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주요 언론사의 `뉴스 유료화` 시행 1년. PDF(신문지면) 중심의 상품특성, 독자관계의 취약성으로 좋은 평가를 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각 언론사들은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위한 조직 정비, 결합상품 제시 등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지만 독자들의 지불의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주요 신문사들의 뉴스 유료화가 시행 1년을 맞았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경제신문은 '신문 지면(PDF)'을 주상품으로 하는 '매경 e신문', '한경 플러스'를, 조선일보는 온라인 전용 뉴스 서비스인 '프리미엄 조선'을 지난해 공개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9월 디지털 구독 플랫폼 '조인스'를 공개하며 유료화 대열에 가세했다. 


각 신문사의 유료 상품은 대체로 PDF와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로 구성돼 있다. 이중 PDF는 선택과 배치라는 신문사 기사편집의 고유 가치를 내재화한 상품으로 전 연령대에서 익숙한 소비 경험이 장점이다. 


특히 PDF 서비스는 해상도 보정, 인터페이스, 스크랩, 저장, 인쇄, 메모 등 다양한 기술 요소를 갖고 있다. 모바일 기기 연동을 강조하는 N-스크린 구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동안 PDF는 독자 기술과 데이터 투자에 미흡한 신문사의 내부 여건으로 외부 유통 채널에 오래도록 의존해왔다. PDF 유료화 서비스에 필요한 자체적인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던 만큼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또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신문 지면 제작 공정에서부터 디지털 지면 서비스를 고려하는 업무를 보강했다. 지면 강판 이후 끝나던 업무에서 기사 영역(이미지, 제목, 기사)을 묶는 단계를 추가했다. 업무의 재정의가 수반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제 솔루션 등 지불 편의성, 다양한 OS와 사이즈의 기기에서 동일한 접근성도 풀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구독자 혜택, 다양한 연계 요금 모델 등 마케팅 정책 문제도 풀어야 했다.  


개인 독자가 아니라 기업(B2B) 가입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만든 전략 상품인 초판 PD의 경우는 배포 시간 차별화도 기했다. 


반면 취재 뒷얘기는 일종의 '미끼 상품'에 해당한다. '매경 e신문'은 취재 뒷얘기 류인 비하인드 스토리, 스페셜 리포트에 이어 최근 '프리미엄 입시 상담', '프리미엄 채용IR', '여행 버킷리스트' 등을 보강했다. 


'한경 플러스'는 '뉴스 뒤의 뉴스', '머니테크+', ;취업과 창업', '오늘의 TESAT'으로 기본 콘텐츠를 갖췄다. 최근에는 유료 가입자에 한해 창간호부터 과거 지면(PDF)을 무료로 제공했다.


서비스를 오픈할 때부터 콘텐츠 물량에서 앞섰던 '프리미엄 조선'은 '뉴스 인사이드'와 '2030 라이프', '건강&다이어트' 등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 '기자들에게 물어보세요'를 비롯 기자들이 직접 연재하는 코너도 운영 중이다. 특히 로그인을 하면 인물 검색, 사진 DB, NIE 등 조선이 보유한 자원들을 무료로 서비스한다.


디지털 가판대 성격의 '조인스'는 신문 6종과 패션ㆍ라이프 12종, 시사경제지 4종 등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산하의 신문과 잡지를 아울렀다. 국내 최대 규모로 다양한 분야의 매체를 묶어서 구독하는 '결합 상품'이 예고된 상태다. 


신문사들이 기존 자원을 디지털 자산화(Digital Asset)하는데 들인 기술 투자나 내부 조정에 비하면 콘텐츠 수준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용자 경험을 디지털로 확장하는데 초점이 모아지다 보니 '킬러 콘텐츠'가 보이지 않아서다.  


사실 '취재 뒷얘기' 형식은 기자들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선택이었다. 판에 박힌 기존의 뉴스 형식 보다 생생한 취재 과정을 공개한다면 의미있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이 콘텐츠가 온전히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지면에 보도된 기사를 조금 보강한 상태이거나 외신을 번역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다.


독자들의 호감도를 높이려면 취재원과의 긴장 관계, 뉴스룸 내부의 에피소드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또 사안에 따라선 기자의 개인 의견을 부각할 필요도 있다. 취재 뒷얘기 중심의 상품 구조를 고수한다면 기자가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취재 뒷얘기 외에 유료 상품으로 팔만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후속 작업이다. 이를 위해 첫째, 지면 신문 제작 중심의 뉴스 조직을 바꿔야 한다. 뉴스 생산 과정이 종이신문에 집중돼 있어 디지털 뉴스의 부가가치 형성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기자들에게 요구하는 역할과 업무도 유료 서비스와 연결시켜 재정의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data)의 효과적인 관리와 활용을 전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뉴스 조직의 보유 자원을 자산화하는 것 즉, 단순히 디지털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에 쓸 수 있게 통합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당연히 아카이브나 CMS 같은 인프라가 중요하다. 특히 데이터를 분류하고 분석, 통찰하는 멀티미디어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콘텐츠 가치를 끌어 올리는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 뉴스 생산 중심에서 유통, 가공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Snowfall)'처럼 '부가적 인지효과'를 끊임없이 발생하는 뉴스 실험이 장려돼야 한다. 


이 관점에서 평균 3만 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 두 경제지의 PDF 유료화는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상품이다. 대다수 신문사도 PDF를 주상품으로 미는 부분은 경계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포트폴리오가 월등히 좋은 중앙일보는 JTBC 영상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은 물론 '디지털+디지털', '디지털+종이매체' 간 결합 상품의 확장을 검토 중이다. 영화 티켓 구매 등 문화 상품과의 접목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의 티빙(Tving)이나 지상파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처럼 타사 콘텐츠를 아우르는 모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종편채널을 보유한 신문사들은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의 확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책 유통 플랫폼인 '텍스토어' 서비스 경험이 있는 조선일보는 '프리미엄 조선'의 유료화 시기를 몇 차례 연기하면서 기존 서비스 형식에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중앙일보도 콘텐츠를 기존 뉴스 외에 라이프 스타일 정보로 구분하는 전략을 매만지고 있다. 


실시간 소비성이 강한 뉴스는 짧은 가치 주기를 갖는데 반해 다양한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오래 간다. 특히 뉴스와 정보를 결합하면 차별적인 개인화 상품도 가능하다. 기술적으로 편의성을 지원하고 이용자 분석을 통한 타겟팅이 최종 과제다.


하지만 신문사가 뉴스 유료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유통 대책의 정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최근 조선일보의 네이버 모바일 뉴스 제공은 현재의 시장구조에서 '탈포털'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 다른 신문사는 자체 '혁신 보고서'를 통해 아예 포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신문협회가 다음카카오의 뉴스 앱인 '카카오토픽'에 대해 업계의 공동 대응을 주문한 것은 절박함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다. 신문사들이 포털에 제공하는 뉴스의 양을 줄이거나 일정량 이상은 로그인을 통해 뉴스를 보도록 하는 등 뉴스 소비 경험에 최소한의 변화 시도조차 없다면 공짜 뉴스의 덤불에서 유료화는 길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신문의 뉴스 유료화는 기존의 뉴스 사이트는 그대로 두고 별도의 접근권이 필요한 플랫폼에서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물론 뉴스 콘텐츠를 적극 확산해 많은 독자층과 접점을 맺는 것이 훨씬 유익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인지도 개선, 영향력 제고 등 무형의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든 뉴스 미디어 브랜드에 강한 애착을 갖는 높은 수준의 독자층 보유는 아주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충성도가 강한 독자는 일방적, 수동적 관계에 안주하지 않는다. 이들은 뉴스 조직과 상호적, 협력적 관계를 지향한다. 이 과정에서 뉴스 조직에 대해 결속감과 유대감을 갖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독자에 비해 지불 의사는 훨씬 높을 수 있다.


그런데 대다수 신문사들은 독자의 새로운 위상과 역할을 설계하는 측면은 공란인 상태다. 비단 뉴스 유료화 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도 새로운 독자 관계를 상정하는 일은 처음부터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불특정 독자를 대상으로 한 유료화는 한계가 있다", "충성도가 높은 독자에게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제다", "내부 역량 개선과 함께 개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등 유료화 일선에 선 내부 관계자들은 보다 파괴적인 혁신 즉, 비로소 독자 관계의 개선에 주목하고 있었다.  


최근 조선일보가 디지털 미디어 부서 확대를 검토하고 독자 접점 강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술과 인프라, 콘텐츠 투자는 뉴스 유료화를 위한 필요 조건이지만 충분 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차원의 유료화 로드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첫째,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뉴스 유료 플랫폼을 비롯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소비 경향을 파악한다. 우리 독자가 누구인지, 어떤 기호를 갖고 있는지 이해하는 단계다. 


둘째, 독자들과 관련된 기본 데이터를 제대로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한다. 콘텐츠 및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단계다.

 

셋째, 독자와 직접 소통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독자 관계 프로그램으로 연결한다. 뉴스 생산 과정에 독자가 참여하는 협력 저널리즘의 단계다.  


모든 단계는 오늘날의 뉴스 유료화가 디지털 기술을 집적한 정보 상품에서 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수렴한 문화 상품이며, 독자와 매체 간 신뢰 관계가 상품의 독보적 가치를 생성하는 것임을 상징한다. 이는 뉴스 유료화 기반을 갖추는 데까지는 진입한 국내 신문사들이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뉴스 유료화의 운명도 여기서 판가름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신문과 방송> 1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0월 초순 무렵입니다. 






20대를 위한 인터넷신문 <미스핏츠>. 성공 가능성을 떠나 미디어의 혁신을 지지하는 사회적 통로가 확대돼야 한국저널리즘의 미래가 밝다는 의견이 많다. 전통매체 내부의 동력도 중요하지만 공동체가 저널리즘을 다루는 형식도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저널리즘의 혁신을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인터넷신문 열풍 속에서 국내에서도 10대나 20대 등 젊은 층을 상대로 하는 뉴스 미디어는 적지 않게 출현했다. 대학생인 20대가 가장 활발한데 '학보사' 경험이나 '취업준비 중'에 인터넷신문 창간을 시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흐름도 있다. '동아리'나 '팀 블로그' 수준에서 '창업'으로 그 성격이 바뀌고 있다. 20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며 8월 초 오픈한 <미스핏츠>도 그런 경우다. 3명의 학보사 출신 대학생들이 의기투합했고 복수의 필진이 결합했다. 지금까지는 7명이다. 


편집장은 없는 상태지만 '편집위원'이란 이름으로 페이스북 그룹 게시판을 통해 아이템 등을 함께 논의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모은 <슬로우뉴스>가 도움을 주고 있다.


`부적응자`를 뜻하는 매체명(misfits)은 "반항하고 날카롭고 개방적이고 뻔뻔함"을 담았다. 당연히 <미스핏츠>는 자유로운 스토리 형식을 추구한다. 창간을 주도했던 박진영 씨는 "기성언론 따라쓰기는 지양한다"면서 "'내'가 보고 관심있어 하는 것들을 '내'가 만족할 정도로 취재해서 발언하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이 대학에 재학 중인 <미스핏츠>의 창간 멤버들은 그래서 창간 이후 일어나는 모든 것이 '신기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으로 스토리를 공유한 뒤 그 확산 속도를 체감하면서 놀란다"고 할 정도다. 좋은 스토리는 많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욕심이 생긴단다. 박 씨는 "어떤 스토리가 인기를 끌고 반응이 뜨거운지를 바로바로 알게 된다"면서 "결국 콘텐츠 고민인데 학보사 경험이 있는 멤버들을 중심으로 일주일에 한 차례 회의도 한다"고 말했다.


20대의 관점에서 현실정치, 연애, 대중문화, 대학사회를 진단하는 <미스핏츠>는 정치-대학사회-붕가붕가-문화-사회-기타 등의 카테고리를 갖고 있다. 20대의 관점이란 무엇일까? 집단지성의 의견으로 스토리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박 씨는 "20대를 지향하는 <고함20>도 지켜보고 있다"면서 "일부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양한 형식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미스핏츠>의 실험은 아주 색다른 것도 아니고 어찌 보면 둔탁할 수 있다. 여러 티셔츠가 걸려 있는 곳에 하나가 더 올라오는 정도인 셈이다. 스토리의 수준을 평가하기도 이르다. 특히 인터넷 미디어가 특정 세대를 겨냥할 때 일반적으로 그 성공 가능성은 낮다. 연령대를 한정하는 것은 폐쇄형 서비스에서나 역동적일 것이란 지적도 있다. 


다만 <미스핏츠>가 세상에 '미디어'란 이름으로, 조직화한 형태로 나오게 되는 과정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대학 전공자들도 인터넷신문을 만드는 일에 맞닥뜨리면 거의 '멘붕'에 빠지게 된다. 현재 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현실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미스핏츠>의 창간 멤버들은 <슬로우뉴스>의 도움을 받는 중이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박사의 물심양면 지원도 보탰다. 


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를 구축하거나 스토리를 단정하게 만드는 작업 모두가 생소한 대학생들에겐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구체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반자는 대학 밖에 있었던 것이다. 


<연세춘추> 편집국장을 역임한 박 씨는 "(대학생들은) 정말 몰라서 미디어 실험에 직접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는 "그런데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이런 실험을 '욕망'하고 있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눈을 뜨고 있는 것을 봤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 강정수 박사는 "청년들의 미디어 실험에 대해 대학이나 우리 사회는 관심도 없다"면서 "창업은 돈되는 것만 하려는 풍조가 안타깝다. 내부에 저널리즘 아카데미를 두고 경쟁하는 해외 언론사들을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외 언론사 아카데미 재학생들은 뉴스 사이트를 직접 구축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비디오 작품을 만드는 건 일반적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조용하다 못해 황량하다. 사회적 공기인 저널리즘의 숙성을 고민하지 않는 전통 매체에 일정한 책임이 있다. 혁신 저널리즘을 다루는 사회적 분위기가 드물다보니 기성언론의 흐름에 자신을 맞추는 신진 세대-20대들만 양산되고 있다.


사실 <미스핏츠>가 20대를 위한 인터넷신문을 표방하면서 창간하기까지의 과정은 어찌 보면 '기적'에 가깝다. 한 시간강사가 의지를 불어 넣었고 관심을 갖고 있던 학생들이 동참했다. 마침 팀 블로그 형태로 운영되던 매체가 손을 맞잡았다. 


이 과정에서 합심했던 조력자들은 "제2, 제3의 <미스핏츠>가 등장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갖추는 것이 한 매체의 성공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데 이견이 없다. 스토리의 형식을 실험하는, 독자와 소통하는 <미스핏츠> 같은 매체가 계속 나오는 것이 한국 저널리즘의 밝은 미래일 수 있어서다. 어떻게 하면 혁신적인 미디어의 출현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사회적 통로-순환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20대를 위한 미디어' <미스핏츠>가 던지는 진정한 메시지인 셈이다.


박진영 씨는 <연세춘추> 편집국장 경험에 대해 한마디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박 씨는 "대학 곳곳에 쌓여가는 학보를 볼 때마다 온라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결국 글 쓰는 방식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쪽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껍데기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종이신문과 똑같았다"면서 "기자들은 마인드도 여전히 공급자 중심이고 타깃 서비스도 변변한 것이 없었다"고 전통 매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씨는 "미국 <버즈피드>처럼 전통매체가 메꾸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가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스핏츠>가 창간한지 나흘 째인 8월 9일 박진영 씨와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뻗치기`보다 소셜미디어 활용…기자 업무 변화

Online_journalism 2014.08.06 11:0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의 부상으로 전통매체 기자들의 취재업무도 변하고 있다. 짜여진 시간과 규칙에 얽매이는 데서 독자와 직접 소통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다며 여전히 외면한다. 조직적, 체계적으로 수렴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뉴미디어의 진화에 따른 정보 소비의 다양성, 언론사 간 경쟁 양상의 다변화, 언론사와 새로운 미디어 간 경쟁 확대는 전통 매체와 기자들을 '위기'의 일상화로 몰아넣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위세에 떠밀리다가 모바일을 맞은 전통 매체 기자는 업무량의 폭증, 복잡한 업무 지침들에 연일 시달리는 상태이다. 언론시장의 침체로 취재와는 직접 연관성이 없는 다른 성격의 업무도 확연히 늘었다. 여기엔 마케팅이나 전략 업무도 포함된다. 


또 기술적이고 분석적인 업무도 부상했다. 시장을 다면적으로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활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새로운 업무는 취재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실시간성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동 중이거나 외부에서 정보 수집과 기록 등 취재업무가 보편화하고 있다. 또 정보 보고는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추세이다.

  

이를 위해 스포트웨어는 아주 중요하다.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서도 취재 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플랫폼 구축은 대표적이다. 가령 스마트폰으로 기사 송고가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기사 생산과 유통을 위해 기자와 모바일은 더 이상 낯선 조합이 아니다. 사용성이 높은 입력 장치와 짝을 이루면 악조건에서도 업무가 가능하다. 


둘째, 멀티미디어 콘텐츠 생산 업무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 보도는 텍스트를 주로 다루는 신문기자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 취재 기자에게 캠코더를 지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종이신문 내부에서도 중요한 보도 형식으로 다뤄지고 있다. 최근 주요 신문사에서 선보인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에 앞서 비교적 양호한 사진과 영상 화질을 보장하는 고사양 스마트폰 등장은 멀티미디어 보도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과 비디오는 사진부나 영상부서 담당 기자의 손을 거치지 않은 채 취재기자가 직접 생산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업무 구분이 없어지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일부 신문사의 기사 입력기(CMS)는 사진과 비디오를 삽입, 편집하는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사진, 비디오 등은 텍스트보다 메시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콘텐츠 완성도의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 


셋째, 기사 생산자로서가 아니라 독자와 접점을 강화하는 전략가적, 기획자적 업무도 부상했다. 독자나 시장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적합한 콘텐츠 생산을 끌어내는 역량이다. 


이를 위해 먼저 독자와 시장의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업무가 주목받고 있다. 기사에 대한 독자 반응이나 평가, 제휴 의사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또한 이 내용을 구성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파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저널리즘 측면에서는 취재시 확보한 다양한 소스들을 사장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취재 뒷얘기'를 프리미엄 콘텐츠로 제공하거나 시장에서 한류가 뜬다면 엔터테인먼트 취재 강화로 연결한다. 이때 간부나 동료를 설득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업무는 민감한 부분이다.  


넷째, 기사 생산의 측면에서 일어나는 궁극적인 변화는 뉴스룸의 재조직화이다. '사각 시간대'가 없는 기사 생산과 유통을 주도하는'24/7 뉴스룸' 모델은 대표적이다.


이는 오프라인 및 온라인 뉴스룸 통합 형태로 나타나며 새로운 부서와 역할이 등장한다. 온라인 속보 파트나 오프라인과 업무를 중재하는 역할은 일반적이다. 또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유통 지원 업무도 증가한다.  


특히 '24/7 뉴스룸'에서 데스크는 뉴미디어 이해도를 갖춰야 한다. 편집기자의 경우는 온라인에 맞는 제목이나 멀티미디어 감각이 요구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는 조정자로서의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통합뉴스룸은 신문기자의 온라인 기사 생산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흐른다. 원래는 각 부문의 기자들이 분담하는 형태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신문기자도 일정량의 온라인 기사 생산을 챙겨야 한다. 조직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업무 시간은 새롭게 배분된다. 예를 들면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업무는 중요하게 등장한다. 특히 독자 의견을 수렴하는 소셜네트워크 관련 업무나 온라인으로 기사를 배포하는 업무는 철저히 독자의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재편된다.   


반면 비효율적인 심야근무는 사라진다. 온라인 기사 서비스가 종이신문 보도의 구조적 결함 즉, 마감시간 한계를 보완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종이신문 기사는 심층성이 강화되는 등 그 성격이 변화한다.  


결과적으로 통합뉴스룸은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것까지 아우르지 못한 상태이지만 취재 과정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특성을 이해하는 조건을 갖는다. 여전히 취재 현장에서 갈등이 번지고 있지만 '디지털 퍼스트'란 공감대는 어느 정도 마련되고 있다.   


전통 매체의 기사 생산과 유통 과정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플랫폼의 특징에 따라 조정되면서 기사 가치도 새롭게 조명받는다. 과거에는 특종이 어떤 특정한 신문사나 잡지사에서만 보도한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요즘 특종은 단순히 빨리,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이나 사실을 확인하는 것-심지어 그 과정 자체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선 여러 매체의 짜깁기나 베끼기에 의해 특종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도 문제다. 


이 과정에서 기자의 집요한 노력 등 개성을 드러내는 역할이 부상한다. 또 기자는 자신이 보도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담도 갖게 된다.


더구나 기자가 만든 기사에 의해 논쟁에 휘말릴 때가 많다. 독자들은 기자와 직접 소통하기를 원하고 기자가 알고 있는 지식과 식견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어서다.


자신만이 알고 있던 취재원들은 소셜네트워크에서 모두의 친구가 되고 있는 등 우위에 선 정보 독점도 무너지는 환경이다. 출입처 문화나 순환하는 취재 부서 같은 오랜 관행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1~2년 출입처로 축적하는 짧은 지식으로선 독자의 질문과 비판을 견디기 어렵다. 이에 따라 뉴스 조직 내에서도 전문성을 갖기 위해 한 우물을 파려는 기자들이 늘었다.


'전문기자'도 그 연장선상에서 진화하고 있다. 오히려 블로깅처럼 온라인 활동에 초점을 두는 기자도 등장했다. 소속 매체의 보호 속에서, 출입처의 우산 아래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인정받는 기자가 오늘날의 전문기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독자에게 저명성을 획득한 기자가 진정한 스타기자이다. 스타기자는 대체로 독자와 직접 소통하며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참여와 협력, 개방과 공유라는 저널리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껴안은 것이다.


독자들과 네트워크를 가진 기자는 뉴스룸의 경쟁력이 된다. 즉, 참여적이고 열정적인 독자들과 기자의 결속력이야말로 큰 영향력을 만든다. 세계적인 신문사들이 독자들과 접점을 유지, 확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강화하는 이유다.


국내 일부 신문사는 기자의 온라인 활동을 인사 고과에 반영하거나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했다. 다만 인터넷에서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준비되지 않은 기자들에겐 고역이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다면 새로운 역할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뻗치기'를 하거나 날밤을 새는 취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서 정보는 책상에 앉아 인터넷으로 수집된다. 몸을 혹사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 엔진이나 소셜미디어 활용처럼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접목하는 역량이 취재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렇게 업무 속도는 점점 빨라졌지만 시장 경쟁 환경은 기자들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는 기자가 먼저 도착하지 않는다. 시민이 앞서서 전하고 있다"는 말처럼 온라인에서 독자도 경쟁자가 됐다.  


뉴스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독자가 관여하는 스토리는 이미 소셜네트워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독자의 스토리는 전통 매체 뉴스 생산량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신선한 반응을 얻는다. 결국 독자와 협력하는 업무가 대두한다.  


뉴스 생산만 하는 기자가 아니라 기사를 매개로 독자와 소통하는 휴머니스트가 되는 것은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을 수렴한 조치다.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이란 전통 매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완성품으로서가 아니라 독자와 의견을 나누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목하는 저널리즘을 의미한다.


이러한 협력 저널리즘의 배경에서는 콘텐츠 유통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다. 정해 놓은 업무시간 순서가 아니라 기사 출고 시간에 대한 탄력적 접근은 대표적이다. 


출근 또는 퇴근 시간 심지어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에 임박해서 온라인 보도를 설정하는 식이다. 온라인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다. 이는 종이신문 발행시점과 무관하게 이뤄질 때도 있다. 이를 위해 기자들은 온라인 시장의 지표를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오늘날 전통 매체 기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취재 현장을 지키는 기록자,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기술과 소통역량을 발휘하는 능동적·창조적 업무이다. 마케터, 디지털스토리텔러, 커뮤니티 빌더(builder), 소셜 전문가라는 새로운 역할은 오늘날 전통매체 기자들의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시할 수 있고, 시장에서 지불의사를 가질만한 상품성 있는 데이터를 발굴해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며,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독자들과 교류하고, 독자 및 지역사회와 접점을 만드는 일이다.


전통매체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 왔지만 기자들이 온라인을 다루는 태도와 수준은 여전히 짜임새가 있는 편은 아니다. 뉴스조직은 부분적으로 기자 업무와 조직, 역할들을 개편했지만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휩쓸고 간 매체 환경의 진보에 비하면 크게 미흡했다. 아직도 많은 기자들은 온라인을 멀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미 미래는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소수이긴 하지만 기자들은 독자들과 직접 만나고 콘텐츠 실험에 나서고 있다. 뉴스조직이 열정과 독창성을 가진 기자들의 분투를 업무 시스템으로 수렴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동승하는 마지막 기회는 잃게 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신문과 방송>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한국경제>가 내놓은 멀티미디어 스토리인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 IoT`. 모션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인터랙티브 기능들을 적용했다. 이용자 경험을 고려해 텍스트와 영상 길이 등을 간결하게 작업했다. 뉴스룸 내부의 인력으로 대부분의 요소들을 자체적으로 구현했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잇는 전담 조직 확보가 과제다.


<한국경제>도 인터랙티브 뉴스(멀티미디어 보도) 서비스를 선보였다. 9일 정식 오픈하는 "사물인터넷(IoT) 빅뱅이 온다"(이하 IoT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IoT 빅뱅이 온다-2020년 나의 하루-현실로 다가온 IoT 등 총 3개 챕터'로 구성된 IoT 프로젝트는 상단 메뉴와 화면 중간 좌우 버튼으로 챕터를 이동하는 경로 버튼이 배치돼 있다. 이용자들은 각 챕터에서 하이퍼 링크와 창 띄우기로 상세 정보를 볼 수 있으며, 영상 인터뷰는 물론 애니메이션 효과를 준 인포그래픽들을 만날 수 있다.  


이용자 경험을 고려해 텍스트 분량은 줄이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도입부 영상에 모션 그래픽을 활용했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편집국 차병석 IT모바일부장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개념인 사물인터넷(IoT)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기존의 멀티미디어 보도가 사건이나 피처 스토리를 전하는 소설 형식이라면 우리가 만든 것은 설명문이라고 보면 된다" 말했다. 


<한국경제> 내부에서 기획-디자인-퍼블리싱-개발 등 대부분의 제작과정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편집국 기자들은 생소한 스토리보드를 만드느라 애를 썼다. 인포그래픽과 영상 등 직관적인 콘텐츠들도 여러 부서의 담당자들과 머리를 맞대야 했다.  


본격적인 기획부터 제작까지 이 프로젝트에는 총 13명의 인력이 3개월 이상의 시간을 쏟아 부었다. 차 부장은 "처음에 시행착오를 거치느라 예상보다는 일정이 오래 걸렸다"면서 "앞으로 제작을 할 경우 정확하고 신속한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oT 프로젝트 취재는 편집국 IT과학부 전설리·박병종 기자, 전체적인 레이아웃과 인포그래픽 요소들은 편집부 이철민·최종석·신택수 기자, 개발은 편집국 플러스부 박승표, 디자인과 퍼블리싱은 한경닷컴 이지연·최봉근·정재영·정진의 씨 등이 담당했다. 영상은 29초 영화제 신성섭 감독·주승운 씨 등이 협력했다. 아웃소싱을 한 것은 인트로 영상에 들어간 모션 그래픽 뿐이다. 이 부분은 메인콘셉트(Mainconcept)가 맡았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멀티형 기자되기-인터랙티브 보도' 교육을 수강한 차 부장은 "새로운 뉴스에 대한 경험을 쌓게 되면 신문기자들의 온라인 기획 능력, 멀티미디어 보도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갈 것"이라면서 "모션 그래픽을 비롯 테크놀로지 부문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멀티미디어 스토리 중 한 부분에 들어간 IoT 관련 영상이다. 최고의 요소들을 만들고 가공하는 역량을 키우는 길은 뉴스룸 종사자들의 지속적인 뉴스 혁신 실험 밖에 없다.


텍스트, 영상, 그래픽 등 각 요소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고 다양한 디바이스에서도 잘 구현하는 품질 확보 부분은 딜레마다. 국내 언론사 내부의 인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 IT 담당자들과의 협업도 까다로운 이슈다. 기술 이해가 떨어지는 기자, 저널리즘 인식이 미흡한 개발부문이 공동 작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혼돈스럽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타깃 디바이스(target device)와 브라우저 결정, 콘텐츠 페이지네이션(pagenation), 인포그라피 디자인 등 '톤 앤 매너(Tone & Manner)의 일관성을 지적한다. 서비스 이후에는 트래픽 분석을 주문한다. 무엇보다 수익성 확보 문제는 모든 언론사의 숙제다. PPL, 인터랙티브 e북 확장 등도 제시되고 있으나 시장 여건과는 아직 맞지 않다. 


뉴스룸 안팎의 현실이 녹록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멀티미디어 보도는 하반기에도 각 언론사를 통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세계일보는 7월 심층취재물  '국어死전-맥끊긴 민족지혜의 심장'을 별도 도메인으로 내놨다. 화려한 인터랙션은 없지만 충실한 정보를 단순한 인터페이스에 담았다.).


IoT 프로젝트를 선보인 <한국경제>도 독자들의 반응, 예산 및 조직 등 제작 여건을 봐 가면서 뉴스 혁신을 지속할 방침이다. 편집국 한 관계자는 "멀티미디어 보도를 일과적으로 끝내지 않고 정례 서비스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4월(위)과 6월(아래) IoT 프로젝트에 참여한 엔지니어의 책상. 전문가 인터뷰 영상과 막바지 공정 중인 인트로 화면 레이아웃이 보인다.


국내 신문사들의 뉴스 혁신 열기가 뜨겁던 2월. <한국경제> 편집국 IT과학부 차병석 부장을 중심으로 관련 부서 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IoT(사물인터넷) 프로젝트' 첫 회의였다. 스토리 초안을 만든 IT 과학부 전설리 기자를 비롯 편집부, 영상정보부, 편집팀 그리고 플러스부 개발자가 함께 했다.


2차 회의 때까지 콘셉트와 스토리 표현 방법을 논의했다. 소재가 IoT인 만큼 독자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다루자는 방향이 정해졌다. 


우선 드라마, 웹툰, 프리젠테이션 형태 등 기법에 대한 검토가 오갔다. 기본 포맷은 인포그래픽과 영상으로 결정했다. 또 기존 멀티미디어 보도보다는 짧은 분량 즉, 10분~15분 안팎으로 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도입부 영상과 그래픽 요소, 동영상 등은 각각 영상정보부, 편집부(미술팀), IT과학부 기자가 맡았다. 각 요소에 대한 기획, 동영상 및 인포그래픽 제작, 인터랙티브 구현 등의 제작 스케쥴을 잡았다. 


3차 회의 때는 3개 챕터안을 놓고 세부적으로 논의했다. 다른 신문사에 비해 늦은(?) 터라 '모션 그래픽' 같은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부분은 아웃소싱을 주기로 했다. 이어서 스토리 보드와 각 요소의 취재에 대한 업무 분장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 모션 그래픽(motion graphic)이란 정적인 이미지에 애니메이션 효과(액션)를 적용한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단순한 그래픽 작업보다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번 IoT 프로젝트에선 클레이 형식의 동영상에 적용됐다.   


4차 회의에서 편집부, 영상정보부, IT과학부 등이 마련한 스토리보드 안을 종합해 초안을 마련했다. 


일단 에필로그는 영화 '마이너리티' 등의 프리젠테이션 사진, 영상 등을 담기로 했다. 두번째 챕터는 '2020년 우리 가족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IoT가 실제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루기로 했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스마트 병원, 스마트 농장, 무인 자동차 등 다양한 사례 영상과 인터뷰로 채우기로 했다. 


3월 초부터 각 요소들을 취합했다. 영상 소스 확보가 중요했다. 특히 일부 인터뷰 영상은 편집국 29초 영화제팀을 통해 직접 제작했다. 기본 웹 페이지도 완성했다. 대체적인 틀을 잡은 것이다. 씨네 21 앱을 작업했던 인포그래픽 전문가 권기정 씨의 조언도 들었다. 


4월 초 모션 그래픽 업체 <메인콘셉트>를 통해 베타 샘플을 전달받았다. 콘셉트를 반영한 메인 영상으로 약간의 모션 요소를 수렴한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이용자 행동에 반응하는 프로그래밍을 의미하는 '인터랙티브 기술' 개발도 대체적인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 인터랙티브(기술)이란 가령 이용자가 스크롤을 내리거나 마우스로 클릭할 때 그래프나 사진 등 대상 요소가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용자 액션(action)에 반응하는 것이다.


5월부터는 메인 영상과 기본 레이아웃에 공을 들였다. 모션 그래픽 나레이션은 전문 성우에게 의뢰해 마무리했다. 스토리에 들어가는 원고도 몇 차례 수정 끝에 완성했다. 


6월 초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조촐한 시연 행사를 가졌다. 공식 논의를 시작한지 3개월만이다. 이때 지적된 디자인-레이아웃 부분은 리디자인하고 퍼블리싱했다. 그리고 7월 초 최종 시연을 한 뒤 드디어 9일 인터랙티브 뉴스를 오픈했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는 9일자 기사를 통해 "2013년 10월 프리미엄 플랫폼인 '한경플러스'를 오픈한 뒤 10개월만에 또 한번의 디지털 미디어 혁신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 퍼블리싱(publishing)은 디자인을 끝낸 파일을 html과 CSS 등 웹 표준에 맞게 코딩하는 작업이다. IoT 프로젝트에선 한경닷컴(온라인 뉴스룸) 코딩 담당자(코더 또는 퍼블리셔)들이 맡았다. 



한국경제 차병석 IT과학부장

Q. IoT 멀티미디어 보도에 가장 초점을 둔 (기술적) 요소가 있다면?


10~15분 정도 투자해서 이 스토리를 쭉 한번 읽으면 '아! IoT라는 게 이런 거구나. 우리 생활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이를 위해 IoT의 개념을 설명하는 모션 그래픽을 만들고, 다양한 동영상을 동원한 것이 특징입니다. 기사 자체는 다소 드라이하고 밋밋해 보일지 모르지만, IoT라는 새로운  IT기술과 트랜드를 보여주고 이해시키는 데는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멀티미디어 보도에 모션그래픽을 활용한 건 저희가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Q. 가장 아쉬운 점은?


공개 일정에 좇겨 세심한 마무리 작업을 못했습니다. 특히 웹브라우저 별, PC 모니터 사이즈별로 최적화된 화면을 만드는 데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곧 제작에 들어가는 모바일 버전을 함께 보여주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Q. 앞으로 계획은? 


멀티미디어 보도에 적합한 아이템이 있다면 또 제작할 예정입니다. 그땐 첫번째 시도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좀더 효율적인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경제> 멀티미디어 스토리 'IoT(사물인터넷) 빅뱅이 '온다' 제작 과정을 전반적으로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뉴스 혁신 실험은 적극 장려돼야 한다"는 점이다. 종이신문 기자들의 새로운 경험은 뉴스룸에 디지털 문화를 확산하는 유일무이한 기회이다. 


다만 뉴스 혁신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겠느냐가 중요하다. 


가장 큰 부담은 비용이다. 과연 내부에 전담조직을 둘만한 투자 필요성이 있는 서비스인가? <한국경제>는 10명이 넘는 인력이 매달렸지만 전담업무가 아니라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됐다. 온라인뉴스룸(닷컴 인력)에서 협력을 받는 부분 등 기획-디자인-개발 등의 영역에서 복잡한 과정도 겪었다. 


유감스럽게도 국내 언론사들이 공개한 멀티미디어 스토리 효과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스토리의 완성도가 해외매체에 비해 떨어진다. 이용자들은 실시간(속보)-탈매체적-유희적-이동성 뉴스소비에 빠져 있다. 뉴스 유통 환경이 인터랙티브 또는 멀티미디어 스토리와 조응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같은 안팎의 한계에도 뉴스혁신을 멈춰서는 안 된다. 멀티미디어 보도는 인식과 기술, 매체의 정체성(미래전략)을 전환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 여러 언론사들이 2, 3탄의 멀티미디어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 광고매출 부진 등 극심한 위기구조에도 종이신문의 뉴스 혁신이 실마리를 찾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첫째, 독자들과의 스킨십(소통) 둘째, 독자들을 위한 뉴스 서비스(타깃화, 시각화...) 셋째, 독자들을 향한 조직(입체적인 컨버전스)을 주문했다. 적재적소로 디지털 기술이 필요하고 이를 응용하는 전문가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한다. 품격 있는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매체가 진정한 혁신도 할 수 있고 독자들과 협력의 패러다임을 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지난 5월 버즈피드에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비평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비평들은 대체로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을 지지하면서 조직, 기자, 콘텐츠, 독자관계의 진보를 주문한다. 


비판적 시각도 있다. 한국시장과는 다른 경쟁환경을 가진 혁신보고서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좀 더 시장조건을 감안해 차분히 짚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스가 이런 혁신을 했다고 한국언론도 반드시 이런 혁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실 국내 전통매체는 지난 10여년 이상 (뉴스)콘텐츠-(뉴스룸) 컨버전스-(독자와의)커뮤니케이션 등 3C 혁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콘텐츠의 형식을 바꾸기는 했어도 수준은 확장하지 못했다. 뉴스룸의 통합은 물리적으로 전개되는데 그쳤다. 소통은 일과적이었고 기계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는 한국 언론 내부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발행부수 기준 5대 신문사(경제지 포함)들은 대부분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지만 내용적으로는 의례적인 검토 뿐이었다. 또 경영진도 구체적이기보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연구자들과 비평가들이 열띤 비평을 쏟아낸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차분할 정도라고 할만하다. A 신문 뉴미디어 담당 부서의 한 기자는 "뉴욕타임스가 이 만큼 노력한 것에 비하면 우리는 유아적인 단계"라면서 "그러나 고민의 지점은 같다는 것이 위안은 된다"고 말했다. 


E 신문 사회부 한 기자는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존재 자체를 모르는 기자들이 많다. 심지어 중앙일보 10일자 기사를 보고 알게 된 동료들을 여럿 봤다"고 밝혔다. 


또 D 신문의 한 편집기자는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이후 마치 선구자처럼 나서는 선배들이 많지만 구체적인 미션은 하나도 없었다"면서 "모든 구성원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의 또 다른 기자는 "신문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좀 더 지켜보자는 것 정도가 현실적인 선택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는 현재까지 '내부 보고용'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B 신문 한 기자는 "통상적인 보고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면서 "그 외 더 다른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 것이 지금의 경영진과 간부들"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를 수집해 직접 번역과 정리를 한 기자들은 첫째, 그동안 이야기되던 것들로 새로운 것이 없다 둘째, 신성불가침의 뉴스룸-오프라인 기반의 매출구조의 중심축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다. 셋째, 뉴욕타임스가 상대하는 시장(독자)은 다르다 등의 이유를 들어 냉소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일부 신문사 오너들은 이 보고서에 대해 "국내 종이신문 시장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온라인 마인드가 앞서가야 한다" 등 적극적인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뉴스룸(편집국)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때라는 언급도 했지만 구체적인 진행방법에선 시장현실을 들어 입을 다물었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에 대해 국내 5대 종이신문 기획실(경영기획실, 전략기획실, 뉴미디어실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너무 다른 시장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을 팽개치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뉴스룸의 젊은 기자들과는 거리가 있었다. 한국에서 언론의 자기성찰과 혁신은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A 신문사 닷컴의 한 관계자는 "혁신을 막는 두터운 벽은 깼으나 혁신적 경쟁자, 파괴자 역할은 못했다는 뉴욕타임스의 신랄한 자기고백이었다"면서 "오너나 간부들로부터 구체적 지시가 나올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매체도 이 정도밖에 안 됐는데 디지털 혁신에 매달릴 이유가 있겠느냐는 뜻이다. 


D 신문 기자는 "조직차원에서 그리고 지면에서도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자체가 화두가 된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 방향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방송에 큰 투자를 한 이상 우선 순위를 온라인에 맞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 신문 관계자는 "한국언론이 디지털 혁신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지만 그동안 현실에 맞는 대응을 해 왔다"면서 "연구자나 비평가들이 보기에는 미흡하겠지만 시장현실에 직접 대응하면서 경영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디어 경영 관점에서는 오프라인 미디어의 영향력, 매출은 여전히 온라인 매체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단지 '대중적'이라는 이유로 온라인 미디어에 모든 길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혁신보고서를 소극적으로 다룬다고 국내 언론이 '디지털 전환' 자체를 팽개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E 신문의 한 기자는 "주니어 기자들을 중심으로 모바일 청사진을 그렸다"면서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내부 불신은 있지만 결국 미디어의 방향에 대해 깊은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 신문의 기자도 "멀티미디어 뉴스를 하면서 조금씩은 자극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서히 바뀌는 조짐은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일부 언론사 닷컴에선 '혁신'에 승부를 걸고 있다. C신문사 닷컴의 한 기획자는 "전통 뉴스룸은 건드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있다"면서 "큰 투자 없이 IT파트에서 다룰 수 있는 독자DB 구축, 과거자산 활용을 통한 맞춤 콘텐츠 제공은 계속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A 신문사 닷컴의 관계자는 "기자들도 의식이 바뀌고 있고 모바일에 대한 투자 필요성도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면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뉴스룸이 더디지만 반응은 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비관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국내 5대 신문의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읽기'는 한국 시장의 벽에 가로막힌 느낌이다. 독자에게 찾아가는 뉴스, 소통을 통한 과정으로서의 뉴스, 데이터의 시각화 등 재정의되는 뉴스를 껴안는 오픈 뉴스룸, 정교한 타깃 마케팅과 비즈니스를 창조하는 소셜화된 미디어는 요원한 셈이다. 


결국 사람의 문제다. 디지털 전환은 인터넷, 모바일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명을 이해하는 사람들에 의해 달성될 수밖에 없다. 경영진과 간부들이 기득권과 편견을 버리고 디지털에 대한 신념을 담금질할 때 비로소 혁신은 궤도에 오를 수 있다. 


저널리즘을 독점하고 독주하는 시대에서 저널리즘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관건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그리고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처럼 그 반성문을 공개해야 한다. 독자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이 보고서는 언론사 뉴스룸에서 금과옥조가 될 것이다. 


덧글. 5대 신문사 경영기획실 간부와 기자, 편집국 기자들과는 전화 인터뷰를 했다. 5대 신문사 닷컴 조직의 구성원들과도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런데 신문사와 닷컴 간, 간부들과 평기자들 간에는 냉혹하리만치 견해 차이가 있었다. 이 차이가 심각했다. 10여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가 한국언론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긍정적 재료로 쓰일지는 회의적이다.


외부의 연구자, 비평가 그리고 독자들이 뉴스룸 내부의 혁신을 끌어내는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참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모바일 뉴스 시대. 전통매체가 살아남는 길은 모바일 독자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뉴스를 만드는 조직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부족하면 플랫폼 사업자 등 외부와 제휴해야 한다.


지난 10년 간은 '정보 과잉', '접속 과잉'의 시대였다. 정보와 관계의 피로감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부상했다. 향후 10년 IT 메가 트렌드인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그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스 시장도 모바일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소셜도, 빅데이터도 그러하겠지만! 이용자가 권력을 쥐는 상황에서는 전통 미디어는 할 일이 별로 없다. 한 개 신문사가 일 평균 200여 개의 아티클을 생산해도 유의미한 이용자 클릭이 일어나는 기사 건수는 다섯 손가락에 불과하다. 엄연히 사실이다. 


이 모바일이 전통 미디어를 더욱 코너로 몰고 있다. 원고지 10매 짜리 텍스트, 감각이 떨어지는 보도사진 한 장이 일상적인 출발지다. 거의 매순간 이 두 개의 요소는 동일한 위치에 기계적으로 붙은 채 서비스된다. 이 인터페이스의 부자연스러움과 스크롤의 압박은 이용자들로부터 금세 공격을 받는다.


손바닥만 한 스크린을 관리한 적이 없다고 둘러대는 게 능사가 아니다. 소셜네트워크는 숨돌릴 겨를 없이 이용자들의 가혹한 평판으로 달궈진다. "양복 입고 흰 고무신 신은 인터페이스", "신문에 나간 뉴스를 모바일에 그대로 옮기면 다냐" 온통 원색적인 비난이다.


그 이야기를 들을 만 할 뉴스룸의 기자들이 차라리 없는 것이 다행이다. 기자들은 물리적으로 모바일 뉴스 환경을 신경 쓸 수 없다. 전통 미디어의 선택과 집중은 여전히 전통 미디어다. 업무시간의 대부분은 오프라인에 할당돼 있다.


그럼에도 미디어 이용시간에서 신문은 꼴찌다. 신문 가구구독률·열독률, TV시청률은 정체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빠른 시간 내 회복할 수 있는가? 정보과잉의 시대에선 구조적으로 방법이 없다. 돌파구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찾아야 한다.


물론 모바일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단연 선호된다. 그리고 전 연령대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제대로 모바일 기구를 갖추지 못한 대다수 언론사가 덮어 놓고 트래픽에 연연하는 대목이다. 

해외에 한 신문은 출·퇴근 시간에 뉴스를 더 많이 그리고 공들여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많은 기자들을 투입했다. 이 시간대를 위한 뉴스는 의미가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미국인의 29%는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들 때까지 모바일 기기와 함께 한다. 즉, 늘 모바일로 접속돼 있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90분이나 모바일 포털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은 모바일과 완전히 동기화하고 있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 최고의 역량을 가진 기자들로 모바일 조직을 꾸려야 한다. 모바일 뉴스 생산 그리고 이용자 대응까지 모바일 환경에 걸 맞는 서비스를 위한 전담기구는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이다.


페이스북이 최근 공개한 앱 '페이퍼'. 애니메이션 인터페이스가 훌륭하고 모바일 광고시장을 향한 의지가 읽힌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성공 여부를 확신하긴 어렵지만 페이퍼의 19개 뉴스 카테고리는 완고한 전통 미디어를 일단 세게 후려갈긴다. 디자이너·아티스트(Creators), 요리(Flavor), 포토(Explosure), 대중문화(Pop life), 가족(Family matters) 등 아름답고 감성적인 스토리들이다.


그간 국내 전통 미디어는 실시간 검색어 기사를 통해 유입되는 이용자 폭주에 환호했지만 결과적으로 뉴스 경쟁력은 확보할 수 없었다. 농밀한 이용자 관계모델에 기반하지 않는 공급자 관점의 뉴스 생산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다. 참여 저널리즘은 고사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뉴스 그 자체도 실종했다.


모바일 이용자에겐 더 이상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애초 신문용, 방송용으로 만들어진 뉴스에 대한 매력도는 낮다. 똑같은 소식을 모바일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차라리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낫다. 위치, 시간, 분위기 등 이용자의 상황이 고려되는 뉴스로 대응할 수 없다면 모바일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미 시장은 모바일 메가 트래픽(Mobile Mega Traffic) 국면으로 진입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모바일 트래픽이 PC 웹 트래픽을 앞서고 있다. 모바일은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중심축이다. 특히 이용자를 붙드는 큐레이션이 기존 뉴스 생산 양식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테크놀러지와 저널리즘을 결합하는 컨버전스 업무가 뒷받침돼야 한다. 저널리즘을 이해하는 개발자를 육성하고 개발 환경을 파악하는 기자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뉴스의 타깃화나 정교화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규모나 이용자 충성도가 불충분해서다. 갈등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풀어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오늘> 2014년 2월19일자 '미디어 초대석'에 실린 글입니다.






경향신문 `그 놈 손가락`…독자 호평 쏟아져

Online_journalism 2014.01.23 17:36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경향신문이 22일 공개한 <그 놈 손가락-2012년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기술적 완성도를 보완해야 할 과제를 다소 남겼지만 새로운 뉴스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제대로 다가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뉴스룸 내 협업으로 이뤄진 이 디지털스토리텔링 프로젝트의 연속성은 독자의 성원에 달려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 해 하반기 주요 매체가 뉴스 유료화에 본격 나서면서 차원이 다른 '프리미엄 뉴스'가 부상하고 있다.


21일 <매일경제>가 자사 유료 서비스인 'e신문'에 '대한민국 1번馬-내 이름은 당대불패'란 `멀티미디어 뉴스`를 내놓은데 이어 <경향신문>도 22일 디지털스토리텔링 서비스를 공개했다(전자는 영상제작 등을 외부 기업에 맡긴데 반해 후자는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완성했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선거 개입 의혹사건을 다양한 데이터와 인포그래픽, 영상과 텍스트 등을 동원해 타임라인으로 구성한 '그 놈 손가락-국가기관 2012 대선개입 사건의 전말(이하 '그 놈 손가락')'이 그것이다.


사건의 발단부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정황 등을 기존 보도기사와 자료 등을 참고로 해 재조합했다. 주요 사건별로 강조점을 뒀다. 편집국 정치부, 사회부 등 취재기자들이 확보한 정보가 밑천이 됐다. 


사건 관련 주요 자료들은 구글독스와 구글드라이브로 연결하는 등 구글의 미디어툴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사건 관련 주요인물, 사건의 조직 관계도는 인포그래픽을 적용하고 인터랙션 효과를 줬다. 마우스를 클릭하면 상세정보를 확인하고 사건을 전개과정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 인터뷰는 영상 취재로 곁들였다. 


최민영 기자(디지털뉴스팀장)는 "지난해 10월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을 스토리텔링 형태로 다뤄보자고 결정했었는데 11월 주간지 <시사IN>에서 '응답하라 7452'가 공개돼 다른 아이템으로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시사IN>은 원문 자료를 공개하고 독자의 참여에 주목하는 등 크라우드 소싱의 관점에서 다룬 만큼 우리는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보여 주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디지털뉴스국(국장 김종훈) 디지털뉴스팀은 '그 놈 손가락' 아이템을 선정한 뒤 전체적인 스토리 보드를 기획했다. 


'그 놈 손가락' 어떻게 만들었나...`협업`


아이템 선정 뒤 전체적인 스토리 기획은 11월쯤 시작됐다. 1월22일 공개됐으니 근 석 달이 걸렸다.


미디어기획팀 이영경 기자는 "전담팀이 아니라 편집국 취재부서 기자들과 여러 부서 담당자들이 TF팀 형태로 꾸려지는 바람에 빨리 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단 '그 놈 손가락'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에게 관련 소스를 받고 자료를 취합하는 데서 시작했다. 


미디어기획팀은 기사를 재구성하고 새로 썼다. 흐름을 잘 확인하고 사건 본질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향에서 큰 줄기를 잡았다.


확보된 문서 자료와 동영상도 배치했다. 영상 취재는 당시 디지털영상팀  박용하 기자가 맡았다. 


인포그래픽을 비롯 기술적 구현은 디자인팀과 미디어전략실 내 기술개발팀이 협업했다.


국내 주요 신문을 중심으로 잇따라 제공되는 새로운 뉴스 실험이 `뉴스-뉴스룸-기자의 혁신`을 향하는 단초가 될지 예단하기 이르다. 대다수 언론사는 전문·전담 인력 부족으로 이같은 서비스에 관심을 갖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각사의 여건과 역량을 감안한 시도들이 누적되면 독자들의 새로운 요구는 필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포털에 갇힌 남루하고 똑같은 뉴스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길 기대한다.



아쉬운 점은?...기술 접목과 조화


최민영 기자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뉴스를 공개한 만큼 뉴스룸 안팎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서 독자들의 호평을 보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종이신문 기사를 단지 옮기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면서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놈 손가락'은 <경향신문>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인 디지털스토리텔링 서비스다. 


그런 만큼 조금의 시행 착오도 감수했다. 이 작업에 참여한 이영경 기자는 "새로운 걸 보여주자는 데 방점이 있다보니 최소한으로 기술적인 측면을 다룬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조화도 조금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기자는 "뉴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전담조직만 있으면 대응속도도 빠르고 획기적인 시도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작업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의 온라인 서비스는?


직제상 편집국 산하에 디지털뉴스국이 있다. 디지털뉴스국에는 '그 놈 손가락'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미디어기획팀, 디지털뉴스팀, 콘텐츠운영팀, 디지털영상팀, 디자인팀 등이 있다. 총 규모는 25명 선이다.


<경향신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맡는 미디어기획팀은 제1회, 제2회 한국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두각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에는 이와 별도로 개발팀, 미디어사업팀 등을 두고 있는 미디어전략실이 있다. 이에 앞서 <경향신문>은 2010년 별도 법인이던 닷컴을 신문으로 통합했다. 


이번 '그 놈 손가락'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미디어기획팀 최민영 팀장을 비롯 이영경, 김향미 기자, 여론독자부 박용하 기자, 정치부 구교형 기자, 사회부 박홍두 기자, 디자인팀 윤여경 아트디렉터, 콘텐츠운영팀 차현정 기획자, 기술개발팀 박광수 팀장, 이익형 디자이너 등 10명이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저널리즘은?

Online_journalism 2014.01.03 17:2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전통 뉴스 미디어는 21세기 디지털이란 무대 위에서 방황하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 `혁신`이 필요하지만 분명한 동력이 없이 흘러가고 있다. 뉴스 이용자의 진화, 기술의 진보 속에서 전통 뉴스 미디어가 가야 할 길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고 새로운 무대에 맞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열린 소통과 협력, 융합이 필요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시간이 없다. 환골탈태가 절실하다.

1.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어떤 뉴스가 생산되어야 하는가?

 

Q. 10여 년전(아날로그 환경)과 현재(디지털 미디어환경)를 비교해 보면 뉴스 형식의 변화가 발생 했는가?  뉴스 생산과정에서 변화가 발생했는가?

 

온라인 환경이 주요한 뉴스 소비 공간으로 부상하면서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속성에 부응하는 뉴스 스토리가 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뉴스의 형식과 내용을 규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콘텐츠를 구성하는 물리적인 단위를 잘게 쪼갤 수 있고, 각각의 단위를 연결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도 나오고 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속보성을 강화하기 위해 짧은 뉴스(short form)가 증가했다. 둘째, 시각적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포토, 비디오,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포맷 도입이 늘어났다. 셋째, 기사의 입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 등 정보의 재구성이 빈번해졌다. 넷째, 뉴스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확장되면서 양방향성 기사가 늘어났다. 다섯째, 기사를 위한 정보수집과 가공이 늘어났다. 예를 들면 데이터베이스, RSS형 구독 서비스, 썸리 앱 등등의 이용 사례가 늘어났다. 

 

뉴스 생산은 일반적으로 어젠다 설정, (이벤트가 발생하는 현장에서) 취재, 편집(취사선택), 보도라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이렇게 일단락되는 ‘결과물로서의 뉴스’가 아니라 뉴스 생산 과정 전후에 끊임없이 피드백되는 ‘과정으로서의 뉴스’로 변화한다. 이같은 변화는 뉴스 생산의 간격(interval)을 급속하게 재편한다. 즉, 미리 설정한 보도 시간에 맞춘 뉴스가 아니라 24시간 조응하는 뉴스가 된다.

 

결과물로서의 뉴스에 의해 설계된 뉴스룸을 보완하는 온라인 뉴스룸이 신설됐다. 온라인 뉴스룸의 독립성이나 오프라인 뉴스룸과의 연결성은 별개로 하고 온라인 뉴스룸은 지난 10여년 간 뉴스룸에 일어난 사건 중 가장 큰 구조적 변화라고 할 것이다.

 

콘텐츠의 속성도 텍스트에서 멀티미디어로 넘어옴에 따라 기자들에게 관련 디지털 테크놀러지의 습득도 중요한 의제가 되고 있다. 취재기자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취재 지원 부서도 뉴스 스토리의 재설계를 위해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과정으로서의 뉴스’가 정착하면서 ‘소통’의 중요성도 커졌다. 기자들은 기존의 ‘생산’영역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고 있다. 뉴스 생산 과정이 종전과는 다르게 스피드해짐에 따라 시시각각 전달되는 독자의 반응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뉴스 생산의 주체인 기자들의 업무 역시 생산 그 자체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부가적인 스토리의 발생, 독자와의 소통, 브랜딩과 같은 일들이다.

 

그러나 뉴스 생산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가 형성되는 것과는 별개로 아직 이를 업무 재설계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는 않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업무는 크게 볼 때 여전히 단절돼 있다. 무엇보다 최소한의 뉴스 생산 과정에서조차 뉴스 스토리의 변화라는 의제가 수렴되지 못한 상황이다. 좀 더 많은 협업이 필요로 하고 결국에는 융합될 필요가 있다.

 

Q. 현 상황에서 언론이 사회적 기능을 잘 수행하면서도, 디지털 공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뉴스의 형식과 뉴스의 기능(주된 내용?)은 무엇인가? 또는 생산과정에서 변화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뉴스를 양적으로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질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자는 뉴스의 유통, 인터페이스와 같은 형식적 측면이고 후자는 뉴스의 내용적 충실도라고 할 것이다.

 

양자는 충분히 조화롭게 설계돼야 한다. 가령 독자가 원하는 뉴스를 전달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때 독자가 선호하는 플랫폼에서 최적화한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정보의 분류와 형태는 더 세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생산된 정보의 1차 소스를 비롯 최종 보도된 뉴스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뉴스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수렴하는 커뮤니케이션 장치와 이를 피드백하는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흐름에도 유의해야 한다.

 

첫째, 지속적인 뉴스 생산 흐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둘째, 개별 뉴스의 퀄리티를 높이는 다양한 정보 소스들이 동원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시장이 필요로 하는 뉴스와 독자에게 다가서는 뉴스 등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슬로우뉴스-패스트뉴스, 연성 뉴스(핫 이슈 뉴스)-심층 뉴스(타깃 뉴스) 등이다. 넷째, 뉴스 지원 부서의 역량 강화와 취재부서와의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 다섯째, 멀티미디어 부서는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국내에서는 사진부의 역량강화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의 경계의 변화 : 저널리스트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Q. 10여 년전(아날로그 환경)과 현재(디지털 미디어환경)를 비교해 보면 기자의 뉴스 취재방식과 생산방식에 어떤 변화가 발생 했는가?

 

첫째, 현장성. 일반적으로 취재현장에는 기자가 있지만 점점 기자들은 ‘의견’-관점의 비중이 중요해지고 있다. 둘째, 비현장성. 굳이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경로로 현장의 정보들이 들어오며 간접적인 취재가 가능해지고 있다.

 

셋째, 취재의 가치를 높이는 부가적인 스토리 요소(포토, 비디오, 오디오)들을 직접 혹은 간접 생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넷째, 취재와 보도의 간격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장 기자에게 자율성과 책임성이 부여되고 있다. 다섯째, 인터넷 검색, 소셜네트워크 등 취재를 돕는 다양한 디지털 도구가 기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Q. 디지털 환경에서 과거보다 기자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자질은, 또는 전문성은 무엇인가?

 

첫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표현 욕망을 갖고 있는 온라인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고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기자 블로그, 트위터 계정 보유 유무 등이다.

 

둘째, 멀티플레이어다. 뉴스 생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부가가치가 많은 뉴스를 만들기 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 기자들의 관점과 견해를 공개해야 한다. 정보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대한 이면, 속사정을 통찰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자는 ‘저명성’(popularity)을 확보한다.

 

Q. 저널리스트와 파워 블로거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첫째, 기자는 엄숙한 직업윤리를 갖고 있다. 도덕성과 양심은 직업기자로서 중요한 가치다. 반면 파워 블로거는 이 부분에 있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그러나 그들 역시 네트워크상 ‘호의적 평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숙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둘째, 뉴스룸의 가치와 방향에 종속된다. 정치적, 사업적으로 직업 기자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잃을 수 있다. 파워 블로거는 사회통념적이고 법률적으로 저촉되지 않는다면 상당한 자기 결정권에 의해 퍼블리싱하고 소통한다.

 

셋째, 사회적 지위에서 차이가 난다. 직업 기자는 여전히 많은 파트너-정보원을 두고 있다. 그들은 직업 기자를 ‘정치적으로’ 우대한다. 한국에서 파워 블로거는 고급 정보에 더욱 접근하기 어렵다.

 

3.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언론은 어떤 가치와 기능이 강조되어야 하는가?

 

Q.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할 저널리즘적인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되는가? 그리고 디지털 환경에서 저널리즘이 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었인가?

 

온라인저널리즘은 ‘좋은 뉴스를 선택하는 현명한 용기를 가진 독자들과의 소통’으로 진화해간다.

 

이를 위해 첫째, 직업적으로나 규범적으로나 직업 기자는 공동체의 현안을 외면해선 안 된다. 좀 더 많은 영역에서 ‘공공성’을 유의해야 한다. 자사 플랫폼이나 개인의 채널을 통해서 끊임없이 강조될 수 있도록 헌신해야 한다.

 

둘째, 네트워크가 보다 중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편향적이고 폐쇄적인 정보와 서비스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더욱 개방적인 뉴스 생산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의 투명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저널리즘은 디지털에서 보다 많은 현명한 독자들과의 협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가령 파워 블로거나 커뮤니티들을 저널리즘 플랫폼에 견인해내고 이들과 함께 뉴스 스토리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고 그들과 함께 토론해야 한다.

 

4.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유형은?

 

Q. 디지털  시대는 웹상에서는 시민 저널리즘 대안 저널리즘이 부각하고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대화 저널리즘, 상시 환기 저널리즘이 부각이 되고 있음. 언론사에서는 변화의 형태로 기획/탐사, 이야기체 저널리즘, 집단 저널리즘이 부각되고 있음. 디지털 미디어환경에서 언론사들은 어떤 유형의 저널리즘을 추구해야 하며, 각각의 저널리즘 유형이 추구되는데 문제나 제한이 되는 점은 무엇인가? 또는 각각의 저널리즘 유형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 온라인저널리즘은 개방성과 상호성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 여전히 일방적인 생산자 관점의 뉴스 서비스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열린 저널리즘(오픈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첫째, 뉴스룸을 공개해야 한다. 뉴스룸의 의사 결정 과정을 밝히고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둘째, 가급적으로 독자들과의 직접 접점을 늘려야 한다. 가디언의 런던 커피숍처럼 기자들과 독자들은 만나야 한다. “간접 소통 방식인 뉴스 댓글에도 무반응하는 기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뉴스룸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 소스는 물론 뉴스에 대한 토론이 가능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와 뉴스의 물리적 설계를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

 

넷째, 독자들과 어젠다를 함께 기획하고 뉴스를 생산하는 유연한 취재환경이 필요하다. 참여하는 독자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 

 

5. 저널리즘과 포털 미디어는?

 

Q. 포털이 수행하는 저널리즘적인 기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포털의 기능을 사회적으로 평가해 볼 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무엇이라고 평가되는가?  그렇다면 향후 포털미디어의 저널리즘은 어떠한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포털 뉴스 서비스는 여론 다양성에 부합한다. 다양한 매체의 뉴스를 독자가 소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특정 사안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이해에 다가서게 한다. 특히 포털 뉴스는 댓글과 검색어 같은 독자들의 여론 확인 창구가 되는 등 공론장으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포털 뉴스는 상업적인 플랫폼으로서 공동체 구성원이 꼭 알아야 할 뉴스 보다는 그렇지 않은 뉴스의 소비를 촉진하게끔 설계돼 있다. 특히 검색이나 댓글처럼 뉴스 소비를 둘러싼 다양한 장치들은 현명한 뉴스 소비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 사회적 논란에서 비껴가기는 어렵다.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제휴 언론사의 선정과 관리 과정부터 투명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자율기구들이 좀 더 객관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제휴 언론사 혹은 검색 언론사가 제시하는 중요한 어젠다들에 대해서는 토론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고안돼야 한다. 댓글, 토론 등에서는 BBC의 댓글 가이드처럼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고 엄정한 개입이 필요하다.

 

셋째, 연예, 스포츠 등의 뉴스 범람은 서비스 구조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포털 뉴스가 영향력을 키워오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성장시킨 이 부문에 대해 책임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실시간 중계하는 연예 저널리즘은 포털이 주장하는 이용자 관점의 서비스는 더더욱 아니다. 

 

6. 디지털시대 저널리즘의 병리현상은?

 

Q. 현재 인터넷 공간의 헤드라인 기사는 의문형, 주어생략, 과장이 지나치게 발생하고 이를 기반으로 트래픽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많음. 이러한 헤드라인 쓰기가 지면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을 보임. 이에 대한 평가는?

 

결국 시장의 문제다. 많은 온라인 뉴스 미디어(신문사닷컴 포함)들이 난립하고 있는 인터넷에서 트래픽은 중요한 생존 수단이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뉴스룸에 대한 상시적인 투자를 감당할 매체들은 없다.

 

헤드라인에 의존하는 양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프라인 뉴스룸 기자들도 ‘제목’에 대한 강박증을 갖는 상황이다.

 

근본적으로는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시장을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탈포털을 의도적으로(?) 서두르는 메이저신문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문 매체들의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포털이 빚은 뉴스 소비 경험을 고려할 때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Q. 인터넷 뉴스 페이지에 오르는 선정적인 네트워크 광고에 대한 평가와 향후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뉴스 읽기의 가독성을 저해한다. 매체의 정체성이나 인식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유발한다. 하지만 네트워크 광고를 뺀다면 상당한 매체들은 경영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광고주들도 뉴스 사이트에 대해서는 상당히 저평가(?)하고 있어 이런 광고 밖에는 집행이 되지 않는다. 적어도 기사 뷰 페이지에서는 네트워크 광고를 제한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근본적으로는 언론사들이 네트워크 광고집행을 자사의 경쟁력을 갉아 먹는 것으로 인식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렵지만 광고주들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건전한 광고를 유치하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둘 다 어렵다. 

 

Q. 현재 광고주의 요구와 부합하는 홍보성기사들이 어느 정도 양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에 대한 기자들의 의식은 어떠한가?

 

광고주들의 요청이 있는 한 뉴스룸과 그 기자들이 거부하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완만하지만 반발 정서도 있었지만 ‘수익성’이라는 측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행하는 경우가 많다. 기자들이라고 이런 홍보성 기사를 쓰고 싶겠는가?

 

특히 전통 뉴스 미디어의 온라인 뉴스룸 즉, 닷컴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사업 다각화의 정도가 얕을수록 이같은 즉자적 비즈니스는 불가피하다.

 

노골적인 홍보성 기사가 아니라 독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뉴스 스토리 양식을 개발하는 뉴스룸의 적극적인 ‘기획’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한다.

 

Q. 최근 인터넷용 기사가 증가하면서 보도자료나 타사의 기사를 베끼기(속칭 우라까이)가 도를 넘고 있다고 평가됨, 이러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기사쓰기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온라인 뉴스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미흡한 국내 상황에서 ‘트래픽’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베끼기 기사는 저널리즘의 정도가 아니다. 비단 온라인 뉴스룸과 서비스 환경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현재는 만연한 상태다. 기자들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저널리즘 산업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자정결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저작권의 차원에서 규범적인 접근도 강구돼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7. 인터넷 뉴스의 소비패턴은?

 

Q. 디지털 공간에서는 연예, 스포츠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고,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 보편화로 사건사고 현장사진이 늘어나면서 사건사고 기사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음. 이러한 인터넷뉴스 소비패턴이 기사생산이나 저널리즘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독자들이 어떤 플랫폼에서 어떻게 소비하느냐는 정보를 만드는 미디어 기업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해외에서는 출퇴근을 하는 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많은 뉴스를 소비한다는 조사에 따라 뉴스룸에 출퇴근 시각 뉴스를 만드는 부서를 신설해 ‘요약형’ 뉴스를 생산할 정도다.

 

한국에서도 사건사고 뉴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력 경제지도 사회부 경찰팀을 보강하는 경우도 있었다. 온라인 뉴스룸은 ‘연예인’만 촬영하는 전담 사진기자도 채용했다.

이 모든 뉴스룸의 대응 논리는 간단하다. 뉴스룸은 독자의 욕구에 적극적이고 과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포털을 통한 독자 유입 비중이 높은 만큼 그동안은 선정적인 검색어 뉴스를 양산해왔다. 이제는 이러한 휘발성 독자층이 아니라 진성 독자를 유치하는 타깃 뉴스 생산으로 뉴스 생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그러자면 보다 과학적인 독자 분석이 필요하다. 과연 우리의 온라인 오디언스는 누구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가령 40대 남성이라면 그들을 위한 뉴스 생산이 요구된다. 스크린별로 가장 최적화한 정보 설계도 뒤따라야 한다. 언론사 뉴스 어플리케이션 소비에 한계가 있다면 포털이나 이용자 규모가 많은 소셜미디어 앱에 제공하는 것도 모색해야 한다.

 

다양한 소비 패턴을 고려해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충분히 적용하는 보다 기술친화적 서비스 기획이 요구된다.

 

덧글. 이 포스트는 2013년 11월 한국언론진흥재단 최민재 연구위원으로부터 받은 질문에 약식으로 답변한 내용이다. 이 답변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저널리즘-쟁점과 전망>(위 이미지)이란 단행본에 전재됐다.

 

`잊혀질 권리`와 온라인저널리즘

Online_journalism 2013.10.15 16:4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국내 K 신문의 과거 기사. 공인과 일반인이 관련된 사건 보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는 당사자의 요청을 받은 언론사에서 자체 판단에 따라 특정 부분을 블라인드 처리했다. 이처럼 `잊혀질 권리`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 환경에서 계속 반복될 이슈로 뉴스조직과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제기한다.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시) 노출되는 자신의 사적 정보와 관련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저널리즘의 영역에서도 부상하고 있다. 잊혀질 권리는 빅토르 마이어 쇤베르거(Viktor Mayer-Schönberger)가 자신의 저서(Delete: the virtue of forgetting in the digital age ; 2009)에서 디지털 정보의 소멸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관심을 받게 됐다.


그러나 언론 보도의 경우 보도의 대상자가 잊혀질 권리를 들어 뉴스 삭제를 요구할 때 표현의 자유와 같은 다른 기본권과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블로그나 SNS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제한적으로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게 되면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EU의 경우 공공 정보나 역사적 사료는 삭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국내에선 논의 수준이 걸음마 단계이다. 뉴스조직과 기자들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잊혀질 권리를 인식하고 있는 일반인들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마침 ‘잊혀질 권리’와 관련된 논문을 준비 중인 한겨레신문 구본권 기자를 만나게 됐다. 그의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재구성하면서 저널리즘 영역에 ‘잊혀질 권리’를 어떻게 수렴하는 것이 좋을지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Q. 온라인에서 ‘잊혀질 권리’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지속적으로 재노출, 재구성되고 있다. 영구불변의 뉴스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운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반응하는 뉴스는 곧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의 ‘불멸’을 상징한다.


뉴스는 ‘서비스 영역’에서 항상 변경될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변경의 근거는 이해 당사자가 시장에서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했을 때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뉴스룸은 그 요구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응답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서비스 영역’이라고 함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영역으로 뉴스가 노출되는 영역, 즉 서비스되는 영역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여기서 이용자는 ‘잊혀질 권리’를 포함한 뉴스와 관련된 의견 개진-문제 제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때 언론사 뉴스 데이터베이스는 서비스 영역과 보관 영역으로 분리 운영될 필요가 있다. 서비스 영역은 늘 이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잊혀질 권리를 포함해 다양한 요청을 수렴하는 곳이다. 보관 영역은 자사 뉴스의 위상, 권위를 최대한 보호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이 두 영역은 물리적으로(기술적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용자의 뉴스 정정, 삭제 요청 등을 최적의 방식으로 반영하는 공간이 된다. 


Q. 현재 유럽에서 온라인상 잊혀질 권리는 언론 보도에선 예외다. (EU는 2014년까지 잊혀질 권리를 정보보호규칙이란 범주에서 명문화할 계획이다.)


저널리즘 환경은 그 사회의 복잡한 요소들이 내재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의 저널리즘은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만큼 단호하고 위엄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임이나 의무가 취약했다. 


저널리즘이 뿌리내리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 잊혀질 권리의 필요성은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유럽 언론들이 ‘잊혀질 권리’를 엄격히 다룬다고 하지만 ‘논의의 여지’ 자체를 봉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가디언이 런던에 카페를 연다든가, 댓글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재자로서 책임을 다한다든가 하는 등 자사 저널리즘의 권위나 가치, 개방성과 상호성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한국 언론에 비해) 더 많이 하고 있다.


독자의 요구에 반응하는, 또 수렴하는 다른 방식의 열린 저널리즘으로 ‘잊혀질 권리’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Q. 언론 보도에서 잊혀질 권리가 적용되어 온라인에서 기사의 삭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면, 그 대상은 무엇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예)  오보, 무죄 및 무혐의로 드러난 과거 범죄 혐의 기사, 공인이 아닌 개인의 신상정보가 드러난 기사,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가 자신과 관련한 내용의 삭제를 원할 때, 기타


보도된 지 오래된 기사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일으켜 관련자의 삭제 요청이 제기되고 삭제 여부에 대해 언론사와 당사자의 입장이 서로 다를 때는 기록 보존, 표현 자유 등 언론 자유가 우선하는 경우도 있고, 프라이버시 보호가 우선하는 경우도 있다. 즉, 케이스마다 다르다. 


특히 모든 보도물을 대상으로 잊혀질 권리를 무한정 확대해야 하는가는 논쟁적일 것이다. 원칙적으로 무죄 및 무혐의로 드러난 과거 범죄 혐의 기사, 오보를 그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공인이 아닌 개인의 신상정보가 드러난 기사나,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가 자신과 관련한 내용의 삭제를 원할 때에도 경우에 따라선 ‘잊혀질 권리’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으나 무조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


가령, 사실 관계가 명백히 바뀌었거나 검색에 의해 이해 당사자가 겪는 피해 강도가 현재화, 구체화 할 경우는 적극적으로 잊혀질 권리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내가 겪은 일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이 나온 보도사진이다. 이 어린이들 중 한 부모가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통해 그 사진이 노출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연락해왔다. 그 아이만 포커싱한 것도 아니고 해당 사진 정보가 드러난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있는지 불확실했다.


반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임모씨처럼 집 주소가 드러나거나 신상정보가 알려져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에선 ‘잊혀질 권리’는 논쟁적이지 않다고 본다. 


Q. 일단 보도된 기사를 추후에 데이터베이스나 인터넷 서비스에서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역사 기록에 대한 왜곡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보도 하나의 역사이지 않는가?


당시의 뉴스, 그리고 그것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형식(DB)은 저널리즘 고유의 산물이다. 그때의 기준으로 보면 그 자체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검색을 통해 현재적 의미에서 명백한 피해가 유발된다면 전혀 다른 문제이다. (당시의) 저널리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존엄한 역사적 기록의 수정이 아니냐며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건 지나치다.


온라인 뉴스 서비스 환경에서 이용자의 요청에 의해 뉴스가 수정, 정정(, 삭제)되는 건 치욕적이고 모욕적인 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새로운 ‘뉴스의 역사’를 만든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또 데이터베이스 관리 전략의 이원화나 서비스의 형식에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키는) 조화로운 절충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 지점에서 뉴스 (DB) 관리의 새로운 전략적 목표가 설정될 것이다.


잊혀질 권리를 수렴한 온라인 뉴스의 서비스-노출 방식은 각 언론사 정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령 “해당 뉴스에 대해 이해 당사자의 요청에 의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OOOOOO 부분이 정정되었기에 바로잡습니다. 당시의 결과물은 ㅁㅁㅁㅁ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라는 공지가 필요할 것이다.


Q.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결정 수단 가운데 하나로 기사 삭제가 이미 활용되고 있는데요. 언론피해 조정사건에서 당사자와 언론사간 합의로 기사를 삭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에 따른 뉴스 삭제는 원칙적으로 타당하다. 다만 이해 관계자 간에는 합의했지만 그 뉴스를 봤거나 해당 뉴스를 검색하며 활용하고자 하는 다른 불특정의 이용자 처지에선 일종의 정보의 망실이라는 점에서 재고할 부분이 있다.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로 “삭제됐다”는 점을 공지하고 이에 대한 언론사의 입장, 합의 경위 등이 해당 뉴스의 URL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가 본다. 즉, 이해 관계자 간 합의로 삭제는 되지만 해당 뉴스의 제목을 비롯한 기본적인 정보값은 남겨져야 할 것이다. 그 뉴스를 검색하거나 찾고 활용했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즉,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로 끝날 것이 아니라 다른 이용자에게 뉴스의 정보(삭제 사실 등)가 최대한 전달돼야 한다.


Q. 언론 중재 과정에서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 청구권에 이어서 기사 삭제 청구권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는가?


기본적으로 제도화해야 하는 것으로 보지만 시기적으로는 이르다고 본다. 직업기자로서 뉴스 삭제 조치 여부를 알고 있으면서도 (언론 자유 침해 소지가 있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스 이용자에게 광범위하게 ‘잊혀질 권리’ 전반의 사항이 인지된 뒤에 또 언론사도 인식과 교육 등이 있은 뒤에 제도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신문이나 방송 등으로 보도된 지 6개월이 지나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반론보도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시한이 만료된다. 인터넷에서는 6개월이 지난 묵은 기사도 검색되어 관련자들의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등 피해가 발생하고 당사자들의 피해 구제 요구가 있다. 보도된지 6개월이 지났으나 인터넷에 남아 유통되는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 청구 시한을 연장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온라인에서 피해 구제의 시한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온라인에서 뉴스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운명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독자의 끊임없는 피드백에 지속적으로 반응해야 생명력을 갖는 뉴스라는 점에서 그 시한은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어쨌든 현행 언론중재 청구 시한은 변경돼야 한다. ‘당사자가 인지한 시점에서 얼마간, (그 뉴스의) 이해와 결부돼 있는 자가 인지한 시점에서 얼마간’ 등으로 정비돼야 할 것이다.

 

Q. 현재의 언론중재 관련 법률 등은 인터넷 환경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가?


모든 미디어 환경을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가, 제도라는 건 현실을 따라가기 바쁜데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뉴스시장을 감안할 때 최소 규제의 원칙이 효용적일 수 있다.


제도가 충분히 현실을 수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조건들을 달아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한가. 더구나 이용자 편익은 확보될 수 있는가, 시장의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표현 자유나 저널리즘 영역에 심각한 피해를 줄 여지가 있다면 법제도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


Q. 과거에 보도된 기사를 추후에 인터넷에서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절차를 도입할 경우, 이는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이 적합한가?


“언론사 별로 자율에 맡긴다”와 “언론중재기구를 통한 절차가 혼용돼야 한다”고 본다. 언론사 별로 하되 당사자간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났을 때 언론중재기구에서 다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개별 언론사의 저널리즘 환경, 관행, 기자인식, 뉴스생산양식, 인터넷서비스 환경(인프라, 규모와 수준, 여력)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는 만큼 공통의 자율규제는 비현실적일 수 있다. 물론 언론사들이 이 문제와 관련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논의 자체는 필요할 것이다. 언론사와 이용자들에게 일정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Q.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와 인터넷을 통해 검색되고 서비스되는 과거 기사들에 대해 관련자들이 기사 삭제와 수정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일단 현재 언론사들은 대체로 묵은 기사 삭제 요청에 대해 일원화하지 않은 업무체계를 갖고 있다. 심지어 기사 삭제와 수정 등 요청을 받는 창구가 어디인가에 따라서 다양하게 처리됐을 것이고, 그런 업무 처리 내용이 한 곳으로 수렴되지 않아 어떻게 처리됐는 지조차 불명확하다. 언론사에서 관련 이슈의 공론화가 필요할 것이다.


다른 플랫폼 영역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한 건 아니다. 신문-방송-포털-모바일 등 미디어 특성에 따라, 뉴스 포맷에 따라, 언론사인가에 따라, 국내-해외 사업자인가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언론사의 뉴스DB 등을 포털사업자(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전량 서비스하는 경우는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이다. 가령 네이버가 ‘뉴스 라이브러리’를 통해 과거지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뉴스 정정과 삭제 등과 관련) 네이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문제는 이용자나 당사자 기준에선 네이버 통합 검색에 노출되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포털사업자가 이용자 요구를 언론사에 전달하는 수순이겠지만 시간도 들고 그 처리 결과도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일차적으로 언론사의 수중을 떠난 서비스 영역은 이해 주체간의 원만한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이때 어디까지나 모든 기준은 언론자유와 프라이버시 침해의 조화에 있을 것이다.


Q. 범죄보도는 범죄자-피해자의 신원은 상세히 밝혀선 아니 되고 범죄유형만 보도해야 한다는 1998년 대법원 판례가 나온 후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각 언론사들이 공익보도에 해당하는 범죄보도와 관련 당사자의 ‘잊혀질 권리’를 포함한 요청에 대해 동일한 결과 처리를 하기는 어렵다. 당사자 처지에서는 모든 언론사가 동일하게 대응하지 않는데 따른 불만이 있을 것이다. 언론사가 내린 결정에 대해 독자들한테 설명해줘야 한다. 


공익보도에 있어 확실한 것은 다수의 독자가 알아야 할 권리가 더 크다면 ‘잊혀질 권리’에도 불구하고 뉴스를 일률적으로 삭제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이다. 


물론 서로 다른 조치를 취한 언론사의 대응이 ‘잊혀질 권리’ 확산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공익보도와 관련해서 당사자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았다는 부분이 상당히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서 신상정보의 삭제 등과 관련된 조치는 공통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그간 한국의 언론사들은 자사의 실책이나 과오를 자인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독자들에게 지탄을 받아 왔다. 지금까지도 혁신이 지연됨으로써 독자들이 향유하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의 수준은 낮은 상황이다. 다만 오늘날 뉴스 이용자의 힘이 커지면서 언론사와 이용자 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한 전략적 과제가 되고 있다. 


종이신문 시장에서는 최고지만 온라인에선 포털사업자에 밀리는 것도 20세기의 낡은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철학을 수용하고 서비스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잊혀질 권리’도 그 부분에 들어간다.


그러나 과거의 묵은 기사(관리)는 현재 시장에서 유의미하지 않다. 돈벌이가 되지 않는 서비스다. 말하자면 시장 논리에 따라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이란 이용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피드백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뉴스 서비스 혁신 모델은 이용자와 교감하는 저널리즘이다. 이용자의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는, 껴안는 휴머니즘에 기반한 저널리즘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10월7일 저녁 약 2시간 여의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구 기자의 질문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말했다. '잊혀질 권리'처럼 온라인 뉴스의 새롭고 섬세한 이슈들을 점검하는 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라는 판단에서 이 글을 등록한다.



뉴스와 지식노동을 재정의하는 기술

Online_journalism 2013.05.21 10:3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섬리 앱은 뉴스를 요약해 독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뉴스를 생산하는 뉴스룸과 기자들의 업무와 역할을 점차 바꾸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환경처럼 독자들의 뉴스 소비 양상은 종전의 뉴스와는 다른 것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뉴스를 읽고 사유하기보다는 만지며(touch) 즐기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쏟아지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다양한 뉴스 구독 형태는 전통적인 뉴스 기업과 기자들로 하여금 혁신의 필요성을 주문한지 오래다. 인터넷, 모바일과 같은 기술의 진화로 사용자의 정보처리 방식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검색을 통해 뉴스를 찾는 행위는 지난 10여년간 대표적인 뉴스 소비 과정으로 자리잡았다. 언론사 사이트의 콘텐츠를 방문하지 않고도 한 군데서 모아볼 수 있는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도 급부상했다. 일일이 사이트를 찾아 다니지 않아도 원하는 최신 뉴스를 쉽게 볼 수 있는 기능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소셜네트워크(SNS) 역시 정보를 얻는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 관계망이 어떠한가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규모와 수준은 다르지만 뉴스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앱)을 내려 받아 뉴스를 소비하는 경우도 급증세다. 


이같은 개인화한 뉴스 소비 방식은 2011년 12월 ‘섬리(summly)’ 앱의 등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섬리는 영국 고등학생이던 닉 댈로이시오(17세, Nick D’Aloisio)가 공개한 ‘뉴스 요약’ 앱이다. 


현대사 숙제를 하던 그는 구글 인물 검색 결과가 너무 많이 나오자 짜증이 났다. 서로 유사한 내용을 전부 확인하느라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환경에서 장문의 뉴스를 보는 것도 불편했다. 


“필요한 정보만을 쉽게 볼 수는 없을까?” 뉴스를 섹션별로 분류하고 그 핵심 내용을 로봇으로 자동 요약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상한지 2개월만에 트리밋(Trimit) 앱을 세상에 내놨다. 


주요 뉴스를 트위터 분량인 140자 정도로 축약하는 트리밋은 IT전문 인터넷 매체인 테크크런치에 실렸고 IT업계와 유명인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댈로이시오는 이 돈으로 회사를 설립해 트리밋의 문제를 보완한 끝에 400자 분량으로 뉴스를 수집·요약하는 섬리를 창조했다. 


긴 뉴스를 400자로 줄이는 섬리 앱


누구나 한번쯤은 불편하다고 여겼을 정보 수집 과정의 문제를 천재 소년은 ‘요약 기술(summarization technology)’로 풀었다. 사용자는 섬리 앱을 설치한 뒤 주제나 매체 그리고 자신의 트위터, 페이스북을 설정하면 준비가 끝난다. 


이렇게 해 놓으면 전 세계 수백 개 언론사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뉴스를 수집하고 바로 요약한다. 앱을 열기 전에 미리 요약해두는 만큼 사용자가 와이파이(Wifi) 연결이 되지 않는 곳에 있어도 뉴스를 볼 수 있다. 


섬리 앱은 구글처럼 모든 사이트를 뒤진 검색 결과를 노출해주는 것은 아니다. 주로 신뢰도 높은 주요 언론사 뉴스가 타깃이다. 뿐만 아니라 라틴 계열 언어가 중심이긴 하나 10개 국가 이상의 외국어도 대상으로 한다. 


섬리 앱의 가장 큰 장점은 스마트폰 스크린에 최적화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요약된 뉴스 화면을 두번 터치하면 조금 더 자세한 뉴스를 볼 수 있고 화면을 내리면 전문이 나타난다. 뉴스 화면을 누르면(hold down) 저장, 페이스북-트위터-이메일 공유 단추(버튼)가 나온다.


한 마디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주머니 크기의 뉴스’라고 할 수 있다. 댈로이시오는 한 인터뷰에서 “긴 하이퍼링크의 리스트를 통해 콘텐츠가 넘치는 사이트로 직행하는 방식은 이제 한물 갔다”고 지적했다. 정보 과잉 시대에 놓인 사용자들에게는 구글의 검색 결과는 낡은 방식이라는 것이다.


모바일 검색시장 노리는 야후의 도박


그러나 앱 출시 후 100만명 정도가 다운로드한 데 그치고 수익모델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최소 3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섬리를 인수한 야후의 결정은 아직 논쟁적인 이슈다. IT 전문 뉴스 블로그 <매셔블(Mashable)>은 “섬리의 기술 경쟁력은 의문이다. 야후는 거액의 홍보비용을 지불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구글의 리더 서비스 종료를 상기시키며 “야후가 구글 리더의 빈 자리를 채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며 전략적 행보에 방점을 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야후의 섬리 인수배경에 대해 좀 더 심도 있는 분석을 했다. 섬리 배후에 있는 <SRI 인터내셔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 요약과 직접 연결돼 있는 배경 기술을 지원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 이 기업 출신 연구진들이 애플의 음성인식 기술 ‘시리(Siri)’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구글, 페이스북 등에게 밀려온 야후가 모바일에서 회심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덤 캐한 야후 모바일 및 이머징 제품 부문 부사장은 “현 세대에게 있어 최우선은 모바일이며 (마우스 클릭을 통한 브라우징에 맞는 형태와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야후의 모바일 서비스에 섬리가 녹아들 경우 수천만의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양식에 일대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침체된 야후를 맡으면서 젊은 벤처 기업들의 인수에 적극 나선 CEO 마리사 메이어는 개인 맞춤형 뉴스 피드 서비스에서 요약 기술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쉽고 편리함을 좇는 뉴스 소비 트렌드


사실 스마트폰 보급은 철저히 개인화된 뉴스 소비 패러다임을 열어 가고 있다. 사용자의 관심사와 좋아하는 뉴스를 선택하여 매거진 형식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플립보드 (Flipboard), 각종 뉴스를 한 곳에서 모아서 구독하는 펄스(Pulse) 등은 이같은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고안된 RSS 기반의 앱이다. 


신흥 미디어 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스티브 잡스도 호평했던 비즈니스 SNS 링크드인(LinkedIn)이 인수한 펄스나 야후가 선택한 섬리, 주제별로 뉴스를 볼 수 있는 서카(Circa) 앱 등은 긴 정보를 압축해서 보고 싶어 하는 디지털 세대의 욕구를 수렴하는 시장의 대응인 것이다. 


현재 섬리는 앱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태이지만 중국어 등 외국어 지원을 늘려 야후의 모바일 앱에 통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께는 데스크탑 브라우저로 사용하는 웹 어플리케이션도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스크린에 특화된 뉴스 공급 앱들이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은 뉴스를 요약하는 섬리 앱을 단순한 유행으로만 볼 수 없게 한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뉴스 사이트 방문자 가운데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는 사람들이 3분의 1에 이른다. 수 년 내 절반까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지난 해 모바일 뉴스 습득 비율은 2011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첨단 테크놀로지와 결합하는 저널리즘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2년 ‘최근 1주일 동안 신문기사 이용 경로'를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로 뉴스를 습득한 비율이 47%에 달했다. 2011년엔 19%였으니 폭발적인 신장세다. 이렇게 보편화하는 모바일 뉴스 소비 지형을 감안할 때 섬리 앱의 효율성은 높다고 할 것이다.   


전통매체에서 뉴스 생산 양식의 혁신이 지체되는 한 전형적인 장문(長文)의 뉴스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수익모델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뉴스를 따로 생산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뉴스 형식이 모바일과 어울리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각오해야 한다.  


어쨌든 각 플랫폼 환경에 맞게 뉴스를 만들어 배포하는 과정에서 기술 적용은 결정적인 이슈다. 현재 정보수집-생산-배포-수정 및 재가공 등의 온라인 뉴스생산 단계에서 모바일에 대한 고려는 미흡한 실정이다. 모바일 트래픽을 늘리는 게 당면 과제인 뉴스 기업으로서는 뉴스 소비를 돕는 섬리 앱이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섬리의 기술은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뉴스의 처음 부분을 그대로 노출하거나 단지 일부분을 제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특정 뉴스의 내용을 분석해 핵심 부분만 간추리는 것이다. 아직 100%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구글과 플립보드의 기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뉴스와 지식노동을 재정의하는 기술 


스마트폰 사용자에겐 안성맞춤인 섬리 앱이 저널리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우선 포털사이트 뉴스에서 경험한 탈매체적 소비와 뉴스 제목만 보는 인덱스(index)형 소비에 이어 도서 요약 서비스같은 축약(summarize) 소비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인지하는 데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도서 요약 서비스는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구매 이전에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한 보조적 장치에 불과하다. 400자로 줄어든 뉴스를 통해 언론사의 원문 뉴스 더 나아가 정기적인 뉴스 구독으로 이어질지도 논쟁적인 부분이다. 언론사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기자들의 판단, 견해, 감성을 녹여낸 뉴스를 알고리즘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경험으로 누적된 형식과 문법, 절차에 따라 생산되는 뉴스가 특정한 기술에 의해 단 한 문장으로 드러나는 장면은 기술에 견인되는 저널리즘의 처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뉴스를 새로운 관점에서 가공하고 패키징하는 콘텐츠 코디네이터들이 뉴스룸에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사람을 대체할만한 기술은 직무 정체성과 맞물린다. 배포 단계 이전에 송고된 뉴스의 문장을 다듬고 고갱이를 건져 올리는 뉴스룸 내 편집자의 역할도 침해받을 수 있다. 


저널리즘의 미래는 혁신의 수준이 관건


섬리의 요약 기술이 기자와 경쟁구도에 놓일 수도 있다는 점에선 근본적으로는 지식 노동의 재설계로 연결된다. 이는 뉴스를 재정의하는 부분과도 맞닿아 있다. 더욱이 정보 유통과 수집이 모바일로 이동하는 지금이야말로 뉴스의 미래를 제대로 다뤄야 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우리가 흔쾌히 동의하는 부분은 기존의 매체력만으로는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확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섬리처럼 독자의 눈높이에서 뉴스와 기술을 조합하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저널리즘의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지 모른다.


물론 간결하게 압축된 모바일 뉴스가 어느 정도 환영을 받을지, 시장 재편의 동력이 될지 전망하기는 이르다. 다만 섬리가 재조명한 ‘요약 저널리즘’은 뉴스룸과 기자들이 검색 같은 정보 유통 기술과 SNS를 활용하는 새로운 실험과 도전에 적극 나서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뉴스와 기술의 결합이 절묘할수록 뉴스 저작권에 대한 논쟁이 커질 전망이다. 즉, 뉴스 기업이 보유한 뉴스 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자산화가 시급한  셈이다.  섬리 앱의 출현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의 뉴스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뉴스의 시대를 표상한다”면서 “업무, 조직 등 뉴스룸의 혁신이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덧글. 이 포스트는 4월 초순 작성된 글입니다. <신문과방송>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BLOG main image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저널리즘의 산실
역사, 사랑, 생애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by 수레바퀴

카테고리

전체 (1125)
Online_journalism (473)
뉴스스토리텔링 (8)
포털사이트 (124)
온라인미디어뉴스 (145)
뉴스미디어의 미래 (63)
뉴미디어 (44)
Politics (118)
TV (96)
독자의 질문에 답합니다 (8)
자유게시판 (45)
  • 2,339,987
  • 58104
Follow choijinsoon on Twitter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저널리즘의 산실

수레바퀴'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수레바퀴 [ http://www.onlinejournalism.co.kr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NM Media Design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