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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5.04 드라마 '제5공화국'에 정치권 촉각
  2. 2004.08.24 '과거청산'으로 확실해지는 것

드라마 '제5공화국'에 정치권 촉각

Politics 2005.05.04 18:4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정치 다큐 드라마에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된 MBC 특별기획 드라마 ‘제5 공화국’이 시작부터 이해 당사자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10ㆍ26부터 6월 항쟁에 이르는 현대 정치사를 다루는 ‘제5 공화국’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MBC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방송 직후 수천 개의 글이 올라오는 등 벌써부터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역사 재해석을 둘러싸고 5공 출신 현역 정치인들의 눈초리가 매섭다. 사실과 허구가 조합된 드라마 한 편이 현실 정치 지형을 흩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강재섭ㆍ김용갑ㆍ박희태ㆍ정형근 의원 등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5공 출신 현역 의원은 10명 정도로, 3선 이상의 중진급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정치 드라마’가 뜰수록 불편하다. 5공 시절 민정계에 뿌리를 둔 의원들이 중요한 당직을 맡고 있는 등 여전히 비중이 큰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TV, 영화와 같은 대중 매체의 ‘과거사 들추기’는 박근혜 대표에게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친다. 4ㆍ30 재·보궐선거 지원유세에 나섰던 박 대표는 아직 ‘제5 공화국’에 대한 언급을 유보하고 있다. “바빠서 보지 못했다”는 것인데, 영화 ‘그때 그 시절’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현 집권층과 대립세력을 다루고 있는 데다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묘사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부드러운 ‘관심’을 내비쳤다. 아직까지 드라마가 본격적인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다소 느긋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홀가분하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러나 경북 영천 등 4ㆍ30 재보선에서 ‘5공 출신’ 후보 공천에 따른 당 정체성 회의감 증폭 등 당 안팎에서 본질적인 화두를 놓고 공방이 확산될 조짐도 있어 ‘남의 일’은 아니다.

 

연희동 측은 폭풍전야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측근들의 움직임은 부산한 편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이양우 변호사는 일단 “드라마에서 신군부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는 정도로 언급했지만 속내는 ‘폭풍전야’일 것이라는 전언이다.

 

‘제5 공화국’은 앞으로 12ㆍ12 군사 쿠데타에 이어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건, KAL기 피격사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6ㆍ29선언 등 노태우 정권으로 이양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굴곡의 역사적 사건들을 짚을 예정이다.

 

이 때문에 장세동씨 등 5공 핵심 인사들은 “사법적 판단과 진실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드라마 제작이 예고되던 때부터 소송 불사 등 구체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여 왔다. 한 현역 의원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아직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들이 많은 데 무슨 권한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인가. 정권을 누가 잡고 있

느냐에 따라 정치적 해석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면서 드라마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또 전직 국회의원인 한 5공 인사는 “과거는 들추어 낼수록 쓸데없는 문제가 생긴다. 역사를 재구성하면 당사자와 상대 집단, 그리고 그것과 이해관계를 함께 한 관련자들이 서로 얽혀 있어 역사 평가와 해석은 50년 이후에나 타당하다는 것이 일반론”이라고 주장했다.

 

이 드라마의 유정수 작가와 임태우 PD 등 ‘386 세대’ 제작진들은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겠지만, ‘태동해선 안됐던 정권’이라는 평가는 그대로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철저히 법원 판결과 청문회 기록 등 공인된 자료를 근거로 역사 해석을 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있다. 즉, ‘12ㆍ12가 성공한 쿠데타’라는 대법원 판결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소송불사 반발"…정치개혁 기여 기대도


그러나 5공 인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5공 출신 한 현역 의원의 보좌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것만 보더라도 정치인과 역사에 대해 함부로 재단,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불확정적인 것인가를 알 수 있다. 5공의 탄생도 당시 여건상 불가피한 부분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드라마를 통해 재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불과 25년 전의 역사를 조망하는 것 자체가 ‘시한폭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상황이다. 현역 국회의원들과 일부 예비 대권 후보까지 걸려 있는 문제인 데다가 ‘지역주의’‘색깔론’‘공작정치’ 등 퇴행적인 과거 정치를 보여주는 데 따른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MBC 고석만 제작본부장은 “시비에 휘말리는 게 정치 드라마의 묘미이자 고통”이라며 5공 인사들의 ‘소송 불사’ 등 외압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껴 갔다. 또 첨예한 이해 관계가 얽혀 있지만 나레이션, 독백, 실제 인물의 증언 등 드라마적 장치들로 표현의 자유를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들을 ‘영웅적’이거나 ‘인간적’으로 묘사하는 드라마의 속성상 또 다른 해석의 오류 가능성은 여전하다. 우리당의 한 386 의원은 “잘못된 역사의 청산이라는 대의는 지지하지만 역사적 주인공에는 관대한 극적인 요소는 TV 시청률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나친 상업주의를 경계했다.

 

그럼에도 여권 일각에서는 5공 당시 집권당인 민정당의 뿌리가 남아 있는 한나라당과는 사뭇 다른 시각을 숨기지 않는다. 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TV 드라마가 과거의 그릇된 역사를 제대로만 풍자해낸다면 정치개혁에도 일정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감을 피력했다.

 

외압, 조기 종영 등 정치 드라마를 둘러 싼 갖가지 음모론과 억측을 뒤로 하고 10년 만에 본격적인 정치 드라마 재개를 선언한 ‘제5 공화국’이 이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시청자’들의 힘만으로 정치 드라마의 진로를 좌우할 수 있는 조건이 성숙돼 있다고 전한다.

 

‘제5 공화국’을 본 시청자들은 이미 수천건의 ‘비평문’을 올려 즉각적으로 화답했다. 극중 전두환 대통령이 ‘미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는가 하면, 당시 시대상에 대한 고증에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스타급 출연진들의 번득이는 연기력이 ‘역사 읽기’를 난처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에서는 현재의 집권세력과 그 논리를 두둔하는 쪽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경고음도 울렸다.

 

정치 드라마가 진실의 역사와 반드시 일치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라마라고 해서 역사를 왜곡해도 괜찮다는 점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드라마 한 편에 정치권, 유권자 모두가 눈과 귀를 모으는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현실정치가 왜소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서울신문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출처 : 주간한국 20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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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청산'으로 확실해지는 것

Politics 2004.08.24 21:56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최근 정치권이 '과거 청산'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여야는 '색깔 논쟁'까지 곁들이고 있다. 이 진부한 이념공방은 한 마디로 우리 정치에 공감대를 얻는 사상적 좌표가 없음을 반증하고 있다.

일찍이 백범 선생은 '우리'의 이념이 없음을 지적했다. 반면 유럽은 지난 세기에 맑스-레닌주의가, 구미대륙은 자유민주주의가 나름대로의 역사발전법칙을 따라 전개돼 왔지만, 우리의 경우는 근대화 초기에 단지 그같은 이념들의 충돌만 있었다.

결국 제대로 정리도 되지 않은 채 마침내는 동족간 전쟁으로 비화했다. 또 분단 이후 남북의 기득권들은 각각 이념 편식을 심화하면서 반 세기가 넘게 극렬하게 갈라섰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반공주의(anti-communism)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 반공은 단순히 '김일성주의' 반대를 넘어서서 일체의 반기득권 행위를 걸어 잠구는 등 일상을 완전히 장악했다. '사회주의' 관련 서적은 금서가 됐고, 반공에 대립된 가치와 질서들이 맹목적으로 부정됐다. 이 결과 '빨간색'조차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레드 컴플렉스'도 조성됐다.

이러한 지난 시대의 폐쇄성, 경직성은 창의와 상상의 영역까지 폭력적으로 거세했다. 이 '과거'의 중심에 '유신'이 있었고, '박정희'가 있었다. 박정희 '독재'는 1990년대초 이른바 '문민정부' 출범 전까지 사실상 대한민국의 '전부'를 '반공'으로 시스템화했다.

'정보'가 일방적으로 독점되고 유포, 가공되던 시절의 '반공' 콘텐츠는 지금 살아있는 '화석'이 됐다. 나아가 맹목적인 반공주의, 냉전, 독재가 우리의 삶을 지금도 조정해도 된다고 믿는 지성적 혼돈이 역력하다.

YS-DJ 집권기에 청문회와 법정에서 부정한 과거의 극복이 시도됐지만 제대로 정돈되지는 못했다. 물론 미흡한 구석은 있지만 일부는 법의 차원에서 단죄, 정정되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 단계 더 높고 깊은 정신 사상의 영역에는 이르지 못했다. 사회적, 역사적으로 내재되진 못한 것이다.

이 결과 대한민국은 낡은 시대의 '콘텐츠'가 여전히 창궐하고 있다. 한 예로 '반공'을 극진히 대접하는 신문사도 있고, '독재'를 그리워하는 자들도 나서고 있다. 당대(當代)가 '무지'와 '무능'의 권력이라면서 '유신'-'독재'-'박정희' 콘텐츠에 매료된 식자들도 늘고 있다. 심지어는 '12.12'와 '5.18'을 주도한 軍을 그리워하는 지식인도 활보하고 있다.

물론 시민사회는 '문민'의 정부를 안착시키는 등 절차적 민주주의의 완성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 안팎에서 이념의 짜임새는 조잡하고 공허한 수준이다. 이 원인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미래를 불밝힐 사상의 좌표을 설계하기는커녕 낡은 법제도와 이념을 고수하면서, 정치적 반대세력을 몰아내는 손쉬운 퍼포먼스만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합리적인 논쟁과 여론 형성도 무망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난 4.15 총선으로 한국 정치는 진보정당의 의회진출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또 엄혹한 시절 북한을 자주 드나들었던 경계인 송두율 씨도 대한민국 법정이 그 '죄'를 사실상 면해 줌으로써 냉전적 사유에 하나의 전기가 마련됐다.

주지하다시피 국가보안법은 대표적인 구시대 법률이다. 친일청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뿌리내린 제도와 기구들, 심지어는 구시대 인물들을 지속적으로 교체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단순히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과거의 정신사유를 현대에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과거 청산의 과정에는 반동反動세력이 준동한다. 또 그들에 의해서 과거의 정치유형과 철학에 대한 보호가 본능적으로 이뤄진다. 또 이들이 제기하려는 정치 이념이 '개혁적'인가 아닌가, 또 '반공주의'와 '독재'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수구적 본질을 덮으면서 개혁을 빙자하는 기만은 없는지 일련의 난삽한 문제도 두드러지게 나온다.

당연히 정치사회적 긴장과 갈등은 폭발적으로 표출된다. 경제가 어려운데 "웬 과거 청산 '타령'인가?"라며 볼멘 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에 현혹되서는 안된다. 과거 우리 시대의 친일-군사 쿠데타-독재는 우리 경제의 분배구조를 왜곡하고, 사회적 그물망(복지)의 조기정착을 가로막은 원죄이다.

과거 청산 없이는 미래는 물론이고, 현실도 없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기회만 있으면 과거 청산과 관련 시종 '떳떳하다'는 입장이고, 열린우리당은 이번 기회에 '역사바로세우기'를 하겠다는 것인만큼 이젠 '제대로 하는' 일을 차근히 진척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정국은 '역사적 성찰'로부터 교훈을 얻으려는 양심세력과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소인배들의 '극단적'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일으키는 '정쟁'의 본령은 과거의 정쟁과는 다른, 깊숙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한국 정치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혼돈과 백가쟁명의 말잔치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과거청산에 돌입할수록 확실해지는 것은 역사 앞에 비겁한 세력과 개인을 만나는 일이다. 그것으로 이 논란의 사회적 得은 분명해진다.

2004.8.6.

http://www.seoul.co.kr/board/board.php?bid=journalist&no=660&cate=1&job=view&user=soon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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