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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표류의 핵심 'SO' 논란 어디로?

Politics 2013.03.12 18:49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MB정부 때 공영방송은 심각한 파행사태를 겪었다. 박근혜 정부가 주목하는 미래 방송 서비스의 확산 흐름은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거듭 요청되는 대목이다. SO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결코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이다.


박근혜 정부의 표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여야 대치정국은 더욱 강경해지고 이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높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 중심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System Operator)의 인·허가권과 법령 재·개정권이 있다.

 

국민은 혼란스럽다. 도대체 SO의 인·허가권과 법령 재·개정권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여야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여기에는 ‘방송’의 거대한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더 점유하려는 여야의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다.

 

SO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그램 공급업자(PP)와 계약을 맺고 이를 각 가정에 중계하는 방송 플랫폼 사업자다. 이를 위해 가정에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케이블망을 설치하고 전송망을 관리한다. 가입자를 모집해 시청료를 징수하는 대표적인 지역 케이블 방송사업자로는 티브로도, CJ헬로비전, 씨앤앰 등이 꼽힌다.

 

이들 SO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 아직까지는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2년 말 기준 국내 케이블방송 가입자는 약 1,500만 가구로 IPTV 652만 가구,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380만 가구에 비해 많은 편이다. 더구나 전체 가구수(1,800만)의 80% 이상은 케이블TV를 통하지 않으면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을 볼 수 없다.

 

이렇게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SO는 시청률과 직결되는 채널 배정권을 갖고 있다. 채널 순번은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꼽힌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이하 종편) 등 의무전송 채널을 제외한 다른 채널 사업자는 SO와 협의 절차를 거쳐 번호를 변경한다. 당연히 이 협상 테이블의 ‘갑’은 SO다.

 

야당은, 장관이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되는 독임제 정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이 SO를 관할하게 되면 정부·여당의 입김이 그대로 반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즉, 여권 성향의 방송은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1~30번에 배치되고 야권 성향의 방송은 채널 배정이나 신규 인·허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채널 배정은 방송법 제77조에 따라 SO와 PP간의 자율적인 협상이지 정부가 개입할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채널 연번제를 포함 SO에 대한 이른바 ‘채널 가이드’를 정부 부처가 주는 것은 위헌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 체제에서 SO가 종편 채널의 번호를 좋은 순번대에 배정하면서 논란이 커진 적이 있다. 당시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방통위가 SO를 흔든 결과라며 반발했다.

 

채널 배정 문제보다 심각한 부분은 지상파방송에 대한 지배력이다. SO가 시장에서 지상파방송보다 우위에 있는 플랫폼사업자인 만큼 지상파방송과 SO를 분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은 정치적 압력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SO를 야당의 견제가 가능한 합의제 기구에 둬야 안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반면 SO를 미래부 소관으로 두고 지상파방송을 우회적으로 묶어 두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방송을 장악할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박기춘 원내대표가 공영방송 사장 임명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자중지란’을 겪었다.

 

선거 기간 중 후보자 토론회나 기자회견 등 선거방송은 물론 지역뉴스를 자체 제작·방송할 수 있는 SO에 대한 공방은 상대적으로 지엽적인 사안이다. 야당은 편향적인 지역뉴스의 가능성을 우려한다지만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는 SO에서 보도 후폭풍을 감수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SO 산업은 포화상태인 유료방송시장을 어떻게 풀어갈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KT 계열의 IPTV와 위성방송은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지는 반면 SO는 주춤하고 있다.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이나 규모를 키우는 비용 부분까지 떠 안은 상황이다. SO에 적용되고 있는 규제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금까지 SO는 방송법, IPTV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에 속해 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은 ‘꼬마 방송위’에서 SO만은 다루겠다는 것이고 여당은 ‘슈퍼 미래부’에서 SO는 물론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태도가 맞서고 있는 것이다.

 

SO와 인터넷(IP) 기반의 방송 서비스를 담당하는 부처가 분리될 경우 미래 방송 서비스가 복잡한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몇 년이 지나면 인터넷 기반의 방송이 SO나 지상파보다 더 큰 힘을 갖게 될 수 있어서다. 민주당은 법령 재개정권을 방송위에 남기려고 하는 이유를 IPTV가 직접사용채널(직사) TV로 가서 보도가 시작되고 제2의 종편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ITC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미래부로 이관하는 문제에 대해 결코 물러설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방송·통신 플랫폼 정책 업무 전반을 독임제 부처가 갖게 되면 절차적 장애물을 걷어내 창조경제 활성화, 고용창출이란 국정목표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바일이나 스마트TV 등 융·복합 기기 제조사 등이 신규 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를 획득해 통신과 결합된 새로운 방송 서비스가 미디어 생태계를 재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모바일이나 인터넷 등 다른 방식으로 방송 서비스를 경험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전통적인 ‘실시간 시청’ 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개인화된 시청 패턴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망 중립성’ 혹은 ‘플랫폼 중립성’ 영역에서는 SO나 통신사업자 등 특정 사업군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당장에 지상파방송의 ‘POOK’ 같은 N-스크린 서비스가 영향권에 들어온다. 사업자간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분배나 접근, 비용산정 등이 첨예한 이슈가 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망 중립성’의 보장이 아니라 산업 활성화에 방점이 맞춰진다면 수용자 복지는 훼손될 수 있다. 또한 인터넷(포털)과 소셜미디어처럼 표현의 자유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의 'SO 잡기‘는 시장 현실을 잘 보지 못한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또 새누리당의 ’미래부 올인‘은 방송의 공공성을 늪으로 빠지게 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 MSO의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장의 정책 환경은 전체 방송·통신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구조인데 정치권이 안이한 수준으로 논의한다“며 아쉬워 했다.

 

덧글. <시사저널> 1221호에 게재됐습니다. 편집자에 의해 다소 수정된 리드문을 이 포스트에 그대로 게재합니다. 

 


미디어 정책의 ‘공공성’, ‘다양성’ 복원해야

Politics 2013.03.01 11:3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미디어 정책의 '공공성', '다양성' 확보는 수용자의 삶의 진로와 직결될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미디어 정책을 입안하는 모든 논의들이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다뤄지는 게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키워드는 여러 학문과 분야의 융합을 의미한다는 ‘통섭(統攝)’이다. 이 통섭이 반영된 사례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정책기능을 맡은 부분이다. 과학기술을 통합해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이른바 ‘공룡 부처’ 탄생을 감수한 모양새다.


정보통신부를 해체한 이명박 정부는 방송통신융합시대를 표방하며 방송통신위원회를 총괄 기구로 띄웠다. 하지만 그 결과는 혼란함 그 자체였다. ‘융합 IT' 정책은 속도는 느리고 방향도 잃었다. 방송의 공공성 확보와 공정경쟁 보장의 이슈도 사회적 논란만 끊임없이 일으켰다.


이러한 방통위의 부작용을 극복해야 할 미래창조과학부는 방송, 통신 등 다양한 미디어 영역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선제적인 정책 입안의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기기 등 ICT 생태계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만큼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방송 관련 업무를 두 기관이 나눠 가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라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위성방송 등의 방송 인·허가권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되고 종편, 보도채널 인·허가권과 공영방송 임원 선임권은 방통위가 갖게 된다.


방송과 언론 관련 모든 법·제도가 독임제 행정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다. 대통령 소속 ‘중앙행정기관’에서 ‘행정위원회’로 위상이 낮춰진 방통위는 법률 제·개정권과 예산 편성권도 없고 규제와 진흥을 아우르는 미래창조과학부 아래에 속하게 된 것이다.


방송법상 공·민영 책무를 규정함에 있어 정치적 입김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독임제 장관 한 사람에게 쏠린 미디어 정책은 또 ‘MB 정부의 방통위’를 떠 올리게 한다. 과거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시절만 못하다는 평가 절하도 있다.


새 정부의 공약 중 하나인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편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비판은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다. 우리 사회의 다원성을 균형 있게 반영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투명한 공영방송 사장 선출은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지 새 정부의 구체적인 출구가 보이지 않아서다.


미래 성장산업으로서의 방송의 위상 제고와 육성 정책 수립도 마찬가지다. 산업 진흥에만 초점이 맞춰지거나 통신 관점에서 다뤄질 경우 공공성 통제는 불가능해지고 거대 기업이나 특정 언론사만 배불릴 수 있다.


물론 미디어 산업을 키우기 위해선 첫째, 케이블, 위성, IPTV 등 네트워크 별로 분산된 유료방송 법체계 정비 둘째, 인터넷, 모바일과 방송 융합 등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 활성화 셋째, 미디어 융합을 촉진하는 진입 및 영업규제 완화 등의 산적한 정책 이슈를 신속히 풀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새 정부는 무분별하게 허가된 종편 사업자의 특권적 지위가 시장을 어떻게 훼손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산업적 효용을 배가하기 위해선 미디어 다양성과 공공성의 탄탄한 반석 위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 위기에 처한 신문산업에 대한 정책 당국의 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적극적인 정책개발을 서두르는 양상이다. 한국신문협회도 국회에 계류 중인 신문산업진흥 특별법의 연내 처리를 건의한 바 있다.


다만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신문법이나 저작권법 관련 개정을 통해서라도 주요 신문 진흥책을 충분히 다룰 필요가 있다. 또한 신문 진흥과 관련된 기금의 확보와 집행은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고 해당 기관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미디어 기관의 위상 논의는 뜨거운 감자가 된지 오래다. 새 정부가 미디어 관련 공약만 잘 지켜도 ‘대성공’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신문, 방송은 물론 융합 미디어 환경이 첨예하고 복잡함을 반증한다.


미디어 시장의 공공성과 산업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그만큼 일관된 정책 원칙과 철학이 요구된다. 다시 실패하지 않으려면 다양성과 공공성이란 언론의 보편적 책무를 복원하는 것이 그 중심이 돼야 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관훈클럽이 발간하는 <관훈저널>에 게재됐습니다. <관훈저널>은 3월 중하순께 배포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원고작성 시점은 2월 초입니다. 현재의 시점과 다소 다른 양상은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새 정부에 '바라는' 바를 개괄적으로 적는 것이니만큼 구체성은 부족합니다. 이점 감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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