쟁에 이어 로봇 저널리즘, 가상현실 저널리즘까지 뉴스 실험이 뜨거웠지만 정작 이용자는 뒷전에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가 더욱 파편화하는 만큼 이용자가 도대체 어떤 뉴스를 원하는지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ICT 기업이 보유한 수준 높은 이용자 분석 시스템은 최적화한 뉴스의 디자인을 주도했다. 가령 시간대와 위치에 따라 가장 적합한 뉴스를 전달하고, 최근에 가장 많이 본 뉴스는 어떤 분야였는지 검토해 이용자의 소셜네트워크 타임라인에 노출한다.


한겨레신문의 모바일 웹 개편은 '개인화 서비스'를 고민하는 언론사 뉴스룸의 단기 처방전을 보여줬다. 한겨레신문 뉴스룸이 선택한 뉴스, 다른 이용자가 호응했던 정도를 반영한 뉴스, 그리고 이용자 스스로 고른 뉴스의 메뉴로 나눴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가 모바일향 서비스인 'V(브이)', '1boon' 서비스 등을 내놓은 것도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지를 넓혔다.


'트렌드 뉴스', '(오전 7시 출근길 이용자를 겨냥한) time 7'(이상 중앙일보), '생활의 꿀팁', '썸남썸녀', '퇴근길', '나른한 오후'(이상 동아일보), '뉴스 AS', '개콘보다 새로운 뉴스', '한 장의 지식', '버티컬 동영상'(이상 한겨레신문), '눈사람', 'play 한국', '포토플레이'(이상 한국일보) 등 모바일에 최적화한 콘텐츠와 구성으로 변신을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용자와 접점을 맺는 모바일 콘텐츠를 수렴하는 시도인 셈이다.

 

일부 언론사에서 디지털 혁신의 최대 장애물로 뉴스룸과 기자들의 안이한 태도를 꼽는 등 스스로 성찰한 것은 의미있는 행보였다. 콘텐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변신한 다음의 '뉴스펀딩'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신생 미디어와 블로거들의 약진, 산업계·학계·언론계의 공동 프로젝트 등 온라인 저널리즘의 외연도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해졌다. 미디어 생태계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는 만큼 플랫폼, 콘텐츠, 뉴스룸, 이용자에 대한 재정의가 기대된다.

 

덧글. 이 포스트는 11월 초순에 쓰여진 원고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신문과방송>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이 원고에 도움을 주신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도움주신 분들(무순) :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 김일숙 SBS콘텐츠허브 뉴스서비스팀장, 이성규 블로터 미디어랩장,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 육근영 중앙일보 디지털전략팀 차장,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


뉴스룸의 진정한 혁신이란 무엇인가?

독자의 질문에 답합니다 2015.10.24 11:2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저널리즘 혁신은 디지털이 아니라 연결과 교류이다. 뉴스룸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혁신이다. 혁신은 새로운 독자를 감동시키는 가치를 제공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최근 10년 간 국내외 언론사들의 혁신은 3C(Contents-Convergence-Communication)의 영역에서 전개됐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는 그것의 세계적 중간 점검이었다. 성과를 내는 곳도 등장했지만 대다수 매체는 갈 길을 잃고 있는 가운데 이 보고서가 전한 메시지는 명확했다. 우수한 저널리즘을 선보이고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혁신'이란 이름으로 적지 않은 언론사들이 보고서를 냈고 또 조직을 바꿨다. 그러나 '뉴스 품질'과는 무관한 일과적 이벤트에 그쳤다. 나는 그동안 대표적 뉴스산업 비관론자로서 저널리즘의 원칙, 독자 관계 강화 없이는 어떤 형식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었다. <미디어오늘>에서 '혁신'의 의미를 짚고 진로를 모색하는 기획에 앞서 나를 찾았다. 이때 답한 부분과 구글 독스로 진행된 인터뷰의 일부를 다듬고 재구성했다.


-(한국) 저널리즘 퇴행의 근거는?


저널리즘은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봉사했다. 비판정신은 저널리즘의 가치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민주화와 인터넷 이후 매체 경쟁 환경은 포화상태가 됐고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 가치지향의 근거가 약해졌다. 상업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게 됐다. 프레임 보도, 경마중계식 보도, 기계적인 균형보도가 저널리즘의 신뢰를 깼다. 더구나 뉴스룸 내부에 저널리즘을 고려하는 동력이 없어졌다. 특히 더 많은, 더 결정적인 뉴스 소비 공간인 디지털은 뉴스룸의 관리 대상을 벗어나 부유하고 있다. 어뷰징과 손쉬운 보도는 뉴스룸에서 점점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 나아가 독자들이 '좋은 뉴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독자들은 능동적인 소비 대신에 간편한 소비에 취해 있다. 근본적으로는 매체 스스로 질의 경쟁에 나서야 시장의 상업화에 맞설 수 있지만 뉴스룸 어디에서도 성찰과 변화를 진지하게 끌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우리는 시커먼 막장에서 탄을 캐고 있을 뿐 그 어떤 것도 점검하고 있지 않다. 뉴스룸은 더욱 보수적-외부의 목소리를 수렴하지 않는 조직이 되고 있다.


- '진짜 뉴스'의 등장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은?


정치와 자본이다. 정치는 언론의 (이념) 편향을 부추기고 언론은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자본은 언론의 비판을 무력화하고 언론은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생존의 문제에 직면한 뉴스룸에서 '진짜 뉴스'를 검토할 여유는 없다. 공영방송조차 거버넌스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 


저널리즘의 위상과 가치를 정립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저널리즘 산업은 모든 사회적 영역과 결부돼 있다. 사회의 수준과 저널리즘의 수준이 연결된다. 우리 모두는 보편적 교양인들을 길러내는데 동참해야 한다.


- '진짜 뉴스'란? 그리고 그 조건은?


진짜 뉴스란 가짜 뉴스가 아닌 것이다. 가짜 뉴스는 품격과 신뢰를 잃어버린 뉴스다. 품격과 신뢰를 갖춘 뉴스는 무엇인가? 객관성, 공정성, 사실성 등 저널리즘의 원칙을 추구하는 뉴스다.


1. 저널리즘의 가치 지향이 언론산업의 본질임을 공유해야 한다. 사회적, 학제적 논의가 더 활발하고 격렬하게 쏟아져야 한다.


2. 이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이 바뀌어야 한다. 진짜 뉴스를 찾고 확산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인식이 중요하다.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교육과정이나 교육연계 프로그램이 지금보다 더 내실화해야 한다.


3. 유통사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들은 속성상 상업성을 추구해야 하지만 저널리즘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영향력이 증대될수록 사회적 요청은 늘어난다. 자율규제라는 틀 속에서 진짜 뉴스 중심의 유통구조를 만드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 저널리즘의 혁신이란?


태도이다. 이용자를 대하는 태도, 뉴스를 다루는 태도, 시장에 접근하는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수용도 바로 그 태도에서 비롯한다. 


저널리즘의 혁신은 새로운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 그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그들이 뉴스룸을 관리할 수있도록 해야 한다. 뉴스의 품질 관리와 방향, 뉴스를 둘러싼 시장과 이용자 전략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뉴스룸은 완전히 다른 태도를 가진 사람들로, 새로운 문명을 지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혁신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로 옮아가면 모든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채널을 만들면 이용자가 모이고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런 자만 속에 많은 뉴스가 나오고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실패는 명약관화하다.


저널리즘은 가치 지향 산업이다.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 가치는 연결과 관계, 즉 공감으로 작동한다. 엘리트 저널리즘에서 양방향 저널리즘, 협력저널리즘으로 옮아가는 대장정이 시작돼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 먼저 버려야 할 것은?


낡은 기자 더 나아가 낡은 뉴스룸이다. 


우리는 기자가 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격히 통제되고 관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발과정부터 업무내용까지 하나의 형식과 규범으로 다뤄진다.


지금은 활자문명과 큐레이션문명이 공존하는 과도기다. 뉴스룸은 창의적인 스토리텔러의 탄생을 견인해내야 한다. 가령 모바일만을 고민하는 기자, 이용자 관계를 담당하는 기자가 필요하다. 일방적인 거대 담론 보다는 독자 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 아이템, 하이퍼 로컬리즘 등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 전략이 나와야 한다.


현재의 뉴스 생산 과정을 유지한 채 기자에게 주도권이 쥐어져서는 곤란하다. 뉴스룸에 새로운 문명을 만드는 것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는) 새로운 기자, 새로운 창안, 새로운 프로세스이다. 문제는 이것이 현실적으로 구현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한계와 기회요인은?


뉴스 미디어 기업의 관점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을 기존 매체의 새로운 출구로 전제하는 것은 실패한다. 100만 유료가입자가 나오기 어렵다. 양적 목표를 잡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같은 상황은 온라인저널리즘에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저널리즘은 새로운 이용자와 호흡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출구이다. 새로운 이용자와의 연결과 협력은 저널리즘의 본질이다. 네트워크는 저널리즘의 영향력을 약속하는 기본 토대이다.


-테크놀러지는 저널리즘을 구원 또는 보완할 수 있나?


디지털은 아날로그 시대의 질서를 해체하거나 약화시켰다. 테크놀러지는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뉴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의성은 물론 최적화한 사용 경험, 타깃화된 서비스를 만드는 고리가 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테크놀러지의 활용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혁신은 디지털(테크놀러지) 그 자체가 아니다. 그 테크놀러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혁신이다. 뉴스룸은 독자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더 활발한 소통, 더 강력한 피드백, 더 위대한 가치를 교류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저널리즘 혁신의 핵심이어야 한다.


저널리즘의 혁신이란 가치를 주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이어졌던, 철옹성처럼 지켰던, 끼리끼리 만족했던 그 벽들을 깨는 것이다. 지면도 독자에게 내어주고 뉴스룸도 그러해야 한다.






제프 자비스 "타 미디어·독자와 적극 협업 나서라"

Online_journalism 2015.06.21 11:05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세계신문협회 총회에서 만난 제프 자비스 교수(오른쪽). 저널리즘의 가치와 독자 관계를 강조했다.


“언론사가 페이지뷰, 클릭수 등 정량적 지표에 매몰되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온라인 저널리즘 분야의 세계적 석학 제프 자비스 미국 뉴욕시립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 총회에서 기자와 만나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에 집중하면 독자를 위해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지는 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동체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거나 권력 감시와 비판을 소홀히 하지 않는 전통 저널리즘이 보유한 ‘공공성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비스 교수는 “독자인 ‘나’의 삶과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전통매체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선 독자를 집단이 아닌 개개인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예를 들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독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지만 전통매체는 독자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소한 독자 데이터라도 수집·분석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자비스 교수는 강조했다. 그렇게 해야 언론사가 콘텐츠 공장이 아닌 서비스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독자와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친구’가 된 것도 독자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라는 지적이다.


그는 독자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이해하면 일방적인 계도성 보도나 사실 위주의 나열성 보도가 아니라 맞춤 뉴스의 제공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 독자를 제대로 알 때 독자를 만족시켜 지속적인 교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와의 신뢰관계가 더 두터워지는 것이다.


“충성도 높은 독자 개발을 위해 이벤트에 초대하거나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통이 중요합니다.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뉴스 유료화는 해결책이 아닙니다.”


그는 다른 미디어 기업이나 독자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미디어산업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나 협업의 시대에 와 있습니다. 다른 미디어와 개인이 만든 콘텐츠를 재가공해 배포하는 큐레이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공공서비스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영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부터 뉴욕타임스, 모질라 등 다른 미디어 기업과 코랄 프로젝트(coral project)를 추진 중이다. 독자는 콘텐츠를 쉽게 등록하고 미디어 기업은 이를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이 목적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뉴스 댓글이나 의견의 수준을 검토하는 데이터 분석 모듈과 독자와의 상호 작용 공간으로 구성된다. 총회 현장에서 만난 그렉 바버 워싱턴포스트 디지털뉴스프로젝트 책임자는 “언론사는 서열화된 목록에서 흥미로운 스토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독자들은 자신이 기고한 글을 누가 보는지,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비스 교수는 “이제 미디어는 종이신문이냐, 온라인 미디어냐, 모바일 전용이냐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독자들이 원하는가, 독자들의 관심과 기호에 부응하는가, 독자들의 시간과 공간에 알맞은가로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래픽 같은 무의미한 ‘양’의 덫에서 빠져나와 독자와의 밀접한 신뢰관계라는 ‘질’을 중시하는 가치전략으로 이동해야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6월20일자 한국경제신문에 게재됐습니다.



"독자 퍼스트가 진정한 디지털 혁신"

뉴스미디어의 미래 2015.06.10 15:1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120개국 1만8000여개 언론사와 1만5000여개 온라인 미디어, 3000여개 뉴스 관련 업체가 가입한 세계신문협회는 올해 '황금펜'상 수상자로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다 순직한 전 세계 언론인들을 선정했다. 시상식을 별도로 하지 않은 가운데 총회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어 이들의 정신을 기렸다.


'신문-혁신의 시대'를 주제로 미래 신문의 생존 전략을 다룬 제67차 세계신문협회(WAN-IFRA. World Association of Newspapers and News Publishers) 총회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간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제22차 세계편집인포럼(WEF)과 제23차 세계광고포럼(WAF)도 동시 개최됐다.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 등 디지털 플랫폼 확대 속에 세계신문협회가 진단한 신문산업의 현주소는 여전히 기회를 찾는 과정에 있었다. 총회에서 공개된 ‘2014년 미디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종이 신문을 읽는 인구는 약 27억명으로 스마트폰과 데스크톱 컴퓨터(PC) 등 디지털 매체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7억명에 비해 약 3.5배 많았다.


세계 120개국 신문사의 매출 중 93%가 종이신문에서 발생했다. 종이신문 구독도 2014년에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래리 킬만 WAN-IFRA 사무국장은 “누구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종이 신문은 정제된 정보를 찾는 독자들에게 중요한 채널"이라고 강조했지만 아시아 시장 특히 인도의 성장에 따른 착시 효과일 수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종이·디지털을 합한 구독매출이 920억 달러로 광고매출 870억 달러를 넘었다. 디지털 구독이 전체 구독률을 미세하게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종이신문 업계에 긍정적인 지표이다. 다만 20세기 일부 신문사들의 매출에서 광고부문이 최대 80% 이상까지 차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종이신문 전통 비즈니스의 한 축이 크게 흔들린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지난해 인쇄광고는 5.2% 감소했고 최근 5년간 17.5%나 줄어들었다. 종이신문이 빼앗긴 광고는 구글, 페이스북 등 기술 기반의 신생 미디어 기업(Frenemy)들이 챙겼다. 종이신문의 디지털 광고매출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를 자동노출하는 '프로그래머틱(programmatic) 광고' 등 맞춤형 광고 대비는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종이신문을 빠르게 대체하며 디지털 뉴스의 주소비 플랫폼으로 부상한 스마트폰에서는 소수의 디지털 뉴스 브랜드 애플리케이션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25개 주요 신문사 중 19개사는 모바일 접속자 수가 약 10% 더 많았지만 대부분의 신문사는 아직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답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버트 피카드(Robert Picard) 옥스퍼드대 로이터연구소 연구이사는 "신문사들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영향력 있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 18~33세)들이 원하는 관심사, 꿈, 교양을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은 1인칭을 사용하는 반면 종이신문은 격식을 갖춘 문체나 3인칭을 써 거부감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혁신은 저널리즘 원칙 추구하는 것"


이에 대해 그렉 바버(Greg Barber) 워싱턴포스트 디지털 뉴스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는 "디지털 독자들과 종이신문 독자들은 다르다. 사람들이 뉴스와 다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신문은 종합적인 것, 순간을 포착하는 스냅샷(snapshot)과 같은 것에 가까운 반면 디지털 플랫폼은 신속하게 정보를 접하고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워싱턴포스트의 경우 매번 구체적 통계와 수치, 반응도를 검토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에디터가 일방적으로 지시했지만 엔지니어를 대화에 참여시켜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토되는 데이터는 기자들이 발전하는 기회로 삼기 시작했다. 또 7개의 뉴스팀을 신설했다. 70여명의 취재 기자를 충원했다. 다양한 경로에서 독자가 원하는 것을 채우기 위해서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 인수 이후 1년여를 맞은 워싱턴포스트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혁신을 전개할 수 있는 문화적인 디지털 시대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인수자인 제프는 신문사 경영에 대한 많은 질문과 아이디어는 물론 자본을 갖고 왔다. 자본은 다른 언론사들이 취약한 콘텐츠관리시스템(CMS)를 비롯한 기술 부문 투자에 쓰이고 있다.


마틴 배런(Martin Baron)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은 "오늘날 신생 미디어의 숙제는 신뢰성이다. 우리는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고 일정한 수준으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버즈피드가 되면 독자를 잃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집에 불이난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왜 불이 났는지를 말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가치"이며 이를 구현하는 것이 디지털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신문 1면 대신 모바일, 페이스북 고려한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가 종이신문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총회에서도 증명됐다.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들의 경우 97분은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2년 전 전체 트래픽에서 모바일 비중은 30%에 그쳤지만 지난해 절반을 넘어섰다.


이번 총회에서 앞으로 10년 가까이 뉴스 유통의 지배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 페이스북은 뉴욕타임스 해외 독자의 73%를 불러들인다. 톰 로젠스틸(Tom Rosenstiel) 미국 언론연구소(API) 국장은 "미국 성인의 30%가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보고 있고 밀레니엄 세대는 무려 61%가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자가 있는 곳이라면 그것이 어디든 향해야 한다"는 아서 슐츠버그 뉴욕타임스 회장은 '지난해 혁신보고서 공개 이후' 세션에서 "종이신문 1면 기사를 결정하는 편집회의는 더 이상 없다. 이 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은 디지털 독자를 위한 스토리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 서비스에도 이미 합류한 상태이다.


기술 발달의 단면인 유통 플랫폼의 강세 국면에서 새로운 독자 확보는 도전의 영역에 속한다. 문제는 신문사가 기술기업과 호혜적인 조건을 내걸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다른 플랫폼 의존도가 커질수록 언론사의 정체성과 뉴스 형태의 왜곡은 가속화된다. 국내에서는 포털 뉴스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을 파악하고, 실험-측정-분석으로 뉴스 확산의 최적화를 설계하는 부분이다.


"독자에 대해 작은 것부터 알아야 한다"


이와 함께 뉴스 소비자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과제도 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년간 독자개발팀, 분석팀, 전략팀을 신설했다. 알렉스 매캘럼(Alex MacCallum) 뉴욕타임스 부에디터는 "우리의 플랫폼을 넘어서기 위해 독자의 태도, 습관에 대해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룸 안에 훌륭한 데이터 과학자 고용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스 취재 및 보도와 관련 가장 최적의, 연관된 기술을 조언하는 비즈니스 리포터를 별도로 두고 있다. 복스(VOX)는 35개의 스토리 구현 템플릿을 보유하고 있다. 기자가 기사 입력기(CMS)에서 기사를 쓰면 가장 아름다운 포맷으로 디지털 출판된다.


뉴저널리즘 석학 제프 자비스 미국 뉴욕시립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양만 추구하는 페이지뷰로는 아무 것도 이끌지 못한다. 콘텐츠 공장에서 벗어나 서비스 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 개인으로서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 페이스북은 독자들이 누구인지 알지만 우리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며 개탄했다.


그렉 바버 총괄 책임자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기자나 직원들의 수가 많다는 것은 중요한 이슈이다. 이것은 종합된 정보만이 존재하는 다른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신문사를 구별 짓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자들이 독자들과 대등하게 소통하는 일은 고객(customer)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는 관점이다.


이제 언론사는 독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정기적으로 파악하는 독자 퍼스트 시대로 진입 중이다. 독자들에게 전문가들을 연결해주고 이벤트 할인권 제공 등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흐름이다. 이를 위해 내부 개발자, 외부 기술기업과 대화가 통하는 인재를 영입해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독자 관계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는 저널리즘 비즈니스에 독보적인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후안 세뇨르(Juan Senor) 이노베이션 컨설팅 그룹 대표는 '신문혁신보고서 2015' 세션에서 모바일-비디오-네이티브 광고-프로그래머틱 광고-데이터-이벤트·이커머스(e-Commerce) 6가지 성공 열쇠를 제시했다. 그는 "비싼 값을 받는 고급화된 종이신문(의 재발견), 속도와 깊이를 추구하는 뉴스룸(의 재설계), 훌륭한 글솜씨와 멋진 기술을 수렴한 사람들이 주도하는 투자"를 주문했다. 종이신문과 디지털신문의 균형적인 혁신이 성공을 약속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기자협회보 6월10일자에 게재된 글입니다. 세계신문협회 총회를 다녀온 직후 작성된 글입니다.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구조됐고 295명이 사망했다. 무엇보다 수학 여행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인명 피해가 컸다. 가족 품 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도 9명이나 된다.


사고 원인, 당국의 초기대응 적정성,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 과정에서 드러난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사실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오보를 남발하고 실의에 빠진 피해자 가족을 무리하게 인터뷰 하면서 언론에 대한 해묵은 불신만 키웠기 때문이다.


정파 보도, 따옴표 보도, 선정 보도, 경마중계식 보도는 물론 기사 어뷰징(abusing)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상업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사 어뷰징이 세월호 보도에서도 기승을 부린 탓이다.  기사 어뷰징은 일반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기사를 제목이나 내용만 조금 바꿔 포털사이트 등으로 짧은 주기 동안 반복 전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학술적으로는 '뉴스 생산자가 인터넷 뉴스공간의 즉시성과 기사 제목 위주의 공간 배열상의 특성을 남용하여 거의 동일한 기사를 반복 게재하거나 기사 제목만 바꿔 두 차례 이상 게재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즉, 어뷰징 기사는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추가적인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언론사의 취재물을 그대로 베끼고 짜깁기하거나, 기존에 나온 보도물을 재탕하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기사 어뷰징은 국내 언론사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다. 세월호 보도의 파행 양상에 어뷰징 기사가 자리잡은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다만 국가적 재난 상황에도 온라인에서 기사 조회 수를 높이는 대응이 이어졌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이후 하루 5월13일까지 약 한 달간 포털에 노출된 세월호 관련 기사는 22만여 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약 8,000여 건의 기사가 생산됐지만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어뷰징 기사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조차 사고 당일 '어뷰징 기사'가 폭주하자 뉴스스탠드 제휴 언론사에 자제를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네이버가 세월호 사고 당일인 16일 뉴스 스탠드 제휴 언론사에 보낸 메일 갈무리 화면.



그렇다면 세월호 보도에서 기사 어뷰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났을까? 또 기사 어뷰징은 언론 보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침몰 사고 직후 '학생 전원 구조' 기사를 통해 알아봤다. '학생 전원 구조' 보도는 4월 16일 오전 11시를 넘겨 주요 언론사가  “경기안산단원고등학교 사고대책본부는 세월호에 타고 있던 2학년 학생과 교사 전원이 구조됐다고 오전 11시 5분 해경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미디어오늘>은 "16일 오전 ‘전원 구조’ 오보를 낸 언론사는 SBS, YTN,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면서 "탑승객 가족들이 애가 타는 상황에서 언론이 속보경쟁은 물론 동일 기사 전송, 즉 어뷰징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인 16일 '학생 전원구조'라는 내용을 담은 언론사 속보들,



여객선 탑승객 대부분이 구조됐다는 소식과 관련 피해자 가족과 네티즌들이 '신뢰'에 의문을 표했지만 주요 언론사들은 짧은 시간 내 비슷한 내용을 계속 반복 생산하기에 바빴다. 한 언론사는 30분 사이에 거의 동일한 기사를 4건이나 게재했지만 정확한 사실 검증은 하지 않은 채 학교와 당국의 발표내용만 인용하는데 그쳤다. 또 '안산단원고', '전원구조' 키워드는 제목과 본문에 계속 노출했다.


전원 구조 속보를 쏟아낸 한 언론사의 뉴스 검색 결과 페이지 갈무리 화면



언론사가 현장 취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쓴 언론사와, 이러한 오보를 그대로 되받아 쓴 온라인 매체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세월호 키워드를 다루는 언론사가 기존의 온라인 속보 대응 형식처럼 깊이보다는 속도에 집중한 탓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에는 '오보 받아쓰기' 못지 않게 선정적인 보도가 잇따랐다. 4월 16일 오후 한 인터넷신문은 "타이타닉·포세이돈 등 선박사고 다룬 영화는?"이란 제목의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전송했다. 한 언론사는 '타이타닉'이 제목에 언급된 온라인 기사를 오후부터 밤까지 보도했으나 기사 내용은 동일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인 '타이타닉'만 고려했기 때문이다.


입력 시각

제목

기사 주요 내용

바이라인

사진

기타

오후 1시42분

[여객선 침몰]타이타닉 침몰 102주년 다음날, 여객선 침몰이라니…


앞 부분은 타이타닉 사고와 관련된 내용, 뒷 부분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개괄적인 상황 설명 나열

이메일(A)만 표기

세월호 자료 사진


오후 3시51분

진도 여객선 침몰, ‘타이타닉될까 우려'…290여명 생사불명

앞 부분은 세월호 사고 개괄적인 상황 설명, 뒷 부분은 타이타닉 사고 관련 내용

이메일(B)만 표기

세월호 침몰장면(MBC뉴스)과 영화 타이타닉 장면 캡쳐

마지막 부분에 “타이타닉 사망자 많구나”, "타이타닉 처럼 되지 않기를" 등 네티즌 의견 추가

오후 9시48분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어머니는 웁니다…“타이타닉 침몰한 날 언젠지 아느냐…만류했는데”


피해자 어머니가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에게 타이타닉 사고일을 상기시켰다는 내용

이메일(B)만 표기

없음




'세월호 보험 가입 현황', 피해자 학부모 사진 및 학생 일기장 공개 등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어뷰징 기사도 쏟아졌다. 특히 사고 발생 이틀 뒤인 18일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홍가혜 씨 인터뷰 보도는 언론사 '어뷰징' 행위를 발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실제 민간 잠수부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내용을 그대로 받아쓴 온라인 뉴스가 쏟아진 것이다. 당시 한 보도에 따르면 MBN이 홍 씨의 인터뷰를 방송한 18일 하루에만 515개의 관련 기사가 나왔고, 참사 이후 5월 27일까지 보도된 홍 씨 관련 기사는 모두 1,302건에 이르렀다.


홍 씨 인터뷰를 그대로 전한 어뷰징 기사들. 대부분 단어와 문장 구조만 조금 바꾼 '베껴 쓰기' 형태이다



홍 씨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한 경제신문은 동일 제목·동일 내용의 기사를 3분 사이에 2건을 포털에 전송한 데 이어 한 시간이 채 안 된 시간에 동일 제목의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추가로 생산했다. 최초 보도는 제휴 매체에서 생산했으나 이후 보도는 모두 온라인 담당 부서가 출고했다. 기사 삽입 이미지는 모두 같았다.


입력 시각

제목

기사 주요 내용

바이라인

사진

기타

오전 8시55분

MBN 인터뷰 논란, 구조활동 폭로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말했다",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이 힘든 상황", "잠수부가 배 안에서 사람의 소리를 듣고 확인했다"

제휴매체명과 기자 실명

TV보도화면 캡쳐


오전 8시58분

MBN 민간잠수부 인터뷰 “정부 관계자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말해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 진행이 어렵다", "실제 잠수부가 배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소리까지 들었다"

온라인뉴스팀

동일 이미지

기사 첫 줄에" 'MBN 민간잠수부' 'MBN 인터뷰'" 키워드를 삽입함

오전 9시34분

MBN 민간잠수부 홍가혜 인터뷰 충격 “관계자,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 진행이 힘들었다", "정부 관계자가 잠수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등 14시간 이상 구조작업이 중단됐다", "잠수부가 생존자 확인 대화하고 있다"

온라인편집부

동일 이미지

"홍가혜 민간잠수부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추가



홍 씨 관련 보도는 똑같은 내용의 기사를 제목과 본문 내용을 조금씩 바꿔 가면서 짧은 시간 안에 포털로 전송하는 '기사 어뷰징'의 전형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후속 기사가 얼마나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지 파악하여 어뷰징 여부를 가늠한다. 신규성(newness)이나 독창성(uniqueness)이 미흡하면 '어뷰징'을 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세월호 홍 씨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사) 기사를 복제하는 행위는 앞선 기사와 차별성을 갖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사의 리드문이나 본문에서 일부 내용이 첨삭되는 정도이고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는 정도다.


반면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잘 걸리도록 기사 도입부분과 끝 부분에 주요 키워드를 반복 나열하는 경우는 많다. 업계에서는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SEO)'라고 불린다. 이때 기사 끝 부분에 네티즌 반응을 나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후속 기사에는 제목 변화가 이뤄진다. '충격' 등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포털사이트에서 이용자의 클릭을 받기 위한 일종의 속임수 즉, '제목 장사'라고 할 수 있다.


어뷰징 기사는 기자 실명이 없는 바이라인(byline)도 특징 중 하나이다. 기자 실명은 없는 대신 부서명이나 회사명, 이메일을 노출한다. 심지어 바이라인을 빼는 경우도 나온다. 국내 언론사 온라인 뉴스조직을 고려할 때 기사를 출고하는 취재부서나 기사제목을 정하고 배열을 하는 편집부서가 번갈아 가며 기사 어뷰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위 표 참조).


소속 언론사 또는 자기 기사를 복제하는 기사 어뷰징은 분량을 나누는 '기사 쪼개기'로 나타난다. 한 기사에 포함해도 될 내용을 2~3건 이상으로 늘리는 행위다. 기사 수를 늘리면 포털사이트 검색시 더 많이 노출된다. 이용자 클릭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세월호 보도에서는 팩트(fact)가 아닌 네티즌 의견이나 단순 상황 묘사를 추가한 기사 쪼개기로 후속 기사의 분량을 채웠다.


홍 씨의 경우는 과거 행적이나 신상까지 어뷰징 대상이 됐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당시 ‘홍XX 과거 행적 경악’, ‘홍XX 출두, “배우 데뷔 하는거 아닌가 몰라”’ 등의 제목을 단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한 언론사에서만 40여 건 노출됐다.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베껴 쓰는 행위도 '어뷰징'이다. 사실상 무단으로 표절 및 복제를 하는 경우다. 세월호 보도는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침몰 사고 초기 속보 경쟁 때 주요 방송사와 통신사 등 타사 언론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생 전원 구조',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인터뷰' 등에서 "OO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으로 시작한 보도가 대표적이다. 아예 언론사를 표기하지 않는 등 적절한 출처와 인용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연합뉴스>의 '사상 최대 규모 수색 총력' 보도는 4월25일 하루에만 409건이 나왔는데 어뷰징 기사의  특징을 망라했다. 한 스포츠신문은 오전 11시경부터 밤 10시까지 모두 67건의 관련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전송했다. '개XX' 욕설, '내 후배였으면 죽었어' 등 인터넷신문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의 발언을 소재로 거의 동일한 기사 제목과 내용을 반복했다.


'베껴 쓰기'·'기사 복제'를 통한 내용 구성, '검색 엔진 최적화'를 위한 검색 키워드 삽입, 동일 소재의 내용을 여러 건의 기사로 나누는 '기사 쪼개기' 등이 전부 포함된 사례다.


한 스포츠 신문이 약 12시간 동안 쏟아낸 총 67건의 기사 제목 중 십여 건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으로 '기사 쪼개기'와 검색 엔진 최적화를 고려한 어뷰징 기사들이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과정에서 급부상한 다이빙벨은 사고 이후부터 5월31일까지 모두 5,516건이 나왔다. 이들 기사는 다이빙벨 효용성이나 현장 투입 여부와 직접 상관이 없는 다이빙벨 이종인 대표의 부인 이름을 제목과 본문에 노출해 물의를 일으켰다. 제목 장사를 위해 연예인을 내세운 '낚시 기사'다.


각 기사 사이에 취재내용의 차이는 찾아보기 어렵고 제목과 본문 등에서 연예인 이름을 노출했다.



세월호 사고 원인과 책임을 놓고 구원파 유병언 씨 관련 기사도 어뷰징 표적이 됐다. 첫째, 종편, 보도채널 등 주요 방송사들은 정규 편성된 뉴스프로그램 외에도 특별편성된 속보 보도에서 동일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무차별적으로 전송했다. 같은 시각에 사진만 바꾼 동일 기사도 잇따랐다.


종편 TV조선과 연합뉴스. 전송시각은 조금 다르지만 기사 내용은 사진만 바뀔 뿐 똑같았다. 자사 기사를 복제한 경우다.


구원파 유병언 일가 기사들은 연예인이나 외모 등 가십성 형태로 다뤄져 상업적 온라인 저널리즘의 행태도 보여줬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탤런트 전양자 씨 관련 기사는 수천 건 넘게 양산됐다. 유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 검거 때 함께 붙잡힌 박수경 씨 기사는 '연인'-'내연관계'-'호위무사'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도배되다시피했다.


SBS CNBC가 26일 하루동안 쏟아낸 유대균·박수경 씨 관련 기사들


세월호 보도에서 나타난 기사 어뷰징은 크게 보면 기사 보도·작성자·형태별로 그 유형을 나눠볼 수 있다. 기사 보도 측면에서는 다른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사 작성자 측면은 팀 또는 부서명을 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이메일 등만 노출하는 것도 적지 않았다. 기자명을 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사 형태에서는 검색어를 나열하거나 네티즌 반응을 넣는 경우는 현재보다는 빈도 수가 많지 않았다.


기사 보도(제목/내용/채널)

∆ 동일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

∆ 다른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

∆ 동일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다른 채널

(참고) 다른 제목의 경우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검색어, 키워드를 넣기도 함

기사 작성자

∆ 무기명(이메일만 표기 포함)

∆ 기명 : 팀/부서명, 기자명

기사 형태

∆ 기사 도입부나 말미에 실시간 검색어 나열

∆ 네티즌 반응을 기사 말미에 추가

∆ 사진/동영상과 단신으로 구성



특히 자사 기사를 복제·반복 전송 행위가 두드러졌다. 방송 채널을 보유한 언론사일수록 무분별하게 베껴쓰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론사 기사를 베껴 쓰는 양상은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거의 비슷한 시간대 각 포털사이트에 전송된 기사는 시간적으로 직접 취재한 결과물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어뷰징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시신 인양을 하거나 관계자가 검거되는 과정 등 긴박한 상황에서 둘째, 누구나 동일한 내용을 시청하고 있는 TV 뉴스 프로그램 보도 인용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등과 연관시킨 복제 기사가 양산됐다. 세월호 사고 보도의 경우 특종이나 단독 보도가 어려운 환경임에도 다른 언론사 출처를 표기하는 명확하고 일관된 표기 사례는 드물었다.


이처럼 저널리즘을 망치는 기사 어뷰징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미디어 생태계의 한계와 닿아 있다. 포털사이트를 통한 뉴스 이용률이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에서 뉴스 트래픽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현실적으로는 포털의 검색 서비스나 포털 뉴스 제휴를 통해 언론사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 수단이 유일하다. 특히 '트래픽=광고'로 연결되는 시장에서 이용자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 어뷰징은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또 수많은 독립형 인터넷신문이 난립하는 등 시장 경쟁 환경이 열악하다. 자본력이 취약한 인터넷신문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중심으로 조성된 트래픽 나눠먹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독자적인 생존모델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 광고에 매달리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당연히 콘텐츠 차별화나 유통 다변화 모색은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디지털 미디어, 더 근본적으로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치에 대한 몰이해가 팽배하다. 상당수 전통매체는 수년 전부터 온라인 뉴스 생산과 편집 등 서비스 전반을 닷컴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맡고 있다. 그럼에도 퀄리티 저널리즘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것은 전통매체 중심의 매출기반에서 조직,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나치게 경쟁적인 언론 풍토와 기업 문화가 기사나 검색의 품질보다는 트래픽이라는 양적인 목표에만 몰두하는" 흐름을 역진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언론사는 기사 생명력이 짧은 온라인 속보를 만드는 '공장'으로 전락했다.


일반적으로 어뷰징 기사를 만드는 조직 구성원은 비정규직으로 고용한다. 이들은 전통매체 구성원들과 교류하는 일은 거의 없이 고립된 채 일하고 있다. 기사 어뷰징에 대한 내부감시나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등 언론사 내부의 온라인 저널리즘 전략을 재정비하려면 장벽을 걷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통합 뉴스룸'을 구축하거나 '통합'의 중심으로 온라인 뉴스룸을 끌어올려야 한다. 단순히 속도·양에 치중하는 질 낮은 기사를 방치·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조직 전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대등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다시 말해 해외 주요 전통매체가 채택한 '디지털 퍼스트' 전략의 채택이 시급하다.


이를 기반으로 속보인 1신부터 후속 취재와 멀티미디어로 기사 완성도를 높이는 2, 3신까지 온라인에 출고하는 기사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언론사 내부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면 PC 웹 사이트나 모바일에서 포털 의존도를 낮추고 진성 독자를 확보하는 가능성이 비로소 열린다.  


그러나 언론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뷰징 규제 강화·어뷰징 방지 기술 개발 등 온라인 뉴스 시장 점유율이 높은 포털사이트도 뉴스 서비스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검색 광고시장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만큼 지금까지 내놓은 어뷰징 대책들을 적절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가 도입한 '어뷰징 방지 가이드라인'(2007), 뉴스캐스트(2009), 뉴스스탠드(2013)에 이어 뉴스검색 클러스터링(2014)의 경우 최근까지도 논란만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9일 전체 제휴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제휴사의 기사 중 제목과 본문에 다수의 키워드를 삽입하여 반복 전송하는 경우가 늘어나 심각한 검색 품질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어뷰징이 중단될 수 있도록 전송 기사들에 대해 전수 검사를 통해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사들이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파악해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였다.


뉴스스탠드 이후 이슈 중심의 뉴스 소비는 검색 결과를 통한 뉴스 소비로 넘어왔다.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뉴스 생산의 핵심 고리가 돼 있다. 이러한 서비스 구조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 언론사의 기사 어뷰징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언론사의 어뷰징 기사를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대응보다는 좀 더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기술 시스템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사 어뷰징을 남발하는 언론사에 대해 보다 엄정한 제재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언론사들도 온라인 뉴스 시장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신문의 재정과 직결되는 온라인 광고요금의 책정방식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 단순히 트래픽이 많아야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현재의 시스템은 어뷰징의 온상이 돼 왔다. 주로 클릭 수에 따라 광고요율이 산정되는 CPC(Cost Per Click) 방식은 기사 어뷰징을 과열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뉴스 사이트 체류 시간, 방문자의 충성도 등을 광고 요금 산정의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네이티브 애드 등 획기적인 광고 서비스가 적극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더 본질적인 해결 방법은 언론사 내부에서 기사 어뷰징이 윤리적으로 중요한 사항이며 법률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자각하는 일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한국인터넷신문위원회는 각각 한국신문협회 산하 언론사(닷컴)·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2011년 '인터넷신문윤리강령'을 제정한 바 있다. 윤리강령 제7조 편집규약에 "기사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하여 작위적으로 기사의 일부 내용 또는 제목을 변경해 재송신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또 6조 보도규약에는 출판물 등을 인용하는 경우는 물론 인터넷 댓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취재내용에 대해서도 반드시 출처를 밝히도록 했다.


하지만 경영난에 처한 언론사들은 어뷰징 문제 해소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했고 결국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변화가 없었다. '기레기' 논란 속에서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언론사들도 나왔지만 아직까지 어뷰징 기사는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사 어뷰징을 도용이나 표절 등으로 간주하고 규제적 차원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다른 매체가 최초로 보도한 사안을 베껴서 자기 것인 양 복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행위이기 때문이다. 쟁점은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저작권 침해 논란이다.


그런데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경우에도 해당 기사를 취재 및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 기자와 언론사의 시간과 비용이 투여됐다는 점에서 기사 베껴 쓰기는 부정이용법리(doctrine of misappropriation)를 적용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이외의 기사 즉, 저작권 보호 대상의 기사를 무단 복제하여 인터넷 포털 등에 송신하는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 소지도 주목해야 한다. 기사 어뷰징을 반복하는 언론사나 그 기자가 법률에 저촉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어뷰징 기사는 업계가 묵인하는 '관용'과 '양해'의 대상으로 간주돼 왔다는 점에서 스스로 통제·검열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법률적 규제는 헌법상 언론자유 침해나 정부의 언론시장 개입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질 수 있어 신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계 스스로 기사 어뷰징과 관련한 기준을 마련하거나 표절 관련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


또 사회적으로도 미디어 리터러시 즉, 정보 리터러시(information literacy)에 주목해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하여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저널리즘에 대입하면 효과적으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적재적소에 보도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사 NIE(Newspaper in Education) 지원사업,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디어 교사 양성,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 윤리교육 등 몇몇 기관에서 리터러시 교육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저널리즘에 특화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기사를 제대로 생산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부족한 것이다.


미디어 소비가 곧 일상과 연결되는 네트워크 저널리즘 시대이다. 학교부터 뉴스조직까지 체계적인 정보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이수한다면 "기사의 출처에 대한 인식과 기사가 담고 있는 정보의 진위와 질에 대한 판단 능력"에 초점을 둘 것이다. 기사 어뷰징 행위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당연히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털 중심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순응하는 언론사들은 어뷰징 기사를 양산할 수밖에 없음을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도 확인했다. 특히 기사 어뷰징은 비교적 경영환경이 좋은 주류 미디어나 상대적으로 영세한 인터넷신문을 가리지 않고 일상화고 있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 모바일 환경 등 시장이 급변하면서 이용자 스스로가 좋은 기사를 선별적으로 소비, 공유하는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다양한 형식과 소재를 다루는 소셜 기반 미디어, 1인 미디어 등이 급부상하는 중임을 고려할 때 어뷰징으로 '질 낮은 트래픽'을 끌어 들이는 언론사와 그 기자의 위상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은 두 말 할 나위도 없이 이용자 참여를 촉진하고 협력하는 장을 만드는 일이다. 시장의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법적, 규제적 이슈를 넘어서 사회적·산업적 토양을 스스로 바꾸는 노력에 나서야 할 때이다.


<주석>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일은 2014년 4월16일부터 특정기간 동안 '전원 구조'·'타이타닉'·'홍가혜'·'이상호`·'다이빙벨`·'구원파`·'유대균`·'박수경` 등의 키워드 결과를 토대로 어뷰징 기사 사례를 확인했다.


최수진·김정섭(2014), 인터넷 공간에서 기사 어뷰징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언론사들은 기사 어뷰징으로 트래픽을 끌어 모으는데 여념이 없었다. 인터넷 시장 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4월14일부터 20일까지 순방문자수 상위 20개 매체의 주간 페이지뷰는 약 5억1800만회로, 사고 전인 4월7일부터 13일까지 3억7900만회보다 73.2%나 상승했다. 대형 재난사고는 언론사에겐 트래픽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호재'가 되는 것이다. 


<미디어오늘> 2014년 12월 17일자. 올해의 오보 “세월호 학생 전원구조". "그러나 오후 2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탑승객 477명 중 368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중대본은 368명이 아닌, 18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보도를 믿고 있던 실종자가족들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언론은 중대본을 비판하며 자신들의 ‘사실확인’ 책임을 비껴갔다."


<미디어오늘> 2014년 4월 16일자. ‘세월호 참사’에 언론 ‘전원 구조’ 오보…어뷰징 경쟁까지.  


<기자협회보> 2014년 5월 14일자. '참사마저 돈벌이 수단으로…필터링 않고 어뷰징 열 올려'.  


<단비뉴스> 2014년 6월 18일자. '자본에 침수된 언론'.


이용자가 포털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경우 그 검색어와 관련된 웹사이트나 도메인이 검색결과 상위에 위치하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의미한다.


디지털미디어부, 디지털뉴스부, 디지털뉴스팀, 온라인뉴스부, 온라인뉴스팀, 온라인이슈팀, 멀티미디어부, 뉴미디어부 등 부서명이 가장 많지만 OO닷컴처럼 회사명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 부서의 대표 이메일만 표기하는 언론사도 있고 바이라인에 아무 것도 없는 경우도 있다. 


최수진·김정섭(2014).  기사 어뷰징 현상의 특징들은 아래와 같다. "∆ 거의 동일한 기사 또는 제목만 바뀐 기사 ∆ 해당 기사의 반복 전송 및 게재 ∆ 뉴스 검색 결과 웹 페이지 상단 노출 도모 ∆ 대체로 1~2일의 짧은 시간 내에 발생 ∆ 실시간 검색어와 연계된 기사 ∆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제목 ∆ 기자명이 없거나 부서명으로 갈음 ∆ 이슈에 대한 근원적 접근보다 지엽적·말초적·신변잡기적 요소에 보도의 초점 존재" 


조형래(2014). <신문과방송> 2014년 2월호. '트래픽 장사만 하다간 언론사·포털 모두 '패자''


뉴스 클러스터링(clustering)은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묶어 최대 4~5개까지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같은 클러스터(묶음) 내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랭킹' 가중치가 트래픽을 좌우한다. 


네이버의 경우 이미 언론사 검색 제휴와 관련해서 어뷰징 가이드 및 제휴계약 동의서 제4조(정보 제공에 따른 책임)에 유사 기사 전송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제공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다음 각호에 해당하거나 그러한 내용을 포함한 ‘정보’를 ‘네이버’에게 제공하거나 아웃링크로 연결할 수 없다. - 기사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해 실질적으로 동일한 뉴스기사임에도 작위적으로 제목만을 변경하거나 부수적인 내용을 일부 변경한 기사(의 재전송) 이 조항을 지속해서 위반할 경우 제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포털사업자가 어뷰징 기사의 책임을 물어 특정 언론사를 퇴출하거나 제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회의적이다.  또 네이버, 다음은 이용자위원회나 자문위원회 등 자율기구를 통해 서비스 전반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지만 제휴 언론사 선정 과정이나 검색 알고리즘 등 핵심 영역은 사실상 비밀에 부치고 있다. 언론사 제휴에서부터 검색 결과 개선 등 뉴스 서비스 전반의 정책결정이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운용된다면 사회적 압력에 의해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점들이 해결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최수진·김정섭(2014). 방문자 충성도의 경우는 댓글 참여, 기사 제보, UCC 활성화 등 구체적인 상호작용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최수진 외(2014)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산하 한국인터넷신문위원회는 현재 모호한 기사 어뷰징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하여 대상 기사와 검색어와의 상관관계, 대상 기사와 집계 시간대와의 상관관계, 대상 기사와 최초 기사와의 동일성 및 유사성 여부, 후속 기사의 신규성 여부, 후속 기사의 반복 빈도 등을 추가하여 기사 어뷰징 기준을 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덧글. 이 포스트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언론중재> 봄호' 저널에 실린 글입니다. 게재된 내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제 뉴스조직은 독자의 시간(실시간성)을 잡아두는 것 못지 않게 공간(여가, 문화)에도 근접해야 한다. 사실관계를 전하는 뉴스는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다르게 연출되는 정보(큐레이팅)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그걸 염두에 둘만한 준비가 돼 있는가? (이미지는 이데일리 기사 캡쳐)


인터넷신문 <이데일리> 기자가 뉴스 미디어의 미래와 관련 질문했다. 쉽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둔 만큼 깊은 내용은 담지 않았다. 나는 대표적인 뉴스산업 비관론자이다. 이를 감안해서 아래 글들을 읽어주셨으면 한다. 


Q. 디지털(모바일) 퍼스트 시대의 현주소는? (독자의 뉴스 소비 형태 변화 배경 등 포함)


뉴스산업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첫째, 디지털 뉴스 소비구조가 심화하고 있는 데도 핵심역량은 여전히 오프라인 콘텐츠 생산에 비중을 두고 있다. 둘째, 현명한 독자가 부재하다. 뉴스조직이 참여적이고 협력적인 독자 발굴과 관계증진을 등한히 했기 때문이다. 셋째, 생태계의 주도권이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으로 넘어갔다. 자체적인 경쟁력은 낮은 상황이다. 넷째, 독자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대응이 아니라 질 낮은 트래픽 경쟁에 매달리고 있다.


Q. 소셜 미디어의 활용도 중요해지고 있다. 독자들의 소셜 미디어 활용 실태는?


독자의 소셜 미디어 이용도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급증세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주요 애플리케이션은 소셜네트워크 앱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소셜 앱은 뉴스를 이용하는 주요한 경로가 되고 있다. 소셜 참여자(친구) 간 뉴스 공유는 뉴스 소비 활성화에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언론사의 소셜네트워크 활용성이 단순 뉴스 푸시에 그치고 있어 독자들과의 상호성은 낮다. 소셜 독자들의 매체 충성도가 높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특정 매체의 기사를 능동적으로 이용하기보다는 타임라인에 공유되는 뉴스를 무차별적으로, 실시간적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독자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 소비 경험을 진화하려면 언론사와 독자 사이에 긴장감-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가 앞으로의 숙제다. 

 

Q. 저널리즘 위기론이 대두된다. 디지털 퍼스트 시대를 맞아 연성 콘텐츠와 어뷰징 기사의 증가, SNS 발달로 인한 1인 미디어 가능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저널리즘은 대중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확보해 가치판단, 행동선택에 영향을 미칠 때 '시장'을 점유한다. 트래픽(방문자)이나 활동성(댓글부터 UGC 등)으로 드러나는 디지털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사는 양질의 독자를 확보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보다는 콘텐츠 그 자체에 매달리고 있다. 생명이 짧은 속보뉴스나 자극적인 검색어 뉴스가 대표적이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일과성으로 그치고 있다. 언론사 내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하다.


첫째, 트래픽 지상주의가 극복돼야 한다. 비즈니스모델 차별화가 쉽지 않은 경쟁조건을 감안할 때 광고매출과 직결되는 트래픽을 포기하기 어렵다. 검색어 뉴스를 비롯 손쉬운 뉴스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둘째, 미디어 소비 이용 경로가 더욱 다변화하고 있다. 독자들이 원하는 뉴스도 다종다양해지고 있다. 일률적이고 일반적인 뉴스 대응으로는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셋째, 기사 어뷰징은 트래픽 증가로 이어지겠지만 양질의 독자와는 무관하다. 어뷰징이 만연하면서 저널리즘-뉴스 자체에 대한 평판은 추락하고 있다. 시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Q.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등 디지털 퍼스트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해외매체들의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나(간략하게). 이들 매체의 디지털 대응 전략이 국내에 도입돼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가.


주로 소셜네트워크 참여자들을 상대로 하는 매체들도 결국은 좋은 스토리를 제공하는 소비경험을 통해 트래픽 즉, 영향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셀럽들을 참여시키고 효율적인 큐레이션, 네트워크 친화적인 솔루션들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소셜기반의 매체들이 계속 주목받고 있다. 소셜에서 트래픽을 대부분 확보하는 매체들은 가십성 뉴스는 물론 독자 친화적인 뉴스-생활 밀착형 뉴스 등에서 경쟁력을 쌓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경쟁력은 복제 가능한 콘텐츠를 통해서는 확보할 수 없다. 7,000여 개가 넘는 매체들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현명한 독자들 즉, 참여지향적이고 열정을 가진 독자들을 확보하는 일이다.


광고(트래픽), 판매(유료화), 재정후원과 같은 비즈니스모델은 디지털에서도 확립돼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델이 네트워크의 참여자 즉, 독자를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독자관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콘텐츠를 생산하는 뉴소조직이 어떻게 시장과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의 고민이 필요하다. 

 

Q. 데이터 및 비주얼 저널리즘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 테크놀러지는 독자들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의 콘텐츠의 변형을 가져 왔다. 평면적인 정보에서 입체적인 정보로 그 형식이 바뀌었다. 특히 멀티미디어 콘텐츠처럼 시각적인 정보형식은 독자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읽는'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독자들로 하여금 콘텐츠 생산자를 재인식하게 만든다. 정보 그 이상의 인지효과를 발생시킨다. 많은 매체들이 새로운 뉴스 실험들을 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바로 브랜딩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효율이 필요하다. 저널리즘의 전통이 취약한 한국에서는 이러한 기능적 접근보다 성찰과 신뢰라는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최소한 병행돼야 한다. 

 

Q. 디지털 퍼스트 시대에 맞는 기자의 '인재상'은? 이 시대 기자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자세와 능력이 있다면?


우선 좋은 스토리를 발굴해야 한다. 뉴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스토리텔러'로서의 창의력은 아주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독자가 만족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제시할 수 있을지 기술적 스킬도 요구된다. 그 다음은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해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 분류,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시장을 미래지향적으로 짚는 '프론티어'적 태도가 필요하다. 또 독자관계를 주도하는 적극적인 대화자가 돼야 한다. 독자들의 질문과 반응을 겸허히 수렴하고 애프터서비스를 할 수 있는 '휴머니스트'여야 한다. 뉴스조직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파트너십을 상정해야 한다. '전략가'가 되는 것이다.

 

Q. 디지털 퍼스트 시대와 관련해 미래 언론의 상황은 어떻게 변할 것이라 보는가. 언론사들의 대응 방향과 생존전략을 조언해달라. (미래 전망과 제언)


디지털은 뉴스 미디어의 영향력 확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 더 많은 독자와 만나는 공간, 더 많은 독자의 발언을 수렴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그러자면 지금과 같은 양적 경쟁이 아니라 질적 경쟁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지금처럼 온라인 뉴스의 수준에 변별력이 낮으면 결국 매체 중심의 소비는 몰고오기 어렵다.


좋은 독자 즉, 능동적인 참여자를 확보하려면 매체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 신뢰는 디지털 플랫폼의 개방성, 유연성, 양방향성 같은 가치들로 형성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독자들의 의견과 이익을 헤아리는 서비스 전략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뉴스조직의 일방통행은 디지털에서는 중단돼야 한다. 뉴스의 형식과 내용 등에 대해 독자들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이 디지털 저널리즘의 혁신이다. 특히 소비자로 한정되지 않고 매체와 공존, 협력하는 적극성을 띤 독자들의 규모는 커질 것이다. 이 독자들을 발굴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때이다.


문제는 현재의 국내 시장 경쟁구조, 매체 간 차별화 정도, 독자의 뉴스 소비 패턴 등 풀리지 않는 변수들이다. 뉴스'만'으로는 매체의 영향력을 키우기 어렵고, '뉴스+알파'를 고민하는 매체 전략이 필요하다. 당연히 자본력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를 감당할 매체들이 많지 않은 만큼 '양극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틈새-마니아층을 겨냥한 전문매체나 대안매체들의 약진도 예상해봄직하다. 







뉴스유료화가 가능한가라는 진부한 질문은 이제 이 업계에서 사라져야 한다. 신뢰도 없고 독자도 없는데 어떻게 유료화가 완성될 수 있는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독자가 누군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 독자는 참여지향적이고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지 포털로부터 들어오는 사람들은 아니다. 미디어오늘 2015년3월25일자.

<미디어오늘> 기자가 '뉴스 유료화'를 물었다. 나는 국내에서 뉴스 유료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줄곧 견지해왔다. 디지털 혁신은 기술, 콘텐츠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에서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것이다. 그 전통은 저널리즘의 품격을 독자들과 나누는 것이다.


"언론은 본질적으로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다. 영향력이란 대중의 판단, 기호에 미치는 힘을 의미한다. 그것은 (저널리즘의) 원칙과 신뢰에 의해 형성된다. 20세기는 그 영향력이 양적인 것을 중심으로 측정됐다. 물론 과학적이지 않은 숫자였다. 21세기에도 영향력은 이 산업의 배후가 된다. 디지털에서 어떻게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래서 시장과 독자를 향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미디어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평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의 특징-개방성, 대등성, 확장성, 상호성, 투명성 등을 충실히 구현해야 한다. 우리의 웹 사이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그러한 디지털 기술의 속성과 어울리는가?"


일반적인 사실 관계를 다루는 뉴스의 유료화는 어렵다. 시장 경쟁의 환경을 고려해보라. 더구나 분석과 주장, 입체적으로 포장된 뉴스의 경우는 지불장벽을 치는 것이 아니라 더 퍼뜨려야 한다. 영향력을 키우려면 말이다.


국내에서 참조할만한 유료화 사례도 더러 있다. 그 중 <동아비즈니스리뷰>는 이야기할 것들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의 콘텐츠는 특정 분야에 한정된 상태지만 열성적인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뉴스 유료화에서 아주 중요하다. 더구나 오프라인에서도 독자들과 관계를 확대하는 이벤트들이 많다. 유료 상품은 비교적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독자가 상품을 조합할 수도 있다. 고급정보이며, 타깃화할 수 있고, (독자들 사이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3박자를 갖춘 것이다.


즉, 전통매체가 추구하는 뉴스 유료화는 첫째, 독자와의 관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둘째, 독자 참여를 수렴하는 서비스를 확보하며 셋째, 독자 사이에-독자와 뉴스조직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커뮤니티로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뉴스 유료화를 위한 설계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검증하면서 차근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1. 우리의 진짜 독자는?

-독자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우리를 찾는 독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프라인 매체의 독자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2. 독자와 만나는 접점은?

-뉴스 소비 경로에서 어떤 상호작용이 있는가?

-기자 더 나아가 뉴스룸의 대응은 어떤 상태인가?


3. 독자의 의견은 뉴스 생산과정에 수렴되는가?

-(독자의 피드백에 따른) '2차 생산'은 활발한가?


4. 뉴스의 양과 질은 어떻게 결정하는가?

-뉴스조직 내부에서 결정하는가? 뉴스조직 밖에서는 검증하는가?

-독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 역량은 충분한가?


5. 프리미엄 콘텐츠는?

-시장을 끌고 가는 것인가, 뒤쫓아 따라 하는 것인가?

-구체적인 정의를 어떻게 하는가?


6. 요금설계는 적정한가?

-기존 구독자(종이신문)에게는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가?


7. 뉴스 유통은?

-포털과는 어떤 협력을 할 것인가?


8. 뉴스 유료화의 목표는?(사실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한다)

-종이신문 매출감소를 메우는 중요한 모델로 상정하는가?


-콘텐츠 생산에 초점을 두지 말 것 : 성찰과 공존의 미덕을 갖출 것

-서비스를 만들 것 : 고객 서비스도 포함

-독자와 만날 것 : 독자의 열정과 참여를 수렴할 것

-뉴스조직의 이벤트를 정례화할 것 :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

-독자 로열티를 끌어낼 것 : 독자가 원하는 것을 함께 정의할 것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 : 커뮤니티, 로컬 공동체 등이 원하는 것


질 낮은 뉴스 소비 방관하면 언론과 포털 공멸한다

포털사이트 2015.02.10 18:14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한국언론진흥재단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포털 뉴스 이용빈도 추이(2011~2014년)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언론사의 자멸적 트래픽 경쟁으로는 이 구도를 깨기는 불가능하다.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수렴하는 정책으로 바뀔 때 `포털 활용론`도 의미가 있다. 다양한 경쟁환경으로 진입한 포털도 좋은 뉴스가 더 많이 소비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이용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언론과 포털은 뉴스 공급과 뉴스 검색으로 연결된다. 전재료와 트래픽은 양측 공방전의 문고리다.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의 변화는 언론사 트래픽의 희비쌍곡선을 긋는다. 언론사 트래픽 경쟁이 과열되면 포털 책임론도 부상한다.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2006년 12월과 2007년 4월 도입한 ‘검색 결과 아웃링크’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웃링크는 언론사가 트래픽을 손쉽게 만드는 열쇠를 제공했다. 바로 검색어 관련 기사를 포털에 반복 전송하는 ‘어뷰징’이다. 이용자 선택을 수월하게 받는 통로는 금세 ‘어뷰징 기사’ 논란을 낳았다.


네이버는 기사 시간 변경 및 중복 기사 히스토리 표시 등 DB시스템 개선을 포함한 뉴스 검색 개편 방침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광우병 논란, 촛불시위, 광고주 불매 운동 등 연이어 터진 정치적 사건도 불을 질렀다.


2008년 7월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신문은 미디어다음에 기사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불공정 계약, 편집 논란 등 해묵은 문제들까지 번지면서 양측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듬해 1월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카드를 꺼냈다. 뉴스캐스트란 그동안 네이버가 초기 화면에서 자체적으로 종합 편집하던 방식을 포기하고 각 언론사가 뉴스박스에 자사의 뉴스를 선별해 노출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자신의 안방을 언론사에 개방하는 것은 물론 뉴스캐스트에 노출되는 기사를 모두 아웃 링크로 전환했다. 네이버는 이때 이용자의 다양한 뉴스 선택권 확보를 강조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요구하는 언론사를 달래는 포털의 승부수였다. 기사 전재료와 트래픽 공유(검색 결과 아웃링크), 전략적 제휴(과거 신문기사 디지털화, 전문기자 코너 운영) 등 기존에 언론과의 관계 형태와는 차원이 다른 조치였다.


당시 네이버 초기화면은 국내 PC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월 1회 이상 방문하는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공간이었다. 뉴스캐스트의 파괴력을 간파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이용자 클릭을 유발하는 것에 매달렸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과 기사를 훨씬 더 많이 쏟아냈다. 검색어 기사를 양산하는 인력을 경쟁적으로 충원할 정도였다. 최적의 온라인 뉴스를 생산하고 서비스하기 위해 구체적 준비가 없었던 언론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접근이었다. 


만성적인 경영 위기에 시달려온 언론사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수준을 높이는 투자 보다는 질 낮은 트래픽으로 유치하는 네트워크 광고 매출을 선택했다. 몫 좋은 공간에 기사가 노출되면서 언론사 사이트의 월간 순방문자는 8.6%, 페이지뷰는 26.1%나 상승했다.


2011년 2월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톱 뉴스’를 언론사 초기 화면에서 기사 본문 페이지로 연결 형태를 변경했다. 언론사는 포털에서 들어오는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기사 본문 페이지를 별도로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제목 장사로 들어온 뜨내기 이용자가 더 트래픽을 유발하도록 콘텐츠 구성과 배열을 ‘선정적’으로 채웠다.  


네이버는 언론사 편집권을 직접 침해한다는 논란은 피하고 옐로우 저널리즘에 항의하는 이용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옴부즈맨 위원회’를 발족했다. 이용자 불만을 수렴하는 자율기구를 통해 언론사의 협조를 구하려는 고육책이었다. 여기에 문제성 기사 노출을 억제하는 다양한 운영 가이드도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뉴스캐스트는 언론사 기사를 포털 초기 화면에 배치하여 이용자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이용자의 온라인 뉴스 소비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포털 뉴스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네이버는 포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담을 언론사와 분담하는 대신 언론사(닷컴)의 광고수익원인 트래픽을 언론사에 주는 정책으로 절묘한 타협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2013년 4월 ‘뉴스스탠드’를 도입했다. 초기 화면에 노출되는 뉴스 영역을 언론사별 편집판으로 대체한 것으로 언론사 브랜드를 선택한 후 가상의 지면(뷰어)에서 기사를 선택하는 이중의 절차를 갖고 있다.


네이버는 “언론사들이 자사의 편집의도, 편집가치를 그대로 제공할 수 있고, 이용자는 선정적, 낚시성 기사와 제목들을 적게 만날 수 있다”며 순기능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간 이용자가 기사 제목을 곧바로 소비했던 것과는 뉴스 접근성과 소비 편의성이 크게 낮아졌다. 


소수의 메이저 신문사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일반적 관측 속에 다수 전문가들은 앞다퉈 뉴스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행 한 달 만에 언론사 사이트 방문자 수는 전월 대비 10% 감소하고 체류시간 또한 42.5% 급감했다. 


반면 네이버 뉴스 홈 서비스는 이용자 트래픽이 증가하는 등 포털 뉴스 소비로 회귀하는 흐름도 강하게 나타났다. 트래픽 추락을 회복할 재료가 없던 언론사들은 포털 검색어 대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구책을 마련했다. 뉴스스탠드 구조에서는 다수의 언론사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언론사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품질 제고를 등한히 한 상황에서 포털 뉴스 이용자를 유인할만한 뚜렷한 동기도 없었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초기 이용자가 언론사 브랜드를 선택하는 ‘마이뉴스’ 설정 비율도 극히 낮았다.


뉴스 소비에 따른 추가적인 인지·행동 비용을 요구하는 뉴스스탠드는 수동적인 포털 뉴스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뉴스스탠드 전면 시행 이전 ‘마이뉴스’ 설정 이용자를 확보하려고 마케팅을 펼친 언론사들로서는 참담했다.

 

뉴스캐스트에서 고착화됐던 비목적성 뉴스 소비가 감소하면서 언론사 등 전문 뉴스 사이트 방문자 수는 시행 1년 만에 최대 80%까지 급격하게 감소했다. 


네이버는 2014년 2월 로그인, 쿠키방식과 상관없이 ‘마이뉴스’를 설정하면 언론사 기사 제목을 바로 클릭할 수 있는 뉴스스탠드 부분 개편을 단행했다. 사실상 뉴스캐스트로의 복귀였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 사이언스학과 교수는 '인터넷 포털의 저널리즘 역할에 관한 고찰(2014)'에서 “뉴스스탠드 부분 개편은 각 언론사의 불만을 반영한 행보라기보다 소셜 플랫폼의 다변화에 따라 네이버 스스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포털은 2012년을 전후로 급성장한 모바일 환경에서도 주도권 선점을 위해 언론사 제휴 확대에 나섰다. 포털은 모바일 서비스에서 언론사가 제공하는 기사의 본문 페이지 하단에 ‘관련 뉴스’ 아웃 링크를 적용했다. 언론사의 독자적 경쟁력이 아닌 포털이 나눠주는 트래픽에 더 빠져들게 하는 일종의 ‘독배’였다. 


최근에는 포털의 뉴스 검색 신뢰성이 뜨거운 감자다. 네이버가 지난해 말 모바일과 PC 뉴스 검색에 적용한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은 트래픽 가뭄에 시달리는 언론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뉴스스탠드 이후 이슈 중심의 뉴스 소비는 검색 결과를 통한 뉴스 소비로 완연히 대체됐기 때문이다. 


클러스터링은 최신 순, 정확도 순에 따라 몇 개 페이지씩 뉴스 검색 결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묶어 최대 4~5개까지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같은 클러스터(묶음) 내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랭킹’ 가중치가 트래픽을 좌우한다. 


언론사들은 동일 시간 내 많은 기사를 전송하거나 태그, 키워드 등을 삽입하는 등 뉴스 검색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는 “(언론사들이 곧)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에 맞게 대응할 것으로 보여 실질적으로 어뷰징 감소의 효과는 없을 것”이고 “이러한 상황 전개는 네이버도 충분히 예측하고 있을 것”이라며 냉소했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뉴스 생산의 주요 좌표로 설정돼 있는 상황에서 뉴스 검색 알고리즘 변화가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라면서 “포털은 언론사의 저널리즘 혁신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한 동일한 소재의 뉴스와 유사한 뉴스는 검색 결과에서 철저히 후순위에 노출하는 등 온라인 저널리즘의 품질 제고라는 방향을 네이버가 적극 수렴해야 한다는 의미다. 


닐슨 코리아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 검색 결과 페이지(SERP)를 경유한 월간 뉴스 사이트의 이용자 비중은 전체 뉴스 사이트 이용자의 66.9% 수준이다. 이중 검색 결과의 첫 화면에서 뉴스 사이트를 이용하는 비중은 전체 뉴스 사이트 이용자의 66.4%에 이르고 있다. 


이와 관련 유도현 대표는 “PC 온라인 뉴스 소비는 포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단건 기사를 소비하는 구조로 정착돼 검색 알고리즘의 변화가 매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지만 “동일 클러스터 내 상위 노출 순서는 소비자의 뉴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언론사별로 점차 트래픽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앞세우는 언론은 조직 융합과 인재 확보로 경쟁력 제고에 골몰하고 있다.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의 변화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우선적인 화두다.  


이를 풀어가려면 언론과 포털은 일단 검색 방식이나 서비스 구조를 놓고 벌인 갈등과 긴장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뉴스 시장을 키우고 가치를 확장하는 생산적 논의보다는 트래픽 유발과 전재료 인상이란 해묵은 이슈의 되새김질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 소비 환경의 도도한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13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SNS)로 인터넷 뉴스를 보는 비율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30.4%로 나타났다. 반면 포털 초기화면 이용, 실시간 검색 이용 등은 최대 16% 감소했다. 


특히 PC 뉴스의 비(非)소비 시간이었던 이동 중 시간과 취침 전 시간이 모바일을 통해 새롭게 뉴스 소비 시간으로 편입되고 있다. 닐슨 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2월 이후 모바일 뉴스 소비는 고정형 PC 인터넷 뉴스 소비 시간을 역전했다.


모바일에서는 PC보다 더 편중된 포털 뉴스 선호현상이 나타났지만 SNS에 연계된 모바일 뉴스 소비도 확산되고 있다. ‘소셜 뉴스’ 매체의 콘텐츠는 탈포털, SNS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평균 재방문일이 길고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등 높은 이용자 충성도가 특징이다. 멀티 스크린 이용과 다변화된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접근성이 확장되고, 미디어 이용자의 능동성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언론과 포털 모두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섰다고 할 수 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랫폼센터장은 1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다음의 뉴스펀딩은 플랫폼 특성을 살리는 기획 같다”며 “디지털스토리텔링 기사, 카드뉴스 등 언론사가 실험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어떻게 네이버에 도입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모바일 환경에서 언론사 트래픽 이전 가능성도 열어 뒀다. 언론사 브랜드와 이용자를 연결하고 좋은 콘텐츠 소비 환경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취지다. 언론도 ‘저널리즘 신뢰 회복’이나 ‘인식 변화’처럼 본질적인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일과적으로 선보인 뉴스 혁신을 체계으로 수렴하는 사람과 조직의 재편이 뒷받침돼야 한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최고의 온라인 저널리즘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앞으로 1~2년 언론과 포털은 공생과 협업을 위한 지렛대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간섭’과 ‘외부 간섭’의 수준도 높여 갈 것이다. 이용자에게 연결과 협력의 무한한 가치를 제시하는 미디어만이 살아남기 때문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신문과 방송> 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1월 초였습니다.





미디어오늘 2월5일자. 수습기자 교육과정, 출입처 중심의 취재환경은 디지털 매체 환경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기자상 더 나아가 기자의 취재 경쟁력을 획일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독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취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자 선발, 조직 모델 등 뉴스룸의 모든 것이 원점에서 고안돼야 한다.


"매체 환경은 크게 바뀌고 있는데 '사쓰마와리'식 교육과 취재방식이 적합한가?"라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사쓰마와리'란 수습 기자들이 경찰서를 순회하며 취재하고 기사를 쓰도록 하는 뜻으로 기자집단에서 흔히 쓰는 말이다. 이때 수습기자들은 밤을 새는 등 '하리꼬미'(경찰서 붙박이) 형태로 일 한다.)


기자는 '수습 기간' 중 맞닥뜨리는 혹독한 취재환경에서 조직 소속감이나 기자직에 대한 동질감을 형성한다. 또 취재 대상이나 내용, 수위를 특정하는 등 '업무'를 도식화한다.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일종의 정신적, 육체적 압박감이 상당하다. 합리성, 효율성은 위계적이고 전통적인 장벽에 의해 무시되거나 축소되는 경험도 한다. 


강도 높은 도제식 훈련을 견뎌야만 '기자가 된다'는 이데올로기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호응'하는지는 이미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다.


온라인 저널리즘이 수렴하는 네트워크(디지털 테크놀러지)의 속성 즉, 대등성(평등성), 투명성, 상호성, 과학성 등은 도달하기 어렵다. 특히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독자를 대하는 커뮤니케이션도 생략돼 있다.


기자들끼리의 이전투구, 기자와 폐쇄적인 출입처와의 관계 설정만으로 마무리되는 교육 과정은 취재 현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 마디로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결국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고려해 기자의 선발 과정부터 재설계돼야 한다. 우선 이 시대에 필요한 기자의 '상(像)'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적 배경이 우수한 관찰자를 점수로 뽑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야기꾼, 전략가를 찾아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수습기자 교육 내용도 디지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코딩, SNS 활용 등 새로운 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 수습기간 때만 한정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재)교육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개방적인 교육 프로그램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기자의 등장과 확산을 위해서는 뉴스조직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대학도 커리큘럼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에 걸맞는 교수진도 필요하다. 


수습 기자 대상의 교육 문제 뿐만 아니라 언론사  취재시스템의 낙후성도 도마 위에 오르내린 지 꽤 오래 됐다.


출입처와 기자단은 기자의 '경쟁력'을 왜곡시킬 수 있어서다. 폐쇄적이고 연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환경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나 용기와 지혜의 동원은 원초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


전통매체가 지향하는 뉴스룸의 융합은 '팀'-협업 모델을 상정한다. 가령 조직 내 취재기자들 간, 취재와 비취재파트(디지털 어시스턴트(프로그래머-디자이너), 비즈니스와 마케팅 부문) 간, 기자와 독자 간 활발한 소통과 창의를 근간으로 한다. 조직도 부서별이 아니라 트렌드 별로 아니면 중요한 프로젝트별로 구성되는 등 역동적이다. 


문제는 비용 부담, 기존 조직 구성원의 저항 등 리스크도 있다. 과거 전문기자제나 뉴스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는 방법들이 실패한 것도 결국 기존 조직의 두터운 벽 때문에 좌초한 것이라는 점에서 서둘러서는 안 된다. 


또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기자상의 정립, 취재 업무와 뉴스조직의 미래지향적 설계, 기자교육프로그램의 보완 등은 영세한 자본력 그리고 과잉경쟁 구조 하의 한국에서는 개별 매체가 해결하기는 어렵다. 


취재 시스템은 궁극적으로는 독자가 원하는 뉴스를 만든다는 목표 설정과 연결돼 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첫째, 독자에 대한 파악 둘째, 서비스의 정교한 설계 셋째, 융합조직의 구성 등 '파괴적'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 취재 시스템만을 바꾼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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