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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모욕죄 신설, 어떻게 볼 것인가?

Politics 2008.11.19 08:40 Posted by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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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13일 법조언론인클럽(회장 조양일) 주최로 열린 '사이버 모욕죄 신설,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 관련 포스트입니다.

저는 이날 사이버모욕죄 등과 같은 인터넷 규제장치 도입이 그 시기와 방법, 정부의 행태를 감안할 때 이용자들로부터 설득력을 잃고 있다면서 신중히 접근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최근 정보당국이 아고라 논객 '미네르바'의 신상정보를 파악한 점 등을 볼 때 인터넷 규제 논의를 표현자유 침해 등 민주주의 위축 등으로 받아들이는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법규제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방법이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되고 추진될 때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래 포스트는 이번 토론회를 위해 제가 준비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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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모욕죄 등 규제 법안 도입의 배경

- 잘못된 사실 게재 등 악성 댓글에 따른 私人, 공인의 명예훼손 침해 등으로 빈번한 사회문제화

- 정치적 공방이 있는 사안에 대해 포털 등 이용자가 몰리는 사이트의 관리 부재로 여론 왜곡 가능성 상존

*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촛불시위, 故최진실 등 현안에 의해 긴급히 처벌조항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다분히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

* 그러나 한편으로는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높은 이용률 등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올바른 인터넷 이용 문화의 정착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으로 해석하는 일반의 이해가 깔려 있음

* 결국 일정한 수준의 규제법안 도입의 필요성은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일정한’ 수준을 찾는 합의의 시간과 장이 필요

* 법안 도입과 그로 인한 긍정적 효과 역시 인터넷 이용자의 적극적인 동의 구하지 못하면 현실과 부조화하고 있는 또다른 ‘국가보안법’이 될 가능성이 있음

  

□ 포털규제 논의과정의 문제점

- 정보통신망법이용촉진및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 논의 과정이 성숙하지 못한 상황

- 지난 5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초안이 의결된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과도한 규제를 놓고 위원간 이견이 그대로 노출

- 포털의 댓글, 게시글 모니터링 의무화 및 위반시 처벌조항 강화 등에 대해 국회심의로 공을 넘겼으나 여야간 공방 불가피

-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대통령령 상에서 규모를 확정하는 것으로 개정초안이 만들어져 사실상의 전면 실명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음

* 이 경우 법무부가 하루 방문자 1만 이상 사이트라고 하자고 주장한 바 있어 추가 확대 가능성이 있음

- 정치권이 다루는 인터넷 관련 법규는 정략적으로 다뤄질 수 있으며 심의과정에서 이용자 및 시민단체 의견 배제 가능성 있음

* ‘최진실법’ 논란에서 보듯 규제법안 논의의 진정성보다는 한건주의, 기회주의적 시도가 만연


□ 이용자는 어떻게 느끼나?

- 이용자는 인터넷 규제 논의 과정과 별개로 기존 법제도(포털의 임시조치)에 의해서도 최근 직접적인 표현자유 피해를 자주 겪고 있음

* 2007년 정보통신망법 개정 이후 현재까지 임시조치 현황자료(최문순 의원실)에 따르면 다음의 상반기 삭제요청 증가폭이 네이버에 비해 크게 나타났음


 

[‘07년 하반기,’08년 상반기 임시조치 요청건수](단위:url건수)

구분

07년 하반기

'08년 상반기

증감율

명예훼손

25,529

35,442

39%

초상권

1,795

3,539

97%

<자료: 네이버(naver)>


[‘07년 하반기,’08년 상반기 임시조치 요청건수](단위:url건수)

구분

07년 하반기

'08년 상반기

증감율

명예훼손

4344

6509

50%

초상권

1227

2098

71%

<자료: 다음(daum)>


* 다음의 경우 7월에 권리침해로 삭제요청을 받은 건 중에서 실제로 삭제처리한 건수는 1,471건으로 올해 전체 삭제건수의 53%에 해당(10월기준). 또 올 상반기 임시조치 요청건수 대비 평균 삭제율은 19%이나 7월은 50%에 이름

- 즉, 이용자들은 (기존 법제 하에서도) 정부의 강경 분위기에 편승한 포털이 앞장서서 임시조치를 취하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음

- 특히 포털사업자들은 심의기관인 방통위의 삭제명령 또는 권고를 전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

- 네이버의 경우 임시조치를 요청받고 정통망법에 명시된 30일 이내에 당사자로부터 재개시 요청이 없을 경우 자동 삭제처리하고 있음

- 네이버 내규에 의한 처리결과 임시조치 요청게시글의 삭제율이 95% 이상임 

* 이용자들은 망법 개정으로 포털의 모니터링 의무화, 피해자 요청시 무조건 30일간 가리는 조치가 이뤄지면 인터넷 게시글문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음


□ 인터넷을 둘러싼 상반된 시각

-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면 전통매체의 위상과 기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치사회적 연계 프로그램(전자투표제도 등)과 1인 미디어는 되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물결

* 인터넷의 긍정적 가능성을 믿는 쪽에서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고 확산시키는 진지로 하자는 기대감이 큰 상황

- 현재의 인터넷은 포털사이트 등 소수의 채널 집중도가 높아 시장의 왜곡이 있으며 자유가 지나쳐 방종으로 흐르는 인터넷 문화를 타율규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음

- 지금과 같은 인터넷 문화가 계속되면 사회적 일탈과 범죄가 양산되고 정치적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음

* 부정적인 인터넷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보다 더 강력한 가중처벌이 필요하다는 관점

- 양극단의 시각이 맞서면서 정작 사이버 토론 문화, 정보 신뢰성 구축 등 합리적 문화 조성과 같은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은 침체

* 즉, 이명박 출범 이후 인터넷 이용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법을 법률적인 측면에서 찾는 기능론적 해법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


□ 대안은 무엇인가?

- 제한적 본인 확인제 확대 실시가 악플 등을 해소하는 근본적 문제는 아님

* 사실상의 실명 확인을 거치고 있는 주요 포털사이트의 경우 소수의 악플러들을 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기법들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 (예) 1인 1 ID, 악플피신고횟수 기준 초과자 일정기간 게시 보류, 주요포털간(현재 제한적 본인확인제 실시 사이트) 블랙리스트 공유

* 전면적 실명제 도입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그것은 (미국 등에서 보듯) 국가가 아닌 온라인서비스제공자와 이용자간의 계약(약관)에서 규정할 부분으로 인터넷 서비스에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어 ‘장악’, ‘지배’의 의혹을 불식하기 어려움

- 반의사불벌죄 등 가중처벌 성격의 사이버모욕죄는 민주국가에서는 유례가 없는 입법 논의로 실제 도입 여부는 신중할 필요가 있음

* 정보통신망법 또는 형법에 두느냐 여부도 논란이 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가 등에 의해 악용될 우려가 있는 만큼 보완책 마련이 절실 

* 일부에서는 이 법 도입을 촉발하게 된 데에는 (국가가) 故최진실 씨의 자살의 원인을 모욕(명예훼손 악플)에 두려 한다며 이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 즉, 자살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책임 범위에 있는 데도 이를 사회적 타살-악플로 몰아가려 한다는 것

* 형벌권 강화는 시민사회의 동의는 물론이고 과학적인 실증 조사를 거친 뒤 입법화하는 것이 순서

* 특히 모욕행위에 대한 구제절차를 법률적으로 전개하는데 있어 개인보다는 국가 등 거대 권력이 도맡아 전개할 수 있어 법안의 실효성도 의문

- 기존 정보통신망법, 형법체계로도 충분히 처벌하거나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이고 문화적 접근이 요구됨

* 현재의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효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서비스 규약들을 만들어야 함

* 인터넷 바로 활용하기 교육을 정규교육과정에서 확대 도입해야 하며 제도화 논의를 서두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

- 미디어리터러시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를 확대해서 교육, 문화, 언론 등이 함께 논의를 주도해야 함

- 한편, 최근의 인터넷 규제 입법 논의가 잇따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포털사업자 등의 자율적 노력이 형식적이었기 때문

- 포털사이트의 다양한 여론 기능 서비스와 UCC 채널을 무분별하게 확대하는데 급급할 뿐 제대로 된 관리와 개선은 뒷짐

* 1~2년전 주요 포털사업자가 설치한 이용자위원회는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 인터넷 문화 정립과는 거리가 먼 임시적인 기구로 포털 방어막에 불과하다는 지적

- 메이저 포털사업자가 운영하는 각 서비스 영역의 수준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인 기능을 하는 연구기관을 신설

* 게시문화의 건전성, 생산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캠페인과 수혜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재원을 조성해 민관 협력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음

□ 다시 ‘인터넷’이 무엇인가?

- 인터넷은 미디어이기 이전에 생활 그 자체일 정도로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종합 서비스임

- 인터넷은 오프라인 공간과 다르게 개인의 자율성, 활동성, 독립성, 창의성이 뛰어난 곳인 만큼 이러한 가치를 장려하는 원칙이 중요

- 인터넷 또는 포털을 제도화하려는 것은 이것이 오프라인의 ‘질서’에 영향을 미칠 만큼 성장했다는 반증으로 분명 긍정적 부분과 부정적 부분이 존재함

- 최근 규제논의는 부정적인 부분을 부각시켜 재단하려는 것으로 인터넷의 잠재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음

- 특히 인터넷에 대한 기존 전통미디어의 부정적인 보도태도는 질적 경쟁이 아닌 정치를 동원한 압박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비겁한 태도

- 인터넷 또는 포털의 순기능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역기능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음

* 인터넷 여론조사를 과학적, 객관적으로 설계(IP(대역폭 감안)당 1표제)해 여론을 확인하는 장으로서 오류가 없도록 하고 언론보도로 신뢰의 틀로 정착

* 우수한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서는 언론, 교육기관, 시민사회단체, 정부부처 등이 영역별로 시상하는 등 ‘담론’의 생명력 확보

-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이용자 중심의 모델을 추진하되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알고리즘을 설계해 사회적 리스크를 줄여 나가고 이를 외부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에 검증받는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음

* 예를 들면 특정 인터넷 게임의 사행성, 중독성 여부를 실증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공표하며 발견된 문제점과 개선점을 서비스에 반영하고, 정부는 제대로 검증, 개선한 인터넷 기업에게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지원


□ “모든 인터넷 관련 제도는 이용자 관점에서 시작해야“

- 인터넷 이용자들이 제한적 본인 확인제 더 나아가 전면적 실명제를 표현자유 침해의 요소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한 그것은 지속적인 갈등의 요소로서 위헌시비에 노출되는 불완전한 법률로 이른바 21세기의 국가보안법이 될 수 있음

- 인터넷 이용자들이 사이버모욕죄나 포털사이트를 앞세운 게시글 임시조치에 대해 ‘인터넷 이용문화의 개선’이라는 측면보다는 ‘정치적 음모’로 보는 한 인터넷상에 실효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어려우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터넷 공론장의 ‘종언’으로 나타나 전체 여론시장, 민주주의의 퇴보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

- 인터넷 이용자들은 기존의 관련 규제도 지나치게 보고 있지만 개선점을 찾는 논의는 없고 또다른 강도 높은 규제 논의로 이행하고 있음을 못마땅하게 판단하고 있음

- 그러나 인터넷 이용자들 중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인터넷 규제 입법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는 만큼 일시에 모든 법률을 한꺼번에 처리하기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음

* 현재 논의 중인 인터넷(포털) 규제 법률은 신문법, 언론중재법, 검색서비스사업자법, 저작권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큼 다른 법률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함

* 특히 인터넷 이용자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중인 제도화 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입법화 전후 과정에서 새로운 갈등과 혼선이 우려되는 만큼 일괄처리보다는 이용자들의 수렴 여부를 봐가면서 단계적인 처리가 바람직  

 덧글. 사진출처 - 뉴시스 

 덧글.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오늘이 현장에 와서 취재한 기사를 14일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또 기자협회보도 14일 인터넷판으로 처리했다.

 덧글. 지난 11일 228명의 법학자와 언론학자·법조인 등은 사이버모욕죄 도입 반대 전문가선언을 하였다.
 
 덧글. 지면 이미지는 위에서부터 미디어오늘, 기자협회보의 11월19일자 관련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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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본인확인제, '원형감옥' 신호탄

Politics 2007.09.03 10:27 Posted by 수레바퀴

개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발효됨에 따라 인터넷 게시판, 뉴스 댓글 등에 대한 ‘제한적 본인확인제(이하 본인 확인제)’가 지난 7월27일부터 시행됐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제한적 본인확인제, 정보접근 임시차단조치제도, 명예훼손분쟁조정부, 개인정보보호강화, 불법정보에 대한 장관명령권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게시판이나 댓글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 사전에 본인 여부를 거치도록 하는 것으로 1,150개 공공기관, 35개 인터넷서비스사업자(포털, 인터넷언론, UCC사업자)가 우선 적용대상이 됐다. 인터넷서비스사업자의 경우 일 평균 이용자수 기준 20만~30만 이상의 사이트만 포함됐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이용자가 주민등록번호로 본인 확인을 반드시 받아야만 글을 게재할 수 있다.

글 게시자보다는 악성 댓글로 피해를 입은 사람의 권리는 대폭 확대됐다. 정보접근 임시차단조치제도에 의하면 악성 댓글 때문에 명예훼손 등 사생활의 침해를 받은 피해자의 청구가 있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30일 이내 기간동안 임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특히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피해자 신고가 없어도 자율적으로 임시조치를 실행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갖는다.

또 지난 7월26일 업무를 시작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내 명예훼손분쟁조정부는 사이버상의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 발생시 신속한 피해구제를 전담한다. 즉, 이용자 사이에 분쟁이 일 경우 명예훼손분쟁조정부는 가해자의 신원을 파악해 피해자에게 알려줘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토대로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한다. 

특히 정통부는 친북게시물 등 불법정보가 게시된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장관명령권 대상을 전기통신사업자 뿐만 아니라 모든 게시판 관리ㆍ운영자로 확대했다.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비영리단체의 홈페이지에 실린 게재물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감독의 근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의 요청이 있는 경우, 7일 이내에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신속심의 및 시정요구를 거친 후, 이에 불응시 해당 사이트의 차단 차단ㆍ폐쇄 또는 접근제한 등의 장관명령권 발동을 의무화했다.

또 개인정보의 수집ㆍ이용ㆍ제공에 대한 고지 및 동의 제도를 개선, 사업자는 개인정보 수집시 수집 및 이용 목적, 수집항목, 보유 및 이용기간, 제3자 제공에 관한 사항을 이용자에게 명확히 알리고 동의를 받도록 했다. 개인정보취급에 대한 제반 방침은 이용자가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취급방침을 공개해야 한다.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취급할 수 있도록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에는 이용자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보통신부 서병조 정보보호기획단장은 “인터넷 이용자의 권리 및 개인정보 침해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전제하면서 “인터넷사업자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고 이용자의 자기책임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은 시대적 요청사항”이라고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악플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본인확인제에 대한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개똥녀 사건'과 '연예인 X파일 사건' 등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주체는 악플러였고, 그 배경은 익명성 때문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공인은 물론이고 불특정 개인에 대해 명예훼손, 인격모독, 인권침해, 간접 살인 등을 초래하는 악플(러)문제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선 본인확인제가 불가피하다는 관점이다.

정통부는 물론 본인확인제가 모든 사이버 공간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ID, 별명 등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제약만 두는 제한적 실명제로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이용자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급변하고 있는 인터넷 환경을 반영하지 못해 악플 감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본인확인제 본격시행에 앞서 6월 말부터 1개월간 시범실시한 네이버, 다음의 경우만 보더라도 악플이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 악성댓글 삭제건수가 30만5천건으로 전체 뉴스댓글 636만3천 건의 4.8%를 기록해 6월의 악성댓글 비중 4.8%와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7월중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관련 뉴스댓글에 ‘악플’이 쏟아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네이버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300여명의 모니터링 요원들이 아프간 관련 악플삭제에 나서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넘치는 악플에 대한 근본적 개선은 되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본인확인제를 도입한 포털과 언론사 사이트가 사실상 예전부터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인 만큼 익명성과 악플은 무관하다는 견해가 많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익명성과 악성 댓글의 관련성 등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구나 명예훼손 시비를 우려해 사업자가 이용자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임시조치를 남발할 수 있어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이해 관계자가 불분명한 이유로 정당한 댓글마저 피해구제를 요청할 경우 객관적이고 충분한 논의없이 신속한 접근금지와 정보공개가 가능하다.

실명 확인을 거치기 위해 일정한 개인정보가 노출됨에 따라 악플이 일정하게 감소할 수 있는 여지는 갖게 되지만 이에 비례해서 개인정보 유출과 사이버테러, 스토킹, 사이버 감시체제 일상화 등의 또다른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7월23일 SK커뮤니케이션즈는 회원 11명의 미니홈피를 일시 정지 조치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사람들의 홈피에 비방댓글들이 올라와 가족들이 사용정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시물의 성격과 수준을 막론하고 무조건 차단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공방이 잇따랐다. 

경찰청 사이버대응센터가 7월말부터 8월10일까지 2,545명의 사어비 명예경찰 ‘누리캅스’를 상대로 신고대회를 연 것도 신감시체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누리캅스’는 대회 기간 동안 타인에 대한 비방행위, 협박, 공갈, 성폭력, 스토킹 등의 게시글을 신고해 실적에 따라 포상금을 받았다. 일반 네티즌들이 타인의 글을 명확한 근거나 기준도 없이 국가기구에 신고해 이를 적발하는 행사가 적정한지 의문스럽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도 그때문이다. 

특히 블로그, 홈페이지, 까페, UCC채널 등은 개인공간으로 인정해 주민등록번호 등을 통한 본인확인 절차 없이 ID기반 로그인을 하도록 했기 때문에 본인확인제의 예외지역이 되고 있다. 정통부는 사적인 영역은 업체가 관리할 대상이 아니고 개별 운영자의 선택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블로그가 주류인 인터넷 트렌드와 펌질 중심의 게시문화를 감안할 때 실명제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부분의 댓글을 게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성년자에 대한 처벌기준이 없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와 진보네트워크센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23개 시민단체들은 “인터넷 실명제와 게시물 격리조치 등을 통해 인터넷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행위”라면서 정보통신망법 불복종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이들은 2004년부터 시행된 공직선거법상 선거시기 실명제에 이어 최근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번호 클린 캠페인, 문화관광부 및 정보통신부의 UCC(저작권) 가이드라인 도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UCC 지침(e-Clean 선거협약),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일련의 법제도 도입이 사이버 공간의 표현자유 위축으로 흐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본인확인제 시행을 전후로 블로고스피어의 ‘검열’이 구체화된 것은 대표적인 표현자유 침해 사례로 꼽히고 있다. 포털사이트와 블로그커뮤니티에서 저작권 침해, 명예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블로그에 대한 이용제한과 접속제한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관련 게시물의 경우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정확한 사실 유.무가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서 불명확한 정보들은 사전에 차단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이용자 블로그의 포스트가 제한당하거나 삭제압력을 받는 일이 속출했다. 블로고스피어는 이것이 사실상 블로그 검열이라며 경계하고 나섰다. 사실관계를 인용한 일반적인 게시물도 차단하는 데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터넷상의 표현자유 화두가 재점화된 것이다.

인권운동단체에서는 본인확인제 도입의 핵심은 ‘악플방지’가 아니라 국가권력이 사이버공간의 개인정보를 낱낱이 확인이 가능해졌다는 데 있다고 보고, 이것 자체만 해도 국민을 ‘위축(chilling effect)’시킨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사이버경찰청이나 검찰 등 기존 사법기구나 절차를 통해 해당 글을 삭제하고 손해배상이나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이용자 및 정보에 대한 추적을 용이하게 하는 전방위적 기구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기능을 확대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본인확인제를 정점으로 구축되고 있는 전방위적인 국가 시스템이 악플 방지는 물론이고 이용자의 표현행위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현실에 익숙하게 유도하면서 광범위한 자발적 복종을 형성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이러한 복종이 거대한 ‘원형감옥(Panopticon)’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악플에서 비롯된 사이버공간에 대한 정화 이슈는 국가의 통제기구와 법제도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이용자와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의 사이버 윤리 회복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분위기다. 현재 시민단체 일각에서 ‘선(善)플 달기운동’ 등 악플 추방 운동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고, 사업자들도 ‘댓글 숨기기 기능’ 등 부분적인 서비스 개선에 앞장서고 있어 기대감도 적지 않다. 본인확인제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서 보듯 악플은 법제도로서만 해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확인제 시행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사이버 폭력에 대처하는 국가, 인터넷서비스사업자는 물론이고 이용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보완책을 조속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중복되고 엄정한 통제체계는 극소수의 악플러 극복이라는 과제에 비해서 과도하다는 비판을 수렴해야 할 것이다.

표현자유를 지탱하는 공간으로서 인터넷은 무한한 성장가치를 지닌 우리의 미래 자산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의 책임과 자유를 적절히 조화하는 묘약을 기대해본다.

참고

악플 사건 사례

2004.1. 연예인 X파일 둘러싼 악플 확대
2006.2. 가수 비 ‘라디오 괴담’ 유포 악플러 4명 70만원 벌금
2006.3. 임수경씨 아들 사망 기사 악플 단 1명 70~100만원 벌금
2006.8.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에 대한 사이버 테러
2006.9. 김태희, 고현정씨 악플 올린 네티즌 11명 불구속 입건
2007.1. 사망한 개그우먼 김형은, 가수 유니씨 홈피에 악플 테러
2007.2. 탤런트 정다빈 씨 자살 이후 악플러 양산
2007.7.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악플 속출

덧글. 이 글은 미디어퓨처 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이 8월 초임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이 포스트는 무단으로 퍼가서는 안됩니다.




소통의 콘텐츠로서의 '댓글'

Online_journalism 2007.02.27 16:43 Posted by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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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이찬 폭행공방 기사에 네이버 운영자는 '댓글쓰기 차단'으로 대처했다. 소통의 콘텐츠로서 댓글이 갖는 위상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실제로 포털사이트가 뉴스 댓글을 관리하는 데는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다. 운영자들 스스로 댓글이 완전한 콘텐츠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훨씬 체계적-규칙적이고 엄숙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현재 미디어 업계의 화두가 되는 UCC, 1인 미디어는 쌍방향 플랫폼이 가능한 인터넷에서 보석같은 존재로 대접받고 있다.

콘텐츠 생산의 주역이 ‘나’로 전환하면서 보다 차별화한 서비스와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포스트 디지털 세대의 창작물에 대한 정치적, 문화적 코드 읽기가 분주한 것도 이들과 그 콘텐츠를 따라잡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어서이다.

특히 과거의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미디어 생산자와 수용자 관계모델은 인터넷 인구 3,400만명의 한국사회에서는 해체와 재정립의 길로 들어선지 오래다. 독자, 시청자, 청취자들을 지면과 방송 프로그램에 직간접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을 위한 특별하고 지속적인 관리(CRM)도 이뤄지고 있다.

미디어가 전담해오던 많은 부분들 예컨대, 콘텐츠 생산-유통-편집 등이 수용자들의 수중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과 규모, 깊이는 어느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또 소통의 매체들이 다양해지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 그리고 예기치 않은 소통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문제 등 점점 소통 그 자체에 대한 검토가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다시 쟁점화한 악플(악의적 댓글)은 인터넷이 사회적 소통의 상당 부분을 점유한 한국 사회가 소통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소홀히 해 왔음을 의미한다.

특히 신문, 방송, 포털사이트 등 미디어 업계 전반은 소통 장치를 만들어 산업적 득실을 타진하는 데까지는 나아갔지만, 소통의 형식과 내용의 심도 있는 설계는 하지 못했다는 자성론도 일고 있다.

소통에 대한 성찰의 부재

미디어 사이트에서 열어 놓은 여러 소통 창구들은 게시판, 이메일, 여론조사에서부터 각종 커뮤니티 서비스-블로그, 카페, 그리고 지식 iN류 서비스까지 확장돼 왔지만 정작 소통의 흐름에 대한 평가, 소통의 목적에 대한 진지한 정의, 소통의 내용에 대한 검토와 재의(再議)는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윤리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인터넷 초창기에는 포르노그라피(pornography)가 양산됐다. 어디서나 선정적 콘텐츠가 넘실댔고, 원하는 사람과 공급해주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곳들이 번성했다.

또 개인의 사생활을 함부로 폭로하거나 명예훼손을 일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터졌다. 이는 기존 통제방식으로 규제받던 콘텐츠가 자유로운 유통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나타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자 국가가 적극 개입하면서 망과 콘텐츠에 대한 각종 규제 조치들을 서둘러 도입했다. 이때문에 수년 전부터 벤담(J.Bentham)이 설파한 ‘원형감옥(panopticon)’이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검찰과 법원을 비롯 다양한 위원회 기구들이 사이버 공간의 콘텐츠와 소통에 대해 국가보안법, 선거법, 명예훼손, 음란물 유포 등 광범위한 통제 장치들을 끌어다 댔기 때문이다. 결국 익명성, 비대면성 등과 같은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와 형식과 내용의 규제들은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 돼 버렸다.

그런데 인터넷은 표현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확보된 매체라고 널리 인식돼 왔다. 현실 세계의 금기와 억압 구조를 일정하게 벗어날 수 있는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인터넷 소통은 기존의 면대면 접촉을 통한 소통과는 전혀 다른 내용(메시지)과 과정(전달 방법)을 따르기 때문에 새로운 규칙과 문화를 요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악플 문제처럼 과거의 통제 일변도 방식에 얽매인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낡은 시대의 규제 장치 만연

이런 가운데 편의적인 국가개입 장치를 만드는 것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는 물론이거니와 보다 소통의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시성과 동시성, 쌍방향성과 같은 인터넷 소통의 특징은 “커뮤니케이션 정책 입안자들, 커뮤니케이션 종사자들, 윤리학자와 도덕주의자들, 커뮤니케이션 수용자들, 그 밖의 관계자들 사이에” 심층적인 논의들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소통의 과정, 소통하는 메시지-콘텐츠, 소통을 둘러싼 안팎의 제도 등 세 가지 영역의 이슈들이 그것이다.

우선 소통의 과정 즉, 소통하는 방식이 어떤 구조인가 또 이것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느냐에 대한 검토를 요구한다. 일단 인터넷 상의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하는데, 수용자와 생산자, 관리자가 서로 얽혀 있는 얼개 구조이다.

게시판이나 (포털)뉴스 댓글도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악플이 양산되는 구조인가, 아니면 좋은 댓글이 나오는 구조인가를 파악하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뉴스 댓글을 쓸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는 댓글 자체도 없었다. 게시판도 흔치 않았다. 하지만 이후 우후죽순으로 쌍방향 소통의 서비스들이 신설됐다. 그리고 지금의 댓글 서비스가 자리잡을 수 있었다.

현재 댓글은 상호 평가-베스트 댓글, 신고제, 댓글 등록 금지까지 기능적인 개선이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의 경우 악플러 활동을 감시하는 신고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포털뉴스 댓글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뉴스댓글 악플 파동이 계속되고 있어 국가가 급기야 인터넷 실명제 카드를 빼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악플 양산 구조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법제도만 강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2~3줄, 즉 100자 내외의 댓글이나 작은 창은 악플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빠른 속도와 동시적인 시스템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사색의 시간을 줄여 내용의 깊이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포털뉴스 댓글은 제목으로 ‘낚시’를 하거나 자신의 미니홈피 주소를 홍보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뉴스댓글에 있어 더욱 중요한 문제는 뉴스 생산자가 배제된 가운데 댓글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다. 포털뉴스 댓글의 경우 중요한 사실 관계 및 오탈자 정정 요구도 뉴스 생산자에겐 원천적으로 전달이 불가능하다.  

커뮤니케이션 아닌 감정의 배설, 뉴스댓글

따라서 포털뉴스 댓글은 관리자의 개입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중재자의 역할이 아니라 감시자의 노릇에 한정된다. 댓글이 하나의 콘텐츠로서, 또한 소통의 방식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물론 포털뉴스 댓글만의 문제는 아니다.

언론사 사이트의 뉴스 댓글도 직접 기사를 생산한 기자는 물론이고 뉴스조직 개입은 거의 없다. 웹 서비스 관리 부서에서 심한 욕설 정도를 가려내고 삭제하는 것 외엔 특별한 관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뉴스댓글이 진정한 소통 도구로서가 아니라 악세서리 정도로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 언론의 웹 사이트 뉴스 댓글은 뉴스조직의 사전, 사후 검증의 철저한 기제 안에 놓여 있다. 기자들은 여기에 적극 개입하면서 때로는 게이트 키핑을, 때로는 소통자로서 나서고 있다.

또 대부분은 뉴스 자체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댓글 기능을 공개하고 있지 않거나, 제공조차 하지 않는다. 댓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되지 않을 바에는 없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댓글을 콘텐츠로 간주하고 중요한 저널리즘 요소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는 국내의 (포털)뉴스 댓글이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공론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문제는 뉴스가 다루고 있는 내용 즉, 사실과 주의, 주장에 대한 합리적인 의견 개진 보다는 감정의 배설 그릇으로 댓글이 점철된다는 점이다.

이는 댓글 구조를 제공하는 사업자(생산자)들이 적절한 참여와 소통을 하지 않고 기계적인 모니터링에만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전무하다.

올드미디어 뉴스조직의 경우에는 독자, 시청자들과 긴밀히 호흡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전문가를 두는 것보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또 이용자들에게 금전적 보상 또는 콘텐츠 생산자로서 예우할 수 있는 적정한 지면, 프로그램의 개발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긍정적인 소통모델을 위한 전략적 고려이다. 뿐만 아니라 수용자들의 내면적 차원에 다가서면서 심층적인 고객관리 프로그램-마케팅의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렇게 소통의 전략적 구조와 전망을 가지게 될수록 소통의 내용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필요성이 고조된다. 댓글을 올리는 수용자가 매체에 대한 충성도가 높으며,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성실하고 창조적인 참여자의 자질을 유지할수록 해당 미디어 브랜드의 가치와 영향력은 제고되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수준과 악플의 수는 비례

댓글은 이제 본격적으로 콘텐츠로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뉴스댓글은 뉴스 퀄리티의 품질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방을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왜곡된 콘텐츠라면 댓글 역시 같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사안 또는 인물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배경 위에 근거한 뉴스-콘텐츠라면 (그것이 비록 비판을 담고 있어도) 댓글의 악의성은 현저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즉, 댓글은 원래 콘텐츠의 수준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정치인, 연예인처럼 공인에게 뉴스 댓글 특히 악플이 많은 것은 그들이 다양한 이해관계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따옴표 저널리즘이나 이니셜로만 채워지는 옐로우 저널리즘처럼 뉴스 콘텐츠 그 자체의 문제점이 훨씬 많다.

언론사들은 온라인 속보를 둘러싼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면서 검증되지 않는 뉴스를 생산하기도 하고, 베끼기 기사에 이어 자극적인 기사도 남발한다. 또 포털뉴스의 연성뉴스 위주 편집도 악플 논란의 한 축이다. 특히 네이버 뉴스박스의 언론사별 페이지가 신설된 뒤에는 언론사들이 인기검색어용 기사를 무분별하게 내놓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이렇게 포털사이트의 노예처럼 생산되는 기사들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댓글들이 쏟아지고, 악플러도 기승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기자들이 자괴감을 가지는 등 뉴스조직 내부의 논란이 일고 있지만 경쟁매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원칙없는 전략, 혁신의 부재 속에 콘텐츠 수준의 업그레이드는 요원한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미디어 기업들은 콘텐츠 다변화와 전문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올드미디어는 인터넷 뉴스를 비롯 스토리텔링-온라인 저널리즘에 대한 투자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간 양극화도 정점에 달하고 있다.

어떤 신문의 경우는 구독자 DB를 활용, 새로운 소통관계를 정교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반면 마이너 신문은 지국망도, 변변한 데이터베이스도 없는 상태다. 원시적인 마케팅 구조, 개념없는 뉴스조직이 악플 범람을 자초하는 것이다.

“익명표현의 자유와 악플의 연관성 낮다”

그런데 언론사, 포털사이트 등에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은 대단히 복잡하다. 개인의 문제도, 개인간의 문제도 아니다. 단순한 소비의 차원도 아니다. 개방적인 네트워크 구조는 수용자들의 폭넓은 참여와 생산, 공유와 분산으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소통양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익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하는 것은 언론자유의 핵심 영역으로 간주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익명성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원이 밝혀져 보복 등에 대한 두려움 없이 소수자로서 자신의 의견과 경험을 표출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선제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인터넷의 익명성은 오프라인 세계에서 엘리트 중심의 담론 지배 구조를 가능케 하는 신분징표들 예컨대 학벌, 인종, 계층, 나이 등을 숨길 수 있도록 하여 줌으로써 누구나 사회적 담론을 주도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실제로 익명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는 미국은 기본권으로서의 인정하고 있다. 물론,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 아동학대, 포르노물 등에 한해선 익명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익명은 한번 상실되면 다시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익명성을 훼손하기에 앞서, 불법행위의 주장이 어떤 내용인지 여부를 미리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물론 미국과 한국의 사정이 다르지만, 보편적인 기본권으로서 익명표현의 자유를 다뤄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 제18조가 특별히 통신의 비밀을 보장하고 있고, 이 통신비밀의 보장은 이미 익명표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악플이 반드시 익명 때문에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악플 사건은 실명제가 적용되고 있는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악플이 실명제에 의해서 전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실명제로써 악플 폐해를 풀여 나가려는 것은 행정의 편의주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긴 호흡의 소통문화 제시가 필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체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악플 문제를 자정하겠다는 수용자들의 모임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물론 댓글을 올리는 사람들 스스로가 분별력과 선별력을 갖추는 한편 매체 구조나 운영 방식, 윤리지침 등을 숙지하는 정화운동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을 수용자에게 온전하게 맡기는 것은 생산성,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선 악플의 근거지가 되고 있는 포털뉴스 댓글에 대한 구조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언론사 뉴스의 포털제공에 대한 재검토, 포털뉴스 댓글 기능의 제한적 개방 또는 폐지 같은 댓글 시스템을 재편해야 한다.

또 포털뉴스 댓글을 언론사 사이트 해당 기사 페이지로 넘겨 언론사 뉴스조직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거나, 블로그 등 개인 홈페이지에 연동시키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

궁극적으로는 미디어 특성이나 그 사회적 의미를 이해하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능력(media literacy)을 함양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미디어 소비층은 유아기때부터 디지털 미디어에 근접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매체 교육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교육 과정에서 인터넷 등 뉴미디어를 제대로 인식하고 효과적인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소통 교육이 필요하다.

이제 악플 문제는 실명제 등 국가 개입, 댓글 개선 등 기술적 보완에 의해서는 완전히 치유되지 않는다는 데 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미디어 기업, 수용자, 지식인 등 전사회적 공동 노력은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미디어 기업이 수용자와 대화하는 과정과 그 내용을 향상시키는 업무 즉,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수용자를 발굴, 협력하는 관계를 도출함으로써 양질의 콘텐츠 생산을 이끄는 것은 핵심적인 미디어 전략로 간주되고 있다.

관건은 이 모든 것들을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에서가 아니라 소통과 참여의 네트워크 안에서 수렴하려는 접근과 그 문화이다. 기업과 국가는 물론이고 수용자들간에도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열린 채널이 확보돼야 한다. 댓글은 뉴미디어 콘텐츠이며, 지속적으로 투자를 요구하는 서비스라는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월간 미디어퓨처(Media+Future)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지난달 15일께 원고를 마무리해 시의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어 그대로 게재합니다. 이 글은 무단으로 퍼가서는 안됩니다. 이미지와 설명은 추가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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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만 잘못? 지상파 연예정보가 더 문제
‘거침없이 시시콜콜 중계’ 지상파3사의 공공성 망각

날마다 연예인 관련한 소소한 소식이 ‘뉴스’가 되어 일상을 쉼없이 파고든다. 행복한 소식도 있지만, 거론된 이들중 상당수는 이른바 ‘악플’ 때문에 ‘심대한 상처’를 입은 사람이기도 하다. 왜일까? 단지 그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최근 불행을 당한 연예인들에 대한 ‘악플’에 대해, 언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남의 불행 뒤에서 숨어서 재미로 ‘악플’을 날린 얼굴없는 치사한 누리꾼을 향해, ‘키보드 워리어’ ‘악플러’라는 비판과 함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논조가 줄지어 일간지 지면을 장식했다.

남의 불행을 조롱한 얼굴없는 ‘악플러’만이 잘못일까? 이 악플러들은 왜 이렇게 무더기로 생겨났고, ‘인격살인’이라는 악행을 저지르게 되었을까? 그 배경에는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일거수일투족’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해온 거대한 메카니즘이 존재한다.

‘이달의 나쁜 방송’ 최다 수상 오명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은 ‘이 달의 나쁜 방송’을 선정해왔다. 방송 3사의 연예프로그램은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민언련이 선정한 ‘이 달의 나쁜 방송’의 단골 수상자다.

△ 인격모욕 △ 진행자의 잦은 실수 △ 시청자를 ‘파파라치’로 만듦△ 가치있는 정보 없음 △ 방송의 사회적 책임 무시 △ 시청자를 구경꾼으로 전락시킴 △ 개선의 기미 없음… 등이 그 이유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거듭된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들 방송은 형식적으로, 내용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공공성이 강한 지방파 3사에 대해 ‘좀더 건강한 방송’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는 “시청자의 관심사”라는 시청률 지상주의 논리에 묻혀버렸다.

녹화방송이던 것이 생방송으로 바뀌었고, 밤 11시대이던 방송시간도 저녁뉴스 직후로 옮겨왔다(‘섹션TV연예통신’ 밤 11시 → 9시55분, ‘TV연예’ 밤 11시 → 밤 8시55분).

최고인기의 진행자 김제동씨가 엠씨를 맡는 등 진행자의 중량감도 더 높아졌다. 현재 방송3사는 경쟁적으로 연예인 정보 중계프로그램을 생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다. 〈한국방송공사〉(KBS)의 ‘연예가중계’(연출 김진홍), 〈문화방송〉(MBC)의 ‘섹션TV 연예통신’(연출 조희진), 〈서울방송〉(SBS)의 ‘생방송 TV연예’(연출 박상욱)는 여전히 인기리에 방송중이다.

민언련 “아무리 문제 지적해도 그대로…몇년간 모니터링과 감시 포기”

언론과 시민사회의 질타에도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방송을 해왔다. 이들 프로의 ‘철면피’에 급기야 시민단체마저 ‘포기’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최근 1~2년간 시민단체에서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민언련의 방송모니터위원회의 김언경 간사는 “계속되는 문제 제기에도 도무지 해당 방송들이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아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다”며 “하지만 최근 오지호, 유니 사건 등을 보도하는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을 볼 때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돼 다시 모니터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감시는 성명서로 시작했다. 지난 24일 민언련은 ‘연예인 인격권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필요하다’라는 성명을 내고, 탤런트 오지호의 옛 애인에 대한 소식을 다룬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을 비판했다.

민언련은 “그동안 연예인과 관련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언론은 ‘대중의 관심이 높다’는 핑계로 그들의 인격권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파헤치고 각색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이런 취재관행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높았지만, 전혀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을 받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는 핑계로 연예인에 대한 흥미 위주의 선정적이고 상업적 방송행태가 계속되도록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송3사가 연예인 관련 보도에 있어 인격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연예인들에 대한 ‘악플러’의 행위가 비판받아야 한다면, 대중의 관심을 이유로 인격권 고려 없이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과잉 중계해온 지상파도 마찬가지로 지적받아야 한다.

방송의 연예인 인권침해가 처음 불거진 것은 아니다. 2002년 임병국 언론중재위 중재심위실장이 쓴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사례분석’ 보고서는 <섹션TV 연예통신>(MBC), <한밤의 TV연예>(SBS) 등의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이 “연예인들의 프라이버시, 초상권, 익명권의 침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 빨리 더 생생하게’? 연예정보프로 꼭 생방송해야 하나?

연예인의 인권침해뿐만이 아니다. 현재 방송중인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은 하나 같이 ‘생방송’을 하고 있다. 현재 방송국에서 생방송을 하는 프로는 뉴스와 현장 모금과 같은 ‘공익성 프로그램’에 집중돼 있다.

‘밴드 카우치 노출 파동’의 여파로 그동안 생방송이었던 쇼프로도 녹화·지연 방송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독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은 생방송이다. 3사의 간판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물론이거니와, 주부 대상 아침프로에서도 유독 연예뉴스를 전달하는 날에는 생방송을 하고 있다.

방송3사의 편성관계자들은 “신속한 연예정보를 보도하기 위해 생방송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공중파 방송의 편성 관계자는 “녹화를 하게 되면 일주일 동안 일어난 연예가 소식 가운데 절반밖에 소화를 하지 못한다”며 “녹화를 할 경우 전체적으로 활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생방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이들 방송이 내보내는 내용들이 ‘신속하고 생생한 보도’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민언련 “뉴스 가치도 없는것을 뉴스로 포장…실수 유도위해 생방송”
“공공재산인 공중파를 연예인의 CF, 영화 홍보 사용…시청자 분노해야”

위의 방송 세부목록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빠뜨려서는 안되는 공익성 보도라고 할 것을 찾기 쉽지 않다. 또 굳이 여러가지 ‘위험’을 감수하면서 ‘생방송’을 고집해야 할, ‘긴급성’을 찾기란 거의 힘들다.

민언련의 김경언 간사는 “뉴스의 가치도 없는 것을 뉴스라고 포장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이 보도라고 포장은 하지만 예능국에서 오락을 위해 만들고 있고 오히려 생방송 도중 나오는 실수를 유도하여 시청자들을 자극하려는 목적으로 생방송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김 간사는 “공공재인 공중파를 연예인의 CF촬영 현장, 영화 홍보, 자사의 드라마 홍보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이 분노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확성기 ‘포털’의 등장

연예정보프로그램의 문제점이 증폭하고 있는 배경에는 ‘포털 저널리즘’도 있다. 예전 같으면 1회 방송분에 그칠 연예인 관련 가십성 보도들이 줄기차게 ‘리플레이’되고 ‘퍼날라’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포털에선 메인화면에 연예뉴스를 주요하게 ‘편집’하고 있다. 이미 전날 방송에서 나간 내용을 댓글과 주요기사를 한꺼번에 묶어 보여주는 포털의 편집전략은 방송 이상의 파급효과를 낳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가수 유니의 자살사건을 보더라도, 일부 포털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온갖 기사들을 ‘핫이슈’로 묶어 문제를 확대시켰다. 미디어 평론가 변희재씨는 “클릭수에 의해 돈이 왔다 갔다하는 포털과 인터넷 언론과의 구조가 이같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과 포털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뉴스 아닌 뉴스’를 생산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언 간사는 “방송 토크쇼에 한 연예인이 개인담을 얘기하면 그것이 다음날 포털의 주요 뉴스가 되는 웃지못할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최근 유니 자살사건으로 악플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악플러의 배경에는 저질 기사를 주요하게 편집해 사용자를 자극했던 포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예인 보도에서 방송과 포털의 공생관계에 대해 한경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는 “방송에서 연예인 보도를 마치 경마장 장내 방송처럼 어수선하게 보도하면 그 다음날 포털은 이를 취합해 확대 재생산하는 확성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방송·포털 모두 공공성의 측면을 생각해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포털의 홍보팀장은 “현재 포털이 갖는 공익적인 측면이나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연예인 위주의 뉴스를 전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연예 뉴스를 지나치게 노출한다는 사회 안팎의 지적에 대해 충분히 의식하고 있고 일정 부분 비율을 넘지 않도록 자정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출처 : 한겨레 인터넷판 2007.1.26. 이정국 기자

덧글 : 이 포스트에 나오는 기사는 24일 이정국 기자의 인터뷰에 응한 것입니다. 악플 댓글류를 양산하는 포털뉴스 댓글 구조의 청산 못지 않게 지상파 및 기성 미디어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연예저널리즘의 재정립도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EBS 토론카페 '악플' 토론

Online_journalism 2007.01.26 16:52 Posted by 수레바퀴


악플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무엇?

'악성 댓글, 살인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 21일 집에서 자살한 가수 유니가 네티즌들의 ‘악플‘(모욕성 댓글)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인터넷 게시판의 악성 댓글 논란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한 개그우먼 김형은,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낙마 사고로 숨진 김형철 선수 등 이미 세상에 없는 고인들 또한 악플의 피해자다.

EBS ‘토론카페’(진행 김주환·연출 엄한숙)가 ‘악성 댓글, 이대로 좋은가’ 편을 25일 밤 11시 방송한다. 민경배(왼쪽)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 최진순(오른쪽) 한국경제신문 미디어연구소 기자, 홍순철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상임 전문위원 등이 토론자로 출연한다.

요즘 ‘무자비한 사이버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은 강도 높은 법적 규제뿐이다’거나 ‘악플을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찬성하는 여론도 70%를 훌쩍 넘었다.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을 최고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법적 대응 또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가수 비와 임수경씨, 이명박 전 서울시장, 탤런트 김태희 등에 대해 악플을 단 네티즌들이 처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명제나 법적 대응 모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표현의 자유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등 부작용은 물론 처벌 잣대의 애매모호성을 거론한다.

제작진은 “악플 속에 담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얼굴을 돌아보고, 악플을 줄일 근본적 해결책은 없는지 등을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세계일보 김태훈 기자 2007.1.25.

 

'악성 댓글, 이대로 좋은가', EBS서 토론

최근 악성댓글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늘어나고, 가수 유니의 자살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악성 댓글이 떠오르며 EBS가 악성 댓글을 주제로 토론을 연다.

EBS는 25일 밤 11시부터 방송되는 EBS '토론카페'에서 '악성 댓글,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우리사회에 나타난 악플 문화와, 악플의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 전문가들을 초대해 토론한다고 밝혔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미디어연구소 기자, 홍순철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상임전문위원이 토론자로 출연하며, 악성 댓글에 대한 예방책과 법적 규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악성 댓글은 가수 유니의 자살 이유 중 하나로 떠오르며 다시 화제가 되고 있고, 가수 비와 임수경, 이명박 전 서울시장, 탤런트 김태희에 대해 악플을 단 네티즌들이 처벌 받은 바 있다.

출처 : 마이데일리 임이랑 기자 2007.1.24.

 

 

생방송 토론 프로그램은 처음인지라 많은 경험이 됐다. 내가 주장한 것은 인터넷실명제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만큼 시행령에서 보완돼야 할 것이라는 점, 포털 뉴스 댓글은 관리도, 저널리즘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만큼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작가의 대본이 24일 도착했고, 여기에 답변을 달아서 준비해갔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 코디가 갖고 온 사회자 상의가 내가 준비해간 상의와 같아서 곤혹(?)스러운 헤프닝도 있었다.

아래는 내가 답변을 정리하기 위해 미리 작성한 것인데, 일부분만 공개한다. 또 러프하게 정리한 것인만큼 감안하시기 바란다.

토론 대본 중 일부 보기

인터넷 실명제가 논란이 됐던 이유가 표현의 자유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이다.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 아닌가?

익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자유는 대단히 중요하다. 참여, 분산,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에서 언론자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익명표현의 자유가 언론자유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판단된다. 특히 익명성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게 있어서 중요하다. 신원이 밝혀져 보복 등에 대한 두려움 없이 소수자로서 자신의 의견과 경험을 표출하는 것은 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인터넷의 익명성은 바로 오프라인 세계에서 엘리트 중심의 담론 지배 구조가 가능케 되는 신분징표들 예컨대 학벌, 인종, 계층, 나이 등을 숨길 수 있도록 하여 줌으로써 누구나 사회적 담론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익명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는 미국은 기본권으로서의 인정하고 있다. 물론,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 아동학대, 포르노물 등에 한해선 익명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익명은 한번 상실되면 다시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익명성을 훼손하기에 앞서, 불법행위의 주장이 어떤 내용인지 여부를 미리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물론 미국과 한국의 사정이 다르지만, 보편적인 기본권으로서 익명표현의 자유를 다뤄야 한다. 우리 헌법 제18조가 특별히 통신의 비밀을 보장하고 있고, 이 통신비밀의 보장은 미디어 환경의 급변 속에서도 언론자유의 대전제가 된다. 또 우리 헌법의 정신을 고려할 때 이미 익명표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내재하고 있다고 본다.

 

실명제가 아니라, 댓글 시스템을 전면 바꾸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우선 포털뉴스 댓글은 없애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포털뉴스에 댓글이 붙는 건 우리만의 현상이다. 댓글을 굳이 운영하겠다는 건 댓글을 통한 경제적, 문화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뉴스 댓글은 그 뉴스를 생산한 저작권자인 언론사에서 그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맞다. 또 그러자면 언론사 내부에 댓글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있어야 한다. 기자 또는 뉴스조직이 자신 또는 자사의 기사에 대해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언론사 입장에선 기사 댓글 관리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내부 승인제(게이트키핑)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전부 스크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블로그나 뉴스 등 모든 서비스에서 이런 댓글 시스템을 하고 있는 포털사이트는 악플의 온상을 자초하는 일이다. 뉴스댓글은 언론사에게 주고, 블로그 등 포털의 UCC 영역에서 일어나는 것은 개인 관리자와 사업자가 지속적인 관리 프로그램(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을 가지면 된다. 이렇게 되면 일부 이용자는 큰 놀이마당을 잃어버린 거 아닌가, 큰 여론마당을 잃어버린거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포털사이트의 다른 서비스 영역에서 댓글이나 의견글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선호하는 언론사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으로 대체한다면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론장을 지키기 위한 자정노력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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