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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7 이보경 기자가 다시 들춘 전통매체 뉴스룸의 한계 (2)

근엄하고 무덤덤한 기자, 그러다가 정치인이 되는 기자? 소셜네트워크의 수용자들은 그것보다 현실 앞에 치열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기자를 지지한다. 그 기자가 속한 언론사 뉴스룸이 빛나는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스룸은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수용자로 향하기도 그렇다고 정반대로 가기도 불확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MBC 이보경 기자의 '비키니 인증샷'이 몰고 온 파장은 파업 중인 공영방송사를 지켜보는 대중에 의해 다시 한번 격화하고 있다.


MBC 이보경 기자의 ‘비키니 시위’는 놀랍고 논쟁적이다. 그가 단지 ‘언론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미 전통 매체 내부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식과 태도를 놓고 해묵은 갈등이 있었다. 기자 블로그는 기자 개인의 것인가 아니면 뉴스룸의 관리 아래 놓이는 것인가, 기자의 온라인 활동은 뉴스룸의 가치, 지향점과 일치해야 하는 것인가 등 종전의 저널리즘에서 발생하지 않는 이슈는 말끔히 정리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몇 가지 사례가 있었다. 한 종합일간지 온라인 뉴스룸에 있던 기자가 소속 매체의 논조와는 다른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가 결국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어떤 지상파방송사 PD는 민감한 사안을 다룬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사측의 제지로 방송되지 못하자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겠다며 회사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아직 상당수 뉴스룸은 기자의 온라인 활동을 인정하지 않은 채 소통은 강조하는 모양새다.

도대체 어떤 소통인가 하고 갸웃거릴만한 상황에서 전통 매체 뉴스룸의 관리자들은 기자 활동을 통제하는 소셜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일반적으로 기자의 정치적 견해 표출을 원치 않으며 뉴스룸 소속 구성원의 정체성을 잊지 말라는 것으로 정리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자들은 더 자유로운 이야기를 하려는 욕구와 만나고 있다. 

전통 매체는 왜 기자들을 통제하려고 할까? 그 이유는 전통 매체의 조직 문화 때문이다. 강력한 위계 구조를 통해 전수되는 취재 방식과 취재원 인수인계 같은 관행은 기자들의 조직내 성장과 개인적 만족과 직간접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는 직무의 개방성, 유연성을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뉴스룸의 이같은 특수성은 종종 디지털 미디어를 다루는 수용자와 갈등의 불씨를 갖게 된다. 기본적으로 온라인은 열린 공간으로 기자들에게 소속 회사나 사상, 계층, 학력 심지어 얼굴사진, 결혼여부는 물론이고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까지 들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직무윤리를 지녀야 한다는 것으로 배운 기자들에게 이 문제는 늘 이슈였다. 

취재 보도를 통해 드러나는 행간의 마법, 화면의 섬세한 조정 따위가 아니라 기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수용자들은 기자들이 의식적으로 설정한 금을 침범하는데 몰두하고 있어서다. 어떤 유명 인터넷신문의 기자는 트위터 사용자들과 온라인 설전을 벌이다 못해 멱살잡이를 했다는 일화가 나온다.

기자들은 원칙을 중요시한다. 팩트(사실관계, fact)라는 엄중한 재료를 녹여 저널리즘 행위에 반영하는 것은 적어도 수용자가 보기에는 결함이 없는 순수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은 기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듣길 원하고 있다. 그것은 왜 그렇게 보도돼야만 했는지 또는 기자의 생각은 무엇인지를 기자들의 바로 눈 아래까지 치고 들어와 수용자는 묻고 있다. 

만약 온라인 활동을 하고 있는 기자들이 독자들의 이같은 요청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취재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중하는 쪽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그 기자는 명쾌하지 않다고 분류돼 ‘관계(relation)'를 확대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한 신문사 온라인뉴스룸을 담당하던 기자는 독자가 기사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 충분하고 빠른 시간내 답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래도록 쌓아왔던 전문가라는 명성과 영향력을 송두리째 잃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보경 기자의 행동은 그간 누적돼 온 문제들과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을 다시 한번 제기한다. (나는 이 문제와 관련 정봉주 전 의원 또는 ‘나꼼수’라는 부분과는 되도록 연결짓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자-전통매체 뉴스룸-수용자와의 측면으로만 봐야 할 부분이 강하다고 생각해서다.)

우선 언론사 뉴스룸은 소속 기자의 생각 즉, 사적 견해와 행위를 어디까지 통솔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20세기의 취재 기자들은 오로지 그의 관심과 지식, 철학을 소속 매체에 반영하는데 몰두했다. 취재 기자들이 ‘개인의 이름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은 책 밖에 없었다. 그것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심지어 뉴스룸을 떠났을 때나 빛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기자들은 매일 자신의 스토리를 공개할 공간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것 봐, 블로그 같은 걸 하라고!” 주변의 조언과 압박은 기자들을 온라인으로 인도했다. 불과 10여년 전 몇몇 기자들이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다시 블로그를 열었으며 그리고 오늘날 페이스북까지 운영하고 있다. 기자들에게 뉴스룸의 의중만 전하라는 것, 자신이 쓴 기사만 퍼뜨리라는 지침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미 기자들이 운영하는 사적인 매체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기자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사안에 대해 사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커밍 아웃’일수도, ‘자기 고백’이기도 하다. 일부 기자들은 전문 분야를 다루면서 점점 분화하고 있다. 또 다른 기자들은 아예 새로운 실험의 대열에 등장하고 있다. “신문기자가 방송을 한다니!” 그것은 이미 동료 기자들에 의해 시작됐고 솔직히 낯선 일도 아닌게 돼 버렸다. 하지만 어쨌든 그 모든 것의 스토리는 정치적 비평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뉴스룸은 점점 기자들의 사적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을 ‘위기’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조직의 질서에 반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 매체가 취한 조치들이 대부분 ‘관리’에 방점이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지 않다. 물론 일부에서는 기자들이 직접 댓글을 달게 하거나 수용자의 반응을 취재에 반영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서로 다른 접근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전통 매체 기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거나 혹은 보다 자유롭게 의식하도록 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뉴스룸이 기자들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됐다. 대부분의 전통 매체들은 기자 개인의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관리하거나 고양하지도 않으면서 형식적인 가이드라인을 앞다퉈 만들었다.

어떤 언론사는 소셜네트워크를 강조하면서 관련 전문가나 조직도 만들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국내 사법부에서도 일어났다. 일부 판사가 자신의 정치적 개인을 사적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공표한게 언론보도로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사회문제화 됐다. 법관의 직무규정 어디에도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 없었다. 이 사안은 결국 합리적 고민이 없었던 조직에서 문제가 터지자 강도 높은 차단, 통제라는 방식의 수순으로 흐르게 만들었다.

MBC도 비슷한 접근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사측은 이보경 기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회사의 명예실추, 언론인으로서의 품위 손상 등이 거론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이 기자의 행위에 대해 수용자의 지지와 반대가 치열해진 상황에서 뉴스룸의 결심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자가 실추시킨 회사의 명예가 무엇인지, 언론인의 품위란 무엇인지 이 시대는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용자는 한 언론사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 기자가 제기한 이슈와는 별개로 기자는 언론사의 명예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뉴스룸이 꺼내들 카드는 사내 규정이나 노사합의에 근거한 문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취재 보도와는 무관한 기자의 정치적 의견을 단속할 기준자는 없을 것이다. 

사법부의 판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법정에서 개인의 정치적 의견을 판결에 반영한다는 근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마치 의사가 메스를 잡을 때 그날 기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것이란 비과학적 오해와도 같다.

이제 전통 매체 내부에서는 기자들이 취재 보도와의 관련성을 떠나 온라인 퍼블리시티를 어떻게 정돈할지 보다 진지한 논의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기자들이 스스로 팟캐스트 방송을 개설하거나 다른 전문가들 또는 수용자들과 협력해서 또다른 미디어 채널을 보유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전통 매체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늦게 된다면 수용자가 전통 매체의 뉴스는 물론이고 기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친구들과 떠들고 있을 때 언론사는 정작 아무런 말도 못 꺼내고 말 것이다. 지금도 이미 그 상태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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