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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저널리즘을 제언하는 뉴욕타임스의 혁신 프로젝트. 신뢰와 소통의 문명을 재현하는 퀄리티 저널리즘이야말로 디지털 혁신의 최고 덕목이어야 한다.


"언론의 미래는 디지털에 있다"란 선언적 화두가 제시된지 어언 10여년. 전 세계 전통 뉴스 미디어의 숨가쁜 혁신 변주곡이 요란하게 켜졌지만 안갯속인 뉴스 시장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언론은 매체 포화와 포털사이트 등이 압도하는 시장 경쟁 질서가 이어지며 생존마저 힘에 부치는 양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의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를 통한 뉴스 이용은 한국이 28%로 2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사실상 최하위권에 속했다.

또 포털 및 검색 서비스에서 뉴스 소비를 시작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0%로 세 번째로 높았다. 온라인 뉴스 소비에서 스마트폰을 주로 이용하는 비율(48%)은 가장 높지만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 뉴스를 이용할 때 뉴스미디어의 브랜드를 인지한다는 비율은 가장 낮았다. 언론사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이 뉴스 소비의 출발점이라는 응답은 불과 13%였다. 

또 "뉴스를 거의 항상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26개국 중 22위였다. 35세 미만 젊은 세대는 고작 10%만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온라인 뉴스 유료 구매 경험은 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 기관이 국내 디지털 뉴스 생태계를 들여다본 성적표치고는 우울한 잿빛이다.

정론을 펼친다는 언론산업은 왜 불신받는가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5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서도 전통 뉴스 미디어의 입지 축소는 거듭 확인됐다. 가장 일반적인 시장 지표인 신문 구독률은 2004년 48.3%에서 2015년 14.3%로 계속 떨어졌다. 열독률은 같은 기간 70.6%에서 25.4%로 급감했다. 

미디어별 하루 평균 뉴스 이용시간도 종이신문(7.9분)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한 지상파 방송사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의 수도권 시청률은 2% 대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비해 인터넷은 103.8분, 소셜미디어는 22.7분으로 전통매체를 압도했다. 

뾰족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해외 언론의 '청사진'만은 희망의 좌표로 자리잡았다. 7명의 <뉴욕타임스> 기자로 구성된 '2020 그룹(The 2020 Group)'이 올해 초 공개한 '독보적인 저널리즘(Journalism that stands apart)'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디지털 퍼스트(digital-first) 전략을 금과옥조로 받아들이게 했던 2014년 5월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의 재탕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그 울림은 명징했다. 최근 2~3년 사이 독자가 주로 이용하는 매체 조합 즉, '미디어 레퍼토리(media repertoire)'나 콘텐츠의 형식 선호에 맞춰 대다수 언론이 기울인 다채로운 노력의 중심에 저널리즘 가치라는 근원적인 성찰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디지털이 희망이라면서 왜 제대로 하지 않는가

지난 2012년 아름답고 역동적인 그래픽을 탑재한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뉴스 ‘스노우폴(Snow Fall)’은 한국언론에 큰 자극을 줬다. 수많은 뉴스 형식 실험이 곧바로 전개됐다. 그러나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보여주기식’ 접근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것조차 만들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던 '카드뉴스'의 경우 불과 1~2년 사이 '이용 피로도'만 쌓였다. 한때 수백만 클릭을 기록하던 데서 지금은 뉴스 혁신의 '체면치레'나 하는 것으로 전락했다.

이러는 사이 '포털 검색어 기사', '자극적 제목달기' 등 '옐로우 저널리즘'의 멍에를 벗어던지지 못한 것은 물론 '기사형 광고'를 내세운 '상업성'의 그늘만 짙어졌다. 결국 십수년 동안 포털사이트로 넘어간 뉴스 이용 점유율을 되돌리지 못한 채 고착화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대다수 언론이 '포털 탈출'의 기대주로 꼽은 소셜미디어에서도 논란만 커졌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뉴스 스타일은 쏟아냈지만 콘텐츠 완성도는 물론 독자 '소통'은 여전히 부족했다. 더구나 일부 언론사 소셜미디어 운영자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아 '드립' 논란만 일으켰다. 정규직이 아니라 수개월 짜리 인턴을 뉴스룸에 투입하고 '갑질'하는 뉴스룸의 허위의식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품격 있는 저널리즘의 격과 결은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트렌드에 맞추는 콘텐츠 생산의 함정

반면 ‘스브스뉴스'-'비디오머그'의 SBS, '소셜스토리'의 JTBC 등 방송사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큐레이션, 기자의 직접 참여로 브랜드 마케팅까지 확장하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시도가 '완성품으로서의 뉴스'가 아닌 '과정으로서의 뉴스'를 관철하는 자극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과정으로서의 뉴스'란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며 더 나은 가치를 수렴해가는 뉴스다.

이를 위해 <뉴욕타임스>는 "독자에게 보다 중요한 목적지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 위상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보도(report)'와 '직원',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특히 트래픽과 페이지뷰의 성장전략은 폐기하고 독자의 습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긴 안목을 우선시할 것을 내세웠다. 당장의 생존과 효용성을 위해 방치하는 '베끼기', '짜깁기', '따옴표 보도'를 버릴 것이란 경고이기도 하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온라인 뉴스 동영상의 미래(The Future of Online News Video)' 보고서는 뉴스 동영상의 현주소를 뼈아프게 진단했다. 온라인 뉴스 사이트 30곳의 동영상 채널에 머무른 시간이 전체 평균 방문 시간의 2.5%에 그쳤다. 북미 지역에 한정된 통계지만 뉴스 동영상이 텍스트에 비해 실제로는 많이 소비되지 않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국내 언론은 이같은 냉정한 진단과 측정은 생략한 채 '모바일 퍼스트', '비디오 퍼스트'라는 수사적인 자기 최면에 갇혔다.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자체 플랫폼 강화 노력은 포기하고 독자는 실종된 언론사 간 순위놀이에 매몰됐다. 실제로는 포털사이트나 소셜미디어를 위한 '봉사' 뿐이면서도 독자 접점 확대로 미화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조직의 다수 구성원이 우리가 왜,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합의하고 움직이는 진지함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었다.

업의 본질은 품격과 신뢰의 저널리즘이다

<뉴욕타임스>는 단지 풍부한 멀티미디어를 제공하는 선에서 머물지 않으려면 지금과는 180도 다른 차원과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자를 비롯한 전체 구성원의 채용과 교육, 인사는 물론 취재와 보도의 수준, 콘텐츠, 업무와 역할을 세부적으로 재정의하는 밑그림을 강조한다. 디지털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전통 뉴스 미디어는 뉴스 콘텐츠의 상품성 약화, 독자와의 상호성 미흡, 네트워크 생태계에서 연결성 빈곤으로 생태계의 주변부에 배회하고 있다. 6년 전 0명에서 1년 전 100만명 이상의 디지털 독자를 보유한 <뉴욕타임스>는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커머스의 위기를 '품격의 저널리즘'으로 극복해온 혁신 리더다.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저널리즘 구현, 즉 '업의 본질‘ 추구가 진정한 성장과 닿아 있음을 역설해왔다. 

<뉴욕타임스>는 무엇보다 왜 뉴스조직을 바꾸어야 하는지의 의문 즉, 원칙과 방향을 명확히 하는데 초점을 둬 왔다. 현대의 광고주들은 콘텐츠 소비를 위해 언론사의 플랫폼에서 오래 머물고 호기심과 의견을 드러내는 고객에게 주목한다는 것 쯤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이 경쾌한 권위와 명성을 구가하는 신문은 고객이 원하는 정보 제공이야말로 언론사의 디지털 플랫폼이 추구하는 제1의 목표임을 거듭 되뇌인다. 첫째, 매일 습관처럼 찾아오는 곳 둘째, 시간을 아낌없이 쓰는 곳 셋째, 기꺼이 구독료 지불의사를 품게 하는 곳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이다. 

즐겁고, 유익한 조언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진화 

특히 언론사가 생산하는 모든 뉴스는 단편적이거나 평면적이지 않고 시각화(Visual-first),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같은 디지털 테크놀러지의 옷을 입는다. 모든 개별 뉴스는 다른 연관 정보들과 함께 구조화된다. 

고객을 즐겁게 하고 판단을 돕는 유익한 조언도 추가된다. 가령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설득한다. 이같은 '서비스 저널리즘'을 선언한 <뉴욕타임스>는 아예 상품 추천 서비스 와이어커터(Wirecutter)와 스위트홈(Sweethome)을 잇따라 인수했다. 정보 생산자로서의 지위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안내자(guidance)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론 본연의 활동이 줄어들어서도 안된다. 탐사보도나 인사이트를 담은 논평 등 품격있는 저널리즘은 혁신의 변함없는 중심축이다.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네트워크 생태계와 충돌하는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칼럼은 지양한다. 그 대신 '다양성'과 '전문성'을 뉴스의 최고 가치로 다뤄간다. 

유연하고 탁월한 구성원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비디오 그래픽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등 기술 분야의 권위자들은 충분히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언론사의 R&D 예산은 전무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금지원 없이는 인프라 투자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뉴스조직의 진화를 돕는 사회적 후원도 극히 제한적이다.   

독자 데이터·수익모델과 디지털 기술의 접목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가 발표한 '2017년 10가지 이슈'는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에 상당한 내용을 할애했다. 언론사들이 처한 재정적 어려움 때문이다. 여기에는 언론과 광고주 사이의 구도가 재편되는 조짐이 있다. 가령 '브랜드 저널리즘'에 나선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미디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언론사가 우수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광고주를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여명이 넘는 인력으로 자체 뉴스룸을 갖춘 한 대기업은 "우리는 (광고 관행을 바꿀) 준비가 됐지만 언론은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에둘러 현장을 표현했다. 사실 혁신은 기자들이 모여 있는 뉴스룸만의 문제는 아니다. 마케팅, 비즈니스 전담 인력들도 융합적인 매체 환경을 주도할 기술 역량을 갖춰야 한다. 편집국과 광고국 간의 '매출 경계 갈등'이 아니라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 인프라를 언론사 내부에 갖추는 시급하다. 

불확실한 콘텐츠 유료화의 과제도 만만찮다. 언론사와 기자들은 스스로 생산한 뉴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겠지만, 독자들이 외면하는 콘텐츠라면 애써 시간과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우리 고객이 될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과정이 없다면 일방적인 뉴스일 뿐이다. "언론은 모르지만 페이스북과 구글은 알고 있다"는 독자와 관련된 데이터 수집, 활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포털사이트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자나 대학, 연구자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펼쳐야 한다.  

뉴스 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국내 시장에선 비미디어 부문의 수익 다각화는 앞으로 특별한 의제가 될 것이다. 언론 브랜드의 힘이 있을 때, 재능있는 파트너들과 함께 미래 비전을 그리는 큰 그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안팎의 스타트업 창업 지원, 치밀한 투자 분석을 체계화하는 마케팅과 비즈니스의 시야가 필요하다. 

디지털 대응 속도와 트래픽에 주력하면서 놓쳤던 저널리즘의 가치를 복원하는 혁신 어젠다.


디지털 리더십·파트너십·멤버십·성과의 재정의 필요

2017년 세계 신문업계는 광고수익(628억 달러)보다 구독수익(639억 달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의 차별화·고급화·전문화에 따르는 일관된 투자 못지않게 독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물리는 커뮤니케이션과 커뮤니티로 뒷받침해야 한다. 페이지뷰만 기록하고 사라지는 휘발적인 이용자에서 평판과 콘텐츠를 갖춘 참여지향적인 독자를 흡수할만한 멤버십이 나와야 한다. 

디지털의 성과 재정의도 필수적이다. <뉴욕타임스>는 "가장 성공적이며 가치 있는 기사는 가장 많은 페이지뷰를 얻은 것이 아니다"라고 정의한다. 다른 매체에서 접할 수 없고, 통찰력과 영감을 얻는 뉴스라면 비록 트래픽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단독과 특종의 낡은 우상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단 한명의 독자라도 공감·반응할 수 있는 콘텐츠에 방점을 둬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도 각별한 이슈다. 정치권 광고주 출입처를 중심으로 전통적 유대와 연고에 기반한 '아날로그 리더십'을 뛰어넘는 '디지털 리더십'을 정립해야 한다. 디지털 리더십은 평등성, 개방성, 투명성, 상호성 같은 네트워크의 특성을 껴안은 통찰과 결단이다. 이는 개인의 다양성을 지지하고 집단지성의 잠재성을 도모하는 창의적인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협력자를 넓고 깊게 상정하는 디지털 리더십은 콘텐츠와 관련있는 것이라면 다리를 잇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동차, 생활가전 등 그동안은 거리가 멀었던 이종사업도 협력의 관점에서 다룬다. 위계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라 유연한 대화의 장을 지지한다. 더 나아가 각계의 전문가들은 물론 독자들과 친근한 벗을 자처한다.  

한국판 혁신보고서를 낸 <중앙일보>의 드문 도전은 겨우 1년여의 시간을 지났다. 척박한 국내 뉴스 시장에서 성공 사례가 나오려면 그 누구든 조급증은 버려야 한다. 폭증하는 뉴스의 시대, 다양하게 분화한 뉴스 소비자에게 '저널리즘의 가치'를 복원하는 공동의 자정과 분발이 절실하다. 허울과 구호 뿐인 지금까지의 디지털 혁신 논의를 넘어선 '신뢰·소통·독자'의 가치를 곧추세우는 대장정이 시작돼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관훈저널> 142호(2017년 봄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원고 작성시점은 2월 초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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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저널리즘은 데이터에 대한 유연하고 창의적인 접근에서 출발한다. 시스템과 기술 이슈는 그 뒤의 문제이다. 이제 뉴스룸은 진정한 디지털 저널리스트가 점령해야 한다는 함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을 가장 잘 표현하는 정의 중에는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이 있다. 데이터 저널리즘이란 뉴스룸이 직간접적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저널리즘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 또는 그 결과물을 의미한다.

온라인 미디어 환경에서는 양방향성, 하이퍼링크, 멀티미디어의 구현이 가능한 만큼 데이터 저널리즘은 비주얼(visual) 측면에서도 수준 높게 구현된다. 해외 언론에서는 데이터 저널리즘과 크라우드 소싱을 연계하는 개방형 서비스 플랫폼으로까지 성장하고 있다.

국내 언론사의 경우 데이터 저널리즘은 초보 수준이다. 자사 아카이브에서 불러낸 자료들을 기사-텍스트, 이미지와 연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소화해내는 데이터의 양도 많지 않고 퍼블리싱의 형태도 평면적이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지지부진한 것은 뉴스룸이 온전히 디지털 미디어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뉴스룸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부서는 조사자료부나 데이터베이스팀이란 이름으로 존재하지만 그 역량과 규모는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10-2011 전국 언론인명록>에 따르면 10개 종합일간지 기준 편집국 취재부서와 데이터베이스 관리 인력만 비교하면 평균 25~30:1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뉴스룸 관련 인력이 노령화로 디지털 숙련도가 떨어져 데이터 저널리즘을 상정하기 어렵다.

중소 규모의 신문사는 과거 지면 조판을 짜던 전산팀 인력이 대부분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별도의 데이터 설계를 하기는 역부족인 편이다. 닷컴사-온라인 뉴스룸 인력이 결부돼 있으나 어디까지나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위한 것이지 입체적인 뉴스와는 거리가 멀다.

대형 신문사는 데이터 관리와 서비스 파트를 이원화하거나 아예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 메이저 신문사는 닷컴사가 웹 DB를 관리하고 자회사 개념의 기술개발 회사는 지면 제작과 관련된 데이터 소스를 통제한다. 뉴스룸 차원의 데이터 관리 전담 부서가 없기는 매한가지인 셈이다. 일부 신문사는 기자에게 자료를 건네주는 보조역할의 비정규직 자료검색 담당자를 두는데 그쳤다.

이렇게 뉴스룸 내부에 데이터 기반의 활용에 대해 효과적인 프로세스나 직제가 미흡한 것은 한 마디로 인식의 결여 때문이다. 마인드 부재는 조사자료부나 데이터베이스팀처럼 기존 부서를 방치, 핵심 부서에서 변방으로 밀쳐내기까지 했다. 현재 뉴스룸의 환경은 대부분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 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아이러니하다.

그 동안 웹 사이트 뉴스 서비스를 해왔지만 데이터를 위한 기술적, 인적 투자가 극히 제한됐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뉴스룸이 서로 분리된 길을 걸으면서 각각 단편적인 서비스, 정보 생산에 매몰돼 왔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좁은 의미로 보면 뉴스룸이 보유한 데이터 즉, 원천 자료 또는 정보 그리고 (기자 또는 종사자들이) 취득하는 자료(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통제(관리)하느냐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뉴스룸 내부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 예를 들면 지면 인쇄 기반의 시스템에서 양방향 플랫폼을 고려한 시스템으로 재설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물론 일부 언론사에서 그런 원칙과 방향을 갖고 뉴스룸의 콘텐츠 생산과 유통, 관리와 활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데이터 저널리즘과 같은 뉴스 서비스의 개선까지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데이터 저널리즘은 뉴스룸 내부의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온라인저널리즘에서 구현되는 뉴스 서비스의 특질에 대해 근본적으로 사유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단순한 기술의 적용 문제를 넘어선 인식과 철학의 범주가 보다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아직 데이터를 다루는 부서나 종사자는 뉴스룸 안에서 주변부에 불과해 역량과 명성을 가진 기자나 전문가들과는 거리가 먼 부서로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의 뉴스룸이 데이터를 왜 최적화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다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버전스는 기술과 문화-트렌드의 수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의 뉴스룸은 기자와 테크놀러지 어시스턴트들이 결합하기보다는 제한적으로 연계되거나 심지어 분리돼 있는 것이 오늘날 국내 뉴스룸의 현실이다.

특히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뉴스룸이 주목해야 하는 데이터(data)가 무엇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과거의 데이터는 언론사가 보유하거나 기자가 (출입처, 인맥 등으로) 취득한 뉴스의 (직간접적인) 재료(source)이다. 즉, 뉴스룸(만)이 통제하고 활용 가능한 것이나 이때 기자들이 반드시 모든 데이터에 접근권을 갖는 것은 아닌 폐쇄성을 띤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데이터의 소재 그러니까 위치는 뉴스룸 바깥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데이터 매니징(managing) 전략이 아주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를 들면 거버넌스(governance) 영역이나 고등교육기관과의 상호협력이나 개방적 정보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재구성해 저널리즘과 연결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11월24일자.


최근 가디언이 선보인 데이터 저널리즘 프로젝트는 영국 정부의 정부 예산 지출 현황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역사상 가장 많은 정부 예산 지출 현황 자료를 공개했는데 가디언은 이 자료를 독자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제공했다.

워낙 방대한 자료였으나 항목별, 부처별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

특히 가디언은 이 자료를 독자들이 재구성해 자사의 데이터스토어(Guardian Datastore)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집단지성과 함께 구현하려는 실험인 것이다.

(참고) 가디언은 23일 북한의 연평도 공격 직후 웹 사이트를 통해 1958년부터 지금까지 남북간 대결사건들을 정리한 데이터 저널리즘 서비스를 공개했다.

오늘날 이같은 데이터 저널리즘의 규모와 수준은 뉴스룸의 경쟁력을 상징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외 협상력, 기술 응집력 같은 현대 뉴스룸의 특성들이 포함돼 있어서다. 이를 위해 데이터 저널리스트의 육성도 필요하다. 

특히 뉴스룸이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 관리, 가공하느냐 여부는 시장 내 독자들의 경험을 극대화해 언론사가 제공하는 저널리즘에 대한 평판을 개선하는 효과와 연결된다.

루퍼트 머독과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 전용 신문을 내년부터 본격화하기로 함에 따라 데이터 저널리즘은 또다른 전기를 맞고 있다.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는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라는 특성으로 단편적인 뉴스 서비스로는 독자들의 만족도를 끌어 올리기 어렵다.

기자가 무려 100명에 총 150명의 뉴스룸 규모로 내년까지 총 340억원의 투자가 이뤄진다는 아이패드 전용 신문은 데이터 저널리즘의 산실이 될 것이다. 기존의 뉴스 콘텐츠와 보유 아카이브를 연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입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투자 대비 매출을 심각히 고려해야 하는 국내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시장 규모나 광고시장의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기에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임팩트가 약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주요 언론사의 뉴스룸이 시도했던 인포그래픽 서비스-인터랙티브 서비스는 근근히 이어지고 있으나 힘이 딸리는 모양새다. 상당히 정제된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고도의 기술과 인력이 뒤따라야 하는데 수익모델 부재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국내 언론사들이 데이터 저널리즘을 정착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유관 부처가 공공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지원이나 온라인 저널리즘 펀드를 조성하는 접근 방식도 고려해봄직하다.

이 경우 펀드의 조성과정과 집행에 독자 또는 언론 관련 시민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첨예한 이슈를 객관적으로 제공하는 공공 저널리즘 확대 전기로 삼을 수 있지 않겠나 한다.

최근 한 방송사의 사내 인트라넷에 특정 기업 관계자가 접근해 정보를 유출해간 사건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언론사는 정보를 다루는 기업인 만큼 뉴스룸과 기자들은 항시 정보에 대한 갈증과 정보유출에 따른 위험부담을 지고 있다.

한 미디어비평지 기자가 언론사 및 기자의 정보관리 문제를 물어와 메신저로 이야기 나눈 것을 재정리했다. 데이터 저널리즘과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Q. 언론사에서 정보란?

A. 언론사에서 정보라고 하는 것은 과거에는 기사 취재와 보도(특종, 단독)를 위한 가치를 갖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시장, 네트워크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정보 수집, 관리, 활용의 이슈는 뉴스룸 경쟁력과 연결돼 있다.

뉴스룸 내부는 정보가 효율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시스템이나 제도,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기자들은 정보를 활용해 뉴스룸 그리고 언론기업의 긍정적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적인 마인드도 요구된다.

Q. 정보를 관리한다는 것의 의미는?

A. 언론사의 정보는 보도 행위나 취재원 관리, 그밖의 대외 관계에서 활용되는 것 못지 않게 기자 개인 또는 언론사(뉴스룸)의 이미지, 대외 평판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보를 주고 받는 단순한 단계에서부터 정보를 재생산하고 확인하는 과정, 그리고 이를 활용하는 단계까지 모든 것이 정교하고 도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Q. 일부 언론사는 자신이 쓴 정보보고 외에는 다른 기자들이 올린 출입처 정보를 못 본다고 한다. 기자들이 뉴스룸으로 수집된 모든 정보에 접근, 이용할 필요는 있지만 다른 곳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가?

A. 정보는 어차피 어떻게 관리하는가 즉, 통제하는 측면과 활용하는 측면으로 나뉜다. 이 두 가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각각은 뉴스룸 구성원들을 관리하려는 의도도 있고, 후속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경우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어떤 것이 낫고 어떤 것이 그르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뉴스룸의 정보 관리 체계는 오래도록 굳어진 관행과 정서 이런 것들이 반영된 결과다. 되도록이면 안전하게 정보 관리를 하려는 측면이 있지만 오늘날과 같이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미디어 환경과는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

Q. 그렇다면 고급 정보는 통제하고 나머지 정보는 공유하는 방식은요? 어차피 기자들에게 정보관리를 위임하는 것인데...

A. 언론사의 정보 관리와 활용은 첫째, 정보는 어떻게 관리,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언론사(뉴스룸)와 기자의 경쟁력을 가늠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정보를 다루는 것은 뉴스룸 및 기자의 이미지,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셋째,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하면서 또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내부 정보관리 시스템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고 뉴스룸 구성원간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이같은 전제 위에서 출발한다면 언론사의 정보관리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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