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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산업 위기 어떻게 풀어야 하나?

뉴스미디어의 미래 2009.07.30 17:0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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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산업이 저널리즘의 정당성을 네트워크에서 확보하지 못하면 새로운 협력적 관계를 사회적으로 창조해낼 수 없다. 결국 이런 뉴스기업은 저널리즘을 버린 채 콘텐츠로만 근근히 연명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국내 뉴스산업의 위기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자리가 부족한 가운데 태터앤미디어에서 마련한 '2009 미디어의 미래 포럼-위기의 올드 미디어, 뉴미디어 전환이 대안일까'에 참석할 기회를 갖는다.

나는 이 포럼에서 '저널리즘의 위기와 뉴스산업 전망'을 주제로 발제를 맡는다. 일단 27일 오전 최종적으로 발제자료를 주최측에게 넘겼다. 이 포스트는 발제자료 작성을 위해 미리 정리한 문서를 다시 재구성한 것이다.

[발제자료]

뉴스산업은 20세기를 지배한 저널리즘에 대한 인식론적 지평이 종식하면서 균열이 일어났다. 그 균열은 사주나 광고주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전통적 관계의 붕괴로 드러난다. 특히 권력 또는 독점적 정보원과의 비밀스런 관계가 파탄나고 있다. 

특히 뉴스시장은 개방적이며 참여적으로 변모해왔다(예. 이용자는 더 나은 서비스를 선택한다). 일방적인 뉴스 생산과 유통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예. 블로고스피어). 더구나 생산가치보다 유통가치가 더 커지는 시장은 '나 홀로'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비욘드 브로드캐스팅).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뉴스산업의 독점적이고 우월적인 지위는 완연히 가라앉고 있다. 국내의 경우 산업으로서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 건 불과 10여년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여전히 정치적, 사회적 가치의 인식틀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한국 뉴스산업은 도덕성, 공공성, 객관성 등 저널리즘의 가치를 충실히 구현했다기보다는 '권언유착'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래가 되고 수직계열화를 통한 기업규모의 확장, 지속적인 정보 및 고객관리 서비스를 통해 뉴스산업이 커졌지만 성장이 이 산업을 사회적으로 착상시키진 못하고 있다.

특히 유비쿼터스 미디어 환경에서 수용자를 포함해 시장의 고객들은 뉴스산업에 요구하는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예를 들면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내'가 참여를 통해서 명성,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경로를 요구하고 있다.

뉴스산업은 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영향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단지 상품으로서의 콘텐츠가 아니라 네트워크 안에서 정당성이 획득돼야 하는 것이다.

물론 저널리즘도 상품이다. 미디어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오락성, 독창성, 차별성, 즉시성, 상호성 따위의 가치가 반영돼야 한다. 그러자면 자원, 조직, 사람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내부 프로스세스에 대한 재점검이 요구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식의 변화이다. 오디언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들에 대한 관계 증진 프로그램의 확대도 필요하다. 성찰의 태도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상품의 위기가 드러난다. 상
품의 위기란 기술수용의 한계, 뉴스룸 및 기자 인식의 전환 지체-전략한계, 서비스 및 용역 수준의 미흡에 의해 상품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다. 결국 이 위기는 광고시장의 갈등구조, 구독률 급감 등 미래 수익기반의 붕괴로 드러난다.

하지만 뉴스산업 위기의 본질을 잘 헤아려야 한다. 오늘날 국내 뉴스산업의 위기는 규모와 상품의 문제이기 이전에 저널리즘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데서 발생했고 심화하고 있다. 저널리즘의 정당성이란 네트워크 안에서의 평판에 관한 것이다.

그것은 콘텐츠 산업이나 저널리즘 산업 모두에게 '상품성'이란 가치로 매겨진다. 저널리즘에겐 사회적-네트워크 내 정당성의 위기다. (네트워크는 삶 그 자체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면적인 위기는 없었다. 과거에는 단지 정치적 공방으로만 위기가 다뤄졌다.

지금 이 위기는 현재 일상화, 담론화하고 있다(네트워크화하고 있다). 미디어 즉, 뉴스산업과 수용자간의 관계가 일상적 범주로 확장된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 뉴스산업은 이를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내부의 문제를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거의 취재관행이나 문화, 권위적 조직체계, 위엄적 소통방식에 의지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내부 한계때문에 네트워크 내에서 저널리즘의 정당성 회복이라는 근본적인 혁신과제를 처리하기보다는 신문방송 겸영이나 판형교체, 심중한 고려없는 커뮤니티나 부가 서비스 도입 등으로 마무리하려는 안이한 혁신 프로그램만이 남발하고 있다.

떨어져 나가는 광고주와 독자들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뉴스룸과 기자, 경영전반에 대한 투명성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그것은 뉴스 그 자체로까지 확대돼야 한다. 예를 들면 뉴스 생산과 서비스 전 과정에 오디언스가 개입할 근거를 보장하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미네르바'는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 매체가 행사하는 저널리즘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추락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문제가 뉴스산업의 미래를 살펴볼 때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매체에 대한 수요를 상회하는 포화상태의 미디어 시장에서 저널리즘 즉 뉴스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뉴스산업이 사회적 기업이 돼야 한다.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저널리즘의 가치를 사회화해야 한다.

즉, 뉴스산업은 오락성보다 공공성을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이념화하는 것은 위험성이 더 커진다.
이 과정에서 뉴스룸은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일상의 담론을 다루는 주인공들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으로 초대해야 한다.

미래의 뉴스산업은 결국 소통과 참여라는 네트워크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수렴하면서 때로는 '주문생산' 혹은 '저널리즘의 사회적 생산'을 통해 그 영향력을 유지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자신들이 보여주는 저널리즘에 대한 반성은 물론이고 일방주의적 관점의 해체, 상호적인 소통의 프로그램으로 저널리즘 프로세스를 전면쇄신해 네트워크 안에서 정당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 없이 뉴스산업의 규모를 키우는 등 외형을 바꾸는 작업들은 네트워크의 저항과 불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물론 국내에서는 매체공급의 과잉구조에 의해 뉴스산업을 포함 전체 미디어산업은 갈등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산업재편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뉴스산업은 신문, 방송이라는 외투는 사라질지언정 저널리즘이란 영혼은 영원할 것인만큼 이 부분의 정당성을 어떻게 획득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덧글. 미국에서는 신문 등 전통적인 뉴스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신뢰가 무너진 저널리즘은 이제 마지막 지점까지 가는 듯하다.

덧글. 한 블로거가 이날 자리에 참석한 후기를 포스트했다. 태터앤미디어는 발제자들의 자료를 공개했다.

덧글. 후기들이 잇따라 포스팅되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미디어법' 인터뷰

뉴스미디어의 미래 2009.07.24 16:58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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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기자가 24일 오전 찾아왔습니다. 서울 주재특파원은 외국 출장 중이어서 한국인 기자가 왔습니다.

인터뷰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 30분이나 길어져 약 2시간 가량 진행됐습니다. 아사히신문 기자의 질문을 기억해내면서 제가 답변한 것 중에 핵심부분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Q. 지난 22일 국회에서 처리된 미디어법안 통과 후유증이 만만찮습니다. 이렇게 처리해야만 하는 이유나 배경이 있을까요?

A. 지난 20세기 한국 미디어산업은 정치적 논리에 의해 속박돼 왔습니다. 80년대 언론통폐합도 그렇고 언론자유 운동사는 정치권력과 미디어간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여론다양성 확보라는 가치는 아주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미디어산업 환경이 급변했습니다. 기술진보에 따른 컨버전스로 경계없는 미디어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당연히 시장의 논리가 부상했습니다. 정치영역에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진전된 데다가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려는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욕구가 점증했지요.

미디어 수용자들도 미디어에 대한 갈증이 있어 왔지요. 지상파 3사 중심의 방송 콘텐츠에 대해 식상하는 부분도 있고, 케이블-위성-IPTV 등 새로운 플랫폼이 늘어났지만 정작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사에 의존하는 양상들도 마뜩찮아 하는 분위기였지요.

따라서 일정 부분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바라는 공감대는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시장은 시장대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고, 수용자들도 새로운 콘텐츠 니즈가 있었지만 현존하는 제도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이 의회정치 파국과 맞바꿀 정도로 긴박했느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미디어법은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고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견해가 충분히 다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난 6개월간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서로 다른 견해를 좁히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특히 의회에서 이를 처리하는 과정이 미숙했습니다. 야당에서 미디어법 처리를 정권재창출 음모로 보는 의심이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보기 어려운 지점입니다.

어쨌든 현재 처리과정에 대한 법리적 논란이 완전히 해소돼야 하고 사전사후규제의 완결성을 높이는 추가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합니다. 즉, 법 자체의 투명성과 사회적 정당성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요구되는 것이지요. 그래야 미디어법(처리)의 진정성이 확보된다고 하겠습니다.

Q. 미디어법안에 담긴 사전, 사후규제의 실효성 논란이 있습니다.

사전규제로서의 구독률 20% 초과 신문사 진입 불허는 현실성이 전혀 없는 장치입니다. 민주당은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가구 중 특정신문을 구독하는 비율을 뜻하는 신문구독률을 주장해왔습니다. 이럴 경우 유력지 중에 일부사는 진입자체가 불허될 수도 있었습니다.

사후규제도 매체합산 시청점유율을 적용하는데 이 기법을 2012년말까지 내놓기로 했습니다만 쉽지 않은 작업이 될거 같습니다. 구독률을 시청률로 환산하는 것도 대단히 정교한 방법이 동원돼야 합니다. 관련 기구에서 이러한 부분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와는 별개로 매체합산 시청점유율 30%의 적정성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문사 경영자료를 공개하기로 한 부분입니다. 신문법에서는 관련 조항을 삭제했지만 방송법상 신문사 규제조항으로 만든 이 부분이 제대로 작동할지, 신문사들은 얼마나 협조적일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방송시장 진입을 고민하는 신문사들이 여당 미디어법에 불만을 갖는다면 이 조항 외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Q. 미디어법안 처리 이후 산업 전망 어떻게 보는지요?

A. 낙관적으로 보면 미디어법에 의해 우리 미디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외국 자본이 투입되고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 방송시장을 벗어난 마케팅 등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이후 한미FTA 체결을 앞두고 외국계 미디어기업들이 상당수 국내에 이미 진입한 것을 감안할 때 시장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또 방송 콘텐츠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등 국내 방송산업 환경을 개선하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신문사들도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고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노력하면서 변화를 꾀할 것입니다. 이미 일부 신문사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생산이나 방송 비즈니스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 방송광고시장이 더 이상 늘어나기 힘든 현실이고 민영미디어렙 이후 새로운 광고모델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신규 사업자가 그 수혜를 입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지상파 방송에 준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낼지도 불투명합니다. 방송인력 확보나 서비스 인프라 정비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디어 수용자들이 특정 신문과 대기업이 만드는 콘텐츠를 선호하게 될지도 관건입니다. 미디어 산업은 전체적으로 볼 때 브랜드 인지도나 평판이 중요합니다. 일부에서 우려하듯 여론다양성이 왜곡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지만 수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신규 사업자는 외면받고 도태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과 함께 방송시장 진입에 여러 변수들이 있습니다. 지분구조에 따라서는 거대 미디어기업이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시청률 인상, 민영미디어렙 도입, 디지털 전환 등 방송시장 환경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이슈들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또 IPTV, 위성방송 등에 진출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선택도 주목됩니다. 경기침체로 선뜻 방송사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최종행보도 마찬가집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빅뱅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기존 지상파방송이나 유력 케이블채널이 신규사업자에 의해 장악될 수도 있습니다. 지상파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쟁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신문업계에선 보도채널 사업권 확보에 뛰어들면서 제살깎기도 우려됩니다.

이렇게 법안 처리 이후의 산업효과를 예상하기에는 복잡하고 미묘한 측면들이 많습니다. 즉, 국내 방송시장이 새로운 질서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극심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덧글. 인터뷰를 마친 뒤 아사히신문 기자는 최근 일본 방송시장의 위기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TV아사히를 비롯 일본의 민영방송 사업자들이 극심한 광고매출 부진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일부 대기업들이 여전히 방송시장 진입을 주저하는 이유도 시장 패러다임이 예전같지 않고 주변국 상황을 감안할 때 녹록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선별과 선택이 중요해진 플랫폼 환경 등도 고민거리다.

덧글. 24일 미디어법 관련 포스트를 국회 처리과정에서의 심각한 법적 결함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중단하고 비공개하기로 했으나 그것과 별개로 미디어법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시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점 양해 있으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법안 통과 이후의 전망

뉴스미디어의 미래 2009.07.22 19:0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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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안 처리 과정


현실정치의 파국과 맞바꾼 미디어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송법은 물론이고 신문법 등 관계 법률이 함께 처리됐고 미디어 시장 자체가 더 이상 플랫폼의 경계를 긋고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라 시장변화를 예상하는 건 섣부르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몇 차례의 수정을 거듭해 만든 방송법을 살펴보면 관련 시장의 변화를 가늠할만한 대목들이 있다.

첫째, 신문사와 대기업이 지상파 방송 사업자의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된 부분이다. 물론 2012년 말까지 직접 경영은 유예시켜뒀지만 바로 지분진입으로 방송사업자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부분은 주목된다. 전체 가구중 1500만 가구가 케이블로 TV를 시청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지상파의 순도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시장 지배력은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또 다른 카드로 내세우는 '공영방송법'도 변수다. 이 법안은 그야말로 시청료로만 운영하는 방송사를 공영방송으로 정의하는 법이다. 아직 처리 여부를 가늠할 수 없지만 이 법까지 통과되면 MBC, KBS2, EBS 등의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지배구조에도 일정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신문사는 22일 이례적으로 "MBC에 관심없다"는 사설을 냈지만 무엇보다 민영(광고영업)과 공영(지배구조)이 혼재된 MBC의 미래를 속단하기 이르게 됐다.

이렇게 지상파방송 시장에 주요 신문과 대기업이 군침을 흘릴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내년 민영미디어렙 본격 시행을 앞둔 광고시장 격변과도 맞물려 있다.

아직 민영미디어렙 형태나 근거가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지상파 3사가 출자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민영미디어렙을 장악하는 미디어 기업이 돈방석에 앉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 신문과 대기업군에서는 지상파방송사와 이 부분을 타진한 흔적도 감지된다.

따라서 최근 매체환경 변화 등에 따른 광고격감으로 경영난을 겪는 지상파방송사의 지분 10%는 당장에는 투자장점이 보이지 않지만 공영방송법, 민영미디어렙 등 관계 법률에 의해 폭발적인 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디지털TV 전환과 MMS 등 기술진보와 주파수 정책 향배는 지상파에 대한 관심을 결코 누그러뜨릴 수 없게 하는 측면이다. 결국 당초 '진입금지'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던 지상파 부분이 10% 진입으로 완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사업은 다시한번 각광을 불러모을 여지를 갖게 됐다.

둘째, 신문과 대기업이 종편과 보도채널 진입시의 지분소유 한도를 각각 30%로 한 것은 이미 예고돼 오던 부분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외국인도 각각 20%와 1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또 법안 수정 막판에 1인 소유지분을 30%에서 40%로 늘린 대목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지분소유 비중은 종편 및 보도채널에 관심이 있는 사업자군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문사나 시장을 관망하는 대기업군들의 경우 지분 상한한도에 따른 짝짓기 모델을 여러가지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미디어기업과의 파트너 모델이 향후 방송시장에서 중요한 측면이 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외국인의 소유 한도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신문사와 대기업은 해외 유력 방송사업자와의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그동안 느슨한 제휴방식에 그치던 해외 미디어 기업과의 관계가 연내 선정될 것으로 보이는 사업자 선정에서도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인 지분 소유한도가 대폭 늘어난 것 역시 컨소시엄 형태의 신규방송 진출에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40%까지 소유한도가 확대돼 방송사업에 관심있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재력가들을 중심으로 펀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확대 조성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종편이나 보도채널 컨소시엄에 경우의 수가 커지면서 진입을 시도하는 경쟁사업자가 많아지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셋째, 사전, 사후규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이다. 일단 사전규제의 경우 정부승인 기관이 조사한 가구구독률이 20% 이상인 신문사업자는 방송진입이 금지된다. 또 신문사는 발행부수 등 자료제출을 해야 한다는 것을 법률로 규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전규제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우선 구독률은 전체 신문시장에서 특정신문이 차지하는 비율로 조선, 중앙, 동아 등이 각각 11%, 9%, 8%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2006년 조사한 신문매체 이용 및 반응에 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가구점유율은 조선 10.1%, 중앙 8.4%, 동아 6.8%).

결국 사전규제에서 정한 구독률 상한 20%를 적용받는 국내 신문사는 한 군데도 없는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신문구독 모집단 가운데 특정신문의 비율을 의미하는 신문구독률을 적용하자고 맞선 바 있다. 이 경우 조선, 중앙, 동아는 각각 25.6%, 19.7%, 14.3%가 돼 일부 신문사는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한국언론재단 '언론수용자의식조사(2008)').

또 발행부수 등 경영자료를 제출하도록 했으나 한나라당 신문법 개정안에서는 발행부수(유가부수), 광고 및 구독료 수입 등 자료신고 의무조항인 16조 존치 여부를 놓고 공정거래위 등 관계기관과 논란을 벌이다 삭제해 '진정성'이 의심된다.

더구나 기존 신문시장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관련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된 경험이 있어 사전규제로 설정해둔 자료 공개가 형식화하거나 사문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사후규제로 정한 매체합산 시청점유율 30% 초과의 경우 광고금지, 편성권 위임 조항도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체합산 시청점유율을 계산할 때 신문사는 신문 구독률을 시청점유율로 환산하는데 환산시의 구독률 상한치는 10%로 못박았다.

즉, 아무리 신문구독률이 높은 신문사라도 매체합산 시청점유율 계산시에는 10%밖에는 안되는 것이다. 현재 방송시장 구도상 방송시청 점유율이 20% 초과가 어려운 만큼 사후규제의 효용성도 떨어진다(현재 MBC, SBS의 방송 시청점유율이 각각 13~15%로 추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은 모든 방송시장에 조선, 중앙, 동아 등 신문사업자가 진출을 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방송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규제장치가 쓸모가 없는 진흥적인 조치인 것이다. 특히 방송사 지분소유 한도도 다양한 변수들을 만들어 둠으로써 지상파 및 종편, 보도채널에 대한 경쟁을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제 신문사의 경우 방송시장 진출이 당면한 최대 목표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물론 기존 방송사업자들 즉, YTN 같은 기존 보도채널이나 MPP, MSP 등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종합편성채널 등 보다 영향력있는 라이센스 사업권을 갖는 것이 전국 SO에 의무재전송되는 등 사업환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엔터테인먼트 방송채널로 유리한 고지를 갖고 있는 일부 대기업 계열의 케이블TV는 시장을 관망할 수도 있으나 지상파 등 새로운 방송환경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이제 신문 및 방송시장의 사업자들이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 현상들이 두드러지면서 전체 미디어시장의 재편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또 신문산업 환경이 열악해지는 상황에서 주요 메이저 신문기업들이 취할 행보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또다른 사회적 갈등도 예고된다. 미디어법 통과 이후의 정치, 사회, 미디어시장은 보다 복합적인 요인들로 뒤얽힐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 수용자인 국민들이 시장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더욱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 미디어 산업을 포함 오늘날 방송비즈니스는 기술을 포함 문화적 측면, 또 저널리즘이라는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결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 방송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유력 신문, 대기업군이 시청자 니즈에 부합할지는 불투명한 측면이 있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는 미디어 기업들의 변화가 도덕적인지, 합리적인지 끊임없이 관찰, 검증하는 '행동하는' 미디어 수용자도 큰 변수가 될 것이다.

덧글. 일각에서는 이번 미디어법안 처리과정에 명백한 법률적 하자가 있다며 마지막까지 무효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미디어법이 이해관계자는 물론이고 정치와 결부된 국민대중-이들은 유권자들이다-에게 심각한 회의와 고통을 줄만큼 중요하고 긴박한 법안이었는지 의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얼마간은 정치사회적으로 격돌이, 산업적으로는 미디어기업들간 짝짓기로 엇갈린 '소음'들이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덧글. 24일 미디어법 관련 포스트를 국회 처리과정에서의 심각한 법적 결함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중단하고 비공개하기로 했으나 그것과 별개로 미디어법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시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점 양해 있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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