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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4 이명박과 노무현의 콘텐츠 (8)
  2. 2005.01.25 [펌] 박정희라는 알리바이

이명박과 노무현의 콘텐츠

Politics 2008.07.14 20:02 Posted by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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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과 청와대 사이에 자료 유출 논란의 진위와 자료열람권 보장 문제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란은 전직과 현직 사이의 갈등이기 이전에 '노무현'이란 정치 지도자의 '봉하마을 이후'를 가늠케 한다는 대목에서 유의할만하다.

사실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은 친노 지지층에겐 지리적으로, 정치적으로 서울과 떨어진 터라 유감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좀더 공세적으로 현실정치에 개입해주기를 내심 바라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직접적인 현실정치 개입보다는 현재의 방식에 매료되는 형국이다. 즉, 봉하로 내려간 노 전 대통령이 유쾌하고 서민적인 행보를 펼쳐 보이면서 대중적 호감도가 재임중보다 오히려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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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2.0 프로젝트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영남의 지역민 속에 뿌리를 내리면서 구현되는 생활정치야말로 진정한 미래 정치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삶과 집권기의 행적은 현직 대통령과 곧잘 대비되면서 회자되고 있다. 밀어 부치기식 정치행태가 닮았다는 지적도 있고, 또다른 측면에서는 소통의 유무에 따라 상반된다는 평도 나온다.

한데 이제는 전·현직 대통령을 비교할 때 한 가지 더 우열을 가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옛 친구를 만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은 한 마디로 노무현 콘텐츠의 강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당시 '눈물'을 흘렸던 영상이나 봉하마을에서 친구와 포옹하는 사진 역시 일관성을 갖는다. 한없이 인간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던지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메시지 그 이상의 '감동'을 준다고 주장한다.

노 전 대통령이 인간적이고 서민적인 이미지를 갖는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권위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다. 여기에는 이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박정희식' 모방과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는 진단이 곁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인공섬 팜아일랜드 건설 현장 방문 때나 2006년 10월 독일 방문 모습은 대표적인 이미지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이명박'과 밀짚 모자를 쓴 '노무현'은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표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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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러한 컨셉트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혹은 아직 극복이나 완화의 기미조차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일방적이며 지시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것은 이명박 브랜드의 심각한 정체(停滯)라고 할만하다.

특히 2개월여 이상 진행되는 촛불시위 과정에서도 이 대통령은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처신을 고수했다. 상호소통적이며 공감각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노 전 대통령에 비하면 콘텐츠 연출력이 크게 뒤쳐진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콘텐츠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말만 앞선다거나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또 인터넷을 잘 아는 전직 대통령과 인터넷을 잘 모르는 현직 대통령 모두 아주 불명예스런 '별칭'이 따라붙는다는 약점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두 대통령 사이의 가치 지향이 아주 대조적이라는 점이다. DJ-노무현 콘텐츠에 유사성이 발견되는 반면 노무현-이명박은 극단적으로 벌어져 있다.

이때문에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진하게 표출되기도 한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한국사회에 무엇을 기여했는가라는 냉정한 평가가 있기도 전에 추억에만 동조하는 사회는 결코 생산적이라고 볼 수 없다.

비록 노 전 대통령이 끊임없이 대중과 만나면서 감동을 주고 있지만 그것 이상으로 진화하기는 한계가 명백하다. 나머지 많은 부분은 이 대통령의 몫이다.

설사 이 대통령이 새로운 가치를 담는 콘텐츠를 제시할 능력과 태세가 돼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현실정치에서 그 해답을 찾는 노력이 요구된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역량과 위상을 사회화하기 이전에는, 그리고 그것을 일정하게 합법공간으로 견인해내기 이전에는 (부인하고 싶겠지만) 그는 역사의 전면에서 퇴임한 한 정치 지도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분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노 전 대통령의 장점도 수용해야 한다. '잃어버린' 10년의 프레임에 이 대통령이 동승해서는 절대 성공하는 대통령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21세기에 부합하는 가치와 철학을 제시할 역사적 책무가 있어서이다. 그가 단지 어떤 정당의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의 지도자임을 지향하는 한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감동'을 주고 있다면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감동의 콘텐츠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지난 수개월여의 집권기간에 대한 통절한 성찰의 기초 위에 설 때 가능하다. 그래야 국민은 이 대통령과 현 정부에 감동할 준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덧글.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은 각각 2007년 4월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에 들러 인공섬인 팜아일랜드 건설 현장을 방문했을 때와 2006년 10월
독일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사진 출처는 각각 뉴시스와 중앙포토의 것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은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의 것임.

[펌] 박정희라는 알리바이

Politics 2005.01.25 17:09 Posted by 수레바퀴

‘박정희 살해’를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해 아들 박지만씨가 “선친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박 전 대통령을 친일적이고 사생활이 복잡한 인물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지만씨는 실수한 거다. 괜히 언론에 기삿거리만 제공해서 '그때 그 사람들'을 무료로 광고해 주는 효과만 거두지 않았나. 까놓고 말해서 박 전 대통령의 ‘일본 장교 경력’과 ‘마지막 술자리의 여인들’이라는 ‘팩트’만으로도 이 문제에서 박지만씨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만큼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인물은 한국사 전체를 통틀어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박정희는 극악한 독재자로, 그의 시대는 고문과 조작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인권탄압으로 얼룩졌다는 것이 한쪽의 평가라면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민족중흥의 영웅이라는 것이 다른 쪽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런 평가의 차이 자체가 우리 시대의 거대한 정치적 시빗거리들 중 하나인 것이다. 박정희는 죽어서도 이런 방식으로 현실에 개입하고 있다.

그러나 박정희가 ‘지금, 여기’의 현실에 미치고 있는 가장 큰 해악은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인한 사회혼란’에 대한 면죄부를 정부·여당과 주변 언론 및 시민단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0∼1980년대에 형성된 민주화운동세력 중 일부 지식인 집단에 뿌리박고 있는 정부·여당의 면죄부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래도… 박정희처럼 지배하지는 않잖아. 박정희와 반대로 가고 있는데 뭐가 잘못 되었나.”

박정희는 정치적 독재자였을 뿐 아니라 경제적 독재자이기도 했다. 그는 야당의 반대를 억누르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가 하면, 후진국으로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포항제철 같은 거대 프로젝트를 감히 밀어붙였다. 시장이란 것을 우습게 봤던 것이다. 재벌이라는 집단이 형성된 것도 박정희 시대였다. 재벌 가문이 한 줌도 안 되는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도록 허용한 것은 다수 주주들의 ‘사적 소유권’을 박탈하는, 그야말로 ‘빨갱이’ 같은 짓이었다. 이른바 관치 금융으로 정부가 의도한 성장산업에 시중의 돈을 몰아주는 ‘계획’경제를 ‘자행’한 것도 그였다.

박정희의 경제정책을 돌이켜보면 ‘그가 한때 공산주의자였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박정희가 경제를 시장에 맡겨두는 스타일의 지도자였다면 한국이 철강 왕국이나 자동차 강국, 세계 11, 12위의 무역대국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범민주화운동세력은 이런 박정희에게 고문당하고 살해당하면서도 꿋꿋이 한국자본주의 초기 발전의 희생자들(노동자, 농민)과 고락을 함께 해왔다. 그래서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슬로건이 ‘반독재’와 ‘반재벌’이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중 ‘반재벌’은 결국 박정희 경제정책에 대한 전면적 반대를 의미했는데 그 목표는 재벌해체를 비롯한 자유주의 시장질서로 남한 경제를 재편하는 것으로 흘렀다. 박정희에게 질겁한 민주화운동세력은 ‘시장 자유주의’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몰랐던 것이 분명하다.(물론 재벌그룹의 국유화를 진지하게 주장한 집단도 있었지만 이들은 현 집권세력과 관계가 멀어도 한참 먼 세력이다.)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한 뒤 수행했던 IMF의 ‘한국 경제개혁 프로젝트’는 민주화운동세력들에겐 낯선 것이 아니었다. 김대중 정권은 은행-기업 간 관계(관치금융)를 단절시키고 재벌 가문의 부당한 계열사 지배권을 제한, 한국 기업의 경영관행을 종래의 투자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바꿨는데 이는 한국 경제의 체질이 저투자, 고실업률, 국내 자산의 해외매각으로 갈 것이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민주화운동세력 중 상당수 지식인들은 IMF와 김대중 정부에게 갈채를 보냈다. 왜냐고? 이 같은 개혁이 ‘박정희식 경제’의 잔재를 청산하리라는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과 (주주들의) 사적소유권’을 절대시하는 자유주의의 시대가 한국에서도 활짝 열린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역시 전임자의 노선을 충실히 계승·발전시키며 ‘시장 자유주의’라는 박정희와의 차별점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노동부는 이른바 ‘비정규직보호법’을 통과시켜 비정규직의 대폭 확대를 기도했는데 이는 기업이 ‘시장’ 수요에 따라 노동력을 마음대로 고용하고 해고시킬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검토 중인 ‘요양기관 의무지정제 폐지’는 병원이 자율적으로 의료보험 적용을 결정토록 하는 것으로 결국 의료 서비스의 공급과 가격을 시장에 넘기자는 이야기다. 국민의 건강권마저 시장에 종속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집권한 민주화운동세력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개혁의 정체다. 그래서 ‘군사독재 시절에 꾸준한 경제성장과 비교적 공평한 분배를 누렸던 한국이 민주화운동세력이 집권한 뒤 오히려 저성장과 빈익빈 부익부의 자살왕국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해방 이후 50여 년에 걸친 눈물겨운 민주화운동은 절대로 사유재산권과 시장만을 절대시하고 빈부격차가 날로 확대되며 신분까지 대물림되는, 지금 같은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독재자 박정희가 반(비)시장 정책을 펼쳤다고 해서 민주주의 정권이 반드시 ‘시장 자유주의’를 채택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정부·여당의 ‘역사적 맞수’는 급진적 시장주의자인 그들을 좌익이라고 우겨대는 황당하고 무지한 수구세력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민중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박정희다. 이미 ‘독재는 경제성장으로 민주주의의 기반을 만들었는데, 민주화세력은 도리어 그 기반을 허물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명심해야 한다.

 

출처 : 월간 말 2월호 데스크 칼럼, 이종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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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태 편집장은 나와는 막역한 사이로 10여년 전부터 인연이 시작됐다. 학구적이며 진지한 이 편집장을 나는 '종태형'이라고 부르고, 종태형도 나를 '진순이형'으로 부른다. 형과 소주를 마시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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