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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구조됐고 295명이 사망했다. 무엇보다 수학 여행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인명 피해가 컸다. 가족 품 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도 9명이나 된다.


사고 원인, 당국의 초기대응 적정성,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 과정에서 드러난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사실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오보를 남발하고 실의에 빠진 피해자 가족을 무리하게 인터뷰 하면서 언론에 대한 해묵은 불신만 키웠기 때문이다.


정파 보도, 따옴표 보도, 선정 보도, 경마중계식 보도는 물론 기사 어뷰징(abusing)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상업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사 어뷰징이 세월호 보도에서도 기승을 부린 탓이다.  기사 어뷰징은 일반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기사를 제목이나 내용만 조금 바꿔 포털사이트 등으로 짧은 주기 동안 반복 전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학술적으로는 '뉴스 생산자가 인터넷 뉴스공간의 즉시성과 기사 제목 위주의 공간 배열상의 특성을 남용하여 거의 동일한 기사를 반복 게재하거나 기사 제목만 바꿔 두 차례 이상 게재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즉, 어뷰징 기사는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추가적인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언론사의 취재물을 그대로 베끼고 짜깁기하거나, 기존에 나온 보도물을 재탕하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기사 어뷰징은 국내 언론사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다. 세월호 보도의 파행 양상에 어뷰징 기사가 자리잡은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다만 국가적 재난 상황에도 온라인에서 기사 조회 수를 높이는 대응이 이어졌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이후 하루 5월13일까지 약 한 달간 포털에 노출된 세월호 관련 기사는 22만여 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약 8,000여 건의 기사가 생산됐지만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어뷰징 기사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조차 사고 당일 '어뷰징 기사'가 폭주하자 뉴스스탠드 제휴 언론사에 자제를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네이버가 세월호 사고 당일인 16일 뉴스 스탠드 제휴 언론사에 보낸 메일 갈무리 화면.



그렇다면 세월호 보도에서 기사 어뷰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났을까? 또 기사 어뷰징은 언론 보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침몰 사고 직후 '학생 전원 구조' 기사를 통해 알아봤다. '학생 전원 구조' 보도는 4월 16일 오전 11시를 넘겨 주요 언론사가  “경기안산단원고등학교 사고대책본부는 세월호에 타고 있던 2학년 학생과 교사 전원이 구조됐다고 오전 11시 5분 해경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미디어오늘>은 "16일 오전 ‘전원 구조’ 오보를 낸 언론사는 SBS, YTN,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면서 "탑승객 가족들이 애가 타는 상황에서 언론이 속보경쟁은 물론 동일 기사 전송, 즉 어뷰징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인 16일 '학생 전원구조'라는 내용을 담은 언론사 속보들,



여객선 탑승객 대부분이 구조됐다는 소식과 관련 피해자 가족과 네티즌들이 '신뢰'에 의문을 표했지만 주요 언론사들은 짧은 시간 내 비슷한 내용을 계속 반복 생산하기에 바빴다. 한 언론사는 30분 사이에 거의 동일한 기사를 4건이나 게재했지만 정확한 사실 검증은 하지 않은 채 학교와 당국의 발표내용만 인용하는데 그쳤다. 또 '안산단원고', '전원구조' 키워드는 제목과 본문에 계속 노출했다.


전원 구조 속보를 쏟아낸 한 언론사의 뉴스 검색 결과 페이지 갈무리 화면



언론사가 현장 취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쓴 언론사와, 이러한 오보를 그대로 되받아 쓴 온라인 매체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세월호 키워드를 다루는 언론사가 기존의 온라인 속보 대응 형식처럼 깊이보다는 속도에 집중한 탓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에는 '오보 받아쓰기' 못지 않게 선정적인 보도가 잇따랐다. 4월 16일 오후 한 인터넷신문은 "타이타닉·포세이돈 등 선박사고 다룬 영화는?"이란 제목의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전송했다. 한 언론사는 '타이타닉'이 제목에 언급된 온라인 기사를 오후부터 밤까지 보도했으나 기사 내용은 동일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인 '타이타닉'만 고려했기 때문이다.


입력 시각

제목

기사 주요 내용

바이라인

사진

기타

오후 1시42분

[여객선 침몰]타이타닉 침몰 102주년 다음날, 여객선 침몰이라니…


앞 부분은 타이타닉 사고와 관련된 내용, 뒷 부분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개괄적인 상황 설명 나열

이메일(A)만 표기

세월호 자료 사진


오후 3시51분

진도 여객선 침몰, ‘타이타닉될까 우려'…290여명 생사불명

앞 부분은 세월호 사고 개괄적인 상황 설명, 뒷 부분은 타이타닉 사고 관련 내용

이메일(B)만 표기

세월호 침몰장면(MBC뉴스)과 영화 타이타닉 장면 캡쳐

마지막 부분에 “타이타닉 사망자 많구나”, "타이타닉 처럼 되지 않기를" 등 네티즌 의견 추가

오후 9시48분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어머니는 웁니다…“타이타닉 침몰한 날 언젠지 아느냐…만류했는데”


피해자 어머니가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에게 타이타닉 사고일을 상기시켰다는 내용

이메일(B)만 표기

없음




'세월호 보험 가입 현황', 피해자 학부모 사진 및 학생 일기장 공개 등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어뷰징 기사도 쏟아졌다. 특히 사고 발생 이틀 뒤인 18일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홍가혜 씨 인터뷰 보도는 언론사 '어뷰징' 행위를 발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실제 민간 잠수부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내용을 그대로 받아쓴 온라인 뉴스가 쏟아진 것이다. 당시 한 보도에 따르면 MBN이 홍 씨의 인터뷰를 방송한 18일 하루에만 515개의 관련 기사가 나왔고, 참사 이후 5월 27일까지 보도된 홍 씨 관련 기사는 모두 1,302건에 이르렀다.


홍 씨 인터뷰를 그대로 전한 어뷰징 기사들. 대부분 단어와 문장 구조만 조금 바꾼 '베껴 쓰기' 형태이다



홍 씨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한 경제신문은 동일 제목·동일 내용의 기사를 3분 사이에 2건을 포털에 전송한 데 이어 한 시간이 채 안 된 시간에 동일 제목의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추가로 생산했다. 최초 보도는 제휴 매체에서 생산했으나 이후 보도는 모두 온라인 담당 부서가 출고했다. 기사 삽입 이미지는 모두 같았다.


입력 시각

제목

기사 주요 내용

바이라인

사진

기타

오전 8시55분

MBN 인터뷰 논란, 구조활동 폭로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말했다",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이 힘든 상황", "잠수부가 배 안에서 사람의 소리를 듣고 확인했다"

제휴매체명과 기자 실명

TV보도화면 캡쳐


오전 8시58분

MBN 민간잠수부 인터뷰 “정부 관계자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말해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 진행이 어렵다", "실제 잠수부가 배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소리까지 들었다"

온라인뉴스팀

동일 이미지

기사 첫 줄에" 'MBN 민간잠수부' 'MBN 인터뷰'" 키워드를 삽입함

오전 9시34분

MBN 민간잠수부 홍가혜 인터뷰 충격 “관계자,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 진행이 힘들었다", "정부 관계자가 잠수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등 14시간 이상 구조작업이 중단됐다", "잠수부가 생존자 확인 대화하고 있다"

온라인편집부

동일 이미지

"홍가혜 민간잠수부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추가



홍 씨 관련 보도는 똑같은 내용의 기사를 제목과 본문 내용을 조금씩 바꿔 가면서 짧은 시간 안에 포털로 전송하는 '기사 어뷰징'의 전형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후속 기사가 얼마나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지 파악하여 어뷰징 여부를 가늠한다. 신규성(newness)이나 독창성(uniqueness)이 미흡하면 '어뷰징'을 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세월호 홍 씨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사) 기사를 복제하는 행위는 앞선 기사와 차별성을 갖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사의 리드문이나 본문에서 일부 내용이 첨삭되는 정도이고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는 정도다.


반면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잘 걸리도록 기사 도입부분과 끝 부분에 주요 키워드를 반복 나열하는 경우는 많다. 업계에서는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SEO)'라고 불린다. 이때 기사 끝 부분에 네티즌 반응을 나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후속 기사에는 제목 변화가 이뤄진다. '충격' 등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포털사이트에서 이용자의 클릭을 받기 위한 일종의 속임수 즉, '제목 장사'라고 할 수 있다.


어뷰징 기사는 기자 실명이 없는 바이라인(byline)도 특징 중 하나이다. 기자 실명은 없는 대신 부서명이나 회사명, 이메일을 노출한다. 심지어 바이라인을 빼는 경우도 나온다. 국내 언론사 온라인 뉴스조직을 고려할 때 기사를 출고하는 취재부서나 기사제목을 정하고 배열을 하는 편집부서가 번갈아 가며 기사 어뷰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위 표 참조).


소속 언론사 또는 자기 기사를 복제하는 기사 어뷰징은 분량을 나누는 '기사 쪼개기'로 나타난다. 한 기사에 포함해도 될 내용을 2~3건 이상으로 늘리는 행위다. 기사 수를 늘리면 포털사이트 검색시 더 많이 노출된다. 이용자 클릭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세월호 보도에서는 팩트(fact)가 아닌 네티즌 의견이나 단순 상황 묘사를 추가한 기사 쪼개기로 후속 기사의 분량을 채웠다.


홍 씨의 경우는 과거 행적이나 신상까지 어뷰징 대상이 됐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당시 ‘홍XX 과거 행적 경악’, ‘홍XX 출두, “배우 데뷔 하는거 아닌가 몰라”’ 등의 제목을 단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한 언론사에서만 40여 건 노출됐다.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베껴 쓰는 행위도 '어뷰징'이다. 사실상 무단으로 표절 및 복제를 하는 경우다. 세월호 보도는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침몰 사고 초기 속보 경쟁 때 주요 방송사와 통신사 등 타사 언론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생 전원 구조',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인터뷰' 등에서 "OO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으로 시작한 보도가 대표적이다. 아예 언론사를 표기하지 않는 등 적절한 출처와 인용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연합뉴스>의 '사상 최대 규모 수색 총력' 보도는 4월25일 하루에만 409건이 나왔는데 어뷰징 기사의  특징을 망라했다. 한 스포츠신문은 오전 11시경부터 밤 10시까지 모두 67건의 관련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전송했다. '개XX' 욕설, '내 후배였으면 죽었어' 등 인터넷신문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의 발언을 소재로 거의 동일한 기사 제목과 내용을 반복했다.


'베껴 쓰기'·'기사 복제'를 통한 내용 구성, '검색 엔진 최적화'를 위한 검색 키워드 삽입, 동일 소재의 내용을 여러 건의 기사로 나누는 '기사 쪼개기' 등이 전부 포함된 사례다.


한 스포츠 신문이 약 12시간 동안 쏟아낸 총 67건의 기사 제목 중 십여 건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으로 '기사 쪼개기'와 검색 엔진 최적화를 고려한 어뷰징 기사들이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과정에서 급부상한 다이빙벨은 사고 이후부터 5월31일까지 모두 5,516건이 나왔다. 이들 기사는 다이빙벨 효용성이나 현장 투입 여부와 직접 상관이 없는 다이빙벨 이종인 대표의 부인 이름을 제목과 본문에 노출해 물의를 일으켰다. 제목 장사를 위해 연예인을 내세운 '낚시 기사'다.


각 기사 사이에 취재내용의 차이는 찾아보기 어렵고 제목과 본문 등에서 연예인 이름을 노출했다.



세월호 사고 원인과 책임을 놓고 구원파 유병언 씨 관련 기사도 어뷰징 표적이 됐다. 첫째, 종편, 보도채널 등 주요 방송사들은 정규 편성된 뉴스프로그램 외에도 특별편성된 속보 보도에서 동일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무차별적으로 전송했다. 같은 시각에 사진만 바꾼 동일 기사도 잇따랐다.


종편 TV조선과 연합뉴스. 전송시각은 조금 다르지만 기사 내용은 사진만 바뀔 뿐 똑같았다. 자사 기사를 복제한 경우다.


구원파 유병언 일가 기사들은 연예인이나 외모 등 가십성 형태로 다뤄져 상업적 온라인 저널리즘의 행태도 보여줬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탤런트 전양자 씨 관련 기사는 수천 건 넘게 양산됐다. 유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 검거 때 함께 붙잡힌 박수경 씨 기사는 '연인'-'내연관계'-'호위무사'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도배되다시피했다.


SBS CNBC가 26일 하루동안 쏟아낸 유대균·박수경 씨 관련 기사들


세월호 보도에서 나타난 기사 어뷰징은 크게 보면 기사 보도·작성자·형태별로 그 유형을 나눠볼 수 있다. 기사 보도 측면에서는 다른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사 작성자 측면은 팀 또는 부서명을 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이메일 등만 노출하는 것도 적지 않았다. 기자명을 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사 형태에서는 검색어를 나열하거나 네티즌 반응을 넣는 경우는 현재보다는 빈도 수가 많지 않았다.


기사 보도(제목/내용/채널)

∆ 동일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

∆ 다른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

∆ 동일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다른 채널

(참고) 다른 제목의 경우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검색어, 키워드를 넣기도 함

기사 작성자

∆ 무기명(이메일만 표기 포함)

∆ 기명 : 팀/부서명, 기자명

기사 형태

∆ 기사 도입부나 말미에 실시간 검색어 나열

∆ 네티즌 반응을 기사 말미에 추가

∆ 사진/동영상과 단신으로 구성



특히 자사 기사를 복제·반복 전송 행위가 두드러졌다. 방송 채널을 보유한 언론사일수록 무분별하게 베껴쓰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론사 기사를 베껴 쓰는 양상은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거의 비슷한 시간대 각 포털사이트에 전송된 기사는 시간적으로 직접 취재한 결과물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어뷰징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시신 인양을 하거나 관계자가 검거되는 과정 등 긴박한 상황에서 둘째, 누구나 동일한 내용을 시청하고 있는 TV 뉴스 프로그램 보도 인용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등과 연관시킨 복제 기사가 양산됐다. 세월호 사고 보도의 경우 특종이나 단독 보도가 어려운 환경임에도 다른 언론사 출처를 표기하는 명확하고 일관된 표기 사례는 드물었다.


이처럼 저널리즘을 망치는 기사 어뷰징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미디어 생태계의 한계와 닿아 있다. 포털사이트를 통한 뉴스 이용률이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에서 뉴스 트래픽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현실적으로는 포털의 검색 서비스나 포털 뉴스 제휴를 통해 언론사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 수단이 유일하다. 특히 '트래픽=광고'로 연결되는 시장에서 이용자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 어뷰징은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또 수많은 독립형 인터넷신문이 난립하는 등 시장 경쟁 환경이 열악하다. 자본력이 취약한 인터넷신문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중심으로 조성된 트래픽 나눠먹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독자적인 생존모델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 광고에 매달리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당연히 콘텐츠 차별화나 유통 다변화 모색은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디지털 미디어, 더 근본적으로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치에 대한 몰이해가 팽배하다. 상당수 전통매체는 수년 전부터 온라인 뉴스 생산과 편집 등 서비스 전반을 닷컴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맡고 있다. 그럼에도 퀄리티 저널리즘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것은 전통매체 중심의 매출기반에서 조직,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나치게 경쟁적인 언론 풍토와 기업 문화가 기사나 검색의 품질보다는 트래픽이라는 양적인 목표에만 몰두하는" 흐름을 역진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언론사는 기사 생명력이 짧은 온라인 속보를 만드는 '공장'으로 전락했다.


일반적으로 어뷰징 기사를 만드는 조직 구성원은 비정규직으로 고용한다. 이들은 전통매체 구성원들과 교류하는 일은 거의 없이 고립된 채 일하고 있다. 기사 어뷰징에 대한 내부감시나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등 언론사 내부의 온라인 저널리즘 전략을 재정비하려면 장벽을 걷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통합 뉴스룸'을 구축하거나 '통합'의 중심으로 온라인 뉴스룸을 끌어올려야 한다. 단순히 속도·양에 치중하는 질 낮은 기사를 방치·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조직 전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대등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다시 말해 해외 주요 전통매체가 채택한 '디지털 퍼스트' 전략의 채택이 시급하다.


이를 기반으로 속보인 1신부터 후속 취재와 멀티미디어로 기사 완성도를 높이는 2, 3신까지 온라인에 출고하는 기사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언론사 내부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면 PC 웹 사이트나 모바일에서 포털 의존도를 낮추고 진성 독자를 확보하는 가능성이 비로소 열린다.  


그러나 언론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뷰징 규제 강화·어뷰징 방지 기술 개발 등 온라인 뉴스 시장 점유율이 높은 포털사이트도 뉴스 서비스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검색 광고시장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만큼 지금까지 내놓은 어뷰징 대책들을 적절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가 도입한 '어뷰징 방지 가이드라인'(2007), 뉴스캐스트(2009), 뉴스스탠드(2013)에 이어 뉴스검색 클러스터링(2014)의 경우 최근까지도 논란만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9일 전체 제휴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제휴사의 기사 중 제목과 본문에 다수의 키워드를 삽입하여 반복 전송하는 경우가 늘어나 심각한 검색 품질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어뷰징이 중단될 수 있도록 전송 기사들에 대해 전수 검사를 통해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사들이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파악해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였다.


뉴스스탠드 이후 이슈 중심의 뉴스 소비는 검색 결과를 통한 뉴스 소비로 넘어왔다.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뉴스 생산의 핵심 고리가 돼 있다. 이러한 서비스 구조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 언론사의 기사 어뷰징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언론사의 어뷰징 기사를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대응보다는 좀 더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기술 시스템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사 어뷰징을 남발하는 언론사에 대해 보다 엄정한 제재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언론사들도 온라인 뉴스 시장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신문의 재정과 직결되는 온라인 광고요금의 책정방식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 단순히 트래픽이 많아야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현재의 시스템은 어뷰징의 온상이 돼 왔다. 주로 클릭 수에 따라 광고요율이 산정되는 CPC(Cost Per Click) 방식은 기사 어뷰징을 과열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뉴스 사이트 체류 시간, 방문자의 충성도 등을 광고 요금 산정의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네이티브 애드 등 획기적인 광고 서비스가 적극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더 본질적인 해결 방법은 언론사 내부에서 기사 어뷰징이 윤리적으로 중요한 사항이며 법률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자각하는 일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한국인터넷신문위원회는 각각 한국신문협회 산하 언론사(닷컴)·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2011년 '인터넷신문윤리강령'을 제정한 바 있다. 윤리강령 제7조 편집규약에 "기사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하여 작위적으로 기사의 일부 내용 또는 제목을 변경해 재송신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또 6조 보도규약에는 출판물 등을 인용하는 경우는 물론 인터넷 댓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취재내용에 대해서도 반드시 출처를 밝히도록 했다.


하지만 경영난에 처한 언론사들은 어뷰징 문제 해소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했고 결국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변화가 없었다. '기레기' 논란 속에서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언론사들도 나왔지만 아직까지 어뷰징 기사는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사 어뷰징을 도용이나 표절 등으로 간주하고 규제적 차원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다른 매체가 최초로 보도한 사안을 베껴서 자기 것인 양 복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행위이기 때문이다. 쟁점은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저작권 침해 논란이다.


그런데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경우에도 해당 기사를 취재 및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 기자와 언론사의 시간과 비용이 투여됐다는 점에서 기사 베껴 쓰기는 부정이용법리(doctrine of misappropriation)를 적용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이외의 기사 즉, 저작권 보호 대상의 기사를 무단 복제하여 인터넷 포털 등에 송신하는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 소지도 주목해야 한다. 기사 어뷰징을 반복하는 언론사나 그 기자가 법률에 저촉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어뷰징 기사는 업계가 묵인하는 '관용'과 '양해'의 대상으로 간주돼 왔다는 점에서 스스로 통제·검열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법률적 규제는 헌법상 언론자유 침해나 정부의 언론시장 개입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질 수 있어 신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계 스스로 기사 어뷰징과 관련한 기준을 마련하거나 표절 관련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


또 사회적으로도 미디어 리터러시 즉, 정보 리터러시(information literacy)에 주목해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하여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저널리즘에 대입하면 효과적으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적재적소에 보도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사 NIE(Newspaper in Education) 지원사업,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디어 교사 양성,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 윤리교육 등 몇몇 기관에서 리터러시 교육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저널리즘에 특화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기사를 제대로 생산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부족한 것이다.


미디어 소비가 곧 일상과 연결되는 네트워크 저널리즘 시대이다. 학교부터 뉴스조직까지 체계적인 정보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이수한다면 "기사의 출처에 대한 인식과 기사가 담고 있는 정보의 진위와 질에 대한 판단 능력"에 초점을 둘 것이다. 기사 어뷰징 행위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당연히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털 중심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순응하는 언론사들은 어뷰징 기사를 양산할 수밖에 없음을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도 확인했다. 특히 기사 어뷰징은 비교적 경영환경이 좋은 주류 미디어나 상대적으로 영세한 인터넷신문을 가리지 않고 일상화고 있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 모바일 환경 등 시장이 급변하면서 이용자 스스로가 좋은 기사를 선별적으로 소비, 공유하는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다양한 형식과 소재를 다루는 소셜 기반 미디어, 1인 미디어 등이 급부상하는 중임을 고려할 때 어뷰징으로 '질 낮은 트래픽'을 끌어 들이는 언론사와 그 기자의 위상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은 두 말 할 나위도 없이 이용자 참여를 촉진하고 협력하는 장을 만드는 일이다. 시장의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법적, 규제적 이슈를 넘어서 사회적·산업적 토양을 스스로 바꾸는 노력에 나서야 할 때이다.


<주석>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일은 2014년 4월16일부터 특정기간 동안 '전원 구조'·'타이타닉'·'홍가혜'·'이상호`·'다이빙벨`·'구원파`·'유대균`·'박수경` 등의 키워드 결과를 토대로 어뷰징 기사 사례를 확인했다.


최수진·김정섭(2014), 인터넷 공간에서 기사 어뷰징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언론사들은 기사 어뷰징으로 트래픽을 끌어 모으는데 여념이 없었다. 인터넷 시장 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4월14일부터 20일까지 순방문자수 상위 20개 매체의 주간 페이지뷰는 약 5억1800만회로, 사고 전인 4월7일부터 13일까지 3억7900만회보다 73.2%나 상승했다. 대형 재난사고는 언론사에겐 트래픽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호재'가 되는 것이다. 


<미디어오늘> 2014년 12월 17일자. 올해의 오보 “세월호 학생 전원구조". "그러나 오후 2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탑승객 477명 중 368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중대본은 368명이 아닌, 18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보도를 믿고 있던 실종자가족들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언론은 중대본을 비판하며 자신들의 ‘사실확인’ 책임을 비껴갔다."


<미디어오늘> 2014년 4월 16일자. ‘세월호 참사’에 언론 ‘전원 구조’ 오보…어뷰징 경쟁까지.  


<기자협회보> 2014년 5월 14일자. '참사마저 돈벌이 수단으로…필터링 않고 어뷰징 열 올려'.  


<단비뉴스> 2014년 6월 18일자. '자본에 침수된 언론'.


이용자가 포털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경우 그 검색어와 관련된 웹사이트나 도메인이 검색결과 상위에 위치하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의미한다.


디지털미디어부, 디지털뉴스부, 디지털뉴스팀, 온라인뉴스부, 온라인뉴스팀, 온라인이슈팀, 멀티미디어부, 뉴미디어부 등 부서명이 가장 많지만 OO닷컴처럼 회사명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 부서의 대표 이메일만 표기하는 언론사도 있고 바이라인에 아무 것도 없는 경우도 있다. 


최수진·김정섭(2014).  기사 어뷰징 현상의 특징들은 아래와 같다. "∆ 거의 동일한 기사 또는 제목만 바뀐 기사 ∆ 해당 기사의 반복 전송 및 게재 ∆ 뉴스 검색 결과 웹 페이지 상단 노출 도모 ∆ 대체로 1~2일의 짧은 시간 내에 발생 ∆ 실시간 검색어와 연계된 기사 ∆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제목 ∆ 기자명이 없거나 부서명으로 갈음 ∆ 이슈에 대한 근원적 접근보다 지엽적·말초적·신변잡기적 요소에 보도의 초점 존재" 


조형래(2014). <신문과방송> 2014년 2월호. '트래픽 장사만 하다간 언론사·포털 모두 '패자''


뉴스 클러스터링(clustering)은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묶어 최대 4~5개까지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같은 클러스터(묶음) 내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랭킹' 가중치가 트래픽을 좌우한다. 


네이버의 경우 이미 언론사 검색 제휴와 관련해서 어뷰징 가이드 및 제휴계약 동의서 제4조(정보 제공에 따른 책임)에 유사 기사 전송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제공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다음 각호에 해당하거나 그러한 내용을 포함한 ‘정보’를 ‘네이버’에게 제공하거나 아웃링크로 연결할 수 없다. - 기사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해 실질적으로 동일한 뉴스기사임에도 작위적으로 제목만을 변경하거나 부수적인 내용을 일부 변경한 기사(의 재전송) 이 조항을 지속해서 위반할 경우 제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포털사업자가 어뷰징 기사의 책임을 물어 특정 언론사를 퇴출하거나 제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회의적이다.  또 네이버, 다음은 이용자위원회나 자문위원회 등 자율기구를 통해 서비스 전반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지만 제휴 언론사 선정 과정이나 검색 알고리즘 등 핵심 영역은 사실상 비밀에 부치고 있다. 언론사 제휴에서부터 검색 결과 개선 등 뉴스 서비스 전반의 정책결정이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운용된다면 사회적 압력에 의해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점들이 해결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최수진·김정섭(2014). 방문자 충성도의 경우는 댓글 참여, 기사 제보, UCC 활성화 등 구체적인 상호작용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최수진 외(2014)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산하 한국인터넷신문위원회는 현재 모호한 기사 어뷰징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하여 대상 기사와 검색어와의 상관관계, 대상 기사와 집계 시간대와의 상관관계, 대상 기사와 최초 기사와의 동일성 및 유사성 여부, 후속 기사의 신규성 여부, 후속 기사의 반복 빈도 등을 추가하여 기사 어뷰징 기준을 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덧글. 이 포스트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언론중재> 봄호' 저널에 실린 글입니다. 게재된 내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뉴스유료화가 가능한가라는 진부한 질문은 이제 이 업계에서 사라져야 한다. 신뢰도 없고 독자도 없는데 어떻게 유료화가 완성될 수 있는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독자가 누군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 독자는 참여지향적이고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지 포털로부터 들어오는 사람들은 아니다. 미디어오늘 2015년3월25일자.

<미디어오늘> 기자가 '뉴스 유료화'를 물었다. 나는 국내에서 뉴스 유료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줄곧 견지해왔다. 디지털 혁신은 기술, 콘텐츠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에서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것이다. 그 전통은 저널리즘의 품격을 독자들과 나누는 것이다.


"언론은 본질적으로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다. 영향력이란 대중의 판단, 기호에 미치는 힘을 의미한다. 그것은 (저널리즘의) 원칙과 신뢰에 의해 형성된다. 20세기는 그 영향력이 양적인 것을 중심으로 측정됐다. 물론 과학적이지 않은 숫자였다. 21세기에도 영향력은 이 산업의 배후가 된다. 디지털에서 어떻게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래서 시장과 독자를 향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미디어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평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의 특징-개방성, 대등성, 확장성, 상호성, 투명성 등을 충실히 구현해야 한다. 우리의 웹 사이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그러한 디지털 기술의 속성과 어울리는가?"


일반적인 사실 관계를 다루는 뉴스의 유료화는 어렵다. 시장 경쟁의 환경을 고려해보라. 더구나 분석과 주장, 입체적으로 포장된 뉴스의 경우는 지불장벽을 치는 것이 아니라 더 퍼뜨려야 한다. 영향력을 키우려면 말이다.


국내에서 참조할만한 유료화 사례도 더러 있다. 그 중 <동아비즈니스리뷰>는 이야기할 것들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의 콘텐츠는 특정 분야에 한정된 상태지만 열성적인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뉴스 유료화에서 아주 중요하다. 더구나 오프라인에서도 독자들과 관계를 확대하는 이벤트들이 많다. 유료 상품은 비교적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독자가 상품을 조합할 수도 있다. 고급정보이며, 타깃화할 수 있고, (독자들 사이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3박자를 갖춘 것이다.


즉, 전통매체가 추구하는 뉴스 유료화는 첫째, 독자와의 관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둘째, 독자 참여를 수렴하는 서비스를 확보하며 셋째, 독자 사이에-독자와 뉴스조직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커뮤니티로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뉴스 유료화를 위한 설계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검증하면서 차근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1. 우리의 진짜 독자는?

-독자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우리를 찾는 독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프라인 매체의 독자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2. 독자와 만나는 접점은?

-뉴스 소비 경로에서 어떤 상호작용이 있는가?

-기자 더 나아가 뉴스룸의 대응은 어떤 상태인가?


3. 독자의 의견은 뉴스 생산과정에 수렴되는가?

-(독자의 피드백에 따른) '2차 생산'은 활발한가?


4. 뉴스의 양과 질은 어떻게 결정하는가?

-뉴스조직 내부에서 결정하는가? 뉴스조직 밖에서는 검증하는가?

-독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 역량은 충분한가?


5. 프리미엄 콘텐츠는?

-시장을 끌고 가는 것인가, 뒤쫓아 따라 하는 것인가?

-구체적인 정의를 어떻게 하는가?


6. 요금설계는 적정한가?

-기존 구독자(종이신문)에게는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가?


7. 뉴스 유통은?

-포털과는 어떤 협력을 할 것인가?


8. 뉴스 유료화의 목표는?(사실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한다)

-종이신문 매출감소를 메우는 중요한 모델로 상정하는가?


-콘텐츠 생산에 초점을 두지 말 것 : 성찰과 공존의 미덕을 갖출 것

-서비스를 만들 것 : 고객 서비스도 포함

-독자와 만날 것 : 독자의 열정과 참여를 수렴할 것

-뉴스조직의 이벤트를 정례화할 것 :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

-독자 로열티를 끌어낼 것 : 독자가 원하는 것을 함께 정의할 것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 : 커뮤니티, 로컬 공동체 등이 원하는 것


질 낮은 뉴스 소비 방관하면 언론과 포털 공멸한다

포털사이트 2015.02.10 18:14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한국언론진흥재단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포털 뉴스 이용빈도 추이(2011~2014년)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언론사의 자멸적 트래픽 경쟁으로는 이 구도를 깨기는 불가능하다.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수렴하는 정책으로 바뀔 때 `포털 활용론`도 의미가 있다. 다양한 경쟁환경으로 진입한 포털도 좋은 뉴스가 더 많이 소비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이용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언론과 포털은 뉴스 공급과 뉴스 검색으로 연결된다. 전재료와 트래픽은 양측 공방전의 문고리다.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의 변화는 언론사 트래픽의 희비쌍곡선을 긋는다. 언론사 트래픽 경쟁이 과열되면 포털 책임론도 부상한다.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2006년 12월과 2007년 4월 도입한 ‘검색 결과 아웃링크’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웃링크는 언론사가 트래픽을 손쉽게 만드는 열쇠를 제공했다. 바로 검색어 관련 기사를 포털에 반복 전송하는 ‘어뷰징’이다. 이용자 선택을 수월하게 받는 통로는 금세 ‘어뷰징 기사’ 논란을 낳았다.


네이버는 기사 시간 변경 및 중복 기사 히스토리 표시 등 DB시스템 개선을 포함한 뉴스 검색 개편 방침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광우병 논란, 촛불시위, 광고주 불매 운동 등 연이어 터진 정치적 사건도 불을 질렀다.


2008년 7월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신문은 미디어다음에 기사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불공정 계약, 편집 논란 등 해묵은 문제들까지 번지면서 양측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듬해 1월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카드를 꺼냈다. 뉴스캐스트란 그동안 네이버가 초기 화면에서 자체적으로 종합 편집하던 방식을 포기하고 각 언론사가 뉴스박스에 자사의 뉴스를 선별해 노출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자신의 안방을 언론사에 개방하는 것은 물론 뉴스캐스트에 노출되는 기사를 모두 아웃 링크로 전환했다. 네이버는 이때 이용자의 다양한 뉴스 선택권 확보를 강조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요구하는 언론사를 달래는 포털의 승부수였다. 기사 전재료와 트래픽 공유(검색 결과 아웃링크), 전략적 제휴(과거 신문기사 디지털화, 전문기자 코너 운영) 등 기존에 언론과의 관계 형태와는 차원이 다른 조치였다.


당시 네이버 초기화면은 국내 PC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월 1회 이상 방문하는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공간이었다. 뉴스캐스트의 파괴력을 간파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이용자 클릭을 유발하는 것에 매달렸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과 기사를 훨씬 더 많이 쏟아냈다. 검색어 기사를 양산하는 인력을 경쟁적으로 충원할 정도였다. 최적의 온라인 뉴스를 생산하고 서비스하기 위해 구체적 준비가 없었던 언론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접근이었다. 


만성적인 경영 위기에 시달려온 언론사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수준을 높이는 투자 보다는 질 낮은 트래픽으로 유치하는 네트워크 광고 매출을 선택했다. 몫 좋은 공간에 기사가 노출되면서 언론사 사이트의 월간 순방문자는 8.6%, 페이지뷰는 26.1%나 상승했다.


2011년 2월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톱 뉴스’를 언론사 초기 화면에서 기사 본문 페이지로 연결 형태를 변경했다. 언론사는 포털에서 들어오는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기사 본문 페이지를 별도로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제목 장사로 들어온 뜨내기 이용자가 더 트래픽을 유발하도록 콘텐츠 구성과 배열을 ‘선정적’으로 채웠다.  


네이버는 언론사 편집권을 직접 침해한다는 논란은 피하고 옐로우 저널리즘에 항의하는 이용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옴부즈맨 위원회’를 발족했다. 이용자 불만을 수렴하는 자율기구를 통해 언론사의 협조를 구하려는 고육책이었다. 여기에 문제성 기사 노출을 억제하는 다양한 운영 가이드도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뉴스캐스트는 언론사 기사를 포털 초기 화면에 배치하여 이용자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이용자의 온라인 뉴스 소비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포털 뉴스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네이버는 포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담을 언론사와 분담하는 대신 언론사(닷컴)의 광고수익원인 트래픽을 언론사에 주는 정책으로 절묘한 타협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2013년 4월 ‘뉴스스탠드’를 도입했다. 초기 화면에 노출되는 뉴스 영역을 언론사별 편집판으로 대체한 것으로 언론사 브랜드를 선택한 후 가상의 지면(뷰어)에서 기사를 선택하는 이중의 절차를 갖고 있다.


네이버는 “언론사들이 자사의 편집의도, 편집가치를 그대로 제공할 수 있고, 이용자는 선정적, 낚시성 기사와 제목들을 적게 만날 수 있다”며 순기능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간 이용자가 기사 제목을 곧바로 소비했던 것과는 뉴스 접근성과 소비 편의성이 크게 낮아졌다. 


소수의 메이저 신문사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일반적 관측 속에 다수 전문가들은 앞다퉈 뉴스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행 한 달 만에 언론사 사이트 방문자 수는 전월 대비 10% 감소하고 체류시간 또한 42.5% 급감했다. 


반면 네이버 뉴스 홈 서비스는 이용자 트래픽이 증가하는 등 포털 뉴스 소비로 회귀하는 흐름도 강하게 나타났다. 트래픽 추락을 회복할 재료가 없던 언론사들은 포털 검색어 대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구책을 마련했다. 뉴스스탠드 구조에서는 다수의 언론사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언론사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품질 제고를 등한히 한 상황에서 포털 뉴스 이용자를 유인할만한 뚜렷한 동기도 없었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초기 이용자가 언론사 브랜드를 선택하는 ‘마이뉴스’ 설정 비율도 극히 낮았다.


뉴스 소비에 따른 추가적인 인지·행동 비용을 요구하는 뉴스스탠드는 수동적인 포털 뉴스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뉴스스탠드 전면 시행 이전 ‘마이뉴스’ 설정 이용자를 확보하려고 마케팅을 펼친 언론사들로서는 참담했다.

 

뉴스캐스트에서 고착화됐던 비목적성 뉴스 소비가 감소하면서 언론사 등 전문 뉴스 사이트 방문자 수는 시행 1년 만에 최대 80%까지 급격하게 감소했다. 


네이버는 2014년 2월 로그인, 쿠키방식과 상관없이 ‘마이뉴스’를 설정하면 언론사 기사 제목을 바로 클릭할 수 있는 뉴스스탠드 부분 개편을 단행했다. 사실상 뉴스캐스트로의 복귀였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 사이언스학과 교수는 '인터넷 포털의 저널리즘 역할에 관한 고찰(2014)'에서 “뉴스스탠드 부분 개편은 각 언론사의 불만을 반영한 행보라기보다 소셜 플랫폼의 다변화에 따라 네이버 스스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포털은 2012년을 전후로 급성장한 모바일 환경에서도 주도권 선점을 위해 언론사 제휴 확대에 나섰다. 포털은 모바일 서비스에서 언론사가 제공하는 기사의 본문 페이지 하단에 ‘관련 뉴스’ 아웃 링크를 적용했다. 언론사의 독자적 경쟁력이 아닌 포털이 나눠주는 트래픽에 더 빠져들게 하는 일종의 ‘독배’였다. 


최근에는 포털의 뉴스 검색 신뢰성이 뜨거운 감자다. 네이버가 지난해 말 모바일과 PC 뉴스 검색에 적용한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은 트래픽 가뭄에 시달리는 언론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뉴스스탠드 이후 이슈 중심의 뉴스 소비는 검색 결과를 통한 뉴스 소비로 완연히 대체됐기 때문이다. 


클러스터링은 최신 순, 정확도 순에 따라 몇 개 페이지씩 뉴스 검색 결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묶어 최대 4~5개까지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같은 클러스터(묶음) 내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랭킹’ 가중치가 트래픽을 좌우한다. 


언론사들은 동일 시간 내 많은 기사를 전송하거나 태그, 키워드 등을 삽입하는 등 뉴스 검색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는 “(언론사들이 곧)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에 맞게 대응할 것으로 보여 실질적으로 어뷰징 감소의 효과는 없을 것”이고 “이러한 상황 전개는 네이버도 충분히 예측하고 있을 것”이라며 냉소했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뉴스 생산의 주요 좌표로 설정돼 있는 상황에서 뉴스 검색 알고리즘 변화가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라면서 “포털은 언론사의 저널리즘 혁신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한 동일한 소재의 뉴스와 유사한 뉴스는 검색 결과에서 철저히 후순위에 노출하는 등 온라인 저널리즘의 품질 제고라는 방향을 네이버가 적극 수렴해야 한다는 의미다. 


닐슨 코리아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 검색 결과 페이지(SERP)를 경유한 월간 뉴스 사이트의 이용자 비중은 전체 뉴스 사이트 이용자의 66.9% 수준이다. 이중 검색 결과의 첫 화면에서 뉴스 사이트를 이용하는 비중은 전체 뉴스 사이트 이용자의 66.4%에 이르고 있다. 


이와 관련 유도현 대표는 “PC 온라인 뉴스 소비는 포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단건 기사를 소비하는 구조로 정착돼 검색 알고리즘의 변화가 매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지만 “동일 클러스터 내 상위 노출 순서는 소비자의 뉴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언론사별로 점차 트래픽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앞세우는 언론은 조직 융합과 인재 확보로 경쟁력 제고에 골몰하고 있다.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의 변화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우선적인 화두다.  


이를 풀어가려면 언론과 포털은 일단 검색 방식이나 서비스 구조를 놓고 벌인 갈등과 긴장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뉴스 시장을 키우고 가치를 확장하는 생산적 논의보다는 트래픽 유발과 전재료 인상이란 해묵은 이슈의 되새김질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 소비 환경의 도도한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13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SNS)로 인터넷 뉴스를 보는 비율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30.4%로 나타났다. 반면 포털 초기화면 이용, 실시간 검색 이용 등은 최대 16% 감소했다. 


특히 PC 뉴스의 비(非)소비 시간이었던 이동 중 시간과 취침 전 시간이 모바일을 통해 새롭게 뉴스 소비 시간으로 편입되고 있다. 닐슨 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2월 이후 모바일 뉴스 소비는 고정형 PC 인터넷 뉴스 소비 시간을 역전했다.


모바일에서는 PC보다 더 편중된 포털 뉴스 선호현상이 나타났지만 SNS에 연계된 모바일 뉴스 소비도 확산되고 있다. ‘소셜 뉴스’ 매체의 콘텐츠는 탈포털, SNS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평균 재방문일이 길고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등 높은 이용자 충성도가 특징이다. 멀티 스크린 이용과 다변화된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접근성이 확장되고, 미디어 이용자의 능동성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언론과 포털 모두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섰다고 할 수 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랫폼센터장은 1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다음의 뉴스펀딩은 플랫폼 특성을 살리는 기획 같다”며 “디지털스토리텔링 기사, 카드뉴스 등 언론사가 실험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어떻게 네이버에 도입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모바일 환경에서 언론사 트래픽 이전 가능성도 열어 뒀다. 언론사 브랜드와 이용자를 연결하고 좋은 콘텐츠 소비 환경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취지다. 언론도 ‘저널리즘 신뢰 회복’이나 ‘인식 변화’처럼 본질적인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일과적으로 선보인 뉴스 혁신을 체계으로 수렴하는 사람과 조직의 재편이 뒷받침돼야 한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최고의 온라인 저널리즘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앞으로 1~2년 언론과 포털은 공생과 협업을 위한 지렛대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간섭’과 ‘외부 간섭’의 수준도 높여 갈 것이다. 이용자에게 연결과 협력의 무한한 가치를 제시하는 미디어만이 살아남기 때문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신문과 방송> 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1월 초였습니다.





미디어오늘 2월5일자. 수습기자 교육과정, 출입처 중심의 취재환경은 디지털 매체 환경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기자상 더 나아가 기자의 취재 경쟁력을 획일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독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취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자 선발, 조직 모델 등 뉴스룸의 모든 것이 원점에서 고안돼야 한다.


"매체 환경은 크게 바뀌고 있는데 '사쓰마와리'식 교육과 취재방식이 적합한가?"라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사쓰마와리'란 수습 기자들이 경찰서를 순회하며 취재하고 기사를 쓰도록 하는 뜻으로 기자집단에서 흔히 쓰는 말이다. 이때 수습기자들은 밤을 새는 등 '하리꼬미'(경찰서 붙박이) 형태로 일 한다.)


기자는 '수습 기간' 중 맞닥뜨리는 혹독한 취재환경에서 조직 소속감이나 기자직에 대한 동질감을 형성한다. 또 취재 대상이나 내용, 수위를 특정하는 등 '업무'를 도식화한다.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일종의 정신적, 육체적 압박감이 상당하다. 합리성, 효율성은 위계적이고 전통적인 장벽에 의해 무시되거나 축소되는 경험도 한다. 


강도 높은 도제식 훈련을 견뎌야만 '기자가 된다'는 이데올로기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호응'하는지는 이미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다.


온라인 저널리즘이 수렴하는 네트워크(디지털 테크놀러지)의 속성 즉, 대등성(평등성), 투명성, 상호성, 과학성 등은 도달하기 어렵다. 특히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독자를 대하는 커뮤니케이션도 생략돼 있다.


기자들끼리의 이전투구, 기자와 폐쇄적인 출입처와의 관계 설정만으로 마무리되는 교육 과정은 취재 현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 마디로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결국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고려해 기자의 선발 과정부터 재설계돼야 한다. 우선 이 시대에 필요한 기자의 '상(像)'이 바뀌어야 한다. 사회적 배경이 우수한 관찰자를 점수로 뽑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야기꾼, 전략가를 찾아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수습기자 교육 내용도 디지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코딩, SNS 활용 등 새로운 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 수습기간 때만 한정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재)교육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개방적인 교육 프로그램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기자의 등장과 확산을 위해서는 뉴스조직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대학도 커리큘럼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에 걸맞는 교수진도 필요하다. 


수습 기자 대상의 교육 문제 뿐만 아니라 언론사  취재시스템의 낙후성도 도마 위에 오르내린 지 꽤 오래 됐다.


출입처와 기자단은 기자의 '경쟁력'을 왜곡시킬 수 있어서다. 폐쇄적이고 연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환경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나 용기와 지혜의 동원은 원초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


전통매체가 지향하는 뉴스룸의 융합은 '팀'-협업 모델을 상정한다. 가령 조직 내 취재기자들 간, 취재와 비취재파트(디지털 어시스턴트(프로그래머-디자이너), 비즈니스와 마케팅 부문) 간, 기자와 독자 간 활발한 소통과 창의를 근간으로 한다. 조직도 부서별이 아니라 트렌드 별로 아니면 중요한 프로젝트별로 구성되는 등 역동적이다. 


문제는 비용 부담, 기존 조직 구성원의 저항 등 리스크도 있다. 과거 전문기자제나 뉴스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는 방법들이 실패한 것도 결국 기존 조직의 두터운 벽 때문에 좌초한 것이라는 점에서 서둘러서는 안 된다. 


또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기자상의 정립, 취재 업무와 뉴스조직의 미래지향적 설계, 기자교육프로그램의 보완 등은 영세한 자본력 그리고 과잉경쟁 구조 하의 한국에서는 개별 매체가 해결하기는 어렵다. 


취재 시스템은 궁극적으로는 독자가 원하는 뉴스를 만든다는 목표 설정과 연결돼 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첫째, 독자에 대한 파악 둘째, 서비스의 정교한 설계 셋째, 융합조직의 구성 등 '파괴적'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 취재 시스템만을 바꾼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미디어오늘> 2015년 1월15일자. 언론사가 포털에 휘둘리는 현상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언론사도 자정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포털의 미디어 책무도 실제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포털의 도움 없이 개별 언론사의 혁신노력이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의존하지 않고 언론사가 독자적인 트래픽을 확보하는 게 가능할 거라고 보세요?"란 질문을 받았다. 뉴스스탠드 이후 네이버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직접 방문 비율을 높이려는 언론사의 다양한 노력들이 있어서다.(기사화는 됐지만 내가 주장한 것의 일부만 쓰여져서 전체를 전한다.)


나는 '시간의 문제'라고 전제했다. "네이버로 대표되는 유통 플랫폼의 시장과점이 약화하고 언론사 경쟁력 제고 노력이 시장에 수렴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라고 본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금처럼 네이버 편중이 고착화하는 것은 일정하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사 자체 노력에 의한 것이기 보다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 경로 다변화, 매체 경쟁구조의 변화 등 주로 외적 요인이 작용할 것이다. 결국 언론사가 이 흐름에 얼마나 자기주도적 혁신을 보태느냐가 시간을 단축시키는 키가 될 것이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언론사의 혁신만 놓고 보면 그 전망이 유쾌한 것은 아니다. 


더구나 네이버 등 포털 미디어는 그 변화 흐름을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려는 다양한 장치들을 동원할 것이다. 네이버가 언론사 트래픽을 통제하는 상황에서는 그 '시간'의 편은 당분간 포털에 있다고 본다."


이 기자는 이 대목에서 "네이버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막연하지 않은가요?"라고 물었다. 


"네이버-언론사간 갈등은 좁게 보면 뉴스 유통시장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지만 미디어의 사회적 책무라는 무거운 이슈도 있다. 나는 포털 미디어를 타율규제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보다는 자율규제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적으로 포털은 '온라인 저널리즘 파행'에 정녕 책임이 없는가? 다양한 자율기구들의 좀 더 적극적인 포털 감시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그점에서 저널리즘의 정상화를 위한 논의구조에 포털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기자와 독자들이 '온라인 저널리즘' 전반에 대해 질문한 것들을 답변한 것을 토대로 재정리한 글입니다. 주로 미디어 비평지 기자들의 질문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받아 실시간으로 답변하고 있습니다. 답변내용을 재구성해 보도된 내용에서 미흡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참고로 페이스북 팬 페이지에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신문의 외부 필자 선정은 여전히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대중성을 갖고 있거나 평판(글쓰기 능력)이 좋은 일반인들을 적극적으로 껴안는 등 필자전략의 대변화가 필요하다.


지난주 한 미디어비평지 기자로부터 전통매체의 외부 필자 선정과 운용방향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기사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이템으로 선정되지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이제 필자전략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사회지도층을 신문지면 칼럼니스트로 확보하는 것은 전문성-저명성이 이미 '검증'됐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글-관점이 매체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데 반드시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또 외부 필자를 6개월~1년 장기간 운용하는 것은 신문지면만 유지하던 시절의 방식이다. 필자 운용 기간을 단축하고 선정기준을 전향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가령 일반 독자나 다름없는 소셜네트워크(에서 평판이 좋은) 사람들 중에서 기고자를 발굴하는 것은 어떨까? 이들은 글을 쓰는 관점도 지식인들과 다르지만 기고한 이후 글(매체에 실린)을 알리는 데 있어서도 능동적이다. 일례로 지난해 <한겨레신문>은 페이스북에서 인기가 많은 '이서희' 작가를 필자로 선정했다. 물론 당시 <한겨레신문> 내부에 소셜네트워크에서 필자를 선정하자는 기준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신선한 접근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사회지도층 인사 중에서도 소셜 참여도나 소셜 평판이 좋은 사람들을 선택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굳이 지면용 칼럼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 반응을 보고 오프라인에 게재하는 단계적 방식도 고려해봄직 하다.


새로운 '필자 전략'은 첫째, 소셜네트워크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참여자를 선택하고 둘째, 소셜네트워크에서 좋은 필자를 추천받는 열린 모델을 채택하고 셋째, 관점과 형식 등에서 새로움을 제시하는 미래지향적인 필자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뉴스조직에서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기존의 사회지도층 일색의 필자 틀을 버리는 것이다. 외부에서 내부로, 하향에서 상향으로, 일방성에서 상호성으로 필자 선정 방식을 180도 바꾸는 셈인데... 이 경우 필자의 사회적 배경이 선정 기준이 아니라 소셜에 게시하는 글의 수준, 대중성(평판)에 초점을 둔다. 


이렇게 필자 운용의 틀을 바꾸면 기존 필자선정 방식을 고수할 때보다 (온라인에서) 매체 호감도 또는 매체의 (소셜)평판 개선 그리고 부수적으로는 독자제보나 아이디어 제시 등 독자와 매체 관계의 증진의 기회가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기자와 독자들이 '온라인 저널리즘' 전반에 대해 질문한 것들을 답변한 것을 토대로 재정리한 글입니다. 주로 미디어 비평지 기자들의 질문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받고 있고 실시간으로 답변하고 있습니다. 답변내용을 재구성해 보도된 내용에서 미흡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블로그에서도 게재합니다. 참고로 페이스북 팬 페이지에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신문의 신뢰도는 왜 떨어졌는가?

독자의 질문에 답합니다 2015.01.14 20:33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매체의 신뢰도는 `사랑한다`는 감정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 자긍심, 유대감, 지성과 교양의 수준을 아우른다. 지불의사, 뉴스생산과정에 참여 등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필요한 매체-독자 관계의 지평을 끌어올리는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한 미디어비평지 기자가 국내 신문의 신뢰도가 떨어진 이유를 물었다. 마침 기사화가 돼서 내가 이야기한 부분을 재정리했다. 


"나는 전통매체의 '진정한' 디지털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라고 보고 있다. 그점에서 신뢰도는 아주 중요한 지표다. '신뢰성'이라는 것은 독자가 언론에 대해 갖는 태도의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 매체를 '더' 사랑한다는 감정인 동시에 지불의사를 갖거나 뉴스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의지를 담보한다.


더구나 인터넷 시대는 매체에 대해 독자가 직접 구체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시대다. 매체가 일방적으로 떠드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사회화가 가능하다. 매체의 '신뢰도'라는 가치는 공허한 말 잔치에서 놀아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준자로 기능하게 된 것이다. 


또 신문이 만드는 뉴스와 그 영향력을 대체하는 경로가 충분히 확보돼 있는 상황이다. 1인 블로그 등 대안적 매체 실험이 확대되면서 신문의 미디어 역할에 절대적으로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 독자가 매체를 신뢰하지 않고서는, 애착이 없이는 비즈니스나 협력저널리즘 등 어떤 진일보한 기회를 만드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모자란다. 신뢰 회복을 후순위로 두고 있다. 특정 이슈가 터질 때마다 독자와 매체 사이의 불신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그 동안 뉴스조직은 취재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없이 디지털에 대응해왔다. 영향력이 커진 오디언스를 위한 타깃 정보 제공, 이벤트 및 보상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독자와의 소통 그 자체도 체계적이지 않다. 다른 미디어 기업에서 보여주는 고객관리와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뉴스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도 활력적이지 않다. 자사보도를 검증해 다음 보도에 수렴하는 절차도 '얼어붙어' 있다. 진영논리나 상업주의를 극복할 내부동력이 부족하다. 자기성찰과 자기혁신이 미흡한 것이다.


편향적, 상업적 프레임에 갇힌 신문은 디지털은 물론이고 기존의 '업'의 무대에서 이익을 내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그점에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2014년도 신년사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철학과 가치'-매체의 균형성을 강조한 것은 의미가 있다.


미디어 신뢰성이라는 것은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다. 단지 뉴스의 양이나 질을 끌어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독자소통 등 고객관리라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간과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혁신의 정점에 '신뢰'를 놓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인재 관리, (소셜) 평판 관리, 고객 관계 관리 등 모든 부문에서 '신뢰'라는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는 목표가 반영돼야 할 것이다. 


오디언스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명한 용기가 발휘돼야 한다. 좋은 뉴스(보도), 좋은 매체를 단지 지지하고(좋아요 클릭), 공유하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재정적 후원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기자와 독자들이 '온라인 저널리즘' 전반에 대해 질문한 것들을 답변한 것을 토대로 재정리한 글입니다. 주로 미디어 비평지 기자들의 질문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받아 실시간으로 답변하고 있습니다. 답변내용을 재구성해 보도된 내용에서 미흡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참고로 페이스북 팬 페이지에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신문의 `디지털 퍼스트` 문제는?

독자의 질문에 답합니다 2015.01.14 20:2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전통매체가 편집국 내에 디지털을 담당하는 조직을 만든지는 꽤 오래 됐다. 하지만 단순히 숫적 규모로 디지털 퍼스트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디지털 조직의 업무내용이 여전히 비과학적일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혁신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자협회보> 2015년 1월14일자.

"디지털 퍼스트는 속도와 규모의 차원이 아니다." <기자협회보>에서 완성도가 낮은 신문의 디지털 대응을 짚었다. 나는 이 아이템을 다루는 취재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디지털 퍼스트의 출발점은 뉴스조직에서 독자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 지점에서 현재 전통매체의 디지털 퍼스트는 냉정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 "첫째, (미안한 말이지만) 디지털 퍼스트 전담 구성원들은 매체의 핵심 역량과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그들 대부분은 편집국을 동경한다. 둘째, 그들이 부여받은 미션은 비과학적이다. 구체적이지도 않다. 디지털 퍼스트는 24시간 프리미엄을 지향한다지만 시장(니즈)와는 떨어져 있다. 셋째, 편집국 기자들과는 물론이고 독자들과의 소통도 체계적으로 상정되지 않은 독립조직이다. 가혹하게 고독하다. 넷째, 테크놀러지는 후순위다. 트래픽 분석, 독자 파악, 콘텐츠 생산 등 어느 영역에서도 기술은 억제돼 있고 수동적이다."


"<조선일보>는 연초 약 40명의 디지털미디어 기구를 가동했다. 어떤 신문은 편집국 내에 디지털 담당기자가 5명도 되지 않는 곳이 있다. 또 어떤 신문은 디지털을 사실상 닷컴 조직에 맡기고 있다. 숫적 규모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디지털 퍼스트의 내용을 봐야 한다."


"기자가 디지털 퍼스트를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도 짚어야 한다. 기자 업무가 재설계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지털 업무는 부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자들은 가장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단지 기사생산 문제가 아니라 일차적인 비즈니스도 관리하고 있다. 디지털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미디어 이용시간의 대변화가 진행된 최근 십여 년 사이 기자는 '디지털 퍼스트'와 무관하게 움직였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디지털화한 기자는 유감스럽게도 '극소수'이며 자발성에 기초하고 있다. 만약 디지털 퍼스트가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 이동 즉, 문명사적 변화를 수렴하는 전통매체의 혁신 전략이라면 기자들을 각성시키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닷컴 등 기존 디지털 조직 더 나아가 독자들과의 협업적 사고도 인식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디지털의 무대에 스포트라이트가 켜지고 있는 데도 전통매체는 기자들을 준비시키지 못해 왔다. '디지털 혁신'은 얼마나 사상누각인가?"


"시장의 문제도 있다. A, B, C...신문은 최근 수 년 동안 뉴스생산과 서비스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트래픽 감소세는 회복조짐이 없다. 그러나 Z 포털은 최소 2배 이상의 전재료를 챙겨 줬다. 포털은 왜 그랬을까? 디지털 퍼스트가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포털의 호응이 이성적이어야 한다. 검색 알고리즘 처방전이 전가의 보도는 아닌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기자와 독자들이 '온라인 저널리즘' 전반에 대해 질문한 것들을 답변한 것을 토대로 재정리한 글입니다. 주로 미디어 비평지 기자들의 질문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받아 실시간으로 답변하고 있습니다. 답변내용을 재구성해 보도된 내용에서 미흡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참고로 페이스북 팬 페이지에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앙SUNDAY> `뉴스맵`. 이 작은 서비스를 위해 외부 전문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전통매체 뉴스룸과 전문가 그룹들의 협력이 늘어난 것은 인상적이다. 예산, 기술이해 부족 등 아직 넘어야 할 과제는 많지만 협업 사례들이 쌓일수록 뉴스혁신의 성과도 속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전통매체는 디지털 혁신의 파고를 그 어느 때보다 심하게 겪었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는 일부 신문사의 조직 재편 논의를 촉발했다. 그 내용을 진단하기 이른 시점에서 네이버는 최근 뉴스 검색에 클러스터링을 도입했다. 민낯의 온라인 뉴스룸은 다시 거친 시험대에 올랐다.


지면보기(PDF)를 중심으로 한 신문사의 유료 서비스는 축소와 확대 사이에서 뚜렷한 매듭을 짓지 못했다. 뉴스 유통과 모바일 이슈는 여전히 불확실한 채로 해를 넘기게 됐다. 포털사이트 뉴스 유통은 업계 공동 대응이란 해묵은 문제의 불씨를 켠 상태지만 복잡한 변수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스조직은 소셜네트워크(SNS)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뉴스 미디어 간 격전장이 됐다. 카드 뉴스 등 'SNS+모바일' 사용자를 위한 신선한 시도도 빈번하게 이뤄졌다. SNS에서 성장하는 매체들과 전통 매체 사이에는 '베끼기'를 놓고 미묘한 감정선이 흘렀다.   


지난 해부터 주목받은 디지털스토리텔링은 지역신문까지 가세하기 시작했다. <경향신문> '원전회의록'은 ‘그놈손가락-012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의 전말’ ‘우경본색- 일본 극우파 분석보고서’에 이은 이 신문의 세번째 스토리텔링 시도로 만화와 뉴스의 결합이란 흔치 않은 접근이 이뤄졌다. 


<한국경제신문>은 편집국에 이어 온라인 뉴스 조직에서 자체적으로 스토리텔링 '두 사람의 삶과 음악 이야기'를 선보였다. <한국일보>는 인터뷰 연재물 '눈(SNS) 사람'에서 감각적인 영상과 사진은 물론 인터랙티브 디자인을 적용해 색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타임랩스' 기법의 영상이나 웹툰 등 하반기에 들면서 더욱 다채로운 사례들이 쏟아졌다. 특히 인포그래픽은 일반적인 소재로 다뤄졌다. 


그러나 이러한 뉴스 실험은 상당한 시간이 드는 반면 수익성은 낮다는 점에서 아직은 논쟁적인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투자가 미흡한 군소신문의 경우 아직은 엄두를 내기 어렵다. <부산일보>의 '석면쇼크'는 자체 개발역량이 없어 지역대학과 협업으로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뉴스와 관련된 '써드파티'가 늘었다는 점이다. <머니투데이> '뉴스큐빅' 앱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또 현재 데이터 시각화와 관련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뉴스조직과 잦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일부 언론사는 만만찮은 비용을 전문기업에 지불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젤리>, <바이스 버사 디자인 스튜디오>, <뉴로어소시에이츠> 등은 대표적인 곳이다.


이중 2012년 12월 창업한 <뉴로어소시에이츠>의 김윤이 대표-배여운 매니저를 지난 11월 중순 만났다. 


<뉴로어소시에이츠>는 <중앙SUNDAY>와 공동 작업으로 '뉴스맵'을 매주 내놓고 있다. '뉴스맵'은 <중앙SUNDAY>의 글로벌 뉴스와 지도를 연계해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그래픽이다. 


<뉴로어소시에이츠>가 '뉴스맵' 하나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아래의 내용에서 알 수 있다. 


• 오버뷰 제시 - <중앙SUNDAY>가 지향하는 고급스러움이란 콘셉트 부응 

• 효과적이고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포맷

• 감성적 접근 

• 흥미성 즉, 국가를 찾아가는 재미와 언제든 웹을 통해 재미있는 접속 유도

• 전 연령층의 호응을 고려


위는 '뉴스맵' 작업시 비중을 두는 관점 즉,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언론사들이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강조하고 있지만 껍데기만 바꿔서는 안된다"면서 "'뉴스맵'은 디지털이란 껍데기에 좋은 콘텐츠를 잘 올려둬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즉, 콘텐츠 중심의 기술 서포트를 의미한다. 


뉴스맵의 작업 과정은 월요일에 중앙SUNDAY와 S매거진을 분석하고 내부 큐레이션 기준에 근거하여 뉴스맵에 올라갈 기사를 선별한다. 선별과정이 끝나면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로 1차 디자인을 완성한다. 이후 어도비 뮤즈(Adobe Muse) 툴로 웹 퍼블리싱을 한다. 코딩을 하지 않고도 디자인 작업만으로 웹 구현이 가능하다. 시간 단축에 유용한 도구다. 


또 서비스 후 독자 반응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어도비(Adobe)가 지원하는 분석툴은 구글 분석(Google Analytics)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어도비 뮤즈(Adobe Muse)를 써서 '뉴스맵'을 웹에 퍼블리싱 하면 그 URL에 대한 방문자수, 트래픽, 유입경로, 재유입, 유입국가 등에 대한 데이터를 알 수 있다. 


김 대표는 "언론사와 협업은 처음이었다."면서 "주1회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면서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평가했다. 기자들이 아이디어를 먼저 제시하는 등 적극성을 띠게 된 것이 성과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전통매체 뉴스룸과 외부 조직의 협업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뉴스룸은 대체로 기술 이해도가 낮고 외부 전문가와 함께 일한 경험이 전무하다. 또 외부 조직은 뉴스-저널리즘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고 뉴스룸 특유의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결국 전통매체와 협업하는 써드파티는 기획단게에서부터 산출물이 나오는 과정, 성과 측정 등 전체에 대한 가이드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시도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협업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뉴로어소시에이츠>가 '뉴스맵'을 작업하고 있는 화면. 배여운 매니저는 "뉴스조직과 협업하기 위해 저널리즘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있다"면서 "전통매체 구성원들도 점차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뉴로어소시에이츠>는 다채로운 이력의 구성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김 대표는 뇌과학과 공공정책학을 전공했다. 스토리텔링 연구자는 물론 경영학, 신문방송학 전공자를 두고 있다. '융합적인' 조직이라고 자평할 정도다. 


2013년 서울 노량진 하수도공사 수몰 사고 이후 서울시 하수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지도 위에 나타내는 '실시간 인포그래픽'을 만들면서 알려졌다. 공공 부문에서 주목받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남는 의문. 다른 부문에서도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를 낼 수 있는데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는 언론사와 정기적으로 협업하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Q. 뉴스(조직)과 인포그래픽의 결합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활성화하기 위해 써드파티로서 제언할 것이 있다면?


뉴스와 인포그래픽의 결합은 필연적입니다. 실제로 많은 언론사에서 인포그래픽 전담팀이 구성되고 있습니다. 외국 언론사들은 데이터 시각화 및 인포그래픽만을 전담할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데요. 


방대와 데이터와 정보를 시민들에게 객관적이고 쉽게 전달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중요성을 감안 해외 미디어들은 데이터 시각화 및 인포그래픽을 표현하는 담당자들에게 저널리스트의 직함을 줍니다.


대표적인 예는 뉴욕타임즈의 아만다 콕스(Amanda Cox)입니다. 그저 데스크에서 던져주는 정보와 데이터로 표현하는 시각화는 그 정보 뒷단의 배경을 모르기 때문에 온전히 그 데이터가 주는 인사이트와 의미를 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그저 도와주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인포그래픽-데이터 시각화가 뉴스와 연계됐을 때 수준과 의미 전달에서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부 써드파티와 공조하는 게 가장 최적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때에도 언론사는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던 져주고 에이전시는 그저 시키는대로 한다면 그건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외부 전문기업을 신뢰하고 협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내부 인력에 대한 교육과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Q. 디자인적 인포그래픽과 인지적 인포그래픽의 의미는 무엇인가?


디자인적 인포그래픽은 정보의 전달성 보다는 디자인에 그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 대기업에선 주로 수용자(독자)와 친근하게 만나기 위해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딱딱한 데이터와 정보를 쉽게 풀어준다는 면에서 필요한 부분입니다.


인지적 인포그래픽은 수용자(독자)가 인포그래픽의 어떠한 지점에서 반응을 가질 것인지에 주목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 적절한 장치를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수용자가 챠트를 봤을 때 대부분 최고점, 최저점 혹은 변곡점 중심으로 정보를 찾는데요. 그 지점에서 수치의 배경, 스토리를 궁금해 합니다. 저희는 그 지점에서 뉴스적 가치를 만듭니다.


웹에서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은 그 지점에 마우스오버나 팝업 기능으로 레이어를 더 추가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용자는 인포그래픽의 필요한 부분에서 정보를 소비할 수 있게 되고 보다 대화형 인터랙션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디자인적인 측면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전달력에서는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콘텐츠 중심의 테크놀러지 지원이란 어떤 의미인가? 


개발자에게 업무를 지시해도 디지털 껍데기는 당장 확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겉만 디지털로 바뀐다고 내용도 디지털로 바뀌는 건 아닙니다. 디지털 콘텐츠로의 진화는 결국 기자들에 의해서 이뤄져야만 합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윌슨(Kinsey Wilson)을 영입했습니다. 그는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부분 즉, 기자들의 디지털 마인드 제고에 공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콜럼비아 저널리즘스쿨>에서도 기자들이 코딩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디지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노력들이 저널리즘과 기술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뉴로어소시에이츠>도 기술(디지털)과 저널리즘이 만나 독자가 뉴스를 소비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Q. 저널리즘 즉, 뉴스조직(의 업무 프로세스)과 기자들에 대한 이해, 시장과 수용자 니즈를 외부 기술조직에서 파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뉴로어소시에이츠만의 장점 더 나아가 복안이 있는가?


사실 뉴스조직 내부에 대한 이해, 시장과 수용자 니즈를 외부 기관에서 파악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뉴로어소시에이츠>는 해외 및 국내 언론 동향 파악은 물론 현직 기자들과 활발한 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현재 미디어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니즈를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 유럽데이터저널리즘 세미나를 통해서 기자들의 고충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와 기대를 직접 듣는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커뮤니티 구축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입니다. 


Q. 국내 언론사의 디지털화-인포그래픽, 데이터저널리즘에 대한 한계와 가능성이 있다면? 


기자들이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이해하고 있다면 지금보다 콘텐츠의 질은 분명히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존의 업무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취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정보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큰 것은 기자인데, 그것을 디자이너 단계로 단순히 넘기게 되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포그램이나 하이챠트(hichart) 등 간단한 툴이라도 직접 기자가 사용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 데이터를 이해하고 메시지를 담는 과정을 거치면 산출물의 수준은 훨씬 개선될 것입니다.


여기에 데이터 자체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것도 국내 언론사에게는 한계입니다. 데이터 정보 공개 요청은 하지만 실제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기관은 드뭅니다. 또 제공하더라도 PDF 등의 포맷으로 전달해 데이터를 가공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어렵습니다. 즉, 데이터 저널리즘의 인프라와 환경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Q. (<뉴로어소시에이츠>는 지난 6월 유럽 데이터 저널리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유럽 데이터 저널리즘 센터는 공식 파트너로 인정했다. 외국 언론은 물론 데이터 저널리즘 비영리 단체와 연계해 국내 언론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시각화 스터디(d3, js) 교육을 하고 있다.) <뉴로어소시에이츠>의 데이터 저널리즘 교육은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는가? 저널리즘과 접목하는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데이터 저널리즘 교육은 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획하고 가공, 정제 그리고 시각화까지 이뤄집니다. 기자가데이터를 확보해서 보도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다루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툴과 오픈소스를 활용합니다. 


저널리즘과 데이터는 궁합이 맞습니다. '객관성'을 다루기 때문이죠. 물론 나쁜 의도로 가공하여 사람들을 속일 수도 있지만 데이터를 온전히 보여준다면 데이터에는 거짓이 없음을 알게 됩니다.


Q. <뉴로어소시에이츠>의 미래는(비즈니스 모델은)?


현재 서비스 측면에서는 컨설팅을, 실행적으로는 데이터 시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중앙일보, SK경영경제연구원 등 컨설팅 분야에서 호평을 얻었습니다. 데이터시각화도 서울시 통계 부문 및 키오스크 설치 등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이를 글로벌수준으로 혁신시키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데 합리적인 혁신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We help your evolution”이란 미션을 꾸준히 실현하려고 합니다.



<중앙SUNDAY>는 디지털 버전을 통해 독자 경험을 넓히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외부 전문 기업과 협업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서 내부에 적지 않은 긍정적 에너지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뉴스 혁신 프로젝트이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인식이 형성된 셈이다.

<뉴로어소시에이츠>와 협업하고 있는 <중앙SUNDAY> 박유선 차장은 "처음에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면서 "전반적으로 해외 미디어 동향을 찾아보면서 주간지의 표현방식들을 새롭게 하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기획기사가 많은 주간지 특성상 디지털 독자들에게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때 부딪히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뉴로어소시에이츠>를 만난 것이다. 


<중앙SUNDAY>는 e북 형태의 디지털 에디션이 별도로 있다. 웹 사이트와 모바일처럼 바로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다운로드를 해야 한다. 당연히 표지와 헤드라인 등은 페이퍼 에디션과는 다르게 구성한다. 데이터 시각화 등 직관적인 정보 제공에 눈뜰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차장은 "외부 전문기업과 협업으로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에서 관심이 커졌다."고 전한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에게 어떻게 제공하느냐도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일단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SNS로 콘텐츠를 배포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지만 뉴스 형식 실험은 이어갈 계획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 접목으로 디지털 에디션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앙SUNDAY 내부에서 외부 협업, 데이터 시각화 등 실험들은 아직은 첫 발을 뗀 단계이다.  



주요 언론사의 `뉴스 유료화` 시행 1년. PDF(신문지면) 중심의 상품특성, 독자관계의 취약성으로 좋은 평가를 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각 언론사들은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위한 조직 정비, 결합상품 제시 등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지만 독자들의 지불의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주요 신문사들의 뉴스 유료화가 시행 1년을 맞았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경제신문은 '신문 지면(PDF)'을 주상품으로 하는 '매경 e신문', '한경 플러스'를, 조선일보는 온라인 전용 뉴스 서비스인 '프리미엄 조선'을 지난해 공개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9월 디지털 구독 플랫폼 '조인스'를 공개하며 유료화 대열에 가세했다. 


각 신문사의 유료 상품은 대체로 PDF와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로 구성돼 있다. 이중 PDF는 선택과 배치라는 신문사 기사편집의 고유 가치를 내재화한 상품으로 전 연령대에서 익숙한 소비 경험이 장점이다. 


특히 PDF 서비스는 해상도 보정, 인터페이스, 스크랩, 저장, 인쇄, 메모 등 다양한 기술 요소를 갖고 있다. 모바일 기기 연동을 강조하는 N-스크린 구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동안 PDF는 독자 기술과 데이터 투자에 미흡한 신문사의 내부 여건으로 외부 유통 채널에 오래도록 의존해왔다. PDF 유료화 서비스에 필요한 자체적인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던 만큼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또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신문 지면 제작 공정에서부터 디지털 지면 서비스를 고려하는 업무를 보강했다. 지면 강판 이후 끝나던 업무에서 기사 영역(이미지, 제목, 기사)을 묶는 단계를 추가했다. 업무의 재정의가 수반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제 솔루션 등 지불 편의성, 다양한 OS와 사이즈의 기기에서 동일한 접근성도 풀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구독자 혜택, 다양한 연계 요금 모델 등 마케팅 정책 문제도 풀어야 했다.  


개인 독자가 아니라 기업(B2B) 가입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만든 전략 상품인 초판 PD의 경우는 배포 시간 차별화도 기했다. 


반면 취재 뒷얘기는 일종의 '미끼 상품'에 해당한다. '매경 e신문'은 취재 뒷얘기 류인 비하인드 스토리, 스페셜 리포트에 이어 최근 '프리미엄 입시 상담', '프리미엄 채용IR', '여행 버킷리스트' 등을 보강했다. 


'한경 플러스'는 '뉴스 뒤의 뉴스', '머니테크+', ;취업과 창업', '오늘의 TESAT'으로 기본 콘텐츠를 갖췄다. 최근에는 유료 가입자에 한해 창간호부터 과거 지면(PDF)을 무료로 제공했다.


서비스를 오픈할 때부터 콘텐츠 물량에서 앞섰던 '프리미엄 조선'은 '뉴스 인사이드'와 '2030 라이프', '건강&다이어트' 등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 '기자들에게 물어보세요'를 비롯 기자들이 직접 연재하는 코너도 운영 중이다. 특히 로그인을 하면 인물 검색, 사진 DB, NIE 등 조선이 보유한 자원들을 무료로 서비스한다.


디지털 가판대 성격의 '조인스'는 신문 6종과 패션ㆍ라이프 12종, 시사경제지 4종 등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산하의 신문과 잡지를 아울렀다. 국내 최대 규모로 다양한 분야의 매체를 묶어서 구독하는 '결합 상품'이 예고된 상태다. 


신문사들이 기존 자원을 디지털 자산화(Digital Asset)하는데 들인 기술 투자나 내부 조정에 비하면 콘텐츠 수준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용자 경험을 디지털로 확장하는데 초점이 모아지다 보니 '킬러 콘텐츠'가 보이지 않아서다.  


사실 '취재 뒷얘기' 형식은 기자들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선택이었다. 판에 박힌 기존의 뉴스 형식 보다 생생한 취재 과정을 공개한다면 의미있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이 콘텐츠가 온전히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지면에 보도된 기사를 조금 보강한 상태이거나 외신을 번역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다.


독자들의 호감도를 높이려면 취재원과의 긴장 관계, 뉴스룸 내부의 에피소드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또 사안에 따라선 기자의 개인 의견을 부각할 필요도 있다. 취재 뒷얘기 중심의 상품 구조를 고수한다면 기자가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취재 뒷얘기 외에 유료 상품으로 팔만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후속 작업이다. 이를 위해 첫째, 지면 신문 제작 중심의 뉴스 조직을 바꿔야 한다. 뉴스 생산 과정이 종이신문에 집중돼 있어 디지털 뉴스의 부가가치 형성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기자들에게 요구하는 역할과 업무도 유료 서비스와 연결시켜 재정의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data)의 효과적인 관리와 활용을 전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뉴스 조직의 보유 자원을 자산화하는 것 즉, 단순히 디지털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에 쓸 수 있게 통합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당연히 아카이브나 CMS 같은 인프라가 중요하다. 특히 데이터를 분류하고 분석, 통찰하는 멀티미디어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콘텐츠 가치를 끌어 올리는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 뉴스 생산 중심에서 유통, 가공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Snowfall)'처럼 '부가적 인지효과'를 끊임없이 발생하는 뉴스 실험이 장려돼야 한다. 


이 관점에서 평균 3만 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 두 경제지의 PDF 유료화는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상품이다. 대다수 신문사도 PDF를 주상품으로 미는 부분은 경계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포트폴리오가 월등히 좋은 중앙일보는 JTBC 영상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은 물론 '디지털+디지털', '디지털+종이매체' 간 결합 상품의 확장을 검토 중이다. 영화 티켓 구매 등 문화 상품과의 접목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비전의 티빙(Tving)이나 지상파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처럼 타사 콘텐츠를 아우르는 모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종편채널을 보유한 신문사들은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의 확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책 유통 플랫폼인 '텍스토어' 서비스 경험이 있는 조선일보는 '프리미엄 조선'의 유료화 시기를 몇 차례 연기하면서 기존 서비스 형식에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중앙일보도 콘텐츠를 기존 뉴스 외에 라이프 스타일 정보로 구분하는 전략을 매만지고 있다. 


실시간 소비성이 강한 뉴스는 짧은 가치 주기를 갖는데 반해 다양한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오래 간다. 특히 뉴스와 정보를 결합하면 차별적인 개인화 상품도 가능하다. 기술적으로 편의성을 지원하고 이용자 분석을 통한 타겟팅이 최종 과제다.


하지만 신문사가 뉴스 유료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유통 대책의 정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최근 조선일보의 네이버 모바일 뉴스 제공은 현재의 시장구조에서 '탈포털'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 다른 신문사는 자체 '혁신 보고서'를 통해 아예 포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신문협회가 다음카카오의 뉴스 앱인 '카카오토픽'에 대해 업계의 공동 대응을 주문한 것은 절박함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다. 신문사들이 포털에 제공하는 뉴스의 양을 줄이거나 일정량 이상은 로그인을 통해 뉴스를 보도록 하는 등 뉴스 소비 경험에 최소한의 변화 시도조차 없다면 공짜 뉴스의 덤불에서 유료화는 길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신문의 뉴스 유료화는 기존의 뉴스 사이트는 그대로 두고 별도의 접근권이 필요한 플랫폼에서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물론 뉴스 콘텐츠를 적극 확산해 많은 독자층과 접점을 맺는 것이 훨씬 유익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인지도 개선, 영향력 제고 등 무형의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든 뉴스 미디어 브랜드에 강한 애착을 갖는 높은 수준의 독자층 보유는 아주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충성도가 강한 독자는 일방적, 수동적 관계에 안주하지 않는다. 이들은 뉴스 조직과 상호적, 협력적 관계를 지향한다. 이 과정에서 뉴스 조직에 대해 결속감과 유대감을 갖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독자에 비해 지불 의사는 훨씬 높을 수 있다.


그런데 대다수 신문사들은 독자의 새로운 위상과 역할을 설계하는 측면은 공란인 상태다. 비단 뉴스 유료화 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도 새로운 독자 관계를 상정하는 일은 처음부터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불특정 독자를 대상으로 한 유료화는 한계가 있다", "충성도가 높은 독자에게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제다", "내부 역량 개선과 함께 개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등 유료화 일선에 선 내부 관계자들은 보다 파괴적인 혁신 즉, 비로소 독자 관계의 개선에 주목하고 있었다.  


최근 조선일보가 디지털 미디어 부서 확대를 검토하고 독자 접점 강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술과 인프라, 콘텐츠 투자는 뉴스 유료화를 위한 필요 조건이지만 충분 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차원의 유료화 로드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첫째,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뉴스 유료 플랫폼을 비롯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소비 경향을 파악한다. 우리 독자가 누구인지, 어떤 기호를 갖고 있는지 이해하는 단계다. 


둘째, 독자들과 관련된 기본 데이터를 제대로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한다. 콘텐츠 및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단계다.

 

셋째, 독자와 직접 소통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독자 관계 프로그램으로 연결한다. 뉴스 생산 과정에 독자가 참여하는 협력 저널리즘의 단계다.  


모든 단계는 오늘날의 뉴스 유료화가 디지털 기술을 집적한 정보 상품에서 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수렴한 문화 상품이며, 독자와 매체 간 신뢰 관계가 상품의 독보적 가치를 생성하는 것임을 상징한다. 이는 뉴스 유료화 기반을 갖추는 데까지는 진입한 국내 신문사들이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뉴스 유료화의 운명도 여기서 판가름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신문과 방송> 1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0월 초순 무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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