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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뉴스 전략. 경성 뉴스에서 연성 뉴스까지 두루 아우른다.


"언론사 뉴스조직을 나무에 비유하고 싶다. 열정적인 혁신가는 가지치기도 하고 나무를 접붙이기도 하면서 품종을 개량하는데 몰두한다. 현실적이다. 저같은 기자는 근원을 돌아봐야 한다. 밑둥의 뿌리를 봐야 한다. 저널리즘 신뢰나 명성 같은 것들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미래 연구자는 땅을 보고 숲을 살핀 뒤 나무의 위치를 바꾸려고 한다. 정체성을 개조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이고 파괴적이다.

그런데 오늘날 뉴스조직의 혁신은 판을 바꾸는 혁신에 나설지 아니면 그저 그런 혁신에 매달릴지의 갈림길에 있다. 전자의 경우는 구조적인 승부수다. 새로운 길을 여는 혁신이다. 그런 류의 혁신은 지난 20여년 사이 국내 언론계에도 등장한 바 있다.

시민기자를 내건 <오마이뉴스>, 라디오 기자도 온라인 뉴스에 관여케 한 '노컷뉴스'의 CBS, 본판보다 주목을 높인 '비디오머그'의 SBS, 명성과 포맷 그리고 온라인을 잘 활용한 '손석희'의 JTBC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런 혁신도 오래 갈수록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져야 성과를 낸다. 판을 바꾸는 혁신이 계속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 각 매체의 고민도 나날이 커지고 쌓인다. 더구나 레거시 미디어의 조직혁신은 쉽지도 않다.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숱한 변수와 장벽들도 있다. 대체로 그것은 내부에 있다. 그래서 내부를 잘 모르는 접근은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방송 뉴스의 온라인 이용행태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방송사의 공식채널(앱, 웹)을 통한 뉴스 시청이다. 대다수 매체가 이 비중이 낮다. 둘째,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가 있다. 중요한 채널이 된 만큼 핵심역량이 집중돼 있다. 셋째, 방송뉴스를 실시간으로 재전송하는 포털이 있다. 여전히 주목도가 높은 채널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넷째, '다시 보기'가 이뤄지는 형태다. 방송뉴스를 꼭지별로 쪼개고 텍스트 기사에 영상클립을 임베드한 것이다. 방송뉴스는 '다시보기'를 할만한 매력적인 장르는 아니지만 이 경우 포털검색이나 포털 뉴스채널 안에서 이용자의 선택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방송뉴스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은 녹록치가 않다. 우선 전례없는 영상뉴스의 공급증가다. 청년층은 이미 고정형TV를 떠났지만 소비는 늘고 있다. 방송사들의 세컨드 스크린 전략이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즉, 뉴스공급자 측면에서 수요증가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는 홀로 성과를 독식하기 어렵다는 것도 자명하다.

둘째, 오디언스 측면에서 영상뉴스 소비가 늘고 있다. 가짜뉴스가 늘고 있다. 큰 이벤트가 많이 발생한 1~2년 사이 미디어 수용자의 일차적 행동 가운데 하나는 방송뉴스를 찾는 것이다. 쟁점을 확인할 때는 큰 매체의 방송뉴스를 살핀다.

셋째, 공급과 수요가 늘었지만 오디언스가 원하는 형식과 내용이 달라졌다.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예능형 뉴스, 해설형 뉴스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썰전 강적들 스트레이트 등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유도현 닐슨코리안클릭 미디어부문 대표는 "이 프로그램들을 방송뉴스의 범주에 넣는다면 그 오디언스는 결코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다시 본질로 돌아가고자 한다. 방송뉴스가 처해 있는 이 생태계는 도대체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퓨리서치(PEW)에서 낸 '2025년의 인터넷' 보고서'는 인터넷의 극적인 진화를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정리했다.

이를 재구성하면 긍정적인 측면은 여덟 가지 정도다. 첫째, 인터넷이 삶 그 자체가 된다. 콘텐츠가 커머스가 되고 커머스가 커뮤니티가 되고 다시 콘텐츠가 된다. 내가 있는 곳에서 인터넷에 들어오면 일상이 움직이고 그 자체가 배경이 된다.

둘째, 여전히 TV로 지구 곳곳을 볼 수 있지만 인터넷에 접속하면 그곳 사람들과 '이웃'이 된다.

셋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는 사람들을 더 현명하게 이끌 것이 확실하다.

넷째, 증강현실 그리고 휴대형/착용형/체내삽입형(portable/wearable/implatable) 장비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뉴스조직은 어떤 정보를 만들 것인가 또 뉴스조직은 우리의 재능있고 재담있는 오디언스와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 우리가 판을 바꾸는 혁신을 잊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면 말이다.

다섯째, 차별, 불평등, 억압 등 사회적인 갈등요소들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고 새로운 전기를 이끈다.

여섯째, 기존 국가와 규범을 벗어난 사람들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 체제 혹은 문화가 형성된다.

일곱째, 글로벌로 확장되는 보편적인 서비스 한편으로 보안을 강화한 개인화한 채널이 주목받는다.

여덟째, 더 많은 정보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지식 범람이 일어난다.

뉴스조직은 훌륭한 구성원을 확보하면서 더 똑똑해지고 더 유연하며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중재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가?

워싱턴포스트지의 구사옥 로비의 게시물. 관내 커뮤니티와 만나는 이벤트를 담은 월간 일정을 기록했다. 이 신문은 제프 베저스 인수 이후 코럴 프로젝트(Coral Project)를 통해 오디언스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디지털 문명은 우리를 불편하고 힘든 과제 앞에 몰아갈 수 있다.

우선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분열과 폭발이 빈번히 발생하고 저항과 처벌이 반복된다. 또 집단적 사고-군중심리가 두드러지며 거짓정보가 폭증한다. 국가와 기득권은 이에 맞서 규제와 감시를 내세운다. 사람들의 관심사와 약점을 간파한 알고리즘은 확증편향을 가속화한다. 고도화하는 기술은 인간의 지혜를 시험한다. 불성실한 태도, 불확실한 예측들이 우리를 곤란하게 만든다.

뉴스조직은 인터넷과 함께 고유한 능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면서 혁신했다. 탐사저널리즘, 서비스저널리즘, 데이터저널리즘, 로봇저널리즘 등 진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뉴스조직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인터넷 이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도 있다. 첫째, 전통적인 정보 생산자 언론과 출판 즉, 레거시 미디어는 뉴스(정보)의 질과 양, 형식에 일정한 변화를 주도했다. 더 나아가 공급자 숫자도 증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뉴스와 조직의 차이는 없어지고 있다.

둘째, 그대신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힘이 세졌다. 혹시 어느 한곳에 힘이 빠지더라도 또다른 기술기업이 그 힘을 메꾸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기술기업이 독점한 '기술 통제권'은 앞으로도 공급자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다.

셋째, 오디언스는 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더욱 주도적인 위치에 서고 있다. 특히 공개된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한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에 효율적으로 다가서고 더 많은 정보를 만들고 있다. 그 정보의 가치도 정의하고 있다.

넷째, 거대한 네트워크의 강력한 영향력은 이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오디언스를 서로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열쇠이다. 제프 자비스 교수는 2020년 미디어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거대한 커뮤니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사실 디지털 혁신의 품격을 높이는 세계의 유력언론은 오디언스를 파악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기 위해 헌신한다. 불과 몇 년 뒤의 뒤엉킨 전망과 사실에서조차 더 분명해지는 것은 뉴스조직의 디지털 투자 즉, 혁신은 오디언스를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저널리즘의 신뢰와 명성을 높이고 그 가치를 확장할 수 있으려면 훌륭한 오디언스와 상호작용하는데 나서야 한다. 그것이 판을 바꾸는 혁신이다.

BBC의 오디언스팀. 오디언스의 이용행태는 물론이고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시 묻는다.

● 우리의 오디언스는 누구인가? 뉴스를 이해하며 의견을 제시하고 논쟁의 살을 붙이는 오디언스를 찾는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

● 그 오디언스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기대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원하는 것을 교환하고 있는가?

● 우리의 잠재적인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 새로운 오디언스를 찾는 계획과 투자는 전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BBC의 오디언스팀은 100여명이 넘는다. 매년 수백억원을 지출한다. 오디언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며 대응하는 모든 활동에 그들은 '미래'와 '경영'의 화두를 붙인다. 2017~2020년 BBC의 전략적 목표 가운데에는 오디언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첨부되었다.

2013년 시작된 예산 7,600만 파운드 규모의 'myBBC' 프로젝트는 쉽게 말하면 오디언스가 자신의 정보를 BBC에게 건네고 로그인하게 만드는 것이다. BBC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분별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느린 뉴스'와 세로형 영상 같은 '모바일 최적화' 포맷에 주력한다. 분석의 깊이를 더하는 데이터저널리즘도, 뉴스앱을 통한 푸시 알림 기능, 건강-환경 등 삶에 밀착한 뉴스 등등도 모두 자사의 훌륭한 오디언스를 연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전략이다.

만약 지상파방송사가 판을 바꾸고 새 길을 여는 혁신을 고민한다면 먼저 오디언스로 향해야 한다. 2012년 페이스북 임원은 "지능적인 화면을 탑재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운전자와 그들의 친구 사이를 연결하고 사회적 맥락을 활용할 수 있는 화면을 만들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한 간부는 "우리는 20세기에 넘볼 수 없는 명성을 가졌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들과 손을 맞잡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모든 디지털 플랫폼은 연결된 개인을 향해 지속적으로 설계된다.

많은 방송뉴스 조직은 톱다운 방식을 택했다. 일부는 그 이후 독립적인 문화를 갖춘 조직을 일궜다. 그 어떤 혁신이든 기술, 경험을 내재화하고 시스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없으면 용역조직을 갖추고 비용 주판만 튕기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뉴스조직은 이런 방식을 택해서는 안 된다.

특히 훌륭한 오디언스를 찾고 서로 연결하는 것은 오로지 뉴스조직의 핵심 미션이 돼야 한다. 매일 당신들의 뉴스에 말을 거는 사람들, 의지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연거푸 만들어야 한다.

카드뉴스, 짤방, 말랑말랑한 뉴스 등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트렌디한 뉴스형식을 만드는 노력을 멈추라는 말이 아니다. 오디언스 접점을 늘리고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것은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서 판을 바꾸는 혁신에 비하면 손쉽고 보잘것 없는 혁신이다. 방송뉴스의 경쟁구도를 바꾼 태블릿 PC 이슈 같은 기적은 더 이상 재현되기 어렵다.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오디언스를 확보하는 노력만이 혁신의 전부이며 핵심이다. 당신의 뉴스조직에서 그것을 해낼 수 있기 바란다."


덧글. 이 포스트는 최근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강연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부 민감한 내용과 해당 방송사 만의 사안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기자의 양심과 지성이 저널리즘의 미래 지켜

Online_journalism 2012.05.02 17:39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언론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널리스트의 양심과 지성이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컨버전스 등 3C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뉴스의 신뢰도를 확보하지 않는 한 저널리즘이 사회적으로 존재할 곳은 없다. 산업적으로는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이 포스트는 한국언론정보학회 학술대회 때 발표될 한 연구자의 논문작성 인터뷰를 위해 작성한 내용입니다. 이 연구자는 리영희 선생의 언론 정신을 오늘의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비춰 재조명해보려고 했다고 합니다. 


1. 실천으로서의 글쓰기


Q. 기자가 도전해야 할 이 시대의 우상은 무엇인가?


A. 첫째, 이데올로기다. 분단질서가 한국 지식사회의 내용과 형식을 왜곡시키고 있다. 그 이면에는 냉전이데올로기가 존재한다. 냉전은 절대 선이라는 기준이 한국사회의 다원성, 다양성, 창의성을 질식시키고 있다. 둘째, 권력과 재력 같은 일방적인 ‘힘’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유권자에 의해 선출되지만 행정, 사법과 같은 전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누리고 있다. 때로는 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있다. 약자를 무력화하는 재력도 마찬가지다. 공정하고 반칙이 없는 사회를 무너뜨리는 원천이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에 저널리즘이 포섭돼 있다는 것이다. 기자 스스로 이러한 우상을 극복해야 한다.


Q. 모든 시민이 기자인 시대인데, 상황은 아직도 기자에게 진실추구, 권력감시, 우상타파의 역할을 요구하나?


A. 저널리즘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진실추구, 권력감시는 시대의 소명이 아니라 저널리스트의 소명이다. 시민저널리즘은 그것을 보완하고 자극하는 재료가 될 뿐이지 전문성을 가진 저널리즘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시민저널리즘(아마추어저널리즘)과 전통저널리즘(직업저널리즘;프로페셔널리즘)은 경쟁하거나 갈등해서는 안되고 협력하고 연결되어야 한다.


Q. 이런 역할을 하는데 있어 정치, 사회 상황은 여전히 기자의 양심적 결단을 요구하는가?


A. 정치과잉, 이념과잉은 한국 언론의 편식을 가져왔다. 신문, TV 등 전통매체 시장의 위기구조는 또다른 파행을 불러왔다. 바로 광고주의 영향력 확대다. 극단적인 정치지형과 자본의 압박은 뉴스룸과 기자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업계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가능했으나 현재는 시장 양극화에 따라 의견을 모으기도 쉽지 않다. 모든 사안들이 기자 개개인의 고뇌 속에 녹아들고 있다. 고독한 저널리스트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들이 더욱 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무대로 진입할 때 수용자인 오디언스들의 몫이 중요해졌다.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떠나 경제적, 정치적으로 후원해주는 저널리스트에 대한 기부가 필요하다.


2. 실증적 글쓰기


Q. 발생기사는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이 더 앞서는 경우가 많다. 또 전문가가 블로거로 식견을 얼마든지 발휘하는 시대다. 직업 기자의 영역이 남아 있다면 어떤 분야인가?


A. 현장에는 기자보다 시민이 더 많이 존재한다. 그 시민들은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능력과 플랫폼을 가졌다. 정보화사회에서는 고급정보에 접근해 훌륭한 콘텐츠를 생산할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직업 기자들의 역할은 첫째, 정보를 코디네이팅하는 일이다. 무수한 정보들을 잘 배열하고 전달하는 역할이다. 둘째, 정보를 협력적으로 제공하는 일이다. 전문가나 시민과 함께 정보를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다. 셋째, 숨은 정보를 드러내는 일이다. 국가안보(국방), 관료사회(행정, 제도) 등 아직 시민이 들여다볼 수 없는 권력심층부와 조직들을 대상으로 한 취재다.


Q. 탐사보도나 심층보도의 필요성이 점점 커짐에도 불구하고 현재 저널리스트의 대응(출입처 주의 등)은 어떠하다고 보는가?


A. 오늘날 저널리스트는 깊이 있는 정보를 발굴해 이를 분석-해석할 뿐만 아니라 재구성-스토리텔링하고 전 과정을 커뮤니케이션하는 태도와 열정이 요구된다.


하지만 출입처주의나 자사 이기주의, 연고주의 등 기자집단에 존재하는 관행과 문화는 정보에 대한 고도의 접근을 불가능하게 한다. 거의 동일한 취재원을 통해 비슷비슷한 정보가 양산되는 것이다. 특히 취재원과의 관계모델에 따라선 ‘비판’은 사라지고 ‘동정’과 ‘보호’가 행간의 뉘앙스를 차지하고 있다.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탐사보도, 심층보도보다 관행적인 시스템에 안주함으로써 ‘발로 쓰는 기사’보다는 ‘감정’이 노골화하는 남부끄러운 기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 저널리즘은 전통매체의 플랫폼을 뛰어넘은 새로운 양식을 요구한다. ‘읽는’ 뉴스가 아니라 ‘보는’ 뉴스, 6하원칙 등 룰이 지배하는 형태가 아니라 ‘매쉬 업mash-up' 같은 이질적인 소스들이 결합한 새로운 뉴스를 제안한다. 시간, 공간은 물론 지면 및 편성시간의 한계를 벗어난 하이퍼링크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가 지원되는 온라인저널리즘은 심층-탐사보도의 입체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뉴스룸은 여전히 고답적인 조직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활용하지 못하고 낡은 기사생산 방식을 답습하고 있고, 새로운 종류의 뉴스를 원하는 수용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역량의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Q.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은 무엇이며 기자 스스로의 노력은 어떤 것이 있다고 보나?


A. 뉴스룸은 기자들의 선발, (재)교육 패러다임을 새로 갖춰야 한다.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기자들을 충원하는 정도가 최근의 변화였다면 아예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자들의 책임도 크다. 첫째, 현재의 직무조건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스스로 브랜딩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둘째, 디지털 테크놀러지 스킬을 갖춰야 한다. 모바일 디바이스와 소프트프로그램으로 라이브 현장 중계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셋째, 네트워킹에 능해야 한다. 국내외 전문가들, 오디언스들과 좋은 관계를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Q. 탐사보도를 하는 데 CAR에서 언급되는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고 도움을 주나?


A. 첫째, 중요한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다. 아이템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정당한 것인지 등에 대해 CAR는 훌륭한 평가를 들려준다. 둘째, 정보탐색의 노하우를 갖게 된다. 전문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는 경로, 검색엔진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 등이다. 셋째, 이렇게 모아진 정보를 기사쓰기에 맞게 재배열, 재구성하는 것이다. 정보 재설계에 해당한다.


3. 대중(독자)과의 상호교육


Q. 대중의 뉴스 소비행태와 선호하는 뉴스이 포맷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예, 이털남이 주장하는 실시간 해설, 나꼼수식 토크식 풀어주기가 인기를 끄는 것 등). 이 밖에 어떤 변화가 있다고 보는가?


A. 첫째, 요약해서 전달하는 이른바 ‘다이제스트형’ 뉴스다. 스포츠 중계를 ‘하이라이트’로 보듯이 뉴스도 마찬가지다. 되도록 핵심만 전달하는 것이다. 둘째, 이 때문에 직관적인 뉴스 서비스가 중요하다. 읽는 지면이 아니라 보는 지면이 되듯, 인포그래픽으로 만들거나 인터랙티브 서비스가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셋째, 뉴스(내용)를 해석하는 서비스다. 다양한 뉴스가 있지만 이를 비교-재구성하고 해석한 것이다. 대부분 뉴스를 소비하는 수용자들이 제공한다. 넷째, 수용자가 보유한 단말기에서 (기술적으로) 접근성, 편의성이 높은 뉴스 제공하는 것이다. 팟캐스트 서비스는 대표적이다.


Q. 직업 저널리스트는 이런 독자의 변화를 얼마나 잘 따라잡고 수용한다고 생각하나? 독자(대중)은 항상 옳은가? 트위터 등에서 보이는 즉흥성, 편향성에 직업 저널리스트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기자들은 업무여건이 녹록치 않아 수용자의 트렌드를 따라잡는 것이 어렵다. 기껏해야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정도다. 이마저도 스스로 전문성을 확보하고 꾸준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


일부 기자들은 온라인 활동이 두드러지는데 수용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자신의 취재활동에 반영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스스로 객관주의를 잃고 정치화하거나 수용자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물론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권장되어야 하지만 정치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SNS상의 수용자들과는 취재원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거리감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단히 즉흥적이고 의식적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잘못된 정보를 전할 수 있어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자들은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첫째, 정확한 목적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개인적이든 뉴스룸 차원이든 분명한 목적이 드러나야 한다. 가령 이것은 취재를 위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의견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공표하는 식이다. 둘째, 독자가 전한 정보를 다시한번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공표된(트윗, 포스팅) 시간을 잘못 알고 그냥 보도하는 경우도 흔하다. 팩트를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셋째, 최종 보도를 하기 전 이해 관계가 있는 수용자와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 그냥 “따옴표”로 처리하면 그뿐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수용자에게 보도의 취지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넷째, 보도가 이뤄진 (해당) 수용자의 피드백을 점검해야 한다. 뉴스는 이제 한번 보도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생명을 갖는다. 최소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사후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Q. 직업 저널리스트가 소셜미디어에서 개인의 의견을 밝히고,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A. 우선 해당 뉴스룸에 가이드라인이 있는 지가 중요하다. 직업 기자는 어쨌든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언론사 내부에서 SNS 가이드라인이 제정될 때 사측의 주장만이 아니라 기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과 별개로) 기자들이 사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수용자들은 기자들이 기사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와는 다른 혹은 별개의 개인적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 기자들이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는 것은 일방적 커뮤니케이터가 된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기자 개인의 생각이나 관점을 공표하는 것이 잘못된 방향은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그 수준이다. 스스로 정파가 되거나 정치인이 되는 경우까지 있는데 그것은 피해야 한다. 객관주의, 제3자적 관점을 잃으면서까지 직업기자로서 말하는 것이 유익한지는 의문이다.


기자들이 스스로 정치화하면서 수용자와 갈등을 빚거나 심지어 격한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뉴스룸에 복무하는 기자는 말 하나, 표현 하나도 신중하고 격을 갖춰야 한다. 기자가 자신의 의견을 품격 있게 전하는 커뮤니케이션 훈련이 필요하다.


4. 대안 전달 채널의 적극적 활용


Q. 정치적/상업적 압박은 언론사가 심층적 탐사 보도를 장려하도록 하는가? 아니면 축소시키는 방향인가?


A. 확대 혹은 축소 등 반드시 어떤 한쪽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상업적 압박은 그 ‘의도’가 있는 만큼 오히려 심층적 탐사보도를 기대할 수 있다. 우호적인 취재환경을 지원하고 의도하는 뉴스가 나올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부분은 장려되고 어떤 부분은 축소되는 방식으로 심층적 탐사보도는 왜곡될 수 있다. 정치적/상업적 압박은 단순히 보도를 막거나 보도 내용을 편향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작동함으로써 수용자를 믿게 만들어버리는 형태로 연출된다.


Q. 이럴 때 어떤 대안 채널이 고려될 수 있나? 즉 팟케스트, SNS, 블로그 등의 디지털 기술은 시민저널리즘 뿐 아니라 진실을 드러내려는 직업 저널리스트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가?


A. 최근 뉴스룸에 소속된 기자가 정치적, 개인적 이유로 별도의 채널을 통해 저널리즘 행위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것은 권장될만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전통매체 뉴스룸의 취재환경이 그만큼 열악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서다.


뉴스룸을 벗어나서 소속 기자가 활동하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제기한다. 그가 소속매체의 의견과 다른 논조나 의미를 보도하는 것은 당장에는 소속매체의 방침이나 철학과 반하는 것인 만큼 ‘직업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수용자들에게 이러한 보도가 널리 알려지면서 해당 언론사나 이슈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가중할 수 있다. 법률적으로도 ‘언론’으로서 자리매김돼 있지 않은 만큼 새로운 차원의 시빗거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채널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론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언론이 메꿔주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하고 모바일, SNS 등 역동적인 서비스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어 그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중요한 것은 직업 기자들이 이러한 독립적인 채널을 만드는 이유가 사회적으로 정당한가, 그리고 전통매체와 그 종사자가 이러한 채널로부터 교훈의 메시지를 수렴할만한 진실-깊이를 담보하는가이다. 존재이유를 스스로 확보한다면 논란거리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Q. 직업 저널리스트가 이런쪽에서 거둔 성과가 제도 언론에 자극을 주는 선순환 효과가 있다고 보나?


A. 확신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제도 언론은 이러한 기자들을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설혹 성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를 껴안을 개방적이고 유연한 뉴스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계속 겉돌 수밖에 없다. 제도 언론은 속성상 모든 저널리즘 행위가 자사의 내부에서만, 자사의 허락과 관점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수용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저널리즘 즉, 뉴스가 무엇인지를 뉴스룸이 파악하고 이를 자사 저널리즘의 과정에 반영하는 열린 문화를 갖는 일이다. 결국 최근 직업 기자가 만든 독립적인 채널들이 과연 어떤 성격인가에 대해 언론계 내부에서 논의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공론화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기자의 소셜네트워크 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

Online_journalism 2012.02.14 15:5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언론이 떠들기 전에 혹은 언론이 떠든 뒤에 더 큰 소리로 울림을 전하는 소셜네트워크의 등장은 기자들에게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제기한다. 독자와 소통할 때 어디까지 이야기할 것인가라는 난관은 따라 다닌다. 전통 매체는 기자들을 통제할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풀어줄 것인가의 기로에 섰다. 기자들이 스스로 미디어를 만드는 세상에서 저작권은 물론이고 매체의 정체성 및 경쟁력 그리고 원천적으로는 직업윤리 같은 논란들이 계속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 포스트는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오늘’ 박새미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박 기자는 MBC 이보경 기자의 ‘비키니 시위’ 이후 소셜네트워크에서 기자들의 개인 소신 공개에 따른 논란이 일면서 언론사의 소통 전략과 관련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뉴스룸은 기자를 ‘관리’하고, 기자는 ‘다양성을 보장받는’ 쪽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전통 매체 내부의 소통 이슈입니다. 제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인터뷰는 14일 오전 전화 통화로 진행됐습니다.

 
Q. 국내 언론사 뉴스룸은 기자들이 소셜네트워크(SNS)에서 개인적 소신을 피력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다뤄야 한다고 보세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처럼 사실상 방관하는 것에서 일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의 전통매체 뉴스룸은 기본적으로는 자사의 권위, 경향을 보호하는 흐름을 갖고 있습니다. 기자들의 소셜네트워크 활동에 개입하는 거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분류하는 형식인데요. 즉, 독자나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무조건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 기자로서의 책임성을 가지고 접근하도록 했죠. 

물론 이러한 것들이 국내에서도 그대로 유효한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널리즘은 한 사회가 축적하고 있는 다양한 가치와 배경들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죠.

바꿔 말하면 미국, 유럽의 뉴스룸 문화를 한국에 바로 이식이 가능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죠. 가령 매체에 소속되기보다는 자유롭게 활약하는 전문기자(프리랜서) 풀이 좋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는 메이저 신문 등 전통 매체를 벗어나 성공하는 기자를 발견하긴 어렵죠.

더군다나 국내 매체 환경은 저널리즘에 대한 불신이 상당한 상황이죠. 이념을 편식하는 매체들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지속되고 있고, 시장에서 매체 간 경쟁이 과열되다보니 선정성이나 상업성 논란도 위험한 수준이죠. 

이런 상황에서 소셜네트워크는 폭발적으로 팽창한 셈인데요. 기자들의 경우 내부에 소통 지침도 없는 상황에서 많은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기회가 열린 거죠. 최근 기자들의 개인 소신 피력이 늘어난 것도 그 연장선상이죠. 문제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전수나 교육은 전무했다는 점인데요. 

적지 않은 혼선과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죠. 대표적인 것이 내부에서 취득한 취재 정보를 사전 조율 없이 퍼뜨리는 거죠. 가령 뉴스룸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또다른 가치를 유발할 수도 있었던 것이 기자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무단으로 활용하면서 축소되는 일이죠. 협력해야 할 독자들과 불필요하게 마찰을 일으키거나 정치적인 행동으로 비쳐지는 일도 부정적인 모습이죠.

결국 전통 매체는 소셜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기자와 그 행위들에 대해 상당한 갈등을 안고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데요. 이런 복잡함을 정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죠. 관건은 개별 매체의 특성, 매체 시장 여건을 감안해 내부 구성원들과 충분히 논의한 뒤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죠.

Q. 국내 언론사들이 기자의 소셜네트워크 업무 가이드라인을 효율적으로 잘 만들 수 있을까요?

A. 국내 언론사 뉴스룸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는 일반적으로 유연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새로운 문화나 자극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내는 게 간단치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 상에 기자들의 활동, 표현 문제는 민감한데요. 내부에서 합의를 할 때까지 마찰은 피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통 매체는 커뮤니케이션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안전성 위주로 외부 소통문제를 다룰 공산이 높고요. 반면 젊은 기자들일수록 소통 도구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받는 것을 선호할 테니까요. 

따라서 어떻게 하면 소셜네트워크 상의 기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드느냐가 핵심적인 과제가 되겠지요. 그런데 이미 국내 언론사의 SNS 대응의 한계, 약점 같은 것들이 만만찮게 드러나고 있지요. 기자 개인에게 독자와의 외부 소통을 일임하거나 수수방관하는 것이 보편적인 흐름이고요. 심지어 소셜네트워크 업무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언론사도 실제로 기자들의 소통이 얼마나,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죠.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전통매체 뉴스룸은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일방적으로 차단하거나 기자 통제라는 접근으로 흐를 수밖에 없었고요. 업무 가이드라인이 나왔어도 그 내용인즉슨 소통 강화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었죠.

하지만 소셜네트워크 상의 역동적인 독자들은 전통매체와 기자들에 대해 거는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요. 언론사가 경영적으로 사회적으로 위기요인을 줄이기 위해 '기자 관리'에만 치중할 경우 또다른 위기가 생길 수 있죠. 독자들은 소통과 협력에 능한 언론사를 경쟁력 있고 신뢰할만하다고 평가하기 시작했거든요.

더 이상 뉴스룸이 외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소셜네트워크 상 기자들의 활동에 대한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는 부분이 된 거죠. 이런 요구와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종전보다는 훨씬 진지한 논의가 시작될 거라고 예상해 봅니다.

미디어오늘 2012년 2월15일자.


Q. 소셜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을 고려한다면 어떤 방향이 좋은 가이드라인의 조건이 될 수 있을까요?

A. 전통 매체 기자들이 소셜네트워크에서 활발히 소통하는 것을 지지하면서도 위험하게 보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기자들이 '객관적인 관찰자'라는 본연의 태도나 직업 윤리를 망각하는 것을 목격할 때 우려하게 되는데요.

시대가 바뀌었으니까 과거의 전형적인 기자상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고요. 다만 일부 기자들은 소셜네트워크에서 다른 사람들과 논쟁이라기보다는 싸움을 하고 지나치게 감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저는 때로는 이들이 기자가 아니라 쇼맨십이 필요한 정치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언론사에서 이런 기자들의 활동이나 접근방식을 거의 모르거나 알아도 모른 체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몇몇 기자들이 어떤 정파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대변하거나 ‘동업’하는 것은 전통매체 기자들이라면 일어나선 안됩니다. 하지만 기자들은 특정 매체 소속임을 밝히면서도 ‘이 공간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사적인 의견이다’라고 전제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소통을 정당화하는데 급급합니다. 

동시에 뉴스룸은 각 기자의 견해와 관심을 소셜네트워크에서 공유하는 걸 무조건 막아서도 안되겠죠.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기자 개인이 갖고 있는 명성이 어떻게 확보되느냐는 것은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자가 소셜네트워크에서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탁월한 식견을 들려주는 것은 소속 언론사에게까지 훌륭한 평판을 제공합니다. 그 반대로 어떤 기자가 고약하고 무원칙한 주장을 고집할 때는 해당 언론사는 경쟁력에 금이 가는 빌미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정부와 기업 같은 곳은 수년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의 평판에 주목하고 있죠. 전통 매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널리즘의 가치나 품격은 소통에서 시작하죠. 결국 소셜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간파한 언론사라면 안전하고 생산적인 소통 전략을 만드는 것이 간단치 않은 일임을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인식을 기초로 외부 전문가들, 뉴스룸 구성원들의 의견을 골고루 듣고, 매체의 소통 전략을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성급하게 다루지 말 것(일방적인 기자 통제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것) 둘째, 커뮤니케이션을 저널리즘화하는 내부 체계를 만들 것(소통의 피드백, 협력적 저널리즘) 셋째, 기자들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것(커뮤니케이션 과잉의 부작용을 경계할 것) 등이 그 기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인다면 소셜네트워크에서 활약하는 일부 기자들은 여전히 (소속된) 전통매체 내부에서 들여다 보면 소수자에 불과하죠. 의사 결정 구조 내에서도 비주류나 다름없죠. 소통에 적극적인 기자들일수록 정작 뉴스룸 안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내며 외롭게 분투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독자들은 이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협력할 것인지를 즉, 새로운 차원의 저널리즘 운동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야 전통 매체의 소통 전략도 더 독자 중심으로 옮아가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Q. 좋은 소통 전략 마련을 위해 언론사가 해야할 것인 있다면요?

A. 단기적으로는 일단 소셜네트워크와 관련된 인적, 조직적 접근이 활발해져야 할 것입니다. 소통은 곧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고, 저널리즘 과정에 독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첫 출발점이죠. 국내 언론사 뉴스룸에 이런 소통이 늘어나서 일방적인 제작관행이나 접근을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려면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가와 대응 조직이 당장에 필요합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소통 기구가 심각히 왜소한 상태고 그것마저 형식적인 접근에 그치고 있거든요.

장기적으로는 기자의 선발, (재)교육, 취재(관행) 등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상명하복, 연고주의, 서열주의, 출입처 문화 등은 국내 현실에서 필요한 부분도 인정되지만 오늘날과 같은 변화무쌍한 미디어 시장에서는 전통 매체 뉴스룸의 창의성, 실험성을 저해하고 경쟁력을 갉아 먹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독자)와의 생산적인 결속을 차단하는 벽 같은 것인데요. 

전통매체가 미래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자와 열린 소통을 하고 독자와 함께 할 수 있는 문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순간입니다. 지난 세기에는 말하자면 닫힌 저널리즘의 시대였죠. 하지만 소셜네트워크 시대는 열린 저널리즘이 꽃피는 시대입니다. 뉴스룸을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변모시키고 기자들의 열정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만이 저널리즘의 미래 경쟁력을 가늠하는 승부처라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문산업, 거대한 전환기에 섰다

뉴스미디어의 미래 2009.05.18 17:29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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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기에 투자하고 판형을 바꾸며 방송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온라인 뉴스를 강화한 최근까지의 신문업계의 변화가 ‘혁신’이란 이름으로 성과를 거두려면 신문 콘텐츠와 저널리즘을 둘러싼 수용자들의 평판을 점검, 수렴하여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브랜딩이 필요하다.

20세기 미디어 시장을 지배한 신문산업이 극도의 부진에 빠진 것은 멀리는 10년, 가까이는 3년 전부터의 일이다.

21세기 벽두부터 서둘러 전개된 네트워크의 진화는 신문을 더 이상 특별한 정보 플랫폼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그러한 상황이 완전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읽히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같은 신문산업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열독률 저하, 광고주 이탈로 요약된다. 열독률 저하는 기존 독자군의 뉴스 습득 경로의 다변화, 무가지-디지털 디바이스 보급에 포섭되는 신규 독자군과의 접점 부재에서 이뤄진다.

한국언론재단 '200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정기구독률은 조사가 진행된 이래 처음으로 30%대로 들어섰고(36.8%), 2002년 이후 일주일간 신문 열독률도 60% 아래인 58.5%로 가파른 하락세로 나타났다.

광고매출 격감은 좀더 심각하다. 광고주가 영리해지고 미디어 시장의 투명성이 고양되면서 신문광고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것을 일시적인 경제사정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것은 난센스다-일부 신문사는 지난해 촛불시위-광고주불매운동이 광고영업을 망쳤다고 흥분했지만 신문산업이라는 큰 틀로 볼 때 객관적인 태도는 아니다.

□ 신문위기의 본질은 패러다임의 전환

오히려 일본TV 우지이에 제이치로 이사회 의장의 경고가 설득력이 있다. 우지이에 의장은 올해초 한 일본 주간지와 인터뷰에서 "현
재의 신문, 방송 광고감소는 결코 경기순환적인 것이 아니다"면서 "콘텐츠 생산자보다 유통플랫폼 사업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큰 구조적 변화"라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국내 광고시장의 변화추이를 보더라도 신문을 비롯 활자매체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온라인, 위성TV, CATV 등 뉴미디어군의 광고매출은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전자의 감소세와 후자의 상승세가 최근 1~2년 사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1/4분기 주요 신문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0~50%의 광고매출 하락을 맛봐야 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라고는 하지만 지난 10년간 한국 신문광고가 견조한 성장세를 간헐적으로 나타낸 것과 비교할 때 심중한 국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PwC(Pricewaterhouse Coopers)-WAN의 최근 보고서(Moving into Multiple Business Models:Outlook for Newspaper Publishing in the Digital Age)에서도 위기의 내막은 잘 드러난다.

보고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7개국을 조사한 결과로 세계의 신문업계가 2011년 이전에는 제대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09~2013년에는 연 평균 4.5%씩 마이너스가 예상되는데 북미나 유럽에서는 신문 발행부수와 광고매출 감소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또 광고주들이 신문보다는 떠 오르는 플랫폼으로 옮기는 성향이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효과 극대화를 위해 통합된 멀티플랫폼 전략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며, 타깃-광고효과-비용 등 보다 정교한 설계에 의해 플랫폼을 선택할 것이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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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문업계는 1997년 IMF를 거친 뒤 IT 투자국면에서 닷컴 설립 등의 활로를 찾았으나 실패한 뒤 종이신문 중심의 기업경영을 지금까지 해왔다. 2007년 이후 미디어 컨버전스 등으로 신문방송 겸영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방송전략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의 방송사업 진출은 리스크 요인이 높고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 국내에서만 보더라도 지상파TV의 광고시장은 안정적이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고 케이블 PP 시장은 종합편성채널 등 규모를 키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제일기획 등 자료 재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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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온 대신증권의 미디어 산업 전망 보고서임

□ “신문은 혁신하지 않는 낡은 정보기업“

실제로 해외의 주요 광고주들은 수년간 진행된 미디어 플랫폼의 다양화에 의해 멀티플랫폼 광고를 진행했으며 광고예산을 그만큼 신문에서 줄였다. 2003년 31%였던 신문광고 빚우이 지난해에는 25%, 2011년엔 21%로 전망됐다.

이 보고서에 인용된 광고주들은 가장 매력적인 매체로 TV를 꼽고, 앞으로 점유율이 높을 것으로 보는 매체는 모바일, 유료TV로 예상했다. 인쇄매체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특히 광고주들은 좀 더 혁신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지 않는 신문업계를 회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직자들은 신문보다는 인터넷을 더 활용하고 있는데, 광고주들은 소비자들의 이러한 동향변화를 광고전략에 적극 반영한다. 조사에 응한 네덜란드 광고주의 경우 구직 광고 예산의 80%를 인터넷으로 옮겼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과거에 신문으로 많은 광고를 하던 광고주들이 이미 인터넷으로 옮겼다. 여행, 레저, 취업 심지어 부동산, 자동차까지 무수한 이벤트와 홍보가 신문의 둥지를 떠난 것이다. 그대신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광고만 신문지면에 가끔씩 등장하고 있다.

광고주들이 신문을 이탈하는 것은 뉴미디어 기반이 경제적 잇점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실제로 어떤 부분에서는 온라인의 광고단가가 더 센 편이다. 그럼에도 광고주들이 인터넷이나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광고노출을 전환하는 것은 타깃 고객층을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갖지 않은 신문은 도태될 것이 확실시된다. 광고주들은 분명한 타깃이 존재하는 플랫폼으로 홍보할 의향을 갖고 있다. 100만부를 찍는 신문이 존재한다고 광고를 정례적으로 헌사할 ‘자선사업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3~4년의 경기불황기에는 그점은 더욱 끔직한 현실이 된다.

□ 신문 콘텐츠는 달라져야 한다

신문사가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채택할수록 세분화되는 광고시장에 능동적으로 접점을 형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소비자들은 신문에 대해 갖는 니즈가 확실한 상황이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에서는 속보와 멀티미디어를 원하지만 신문에서는 깊이 있는 심층정보를 기대한다.

따라서 신문사가 생산하는 콘텐츠의 혁신을 위해 새로운 조직 라인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엔터테인먼트-스포츠-금융(재테크) 등 전문분야 콘텐츠의 수요는 언제나 강력하게 형성된다. 그러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서비스의 형식과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국내 신문사들은 핵심역량을 종이신문 편집국에 배치하고 있지만 기자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수준에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하루 평균 150~200개의 기사를 생산하지만 인상적으로 소비할 만한 것들은 별로 없다.

온라인 뉴스룸은 더욱 많은 멀티미디어 서비스-비디오와 속보, 그리고 그러한 서비스를 뒷받침할 수 있는 2,3차의 뉴스 업데이트를 위해 강화돼야 한다. 2~5년차 기자들은 지금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이 뛰어야 한다. 오늘 일어난 일-정보는 모두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서 소진될 수 있도록 뉴스룸을 긴장시켜야 한다.

반면 오프라인 뉴스룸은 대부분의 베테랑 기자들을 분석적이고 조망할 수 있는 기사들을 작성토록 해야 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접근 가능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식견을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온라인에서 활약하는 아마추어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지식대중’과 소통하는 부서를 키워야 한다.

이렇게 콘텐츠의 생산 양식이 전환되면 뉴스를 재가공하고 뉴스자원을 관리하는 부서를 육성해야 한다. 트렌드를 추적하고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뉴스룸을 동적으로 바꿔야 한다. 소규모 팀들이 그때그때 만들어져야 한다. 예컨대 ‘김연아팀’-‘박지성팀’처럼 핫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이슈 메이커를 전담하는 팀이 만들어져야 한다.

□ 미디어 시장 변화에 어떻게 동참할 것인가

이렇게 뉴스룸의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비뉴스룸 즉, 판매, 광고 등의 부서도 새로운 인식으로 무장하고 뉴미디어 시장에 파이프라인을 대야 한다. 모바일, IPTV, 방송주파수 등 미디어 이슈에 신문과의 고리를 창조해내야 한다.

지난해 국내 일부 신문사 광고마케팅 부서에서 온라인 더 나아가 크로스 미디어 시장을 고민하는 직무를 만든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오직 종이신문만을 위해 존재하는 내부 부서가 과도하게 존재한다는 것은 ‘퇴락’을 앞당기는 일이다.

이미 신문사는 멀티 플랫폼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직변화는 더 가파르게 전개돼야 한다. 방송 비즈니스가 올해 신문업계의 화두가 됐지만 준비가 제대로 된 곳은 거의 없다. 케이블 방송사를 보유한 일부 신문사를 제외하고는 자금, 조직, 경험 등이 모두 형편없는 수준이다.

미디어기업의 수직계열화, 수직통합이 확대되고 있다. 가치사슬(Value Chain)의 주요 접점들을 장악함으로써 시너지를 내려는 경영전략이다. 국내 신문사의 (수직)계열화는 그간 동종매체-활자매체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장, 소비자와 접점은 약했다.

물론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인쇄, 용지 등과 같은 분야에 아웃소싱을 추구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는 소비자(Audience), 콘텐츠, 유통(시장)을 위해 파트너십이 발휘돼야 한다.

경쟁력이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해당 분야의 기업, 기관과 제휴를 추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M&A도 진행해야 한다. 그 대상은 커뮤니티같은 소비자 그룹(UCC)-소셜 미디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세적인 전략이 무조건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신문사 내부에 그러한 작업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자원-인적, 물적 동력이 없다면 시간, 비용만 낭비하게 된다.

신문산업 자체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중요한 경영전략은 창조적인 사업인가 또는 창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가와 내부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할 수-해낼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 저널리즘 평판을 두려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방송이 그 신문사에게 적합한 것인지 냉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시장에서 리드할 수 있는 분야인지 내외부를 자세히 진단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내 신문기업들이 만들어낸 상품에 대한 시장 평가 즉, 평판이 새로운 비즈니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문이 만들어내는 생산물, 즉 뉴스에 대한 평판은 일반적으로 만족도와 신뢰도라는 지표로 측정되는데 그 하락세가 극적이다.

우선 매체별 만족도와 신뢰도는 대상 매체군 중에서 가장 하위를 기록했다. 매체별 만족도의 경우 인터넷(3.46)이 가장 높고 지상파TV(3.38), 라디오(3.20), 케이블TV/위성방송(3.18)에 이어 신문(전국종합신문 3.05, 지역일간신문 2.89)으로 조사됐다.

신뢰도의 경우도 지상파TV 3.39, 인터넷 3.35에 밀려 전국종합신문은 3.11로 나타났다. 특정사안에 대해 5개 매체가 동시 보도했을 경우 신뢰하는 매체로 인터넷(20.0%)보다 신문(16.0%)이 낮게 나온 점은 주목할만하다.
 

 

1984년

1988

6.29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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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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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16.3

12.8

20.0

이 조사가 진행된 10여년 전부터 지난해까지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신문이며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인터넷이다. 자료는 한국언론재단 ‘2008 언론 수용자 의식조사’임.

이는 스스로 시장에서 형성한 브랜드, 상품(뉴스, 저널리즘) 평판을 두려워 하고 성찰적 전략수립을 하지 않는다면 필패할 것임을 시사한다(물론 M&A나 지분 등 자본투자를 고려한다면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측면이 있다).

저널리즘의 신임을 얻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미디어 패러다임 변화 의미는 컨버전스나 유비쿼터스처럼 뉴스 유통, 서비스의 진상을 해독하는데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강력한 파워 서비스는 브랜드, 종사자에 대한 흥미, 감화, 충성도에 의해 형성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미디어 콘텐츠는 스타가 주도한다. 스타 MC가 있듯 스타 기자를 육성해야 한다.
국내 신문업계에 이렇게 존중받는 상품은 없다. 오직 어떤 브랜드는 진보적이고 어떤 브랜드는 보수적이라는 껍데기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한 지향이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현재적 가치로서 존재하는가, 아니면 낙인-주홍글씨로서 존재하는가?

미디어 브랜드로서 로열티가 사라진 신문에 대해 처절한 반성이 시작돼야 한다.

□ 신임 얻지 못하면 방송 사업 결코 낙관 못해

현재 대부분의 신문기업들이 초기 투자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쇼 등의 제작이 가능한 종합편성PP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단지 시장 전문가들이 보도PP로는 수익성이 낮다는 분석 때문에 심플한 종합편성PP를 고민하는 것이라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

신규채널에서 현재의 지상파 TV보다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첫째, 제작비용(불과 몇 년 뒤의 디지털TV 전환비용만 보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갑절로 늘어난다. 불운한 경우에는 두번 세번 디지털 전환 투자를 해야 한다) 둘째, 전문인력(특히 기술적인 측면을 포함해 작가, 스텝 등) 셋째, 우수한 네트워크(프로덕션)는 기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이 들고 나온 엔터테인먼트, 보도 콘텐츠가 과연 시장, 소비자들로부터 광범위한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현재의 다채널 구도에서 시청률은 극히 예외가 아니면 10%의 한계에 부딪힌다. 이것으로 영리한 광고주들이 움직일까? 광고주는 어떻게 유인할지 모르겠지만 소비자들은 전혀 다를 수 있다.

또한 지금은 신문산업의 총체적 위기이다. 어느 신문이 월등히 형편이 낫다고 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신문업계가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는데 공동으로 보조를 맞춰야 한다. 신문유통을 포함 신문업계에 대한 정책지원-예산 등을 배정받기 위해서 상식적인 수준의 투명성, 윤리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미디어는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맞물려 돌아가는 ‘삶(Lifecycle)' 그 자체다. 그것은 상품인 동시에 문화이며 철학이고 기호(嗜好, preference)이다.

신문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지배한 20세기는 사라졌다. 신문(브랜드, 상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틀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컨버전스를 통해 등장하는 다양한 채널과 브랜드, 상품들에 의해 마침내 압사(壓死)당하고 말 것이다.

자본의 힘은 강력하다. 그래서 정치와 금융 따위의 지배적 근거들을 가지고 소비자들을 현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문산업 대전환기의 진정한 메시지는 그것으로 가려지지 않는다. 신문(콘텐츠)을 부정(不正)하는 시장 소비자의 울림이기 때문이다. 아주 똑똑해진 그들의 참여가 주도하는 시대는 이미 마케팅이 근간이 되는 비즈니스를 180도 바꿔 놓고 있지 않은가.

신문산업이 앞으로 2~3년간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아가는 것이 지금 당장 컨버전스 시장에 편입되는 것보다 훨씬 실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SBS 뉴스룸의 인터넷 뉴스 공들이기

Online_journalism 2008.10.30 16:14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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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전통미디어 뉴스룸의 변화를 이끄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기자의 열정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헌신적인 집중은 콘텐츠의 질을 끌어올리는 원천인 동시에 뉴스룸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국내 신문, 방송 기자들의 온라인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고무적인 일이다.

 

가장 처음 기자들이 온라인에 선을 보인 것은 자사 닷컴 페이지에 ‘칼럼’을 오픈한 것이다. 대부분은 ‘게시판’ 형태로 기자들이 직접 글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앞서 일부 기자들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구축, 운영하는 경우도 나왔다. 당시에는 기자들이 ‘소통’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에 등록하는 것이 전부였다.

 

점점 인터넷 글 쓰기 툴(tool)이 개선되고 언론사의 온라인 관심이 커지면서 블로그라는 형식이 보편화됐다. 현재 기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관심사를 밝힐 수 있는 도구로 블로그에 매달리고 있다. 훨씬 더 간편하게 이미지 편집이 가능하고 다양한 영상도구 덕분에 종전보다 자유로운 글쓰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어서 기자들은 독자들의 댓글에 호응하면서 소통을 시작했다. 어떤 기자들은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포스트를 하거나 원하는 것을 함께 찾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스타기자도 적지 않게 등장했다. 지금은 기자들이 온라인 참여를 통해 거둘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시기 쯤에 해당한다.

 

그러나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보면 뉴스룸의 종합적인 경쟁력과는 무관하게 펼쳐지고 있다. 즉, 기자들이 블로그 채널에서 할 말을 하고 독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뉴스룸에는 전혀 흡인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기자가 촛불시위와 관련 등록한 개인적 소회나 iPod 사용후기는 뉴스룸이 만들어내는 본원적 생산품인 뉴스와는 아무런 연결고리를 갖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뉴스룸과 기자 블로그가 한 몸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보조적 장치로만 유지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의 ‘시티룸(city room)’이나 파이낸셜 타임스의 ‘롱룸(Long Room)’의 경우 깊이 있는 뉴스 블로그 형태로 진화하면서 브랜드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자 블로그를 통해 더욱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고 이것을 언론사 뉴스룸의 전체 경쟁력으로 이어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이다.
뉴스룸이 인터넷을 핵심적인 서비스로 받아들이고 문화를 쇄신해야 한다.  

현재 기자들은 특종을 지면과 TV 등 자신이 복무하고 있는 플랫폼이 아니면 먼저 콘텐츠를 제공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는 사이 인터넷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면서 뉴스룸 소속 기자들의 인식과는 현격한 격차를 내고 있다.

인터넷에서 대부분의 정보습득이 이뤄지는
뉴스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기자들이 자각하고 인터넷에 직접 뛰어들지 않는 한 현실과의 거리감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뉴스룸은 더 말 할 나위도 없다.
 

주지하다시피 신문이 인터넷 포털과 경쟁하면서 위기감을 느꼈듯이 방송사 뉴스룸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절감하고 있다. 방송환경이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을 벗어나 내로우캐스팅(Narrowcasting)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고려할 때 방송사 뉴스룸이 인터넷 뉴스 콘텐츠 제작을 고민하는 것은 그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방송기자들이 정작 인터넷 뉴스를 만드려고 하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신문기자보다 일의 강도나 품이 많이 든다. 신문기자는 지면 기사를 작성해 인터넷에 옮기면 그만이지만 방송기자는 일반적인 방송 리포트와는 전혀 다른 작업을 해야 한다. 영상도 대부분 재편집해야 한다.

 

즉, 방송기자들이 별도의 조직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열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뉴스룸 그리고 방송사 브랜드를 위해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SBS 보도국이 최근 1년간 보여주고 있는 인터넷 뉴스 제작은 기적적인 것으로 평가받아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SBS 보도국은 자체적인 인터넷 뉴스 생산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다. 기자 뿐 아니라 전체 뉴스룸 종사자들이 인터넷 뉴스 그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비판적인 의견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방송을 위한 가편집, 송출 책임에다 방송기사, 인터넷 기사 등 1인 다역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SBS 기자들은 해외 현지에서 생중계를 하면서도 인터넷용 뉴스를 제작해 송고했다. SBS TV 스포츠국 취재팀 이성훈 기자의 경우 김연아 생중계를 지켜보면서 인터넷 뉴스를 수없이 쏟아냈다.

 

이 기자가 만든 인터넷 콘텐츠는 단연 큰 인기를 누렸다. 김연아 팬들은 물론이고 인터넷 상에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SBS 보도국 관계자는 “이 기자가 만든 대어급 떡밥에 대해 인터넷 시청자들이 감탄했다”면서 “TV 뉴스 시청률을 보완할 수 있는 채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SBS 보도국은 이에 앞서 기자들이 개인별 혹은 부서별로 취재파일을 올리는 인터넷 뉴스 서비스에 나섰다. 정치부는 ‘여당반장 야당반장’이라는 제목을 걸고 있다. 교육, 의료, 경제, 사회부는 물론이고 특파원까지 가세했다. 뉴스룸 전반의 인식변화 덕분에 지난 주는 인터넷용 취재파일 기사만 30건이 올라 왔다.

 

SBS 보도국 인터넷뉴스부 차병준 부장은 “기자들이 방송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심층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편에서는 좀 더 쉽게 쓰려고 노력하는 기자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자들이 인터넷용 기사의 차별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여진다.

 

물론 보완할 부분도 더러 있다. 차 부장은 “기자들의 사진이나 프로필, 취미 등 기자정보를 좀더 오픈해서 시청자와의 접점을 더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의 뉴스룸과 시청자는 뉴스로 매개되는 정보 제공자와 수용자의 관계 뿐만 아니라 상호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방송 기자들이 자신의 인터넷용 기사를 매개로 시청자와 오프라인 스킨십을 진행한다면 또다른 매력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 스타기자를 고려하는 뉴스룸이라면 ‘워렌 버핏과의 점심’처럼 기자와 시청자간의 만남 이벤트도 해볼 수 있다.

 

또 현재 전통매체 뉴스 페이지 댓글이 거의 없는 편이지만 인터넷용 기사나 방송기사에 멋진 의견을 남기는 시청자에겐 SBSi의 유료 콘텐츠 이용권을 주는 적극적인 시청자 마케팅도 고려해봄직 하다.

 

SBS 보도국 인터넷뉴스부는 앞으로 기자 정보DB를 구축한다든지 기자와 시청자간 접점 마련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SBS 보도국 기자, PD 등 모든 뉴스룸 종사자들이 인터넷 뉴스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된 이 시점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단순한 양적 승부를 위한 뉴스 서비스 확대는 장기적으로는 아무런 성과도 내기 어렵다. 뉴스룸의 전체 경쟁력을 고려한 인터넷 뉴스 생산 및 기자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인터넷 등 새로운 정보 수용자들이 받아들이는 기존 뉴스에 대한 재해석과 재정의, 재평가 부분도 중요한 단서다.

이런 점에서 SBS 보도국의 인터넷 뉴스 진보를 지켜보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 될 것이다.


국내 통합뉴스룸 재설계의 방향

Online_journalism 2008.10.30 12:12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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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합뉴스룸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유비쿼터스 미디어 환경에서는 단일 매체의 단일 플랫폼은 큰 의미가 없고 크로스미디어 시스템을 통해 원소스멀티유스, 멀티소스멀티유스하는 것이 미디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일단 인터넷, TV, 신문의 뉴스룸을 한 공간에 합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 통합뉴스룸의 뼈대다. 그러나 무턱대고 통합하는 것이 뉴스룸 통합의 의미는 아니다. 다양한 요소들을 분석해서 가장 합리적인 결합을 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신문사가 그리고 방송사가 서로 다른 플랫폼을 상대하는 뉴스룸을 통합할 필요는 없다. 어떤 경우는 그렇게 해야 하고 또 어떤 경우는 그렇지 않아도 된다. 각 영역에서 어떤 경쟁을 하고 있느냐도 판단해야 하고 과연 통합 이후 효과를 볼 수 있느냐는 주판알도 튕겨 봐야 한다.

신문방송 겸영 환경이 도래하지 않은 국내의 경우 일단 신문과 인터넷, 방송과 인터넷의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신문의 경우는 온라인 뉴스룸을 완벽히 통합한 것이 아니라 뉴스 생산과 편집에 오프라인 뉴스룸 종사자가 관장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통합형 뉴스룸이지만 대부분의 기자는 조인스닷컴 소속이고, 그 감독권을 오프라인 기자가 행사하는 형식이다. 중앙일보는 Jmnet(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협업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어서 한국형 통합뉴스룸의 전형을 보여준다.

지역신문을 포함 그밖의 매체들은 편집국이 주도하거나 닷컴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전면적인 통합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제한된 여건에서 일시적인 협업을 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도 컨버전스 환경에서 국내 전통매체 뉴스룸이 보여주는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방송의 경우는 아직 온라인과 오프라인 뉴스룸 통합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지상파 방송사에서 인터넷 뉴스 부서를 두는 등 한 차례 바람이 일었지만 여전히 TV 뉴스의 보조적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BS 노컷뉴스처럼 완전히 독립적인 매체가 CBS 뉴스룸을 사실상 대표하는 경우도 있다. ‘통합’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온라인뉴스룸이 CBS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만큼 성장했다는 점에서 평가할만하다.

SBS 보도국의 변화도 눈부시다. 기자들의 인터넷 참여가 진지하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콘텐츠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통합'보다 더 쏠쏠한 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 일부 신문, 방송에서 통합의 내용과 효과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이뤄지면서 통합뉴스룸을 재설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통합뉴스룸 재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적 접근, 콘텐츠 해석, 산업적 결과 등으로 간단치 않은 검증작업이다.
 
우선 통합을 해서 경영상의 효율을 거두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조직에 갈등만 키울 수 있다. 통합은 비용절감의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기구와 업무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통합뉴스룸의 대부분은 기계적인 ‘합침’에 불과해 경영효과를 거두는 곳이 거의 없다.

또 통합 이후 생산되는 콘텐츠가 속도와 질에서 개선되는가 부분도 결정적인 이슈다. 통합한 뒤 콘텐츠에 변화가 없다면 통합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콘텐츠 포맷이 멀티미디어인가, 디지털스토리텔링을 자주 활용하는가, 소통과 개방의 철학이 반영되고 있는가 등 검증해야 할 부분이 많다.

산업적인 예측은 어려운 부분이지만 통합뉴스룸 체제 하에서 콘텐츠 판매나 오디언스 증가 등으로 이어져야 한다. 즉, 통합은 뉴스룸 그 자체의 통합이기도 하지만 뉴스룸을 둘러싼 다른 부서와의 교감, 협력도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마케텅 인력, 기술인력의 충원도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국내 뉴스룸은 여전히 뉴스룸 그 자체에 매몰돼 있다. 시장과 오디언스는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는데 뉴스룸은 형식적 변화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뉴스룸 재설계 움직임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일단 뉴스룸 재설계는 종사자들이 필요성을 공감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목표나 비전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하고, 그 과정이 충분하고 객관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이 과정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된다. 뉴스룸 변화는 결국 문화적인 통합을 지향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뉴스룸 통합의 필요성이 진지하게 재검토돼야 한다. 자기 몸에 맞는 통합의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때로는 통합을 포기할 경우도 생긴다).

일단 통합은 비용이 지속적으로 드는 프로젝트다.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하드웨어도 갖춰야 하고, 통합에 적합한 조직과 사람을 재충원해야 한다. 국내 뉴스룸은 대부분 내부에서 인력 재배치 형태로 소화됐다. 통합에 따른, 통합의 효과를 위한 인력 충원은 없었던 것이다.

뉴스룸의 진보를 고려한다면 정보 검색사나 콘텐츠 패키징을 전담하는 사람,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 등 통합 이후를 고려한 전문가들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새로운 미디어의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뉴스룸의 경쟁우위가 결정될 것이다.

이들은 주로 기술과 유통(마케팅) 분야에서 필요할 것이다. 국내의 경우 정보구축이나 검색기술, 서비스 기획자 등이 포털이나 다른 신생 미디어기업에 집중된 상태다. 신문, 방송이 앞으로 통합 이후의 서비스 퀄리티와 비즈니스를 고려한다면 미래 동력 확보라는 점에서 인재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통합 뉴스룸은 기자역량에 대한 재검증이 요구되고 재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특히 단지 기능적인 통합뉴스룸 재설계가 아닌 매체의 종합적인 비전 아래에서 뉴스룸 모델이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그간 국내 통합뉴스룸이 제대로 성과가 나지 않았다면 바로 이런 점들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뉴스룸 재설계를 고민하는 전통매체들은 근본적인 (철학 또는 패러다임)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이란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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