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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코리아. 시장-이용자-콘텐츠에 대해 좀 더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오죽하면 원고료 논란까지 일겠는가. 새로운 시각을 가진 매체라도 성공이 불확실한 한국 온라인 뉴스시장이야말로 경쟁이 가장 거친 곳 중 하나다. 새로운 방향을 찾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허핑턴 포스트(The Huffington Post). 일반적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이라면 뉴욕타임스가 손꼽히지만 적어도 미국 워싱턴 정가와 지식인들에게는 2005년 창간된 블로거 기반의 이 인터넷 신문의 존재를 가벼이 넘기기 어렵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 버락 오바마를 비롯 찰스 영국 황태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노엄 촘스키 교수, 마이클 무어 감독, 가수 마돈나 등 이름깨나 날리는 필진들을 5만여 명이나 아우르고 있어서다. 미국 공화당 정치인으로 주지사 선거까지 나섰던 창업자 아리아나 허핑턴의 인맥이다. 


이들은 정치,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 문화, 미디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칼럼을 쓰고 논쟁한다. 초대를 받은 유명 블로거들은 기존 언론사 뉴스를 큐레이팅해 주로 색깔이 뚜렷한 의견 뉴스(opinion news)를 만든다. 


팩트에 기반한 자체 취재형 뉴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온 미군의 사회적응을 다룬 데이비드 우드 군사전문 선임기자의 10회짜리 기획물 '전장을 넘어서'는 2012년 퓰리처상까지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외신 보도에는 '허핑턴포스트' 단독 뉴스가 자주 눈에 띈다.  그만큼 콘텐츠 수준을 안팎에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훌륭한 기자들을 영입한 것은 단지 어그리게이터(aggregator)로 그치지 않고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도 방점을 두고 있음을 방증한다. 


월간 순방문자 수 5,820만명, 월간 페이지뷰 6억 3000만 건. 이용자가 주도하는 참여형 뉴스 사이트 치고는 놀라운 기록이다. 온라인 뉴스 미디어 시장에서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유수의 전통 매체들도 웹 사이트 순위가 뒤로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이같은 급성장세는 허핑턴 포스트가 처음부터 소셜네트워크와 효율적으로 연동되는 플랫폼으로 설계된 덕분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계정으로 뉴스 생산과 공유가 가능하고 다른 소셜 친구의 활동 이력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이용자는 활동 수준에 따라 '배지'를 받는다. 댓글도 허핑턴 포스트 블로거 자격 기준이 된다. 이렇게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게임기법, 보상체계를 적용한 결과 기존 매체의 10배에 달하는 뉴스 전파력을 이뤄냈다. 하루 등록되는 댓글만 수만 건에 이를 정도로 상호작용성도 두드러졌다. 


허핑턴포스트는 현재 해외 및 지역 뉴스 시장, 비디오 스트리밍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1년 전후 미국 인터넷서비스기업 AOL(아메리카온라인)에 인수되면서다. 비용 지출을 줄이는 무료 블로거 시스템이 한계에 직면한 것도 이 무렵이다. 유명 블로그들이 수익 배분을 요구하면서 저비용 고효율의 허핑턴 포스트는 새로운 시장 진입을 위한 돈과 배경이 필요했다.


그리고 캐나다, 영국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 일본까지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2월 28일 창간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huffingtonpost.kr)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자유주의적인 시각을 갖는 허핑턴포스트가 한국에서 손잡은 파트너는 진보 매체인 한겨레신문이다. 한겨레신문이 상대적으로 매체 신뢰도를 인정 받고 열성적인 젊은 이용자 층과 가깝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것이다. 


또 한겨레신문은 그간 주류 매체의 대안적 성격을 띠는 독립형 인터넷 신문 등에 밀려 왔다는 점에서 허핑턴 포스트 이름값을 영향력 확장의 재료로 삼을 만하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 뉴스 미디어 환경은 북미, 유럽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두 매체의 조합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분석도 적지 않다. 


우선 블로그와 저널리즘이 결합한 허핑턴 포스트 모델은 신선도가 떨어진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콘셉트로 2000년 2월 창간한 오마이뉴스는 전 세계에 이 방식을 이미 '수출'해왔다. 이후 국내에는 독립형 인터넷 신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온라인 뉴스 시장을 가득 메웠다. 


물론 파워 블로그나 이용자 생산 콘텐츠(UGC, User Generated Contents)는 주류 미디어와 협력적 저널리즘의 틀 속에서 구현되진 못했다. 이러는 사이 뉴스 시장은 포털에 얽매인 낚시성 제목이나 검색어 기사 남발로 망가졌다. 주류 미디어도 전통적인 필자들을 관리하는데 급급할 뿐 온라인 영향력자들이나 창조적인 유명인들과 관계 모델은 외면했다.  


주류 미디어가 새로운 이야기 생산자들을 기피하는 동안 한국의 파워 블로거들은 자신의 콘텐츠가 도둑질 당하거나 저평가된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의 무보수 기고 논란에 대해 아리아나 허핑턴은 "블로그들은 단지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를 확보했다는 그 자체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일축한 것은 한국 시장과는 먼 이야기다.  


더군다나 네이버, 다음의 검색 효과를 누린 블로그들은 포털 플랫폼을 박차고 나가기 어렵다. 정치인이나 지식인 같은 여론 주도층도 새로운 온라인 뉴스 미디어를 수용하는 속도가 턱없이 느리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포털사이트와 관련성을 맺지 않은 채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 자체적으로 유의미한 트래픽을 증가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결국 콘텐츠의 차별성을 담보해야 한다.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가 지금까지 생산한 뉴스만 놓고 보면 오마이뉴스 류의 재탕에 그치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깃거리(something interesting to say)'를 들려줄 블로그들이 굳이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 참여할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가 다른 언론사의 뉴스를 짜깁기만 한다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인터넷에서 정보가 범람하고 있는 만큼 재구성을 통해 좋은 정보로 바꿔주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 아웃 링크로 원생산자에게 페이지뷰를 넘겨 주는 편집도 온라인 저널리즘의 익숙한 교양이기는 하다.


하지만 한국에는 저널리즘의 원칙이 무너졌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높다. 현장에는 가지 않고 책상에 앉아 남이 쓴 뉴스를 베끼는 것이 예사이고 사실 왜곡이나 선정주의, 광고주 관계를 고려한 뉴스도 판을 치고 있다.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서 손쉽게 발행되는 뉴스를 바이럴(viral)로 호젓하게 만나기엔 저널리즘 생태계가 여유롭지 못한 것이다.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중요하다. 한국인은 온라인에서 뉴스를 가장 많이 소비하지만 정치적·경제적 이유로 퀄리티 저널리즘에 지불 의사를 갖는 편도 아니다. 제목 소비, 탈매체 소비라는 태도 못지 않게 실시간 검색어를 중심으로 한 포털 뉴스 이용 경험에 푹 빠진 결코 녹록지 않은 이용자들이다. 


오마이뉴스에서 허핑턴 포스트까지 국내외 뉴스 산업은 결국 소셜 미디어로 진화 중이다. 점점 개인화하는 뉴스 비즈니스도 소셜 접점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검색엔진 최적화(SEO) 등 허핑턴 포스트가 다루는 테크놀러지와 한국의 뉴스 시장 그리고 이용자 문화를 조화롭게 안배하는 것이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시사저널>에 실린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3월 초입니다.


 




언론사들은 수많은 집단지성과 함께 협업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돈을 주고 상을 줘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전통매체와 친숙해질 수 있을까?


언론사들이 집단지성을 활용해 저널리즘의 형태와 내용을 개선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있다.

최근 수 년간 해외 언론의 경우 시청자(독자) 제보하기 플랫폼은 크게 번성한 바 있다. 반면 국내 언론은 UGC를 비롯 손을 대는 것마다 흥행에 실패했다.

그 원인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왔다. 가장 많이 지목된 것은 언론사의 선택과 집중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기술적이고 조직적으로 대응력에 한계가 노정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 뿐일까?

독립형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최근 외부 블로거에게도 원고료 주기 시스템을 확대 도입하면서 다시 한번 뉴스 미디어와 집단지성간의 협력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미디어 비평지 기자가 이와 관련된 질문을 MSN으로 건네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포스트는 이를 재구성한 것으로 <오마이뉴스 외부 블로거에게 원고료 지급한다>와 연결돼 있다.

오마이뉴스 2010년 10월6일자.


Q. 오마이뉴스가 좋은 기사 원고료 주기 시스템을 외부 블로그에도 개방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만시지탄이다. 블로그를 비롯 소셜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오마이뉴스를 어떻게 생각하고(reputation) 있는지, 어떤 기대치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소셜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신뢰와 만족을 줄 때 움직일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Q. 그 말은 최근 대중과 외부자원 활용의 합성어인 크라우딩 소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 언론사가 유의해야 할 대목 같아 보인다.

A. 그렇다. 크라우딩 소싱은 소셜 네트워크의 집단 지성이 누구인가를 이해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 언론사는 이용자들과 협력해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 때에는 그 과정의 투명성, 다원성을 보장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용자들이 특정 매체를 통해 활동하면 긍정적 평판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언론사가 크라우딩 소싱을 하기 이전에 시장내 자기 평가를 파악하고 그것을 개선하는 과정을 전제 또는 병행할 필요가 있다.

SNS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평가되느냐가 크라우딩 소싱-오마이뉴스가 도입한 좋은 블로그 원고료 주기 모델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최우선의 변수라고 생각한다.

한겨레신문 10월25일자.



Q. 매체 평판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가?

A. 가장 중요한 것은 저널리즘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뉴스가 최고의 질과 신뢰성,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

그 이외에는 스타기자를 육성하거나 구독자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스타기자는 대중성을 갖고 있어 독자들을 설득하는데 용이하다. 농밀한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매체 평판을 개선하는 것은 뉴스룸 기자만의 몫은 아니다. 판매국이나 제작, 윤전 파트 담당자도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 이용자와 소통을 하고 있는 해외신문의 사례도 있다. 전체 부서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

Q. 그렇다면 시장 내 오디언스의 매체 평판과 상관없이 오마이뉴스가 취할 수 있는 전략적 방법들은 없는가?

A. 가령 오마이뉴스 편집자가 선별해서 외부 블로그의 포스트를 갖고 올 수도 있다. 물론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등 노고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원고료 주기 위젯 소스를 적용한 블로그를 중심으로 아웃링크를 걸거나 초기 프론트 페이지에 노출을 확대해볼 수도 있다.

매체의 고유 권한인 게이트 키핑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서 외부 블로그의 동기를 유발할 필요가 있다.

Q. 언론사 소셜 크라우딩의 미래를 위해서?

A. 소셜 크라우딩이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단지 기술적이고 재정적인 측면의 동원에 의존해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시장내 오디언스와 다양한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역사가 소셜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매체를 인지하게 만들고 적극성을 유도한다. 그런 점에서 소셜 휴머니즘이 뉴스룸의 의제가 돼야 한다.

소셜 네트워크와 저널리즘(뉴스)의 결합만을 의제로 상정하지 말고 집단지성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 진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서로 뜨겁게 포옹하는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

특히 국내 언론사에겐 자신들의 역사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먼저 허물을 벗어야 껴안을 수 있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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