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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2017년5월31일자. 나는 한경오 등 진보언론과 대통령 지지자 사이의 갈등은 느슨한 독자관계의 피로도와 불만이 누적돼오다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셜미디어를 두루 잘 활용하는 독자들을 상대로 특별한 고객전략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많은 청중(Audience)의 목소리가 네트워크에서 통합되는 점이다. 또 보다 많은 목소리 즉, 보다 다양한 관점의 '경계가 사라진 뉴스'를 마주한다. 더 많은 이야기를 더 오래도록 나누고 검색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서는 독자들과의 '협력' 외에 공존의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과 이른바 `한경오(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간 충돌을 어떻게 보느냐는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고 있다. "고정·잠재 독자전략이 없는 뉴스조직은 자사 보도에 대한 성찰이 제대로일 수 없고, 독자와의 소통의 효용가치를 깨닫기 어렵다"고 답하고 있다. 

이번 진보언론의 경우처럼 '독자를 잃는' 소통과 보도행태는 더 이상 일어나선 안 된다. 그런데 이 문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 소수 기자의 일탈과 사소한 해프닝으로 한정하거나 가이드라인 정도로 봉합하는 것은 아쉽다. 무엇보다 뉴스조직 차원에서 갈등을 해결하려는 절박함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많은 매체들 가운데 유독 '우리'에게 말을 거는 독자들-공격적이고 거칠게 행동하는 독자들에게 친절함과 존경심을 드러냄으로써 '우리'가 여타 매체와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소통은 아주 중요하다. '규모의 경제'와는 거리가 먼 진보언론이 매달려야 하는 독자발굴 전략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자들의 '압박'을 감정적으로 다루는 협량한 태도가 여전하다. 최근 사태에 대해 일부 기자는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는 자신과 독자들에게 굴복(?)하는 뉴스조직을 분리시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무책임하며 무례하다. 

'독자압박'은 첫째, 독자들이 자신의 신념기준으로 언론(인)에 정론직필을 요구하고 둘째, 구독중단 등 관계단절을 집단적으로 암시·실천하며 셋째, SNS에서 지속적으로 여론을 형성해 언론(인)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독자압박은 광고주 및 권력의 언론간섭과는 다르다. 폭넓은 정보공유에 의해 대중적인 이슈가 되고 있으며 압박의 근거 역시 (독자 입장에서는) 아주 구체적이다. 반면 뉴스조직의 주장은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브랜드 신뢰나 평판 더 나아가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동기가 되고 있다.

진보언론과 독자 사이의 갈등 국면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간 뉴스조직과 독자 사이의 관계가 느슨했고 대화의 기회와 실효성도 미흡했다. 한마디로 '독자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 독자압박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독자는 누구이며 무엇을 기대하는지 파악하고, 뉴스조직의 논의과정에 독자참여를 확보하고 독자의 목소리를 취재보도에 수렴하는 `생산적인 독자전략`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이번 갈등은 두고두고 뼈아픈 일이 될 것이다.

특정 매체와 기자를 나무라는데 치우칠 것이 아니라 국내 언론 전반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차원에서 인터뷰 때 이야기한 것들을 정리한다. 또 언론 보도 내용에서 충분히 다루지 않은 맥락을 보강했다.

`한경오`-독자 갈등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질문은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의 독자-고객(단골손님:지불의사를 갖는 사람)는 누구인가?" "독자들을 이해시키고 파트너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이다.

우선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언론이 지향하는 가치는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투명성. 독자는 뉴스에 대해 시시콜콜한 것까지 물을 수 있다. 독자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언론은 점점 뉴스 생산과정을 감출 이유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내일자 1면 톱뉴스나 단독-특종을 불과 몇 시간 이후까지 숨기기보다는 이 뉴스가 언제 어떻게 다뤄졌는지를 먼저 알리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시대다.

둘째, 책임성. 독자가 비난하는 내용을 우리가 책임감있게 다뤘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체로 우리의 부주의가 있었다면 즉시 사과해야 한다. 또 후속 보도와 대화를 통해 충분히 알려야 한다. 가령 어떤 기자가 독자의 공격을 참지 못하고 독자를 비난했다면 그것은 책임이라는 가치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 뉴스조직은 발언하는 독자를 적으로 둔갑시켜선 안 된다. 독자가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뉴스조직은 크고 작은 책임을 인정하고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미디어의 책임이다.

셋째, 다양성. 우리는 광범위한 목소리와 관점을 인정해야 한다. 기자들은 자신의 취재 보도 이후에 계속되는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할 것인지의 여부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그것에 귀기울여야 한다. 때로는 독자들이 훨씬 더 현명하고 솔직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기자는 중재자, 조정자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저널리즘의 고유한 원칙 혹은 매체의 관점-일정한 자존심을 지키는 것과 그들의 독자의 기대치는 항상 비슷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는 데서 시작한다. 먼저 진보언론의 독자들과 성실한 대화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독자와의 갈등은 중요한 '고객'과 연관된 것인 만큼 뉴스룸의 리더, CEO가 나서야 한다.

디지털•모바일 퍼스트처럼 속도나 형식 등 뉴스생산양식의 고민 못지않게 고객에 대한 보다 투명하고 구체적인 소통을 의미하는 ‘독자 퍼스트’를 서둘러야 한다. 독자 퍼스트란 독자를 친구와 동료, 파트너로 다루는 협업과 협력을 의미한다. 이미 '독자 최우선 전략'은 네트워크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카드로서 논의된지 오래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어나고 있는 진보언론과 독자들 사이의 갈등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첫째, 지난 십수년간 진보언론의 혁신이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제보 사이트를 열거나 인터넷방송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돈을 후원해달라는 읍소도 하였지만 말이다. 독자들에게 진보언론의 혁신이 무엇인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 

진보언론이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독자의 과잉감정도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이전에 진보언론은 그들의 혁신을 독자들에게 알리지 못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이번 문제는 진보언론이 그간 자신의 독자들에게 진정성이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간극이 벌어지면서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기자의 감정노출이 빚은 일시적인 사건으로 봐선 안 된다. 독자들이 진보언론의 혁신을 제대로 공감했던 적이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독자가 진보언론과 느슨하게 연결된 상태에서 기자들의 '결기'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 

둘째, 최근 논란이 된 소통 방식도 문제다. 소셜미디어처럼 개방적이고 유대감을 갖는 공간에서 기자가 독자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독자와 싸움을 거는 고약함은 문제다. 더 나아가 독자를 공격하고 가르치려고 하는 태도도 무례하다.

지금까지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에서 자신들이 지키고 확보해야 하는 독자들을 잃으려고 소통한다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 일단 논란이 커지자 진보언론은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안의 본질은 소셜미디어에서 기자의 대화방식과 태도를 규정한 근거가 없어서는 아니다. 우리에게 독자란 무엇이고 또 누구인지, 이들 독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와 방향이 없었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다. 

셋째, 진보언론은 다른 언론사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는 날선 비판을 주저없이 해왔다. 자사의 보도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 

요즘 일부 독자들의 항의는 "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변호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고 품격 있는 저널리즘을 해달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독자들이 이번 사안에서 관심을 갖고 제언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방식으로 독자들과 대화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호소력있게 다가서야 한다.

워싱턴포스트의 논설위원이 독자 댓글을 골라 답변하는 형식의 동영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고객을 우대하고 존중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독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언론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소통 더 나아가 네트워크에서 미디어의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첫째, 현대 독자들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거는 기대감이 아주 높다. 언론은 거기에 상응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령 독자가 문제제기를 하면 뉴스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독자의 합리적인 지적이라면 사과를 하고 정정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 가령 라이브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소통하는 등 독자의 이야기도 자주 들어야 한다 독자는 뉴스를 그저 읽고 퍼나르는 소비자가 아니라 뉴스를 함께 만드는 '협력자‘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참여자는 포털로 유입되는 독자를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독자대응의 대전제로 삼아야 한다.    

둘째, 언론은 소셜미디어의 독자가 네트워크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몇 년 전 시카고 트리뷴 편집자 게르 잉 커른 (Gerould Kern) 편집장은 "우리는 수만 명에 이르는 일련의 개인적 연결에 주목한다. 우리의 성공은 어떤 형태로든 트리뷴에 오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독자와 유대 강화를 위해 2012년 한 해만 공공정책 토론, 저자대화, 기자 세미나 등 100개 이상의 뉴스 이벤트를 개최했다. 독자의 생각과 능력을 알기 위해 함께 활동했다.

셋째, 소셜미디어에서 언론과 독자 사이의 소통은 정확하고 검증 가능하며 공정한 것일 때 의미가 있다. 가령 독자들은 언론의 오류를 지적하고 언론은 그것에 대한 판단을 내려 피드백하는 과정을 갖는다. 

이러한 투명한 과정은 신뢰를 쌓는 일이다. 신뢰는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독자는 저널리즘이 어떻게 작동하고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왜 이 사진을 채택했는지, 그리고 왜 이런 식의 보도가 이뤄졌는지 신속하고 명백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독자는 소셜에서 언론의 진지하고 투명한 노력에 감동할 준비가 돼 있다.

넷째, 언론은 소셜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 또는 잠재고객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 공동체의 청년 활동가들, 반짝이는 창업자들 그리고 우리를 들뜨게 하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셀럽과 철학자들을 불러모으고 함께 토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대선후보자 토론회에서 나왔던 군대 내 동성애자 이슈는 지금도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묻히고 있다.

다섯째, 소셜 미디어는 가정사와 같은 일상적인 주제, 최신 유행 등 트렌디한 주제를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과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채워지는 뉴스조직이 필요하다. 이것은 새로운 저널리즘 활동이다. 매체는 독자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주인공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여섯째, 최근의 갈등에서 우리가 배웠던 가장 중요한 점은 언론과 기자가 독자들과 대화를 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에 대해 관심을 갖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나야 한다. 대화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능숙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뉴스조직의 소셜미디어 활동 전반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조직 내 갑질문화, 연성뉴스(스낵커블 콘텐츠) 등 상업화와 선정주의, 댓글관리 등 허술한 소통체계가 지금까지 국내 언론의 소셜미디어 활동의 그늘이다. 

첫째, 소셜가이드라인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엄정한 규칙만 강조하면 미래지향적 활용은 억제된다. 효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컨대 진보언론은 소셜 소통의 잠재력을 키우는 적극성이 요구된다.

둘째, 소셜 활동의 구체적인 목표가 보다 구체적으로 공유돼야 한다. 트래픽, 브랜딩, 독자관계 관리 등 체계적인 방향이 필요하다.

특히 내부 구성원들은 항상 진지하게 고객을 응대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소셜미디어를 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공유한다. 이를 위해 인프라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국내 언론의 이 부문에서의 투자가 성의있게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셋째, 디지털•모바일 퍼스트라는 구호 넘어 자리잡은 '독자 퍼스트'의 의미를 가다듬어야 한다. 네트워크는 새로운 무대이다. 이곳에 참여하는 독자들과 공생의 파트너십이 요구된다.

독자 퍼스트는 "우리가 정성들여야 할 고객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 우리가 그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 우리와의 유대관계가 그들의 삶에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최상의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을 의미한다. 언론사 내부에 '디지털 리더십'의 정립이 수반돼야 한다.

진보언론과 독자들 간의 갈등과 마찰을 생산적인 에너지로 전환시켜야 한다. 뉴스 생산자인 전통매체가 커뮤니케이션 주도권을 잃는 사이 네트워크는 더 촘촘한 연대의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통매체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드라마틱한 아니면 이미 진부한 단정일까.

덧글. 이 글은 <더피알>, 이번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했던 <미디어오늘> 등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내용을 재정리했음을 거듭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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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없는 언론, 덕후 많은 유명인

Online_journalism 2016.09.19 00:19 Posted by 수레바퀴

류근 시인과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의 페북 계정. 류근 시인은 한 신문의 보도내용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선대인 소장은 한 방송의 출연정지 통보가 부당하다며 공론화했다. 유명인이 자신의 소셜계정을 지렛대 삼아 레거시 미디어의 일방 통행에 직접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들의 팬들은 즉각 그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레거시 미디어의 독자 충성도는 빈약한데 비해 유명인의 팬덤은 규모는 물론 내실도 성장한지 오래다.

유명인들이 언론(인)과 관계에서 겪은 일들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으로 공개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과거에는 (향후 언론관계를 고려해서) 보도내용 가운데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선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최근에는 법적 다툼은 물론이고 기자 또는 제작진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소상히 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양상이다. 

<상처적 체질>에 이어 얼마전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낸 류근 시인은 15일 페이스북에 한국일보 황아무개 기자의 기사를 링크하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왜 내 시집 기사 안 써줘요"란 제목의 이 기사에 '익명'으로 등장한 시인이 '나'라며 해명하고 나선 것.

평소 잘 아는 한국일보 다른 기자에게 안부 겸해 전화를 걸었다가 졸지에 '기사 청탁'을 한 '갑질 시인'이 됐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에서 류근 시인과 시는 '여성을 착취하는 메커니즘' 위에 똬리를 튼 채 "야만의 세계를 꼭 빼 닮은 야만의 시"를 생산하는 것으로 모질게 평가받았다. 

류근 시인은 이 기사를 "시에 대한 오독과 모독"이지만 "이해한다"고 받아들이면서도 시집 기사나 써 달라고 재촉하는 '쓰레기 시인'으로 둔갑시키고, 구체적 작품 인용도 없이 시집을 '여성혐오의 총알받이'로 만들어버린 '언론권력'에는 '양아치 폭력'이라며 토를 달았다.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도 없이 한 개인을 뭉개버렸다"는 것이다.

시인은 자신의 소셜 캐릭터처럼 "참 영광스런 노릇"이며 "눈물나게 고맙다"고 역설로 봉인했지만 쉽게 닫히지 않는 모양새다. 한 평론가는 류근 시인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했고, 소설가 이외수는 "평론가는 오줌을 누고 싶어 하는 개와 흡사하다"며 시인을 '응원'했다. 시인의 팬들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평소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온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18일 자신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KBS <아침마당>의 납득할 수 없는 출연 정지 통보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선대인 소장은 장문의 글에서 "프로그램이 정한 생존•탈락시스템은 어긴 채 담당 국장과 본부장이 전해 들은 의견을 내세워 중도하차를 결정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음에도) 시청자에게 사과는커녕 방송과정에서 저지른 잘못 때문에 출연을 정지시킨다는 안내 멘트를 방송에서 할 예정이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경위를 소상히 밝혔다. 

또 선 소장은 "이번 일은 언론의 공정성과 여론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는 문제이고, 공영방송의 가치에 의문을 갖게 하는 문제"로 규정하면서 '공론화'했다. 선 소장은 특히 "(KBS 제작진과 주고받은) 통화 녹취파일과 문자 내용 등이 있다"면서 앞으로 진실공방이 있을 경우 '공개' 의사까지 밝혔다.

선 소장과 KBS측의 갈등을 전한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KBS 담당 CP는 "프로그램에서 정해놓은 규칙에 따르지 않고 선 소장에게 ‘출연정지’ 통보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 소장의 방송 내용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제작진(국장·책임피디·담당피디)이 자체적으로 판단과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또 KBS측은 조만간 제작진의 공식 입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 소장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팬'들을 중심으로 '공영방송 신뢰추락' 논란이 가열되고 있고, 언론보도가 잇따라 파문이 확산될 조짐도 엿보인다. 

언론(인)과 유명인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 몇 가지 생각할 여지가 있다.  

첫째, 언론(인)과 유명 취재원(출연자)은 대등하다. 이제 취재원은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에 노출되는 것이 일정한 성공을 위해 최우선적인 목표도 아니고, 언론 역시 (대중성을 갖춘) 전문가 확보가 예전처럼 몹시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제 양측은 서로에게 전략적 파트너에 다름아니다. 더욱이 특정 사안이나 주제를 이끌어 가는 측면에서는 언론(인)의 역할이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흐름이다. 여행, 공연, 부동산, 금융 등 각종 이슈를 판단하는데 있어 레거시 미디어의 콘텐츠는 2순위가 되기도 한다. 언론은 여러모로 불순한 동기에 의해 보도한다는 비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둘째, 유명 취재원(출연자)은 네트워크에서 브랜딩-대중성, 저명성, 전문성 등을 쌓는 동안 팬들과 직접 접촉이 늘어나게 된다. 단지 공감버튼과 댓글로 그치지 않고 미팅, 토크쇼, 식사 등 대면 접촉이 빈번해진다.

반면 언론(인)은 혁신의 강도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당분간은 독자와의 직접 만남이 제한적이고 후차적인 과제로 머물러 있다. 독자는 댓글-게시판을 점령할 순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내)인사', '정책(논조)',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분명한 그룹은 아니라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셋째, 유명 취재원(출연자) 특히 전문가들은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일정하게 갖추고 있다. 이에 언론(인) 사이에도 이들을 확보하려는 다툼은 격화하고 있다. 현실에선 '우리 편'은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매체와 협력할 때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등질 때도 있어서다.

사실 미디어 시장에서 전문가를 둘러싸고 피할 수 없는 경쟁은 오래 전 시작됐다. 유명 필자, 스타는 지면 경쟁력과 프로그램 시청률을 견인하는 원동력 중 하나다. 심지어 페북 스타의 기사 공유는 클릭 순위를 주무른다. 언론(인)이 팬덤을 보유한 취재원(출연자)과 반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손해나는 일이다.

오늘날 유명인의 소셜계정은 언론은 물론 대중의 관심을 사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유명인과 척을 진 언론(인)을 보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유명인의 소셜계정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일은 매일 습관이 돼 있다. 유명인의 '호소'는 "정의에 가깝다"는 팬들이 많다. 언론(인)은 활동 역사만 한 세기니 "누가 뭐래도 믿는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앞으로도 각 분야 전문가 즉, 유명인들과 레거시 미디어 간 갈등은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안의 경중과는 별개로 유명인들이 자신의 소셜계정으로 대언론 비판에 활발히 나서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에서 확보한 두터운 팬층을 의식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류근 시인과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이 스스로 밝히면서 알려진 이 사건들은 대표적이다. 

'덕후'를 등에 업은 유명인 그리고 팬덤은 없지만 '관록'의 전통매체 사이에 벌어지는 팽팽한 대결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경기장은 점점 기운다. 네트워크 참여자들과 상호교류와 공감이 없는 레거시 미디어의 연전연패다. 오죽하면 현존하는 혁신의 최종 목표가 타깃 독자 확보이겠는가.

선대인 소장은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KBS 아침마당 시청자게시판에까지 찾아가 항의의 글을 올려주신 덕분"이라며 감사의 글을 올렸다. KBS가 해당 프로그램에서 (선 소장은 100% 만족하지는 않지만) 공식적인 안내 멘트를 내보낸 데 따른 것이다. 선 소장은 "(자신의 출연정지는) '진짜 시청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태"인 만큼 "(바로 잡는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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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법감정`은 흉악범죄일수록 피의자 신상공개가 당연하다는 쪽이다. 하지만 피의자 신상공개의 부작용이 만만찮다는 점에서 언론, 시민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난 5월 ‘안산 대부도 토막시신 살인사건’의 피의자 조성호(30) 씨의 신상은 경찰이 공개하기도 전에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으로 알려져 ‘흉악범의 신상 공개’ 논란을 다시 일으켰다. 경찰은 조 씨를 긴급 체포한 뒤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범행 수법의 잔혹성 등을 근거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얼굴, 성명, 나이를 공개했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수사본부장인 안산단원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통해 “범행수법이 잔혹한 데다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된 점”에서 신상정보 공개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이후 2010년 4월에 신설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강법’)1) 제8조의2에 근거하여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피의자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피의자가 구속되기 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려고 피의자가 단원경찰서를 나설 때 피의자의 얼굴이 노출됐다. 경찰이 마스크를 씌우지 않아서였다2.) 현행 특강법 제8조의2는 피의자의 얼굴 공개 요건으로 △ 잔인하고 중대한 특정강력범죄일 것, △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것, △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닐 것 등을 정하고 있다. 또 동법 제8조의 2 제2항은 피의자의 얼굴 등을 공개하더라도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고 남용해선 안 된다고 돼 있다.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상공개 기준 오락가락

문제는 사건에 따라서 다른 결정이 내려진다는 점이다. 2015년 1월 자신의 부인과 두 딸을 살해한 ‘서초구 세 모녀 살해사건’, 지난 1월 자녀를 상습적으로 폭행하다 살해 후 사체를 토막내 냉동실에 보관한 ‘부천 초등학생 아들 시신 훼손 사건’, 3년 전인 2013년 전처의 자식을 학대하다 죽이고 암매장한 ‘평택 아동 살해 암매장 사건(일명 원영이 사건)’의 경우에는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다.3)

이 사건들의 경우 남겨진 피해자 가족과 지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처음부터 피의자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 특강법에 의한 피의자 ‘신상에 관한 정보’ 공개는 모든 사례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수사기관의 판단 즉, 재량권에 속한다. 조성호 씨의 경우, 피의자 신상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던 다른 사건들에 비해 신속히 공개돼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신상 공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시행된 여론조사는 피의자 인권에 대한 대중의 눈높이가 피의자 인권보다는 ‘알 권리’에 있음을 보여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5월초 전국 19세 이상 성인 536명을 대상으로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에 대해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4.2%포인트)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87.4%가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에 찬성을 한 반면 반대 응답자는 고작 8.9%에 그쳤다.

네티즌들의 ‘신상털기’는 이와 같은 군중심리에 기댄 채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범죄 피의자나 피해자의 거주지, 학교 그리고 지인의 신상 정보까지 인터넷에 퍼 나르는 등 공격성을 띤지 오래다. 피의자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찾아내 공유하며 ‘피의자의 인격권은 존재할 수 없다’는 ‘집단적 타성’마저 드러내고 있다.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상 공개 기준의 모호함, ‘검사와 사법 경찰관이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재량권의 느슨한 공백 탓이다.

‘안산 대부도 토막시신 살인사건’은 피의자의 페이스북 계정이 가장 먼저 노출됐다. 네티즌들은 피의자가 올린 사진과 범행 이후 작성한 메시지 등을 온라인으로 퍼뜨렸고 과거 직업이나 지인들의 정보도 알아냈다. 여자친구를 추적하는 시도도 잇달았다. 2011년 고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 때도 네티즌들은 피의자의 신상을 찾아내 전파했다. 피의자의 사진은 물론 가족사항, 학교 정보까지 고스란히 공개돼 가족은 물론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과 단체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피의자로 오인해 엉뚱한 사람의 정보를 공개한 네티즌은 기소됐다.

네티즌 마녀사냥 기댄 언론의 ‘여론재판’ 반복

언론의 범죄보도는 일반적으로 범죄 내용을 상세히 묘사하거나 자극적인 용어, 끔찍한 사진 및 영상으로 구성된다. 또 흉악범죄 이면의 사회적 배경을 진단하거나 유사범죄의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보도 이전에 피의자는 물론 피해자의 주변 정보까지 드러내는 가십성 보도가 주종을 이룬다.

이러한 범죄보도는 시기적으로 수사에서 공소제기 이전의 단계, 즉 확정판결 이전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고, 보도 내용도 대부분 수사기관의 보도자료 등을 토대로 작성해 수사기관의 관점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결과 피의자를 범인으로 단정하는 소위 ‘범인화 보도’가 대부분이다. 특히 ‘네티즌 수사대’가 파헤친 피의자의 신상 정보는 언론들에 의해 그대로 보도된다. 피의자의 사생활을 논란으로 다루고 인격적 비난에 동조함으로써 공판 시작 전에 이미 언론재판(Media Trial)을 해버리는 것이다. 4)

2015년 10월 발생한 ‘용인 캣맘(cat mom) 사망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도 용인시 한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 집을 짓던 50대 여성이 초등학생이 던진 벽돌에 맞아 사망했다. 사건발생 후 용의자가 밝혀지기까지 1주일 동안 인터넷에서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성(일명 캣맘)’을 향한 혐오범죄라는 주장이 난무했다. 대다수 언론은 이 사건을 ‘캣맘 vs 캣맘 혐오자’의 구도로 다뤘다. 캣맘 혐오와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언론은 사건 발생 초기 인터넷에서 촉발된 증오 범죄 의혹 논란에 대해 사실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성폭행 사건보도의 경우에는 사건의 본질과 거리가 먼 이목끌기식 표현들이 난무한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5월 전남 신안군 섬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을 보도하면서 “만취한 20대 여교사 몸속 3명의 정액…학부형이 집단강간”이란 헤드라인을 뽑았다. 이에 해당 언론사 사옥과 언론중재위원회 앞에서 해당 보도를 규탄하는 1인 시위가 벌어졌다.5)

흉악범죄라는 1차 피해 이후 피의자와 피해자 가족, 기업, 학교는 물론 지역공동체 등이 겪는 2차적인 피해가 계속 이어지자 경찰은 최근 신상공개 매뉴얼을 만들었다. 문제는 대중의 공분을 메울만한 사회적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네티즌들이 피의자 신상을 터는 행태가 일상화되고 ‘통제 불능’이 된 것도 언론이 알 권리 차원을 벗어나 대중의 격분과 호기심을 부추긴 측면이 크다.

상업적 범죄보도 주원인은 독점적 시장 경쟁질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행태가 만연하게 된 것은 첫째, 속보경쟁이 치열한 인터넷 뉴스 시장의 속성 때문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매달리는 언론사 디지털 뉴스 생산 조직은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흉악범죄 관련 키워드가 단골 검색어로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사실관계 확인이나 윤리적 고려는 일종의 사치에 불과해진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구보고서6)에 따르면 스마트폰, PC, 태블릿처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기기로 뉴스 속보를 접한 비율이 응답자의 60%에 달했다.

모바일이 주도하는 뉴스 이용 환경에서 언론사가 우선 발생 이슈에 대한 대응 속도에 초점을 두는 건 당연한 선택인 셈이다.

둘째, 언론사가 네티즌들의 피의자 신상 털기 내용을 받아쓰거나 앞다퉈 피의자의 사생활을 보도하는 데에는 먼저 쓰는 것 못지않게 이슈를 선점하지 않으면 뉴스 조회수 경쟁에서 밀린다는 시장논리가 깔려 있다. 화제성 제목과 사진 등을 쓰지 않으면 포털주도 뉴스 시장 구조에서는 영향력을 확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 여론집중도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여론 집중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인터넷 사이트 이용 점유율(실제 뉴스 이용 지점 기준)은 네이버(55.4%), 다음(현 카카오, 22.4%) 등 양대 포털이 80%에 이른다. 반면, 언론사 사이트의 이용 점유율은 평균 1%대에 머물렀다. 포털을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절대적인 만큼 언론사는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이슈를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셋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인터넷신문과 인터넷뉴스서비스 운영 및 법규 준수 실태점검’ 결과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등록한 인터넷신문은 5,877개나 된다. 종편을 비롯한 방송사, 신문, 잡지 등 기존 언론사들 역시 포털사이트라는 생태계가 없으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이 시장에서는 품을 들이는 정통 뉴스는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예를 들면 1분 20초짜리 뉴스 리포트보다 예능이나 토크쇼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말 한마디가 육하원칙의 뉴스를 압도힌다. 또 SNS에서는 개성을 내세운 큐레이션 서비스가 언론사의 정통 뉴스보다 관심을 얻는다. 뉴스의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언론사는 탐사보도(Long-form journalism)나 사실검증(Fact Checker) 대신 인터넷 상에 떠도는 가십과 루머를 짜깁기하는 효율을 추구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도 내용에 대한 검증, 전문성 제고 미흡

넷째, 인터넷에서 퀄리티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언론사 내부의 디지털 뉴스 조직이 여전히 시장 변화에 걸맞는 비중과 위상을 갖추지 못해서다. 디지털 뉴스 이용 시간이 전통적인 미디어보다 앞서는 현실에도 신문 지면이나 TV 뉴스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예고도 없이 시시각각 발생하는 범죄보도는 대체로 연차가 낮은 기자들의 몫이 된다. 범죄보도 검증이나 평가도 시의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사건의 맥락과 세밀한 배경을 차분히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비슷한 속보뉴스, 수사기관 의존형 취재가 계속되는 구조이다. 힘들고 어려운 취재 영역인 범죄보도에는 전문 기자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을 연쇄 납치해 살인한 ‘강호순 사건’, 2012년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일명 고종석 사건)’ 등 그동안 범죄보도와 관련해 물의를 빚을 때마다 언론사와 언론 단체는 ‘신문윤리실천요강’7), ‘취재 보도 가이드라인’ 등 자율적인 기준을 강조하며 ‘자정’ 의지를 내비쳐왔다. 

범죄보도를 할 때에는 범죄 사건과 범죄 관련자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특히 해당 범죄와 관련이 없는 가족이나 친인척의 이름과 초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범죄보도 이해 당사자의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할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 종사자들이 직업윤리강령상의 규정들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이다.8)

인격권 존중 원칙 담은 언론계 윤리강령

1957년 4월 7일 제정된 신문윤리강령 및 신문윤리실천요강은 1996년, 2009년에 이어 올해 4월까지 총 세 차례 개정됐다. 이를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또 한국기자협회는 2004년 한국자살예방협회와 공동으로 제정한 자살보도윤리강령, 2011년 국가인권위원회와 공동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에 이어 2012년 성폭력 범죄보도 세부권고 기준을 마련했다.

신문윤리강령은 언론의 자유, 언론의 책임, 언론의 독립, 보도와 평론, 개인의 명예 존중과 사생활 보호, 반론권 존중과 매체접근의 기회제공, 언론인의 품위 등 모두 7개 조항으로 구성된다. “우리 언론인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는 선언적인 인격권 보호 내용은 제5조 ‘개인의 명예존중과 사생활 보호’9)에 기술돼 있다.

또 총 16개 조항인 신문윤리실천요강은 제3조 보도준칙 제4항 ‘선정보도의 금지’, 제8항 ‘피의사실의 보도’에서 각각 “기자는 성범죄, 폭력 등 기타 위법적이거나 비윤리적 행위를 보도할 때 음란하거나 잔인한 내용을 포함하는 등 선정적으로 보도해서는 안 되며 또한 저속하게 표현해서는 안 된다”, “경찰 및 검찰 등 수사기관이 제공하는 피의사실은 진실여부를 확인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피고인 또는 피의자 측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등의 기본적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헌법 제27조 무죄추정원칙에 근거해 피의자 및 피고인 인권 존중 그리고 범죄에 연루된 정신이상자와 박약자, 피해자 및 무관한 가족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신원을 밝힐 수 없도록 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7조 ‘범죄보도와 인권존중’은 형사피의자 및 피고인의 명예존중, 성범죄와 무관한 가족보호, 피의자 및 참고인 촬영 신중 등 범죄보도 시 가다듬어야 할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피의자와 피고인에게도 경칭을 쓰도록 주문한다.10)

전문, 총강, 9개 분야별 요강으로 구성된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은 장애인, 이주민(외국인), 노인, 성적 소수자, 어린이와 청소년, 북한(이탈)주민 등의 인권보호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제2장 ‘인격권’은 “개인의 인격권(명예, 프라이버시권, 초상권, 음성권, 성명권)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을것”을 전제하면서 “범죄보도 시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및 피해자, 제보자, 고소·고발인의 얼굴, 성명 등 신상 정보는 원칙적으로 밝히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성범죄 보도준칙은 2차 피해 예방에 초점

한국기자협회의 ‘성폭력 범죄보도 세부권고 기준’ 실천요강은 “피해자 및 가족은 물론 성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도 관련 법률에 의해 공식적으로 공개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인격권 보호 의지를 담고 있다.11)

대다수 언론사는 언론자유, 취재 및 보도윤리, 직업윤리 등을 골자로 하는 내부 보도준칙(윤리강령)을 제정하거나 ‘신문윤리강령’, ‘한국기자협회 윤리 강령’ 등 언론단체의 것을 준용하고 있다. 일부 언론사는 ‘기자준칙’과 윤리강령의 세부지침인 ‘운영지침’ 등을 갖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 보도, 흉악범죄 관련 보도로 인한 2차 피해가 잇따르자 내부 가이드라인을 손질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2012년 10월 성범죄 보도에서의 선정주의 폐해를 줄이고 아동이나 가족 등 피해자 보호, 성범죄 예방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성범죄 보도준칙’을 제정했다. 한겨레는 2010년 1월 시민의 알 권리 및 피의자 인권 보장을 주 내용으로 하는 ‘범죄수사 및 재판 관련 취재 보도 시행 세칙’을 만들었다.12) 세칙에 따르면 “피의자 신원은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되 고위공직자나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 사회적 관심이 큰 범죄 사건의 경우 실명이나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13.)

그러나 최근에도 언론의 인격권 보호 지침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보 파문으로 치달은 2012년 ‘고종석 사건’이 대표적이다. 조선일보는 나주 성폭행 피의자의 체포 사실을 보도하며 피의자가 아닌 일반인의 사진을 1면에 잘못 게재하여 정정보도를 했다. “좀 더 철저히 확인하지 못해 피해를 본 분과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피해를 입은 분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언론사별 성폭행 사건 보도준칙을 만들자는 ‘자성론’을 낳았던 이 사건 이후에도 범죄보도에서 인격권 침해는 반복됐다. 언론단체와 언론사가 정한 윤리강령이 구체적이지 않은 점도 거든다. 또 언론단체나 언론사가 마련한 자율 규정은 문자 그대로 자율적인 ‘권고 사항’에 불과해 이를 위반했을 경우 별도의 제재 수단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계 일각은 논란이 있는 범죄보도마저 '언론의 습성'으로 치부하는 조짐도 보인다. 

범죄보도 교육, 보도준칙 세부내용 강화해야

특히 일선 취재기자들은 성폭력보도나 범죄보도 관련 규정의 존재 여부를 모르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기사작성을 위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저질러지는 취재방법의 비윤리성, 익명취재원의 이용행태, 언론사 간 표절, 인터뷰나 인용부호 사용 의존 등의 문제를 보도 기법과 기자의 역량으로 한정하여 기자 개인이 방어해야 하는 대상으로 간주한다. 즉, 직업적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셈이다.14)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첫째, 언론사와 기자들이 특히 범죄보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의 숙지가 중요하다.15) 명예훼손, 사생활과 비밀의 자유 등 타인의 인격권16)을 침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법행위인 만큼 알 권리와 국민 정서, 범죄 예방을 근거로 피의자 신상공개를 합리화할 수 없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17) 대법원은 1998년 “범죄혐의자 보도가 반드시 범죄보도와 같은 공공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둘째, 법률에 대한 무지, 인식의 부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언론보도와 관련한 교육 또는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언론윤리 교육프로그램은 상설화되어야 한다. 성폭력보도를 비롯한 범죄보도를 다루는 일선 평기자는 물론 데스크, 편집·보도국장 등 간부진도 예외 없이 이수케 해 인권보도의 중요성을 짚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18)

셋째, 사전에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제거하는 보도준칙의 강화가 필요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의 경우, 속보경쟁을 지양하는 등 범죄보도에 신중을 기하는 취재 문화가 정착돼 있다. 이들 언론사는 일반적으로 범죄보도 시 피의자 실명을 공개하고 있지만 그 대신 피의자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고 있다. 영국 언론계는 2005년 6월 ‘실무강령’을 공동 제정하여 피해자의 개인정보 공개를 제한하고 있다.19)

범죄자 인격권 논의의 다양성, 확장성 필요

넷째, 경찰 수사단계에서의 정보공개 기준 마련, 「범죄피해자보호법」20) 강화를 비롯한 관련 법령에 자세한 처벌기준을 추가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영국의 경우 피의자 자백 사실을 보도하거나 ‘엄벌해야 한다’는 식의 ‘단죄를 요구하는 의견(사설)’은 피의자가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법정 모독죄’에 해당한다.

다섯째, 더 나아가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언론보도와 인격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해 상시 점검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최근 한 미디어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윤리백서를 만들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다루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언론사의 데이터를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1)

논란을 일으키는 범죄보도는 단지 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린다. 언론사의 윤리적인 일탈행위는 대중의 대 언론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법적 책임보다 훨씬 심각하고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22) 범죄보도에서 인격권 존중 원칙이야말로 언론사의 이익을 보호하는 일로 다뤄져야 할 때이다. 

범죄보도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이유로 범죄 피의자 그리고 피해자의 인격적 권리 침해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23) 범죄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초상권·성명권·사생활 침해는 물론 형사절차의 공정성 침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당장에는 언론사의 자율규제 내용을 정비해 실효성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흉악 범죄자의 양형을 비롯 수사 과정 전반의 법제도24)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네티즌들이 범죄 피의자를 상대로 ‘마녀사냥’을 되풀이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수사과정과 범죄자에 대한 양형 기준에 적지 않은 불만을 갖고 있음을 반증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솜방망이 처벌과 흉악 범죄자의 높은 재범률 사이에 인과관계를 밀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지금까지 범죄자 인격권 침해의 사회적 공방은 옐로우 저널리즘과 인터넷 하위 문화에 한정된 측면이 있다. 앞으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양 공동체, 경쟁과 여가의 질 등 다각적인 연구가 꾸준히 전개돼야 한다. 알 권리와 인권이라는 수레의 양 바퀴는 공동체의 성숙한 합의라는 길 위에 놓여야 하기 때문이다.

(주석)

1) 2005년 10월 경찰청 훈령으로 정한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에 따르면 피의자의 신원 또는 신분을 추정할 수 있는 장면을 촬영해선 안 된다. 이 같은 이유로 흉악범들의 얼굴은 대부분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가려졌다. 그러나 2009년 부녀자를 연쇄살인한 강호순에 대한 신상공개 여론이 거세게 일자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일명 특강법이 개정됐다. 특강법이 정한 4개 기준에 따라 경찰은 흉악범의 얼굴, 성명, 나이 등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게 됐다.

2) 1990년대까지는 범죄사건 보도 시 피의자 얼굴을 공개하는 추세였으나, 2004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당시 청소년 피의자의 인권보호 문제로 피의자 얼굴을 가리고 수갑을 찬 모습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2005년 6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수갑 찬 피의자의 인권과 사생활 보호’를 경찰에 권고했고, 경찰도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에 피의자 신분 노출 금지 규정을 마련했다. 이후 올해 6월 경찰청은 사체를 훼손하거나 토막 내는 등 잔인성이 있는지, 사망 등 큰 피해가 발생했는지,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는지, 범죄 예방 등 국민의 알 권리에 부합하는지 등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각 지방 경찰청에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할지 결정한다. 공개 시기는 구속영장 발부 이후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이미 실명이 공개된 피의자의 경우 증거를 확보했다면 구속영장발 부 전이라도 예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다.

3) ‘원영이 사건’은 사망한 피해자의 나이가 어리고 계모와 친부의 상습적 학대에 따른 결과라는 사실로 사회적인 충격이 컸지만 경찰은 아동 대상 범죄의 특성을 내세워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언론도 피해자 원영군의 누나를 보호하기 위해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네티즌들은 친부와 계모 사진을 SNS에 유포했다.

4) 『프레시안』, 2014. 5. 12. 정한중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범죄보도에 무방비로 노출된 법관, 그 해법은?”(검색일: 2016. 6. 16.)

5) 헤럴드경제는 사회적 파문이 확대되자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자사 웹사이트에 “피해자의 인권 등을 고려하지 못한 선정적이고 저급한 제목을 달아 사건 관련 피해자들은 물론 국민들을 불쾌하게, 또 분노케 만들었다.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측은 “기자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성폭력 및 성차별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심어 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 김영주·정재민, 2014, 『소셜 뉴스 유통 플랫폼 : SNS와 뉴스 소비』(한국언론진흥재단).

7) 1957년 4월 7일 제1회 신문의 날을 기념하면서 전국 신문·통신사 편집인들이 처음으로 ‘신문윤리강령’을 채택하였다. 이 강령은 언론의 ① 자유, ② 책임, ③ 보도와 논평의 태도, ④ 독립성, ⑤ 타인의 명예와 자유, ⑥ 품격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 뒤 이 강령은 한국신문협회·한국통신협회·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기간(基幹)단체가 추가 채택하였고, 1961년에는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제정하여 위의 기간단체들이 채택하였다.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을 준수하기 위해서 언론계는 1961년 9월 12일 한국신문윤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자율심의와 제소사건을 다루고 있다.

8) 이승선·김연식, 2008, “범죄보도로 인한 인격권의 침해와 문제점”, 『사회과학연구』 vol.19. No.3(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9)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6.사생활 보호 “우리는 개인의 명예를 해치는 사실무근한 정보를 보도하지 않으며, 보도대상의 사생활을 보호한다.” 

10) 헌법 외에도 법적 측면에서 범죄 피의자의 인격권은 확정 판결 이후에도 일정 부분 보장된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는 보도로 인해 인격권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경찰청 훈령 제461호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직무규칙」에도 공개 수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범죄 피의자의 초상권 침해를 금지하고 있다.

11) 인터넷신문윤리강령,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기자윤리강령, 한국전문신문협회 신문윤리실천요강 등에는 ‘피의자’에 대한 기술은 없고, 무죄추정원칙을 따르되 공공의 이익과 타인의 명예와 자유를 보호하여야한다는 선언적 내용만 포함되어 있다. 전통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의자 인격권 보호 장치는 취약한것으로 보인다.     

12) 『한겨레』는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이후 ‘언론 책임론’의 연장선상에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했다.

13) 『한겨레』는 2009년 ‘강호순 사건’ 당시 “흉악범이라 할지라도 공인이 아닌 이상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는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 그리고 신상 공개는 수사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인권적·형사법적 측면을 두루 고려했다”는 보도 원칙을 지면에 공개했다.

14) 남재일, 2006, 『한국언론 윤리 현황과 과제』 (한국언론진흥재단).

15) 김종호, 2014, “언론보도 2차 피해소송, 판결의 의미 및 언론보도의 개선방안 -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언론보도 2차 피해,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종석 사건 2차 피해소송 판결의 의미> 토론회.

16) 인격권은 명예권, 성명권, 초상권 등 권리의 주체와 분리할 수 없는 인격적 이익을 내용으로 한다. 생명·정조·신용 등에도 성립한다. 민주사회에서 개인의 존엄을 보장하는 중요한 가치이다.         

17) 『미디어오늘』, 2012. 9. 5. 정철운, “언론의 흉악범죄자 신상 털기, 법적 근거 없어 - ‘언론도 가해했다, 나주 현장’ 긴급 토론회”, (검색일 : 2016. 6. 16.). “알 권리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 기본권은 국가에 대한 방어권의 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알 권리를 주장하려면 그 상대가 국가와 같은 공권력이 돼야 한다. 범죄자와 같은 사인(私人)에게는 국민들이 알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또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다고 공적 인물로 판단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18) 『시사IN』, 2014. 4. 21. 송지혜, “그날, 언론이 흉기가 되었다”, (검색일: 2016. 6. 16.)

19) 류병관, 2010, “언론의 범죄보도에 있어 범죄피해자의 프라이버시권보호에 관한 연구”, 『피해자학연구』 (한국피해자학회) 제18권 제1호.

20) 현행법상 피해자의 프라이버시권 보호를 위한 법률 규정은 「범죄피해자보호법」,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있다.    

21) 『더피알』, 2016. 6. 7. “‘헤럴드 사과’ 낳은 옐로저널리즘의 유혹”, (검색일: 2016. 6. 16.)

22) 김경호, 2004, “범죄보도로 인한 초상권과 기타 인격권의 침해에 관한 연구 : 언론과 경찰의 책임을 중심으로”, 『언론과 사회』 12권 2호.

23) 앞의 김경호(2004) 참조.

24) 앞의 이승선·김연식(2008) 참조.

덧글. 이 포스트는 원고작성 시점이 5월 중순입니다. 언론중재위원회 저널 <언론중재> 여름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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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의 부상으로 전통매체 기자들의 취재업무도 변하고 있다. 짜여진 시간과 규칙에 얽매이는 데서 독자와 직접 소통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다며 여전히 외면한다. 조직적, 체계적으로 수렴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뉴미디어의 진화에 따른 정보 소비의 다양성, 언론사 간 경쟁 양상의 다변화, 언론사와 새로운 미디어 간 경쟁 확대는 전통 매체와 기자들을 '위기'의 일상화로 몰아넣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위세에 떠밀리다가 모바일을 맞은 전통 매체 기자는 업무량의 폭증, 복잡한 업무 지침들에 연일 시달리는 상태이다. 언론시장의 침체로 취재와는 직접 연관성이 없는 다른 성격의 업무도 확연히 늘었다. 여기엔 마케팅이나 전략 업무도 포함된다. 


또 기술적이고 분석적인 업무도 부상했다. 시장을 다면적으로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활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새로운 업무는 취재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실시간성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동 중이거나 외부에서 정보 수집과 기록 등 취재업무가 보편화하고 있다. 또 정보 보고는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추세이다.

  

이를 위해 스포트웨어는 아주 중요하다.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서도 취재 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플랫폼 구축은 대표적이다. 가령 스마트폰으로 기사 송고가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기사 생산과 유통을 위해 기자와 모바일은 더 이상 낯선 조합이 아니다. 사용성이 높은 입력 장치와 짝을 이루면 악조건에서도 업무가 가능하다. 


둘째, 멀티미디어 콘텐츠 생산 업무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 보도는 텍스트를 주로 다루는 신문기자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 취재 기자에게 캠코더를 지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종이신문 내부에서도 중요한 보도 형식으로 다뤄지고 있다. 최근 주요 신문사에서 선보인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에 앞서 비교적 양호한 사진과 영상 화질을 보장하는 고사양 스마트폰 등장은 멀티미디어 보도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과 비디오는 사진부나 영상부서 담당 기자의 손을 거치지 않은 채 취재기자가 직접 생산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업무 구분이 없어지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일부 신문사의 기사 입력기(CMS)는 사진과 비디오를 삽입, 편집하는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사진, 비디오 등은 텍스트보다 메시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콘텐츠 완성도의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 


셋째, 기사 생산자로서가 아니라 독자와 접점을 강화하는 전략가적, 기획자적 업무도 부상했다. 독자나 시장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적합한 콘텐츠 생산을 끌어내는 역량이다. 


이를 위해 먼저 독자와 시장의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업무가 주목받고 있다. 기사에 대한 독자 반응이나 평가, 제휴 의사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또한 이 내용을 구성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파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저널리즘 측면에서는 취재시 확보한 다양한 소스들을 사장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취재 뒷얘기'를 프리미엄 콘텐츠로 제공하거나 시장에서 한류가 뜬다면 엔터테인먼트 취재 강화로 연결한다. 이때 간부나 동료를 설득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업무는 민감한 부분이다.  


넷째, 기사 생산의 측면에서 일어나는 궁극적인 변화는 뉴스룸의 재조직화이다. '사각 시간대'가 없는 기사 생산과 유통을 주도하는'24/7 뉴스룸' 모델은 대표적이다.


이는 오프라인 및 온라인 뉴스룸 통합 형태로 나타나며 새로운 부서와 역할이 등장한다. 온라인 속보 파트나 오프라인과 업무를 중재하는 역할은 일반적이다. 또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유통 지원 업무도 증가한다.  


특히 '24/7 뉴스룸'에서 데스크는 뉴미디어 이해도를 갖춰야 한다. 편집기자의 경우는 온라인에 맞는 제목이나 멀티미디어 감각이 요구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는 조정자로서의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통합뉴스룸은 신문기자의 온라인 기사 생산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흐른다. 원래는 각 부문의 기자들이 분담하는 형태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신문기자도 일정량의 온라인 기사 생산을 챙겨야 한다. 조직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업무 시간은 새롭게 배분된다. 예를 들면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업무는 중요하게 등장한다. 특히 독자 의견을 수렴하는 소셜네트워크 관련 업무나 온라인으로 기사를 배포하는 업무는 철저히 독자의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재편된다.   


반면 비효율적인 심야근무는 사라진다. 온라인 기사 서비스가 종이신문 보도의 구조적 결함 즉, 마감시간 한계를 보완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종이신문 기사는 심층성이 강화되는 등 그 성격이 변화한다.  


결과적으로 통합뉴스룸은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것까지 아우르지 못한 상태이지만 취재 과정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특성을 이해하는 조건을 갖는다. 여전히 취재 현장에서 갈등이 번지고 있지만 '디지털 퍼스트'란 공감대는 어느 정도 마련되고 있다.   


전통 매체의 기사 생산과 유통 과정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플랫폼의 특징에 따라 조정되면서 기사 가치도 새롭게 조명받는다. 과거에는 특종이 어떤 특정한 신문사나 잡지사에서만 보도한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요즘 특종은 단순히 빨리,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이나 사실을 확인하는 것-심지어 그 과정 자체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선 여러 매체의 짜깁기나 베끼기에 의해 특종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도 문제다. 


이 과정에서 기자의 집요한 노력 등 개성을 드러내는 역할이 부상한다. 또 기자는 자신이 보도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담도 갖게 된다.


더구나 기자가 만든 기사에 의해 논쟁에 휘말릴 때가 많다. 독자들은 기자와 직접 소통하기를 원하고 기자가 알고 있는 지식과 식견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어서다.


자신만이 알고 있던 취재원들은 소셜네트워크에서 모두의 친구가 되고 있는 등 우위에 선 정보 독점도 무너지는 환경이다. 출입처 문화나 순환하는 취재 부서 같은 오랜 관행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1~2년 출입처로 축적하는 짧은 지식으로선 독자의 질문과 비판을 견디기 어렵다. 이에 따라 뉴스 조직 내에서도 전문성을 갖기 위해 한 우물을 파려는 기자들이 늘었다.


'전문기자'도 그 연장선상에서 진화하고 있다. 오히려 블로깅처럼 온라인 활동에 초점을 두는 기자도 등장했다. 소속 매체의 보호 속에서, 출입처의 우산 아래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인정받는 기자가 오늘날의 전문기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독자에게 저명성을 획득한 기자가 진정한 스타기자이다. 스타기자는 대체로 독자와 직접 소통하며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참여와 협력, 개방과 공유라는 저널리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껴안은 것이다.


독자들과 네트워크를 가진 기자는 뉴스룸의 경쟁력이 된다. 즉, 참여적이고 열정적인 독자들과 기자의 결속력이야말로 큰 영향력을 만든다. 세계적인 신문사들이 독자들과 접점을 유지, 확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강화하는 이유다.


국내 일부 신문사는 기자의 온라인 활동을 인사 고과에 반영하거나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했다. 다만 인터넷에서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준비되지 않은 기자들에겐 고역이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다면 새로운 역할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뻗치기'를 하거나 날밤을 새는 취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서 정보는 책상에 앉아 인터넷으로 수집된다. 몸을 혹사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 엔진이나 소셜미디어 활용처럼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접목하는 역량이 취재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렇게 업무 속도는 점점 빨라졌지만 시장 경쟁 환경은 기자들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는 기자가 먼저 도착하지 않는다. 시민이 앞서서 전하고 있다"는 말처럼 온라인에서 독자도 경쟁자가 됐다.  


뉴스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독자가 관여하는 스토리는 이미 소셜네트워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독자의 스토리는 전통 매체 뉴스 생산량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신선한 반응을 얻는다. 결국 독자와 협력하는 업무가 대두한다.  


뉴스 생산만 하는 기자가 아니라 기사를 매개로 독자와 소통하는 휴머니스트가 되는 것은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을 수렴한 조치다.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이란 전통 매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완성품으로서가 아니라 독자와 의견을 나누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목하는 저널리즘을 의미한다.


이러한 협력 저널리즘의 배경에서는 콘텐츠 유통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다. 정해 놓은 업무시간 순서가 아니라 기사 출고 시간에 대한 탄력적 접근은 대표적이다. 


출근 또는 퇴근 시간 심지어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에 임박해서 온라인 보도를 설정하는 식이다. 온라인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다. 이는 종이신문 발행시점과 무관하게 이뤄질 때도 있다. 이를 위해 기자들은 온라인 시장의 지표를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오늘날 전통 매체 기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취재 현장을 지키는 기록자,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기술과 소통역량을 발휘하는 능동적·창조적 업무이다. 마케터, 디지털스토리텔러, 커뮤니티 빌더(builder), 소셜 전문가라는 새로운 역할은 오늘날 전통매체 기자들의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시할 수 있고, 시장에서 지불의사를 가질만한 상품성 있는 데이터를 발굴해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며,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독자들과 교류하고, 독자 및 지역사회와 접점을 만드는 일이다.


전통매체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 왔지만 기자들이 온라인을 다루는 태도와 수준은 여전히 짜임새가 있는 편은 아니다. 뉴스조직은 부분적으로 기자 업무와 조직, 역할들을 개편했지만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휩쓸고 간 매체 환경의 진보에 비하면 크게 미흡했다. 아직도 많은 기자들은 온라인을 멀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미 미래는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소수이긴 하지만 기자들은 독자들과 직접 만나고 콘텐츠 실험에 나서고 있다. 뉴스조직이 열정과 독창성을 가진 기자들의 분투를 업무 시스템으로 수렴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동승하는 마지막 기회는 잃게 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신문과 방송>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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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에 대해서

TV 2014.04.21 17:47 Posted by 수레바퀴


시사연속극 형태의 스토리텔링으로 사건의 이면을 쫓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 김재원-박연경 두 진행자의 호소력 있는 진행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리얼 스토리 눈>은 하루에 수도 없이 일어나는 사건, 사고와 우리 사회의 각종 현상들의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봅니다. 다양한 시선과 관점을 시사연속극 개념이란 신개념 스토리텔링으로 풀어 내는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Q. <리얼 스토리 눈>을 어떻게 보고 계시며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 사고와 현상들의 이면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데요. 당사자들의 속내까지 살펴봄으로써 보다 진실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하고요. 


시사프로그램으로서 갖춰야 할 치밀한 사실 접근과 호소력있는 메시지 전달이 눈에 띕니다. 특히 생동감 있는 연출로 마치 추리물을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도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스토리가 우리에게는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게 하는 기회도 제공합니다.

 

Q. <리얼 스토리 눈>에서 최근 방송 중 가장 돋보였던 아이템이나 취재 내용에 대해서는?


사교육의 폐해를 다룬 '돼지 엄마' 편이나 혼인 빙자 사기를 다룬 '부산 카사노바', 기러기 아빠의 실상을 다룬 '필리핀의 자유부인들', '짐이 된 아버지, 부자는 전쟁 중' 등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사교육의 심각성, 기러기 아빠, 물질 만능주의, 가족의 의미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근본적 문제를 짚었는데요. 생생한 인터뷰, 사실감 있는 취재들이 두드러졌습니다. 


Q. <리얼 스토리 눈>은 다양한 사건·사고는 물론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이템들을 발 빠르게 선정하고 취재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고 있는데요. 그러나 최근 일부 방송에서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사생활을 주제로 다룬 내용이 기획의도와 벗어난 것 같아서 다소 실망스럽고, 자극적인 소재 위주로 구성된 방송 내용이 아쉽다는 ((예) - 트로트 황제 나훈아의 돌아온 편지, 피겨 퀸 김연아 사랑에 빠지다, 낙지 사망사건 그의 여자들 편 등) 의견을 전해주셨는데요.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며 제작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김연아 선수의 사랑 이야기는 각종 보도를 짜깁기해서 편집하거나 경기 영상까지 집어 넣는 형식으로 다뤄서 연예 프로그램인지, 스포츠 뉴스를 보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개인의 사생활을 파헤치거나 선정적이거나 가십성으로 흐르게 된다면 결국 뻔한 오락프로그램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또 최신 이슈를 가장 발빠르게 다루는 것으로 그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객관적 진실에 다가설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을 충분히 다루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이 사건이 갖는 사회적 메시지를 정리해 대안까지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또한 <리얼 스토리 눈>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다양한 사건사고와 이슈가 되는 주제들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그 이면을 파헤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시각으로 사건사고를 들여다보겠다는 기획의도에 비해 완성도가 다소 부족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해주셨는데요. 이와 함께 시청자들은 주제에 걸맞은 깊이 있는 취재가 좀 더 필요해 보인다는 말씀도 남겨주셨습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며 제작진은 이를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낙지 사망사건의 경우 진실을 파헤치기보다는 인터뷰를 받기 위해 밀어부치는 모습이 비쳐지면서 진실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인지 가늠하기 힘들었습니다.


시사프로그램의 완성도는 제작진들이 사안에 대한 충분한 배경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또 실체적 진실에 다가설 수 있도록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탐문하는 등 객관적인 취재와 심층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Q5. <여수 차량 질주 사건 바닷 속 13분의 진실>, <홍대 고양이 할머니> 편 등에서는 한쪽의 입장만을 중점적으로 다룬 내용이 아쉽고, 앞으로 양측의 입장과 시선을 균등하게 담아내주길 기대한다는 바람도 함께 전해주셨습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며 제작진은 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될까요?


홍대 고양이 할머니 편은 이미 그 지역사회에선 유명한 사건이었고 동물학대와 관련된 시민단체들이 노력하고 있었는데요. 일방적으로 할머니를 동정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는 비판을 받았죠. 


시사프로그램에서 감동을 받는 지점은 사안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하느냐에 있습니다. 진실을 다투는 사건일수록 합리적인 의심과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치밀한 취재가 중요합니다.  

 

Q6. <리얼 스토리 눈>에 아쉬운 점은? (최근 방송 위주로 보시고 난 후에 아이템 선정이나 취재 내용과 관련해서...)


이 시대를 가족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아이템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생활 침해의 여지들도 있었습니다. 또 선정적인 내용도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불륜이나 재산 문제, 가족 간 감정 다툼은 미묘하고 복잡한 이유들이 많습니다. 신중한 취재 기법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거 같고요. 일방적인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도 피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범죄를 다룰 때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많이 곁들여야 할 것입니다.


Q7. <리얼 스토리 눈>에 대한 총체적인 제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시사프로그램은 소재 선정이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사회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아이템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청률을 의식해 자극적인 소재를 찾는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시사프로그램만의 특성을 살리되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장치들도 계속 필요합니다. 최근 시사 프로그램은 스토리텔링을 동원해 재미있게 전달하는 경향이 많은데요. 입체적인 그래픽이나 정교한 세트를 만드는 것들이 예입니다. 과학적인 심층취재라고 할 것입니다.


<리얼스토리 눈>은 시청자들과의 상호 소통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한 아이템 별로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이해 관계자들의 소감을 다음 회의 전해 완성도를 높였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4월21일 방영된 MBC <TV속의TV> TV돋보기 '리얼스토리 눈' 편의 인터뷰를 위해 미리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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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가 성공하려면?

Online_journalism 2013.09.25 11:02 Posted by 수레바퀴

취재뒷얘기가 쏟아진다. 독자가 `뉴스이면`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현재의 기자 업무여건을 고려하면 연성화로 흐를 수 있다. 무엇보다 독자와의 친밀감 형성이나 기자 브랜딩 같은 전략적인 판단은 미흡하다. 자사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제고와 같은 본질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해외 언론과는 차이가 있다. 서비스의 보완이 필요하다. 미디어오늘 2013년 9월25일자.


이 포스트는 최근 뉴스 유료화 흐름 속에서 일부 언론사들이 기존 뉴스에서 담지 못한 스토리 혹은 뉴스의 맥락을 짚는다는 취지로 신설한 코너들에 대한 글입니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와 인터뷰할 때 정리한 부분을 보완, 재구성했습니다.


Q. 최근 조선일보, 한겨레, SBS, CBS, 국민일보 등이 ‘취재뒷얘기’, ‘취재인사이드’ 등의 이름으로 보도된 기사의 이면을 다루거나 상세한 내용을 덧붙이는 스토리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를…


각각의 경우가 뉴스룸의 여건과 기자역량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일단 서비스되는 상황만 놓고 보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한겨레신문 ‘친절한 기자들’, 국민일보 ‘친절한 쿡기자’ 류는 보도 배경이나 과정, 뒷얘기와 같은 에피소드를 풀어서 전달해 신선하다. 뉴스생산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생소하면서도 동시에 반갑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 보도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는 사실 뉴스의 비포서비스(before service)인 동시에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라고 할 수 있다. 그간 뉴스룸의 일방적인 뉴스 전달에만 익숙했던 독자들로서는 흥미를 끌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기존 보도내용을 좀 더 정리하는 정도로 접근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사실 1차 보도에서 완결성을 높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특히 기자별로 ‘취재뒷얘기’류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관점과 태도가 천차만별이다. 표준화 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독자의 기대치라는 걸 고려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클릭! 취재인사이드’도 마찬가지다.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알게 된 정보를 재구성하거나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굴해서 다시 정리하는 것은 독자들 입장에서는 흥미거리일 수는 있다. 


하지만 전달하려고 하는 바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기존에 보도됐던 내용을 재구성하는 정도로는 오히려 ‘기사읽기’가 방해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인터넷 뉴스 페이지의 인터페이스는 대체로 맥락을 연결해서 파악하지 못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하이퍼링크 활용도도 낮은 편이다.


독자들이 기자별로 뉴스를 소비하는 패턴이 정착되지 않은 만큼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툭툭 던지다 보면 독자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다.


CBS '와이뉴스'는 특정 사안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본질적인 측면을 짚어준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수준 있는 서비스다. 


다만 온라인 환경에서 관련 서비스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설계는 부족하다. 독자의 참여도를 증진하는 방향에서 좀 더 적극적인 행보가 아쉽다.


Q. 뉴스 스토리의 새로운 해석, 형식을 위해서?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 스토리는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갖게 된다. 대표적인 양상은 한번 보도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업데이트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다.


또 온라인 뉴스는 지식과 정보를 평면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관 정보를 결합하는 등 입체적인 설계가 요구된다. 더구나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즉 참여를 늘리는 접근도 필요하다. 


그 경우 현장취재를 담당하는 기자와 그 기사의 가치를 확장하는 온라인 저널리스트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선 오프라인 뉴스룸과 온라인 뉴스룸이 상호 협력적이지 않고 사실상 분리돼 있다. 혹은 종속적인 관계 내에서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즉, 뉴스의 가치를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가치를 형성할만한 전략적인 고리가 부재하다. 


당연히 기자들은 예전 방식으로 기사를 쓰는 데 그치고 뉴스 서비스를 맡는 온라인 뉴스룸은 다른 판단을 할 기회가 없다. 종이신문 기자들은 온전히 지면보도에 대부분의 업무시간을 할당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뉴스 스토리 다시 말해 뉴스의 애프터서비스는 부차적인 것이 된다.


이러한 업무여건에선 결국 취재뒷얘기 류의 스토리는 선정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누구는 폭탄주를 즐겨 먹는다”든지 하는 식의 소소한 흥미거리 위주로 다뤄질 수 있다. 지나치게 연성화하면 독자들로서는 재미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뉴스 스토리의 가치를 낮추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같은 뉴스생산과정에 의해 ‘취재뒷얘기’는 기존 1차 보도와 연계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맥락을 충분히 알기가 힘든 고립된 스토리가 나올 수도 있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국내 언론사에서는 온라인 뉴스 스토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 취약하다. 오히려 ‘취재뒷얘기’보다 온라인 전용의 뉴스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뉴스조직의 재편이나 업무 재설계 등 투자가 돼야 하는 만큼 별도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SBS기자스페셜(취재파일)’은 상대적으로 개별 기자의 의견, 판단 등이 부각되는 서비스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독자들은 특정 사안에 대한 취재기자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기자의 생각이 드러나는 스토리를 통해 자신과 의견이 비슷한지, 다른지를 비교하고, 기자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고 더 나아가 뉴스조직에 대한 평판을 내리게 된다. 


기자들이 솔직하게 스토리를 이끌수록 독자와 기자 사이의 소통 기회는 늘게 된다. 독자가 친밀감을 갖는 것이 기자 브랜딩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뉴스 유료화와 ‘취재뒷얘기’ 서비스의 관계는?


현재까지 국내 언론사에서 등장한 ‘취재뒷얘기’는 (1) 뉴스유료화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검토되는 측면 (2) 기자 브랜딩이라는 포석에서 접근하는 측면 (3) 뉴스의 심층성 강화라는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서로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굳이 분류한다면 조선-매일(1), SBS-한겨레-국민(2), CBS(3)라고 할 것이다. 


모든 측면에는 각각의 다른 접근이 필요하고 동시에 똑같은 목표가 필요합니다. 어떤 측면이든 간에 기자가 뉴스 이후에 새로운 스토리를 보태는 것은 원래의 뉴스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작업이어야 한다. 원래의 뉴스와 구조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거나 연계성이 낮아 독자 관점에서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데 장애를 준다면 훌륭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유료화가 목적이라면 취재뒷얘기는 입체적이고 완결된 스토리 구성이 중요하다. 기자 브랜딩이라면 뉴스조직과는 다른 기자의 의견이나 색깔, 인간미 등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는 글쓰기가 열쇠다. 당초에 보도된 뉴스를 온라인化 하기 위해서는 온-오프 뉴스조직 간 협업이 과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독자를 매료시키기 위한 과제로 귀결된다.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의 공감대를 끌어내고 뉴스조직과 밀착되게 하기 위해 보다 많은 소통의 기회를 제시해야 한다. 


Q. 혹시 해외 언론의 사례로 들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해외 언론에선 뉴스룸 차원의 의지, 계획 등이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된다. 초점은 뉴스의 심층성, 입체성, 개방성 에 있다.


<뉴욕타임스> ‘The Opinion Pages’ 코너에는 마가렛 설리번을 필두로 뉴스룸의 입장과 독자견해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그밖의 많은 간부들이 의견을 피력한다. 독자는 <뉴욕타임스> 뉴스룸의 ‘진실’에 다가설 수 있다. BBC ‘Editor's Blog’도 비슷한 서비스다. 


<가디언> ‘더가디언’은 스노우든 이슈에 대한 뉴스룸의 입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편집국장을 비롯 취재기자들의 활발한 의견 개진의 장이 된다.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해외 언론은 첫째, 뉴스룸을 독자에게 더 개방하려는 큰 목적을 갖고 있다. 독자에게 친밀감을 주고 애착을 갖기 위해서라고 봐야 할 것이다. 둘째, 뉴스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구체적인 과정과 방향은 물론 앞으로의 계획까지 전한다. 취재기자는 물론 간부 등이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저널리즘의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셋째, 뉴스 유료화가 아니라 브랜드, 뉴스에 대한 평판과 관련된 전략이라고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한겨레신문 '톡톡하니'는 편집국이 선정한 주요 기사 아이템에 대해 독자의 의견을 접수해 지면제작에 반영하는 프로젝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문제를 끈질기게 보도한 한겨레신문이 독자들의 제보와 의견을 통해 해당 뉴스의 완성도와 영향력을 제고한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  프로젝트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에 앞서 경향신문도 '경향리크스'로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문제는 이같은 서비스들이 뉴스의 상품화, 기자의 브랜드, 뉴스룸의 평판, 독자관계모델 정립 등과 같은 체계적인 과정 속에 담겨져 있느냐는 점이다. 


뉴스룸은 이제 콘텐츠만 생산하는 부서로 한정해선 안된다. 더욱이 광고나 협찬을 '땡기는' 전위부대가 돼서도 안된다. 디지털 생태계를 관통하는 전략적인 씽크탱크가 돼야 할 것이다. 점증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위기가 뉴스(룸) 혁신의 가장 큰 장벽이 될 것이지만 말이다. 



최근 국내 언론에서 ‘취재뒷얘기’ 류의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은 첫째, 별도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둘째, 기자들의 부담감이 덜하고 셋째, 지면에 게재되지 않은 뒷얘기라 독자 관심이 있을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그러나 이 콘텐츠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낼지는 불확실하다. 일단 취재뒷얘기는 기존 1차 보도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가 경쟁력이다. 상호 보완이 될 여지도 있지만 게재 시점에 따라선 단절도 예상된다. 또 굳이 이렇게 분리해서 서비스해야 하느냐는 뉴스 생산과정상의 비효율성 논란도 나올 수 있다.


일단 지금까지 취재뒷얘기는 에피소드 중심이 되고 있다. 기자들 역시 업무가 재설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취재 및 보도에 크게 무리가 가는 접근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연성화할 때 과연 독자의 호응이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또 기자별, 사안별로 엇갈린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아무리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더라도 기자들에게 순번제로 뉴스 스토리를 생산하는 것이 적정하지 않을 수 있다. 전통매체 기자들이 온라인 시장을 이해하고 뉴스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아직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뉴스 유료화를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서비스라면 뉴스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기자들이 취재뒷얘기를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지 뉴스룸의 여건에 따라 가이드가 필요하고 뉴스(상품화)의 로드맵을 컨버전스 조직과 연계해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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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취재원이 취재당시에는 응했지만 시간이 경과한 후 자신의 삶을 위해 해당 인터넷 기사를 내려달라고 하거나 삭제를 요청할 경우 일정한 내부협의 절차를 거쳐 이에 응하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는 발행시점부터 영속적인 생명력을 갖고 있는 디지털 뉴스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뉴스룸은 이제 뉴스를 생산하는 부서가 아니라 뉴스를 관리(care)하는 부서로 탈바꿈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최근 조선닷컴 등 인터넷에 실리는 뉴스(사진, 동영상)에서 취재원이 요청할 경우 관련 기록을 수정, 삭제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이른바 '취재원의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로 과거 기사에 노출됐던 사람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기사를 지워달라고 할 경우 그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는 원칙이다.


‘2차 연평해전’에서 숨진 고(故)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아무개 씨가 지난해 연말 “조선닷컴 뉴스에 실린 사진과 동영상에서 나를 지워달라”고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삶 보다는 일반인으로 돌아가 편하게 살고 싶다"는 김씨의 바람을 조선일보가 수용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모두 16건의 기사에 실린 김씨의 얼굴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한 데 이어 기사 밑에 ‘알립니다’를 통해 "최근 김씨의 요청에 따라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다”고 독자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김씨가 등장하는 동영상도 삭제했다. 


조선일보는 '잊혀질 권리'를 포함해 인터넷에 실린 기사를 수정·삭제할 경우 필요한 절차와 대응 요령을 가이드라인을 담아 공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선 기사에 오보가 있을 땐 편집국 디지털뉴스부와 협의해 즉시 삭제, 정정하고 이를 요청한 사람에게 그 내용을 통지한다.


만약 기사의 오류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울 때는 담당 부서장, 디지털뉴스부장 등과 협의해 최장 30일간 온라인에서 임시차단 조치를 하도록 했다. 기사의 오류 여부가 판명되는대로 삭제, 정정 또는 차단 조치를 풀게 된다.


또 취재원이 잊힐 권리를 요청할 경우 디지털뉴스부장은 본사 고문변호사 및 편집국장 등과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만약 최초 정보에 변경을 가할 경우에는 변경 이유도 최초 정보 아래에 명시하도록 했다.


특히 디지털뉴스부는 온라인 기사에 대한 삭제·수정 요청과 이에 따른 처리 결과를 모두 기록해 매월 편집국장에게 보고하는 등 전 과정을 체계화했다.


조선일보의 이같은 조치는 디지털 뉴스가 갖는 영속적인 생명력을 고려할 때 온라인저널리즘의 질적 수준 제고에 긍정적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언론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유럽연합은 '잊혀질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해 가이드라인으로 제정한 바 있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해외에서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음을 고려했다"면서 "무엇보다 독자의 의견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가령 '행복한 가정'이란 기사를 썼는데 이 기사에 등장한 부부가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이혼'을 했고 한 당사자가 기사(사진)를 삭제, 정정해달라고 할 때에는 적정한 조치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취재원의 `잊혀질 권리`를 수용하면서도 종이신문 DB 즉, PDF에는 사진을 바꾸지 않았다. 저작물의 기록성, 보존성은 유지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향후 비슷한 케이스에서도 지면(DB)은 건드리지 않고 온라인 뉴스를 중심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언론 보도물이 갖는 기본적인 기록성, 보존성은 지키기 위해 오프라인 출판물(PDF) 등의 정정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우리가 틀렸다 즉, 오보일 경우에는 고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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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가을개편...뉴스의 신뢰성 높여야

TV 2012.11.02 19:56 Posted by 수레바퀴

지난 10월 8일, MBC가 가을 개편을 맞이했다. 특히 지상파 방송시간 자율화를 반영해 오전 5시부터 심야 2-3시까지 하루 평균 21시간 방송을 시작했는데- 시간대별로 뉴스를 확대 ․ 강화했고, <위대한 탄생>과 <불만제로> 등 업그레이드 된 재미와 정보로 꾸려졌다. 또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에 빠지다>와 일일시트콤 <엄마가 뭐길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신설됐는데- 가을을 맞아 새롭게 바뀐 MBC의 다양한 프로그램들, 그 면면을 살펴보는 시간! <tv로 보는 세상>에서 마련했다.

MBC 가을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뉴스 편성을 늘리고 방송 시간대를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뉴스의 외형 못지 않게 공정성, 신뢰성 같은 내용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MBC 뉴스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종사자들의 성찰과 분발이 필요한 때이다.

 

Q. 10월 8일을 기점으로 MBC가 개편을 단행했는데요, 전반적으로 이번 가을 개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며(개괄적인 평가) 특히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A. 이번 개편은 뉴스 프로그램을 강화했고 취약했던 프로그램을 교체하거나 신설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불만제로>는 업그레이드됐고 <위대한 탄생>은 시즌제 프로그램으로 다시 시작됐고요.

 

또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에 빠지다>를 신설한 것도 주목됩니다. 평일 밤 시간대를 강화한 겁니다.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 <휴먼스토리 덤벼라! 인생>, <2012 코이카의 꿈>은 초저녁 시간대 시청자를 찾아갑니다. 즐거움과 공적인 측면을 함께 꾀했습니다.

 

Q. 이번 개편에서는 기존 뉴스가 확대되고, 신설 뉴스가 마련되는 등 뉴스가 대대적으로 강화됐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기존 뉴스 확대 + 평일 새벽&오후 시간대별 뉴스 신설 = 생활뉴스 / 정오뉴스 / 2시 뉴스 / 3시 경제뉴스 / 5시 뉴스 / 이브닝 뉴스 / 뉴스 24)

 

A. 뉴스의 정시성을 높였는데요. 기존보다 한 시간 빠른 새벽 5시에 뉴스를 시작하고, 그동안 뉴스가 없던 낮 시간대에 편성했죠. 11월부터는 평일 8시에 뉴스데스크를 시작한다는데요.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에 부응하고 새로운 시청층을 겨냥한 전략이죠. 여기에 새로운 앵커진들도 눈길을 끕니다. 시청자와 뉴스의 접점을 늘리고 인물을 바꾸는 등 외형을 크게 바꾼 것은 일단 신선합니다.

 

Q. 뉴스가 대폭 신설되면서 강화된 만큼 ‘뉴스의 질적인 측면’이 더욱 중요해지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와 관련해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A. 뉴스 프로그램은 정확성, 공정성, 객관성 등이 중요합니다. 대통령 선거도 다가오고 있는데요. 그동안 MBC 뉴스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현장성, 심층성, 권력과 부조리에 대한 비판과 고발을 보다 강화해 주었으면 합니다.

 

Q. <불만제로 up>, <위대한 탄생 3>, <2012 코이카의 꿈> 등 같이 기존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버전, 시즌제 프로그램도 편성됐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참신한 기획의 부재와 같은 시즌제에 대한 아쉬움들)

 

A. <불만제로 up>은 대표적인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의 부활인데요. 알찬 정보와 재미까지 곁들여서 볼 거리가 늘었습니다. <2012 코이카의 꿈>은 ‘나눔’이라는 방송의 공적책무를 세계라는 무대 속에서 발굴하는 청년들을 통해 보여주는데요. 의미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대한 탄생3>도 기다리는 분들이 많았던 만큼 흥미진진한 심사와 멘토들의 입담도 기대가 됩니다.

 

다만 출연진 교체 외에는 큰 변화가 없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프로그램의 흥미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작진의 분발이 필요합니다.

 

Q. 대대적인 개편에 시청자들이 거는 기대와 바람도 큰데요, 전문가의 입장에서 이번 개편 프로그램들에 바라는 점과 제언을 아울러 말씀해주세요.

 

A.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인 뉴스의 강화는 편성분량이나 외형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중요합니다. 보도의 투명성, 공정성, 균형성 등이 시청자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편성시간대에 대한 고민은 많았을 건데요. 심야시간대에 신설한 코미디 프로그램의 경우는 좀 아쉽습니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구성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또 다양한 시청자층을 겨냥한 기획도 필요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합니다.

 

덧글. MBC <TV속의 TV> 인터뷰를 위해 미리 작성됐습니다. 방송은 11월 2일 낮에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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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하고 무덤덤한 기자, 그러다가 정치인이 되는 기자? 소셜네트워크의 수용자들은 그것보다 현실 앞에 치열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기자를 지지한다. 그 기자가 속한 언론사 뉴스룸이 빛나는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스룸은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수용자로 향하기도 그렇다고 정반대로 가기도 불확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MBC 이보경 기자의 '비키니 인증샷'이 몰고 온 파장은 파업 중인 공영방송사를 지켜보는 대중에 의해 다시 한번 격화하고 있다.


MBC 이보경 기자의 ‘비키니 시위’는 놀랍고 논쟁적이다. 그가 단지 ‘언론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미 전통 매체 내부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식과 태도를 놓고 해묵은 갈등이 있었다. 기자 블로그는 기자 개인의 것인가 아니면 뉴스룸의 관리 아래 놓이는 것인가, 기자의 온라인 활동은 뉴스룸의 가치, 지향점과 일치해야 하는 것인가 등 종전의 저널리즘에서 발생하지 않는 이슈는 말끔히 정리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몇 가지 사례가 있었다. 한 종합일간지 온라인 뉴스룸에 있던 기자가 소속 매체의 논조와는 다른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가 결국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어떤 지상파방송사 PD는 민감한 사안을 다룬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사측의 제지로 방송되지 못하자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겠다며 회사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아직 상당수 뉴스룸은 기자의 온라인 활동을 인정하지 않은 채 소통은 강조하는 모양새다.

도대체 어떤 소통인가 하고 갸웃거릴만한 상황에서 전통 매체 뉴스룸의 관리자들은 기자 활동을 통제하는 소셜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일반적으로 기자의 정치적 견해 표출을 원치 않으며 뉴스룸 소속 구성원의 정체성을 잊지 말라는 것으로 정리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자들은 더 자유로운 이야기를 하려는 욕구와 만나고 있다. 

전통 매체는 왜 기자들을 통제하려고 할까? 그 이유는 전통 매체의 조직 문화 때문이다. 강력한 위계 구조를 통해 전수되는 취재 방식과 취재원 인수인계 같은 관행은 기자들의 조직내 성장과 개인적 만족과 직간접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는 직무의 개방성, 유연성을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뉴스룸의 이같은 특수성은 종종 디지털 미디어를 다루는 수용자와 갈등의 불씨를 갖게 된다. 기본적으로 온라인은 열린 공간으로 기자들에게 소속 회사나 사상, 계층, 학력 심지어 얼굴사진, 결혼여부는 물론이고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까지 들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직무윤리를 지녀야 한다는 것으로 배운 기자들에게 이 문제는 늘 이슈였다. 

취재 보도를 통해 드러나는 행간의 마법, 화면의 섬세한 조정 따위가 아니라 기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수용자들은 기자들이 의식적으로 설정한 금을 침범하는데 몰두하고 있어서다. 어떤 유명 인터넷신문의 기자는 트위터 사용자들과 온라인 설전을 벌이다 못해 멱살잡이를 했다는 일화가 나온다.

기자들은 원칙을 중요시한다. 팩트(사실관계, fact)라는 엄중한 재료를 녹여 저널리즘 행위에 반영하는 것은 적어도 수용자가 보기에는 결함이 없는 순수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은 기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듣길 원하고 있다. 그것은 왜 그렇게 보도돼야만 했는지 또는 기자의 생각은 무엇인지를 기자들의 바로 눈 아래까지 치고 들어와 수용자는 묻고 있다. 

만약 온라인 활동을 하고 있는 기자들이 독자들의 이같은 요청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취재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중하는 쪽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그 기자는 명쾌하지 않다고 분류돼 ‘관계(relation)'를 확대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한 신문사 온라인뉴스룸을 담당하던 기자는 독자가 기사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 충분하고 빠른 시간내 답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래도록 쌓아왔던 전문가라는 명성과 영향력을 송두리째 잃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보경 기자의 행동은 그간 누적돼 온 문제들과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을 다시 한번 제기한다. (나는 이 문제와 관련 정봉주 전 의원 또는 ‘나꼼수’라는 부분과는 되도록 연결짓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자-전통매체 뉴스룸-수용자와의 측면으로만 봐야 할 부분이 강하다고 생각해서다.)

우선 언론사 뉴스룸은 소속 기자의 생각 즉, 사적 견해와 행위를 어디까지 통솔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20세기의 취재 기자들은 오로지 그의 관심과 지식, 철학을 소속 매체에 반영하는데 몰두했다. 취재 기자들이 ‘개인의 이름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은 책 밖에 없었다. 그것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심지어 뉴스룸을 떠났을 때나 빛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기자들은 매일 자신의 스토리를 공개할 공간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것 봐, 블로그 같은 걸 하라고!” 주변의 조언과 압박은 기자들을 온라인으로 인도했다. 불과 10여년 전 몇몇 기자들이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다시 블로그를 열었으며 그리고 오늘날 페이스북까지 운영하고 있다. 기자들에게 뉴스룸의 의중만 전하라는 것, 자신이 쓴 기사만 퍼뜨리라는 지침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미 기자들이 운영하는 사적인 매체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기자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사안에 대해 사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커밍 아웃’일수도, ‘자기 고백’이기도 하다. 일부 기자들은 전문 분야를 다루면서 점점 분화하고 있다. 또 다른 기자들은 아예 새로운 실험의 대열에 등장하고 있다. “신문기자가 방송을 한다니!” 그것은 이미 동료 기자들에 의해 시작됐고 솔직히 낯선 일도 아닌게 돼 버렸다. 하지만 어쨌든 그 모든 것의 스토리는 정치적 비평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뉴스룸은 점점 기자들의 사적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을 ‘위기’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조직의 질서에 반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 매체가 취한 조치들이 대부분 ‘관리’에 방점이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지 않다. 물론 일부에서는 기자들이 직접 댓글을 달게 하거나 수용자의 반응을 취재에 반영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서로 다른 접근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전통 매체 기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거나 혹은 보다 자유롭게 의식하도록 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뉴스룸이 기자들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됐다. 대부분의 전통 매체들은 기자 개인의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관리하거나 고양하지도 않으면서 형식적인 가이드라인을 앞다퉈 만들었다.

어떤 언론사는 소셜네트워크를 강조하면서 관련 전문가나 조직도 만들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국내 사법부에서도 일어났다. 일부 판사가 자신의 정치적 개인을 사적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공표한게 언론보도로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사회문제화 됐다. 법관의 직무규정 어디에도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 없었다. 이 사안은 결국 합리적 고민이 없었던 조직에서 문제가 터지자 강도 높은 차단, 통제라는 방식의 수순으로 흐르게 만들었다.

MBC도 비슷한 접근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사측은 이보경 기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회사의 명예실추, 언론인으로서의 품위 손상 등이 거론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이 기자의 행위에 대해 수용자의 지지와 반대가 치열해진 상황에서 뉴스룸의 결심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자가 실추시킨 회사의 명예가 무엇인지, 언론인의 품위란 무엇인지 이 시대는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용자는 한 언론사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 기자가 제기한 이슈와는 별개로 기자는 언론사의 명예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뉴스룸이 꺼내들 카드는 사내 규정이나 노사합의에 근거한 문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취재 보도와는 무관한 기자의 정치적 의견을 단속할 기준자는 없을 것이다. 

사법부의 판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법정에서 개인의 정치적 의견을 판결에 반영한다는 근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마치 의사가 메스를 잡을 때 그날 기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것이란 비과학적 오해와도 같다.

이제 전통 매체 내부에서는 기자들이 취재 보도와의 관련성을 떠나 온라인 퍼블리시티를 어떻게 정돈할지 보다 진지한 논의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기자들이 스스로 팟캐스트 방송을 개설하거나 다른 전문가들 또는 수용자들과 협력해서 또다른 미디어 채널을 보유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전통 매체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늦게 된다면 수용자가 전통 매체의 뉴스는 물론이고 기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친구들과 떠들고 있을 때 언론사는 정작 아무런 말도 못 꺼내고 말 것이다. 지금도 이미 그 상태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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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기자와 현직기자가 힘을 합쳐 만든 <뉴스타파>가 '선관위 투표소 변경' 등 전통 매체가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이슈를 들춰내면서 뉴스 수용자의 관심을 얻고 있다. 지난 4일 2회분을 등록한 <뉴스타파>는 첫 방송(2012년 1월27일)을 선보인지 4일만에 유튜브 조회수 50만 건을 돌파했고 팟캐스트용 서버는 견디지 못하는 등 ‘나꼼수’ 못지 않은 인기를 모으는 추세다.

<뉴스타파>가 단기간에 대중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게 된 것은 아무래도 전통 매체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한국의 뉴스 미디어 2011’에 따르면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지상파TV 종합뉴스(메인뉴스) 시청률이 줄어들었다. 20~30대의 경우는 10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신문도 추락하기는 마찬가지다. ‘2011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보면 2000년 59.8%이던 구독률이 2010년 29.0%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신문 매체에 대한 일반적 신뢰도는 13.1%로 더 낮아졌고 주 열독신문에 대한 신뢰도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67.7%에서 51.1%로 줄었다.

지난 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나꼼수’ 이후 비슷한 성격의 팟캐스트 방송 서비스 열풍은 현실정치가 낳은 문화 현상으로 해석되곤 했다.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사회적 반발을 불러냈고 ‘팟캐스트’를 대안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삼고 있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정치적인 측면보다는 미디어 수용자가 신뢰할만한 매체가 없다고 인식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이다.

대안방송 인기는 수용자 영향력의 진정한 실체

전통 매체를 떠나는 수용자가 몰리는 곳은 온라인이다. 모든 미디어가 인터넷으로 수렴되는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 인터넷 포털로의 뉴스 소비 쏠림이 주목받은 바 있다. 평소 인터넷에서 본 뉴스가 어느 언론사에서 제공한 것인지를 거의 모르는 응답자가 58.5%에 달한다. 이 같은 ‘탈매체적’ 뉴스 소비는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젊은 세대에게 더욱 심화하고 있음은 불문가지이다.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 속도도 철저히 개인화된 새로운 방송 서비스의 수용을 확대하고 있다. 거실에서 가족들이 모여 지상파TV를 시청하는 중에 스마트폰 이어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소비하는 젊은 세대의 등장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찾고 그것을 즐기는 수용자의 등장은 전통 매체에겐 위기의 본령에 해당한다.

이들을 만족시키지 않는, 이들을 외면하는 전통 매체가 설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전통 매체는 ‘개인화’와는 거리가 먼 뉴스 제작 시스템을 갖고 있다. 전통 매체 뉴스룸은 스스로의 가치와 관점을 녹여낸 뉴스를 만들어 일방적으로 유통하는 고전적인 패러다임을 유지하고 있다. 신문과 TV만 존재하는 시대는 그러한 방식이 유효했다.

하지만 인터넷, 모바일처럼 수용자의 정보 선별권(gatekeeping)이 큰 미디어 생태계에서는 뉴스룸과 기자가 종전의 것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 30~40면의 신문지면과 20~30 꼭지의 뉴스로 구성된 지상파 TV뉴스의 패키지는 온라인으로 넘어오는 순간 모든 것이 파편화되기 때문이다. 수용자는 언론사가 제공한 뉴스 중 필요한 것만 소비하며 심지어 정보를 재구성한다.

그런데 소셜네트워크 등장은 이러한 미디어 수용자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분분한 해석을 낳고 있다.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소셜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실제로는 소통 가담에서 사회적 동기가 약하며 잡담처럼 시간을 보내는 데 치중한다는 것이다. 반면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여론을 형성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수용자와 함께 하는 뉴스 시작할 시점

전통 매체의 관점에서 보면 전자의 경우는 여전히 수동적인 뉴스 소비자로 보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협력적인 파트너로 상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전통 매체와 그 기자들이 이 지점에서 대체로 소극적으로 수용자를 한정한다는 데 있다. 특히 한국 언론은 미디어 수용자를 정파적으로 가둬 놓고 매체력을 키웠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계 설정이 어렵게 된다.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는 수용자를 여전히 언론사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권위적인 태도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것에 의존하면 뉴스룸이 정해 놓은 인식과 뉴스 생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정보를 일방적으로 던지는 것에 머물게 된다. 결국 ‘나꼼수’에서 <뉴스타파>까지 심화하고 있는 새로운 성격의 매체에 대해 고심의 흔적은 얕다.

<뉴스타파>도 전통 매체 뉴스룸 안에만 있었더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서비스였다. 사실 특별한 것이 딱히 있는 방송도 아니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수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했고 그것을 위해 집중했다. 물론 정치-이념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저널리즘이라는 본질적인 에너지만 힘껏 소진했다. 그것만 해도 소셜네트워크는 50만명으로 화답했다.

‘나꼼수’의 경우는 정치 의사 표현의 자유를 ‘희극적이고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이 주효했다. 물론 그 주제는 전통 매체가 다하지 못한 ‘성역과 금기’를 향한 거침없는 발언이었다. ‘나꼼수’ 비판자들은 ‘의혹제기’, ‘말장난’ 수준이라고 힐난하지만 그것만 들려줘도 수용자는 전통매체에선 느끼기 어려웠던 후련함, 통렬함을 만끽했다.

심지어 자발적으로 호주머니를 털었다. 이 시대 언론고시를 통과한 수백 명의 기자들이 만드는 뉴스에는 ‘지불 의사’가 없는 데도 말이다. 그러나 ‘나꼼수’의 인기는 정파적인 측면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위험성도 내포한다. 반면 <뉴스타파>는 저널리즘이란 전문성을 무기로 한다. 어려운 제작 여건으로 심층성이나 완성도에 제약은 따르지만 수용자가 정통 뉴스를 원한다고 본 것이다.

‘나꼼수’와 <뉴스타파>의 공통점은 SNS와 공생하는 것

그렇다면 <뉴스타파>는 어떻게 제작하는 것일까? 우선 ‘나꼼수’는 개성 있는 출연자들의 왁자지껄한 방담이 기본적인 골격이지만 직업기자들이 전형적인 뉴스 포맷을 재연한 <뉴스타파>는 일단 정제된 틀을 갖고 있다. 시사 이슈에 파격의 살을 붙이고 ‘재미’라는 군불을 지핀 ‘나꼼수’와 다르게 <뉴스타파>는 규칙과 깊이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띤다.

전통 매체와 다른 규모와 형식, 내용이 동원되는 유사 방송 서비스. 대중적 인기가 높은 것은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대중의 눈높이로 발언한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웹 사이트나 모바일 플랫폼에선 오락성이나 정보성 같은 상당한 콘텐츠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수용자들의 ‘입소문’은 냉정한 판정을 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인터넷)신문이 생산하는 온라인 뉴스의 경우는 언론사간 차별성이 떨어지고 지상파 방송사 뉴스도 TV에서 제공한 것의 재탕에 불과해 온라인에 최적화된 것은 아니다.

<뉴스타파> 제작진조차 처음엔 엄숙한 시사 보도가 ‘성공’할지 자신할 수 없었다. YTN에서 해직된 뒤 3년 5개월만에 카메라에 선 노종면 기자는 “아직 기존 방송뉴스의 영향력 그러니까 시청률은 월등하다”면서도 “그러나 그 수치는 (SNS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용자를 상대하는 <뉴스타파> 제작진으로 판단하면 공허하기 이를 데 없다”는 말로 예상 밖의 성공을 설명했다.

노종면 기자와의 인터뷰(1월31일 전화로 진행됐다)

Q. 유튜브, 팟캐스트, 트위터 같은 새로운 뉴스 유통채널의 영향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앞으로 이런 테크놀러지의 진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이 남다를 거 같습니다만…

A. 기술 그 자체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내용상의 변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일방향적인 저널리즘이 아니라 양방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수용자 요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기술 수렴만이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단순히 자사 매체력에 기대는 타성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Q. 과거에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뉴스 수용자들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뉴스타파>를 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있을 텐데요.

A. 지상파 방송사의 뉴스를 타성적으로 보고 그냥 흘러가고 마는 수용자는 ‘허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언론은 그러한 수동적인 수용자들을 ‘여론을 움직이는 그룹’으로 설정하는 오류를 저질렀습니다. 반면 SNS의 적극적인 수용자들은 전통 매체가 만든 뉴스들을 외면하거나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저널리즘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타파는 지상파 시사 보도 프로그램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여론을 만드는 수용자를 진정한 수용자로 평가할 뿐만 아니라 실제 뉴스 제작 과정에서 대접한다.

“현장에 있는 동료 기자들이 부끄러워 한다”

현재 <뉴스타파>의 제작과정은 한 마디로 열악함 그 자체다. 대당 1억은 족히 하는 ENG카메라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또 인력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이것만 빼고는 일반적인 방송 보도 제작 과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제작회의를 통해 아이템을 선정하고 취재, 편집(녹화), 방송(서비스)한다. 기존 방송사와 다른 것은 유튜브, 팟캐스트, SNS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뉴스타파> 제작진(언론노조 관계자) 인터뷰

Q. 전체 서비스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A. 매주 월요일 주요 스태프(staff) 대여섯명이 모여 아이템 선정 회의를 하고 3일간 취재를 한 뒤 편집, 녹화를 끝내고 금요일 방송을 서비스하는 흐름입니다. 아이템은 (지난 번 언론노조 등의 조사처럼) 기존 매체가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것이 선택됩니다.

Q. 제작 환경은?

A. 차량이나 작가, 리서처(자료 조사 담당)가 없습니다. 취재기자, 영상(촬영)기자, 앵커가 전부입니다. ‘KBS 시사기획 쌈’이 약 20여명 투입되는데 그것의 1/5 수준인 4~5명이 제작 인력입니다. 장비도 저가형 디지털 캠코더를 주로 사용합니다.

Q. 비용은 어떻게 조달합니까?

A. 상당 부분을 ‘재능 기부’로 받습니다. 물론 언론노조 예산도 투입됩니다.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유휴 장비를 모두 동원합니다.
문제가 되는 게 팟캐스트 서비스를 위한 서버비용입니다. 예상 외의 폭주로 추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최소 비용으로 서버 임대를 하고 있고 좋은 조건으로 재협상을 마무리했습니다.

Q. 취재는 어떻게 합니까? <뉴스타파>라고 밝히면 취재원들의 반응은요?

A. 언론노조 <뉴스타파>팀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진 별 문제가 없습니다.

Q. 현직 기자들의 반응이 전달된 것이 있습니까?

A. <뉴스타파>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나꼼수’에 대해 직업 기자들이 보인 첫 반응이 좀 냉소적이었다면 긍정적인 평가인 거지요. “(비판의 수위가) 따끔했다”, “(기자 양심상 부끄러움으로) 끝까지 볼 수가 없었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뉴스에 비해 화질 같은 문제들이 지적되지 않아 의외(?)였습니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에서 뉴스타파까지 전통 매체와 그 기자들이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수용자와 소통하는 데까지 나아간 것은 진전이라고 평가할만하다. 다만 수용자의 높은 기대치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식전환과 재원확보 모든 것이 여의치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전통 매체와 소속 기자들을 위한 헌정 방송

‘나꼼수’ 등장 이후 언론 환경의 변화들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수용자의 요구를 즉시 받아들이는 대안방송이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적 조건, 제도적 규제에 의해 확장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졌던 시사, 경제 분야까지 비전문가, 준전문가는 물론이고 직업기자들까지 가세하기 시작했다. 전통 매체도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아직 수용자의 주목을 끌기에는 부족한 것이 더러 있다.

지금까지 전통 매체와 기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팟캐스트 방송들은 대부분 토크쇼 포맷이었으나 취재기자, 앵커 등 전문화하면서 어느 정도 체계성도 갖추기 시작했다. 단순히 오락성, 정보성에 치중하다가 최근에는 비교적 수준 높은 영상을 제공하는 등 정통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주제와 참여자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이 과정에서 유사방송(방송 통신 경계영역 서비스)에 대한 규제논의가 일어나겠지만 성역과 금기 없는 제대로 된 뉴스를 원하는 수용자를 의식해야 할 원초적인 부담이 생겼다. <뉴스타파>를 비롯 새로운 대안 방송에 익숙해진 수용자가 원하는 수준도 더 늘어날 것이다. 어찌 보면 스스로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그야말로 백가재명의 여론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불과 단 두 차례의 방송만 나간 <뉴스타파>의 ‘이후’를 전망하는 것도 그간의 새로운 대안 방송들 중에 하나의 분기점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직업 기자들이 나섰고 직업 기자들이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을 복기(
復記)했다. 그런 점에서 <뉴스타파>는 “수용자가 원하는 저널리즘을 보여 주라”는, 말하자면 전통매체와 그 기자들을 향한 헌정 방송의 위치에 서 있다.

‘나꼼수’ 이후 <뉴스타파>까지 지켜 본 이들의 기대감도 그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다. 과연 저널리즘의 영혼을 지키는 경쟁은 한국의 언론 환경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전통 매체 뉴스룸과 기자들은 '나꼼수'부터 <뉴스타파>까지 대체로 지켜 보는 상황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스스로의 인식과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첫째, (전통적인 플랫폼에 맞는) 뉴스의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 유통의 중요성, 유통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술의 효용성, 유통에서 영향력을 쥔 독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양방향성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둘째, 기자의 온라인
가 제한적이고 소규모에 머물고 있다. 최근 수년간 뉴스룸 기자들 중 아주 일부만이 온라인에서 활약하고 있으나 내부의 의사결정구조에서 주도권을 획득한 것은 아니다.

셋째, <나꼼수> <나꼽살> <저공비행> <손바닥TV> 등 SNS기반의 서비스가 전통 저널리즘 시장에 일정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나 전통매체와 그 기자들은 '일시적'이며 '이념적'으로 진단하는 해석이 우세하다. (일부 매체의 트위터 알바 논란처럼) 갈등적으로 경쟁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아직 이들 서비스는 '협력과 공존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넷째, 각 영역에서 전통매체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것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SNS 사용자들을 대하는 태도나 인식은 저평가 돼 있다. 조직도, 전담자도 없다. SNS이 몰고 온 '위기'와 '기회' 두 가지 진단 모두 형식논리에 그치고 있다.

다섯째, 기본적으로 전통매체 내부에 성찰의 동인이 없다. 혁신은 자기반성에서부터 비롯한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소통도 마찬가지다. 스포츠부를 신설하고 패션팀을 만들듯 상대할 사안이 아니다. 철학과 윤리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새로운 네트워크(시대)를 수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여섯째, 미디어 시장의 변화는 결국 수용자와의 관계에서 결정나는 구도를 의미한다. 수용자(단체)와 협력적 저널리즘의 구조를 조직하고 수용자에게 혜택을 나눠주는 플랫폼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일부 언론사가 소셜커머스나 트래픽 놀음에 빠진 것처럼) 전통매체는 SNS를 '상업적'으로 우선 설정하고 있다.

일곱째, SNS의 활용과 저널리즘의 진로에 대해 수준 있는 검토를 위해서는 언론사 내부에 미래지향적이고 아카데믹한 연구자와 조직이 필요하다. 재원이 받쳐줘야 한다. 시민단체, 언론유관단체의 공적후원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저널리즘이 정치권력-자본권력에 깊이 예속되는 한 후원의 지속성, 합리성, 투명성 담보는 어렵다.

모든 것이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이뤄지는 소셜네트워크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언론사 모델을 개조할 것을 요구한다. 2000년대 초반의 인터넷 포털 독주도 그렇고 중반의 UGC나 최근의 SNS 기반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뉴스의 생산, 유통, 평가(재해석), 어젠다
의 주무대가 언론사 뉴스룸을 떠나는 심중한 문제를 애써 외면한다는 건 미래 생존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오늘도 전통 매체는 백수십여명의 기자가 친숙한 출입처로 나아가 비슷한 뉴스 백여건을 만들어 제작비도 나오지 않는 유통에 매달리는 데 급급하다. 무엇인가 확연히 다른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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