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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언론의 소셜미디어 운영 현황. (원본에는 인력규모가 나와 있지만, 블로그에서는 그 부분을 누락시켰습니다. 운영현황에 초점을 둔 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언론사들은 지난 수년 간 소셜미디어 독자와의 유대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 언론사들의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기존의 특정 플랫폼에서 채팅 앱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뉴스 유통을 다변화1)하는 데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타깃 독자층을 정하고 이들을 커뮤니티로 결속하는 방식이다. 커뮤니티는 대화형 뉴스 전달, 취재 과정 소개 등 독자가 매체와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운영은 새로운 뉴스 유통 채널에 방점이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플러스친구2), 트위터, 유튜브 등 펑균 5~6개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관리한다. 

소셜미디어 조직의 주업무는 심야 시간대를 제외하고 자사의 뉴스를 30분~1시간 단위로 유통하는 일이다. 동영상, 퀴즈, 게임 등 다양한 포맷을 제작하는 추세다. 젊은 세대가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내놓고 파격적인 실험을 추구하는 버티컬 브랜드3)도 나왔다.

최근 2~3년 사이 10개 언론사가 16개 버티컬 브랜드4)를 선보였는데 기존 미디어 브랜드보다 주목도를 높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젊은 세대의 관점과 감각을 앞세운 CBS <노컷뉴스> 씨리얼(C-Real), 카드뉴스와 큐레이션 영상이 돋보이는 SBS의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 그리고 보도국 기자가 직접 출연하는 JTBC 소셜스토리는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버티컬 브랜드로 독자 접점 확산 주력

<조선일보>는 디지털뉴스본부 내에 소셜미디어팀을 따로 두고 있다. 기자와 동영상 인력으로 구성된 팀에서 카드뉴스, 퀴즈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조선일보 외 ‘조선2보’라는 이름의 서브 브랜드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어려운 뉴스를 쉽게 전달한다는 콘셉트로 접근한다.

2년 전 디지털 혁신을 선언한 <중앙일보>는 디지털 담당 산하 에코팀에서 6~7개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한다. 동영상을 비롯 바이럴 콘텐츠를 자체 생산한다. 올해 들어 영화를 주제로 하는 나초(NACHO), 똑똑한 뉴스 브리핑을 내건 뉴스 10(News 10) 등 버티컬 브랜드를 시작했다.

<한국일보>는 모바일 트래픽 중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입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도입으로 유의미한 광고수익도 거두고 있다. 전담조직인 디지털콘텐츠국 SNS(Social Network Service)팀이 4개 소셜미디어 계정을 맡고 있다.

반려동물을 다루는 ‘동그람이’, 자동차 이야기 ‘모클’, 이슈를 다루는 ‘프란’, 라이프스타일 소재의 ‘치즈(Chz)’, 아이돌과 연예인에 초점을 맞춘 ‘덕질하는 기자’, 영화 매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 좋아’ 등 다수의 버티컬 브랜드 페이지 운영은 개별 부서에서 담당한다. 이들 브랜드는 <한국일보>의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는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한겨레>는 편집국 디지털에디터부문 디지털콘텐츠팀에서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새벽 1시까지 30분 단위로 뉴스를 푸시(Push)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사진부 등 부서별 페이스북 페이지 외 버티컬 브랜드 페이지인 ‘애니멀 피플’을 지난 8월 개설했다. 

방송 뉴스와 소셜미디어 채널 연계한 실험

소셜미디어로 가장 주목받은 언론사는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를 운영해온 SBS다. 직관적인 카드뉴스와 오락성을 가미한 큐레이션 영상으로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2013년 등장한 큐레이션 미디어 <피키캐스트>의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버전으로 동영상 편집력과 취재력에 힘입어 단숨에 경쟁력을 키웠다.

지상파 방송사와 종편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본격적으로 가세한 이후에는 후발 주자인 JTBC가 급부상했다. JTBC는 ‘소셜스토리’처럼 기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탐사보도 페이지 ‘트리거’ 등 버티컬 브랜드를 잇달아 내놓았다. 신뢰도가 높은 방송 뉴스 프로그램과 소셜미디어 채널을 연계한 전략이 주효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잠재 독자군을 발굴하는 보다 큰 목표가 설정되는 과정에서 언론사의 소셜미디어는 그 위상이 커졌고 뉴스룸 혁신을 견인하는 동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소셜 업무 조직의 규모도 커지면서5) 전담화·전문화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좋아요 수’나 ‘도달률’과 같은 정량적인 지표로만 다른 언론사와 비교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는다. 언론사가 생산하는 기존 뉴스로는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끌기 어렵다 보니 ‘말장난’이나 ‘옐로우 저널리즘’ 논란도 여전하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언론사 계정 운영과 기자와 독자 간 소통에서 미숙한 대응으로 적지 않은 갈등과 마찰이 반복됐다.

전문성·체계성 결여 … 미숙한 운영 도마에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 경쟁이 본격화한 2015년부터 각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트래픽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초기에는 전담 조직도 꾸리지 못한 상황에서 신생 미디어의 ‘리스티클 뉴스’나 ‘카드뉴스’ 같은 새로운 형식이 이목을 끌자 비정규직 대학생 인턴으로 콘텐츠 ‘흉내내기’에 매달렸다.

일부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담당 부서에 대한 부당한 처우 문제도 드러났다. 인턴 대학생이 정규직 기자의 ‘갑질’6)을 폭로한 일이 대표적이다.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데스크까지 사과했지만 ‘열정 페이’ 논란으로 온라인 여론이 한동안 뜨거웠다.

이용자 눈길을 사로잡으려 저급한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자극적인 이미지를 일부러 노출하거나 가십거리 위주의 뉴스를 유통했다. 독자의 공감 및 참여를 이끌어낼 만한 뉴스가 많지 않았고 이는 인력 부족 탓이었다.7) 

미숙한 소셜미디어 소통 방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독자가 뉴스 게시글에 맞춤법이 틀린 것을 지적하자 <한겨레신문> 페이스북 운영자가 이를 고깝게 대응해 논란을 일으켰다.8) 운영자의 무례한 태도가 독자 불만을 자초한 셈이다.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온 <중앙일보> 페이스북 페이지는 ‘댓글 여론 조작’이란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올해 5월초 「조국 민정수석 어머니 이사장 사학법인 고액 상습 체납」 기사에 중앙일보 페이스북 계정 운영자 아이디로 “조국 민정수석도 이사였으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렸다.

<중앙일보>는 해당 댓글은 기자가 아니라 관리자 권한을 부여받은 직원이 개인 의견을 올리려다 실수로 언론사 계정 아이디로 등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소셜미디어 계정 관리와 거짓말로 둘러댄 조직 구성원의 태도에 독자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쳤다

독자 신뢰 높이는 소통과 협력 경험 부재

‘촛불’과 ‘5월 대선’을 거치면서 진보언론 및 소속 기자들과 독자들 간 갈등이 폭발한 것은 오랜 소통 부족에서 시작됐다. 정권교체로 끝난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전후로 독자들이 언론사 소셜미디어 계정에 다양한 의견을 남겼으나 언론사가 적절하게 피드백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오해와 불만이 쌓인 것이다.

<경향신문> 트위터 계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일차 일정을 전하며 ‘밥도 혼자 퍼서 먹었다’고 표현했다. <오마이뉴스>, <한겨레>는 대통령 영부인을 ‘김정숙 씨’로 표기하는 보도를 고수했다. 

<오마이뉴스>는 수습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않은 해명11)과 사과12) 논란을 빚었다. <한겨레>의 한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대단히 적절치 않은 언사’를 썼다. <한겨레>는 사태 직후 사과하고 한달 뒤 ‘독자·시민과의 소통확대를 위한 TF’를 꾸렸다. 8월 ‘김정숙 씨’에서 ‘여사’로 표기를 바꾼다고 지면을 통해 알렸다. 특히 SNS 준칙 제정과 독자 소통을 맡는 참여소통 에디터도 신설했다.

자사의 독자층과 대립하며 구독자 및 후원자 이탈 등 전례없는 상황을 맞았지만 이들 매체가 소셜미디어에서 커뮤니케이션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은 대부분 매끄럽지 않았다. 온라인 소통은 전무했고 독자의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뒤였다.

모호한 운영 목표 … 트래픽 덫에 걸려

물의를 일으킨 언론사와 기자가 공개 사과를 했음에도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간 언론과 독자들 사이의 ‘연결’과 ‘관계’가 불충분해서다. 첫째, 전통매체 기자들이 소셜미디어 공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기자 개인 계정은 사적인 활동 영역이지만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공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독자의 관점에서 기자의 견해는 곧 언론사의 판단으로 생각할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둘째,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경쟁력은 소셜미디어 독자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김일숙 JTBC 디지털뉴스룸 기획제작팀장은 “소셜미디어를 부속적이고 보조적인 운영 차원이 아니라 그보다 상위 개념인 독립적인 채널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트렌드 관리나 이슈 따라잡기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뉴스 생산 및 유통의 차원이 아니라 대등한 채널 정체성을 갖고 독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데 비중을 두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셋째, 이러한 차별화는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독자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에서 ‘우리의’ 핵심 타깃 독자가 누구인지 분명히 하고 그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파악하는 활동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그들의 반응을 점검하는 프로세스다. ‘한경오’ 논란의 해법은 국내 언론사가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독자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등이 모호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독자와 대화하는 일은 소홀하게 취급

물론 모든 언론사가 동일한 자원과 역량을 투입할 수 없는 만큼 소셜미디어 활용 방향과 내용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독자와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소셜미디어 대응에 나서면서 최소한의 업무 원칙이나 규정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변변한 업무 가이드라인도 없는 주먹구구식 운영13)은 해외 언론사에선 상정하기 어렵다. <로이터>는 SNS 플랫폼이 주목 받기 시작한 2011년 <저널리즘 핸드북>에서 “소셜미디어에서는 기자들의 사적 의견이라도 로이터의 공식 의견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큰 원칙을 정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만나는 독자들을 ‘가볍게’ 보는 태도도 시정해야 한다. 한 신문사의 소셜미디어 담당 기자는 “소셜미디어의 언론사 활동은 소모적이다. 과거 포털사이트에 종속된 것처럼 페이스북만 이롭게 하는 일이다. 뉴스의 실제 클릭률도 낮다. 편견을 갖고 ‘덤비는’ 독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대응이 가장 낫다.”고 말했다. 독자들과 마주하는 일은 생략한 채 뉴스 유통만 중요하다는 논리다. 

이런 현실은 국내 언론사 소셜미디어에서 매체와 기자 브랜드의 신뢰감, 친근감 형성이란 화두를 후순위로 밀어내버린다. 언론사 소셜미디어 계정은 팬 수, 도달률 같은 정량적인 수치에 집중한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다양한 독자들과 소통을 하기보다는 ‘끼리끼리’ 연결하면 그만이다. 재직 중인 언론사 선후배들과 출입처 인맥으로 ‘연결’돼 다양한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자에게 소셜미디어 독자는 ‘없어도 그만’인 대상으로 전락한다.

국내 언론의 소셜미디어 활용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9)

위상 낮은 소셜 업무 … 윤리적 문제 무방비

소셜미디어의 독자14) 는 댓글과 게시판, 소셜미디어 및 개인 블로그, 추천 알고리즘 등 다양한 경로에 목소리15)를 남긴다. 더욱이 전형적인 ‘뉴스의 구성 요소’16)를 넘어 언론사 브랜드, 기자의 명성 등으로 소비의 대역을 확장해왔다. 

독자가 소셜미디어에서 기대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만연한 불신을 감안하면 기본적으로 ‘저널리즘의 원칙 준수’와 관련 있는 것들이다. 치열한 경쟁질서, 얽히고설킨 이해 당사자, 부족한 연구개발에 처한 언론사는 이를 외면하기 쉽다.

‘현실의 벽’을 내세우며 지연하거나 방치할 경우 언론사의 소셜미디어는 말을 거는 독자가 점점 불편할 수 있다. 언론사 전체 구성원들이 소셜미디어 독자와 가치 기반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 소수의 기자들이 제한적인 성과 목표에 몰두하는 소셜미디어 업무 환경은 윤리적 문제에 있어서도 무방비 상태가 된다.

첫째, 소셜미디어에서 뉴스 소재와 커뮤니케이션의 연성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 저널리즘 상업화의 폐단인 옐로우 저널리즘이 노정된다. 소셜미디어 업무가 자극적인 소재와 의제를 다루는 일로 한정되는 것이다.17) 언론사 소셜미디어 계정의 성과 측정도 순위나 도달률로 도식화하는데 그친다. 더 심각한 부분은 “뉴스조직 차원에서 소셜미디어 운영의 방향과 깊이를 아무도 검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기자 개인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비공식적인 업무, 즉 가욋일로 간주한다. 이러한 여건에서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는 기자는 전통적인 업무 수행에서 참조하는 규범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된다.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18)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느슨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이런 조건에 지속적으로 놓이면 개인 간 편차는 있지만 음주 상태에서 글을 남기거나 일기장에나 쓸법한 사적인 이야기들을 공유하는 등 기존의 업무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처신을 할 수 있다. 조직 내부의 비밀이나 업무상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노출하거나 상관, 이해당사자의 험담을 퍼뜨리기도 한다. 당연히 독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

최신 기술 수렴 … 평판과 명성 보호

소셜미디어에서 언론인의 일탈 행위는 사실성, 정확성, 구체성 등 저널리즘의 원칙을 따르는 언론사의 공적 책임이나 직업윤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를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으로 정리해 체계화하는 시도들이 전개된 것은 기존 규칙과 규범으로 해결하는데 제약이 있어서다. 

해외 언론사는 2010년 이전부터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활동 전반을 검토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2011년 9월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의 ‘디지털 퍼블리싱 가이드라인’19)은 소셜미디어 항목을 포함했다.

신뢰유지, 갈등회피, 투명성, 전문성 등 준수해야 하는 사항과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조언으로 구성됐다. <워싱턴포스트> 구성원은 소셜미디어에서 링크를 달거나 독자와 대화할 때 품격과 평판을 항상 염두에 두도록 했다. 데스크와 편집인 등에 보고를 하는 등 ‘신중한 대처’도 강조했다.

이보다 1년 먼저 뉴스 통신사 <로이터>는 자사 ‘저널리즘 핸드북’에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Social media: Some principles and guidelines)20)을 추가했다. 소셜미디어의 적극 활용을 전제로 하면서도 기자 개인의 의견이 자신의 업무와 로이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

회사 내부 정보 등 기존의 비밀 준수 의무와 함께 저작권법 침해, 명예훼손 등이 의심스러운 상황일 때는 동료, 편집인 등에게 이야기하도록 했다.

영국 BBC는 2011년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공표한 데 이어 2015년 보완한 것21)을 내놓았다.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채팅 앱, 위치정보 등 소셜 플랫폼을 둘러싼 환경변화를 수렴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것은 BBC 채널에서 소셜미디어가 차지하는 위상이 이 기간 동안 대폭 상향된 점이 거든다.

B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 원칙은 정확성, 신뢰성, 공정성과 같은 BBC의 미디어 가치를 준수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정치적 편향을 드러낸다든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공유하거나 퍼뜨려 품위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독자와 소통할 때는 ‘공손함’을 유지해야 한다.

기자 책임 강조 … 정치적 중립, 상업적 활동 금지

국내 언론사들도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22)에 착수했다. <조선일보>가 2012년 2월 시행한 ‘조선일보 SNS 가이드라인’은 소셜미디어 활동의 기본 원칙과 권고사항을 담았다. 기본 원칙에서는 소셜미디어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각자 책임 하에 활동하고 그 결과도 스스로 책임진다는 점을 명시했다.

특히 사적인 활동이라도 외부에서는 <조선일보> 구성원으로 인식할 수 있는 만큼 공정성, 객관성, 정확성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또 △SNS를 이용한 취재 및 보도 시 유의사항, △정치적 중립, △논란 회피, △사내기밀 유포 금지, △상업적 활동 금지, △저작권·초상권 보호를 권고사항으로 정리했다.

2012년 7월 제정한 <중앙일보> ‘SNS 가이드라인’은 SNS 적극 활용을 돕는다는 취지로 책임감과 정보 보안 의식 고취 등의 원칙과 지침을 정리했다. 투명한 활동, 다른 ‘사용자’와 이해관계자 존중(사회와 조직 규범 준수), 구성원으로서의 윤리규정 준수 등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취재 등 업무에 필요한 경우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되 내부 정보 유출을 금지하고 SNS에 올린 개인 생각이 회사 공식 입장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보강했다.‘책임’ 조항을 별도로 정리한 것도 특징이다.23)

취재 및 업무, 회사 콘텐츠 링크, 정치적 중립, 비밀 및 품위 유지의 항목으로 정리된 ‘<연합뉴스> 직원의 SNS 가이드라인’(2010)24)은 어떤 업무 담당자이든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연합뉴스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회사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취재 요청이나 문의를 받은 때에는 부장 등 데스크와 협의한 뒤 대응”하도록 했다. 가급적 연합뉴스의 기사를 링크하도록 권장한 것이 눈에 띈다.

뉴미디어 관련 내용 배제 … 구체성 부족

국내외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은 ‘직업적 규범 준수’에서 동일한 관점을 갖고 있다. 언론사 구성원으로서 복무 및 취재보도 일반의 규정과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직무상 비밀이나 회사 내부의 이야기를 노출하지 않도록 하고, 독자들과 갈등을 일으키거나 의혹을 살만한 일들을 하지 않도록 권고한 것은 비슷하다. 사적인 의견은 올리되 회사의 견해가 아님을 밝히도록 한다거나 개인 계정에서 언론사 기자임을 표기하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국내 언론사의 윤리강령은 ‘뉴미디어 관련 내용의 배제’, ‘생산 윤리 편향으로 인한 상호작용 과정의 배제’, ‘프라이버시와 인권 보호에 대한 무관심’25)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개인 정보, 사생활 보호와 관련된 사항도 대부분 선언적인 문구에 그치고 있다. 이용자 참여 콘텐츠나 소셜미디어에서 취득한 정보 활용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것이다.

국내 언론사는 상세한 규정 대신에 개인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뭉뚱그려놓았다. 이에 비해 해외 언론사는 엄격한 절차에 따르도록 규정했다. 의문이 많은 정보나 갈등적인 상황에서는 상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사적인 활동과 언론사 기자로서의 공식적인 활동을 구분26)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특정한 경향이나 편향된 의견을 가진 독자들과의 소통 등 다양한 사례별로 대응 방식과 유의 사항을 기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윤리적 저널리즘(Ethical Journalism) 핸드북’에서 이용자 및 사회 공동체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27) 뉴스조직의 소셜미디어 활용 목적과 성과 등 업무의 위상에 기반한 내용이다.

전통적 취재 환경만 수렴한 언론계 규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특정한 플랫폼을 상대하는 업무수칙이라면 윤리강령은 언론계 전반의 행동 규범이다. 1994년 3월 제정되고 2006년 개정된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28) 및 실천요강은 통상적인 취재과정 및 보도에서 지켜야 할 행동 기준을 담고 있다. 공정보도, 품위유지, 정당한 정보수집, 올바른 정보사용, 사생활보호, 오보의 정정, 갈등·차별 조장 금지 등이 핵심 내용이다. 2015년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제정한 기자윤리강령29)도 인터넷 기반 취재 보도 전반에 초점을 뒀다.

한국신문협회가 1957년 채택한 ‘신문윤리강령’, 2016년 부분 개정된 총 16조의 신문윤리실천요강 등에는 온라인 뉴스 시장이나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수렴한 내용은 없다. 신문윤리 실천요강의 경우 ‘명예와 신용존중’, ‘사생활 보호’, ‘정보의 부당이용 금지’, ‘언론인의 품위’ 같은 기본적인 항목만 있을 뿐, 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 언론사와 기자가 처한 지점을 수용한 부분은 없다.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윤리강령(2004), 인권보도준칙(2011), 재난보도준칙(2014),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2016)에서도 소셜미디어 관련 내용은 없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2.0’(2013)에 인터넷 환경의 특성에 유의한다는 정도가 전부다. 이처럼 국내 언론의 윤리강령은 제재규정 미비 등 구체성 결여뿐 아니라 뉴미디어 환경 미반영 등의 낙후성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전체 구성원이 온라인 독자 인식, 존중

각 언론사의 보도준칙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겨레>가 2007년 공개한 ‘한겨레 취재보도 준칙’30)에 따르면 “경멸적, 편파적, 선정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차별적 표현의 배제), “폭력, 잔학행위, 성에 관한 표현 등에서 독자가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한다.”(불쾌한 표현의 배제)라고 명시하고 “인터넷과 이동통신 등을 바탕으로 하는 각종 전자매체에도 적용된다.”고만 돼 있다.

디지털 혁신에서 ‘퀄리티 저널리즘’을 강조한 <뉴욕타임스> ‘표준 및 윤리 규정’31)은 ‘공평’, ‘청렴’, ‘진실’의 어젠다를 상위에 배치하고 “독자, 시청자, 청취자 및 온라인 이용자를 가능한 한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대한다”고 언급했다. 상위 규범에 ‘온라인 이용자’를 적시한 것이다.

2004년 공개한 <뉴욕타임스> ‘윤리저널리즘 가이드북’은 뉴스 및 편집부의 가치 및 실행 지침이다. 가이드북 2장 ‘우리 독자에 대한 우리의 책임’에는 “궁극적으로 독자들이 우리의 고용주”이며 그들을 대하는 방식에서는 “독자를 공정하게 대우”하고 “전화, 편지 또는 온라인 등으로 들어오는 독자의 메시지에 응답할 것을 보증한다”고 명시했다.32)

BBC ‘소셜네트워크의 개인적 활용 지침’은 제작 가이드라인(editorial guidelines) 안에 기술돼 있다. 소셜미디어가 BBC가 수행하는 업무의 일부라는 사실을 모든 구성원이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구성원들은 소셜미디어에서 BBC에 대한 독자들의 합법적인 비판에도 대응할 수 있게 했다. 

독자와의 상호작용성 이끄는 방향이 관건

지금까지 전통매체 기자들은 독자로부터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은 경험이 풍부하지 않다.33) 언론사와 기자들은 주로 지인, 동료들과의 제한된 대화를 바탕으로 독자를 인식했다. 독자가 언론인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뉴스조직의 의사결정권자가 통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자의 피드백을 사실상 거의 활용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는 독자와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활동이 중요하다. 콘텐츠, 커뮤니티, 마케팅, 비즈니스 등 전통매체의 전 활동 영역과 호응하는 소셜미디어 활동34)은 언론사와 기자에 미치는 영향35)을 고려할 때 첫째 취재원ㆍ정보원으로서의 관계, 둘째 독자의 ‘말걸기’에 대한 대응, 셋째 조직 내부 및 취재과정상의 정보 관리, 넷째 소셜미디어 이용의 목적과 전략 등 미래지향적 가치36)까지 아우른다.

미래지향적 가치란 협력과 참여저널리즘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패러다임이다. 정확성, 독립성, 불편부당성 등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원칙37)을 뉴스조직과 기자만의 역량으로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의 상호작용성으로 풀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것이다.

뉴스조직과 언론계 차원에서 상위의 규범인 언론 윤리강령과 보도준칙에도 이를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언론 윤리 체계는 ‘언론의 자유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직업적 불안정성과 촌지와 향응, 취재편의 제공 등 도덕적 문제’38) 등이 상존했던 과거의 시대를 반영하고 있어서다.

기자 개인의 소셜미디어 활용도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첫째 독자와의 소통을 성급하게 접근하지 말 것(신중함과 품격을 유지할 것), 둘째 기자의 일방적인 통제 관성에서 벗어날 것(독자와의 상호작용성을 염두에 둘 것), 셋째 독자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수렴하는 방법을 찾을 것(빅데이터 등 기술 활용성을 확보할 것), 넷째 트래픽 유입 등 정량적 지표 중심의 성과주의를 극복할 것(퀄리티 저널리즘의 연장선상으로 다룰 것), 다섯째 집단지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저널리즘으로 체계화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참여와 협력 저널리즘의 기반을 형성할 것) 등이다.

교양과 품격, 인간미 … 공감과 신뢰의 체계

쟁점은 이러한 언론(인)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전통적인 저널리즘 활동과 동일한 것인가39)의 문제이다. 댓글, 토론, 소통 등 참여자들의 ‘구술’40)을 포함하는 소셜미디어는 온라인저널리즘의 특질을 반영한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게시하거나 독자와 토론하는 행위도 언론 활동인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정보와 메시지의 전달, 독자와의 대화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갈등, 독자(정보원)의 개인정보 수집과 사생활 침해, 뉴스조직 및 취재활동과 관련된 정보 유출, 뉴스조직과 다른 의견 표출 등 소셜미디어 활동에 따른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개인과 조직을 구분해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언론사 브랜드와 기자 개인의 명성과 평판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독자의 새로운 목소리도 점점 크게 작용하고 있다. 오늘날 분명히 좋은 저널리즘은 항상 대화하고 경청하며 분석하는 네트워킹(networking)과 관련된 과정이다. 새로운 목소리를 포용하고, 창의적인 시각, 아이디어, 가치를 수렴하는 일은 전문직의 권위와 영향력을 유지 ·확장하는 활동이다. 일반 독자와 준전문가들을 네트워크에서 연결하고 대등하게 정보 생산에 관여하는 흐름이기도 하다.

현재 뉴스 조직과 기자는 내부의 융합 및 외부와의 공동 작업이 부상하면서 고유의 특권은 퇴조하는 경험에 직면하고 있다. 뉴스 생산 과정을 포함해 저널리즘 관행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직업적 자율성과 전문직주의를 고수하면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태도에 머무를 수 있다. 독자의 행동과 결실을 이해하지 못해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속도와 신뢰성은 서로 모순되는 저널리즘 가치일 수 있지만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41) 여러 정보와 충돌하고 조직적·문화적 병목을 풀어갈 과제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러나 동시에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약속한다는 점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지식 기반 뉴스 생산체계’ 구축처럼 저널리즘의 새로운 역할 모델에는 상호존중과 배려, 경청과 제안같은 ‘융합과 협업’의 윤리가 자리잡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언론중재> 2017년 가을호 '웹3.0 시대의 저널리즘 윤리' 꼭지에 들어간 기고글입니다. 원고는 9월 초 마무리됐습니다. 편집자의 수고로 졸고가 명쾌해졌습니다. 이 난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만 저의 불찰로 오기와 비문이 두세 곳 있었고, 한 문단이 두번 쓰여졌습니다. 또 각주에 현실보다 앞서간 내용이 있었습니다. 블로그에서는 이를 정정했습니다. 또 문장을 몇 군데 매끄럽게 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출판된 뒤 <뉴욕타임스>의 새로운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주석 (32)로 보강했습니다.

<주>

1) 김익현 (2017. 6.). 해외 언론사들의 소셜미디어 활용전략 - 페이스북·트위터 의존 벗어나 ‘플랫폼 다변화’. <신문과 방송>, 30-33.

2)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언론사, 사업자, 기관 등을 친구로 등록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구독하고 공유할 수 있는 카카오톡 서비스이다. 2017년 6월 현재 49만 개가 넘는 플러스친구가 등록돼 있다.

3) 서영길 (2017. 8. 22.). 언론의 실험공작소 ‘버티컬 브랜드’. <더피알>. URL: https://goo.gl/JUQTCu

4) 기존 언론사의 브랜드를 답습하지 않고 콘텐츠의 소재나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특정 주제를 파고드는 버티컬 미디어는 와인, 클래식 음악, 요가 등 틈새 영역을 공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버티컬 미디어는 기존 브랜드의 영향력을 신장할 수 있다. 

5) 2016년 10월 기준 국내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운영 담당 인력과 비교하면 평균 2~3배 이상 인력이 증가한 매체도 있다. 방송사와 조선, 중앙 등 대체로 큰 규모의 언론사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 정재민 (2017. 6.). 소셜 뉴스 중개 시대 국내 언론사의 대응 전략 - 이용자 유인 차별화 전략 없고 회사 지원도 아쉬워. <신문과 방송>, 통권 558호. 22-29.

6) 최승영 (2015. 8. 26.). SBS 스브스뉴스 ‘갑질’ 논란, <기자협회보>. URL: https://goo.gl/8r3hTL

7) 앞의 정재민 (2017. 6.).

8) 강미혜 (2016. 3. 25.). 한겨레 페북서 벌어진 ‘싸질러 공방’...남의 일 아니다. <더피알>. URL: https://goo.gl/81j5Me

9) 크게 논란이 된 부분은 △ 내부 정보의 유출 △ 미숙한 커뮤니케이션 △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 등 법률위반 △ 정치적 의사표현 등이다. 고의적인 행위이거나 무지한 측면도 있지만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오해가 증폭된 점도 있다.

10) 김승현 (2017. 5. 14.). 뛰는 <중앙> 페북지기 위에, 나는 <조선> 페북지기. <오마이뉴스>. URL: https://goo.gl/kKfmNJ

11) <오마이뉴스> (2017. 5. 16.) 공지사항. 대통령 부인 호칭에 대해 독자들께 알립니다. URL: https://goo.gl/1Ayazc

12) <오마이뉴스> (2017. 5. 17.) 공지사항. 오마이뉴스 독자, 시민기자,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URL: https://goo.gl/rfw4pS

13) 박형재 (2017. 6. 5.). 소셜무대서 독자와 맞장…언론의 잇단 ‘헛발질’ 왜?. <더피알>. URL: https://goo.gl/mw9x3y

14) Eun-Ju Lee & Edson C. Tandoc Jr. (2017). When News Meets the Audience: How Audience Feedback Online Affects News Production and Consumption. Human Communication Research. 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15) “독자의 피드백은 뉴스 웹 사이트, 소셜 뉴스 어그리게이터(aggregator), 언론사나 개인의 소셜 미디어 페이지처럼 다양한 인터넷 기반 플랫폼에서 전달되는 뉴스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을 의미한다. 그것은 언어적(이용자 의견) 또는 비언어적(숫자 등급, 클릭으로 보기) 형태(message)로 남겨질 수 있다.” ; 앞의 Eun-Ju Lee & Edson C. Tandoc Jr. (2017).

16) “바람직한 뉴스를 구성하는 하위 요소는 ① 공정성: 다양성, 담론적 공정성, 포괄성 ② 품질: 정보성, 타당성, 적절성 ③ 품위: 존중과 관용, 진정성, 정상성과 중용이라는 얼개를 지닌다.” 이준웅ㆍ김경모 (2008). ‘바람직한 뉴스’의 구성조건. <KABS 방송연구>, 통권 67호. 

17) 언론사 뉴스 웹 사이트나 취재보도에서 사용하기 꺼리는 용어나 주제를 해시태그로 강조하거나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섹스, 폭력, 종교 등이다.

18)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여러 이해당사자는 물론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와의 소통 기회를 통해 공감대 형성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식의 스토리텔링 기법도 제공한다.

19) https://goo.gl/bwB7F

20) https://goo.gl/2w2rdB

21) https://goo.gl/ZZCrBf

22) “국내 언론사가 제정한 SNS가이드라인의 공통점을 요약하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의 성격이 개인 의견임을 명확히 밝히는 동시에 정치적 발언이나 상업적 이용, 사내 정보 유출 등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진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 회사 의도와는 무관하게 기자들의 SNS 활동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김창남 (2017. 5. 24.). 페북 등 개인SNS, 더 이상 사적 공간 아니다. <기자협회보>. URL: https://goo.gl/mh31wb

23) JTBC는 보도부문의 ‘소셜미디어 페이지 운영준칙’을 마련 중이다. JTBC의 브랜드와 방송영상을 사용하는 모든 개별 소셜 페이지는 명확한 목표, 일정한 기준과 절차를 따르도록 하는 내용이다. 구성원 모두가 ‘브랜드 매니저’로서 브랜드의 가치를 신중하게 대하는 업무태도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의 업무수칙을 제정하는 것은 국내 언론사로는 드문 일이다.

24) 동아일보의 ‘동아미디어그룹 사우들을 위한 소셜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 (2009)은 “사우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시글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진다.”며 ‘개임 책임’을 적시했다. 

25) 김균·이정훈 (2017). <디지털 시대의 언론윤리 시스템 연구>. 한국언론진흥재단.

26) 기자의 소셜미디어 활용에서 공적, 사적 영역을 나누는 것은 논쟁거리다. 소셜미디어의 독자들은 언론사 기자에게 분명한 관점과 개성을 기대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활동을 고수할 경우 명성과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7) ‘공동체’는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윤리’에서 중요한 키워드다. ; 앞의 김균·이정훈 (2017).

28) 언론의 윤리강령 제정은 20세기 초반에 시작됐다. 1926년 최초의 국제적인 윤리강령 (InterAmerican Press Associaiton의 윤리강령)이 나온 이래 현재 세계적으로 약 80개국 이상이 언론윤리강령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57년 신문편집인협회(편협)가 국내 최초로 ‘신문윤리강령’을 제정했고 그 이후 개별 언론사들의 윤리 강령 제정으로 이어졌다. 1988년 <한겨레>가 처음 공개했고 KBS가 최초의 방송강령을 1990년 내놓았다. 1994년에는 한국기자협회가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을 제정했다.

29) http://www.kijanews.co.kr

30)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187473.html

31) http://www.nytco.com/who-we-are/culture/standards-and-ethics/

32) 뉴욕타임스는 2017년 10월 기자들의 정치적 표현을 제한하는 논쟁적인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공표했다. The Times Issues Social Media Guidelines for the Newsroom http://nyti.ms/2yxpfk9

33) 앞의 Eun-Ju Lee & Edson C. Tandoc Jr. (2017).

34) 소셜 에디터(소통 에디터)가 소셜미디어 조직은 물론 전형적인 뉴스 생산 과정과 마케팅 부서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

35) “SNS를 통한 역의제설정, 의제확산자로서의 독자 영향력 부상, 메시지 확산의 속도폭 증가와 동원 기능, SNS 기반의 소셜뉴스 등장, 취재관행과 가치의 변화, 보도도구로서의 언론사 및 기자 소셜 계정, 크라우드소싱 부상” 등 소셜미디어와 언론 간에는 다양한 이슈가 존재한다. ; 황용석(2011). <SNS와 언론보도>. 언론중재위원회 정책심포지엄 발제문.

36) 수용자와의 양방향성을 가능케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종전의 저널리즘 원칙을 변경시키는 역할을 한다. 뉴스조직과 기자의 온전한 통제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반응, 토론 등의 참여 행위로 정확성, 공정성을 검증 및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뉴스 갱신으로 사안과 정보에 맥락을 제시해 정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즉, 독자와 대화하고 공감하는 소셜미디어의 활용 전략은 저널리즘의 신뢰성, 투명성을 담보하는 열린 과정이다.

37) Kellie Riordan (2014). How legacy media and digital natives approach standards in the digital age. 양정애ㆍ김선호ㆍ박대민 (역)(2015).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원칙>. 한국언론진흥재단.

38) 앞의 김균·이정훈 (2017).

39) 앞의 황용석 (2011).

40) 박선희 (2012). SNS 뉴스 소통. <언론정보연구>, 40권2호.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41) Y de Haan, A Landman & JL Boyles (2014). Towards Knowledge-Centred Newswork: The Ethics of Newsroom Collaboration in the Digital Era. London: IB Tauris & Co Ltd.

* <언론중재>에 게시된 원본 PDF입니다. 내려받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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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예능과 드라마에서 변화하는 `어머니`

TV 2017.05.23 16:37 Posted by 수레바퀴

어머니는 동서고금을 통해 늘 일관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조금씩 다른 어머니의 모습이 나타난다. 최근 TV프로그램에서 그려지는 어머니는 수동적이고 헌신적인 것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인자하고 자애로운 캐릭터와 도전적이고 주도적인 캐릭터가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리운 그 이름, 어머니! 누구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따뜻한 기억을 담고 있는 만큼, TV 속에서 어머니의 ‘삶’과 ‘모정’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져 왔습니다. 특히 자식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은 늘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며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송에서 그려지는 ‘어머니’의 모습도 다양해졌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상과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반영! 단순히 희생하는 어머니를 넘어 워킹맘의 삶 혹은 모녀 관계에 있어 어머니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의미부여가 등장합니다. 예전보다 보다 새로운 관점에서 어머니의 역할과 의미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TV 로 보는 세상>에서도 우리 시대,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정>의 이미지에 대해 분석해 봅니다.

Q. 최근 예능이나 다큐멘터리를 살펴보면 어머니나 모정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보다 증가했는데요. 이러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예능 - 사돈끼리 / 엄마가 뭐길래 / 미운우리새끼/ 며느리 모시기 다큐- 휴먼다큐 사랑 /MBC 스페셜 - 착한 내 딸의 반란, 엄마처럼 안살아 / 인구절벽 원년보고서 등)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경쟁은 치열합니다. 시청자들은 소외와 차별을 겪으면서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그 자리를 지키며 무한한 사랑의 가치를 전합니다. 시청자들은 이런 어머니의 모습에서 위로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Q. 특히 그간에는 단순히 전통적인 어머니 상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워킹맘의 모습이나 혹은 변화하는 가족관계에서 자신의 인생을 찾는 모습으로 그려지거나 모권이 강해지는 사회에서 갈등의 한 축으로 그려지는 등 다양한 상황과 관계를 조명하는 내용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고 계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헌신적, 희생적이었던 기존의 어머니와 스스로 인생을 모색하고 리드하는 주체적인 어머니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가족간의 관계를 그리는 드라마나 예능에서 어머니의 부상은 새로운 갈등과 화해, 희로애락을 주는 동력이 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는 겁니다. 

Q. 방송에서 그려지는 어머니의 이미지가 전통적인 모습을 탈피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분석 부탁드립니다.

어머니와의 관계 설정을 다시 가다듬게 합니다. 어머니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심리적, 내적 갈등과 번민에 있는 대상임을 인식하는 것이죠. 늘 의지하고 기대할 수 있는 대상에서 고민을 나누는 동료, 즐거움을 공유하는 파트너, 도움을 주는 대상으로 확장되는 겁니다. 

Q.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따뜻한 모습의 어머니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어머니의 전통적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계속 어필하는 이유를 설명 부탁드립니다.

어머니는 항상 깊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잘못과 실수, 무능과 부족함을 덮고 채워주는 언제나 관대한 분입니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사회에서 넉넉하고 평안함을 주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그런 어머니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늘 변하지 않는, 에버그린 콘텐츠로서의 매력을 발합니다. 

Q. 시대의 흐름에 맞는 바람직한 어머니 상을 제시하기 위해 방송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제언 부탁드립니다.

어머니상의 변화 과정에서 가족과 사회의 관심과 격려로 극복해가는 모습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또 눈물짓고 답답해하는 어두운 어머니가 아니라 즐겁고 밝고 행복한 어머니로 그려지면 좋겠습니다. 특히 어머니가 주인공을 보조하거나 뒤에 있는 그림자처럼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으면 합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5월23일 방송된 MBC<TV속의 TV> 인터뷰를 위해 미리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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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저널리즘을 제언하는 뉴욕타임스의 혁신 프로젝트. 신뢰와 소통의 문명을 재현하는 퀄리티 저널리즘이야말로 디지털 혁신의 최고 덕목이어야 한다.


"언론의 미래는 디지털에 있다"란 선언적 화두가 제시된지 어언 10여년. 전 세계 전통 뉴스 미디어의 숨가쁜 혁신 변주곡이 요란하게 켜졌지만 안갯속인 뉴스 시장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언론은 매체 포화와 포털사이트 등이 압도하는 시장 경쟁 질서가 이어지며 생존마저 힘에 부치는 양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의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를 통한 뉴스 이용은 한국이 28%로 2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사실상 최하위권에 속했다.

또 포털 및 검색 서비스에서 뉴스 소비를 시작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0%로 세 번째로 높았다. 온라인 뉴스 소비에서 스마트폰을 주로 이용하는 비율(48%)은 가장 높지만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 뉴스를 이용할 때 뉴스미디어의 브랜드를 인지한다는 비율은 가장 낮았다. 언론사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이 뉴스 소비의 출발점이라는 응답은 불과 13%였다. 

또 "뉴스를 거의 항상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26개국 중 22위였다. 35세 미만 젊은 세대는 고작 10%만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온라인 뉴스 유료 구매 경험은 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 기관이 국내 디지털 뉴스 생태계를 들여다본 성적표치고는 우울한 잿빛이다.

정론을 펼친다는 언론산업은 왜 불신받는가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5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서도 전통 뉴스 미디어의 입지 축소는 거듭 확인됐다. 가장 일반적인 시장 지표인 신문 구독률은 2004년 48.3%에서 2015년 14.3%로 계속 떨어졌다. 열독률은 같은 기간 70.6%에서 25.4%로 급감했다. 

미디어별 하루 평균 뉴스 이용시간도 종이신문(7.9분)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한 지상파 방송사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의 수도권 시청률은 2% 대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비해 인터넷은 103.8분, 소셜미디어는 22.7분으로 전통매체를 압도했다. 

뾰족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해외 언론의 '청사진'만은 희망의 좌표로 자리잡았다. 7명의 <뉴욕타임스> 기자로 구성된 '2020 그룹(The 2020 Group)'이 올해 초 공개한 '독보적인 저널리즘(Journalism that stands apart)'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디지털 퍼스트(digital-first) 전략을 금과옥조로 받아들이게 했던 2014년 5월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의 재탕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그 울림은 명징했다. 최근 2~3년 사이 독자가 주로 이용하는 매체 조합 즉, '미디어 레퍼토리(media repertoire)'나 콘텐츠의 형식 선호에 맞춰 대다수 언론이 기울인 다채로운 노력의 중심에 저널리즘 가치라는 근원적인 성찰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디지털이 희망이라면서 왜 제대로 하지 않는가

지난 2012년 아름답고 역동적인 그래픽을 탑재한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뉴스 ‘스노우폴(Snow Fall)’은 한국언론에 큰 자극을 줬다. 수많은 뉴스 형식 실험이 곧바로 전개됐다. 그러나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보여주기식’ 접근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것조차 만들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던 '카드뉴스'의 경우 불과 1~2년 사이 '이용 피로도'만 쌓였다. 한때 수백만 클릭을 기록하던 데서 지금은 뉴스 혁신의 '체면치레'나 하는 것으로 전락했다.

이러는 사이 '포털 검색어 기사', '자극적 제목달기' 등 '옐로우 저널리즘'의 멍에를 벗어던지지 못한 것은 물론 '기사형 광고'를 내세운 '상업성'의 그늘만 짙어졌다. 결국 십수년 동안 포털사이트로 넘어간 뉴스 이용 점유율을 되돌리지 못한 채 고착화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대다수 언론이 '포털 탈출'의 기대주로 꼽은 소셜미디어에서도 논란만 커졌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뉴스 스타일은 쏟아냈지만 콘텐츠 완성도는 물론 독자 '소통'은 여전히 부족했다. 더구나 일부 언론사 소셜미디어 운영자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아 '드립' 논란만 일으켰다. 정규직이 아니라 수개월 짜리 인턴을 뉴스룸에 투입하고 '갑질'하는 뉴스룸의 허위의식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품격 있는 저널리즘의 격과 결은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트렌드에 맞추는 콘텐츠 생산의 함정

반면 ‘스브스뉴스'-'비디오머그'의 SBS, '소셜스토리'의 JTBC 등 방송사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큐레이션, 기자의 직접 참여로 브랜드 마케팅까지 확장하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시도가 '완성품으로서의 뉴스'가 아닌 '과정으로서의 뉴스'를 관철하는 자극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과정으로서의 뉴스'란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며 더 나은 가치를 수렴해가는 뉴스다.

이를 위해 <뉴욕타임스>는 "독자에게 보다 중요한 목적지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 위상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보도(report)'와 '직원',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특히 트래픽과 페이지뷰의 성장전략은 폐기하고 독자의 습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긴 안목을 우선시할 것을 내세웠다. 당장의 생존과 효용성을 위해 방치하는 '베끼기', '짜깁기', '따옴표 보도'를 버릴 것이란 경고이기도 하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온라인 뉴스 동영상의 미래(The Future of Online News Video)' 보고서는 뉴스 동영상의 현주소를 뼈아프게 진단했다. 온라인 뉴스 사이트 30곳의 동영상 채널에 머무른 시간이 전체 평균 방문 시간의 2.5%에 그쳤다. 북미 지역에 한정된 통계지만 뉴스 동영상이 텍스트에 비해 실제로는 많이 소비되지 않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국내 언론은 이같은 냉정한 진단과 측정은 생략한 채 '모바일 퍼스트', '비디오 퍼스트'라는 수사적인 자기 최면에 갇혔다.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자체 플랫폼 강화 노력은 포기하고 독자는 실종된 언론사 간 순위놀이에 매몰됐다. 실제로는 포털사이트나 소셜미디어를 위한 '봉사' 뿐이면서도 독자 접점 확대로 미화했다. 이 과정에서 뉴스조직의 다수 구성원이 우리가 왜,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합의하고 움직이는 진지함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었다.

업의 본질은 품격과 신뢰의 저널리즘이다

<뉴욕타임스>는 단지 풍부한 멀티미디어를 제공하는 선에서 머물지 않으려면 지금과는 180도 다른 차원과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자를 비롯한 전체 구성원의 채용과 교육, 인사는 물론 취재와 보도의 수준, 콘텐츠, 업무와 역할을 세부적으로 재정의하는 밑그림을 강조한다. 디지털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전통 뉴스 미디어는 뉴스 콘텐츠의 상품성 약화, 독자와의 상호성 미흡, 네트워크 생태계에서 연결성 빈곤으로 생태계의 주변부에 배회하고 있다. 6년 전 0명에서 1년 전 100만명 이상의 디지털 독자를 보유한 <뉴욕타임스>는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커머스의 위기를 '품격의 저널리즘'으로 극복해온 혁신 리더다.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저널리즘 구현, 즉 '업의 본질‘ 추구가 진정한 성장과 닿아 있음을 역설해왔다. 

<뉴욕타임스>는 무엇보다 왜 뉴스조직을 바꾸어야 하는지의 의문 즉, 원칙과 방향을 명확히 하는데 초점을 둬 왔다. 현대의 광고주들은 콘텐츠 소비를 위해 언론사의 플랫폼에서 오래 머물고 호기심과 의견을 드러내는 고객에게 주목한다는 것 쯤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이 경쾌한 권위와 명성을 구가하는 신문은 고객이 원하는 정보 제공이야말로 언론사의 디지털 플랫폼이 추구하는 제1의 목표임을 거듭 되뇌인다. 첫째, 매일 습관처럼 찾아오는 곳 둘째, 시간을 아낌없이 쓰는 곳 셋째, 기꺼이 구독료 지불의사를 품게 하는 곳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이다. 

즐겁고, 유익한 조언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진화 

특히 언론사가 생산하는 모든 뉴스는 단편적이거나 평면적이지 않고 시각화(Visual-first),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같은 디지털 테크놀러지의 옷을 입는다. 모든 개별 뉴스는 다른 연관 정보들과 함께 구조화된다. 

고객을 즐겁게 하고 판단을 돕는 유익한 조언도 추가된다. 가령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설득한다. 이같은 '서비스 저널리즘'을 선언한 <뉴욕타임스>는 아예 상품 추천 서비스 와이어커터(Wirecutter)와 스위트홈(Sweethome)을 잇따라 인수했다. 정보 생산자로서의 지위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안내자(guidance)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론 본연의 활동이 줄어들어서도 안된다. 탐사보도나 인사이트를 담은 논평 등 품격있는 저널리즘은 혁신의 변함없는 중심축이다.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네트워크 생태계와 충돌하는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칼럼은 지양한다. 그 대신 '다양성'과 '전문성'을 뉴스의 최고 가치로 다뤄간다. 

유연하고 탁월한 구성원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비디오 그래픽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등 기술 분야의 권위자들은 충분히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언론사의 R&D 예산은 전무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금지원 없이는 인프라 투자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뉴스조직의 진화를 돕는 사회적 후원도 극히 제한적이다.   

독자 데이터·수익모델과 디지털 기술의 접목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가 발표한 '2017년 10가지 이슈'는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에 상당한 내용을 할애했다. 언론사들이 처한 재정적 어려움 때문이다. 여기에는 언론과 광고주 사이의 구도가 재편되는 조짐이 있다. 가령 '브랜드 저널리즘'에 나선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미디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언론사가 우수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광고주를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여명이 넘는 인력으로 자체 뉴스룸을 갖춘 한 대기업은 "우리는 (광고 관행을 바꿀) 준비가 됐지만 언론은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에둘러 현장을 표현했다. 사실 혁신은 기자들이 모여 있는 뉴스룸만의 문제는 아니다. 마케팅, 비즈니스 전담 인력들도 융합적인 매체 환경을 주도할 기술 역량을 갖춰야 한다. 편집국과 광고국 간의 '매출 경계 갈등'이 아니라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 인프라를 언론사 내부에 갖추는 시급하다. 

불확실한 콘텐츠 유료화의 과제도 만만찮다. 언론사와 기자들은 스스로 생산한 뉴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겠지만, 독자들이 외면하는 콘텐츠라면 애써 시간과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우리 고객이 될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과정이 없다면 일방적인 뉴스일 뿐이다. "언론은 모르지만 페이스북과 구글은 알고 있다"는 독자와 관련된 데이터 수집, 활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포털사이트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자나 대학, 연구자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펼쳐야 한다.  

뉴스 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국내 시장에선 비미디어 부문의 수익 다각화는 앞으로 특별한 의제가 될 것이다. 언론 브랜드의 힘이 있을 때, 재능있는 파트너들과 함께 미래 비전을 그리는 큰 그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안팎의 스타트업 창업 지원, 치밀한 투자 분석을 체계화하는 마케팅과 비즈니스의 시야가 필요하다. 

디지털 대응 속도와 트래픽에 주력하면서 놓쳤던 저널리즘의 가치를 복원하는 혁신 어젠다.


디지털 리더십·파트너십·멤버십·성과의 재정의 필요

2017년 세계 신문업계는 광고수익(628억 달러)보다 구독수익(639억 달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의 차별화·고급화·전문화에 따르는 일관된 투자 못지않게 독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물리는 커뮤니케이션과 커뮤니티로 뒷받침해야 한다. 페이지뷰만 기록하고 사라지는 휘발적인 이용자에서 평판과 콘텐츠를 갖춘 참여지향적인 독자를 흡수할만한 멤버십이 나와야 한다. 

디지털의 성과 재정의도 필수적이다. <뉴욕타임스>는 "가장 성공적이며 가치 있는 기사는 가장 많은 페이지뷰를 얻은 것이 아니다"라고 정의한다. 다른 매체에서 접할 수 없고, 통찰력과 영감을 얻는 뉴스라면 비록 트래픽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단독과 특종의 낡은 우상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단 한명의 독자라도 공감·반응할 수 있는 콘텐츠에 방점을 둬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도 각별한 이슈다. 정치권 광고주 출입처를 중심으로 전통적 유대와 연고에 기반한 '아날로그 리더십'을 뛰어넘는 '디지털 리더십'을 정립해야 한다. 디지털 리더십은 평등성, 개방성, 투명성, 상호성 같은 네트워크의 특성을 껴안은 통찰과 결단이다. 이는 개인의 다양성을 지지하고 집단지성의 잠재성을 도모하는 창의적인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협력자를 넓고 깊게 상정하는 디지털 리더십은 콘텐츠와 관련있는 것이라면 다리를 잇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동차, 생활가전 등 그동안은 거리가 멀었던 이종사업도 협력의 관점에서 다룬다. 위계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라 유연한 대화의 장을 지지한다. 더 나아가 각계의 전문가들은 물론 독자들과 친근한 벗을 자처한다.  

한국판 혁신보고서를 낸 <중앙일보>의 드문 도전은 겨우 1년여의 시간을 지났다. 척박한 국내 뉴스 시장에서 성공 사례가 나오려면 그 누구든 조급증은 버려야 한다. 폭증하는 뉴스의 시대, 다양하게 분화한 뉴스 소비자에게 '저널리즘의 가치'를 복원하는 공동의 자정과 분발이 절실하다. 허울과 구호 뿐인 지금까지의 디지털 혁신 논의를 넘어선 '신뢰·소통·독자'의 가치를 곧추세우는 대장정이 시작돼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관훈저널> 142호(2017년 봄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원고 작성시점은 2월 초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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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의 변화

Online_journalism 2017.02.20 09:14 Posted by 수레바퀴

뉴스의 폭주 시대다. 뉴스를 만나는 독자들은 분화하고 있고 언론사는 이들과 조응하기 위해 부산하다. 뉴스의 형식 변화에 많은 변화가 거듭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속에서 기억나는 뉴스와 언론은 보이지 않는다. 독자가 원하는 것에 포괄적으로 조응하는 서비스저널리즘까지 등장한 마당에 좌고우면할 시간은 없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리가 전제해야 할 것은 없는가? 스토리텔링의 범람에서 성찰해야 할 지점이다.


"디지털에서 만나는 뉴스는 수십 년 전의 출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통매체의 콘텐츠가 소셜과 모바일에 억지로 끼워 맞춰지고 있다" 

2016년 말 조나 페레티 <버즈피드> CEO가 구성원들에게 보낸 글이다. 전통매체는 여전히 인터넷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반면 <버즈피드>는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이 결합한 소셜미디어에서 '항상 공유할 만한 콘텐츠'를 내놓는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에서는 '공감성, '이면성', '인간적 흥미성' 등의 뉴스 가치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텍스트에서 멀티미디어로만 끝나지 않고 '사적 영역의 뉴스화’, ‘주관적 의견의 뉴스화’, ‘조각 사건의 뉴스화’ 등 내용적인 전환도 모색된다.

실제 현장에서의 뉴스 혁신은 육하원칙(5W1H)의 뉴스 문법 극복, 다양한 표현 적용, 퀄러티(Quality) 저널리즘으로 전개돼왔다. 2012년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 '멀티미디어 인터랙티브 뉴스'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뉴욕타임스의 '스노폴(Snow Fall)'은 결정타였다. 

'스노폴' 직후인 2013년은 국내에서도 '인터랙티브 뉴스'가 서막을 알린 해였다. <경향신문> '그 놈 손가락', <한국경제> '사물인터넷 빅뱅이 온다', <매일경제> '경주마 당대불패 이야기', <아시아경제> '그 섬 파고다' 등 장기간 준비한 작품들이 빛을 봤다.  

정보 구조화, 집단지성 활용, 산학연계 등 울림이 있는 시도도 쏟아졌다. 주간지 <시사IN>의 '응답하라 7452'는 세련된 디자인과 화려한 인터랙티브를 줄이는 대신 메시지 자체에 초점을 뒀다. 지역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부산일보>의 '석면쇼크'도 이 무렵 공개됐다. 

2010년 전후 <연합뉴스>를 필두로 <조선일보>, <한겨레> 등의 디지털 부서에서 크고 작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첫 선을 보인지 3년여 만에 재점화했다. '2016 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중앙일보>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 모션 그래픽 100만 촛불의 과학' 그리고 <경향신문> 최순실 게이트 관계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등 수작이 적지 않았다.

사실 국내 언론에서 체계적인 디지털 뉴스 생산이 본격화한 것은 인터랙티브 뉴스가 아니라 카드뉴스다. 2014년 미국 <복스뉴스>는 '카드스택(card stacks)'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고, 턱밑에서는 <피키캐스트>의 재미있는 카드뉴스가 대파란을 일으켰다. 

카드뉴스는 카드 규격의 공간 안에 사진과 텍스트를 담아 한 장씩 넘겨보는 스와이프(swip) 구조로 돼 있어 모바일에 최적화돼 있는 포맷이다. 크게 기존 보도물을 요약하는 것, 인물과 주제를 설명하는 것, 수치나 통계 따위를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나뉜다.

지난해 대부분의 언론사는 카드뉴스에서 폭넓은 소재를 다뤘다. 2015년 초 SBS <스브스뉴스>가 '최저 시급으로 '밥상 차리기'…각 나라별 사진 화제' 등 재미와 정보를 담은 카드뉴스로 소셜미디어를 주름잡은지 2년 만이다. 

카드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 '티타임즈(TTimes)'도 탄생했다. 네이버 포스트, 카카오 1분(boon) 등 양대 포털사이트도 모바일 카드뉴스에 힘을 실어줬다. 이 결과 <조선일보>, <한국일보>, <민중의소리> 등 대부분의 뉴스조직이 카드뉴스 제작에 뛰어들어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페이스북을 비롯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모은 것은 카드뉴스 뿐만 아니라 '리스티클 뉴스'에서도 찾을 수 있다. 리스트(list)와 아티클(article) 합성어인 리스티클은 기사제목에 소재와 숫자를 제시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요약한 정보를 나열하는 게 일반적이다. 

카드뉴스처럼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의 콘셉트를 가진 리스티클은 '40대 직장인이 챙겨야 할 금융상품 5가지',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10곳' 등 소셜미디어 공유에 최적의 형식을 주도해왔다. 한때 언론사 간 베끼기가 넘치면서 피로도가 고조됐지만 간편한 제작과 배포 등 업무 효율성으로 카드뉴스와 함께 꾸준히 성장했다. 

모바일 플랫폼에 비디오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며 카드뉴스에서 클립 영상으로 대세가 이동하고 있다. 클립 영상은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의 대표 주자로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됐다. 

천편일률적인 뉴스 영상 재가공에 머물던 클립 영상은 기자들이 직접 해보는 체험형, 취재 현장을 라이브로 전하는 중계형, 중요 부분을 요약하거나 그래픽과 자막을 입히는 하이라이트형, 함께 토론으로 이슈를 풀어가는 방담형, 기존 자료를 짜깁기 한 재활용형, 독자 제보형·참여형, 페이스북 라이브 여론조사 등 여러 갈래로 진화했다.  

클립 영상은 스포츠·예능 등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한 KBS, MBC, SBS 등 대형 방송사의 활용도가 컸다. 편집 노하우와 제작 인프라가 한 수 앞섰다. 독보적인 SBS <비디오머그> 못지않게 JTBC 등 4개 종편사도 거들었다. 

독자가 문의하고 기자가 피드백하는 참여형 라이브 외에도 정규 뉴스 프로그램에서 미처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셜 전용 기획 프로젝트가 잇따랐다. 정치이슈를 쉽게 소개한 '100초 정치수업', 출연자가 미션을 수행하는 '치킨 게임' 시리즈,  '어려워진 운전면허 기능시험 테스트' 등 <노컷뉴스> '씨리얼(C-Real)'은 강의형·드라마형 같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앞세웠다. JTBC는 '전기료 누진제 소송 이슈'처럼 시의성 있는 주제에도 순발력 있게 대응했다. 

<KBS 뉴스>의 '아침뉴스'는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를  통해 기상 리포터가 방송과는 다른 자유롭게 날씨 예보를 전했다. 머리를 긁적이거나 독자의 댓글을 읽어주는 등 친구같은 모습이다. '뉴스의 예능화'란 비판도 있지만 '친근한 뉴스'란 이미지와 '관계'를 덤으로 얻었다.

뉴스의 외연을 넓히고 독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관되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JTBC는 페이스북 '사회부 소셜 스토리'를 통해 기자들을 스토리텔러로 내세웠다. 우선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에 훌륭한 수준의 '티저(teaser) 영상'을 공개해 실제 방송 시청으로 유도했다. 또 '미리보는 뉴스룸 #큐시트'로 흥미를 유발했다. 

물론 JTBC는 홈페이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에서 라이브 중계를 진행했다. 정규 방송이 끝난 직후 페이스북에서 기자와 앵커가 어우러진 '소셜 라이브'는 중단없는 뉴스 소비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 

뉴스를 색다르게 구현하고 이것들을 물 흐르듯 연결하는 방식은 JTBC 브랜드에 대한 교감을 넓혔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 리서치 부문 대표는 "기자나 부서, 앵커가 전면에 등장하는 페이스북 전용 콘텐츠는 다른 시사프로그램의 시청으로도 연결된다.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휘발적이고 느슨한 경험(Reader Experience)에서 지속적이고 강렬한 경험(Fan Experience)을 제공해 골수 팬을 형성하는 전략인 셈이다.  

방대한 자료에서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데이터저널리즘'이 폭넓게 다뤄진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KBS 보도국 데이터저널리즘팀 '고병원 조류독감 이렇게 퍼졌다', SBS 뉴미디어국 데이터저널리즘 서비스 브랜드 '마부작침'의 20대 총선, YTN 보도국 데이터저널리즘팀, <중앙일보> '데이터로 보는 뉴스세상(DATADATE)' 등이 두드러졌다. 

콘텐츠의 절대량이 많아질수록 선별된 양질의 정보 수요와 차별화한 형식의 몰입도는 커진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를 주제별, 타깃별로 콘텐츠 생산과 유통을 추진하는 '분산 미디어' 전략으로 확장한다. 세대·나이·지역 친화적인 니치(niche) 콘텐츠에 비중을 둔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두텁다.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2016년은 전통매체의 특종 경쟁이 디지털 뉴스 시장을 지배했다. 촛불집회를 라이브로 중계하는 영상이 압도했다. 정치 이슈가 온라인 저널리즘을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뉴스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뉴스 이용은 언론사 채널이 아니라 여전히 포털에서 이뤄진다. 뉴스 혁신 성과가 높게 나올 수 없는 환경이다. 유도현 대표는 "트래픽이 급증한 조선일보 '스낵(snac) 서비스'처럼 현재 연성 뉴스는 유효한 대응이다. 뉴스 혁신 그 자체에 주력한 것이 아니라 유통 채널 다변화로 시장 경쟁구도를 바꾸려는 여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뉴스의 위기는 가짜 뉴스(fake news)와 필터 버블(filter bubble)에서도 불거졌다. 뉴스 생산의 전문성이 엷어지는 가운데 누구나 허위 정보를 마구 유통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의 온상으로 도마에 오르내렸다. 

또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편향적인 정보 선별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소셜뉴스중개자 즉,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의 기호나 취향을 반영한 내용만 뽑아서 전달하면 다른 사실을 접할 기회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독자들도 소셜미디어에서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과 교류할수록 다양한 정보 노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뉴스의 신뢰 회복을 위해 '팩트 체크(fact check)'와 '테크 저널리즘'이 부상했다. 미국의 주요 뉴스 미디어는 대선 후보자의 TV토론 프로그램과 인터넷을 접목했다. 후보자가 과거에 발언한 내용이나 관련 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검증했다. JTBC 뉴스룸은 '뉴스룸 팩트체크' 페이스북 페이지와 연동해 사실 검증 채널로 입지를 굳혔다.

4년 전 시작된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 신문사 팟캐스트(pod cast)는 시사 분야 팟캐스트 영역에서  <한겨레> '김어준의 파파이스'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기자나 유명인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주효했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드론 등 첨단 기술과 결합된 테크(tech) 저널리즘도 화제였다. 기존 화각을 넓힌 360도 영상으로 통용되는 VR영상은 <한경닷컴> '뉴스래빗의 '아수라장 조계사' 보도를 시작으로 '"아들에 죄책감 없어요?"…잔인했던 부천 현장검증', '가장 추운 날…어쩌면 가장 따뜻했던 소녀' 등으로 주목받았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동으로 뉴스를 생성하는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은 <LA타임즈>의 실시간 지진 속보 작성 로봇기자 '퀘이크봇(QuakeBot)'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시황 기사를 쓰는 2015년 초 <파이낸셜뉴스>의 ‘아이엠에프엔봇(IamFNBOT)’, 기업 공시자료를 전하는 <매일경제> 스타트업 '엠로보' 그리고 올 1월 <헤럴드경제>의 '히어로(HeRo)'로 이어졌다.  

드론은 2014년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때 조명받았지만 비행금지구역, 야간비행 금지 등 항공법의 제약과 전담인력 부족으로 신문사의 경우 취재 과정에 광범위하게 쓰이지 못했다. 그러나 독자 제보, 공모전 등의 형태로 가능성을 타진하는 언론사들도 하나둘 생겼다. <한경닷컴>은 외부 전문기관과 '한경 드론영상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사업화를 추진했다.  

강정수 대표는 "해외 뉴스 미디어는 디지털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술력과 콘텐츠가 우수한 스타트업이나 고객층을 확보한 온라인 미디어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내부 실험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외부 협력을 통한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독자가 문제 해결이나 판단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정보를 흥미와 호기심을 곁들이며 제공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중앙일보>·JTBC는 올해 초 독자가 직면한 문제와 사회적 이슈를 여론화하고 대안을 찾는 열린 소통 채널 '시민마이크'를 오픈했다. '시민마이크'는 특정 주제에 대해 독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광장이다.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는 기법도 여럿 나왔다. <중앙일보>는 판결 데이터를 기초로 헌재와 독자의 인식 차이를 알아보는 '당신과 헌재의 싱크로율은?', '초간단 정치성향 테스트' 등 '뉴스퀴즈'를 꾸준히 선보였다. 

크고 작은 뉴스의 혁신들이 쏟아졌지만 '거품'론도 제기된다. 뉴스 스타트업 한승곤 <뉴스룸(Newsroom)> 대표는 "전통매체는 지나치게 '완성도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시장의 경향은 쉽게 전달하고 널리 공유하는 것이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 제공할 수 있는 가변형 생산 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 형식 못지않게 조직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유도현 대표는 "독자를 고객으로 인식하고 성향을 파악하고 개인화 뉴스를 제공하는 활동이 커지고 있다. 핵심 독자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채널에 대한 맞춤형 접근으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며 뉴스 혁신 방향을 설명했다. '브랜드 선택과 목적지향 독자' 또는 2030 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스마트 유저'를 발굴하고 이들과 호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를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뉴스에 관여하는 참여자로 상정할수록 뉴스의 변신은 필연적인 흐름이다.  

<뉴욕타임스>는 1월 미래 비전을 담은 <2020 보고서>에서 비주얼(visual) 형식과 '서비스 저널리즘(service journalism)'을 내세웠다. 독자가 견인하는 뉴스의 시대를 상징한다. 지난해는 다채로운 뉴스 형식을 풀어내며 독자와의 눈높이를 맞춰 봤다면 앞으로는 열성적인 독자와의 소통, 참여와 협력에 방점을 둬야 한다. 닫힌 커뮤니케이션에서 열린 커뮤니티로, 일방적인 콘텐츠에서 공감하는 문화로, 지식에서 지혜의 틀로 뉴스 경쟁력을 재정의해야 한다.


덧글. <신문과 방송> 2월호 원고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월 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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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다큐멘터리 MBC스페셜.


Q1. 최근 <MBC스페셜>을 어떻게 보고 계시며,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양하고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서 시청자에게 유용한 정보와 의미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면 박세리 선수나 박태환 선수처럼 성공과 좌절 속에 놓였던 유명인의 뒷 이야기는 미처 몰랐던 생각의 지점을 남깁니다. 인구절벽, 저성장시대 등 공동체의 문제도 진지하게 다룹니다. 건강상식의 허와 실을 비추기도 합니다. 물건 보관이나 음식 건강, 가족 같은 생활밀착형 이슈나 무거운 현안 등을 잘 안배하며 조명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따뜻함과 냉철함이 공존합니다.

Q2. <MBC스페셜>은 반딧불이 생태 과정이나 엄마와 딸이 갈등을 해결 해 나가는 과정을 보다 상세히 다뤄 다큐멘터리를 이해하는데 도움 이 되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부 회차에서 다소 뜬금없는 마무리가 아쉬웠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진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6월 20일 방송에서 <신병영일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35 전차대대 육군 병사들의 생활이 공개되었는데 끝 부분에서 지금껏 소개되지 않았던 김민재 병장이 갑자기 나타나 다른 병사들과 이야기하고 부대를 떠나는 모습이 비추었습니다. 이후 포상휴가가 걸린 장기자랑 장면도 이어졌는데요. 끝 부분이 호국보훈의 달 특집 프로그램다운 여운과 감동이 주기에 약했고, 마지막에 충분한 정리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급히 끝맺은 인상을 줘 아쉬웠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6월 27일 방송분에서 <지상의 별 반딧불이>편을 방송하였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전남 순천시 선암사 스님들이 불공을 드리는데 몇몇 반딧불이 절 주변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선암사 반딧불이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었음에도 해당 장면이 나온 데다, 갑자기 절을 비추어주는 마무리가 다소 뜬금없어 보였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신병영일기>에선 내용 중간에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인물이 등장하거나 장기자랑 장면이 불쑥 나와서 ‘호국보훈의 달’ 취지와 맞지 않게 급작스럽고 가벼워 보였습니다. <지상의 별 반딧불이>는 아름다운 풍경에서 반딧불이를 다루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뜬금없이 절에서 날아다니는 반딧불이가 나와 ‘급조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완성도를 높이려면 사실 즉, 정보 사이의 연결성이 자연스러워여 합니다. 원인분석, 대안제시 같은 구체성도 입체적이어야 합니다. 시청자들이 다큐멘터리 장르를 선호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통해 여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층적인 사전 정보 수집, 풍부한 자료와 전문가 확보, 되도록이면 일정에 쫓기지 않는 제작환경을 유지하며 빈틈을 줄이는 치밀함이 중요합니다.

Q3. 더불어 해외 사례보다 국내 사례와 함께 수치를 제시 하는 등 깊이 있는 접근을 제시해주면 시청에 도움 될 것이라는 시청자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작진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7월 25일 방송분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1부 텅 빈 지갑, 쓸 돈이 없다> 편에서 일본과 비교한 경제 위기가 다양하게 소개되었지만 한국 경제 속 2-30대 젊은이들의 경기침체 속 빈곤에 대한 고찰이 밀도 있게 진행되지 않아 아쉬웠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8월 1일 방송분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 –2부 인구절벽을 넘어라>편에서도 대기업에서 신생기업을 만들어내는 중국의 사례, 그리고 자영업자의 창업을 돕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해주었는데 해외의 극복 사례를 짚기 전에 우선 우리 기업들이 하고 있는 노력, 그리고 실패 사례를 함께 소개해줬다면 더욱 향후 개선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며 전반적으로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데 주목하다보니 우리의 현실을 알려주는 데 다소 소홀한 인상이었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9월 12일 <버리기의 기적 2부 비우면 행복하다> 편에서도 버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물건을 사는 행위에 절제가 생겨날 수 있었다는 사례자 인터뷰에 있었던 어떤 통계를 통해 객관성을 더해줄 수 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과 더불어 소비가 이루어지는 맥락과 소비의 절제를 위한 노하우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다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

최근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 편에선 중국, 일본 등 해외사례 인용으로 그쳤습니다. 국내 시장 환경과 비슷한 나라를 소개하거나 국내 정보를 전하는 노력이 아쉬웠습니다. ‘버리기의 기적’ 편이나 ‘지방의 누명’ 편처럼 사례를 비교할 수 있는 구체적 시장 데이터가 보강된다면 더 신뢰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넷 검색에서 어느 정도 파악이 되거나 누구나 아는 이야기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시청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데이터에서 진실을 캐내는 과학적인 접근 태도, 다양한 사례와 예외적인 것들까지 놓치지 않는 열정이 제작진의 미덕이 돼야 할 겁니다. 데이터 과학자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관련 아이템에서 조언을 할 수 있도록 자문단이 확보되면 좋겠습니다.

Q4. 또한 <MBC스페셜은>은 시기적절한 주제와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함 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일부 회차에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해 궁금증이 남았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진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8월 1일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2부 인구절벽을 넘어라>편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현재의 저성장 기조에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설문조사를 통해 잘 드러났는데 정작 이런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이 어떤 현실적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궁금했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9월 5일 <버리기의 기적 1부 물건이 사는 집> 편에서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저장강박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 사례자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치료가 이루어지는지 치료의 효과는 어떨 지에 대한 궁금증도 남아 2부에 대한 시청관심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저장강박증 진단은 어떤 정도에서 내려지고 어떤 상태에서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지 구체적인 설명이 덧붙여졌으면 한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9월 26일 <밥상 상식을 뒤집다, 지방의 누명 2부>편이 방송되었는데 고지방, 탄수화물, 채소만 먹어도 그 안에 함유된 탄수화물 성분으로 5-10%가 채워진다는 것인지 궁금했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같은 날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배고플 때 먹으라는 것이 잠자리에 들 기전이라도 상관없으며 불규칙한 식사 습관도 문제없다는 것인지 궁금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주요 국가들이나 세계보건기구 등은 공식적으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는 시청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지방의 누명>은 '지방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는 메시지는 부각됐지만 알멩이가 부족하다, 구체적인 의학적 규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고지방 다이어트, '저장강박증' 등 의학적 검증이 필요한 부분에서 좀 더 전문적인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인상을 준다면 예기치 않은 혼란을 낳을 수 있습니다. 전문성을 담보하는 사전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5. 이밖에도<MBC스페셜>에 대한 아쉬운 점과 총체적인 제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MBC다큐멘터리는 그간 인간, 자연환경, 정치다큐 등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시대정신이 수렴된 아이템이었기 때문입니다. 유명인을 등장시키거나 선정적인 소재를 다루는 등 흥미 요소들에 빠지면 시청률은 오를 수 있지만 다큐의 품격은 떨어집니다. 생태, 에너지, 교육, 청년실업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에 더 주력하면 좋겠습니다.

덧글. 이 인터뷰는 MBC <TV속의TV> 10월11일 방송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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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디지털 스페셜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은 상하 좌우 분할 방식의 인터페이스다. 기자들과 디지털 어시스턴트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디지털스토리텔링의 정례화는 뉴스룸 구성원들의 디지털 융합을 촉매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이 반응하고 호응하는 인내의 시간을 견딜 장기적 관점이 견고하다면 말이다.


<중앙일보>가 22일 창간 51주년을 맞아 내놓은 '디지털 스페셜-대한민국 검사의 초상' 시리즈가 화제다. 다루는 소재도 놀랍고 전하는 방식도 완성도가 높아서다. 

'대한민국 검사의 초상'은 총 3개 시리즈 6개 챕터로 구성된 대형 프로젝트다. 중앙일보 법조팀 기자 일부를 비롯 총 9명의 취재기자와 영상, 디자인, 개발, 모션그래픽 등 10명의 어시스턴트들이 약 4주간 매달렸다. 텍스트, 영상, 사진, 데이터 기반의 인포그래픽, 내레이션, 아카이브를 활용한 포토 슬라이드 등 멀티미디어를 녹여냈다.

이날 내놓은 시리즈 1 '유예된 젊음'에 이어 9월29일  '영강님 혹은 검사 3학년', 10월6일 '떠난 자와 살아남은 자' 등 총 3편이 잇따라 공개된다. 종이신문 버전과 디지털 버전은 사실상 별도로 만들어졌다. 포털에는 전송하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김한별 데이터저널리즘 데스크는 "대한민국 엘리트 집단인 검사를 입체적으로 다뤄 보자는 게 콘셉트다.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접근했다. 애초 트래픽 같은 정량적 목표를 잡은 것은 없다. 2개 시리즈가 더 남은 상태이지만 안팎에서 호평을 들어 안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한별 데스크는 불과 2개월 전 디지털 업무를 맡게 된 18년차 종이신문 기자로 '해안침식, 백사장이 사라진다' 등 무거운 주제의 디지털 스페셜을 진행해왔다. 

김 데스크는 "디지털 업무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뉴스룸 모든 구성원들이 디지털 마인드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단 독자 반응은 비교적 '호의적'이다. 한 독자는 댓글에서 "지면 신문과 앱의 느낌이 다르다. 검사의 권력 부패가 사회구조적 연관성이 있다는 메시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응원했다. 이석우 <중앙일보> 디지털 총괄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미래의 신문은 디지털 스페셜 같은 느낌이 아닐까"라는 격려성 댓글이 이어졌다. 

지속가능한 디지털 콘텐츠 생산환경이 갖춰지는 <중앙일보>의 다음 실험들에 업계의 관심이 쏠릴 만하다. 

다음은 김 데스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모바일 버전에서 만나는 인터뷰 영상들. 영상 플레이어는 종전 JTBC 인프라에서 중앙일보의 자체 온라인비디오플랫폼(OVP)을 적용했다. 기술적으로도 진화하는 중앙일보 플랫폼은 척박한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Q. 검사를 다룬 아이템이 화제다. 아무래도 시의성이 있어 선택된 것 같다. 작업 과정을 소개해달라.

사회부 법조팀 기자를 비롯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에 소속된 기자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현직 검사 인터뷰는 아무래도 취재원 접근이 수월한 신문기자들의 도움이 컸다. 10명 이상의 법조인이 인터뷰에 응했다. 얼굴을 밝히지 못하는 인터뷰이들도 더러 있었다. 

일부에서 가벼운 주제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검사' 소재를 정한 뒤 추석 연휴 기간을 제외하고 약 4주 정도 작업했다. 동해안 침식 아이템처럼 한꺼번에 공개할 수도 있지만 분량도 많아서 나눠서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면기사를 만드는 법조팀 기자들은 전통적인 지면형식의 기사체로 다뤘다. 디지털 버전과 일부 중복되기는 하지만 구성이 전혀 다르다. 모션 그래픽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시합격 수기 등 독자들이 읽을 거리는 디지털 버전에 더 많이 넣었다. 앞으로 남은 시리즈 2개에서 공개할 것이다.

Q. 작업과정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면?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 소속 기자들이 디지털 버전의 콘텐츠를 먼저 작업했다. 지면 버전으로 리라이팅하거나 지면용 기사는 법조팀 기자들이 담당했다. 

그래픽 요소도 마찬가지다. 모션 그래픽 등 디지털 버전의 그래픽을 만들어 종이신문 제작부서에 소스를 전달하면 지면 그래픽용으로 재구성하거나 별도로 작업했다. 

일반적으로는 지면용을 만들고 인터넷 버전으로 만들지만 애초부터 디지털 버전으로 기획하고 준비했다. 시각 차이는 있겠지만 지면용을 디지털 버전으로 만드는 순서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Q. 인터페이스, 레이아웃 등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모바일 버전도 완성도가 높아졌다.

아무래도 디지털 부서는 젊은 인력들이 많다. 소통도 메신저 위주였다. 단톡방을 열어서 어마어마한 파일들을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점차 좋아진다"는 말을 들어 뿌듯하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디자이너와 개발자들과 논의를 했다. 

기존의 방식이 상하 스크롤 방식이었는데 이번에 상하, 좌우 축을 만들었다. 참고할만한 레퍼런스를 학습했다. PC버전은 스크린이 크니까 좌우분할이 가능한데 모바일 버전은 어렵다. 처음부터 모바일 버전은 별도로 기획했다. 

Q. 시간도 꽤 걸렸고 참여멤버도 많다. 기자만 9명이다. .

공개한 숫자로만 보면 20명 정도다. 하지만 법조 기자들이 검사 인터뷰한 것을 제외하면 상시적으로 취재한 기자는 디지털 부문 4명 정도다. 그밖의 개발자, 디자이너가 작업을 했다. 아이템 회의까지 포함하면 약 5주가 걸렸다. 시리즈 한 회별로 2개 챕터가 있으니까 모두 6개 챕터다. 현재 5개 챕터가 마무리된 상태이다. 뒷 부분은 계속 수정 보완 중이다. 

Q. 디지털 스페셜 '검사의 초상'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법조 기사는 사건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번 디지털 스페셜은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사고치는 검사, 영화에 나오는 검사 등 일반적으로 검사 이미지는 정형화돼 있다. 실제 검사들을 만나면 많이 다르다. 80~90%는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이다. 일부가 일탈을 저지른다. 

그래서 '검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쪽으로 결정했다. 사법고시 준비하는 검사되기 전, 실제로 검사생활 무렵, 검사 이후의 모습 이렇게 세 가지 흐름으로 검사의 '일생'을 다큐멘터리 기법을 차용했다. 독자들이 '검사'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됐으면 싶다.

Q. <중앙일보>의 최근 디지털 콘텐츠 실험이 주목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디지털 부문을 맡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배워가고 있다. 이런 걸 해보는 게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의 디지털 경험과 자산을 확대하는 쪽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중앙일보> 내부에선 디지털 업무가 가외로 하는 차원이 아니라 디지털을 중심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디지털 스페셜처럼 디지털 담당 부서만 이런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편집국 기자들을 비롯해 전체가 관여하는 방식으로 향하고 있다. 

디지털 부문은 선제적으로 실험을 주도하고 경험을 확산하는 선두조직이 되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종이신문 기자들에게 확산돼 '디지털 융합'이 정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Q. 중앙일보 뉴스룸 융합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기사(오디언스 맞춤형 디지털 콘텐츠 생산)’를 먼저 올린 뒤 각 매체의 특성에 맞도록 기사를 재가공해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안다.

모든 것이 실험하는 과정이다.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형식적으로, 내용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연성 콘텐츠를 주로 하는 쪽도 있고 우리처럼 경성 소재를 다루는 쪽도 있다. 앞으로도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제대로 된 방향을 잡기 위한 실험과 공부는 바로 독자 중심, 고객 중심 콘텐츠 생산이 아니겠는가. 기존의 공급자 마인드에서 소비자 마인드로 가는 실험으로 이해한다.

디지털 스페셜 '검사의 초상'을 주도한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는 <중앙일보> 직제상 디지털총괄 산하의 한 부서다. 디지털총괄은 디지털담당, 멀티미디어담당, 디지털편집데스크 등 3개 조직을 두고 있다. 데이터저널리즘데스크는 이중 디지털담당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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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피디의 페이스북 페이지. 쇼맨십도, 열정도 뜨거운 그는 독자들의 댓글에 일일이 답변을 달아준다. 기존의 언론사와 기자들의 행보와는 가장 차이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짱피디. 본명은 장주영 씨(33세). 1인 뉴스 크리에이터가 그의 직업이다. 단순한 정보성 콘텐츠가 아니라 뉴스만 취사선택해 자기만의 스타일로 해석하는 창작자다. 

오락 콘텐츠가 넘치는 MCN 환경임에도 흔치 않은 영역에 도전한 짱피디가 15일 선정릉역 트레져헌터 스튜디오에서 <더스쿨오브뉴스>(http://www.theschoolofnews.com/) 교장에 취임했다. 

역동적인 제스쳐를 내세운 캐릭터로 이름을 알려온 짱피디. 하지만 취임식은 진지했다. 이날 짱피디는 '뉴스리터러시'를 강조했고 '민주주의'를 거론했다. 미디어 교육을 통한 뉴스 생산, 유통, 소비의 선순환 구조에 주목했다. 그는 '뉴스학교'를 지속가능한 기반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의 파격적인 뉴스 형식 실험에는 일반적인 1인 미디어와 다른 묵직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짱피디는 독자와의 교감을 승부수로 내세웠다. 밀레니얼 세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기존의 '28 청춘 날씨뉴스'와 59뉴스'에 이어 '짱피디의 의견표명' 까지 콘텐츠 편성도 늘렸다. 28청춘 날씨뉴스는 기상청 자료를 보고 대본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약 1시간이 소요된다. 59뉴스는 3시간 정도다. 짱 피디는 이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하루 최소 4~7시간 뉴스를 붙들고 있다.

짱 피디는 그러나 콘텐츠를 기계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청년들(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잡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전통매체의 뉴스실험은 ‘실패의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내재하는 '정신(spirit)'이다. 기자들이 젊은 세대들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정신을 콘텐츠에 담고 있지 않아서 독자들이 떠나고 있다"는 입장을 자신의 콘텐츠에 관철한다.

그간 많은 1인 미디어들이 명멸했다. 하지만 이처럼 뉴스에 천착하는 창작자는 전무했다. 그는 왜 뉴스를 사랑할까? 뉴스는 정말 중요한가? 이런 질문에 짱피디의 답변은 명문이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가 집중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어서 직접 자기 삶과 관련있는 일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는 민주주의 발전과 연관돼 있다"


짱피디에게는 후원하거나 선물을 보내는 독자들이 자주 출몰한다. 이러한 교감이 뉴스 생산자 즉, 기자에게 필요한 능력과 태도라는 지점에 이르면 전통매체의 갈 길은 멀고도 또 멀게 다가온다.

젊은 층과 호흡하는 짱피디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독자들의 '사랑'이 머무른다. 후원과 선물이 쏟아진다. 연예인 팬덤 못지 않다. "결국 브랜드와 신뢰의 문제이다.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하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다.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는 뉴스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요? 포기하셨다면 감사하다. 제가 그 자리를 채우겠다.^^" 

짱 피디의 도전이 어떤 성과를 낼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짱 피디처럼 뉴스를 사랑하는 1인 창작자가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어 시장변화도 감지된다. 감정 없이 턴테이블 위에 얹혀지듯 뉴스를 제조하는 전통매체가 아니라 마음과 정성을 담고 직접 소통까지 하는 뉴스 생산자가 하나둘 부상하고 있어서다.

전통매체의 건조한 뉴스 건초를 태우는 짱 피디의 열정이 어디에 다다를지 기대가 되는 지점이다. "어떤 일이든 열매를 맺으려면 지속가능해야 한다. 현재 저는 뉴스 저변을 넓히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15일 <더스쿨오브뉴스> 개교식에 참석했고, 일주일 뒤 페이스북 메시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질문 : 전통매체의 다양한 뉴스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실패'로 보는 측면이 있다면?

짱피디 : 전통매체의 뉴스 실험을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청년들(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잡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실패의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내재하는 '정신(spirit)'인데 전통매체 안에는 이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전통매체의 뉴스에 관심을 못 갖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을 가르치려는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독자를 중학교 2학년생으로 간주하고, 내가 의제설정 다 해놓고 가르치려는 것이죠. 즉, 갑의 마인드입니다. 독자에게 진정으로 다가서서 배우고 존중한다는 것을 수사적으로 말할 뿐이죠. 독자들은 금세 알아챕니다. 또 그걸 ‘재미없다’라고 뭉뜽그려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들은 젊은 세대들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정신을 콘텐츠에 담아야 합니다. 이 부분이 빈곤해서 독자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질문 : 전통매체의 트래픽 모델의 거품이 빠지면서 전문지들도 힘에 부치고 있는 실정이다. 짱피디의 뉴스 혹은 새로운 뉴스형식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한가? 그리고 그것은 1인 창작자나 소규모 미디어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짱피디 : 사실 국내에선 지불장벽(페이월)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세입니다. 지불여력이 없는 청년들을 타깃으로 하는 뉴미디어 뉴스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많죠. 하지만 저는 다른 생각입니다. 청년들이 나와 함께 하는 매체, 나와 늘 곁에 있는 기자, 피디, 언론사라고 느낀다면 충분히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될 것입니다. SM이나 YG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10대의 팬덤 현상입니다. 

물론 뉴스에도 통할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추론으로 그치는 것보다 실제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바로 카카오의 스토리펀딩을 해본 거죠. 여기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천원, 이천원 씩 후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대학생 독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든 돈을 후원하기도 했죠. 이렇게 특정 타깃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준다면 후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크라우드펀딩'은 검증된 모델입니다. 

언론의 기본은 독자의 신뢰입니다. 언론사에 대한 브랜드와 사명에 후원하는 시민들은 지갑을 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국내 언론은 그게 무너졌기에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흐름은 언론사 브랜드를 점점 갉아먹고 있죠. 

제가 추구하는 새로운 뉴스 형식들은 청년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포장지만 바꾼 것입니다. 1인 창작자나 소규모 미디어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 쉽고 재밌는 뉴스를 통해 청년들이 뉴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궁극적으론 민주주의에 닿아 있습니다.

대형 미디어,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각자 타깃과 사명에 집중하는 저널리즘을 펼친다면 독자 후원의 페이월 시스템은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랜드와 신뢰가 관건입니다. 

만약 얼굴도 모르는 독자가 여러분의 기사를 잘 봤다고 개인적으로 선물을 주고  후원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조직에 활기와 자연스러운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하루에도 몇 번씩 제겐 이런 일이 나타납니다. 뉴스가 너무 재밌는데 공짜로 보는게 죄송하다며 독자들이 커피와 치킨 등 기프티콘을 보내줍니다. 젊은 세대는 일반적으로 귀찮아서 소액결제 등을 하지 않는다지만 그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하면 귀찮은 일도 자발적으로 합니다. 돈 주고 살 가치가 있는 뉴스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요? 포기하셨다면 감사합니다. 제가 그 자리를 채우겠습니다.^^

질문 : 짱피디는 지상파 방송사 출신이다. 그런데 파격적인 뉴스 형식은 전통의 뉴스 문법에서 벗어난 만큼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버즈피드가 '수박폭발'이라는 영상을 만들어서 독자들의 호기심만 자극하는 것처럼 그것은 그저 '오락적'이라는 것이다. 짱피디가 생각하는 뉴스, 저널리즘, 기자는 무엇인가? 

짱피디 : 결론적으로 저는 어떻게 불리우느냐는 상관없습니다. 처음 버즈피드가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기존 매체는 '황색저널리즘'이다, '쓰레기 기사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비판하던 기존 매체들이 지금은 오히려 브랜디드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죠. 물론 국내 언론사들의 낚시 기사류와 비교하긴 어렵고요. 

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개그도 하고, 때론 춤까지 하는 뉴스(의 진행방식)를 저널리즘이 아니라고 보는 분들도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정상적인 언론인들이라면 나름 가치관이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저널리즘이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뜬 구름 잡는 이야기인가요? 

민주주의 발전의 근본은 시민의 정치참여입니다. 대표적으로 '투표'죠. 그런데 청년층의 투표율은 중장년층에 비해 여전히 낮습니다. 기성세대는 청년세대를 향해 "현실에 불평만 늘어놓지 말고 투표 좀 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청년들은 투표할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습니다. 아르바이트에, 취업준비에 지치고 있죠. 투표를 해도 정치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혐오주의도 만연합니다. 정치인들은 그런 청년들을 신경쓰지 않고 노년층 공약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청년들의 삶은 팍팍할 수밖에 없죠. 이 악순환을 깨고 싶었습니다. 제가 하는 뉴스를 통해서 말이죠.

대중은 자신과 관련 있는 뉴스는 꼭 봅니다. 마트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대형마트 영업규제' 뉴스를 보죠. 내 근무여건과 직접 연관이 있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PC방 업주는 '게임규제'에 관심이 높죠. 

청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삶과 직접 관련이 있는 뉴스라면 챙기게 되죠. 또 그렇게 소비해서 지식이 생기면 그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도 하게 되죠. 투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뉴스는 민주주의 발전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담은 뉴스라도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밀레니얼 세대가 집중할 수 있는 뉴스가 아니라면 소비 자체가 안 되죠.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마구 던져버리는 매스 미디어 시대에서 각자 원하는 정보만 선별해서 보는 파편화된 버티컬 미디어 시대로 이동한지 오래입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를 위한 재미있는 뉴스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관점으로 저는 '재미' 요소를 찾고 있습니다. 오락적으로 볼 수도 있고 불편하다고 기피하는 분들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멀티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 편집은 물론 기획까지 제가 다 하죠. 밥그릇 빼앗길까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전통매체 내부 구성원들과는 다릅니다. 이젠 한 가지만 고집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제 도전은 계속될 겁니다.

질문 : 페이스북 같은 소셜에서 유통하는 뉴스는 전통매체의 지면, 방송에서도 다뤄야 한다고 보는가? 역으로 지면이나 방송에서 나온 보도물을 그대로 소셜에서 유통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짱피디 : 온라인 뉴스를 오프라인에서, 오프라인 뉴스를 온라인에서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밀레니얼 세대 관점에선 '뒷북치는 일'이죠. 오랜만에 뉴스를 챙겨보려는데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판에 박힌 형식에 따라 전달되는 뉴스라면 보고 싶을까요? 역시 별 거 없네, 시간 아깝다, 딴 거나 하자 이런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죠? 밀레니얼 세대가 시간을 투자할 가치를 느낄만한 오리지널 뉴스가 중요합니다. 물론 브랜드 콘셉트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접근방식은 바뀔 수 있습니다. 다이소처럼 이것저것 다 파는 박리다매 방향성이라면 온라인에서 이슈화된 아이템을 전부 짜깁기해서 보여줘도 되겠지요. 그러나 지상파나 뉴스전문 미디어라면 선택과 집중을 해서 오리지널 뉴스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밀레니얼 세대의 반응도 나올 겁니다.

질문 : 1인 창작자 시대다. MCN의 미래는 어떨 거 같은가? (짱피디는 트레져헌터와 계약을 맺은 창작자이다) 플랫폼 사업자 혹은 창작자들과 전통매체 사이의 역할은 없겠나?

짱피디 :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MCN 사업자와 초기 단계부터 함께 하고 있는 창작자로서, 연구자-대학원생으로서 볼 때 썩 좋지 않습니다. 1~2년 내 소수의 MCN 업체만 남고 모두 통폐합될 것입니다.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 곳도 나오고 있지만 수익모델은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일부에서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대외 여건이 나빠지면서 이마저도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런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거품'에 휩싸이지 않고 제대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온 것이니까요. 곧 누군가 평정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전통매체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MCN 업체와 섣불리 손을 잡았다간 잘못된 이미지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최근 모 언론사가 아프리카나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BJ 등의 형식들을 모방했다가 평판이 나빠지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 가장 눈여겨 보는 국내외 미디어나 전문가가 있다면? 혹은 당신의 멘토가 있다면?

짱피디 : 제가 이 분야에 가장 첫 발을 디딘 처지라 '멘토'는 따로 없습니다(웃음). 눈여겨보는 미디어는 국내보다 해외 매체가 많습니다. 제 스마트폰에 그룹핑을 해둔 미디어는 BBC, 복스(Vox), 믹(Mic), 포인터(Poynter), Refinery29, Vice, AJPlus 등입니다.

국내 전문가분들이라면 얼마전 뉴스미디어 인큐베이팅 회사를 만든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이성규 블로터미디어렙장입니다. 이분들 글은 꼭 즐겨 읽고 있습니다. 

질문 : 창작자에서 <더스쿨오브뉴스> 교장이 됐다. 너무 빠른 도전이 아닌가? 고품격 뉴스를 만들려는 꿈을 갖고 있다. 무엇이 가장 절실한가?

짱피디 : 사실 오프라인 학교를 만들 생각까진 없었습니다.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실 1년 정도 온라인 뉴스를 더 확장해서 만든 뒤 오프라인 교육까지 가려고 했는데요. 사람 일은 계획한 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하지요.

제가 스토리 펀딩에 올린 글을 보고 경기도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담당 장학사님과 주무관님까지 오셔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강한 열정을 보여주셨는데요. 대화하며 제대로 된 뉴스에 대한 갈망과 열망이 뜨겁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에서 청소년 미디어 담당 교사들을 위한 워크숍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느꼈습니다. 장소나 교재가 없어서 힘들다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열매를 맺으려면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현재 저는 뉴스 저변을 넓히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단계에 있습니다. 당장 뉴스 콘텐츠에선 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를 지속해나갈 그릇이 필요합니다. 여러 곳에서 투자해준다는 얘기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몸집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스스로 자생하려고 합니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더스쿨오브뉴스> 교장에 취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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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 프로젝트 내 'Ask' 화면.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국내 언론사의 기존의 인터넷 여론조사에 비해 친밀감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의 코랄 프로젝트(Coral Project)는 독자 충성도를 끌어 올리는 목표로 시작됐다. 경쟁사인 뉴욕타임스와 공동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기술기업인 모질라 파운데이션이 협업하고 있다.

최근 콜롬비아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 총회에서도 공개된 코랄 프로젝트는 일종의 알고리즘으로 좋은 댓글을 더 많이 노출하도록 하는 'Trust', 언론사 담당 에디터가 운영하는 'Ask', 댓글처럼 독자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기사화하는 툴인 'Talk' 등 3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프로그램들은 오픈소스로 개발해 여러 (지역)언론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Trust'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시범 운행 중이다. 'Ask'는 워싱턴포스트의 '월드 뷰(World View)' 블로그에 적용됐는데 에디터가 독자들에게 여론조사나 댓글을 요청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사도 작성한다. 내년에 공개되는 'Talk'는 독자가 만드는 콘텐츠를 뉴스로 만들어 재배포하게 된다.

국내 언론사는 '댓글'관리도 없을 뿐 아니라 있다고 하더라도 '삭제' 조치 외에 운영자와 독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없다. 많은 언론 매체들이 '독자 제보' 공간을 열어두는 정도이다.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미디어를 중심으로 라이브 방송과 소셜 계정을 연계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  <한겨레신문>의 '정치BAR' 섹션은 페이스북이나 텔레그램 계정으로 독자의 질문을 수렴하고 있다. '라이브 톡' 등 메신저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한다.

'독자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주인공은 역시 공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표를 가진 뉴스조직의 기자이다. 기자가 이 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독자 관계의 안정성은 확보하기 어렵다. 

JTBC 5시 정치부회의 페이스북 계정. 기자가 '화자'가 된 스토리는 형식의 파격성 못지 않게 친밀감을 증폭한다. 그들이 독자의 반응에도 성실하게 응답한다면 놀라운 결과도 예상된다. 기자 별로, 주제 별로, 프로그램 별로 확장하는 브랜드는 드라마틱한 독자관계의 배경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하다.


'JTBC 5시 정치부회의'처럼 기자나 리포터 심지어 대표 앵커가 소셜 소통을 강화하는 트렌드도 두드러진다. 일부 매체는 이른바 '분산미디어' 전략을 내세우며 부서별, 주제별 소셜계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다만 콘테츠만 보일 뿐 독자와 '서로 말 걸기'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해외 매체가 양질의 독자, 양질의 의견을 폭넓게 다루기 위해 노력하는 접근은 디지털 미디어 혁신의 핵심이 저널리즘 패러다임의 이동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략으로는 낱개 콘텐츠 소비 시대에 영향력을 확장하기 어렵다. 참여하는 독자들을 확보하고 이들과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당장에는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기자가 독자의 이야기와 관련 있는 기자들에게 중계해주는 방식을 고려해봄직하다. 

페이스북 '좋아요수' 경쟁 혹은 목표 지향에서 독자 관계 증진이라는 가치 기반의 소셜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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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는 한국기자협회가 준비한 저널리즘 복원을 위한 연속 토론회’ 그 첫 번째 시간 저널리즘과 혁신:성찰적 진단 및 과제’에서 발표한 강연자료입니다"



""(젊은 세대들은) 더 이상 진지한 뉴스는 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많은 것을 오해시켜왔습니다. 디지털로 넘어오고 디지털이 전부인 시대에도, 디지털 문명의 열정적인 독자들이 바라는 것은 진지한 저널리즘입니다. 이 목표를 잡을 때 우리는 미래를 기약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널리즘과 혁신:성찰적 진단 및 과제의 발제를 맡은 한국경제신문 기자(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최진순입니다. 여러분들을 모시고 저널리즘의 진로를 모색하는 자리에 서게 돼서 영광입니다. 저는 오늘 저널리즘 혁신의 과제-성찰로부터 혁신해야 한다. 현명한 독자로부터 혁신해야 한다"를 주제로 이야기합니다.

 

지난 세기에 우리는 풍부하고 더 나은 지식 정보에 탐색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에 살았습니다. 기자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전해주는 지식과 뉴스에 의존했습니다. 70%대의 높은 시청률과 수백만부의 발행부수처럼 정보독점시대의 언론사는 놀라운 기록을 양산했습니다.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언론에게는 해가 지지 않는 나날들이었고, 질주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디지털은 언론의 질주를 멈추게 하고 있습니다. 분초 단위로 생산되는 콘텐츠와 소셜네트워크의 타임라인에 떠오르는 뉴스는 생명주기가 너무도 짧습니다. 기자와 언론 브랜드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독자와 기자의 구분도 불확실해졌습니다. 독자는 뉴스 소비로 끝나지 않고 스스로 만들거나 원하는 것을 만들어줄 것을 생산자에게 제안하고 직접 투자하는 시대입니다. 이 과정에서 패션매체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로 진화하거나, 디자인 전문지는 그 제품을 직접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등 매체의 역할이 전면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절 언론이 자부심으로 내세우던 조직규모나 역사, 윤전기와 송신탑은 더 이상 중요한 자산이 아닌 시대에 들어왔습니다.


더 강력한 개방, 더 끈끈한 연결, 더 거대한 공유의 경제의 시대입니다. 십여년 전 웹 2.0은 언론에도 중요한 자극이었습니다. 이 자극과 에너지는 한국 언론을 디지털 혁신의 길 위로 이끌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에서, 제프 베조스의 워싱턴포스트 인수까지 전통매체의 탐색은 디지털의 잠재력을 향했습니다. 방송사는 텍스트 기사를 따로 쓰기 시작했고, 주간지와 월간지도 모바일로 하루하루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진정 경계가 없는 시대입니다.

 

ICT 기업과 언론의 합작은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JTBC는 페이스북과 공동으로 선거보도를 합니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자신의 소셜계정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사업자와 언론사의 협력이) 당연히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며, 이미 예견된 흐름 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디지털에서는 지난날의 언론의 독주는 멈추고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제 언론을 둘러싼 혁신의 분위기를 다시 살펴야 합니다.

 

첫째, 디지털 문명은 독자가 의존해왔던 전통매체가 더 이상 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열독률, 시청률, 페이스북 좋아요수 같은 양적 경쟁시대의 성과지표의 의미에 대해서 냉정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20% 뉴스 시청률에 자만하거나 30만명의 좋아요수에 흥분해서는 안됩니다. 더구나 독자가 언론을 향해 품는 태도-신뢰나 애착에 의문부호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통매체는 이 시대에 독자가 알아야 할 것과, 독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놓고 제대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기존의 방식과 새로운 방식 사이에서 안팎의 조력자들과 함께 꾸려가야 하는 등 업무의 질과 방향에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우리가 어떤 가치를 보여줄 것인지를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특히 이 환경에서는 분명히 점점 더 다양한 지식과 의견이 필요로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잔디깎는 일이나 정원 가꾸기가 어떤 소식보다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동성애에 대해서, 또 누군가는 환경을 지키는 문제가, 또 누군가는 절차적 민주주의, 내용적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한 이슈가 누구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영역을 다루는 것은 한계가 있고, 대응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어떤 규모와 어떤 기능, 어떤 협력으로 감당이 가능할지 집중과 선택, 우선순위에 대한 혁신의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러나 언론의 노력과는 별개로 이러한 콘텐츠는 앞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에 의해서 생산되고 많은 독자들은 전통매체를 떠나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뿐만 아니라 저널리즘은 우리가 인식하건 그렇지 않건 냉혹한 평가의 시험대에 올라와 있습니다. 언론의 책임과 사명은 더욱 더 공동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참여지향적이고 열정적인 독자들은 전통매체의 민낯에 침을 뱉고 있습니다. 이 시대 기자와 언론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와 품격을 사회에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한국의 전통매체도 대변화 속에서 혁신을 전개했습니다. 크게 콘텐츠-(조직의) 컨버전스-(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입니다.

 

우선 콘텐츠입니다. 대체로 콘텐츠 형식 변화로 혁신이 이뤄졌습니다. 인터랙티브와 멀티미디어는 화두가 되었습니다. 또 신속한 생산대응이 자리잡았습니다.

 

콘텐츠의 혁신을 위해 뉴스조직의 컨버전스-융합에도 나섰습니다. 지난 10여년 사이 언론사 닷컴, 편집국-보도국의 기능적, 물리적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뉴스룸 통합처럼 새로운 디지털 업무와 기술인력이 보강됐습니다.

 

독자와의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 과정도 다양해졌습니다. 더 많은 독자와 교류하기 위해 댓글, 기자 블로그,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직접 소통에 나섰습니다. 모바일 생태계의 확산 속에서 커뮤니티 구축, 이용자 트래킹을 통한 타깃 서비스-개인화 서비스는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직 미완의 상태입니다. 카드뉴스, 짧은 영상 등 큐레이션 콘텐츠가 범람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차별성이 없어졌습니다. 스낵 콘텐츠는 만들면서 정작 보도의 수준을 놓고 안팎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언론이 만드는 콘텐츠의 혁신이 정말 제대로 된 것인지 묻는 장면들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는 말장난 실력을 뽐내기만 합니다.

 

이를 두고 젊은 세대의 관심과 기호를 충족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자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면과 영상을 떠나는 젊은 세대는 정작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융합 과정도 탄탄하지 못합니다. 많은 언론이 디지털 인력을 보강하고 디지털 조직을 늘렸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의사결정권을 가지지 못한 채 뉴스조직의 가장자리에서, 수동적이고 권태로운 일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낮은 처우와 인색한 투자, 차별과 방치가 뉴스조직에 맴돌고 있습니다. 무엇이 디지털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일인지 뉴스룸의 모든 구성원들이 숙의하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 결과 지난 10여년간 언론의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열독률, 시청률 하향세는 이제 당연한 말이 됐고, 온라인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도토리 키 쟤기'에 다름아닐 정도로 숫자가 무의미합니다.

 

언론의 신뢰도는 추락했고 이를 언론인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4년마다 공표되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인 의식조사>에 따르면 2009년 결과와 비교해 대부문 항목의 점수가 하락했습니다. 언론활동 수행의 자유도는 다른 항목에 대비해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 보고서에 언급된 한 12년차 기자는 일주일 평균 31.3건의 기사를 썼습니다. 스트레이트 기사는 13.8, 기획/해설기사는 고작 3.7건에 그쳤습니다. 취재환경이 기사의 질과는 따로 놀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특히 저널리즘을 선도하고 미디어의 혁신성을 제시해야 할 공영방송은 거버넌스 이슈로 조직내홍을 거듭하며 해직기자를 양산했습니다. 성역과 금기를 스스로 쳐 놓고 용기와 비판은 실종된 채 사건사고 뉴스를 앞세우고, 카드뉴스와 짤방 등 소셜전용 스낵콘텐츠를 굽는 데 시간과 비용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레기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레기를 언론계 전반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의 역할이 강력해진 시대에 이런 논란이 생긴 것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저널리즘을 선도하는 언론의 부재, 촉망받는 기자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최근 2~3년간 한국 전통매체에서도 혁신의 분위기는 고조되었습니다. 한겨레신문의 혁신보고서에 이어 중앙일보도 지난해 뉴스는 흐름이다라는 내용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혁신보고서를 냈습니다. 전통매체 내부에 디지털 기구와 담당자가 대폭 늘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이끌었고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언론의 혁신의 한계는,

 

첫째, 언론사가 생산하는 뉴스, 콘텐츠의 양은 증가했습니다. 큐레이션을 포함 디지털스토리텔링에 대응하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시간 때우기용-킬링타임 콘텐츠를 중심으로 늘었습니다. 수익성이라는 목표 때문에 광고성 기사 논란도 여전합니다.

 

둘째, 직업기자들은 독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획자, 개발자 등 다양한 직무를 맡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이들과 협업하는 장면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과 협력이 뉴스 생산과정에 수렴되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 ‘기술의 효용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셜 인게이지먼트, 이용자 트래킹, 알고리즘, 로봇저널리즘, VR, 빅데이터 등 뉴스와 기술의 결합이 장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수렴일뿐 목표도 의미도 상실한 실험을 위한 실험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는 모습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과정으로서의 뉴스가 아닌 결과물로서의 뉴스에만 치중한 것입니다. 문법은 파격적으로 탈바꿈했지만 복제나 어뷰징같은 부작용이 만연하고 큐레이션처럼 디지털의 옷을 입히는 데 한정됐습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클릭을 붙잡기 위해서, 그리고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는 사람들과는 소통의 절차는 닫은채, 일방적인 결과물을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독자들과 만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십년 넘게 언론사 뉴스 댓글은 방치되었습니다. 소셜네트워크 운영은 좋아요수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구축, 독자와의 신뢰형성, 팬덤-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아직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조직의 한계는 여전합니다. 전통매체는 과거의 관행과 업무태도, 관성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부문은 합쳐지거나 부상했지만 경험이 일천한 활자매체 종사자들의 통제 아래에 놓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창의성과 독자성을 제고하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와 지표 놀음에 갇혔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디지털 혁신 세력으로 언론사 내부에 권력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과 반응을 토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이 업의 본질, 디지털 시장의 이해가 낮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독자, 우리가 붙들고 관계를 맺고 사랑하고 공감해야 하는 그들이 왜 중요한가를 논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술만 강조됐을 뿐 그 기술이 왜, 어디에,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본질적인 질문들을 생략했기 때문입니다.

 

기자로 일하다가 최근 그만 둔, 그래서 뉴스의 시대를 지켜보는 관찰자가 된 한 사람은 자신의 소셜계정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일적으로 그동안 뉴스를 챙겨봤는데) 이젠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검색이나 취향과 사회적 연결로 얽힌 관계망 서비스에만 주력하더로 불안감이 없다“ ”불편하지 않고 평화롭다

 

텍스트를 기피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독자들은 꼭 필요한 뉴스를 스스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만들어 퍼뜨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창업한 미디어 스타트업 <퍼블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계발에 적극적이고 지적 갈증이 있는 교양인을 상대로 크라우드 펀딩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통매체와는 다른 무대에서 그들만의 뉴스 레시피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38명의 후원자를 두고 4년째 건재한 <슬로우뉴스>처럼 새로운 문명을 사유하는 독자들을 발굴했고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개인은 물론 기업에서도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콘텐츠는 전통매체보다 더 나은 수준으로, 더 강한 공감을 불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통매체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언론환경에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매체는 신생미디어와 같은 방식으로, 그들이 만드는 콘텐츠의 양식을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 마음 아픈 사건이 있습니다. 한 노동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25세때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4개를 잃었습니다. 이후 산업재해를 막는 일에 동료들과 힘을 합쳤습니다. 5년 전 44세때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3, 5살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월말 공장에서 불의의 재해로 숨졌습니다. ‘존영을 향한 뉴스는 쏟아졌지만 그의 죽음에 할애한 지면과 영상은 없었습니다. <뉴스의 시대>에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뉴스를 점점 만나기 어려워졌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혁신은 무엇입니까?

 

첫째,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는 헌신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아직은 전통매체만이 가능한 비범한 밑천입니다. 디지털의 옷을 입히는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합리적이고 일관된 지혜와 비판을 담금질한 뉴스로 나타나야 합니다.

 

제프 베조스의 워싱턴포스트. 마티 바론 편집국장은 2015WAN 총회에서 디지털 시대 워싱턴포스트만의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워싱턴포스트 디지털 혁신의 중심에 있는 그는 워터게이트 사건 같은 권력형 부정이 있다면 주저없이 보도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러한 태도야말로 언론 혁신의 출발점이며 최적의 열쇠임을 단호하게 시사한 것입니다. 디지털 문명의 독자들이 언론에 바라는, 변함없는 요청은 디지털로의 전환이 아니라 디지털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 독자들의 제언을 언론은 새로운 형식으로 화답해야 합니다.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뉴스는 사회의 악행을 폭로하고 그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사회를 돕는 한편,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충분히 갖춘, 구성원들이 기여하기를 원하는 가상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임무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에서 우리는 누구를 만나고 있습니까? 참여지향적이고 열정적인 독자, 교양의 시민들을 독자로 발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독자와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뉴스를 찾는 합리적인 소통은 이뤄지고 있습니까? 우리가 우리의 독자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습니까?

  

제프 자비스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2020년 저널리즘은 가치를 나누는 사람들의 거대한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공동체의 미래를 사유하는 정열적인 교양의 시민들과 우리의 거리는 얼마나 떨어져 있습니까? 허상의 트래픽 숫자로부터 더 이상 고립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독자들을 찾는 위대한 여정이 시작돼야 합니다. 양의 시대에서 질의 시대로 우리는 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셋째, 우리는 뉴스조직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어떤 기능과 부문을 떼어서 붙이는 생산조직의 재편으로 국한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양의 시민들로부터, 언론계 동료와 다른 경쟁 언론사로부터 지지와 영예를 얻을 수 있는 생산문화를 갖춰야 합니다.

 

일방적 여론 주도자가 아니라 협력자, 동반자로서의 사회적 역할 확보, 짧은 생명주기의 뉴스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과 공동체의 미래를 탐색하는 콘텐츠를 위한 사회적 연대(solidarity)-시민,기업,커뮤니티 등 협력의 네트워크 추진, 성찰의 기반 위에서 디지털 문명을 현명하게 수렴하는 프로그램 신설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뉴스룸이 필요합니다.

 

가령 더 많은 독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창구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가? 우리가 붙들고 있는 가치와 세상의 더 나은 가치 사이에서 공약수를 찾기 위해 독자의 역할을 부여하는가? 우리의 취재와 보도에 독자들은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 기자 선발부터 재교육, 인사 행정 부문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각과 능력을 가진 사람을 우대할 수 있는 변화는 폭넓게 모색되고 있는가? 이런 의문들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뉴스룸의 혁신이 이뤄져야 합니다.

 

혁신의 혁신이 필요한 때입니다. 최근 일부 초안이 공개된 독일 <슈피겔>의 보고서를 재인용합니다.

 

첫째, (과거의 영광에 취해 너무 자만했다. 이미 일부분을, 더 나아가 상당한 영역을 잃어버렸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함을 놓쳤다.) 더구나 우리는 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특종-권력과 자본을 향한 비판정신- , 숨겨진 배경을 찾는 분석들을 이미 잃었다.

 

둘째, 우리가 단지 많이 안다고 해서-제한된 정보원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해서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들의 의견을 어떻게 구할지, 그들의 지식과 지혜를 어떻게 수렴할지 생각해야 한다

셋째, 물론 아직 전통매체는 가장 많이 언급되고, 인용되고 있다. 오피니언 리더에 이해 읽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위로만을 줄 뿐 특별한 의미가 없다.(- 트래픽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난날의 시청률과 발행부수는 무의미하다)

 

넷째, 우리는 잘못된 우선 순위를 설정했다. 디지털부문과의 협업도 불분명하다. 참여지향적이고 교양적인 시민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들과 어떤 연결과 관계를 맺을지가 관건이다


슈피겔만 엄숙한 반성을 한 것은 아닙니다. 뉴욕타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기술)만으로는 저널리즘은 구원되지 않는다. 단지 안심시킬 뿐이다. 뉴욕타임스는 오직 하나만 안다. '진지한 저널리즘'. 독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젊은 세대들은) 더 이상 진지한 뉴스는 보지 않는다는 목소리들은 강력합니다. 이것이 많은 것을 오해시켜왔습니다. 디지털로 넘어오고 디지털이 전부인 시대에도, 디지털 문명의 독자들도 언론에게 바라는 것은 진지한 저널리즘이란 목표를 잡을 때 우리는 미래를 기약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러한 현명한 독자가 저널리즘을 살리고 키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발굴해야 하는 독자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길을 찾으며 ’, ‘우리를 끌어안는 지혜의 독자입니다. 진지한 저널리즘에 호응하는 독자입니다.

 

독자가 원한다고, 독자가 더 많이 반응한다고 카드뉴스나 영상을 매만지는 것으로 업무가 끝나선 안 됩니다. 그런 독자들은 우리가 찾는 독자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할 때만 비로소 저널리즘의 혁신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혁신, 혁신의 혁신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첫째, 성찰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에 대한 냉엄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성찰의 효과를 위해 양식과 품격을 갖춘 독자, 시민사회에게 최소한 물어보고 혁신의 길을 떠나야 합니다.

 

둘째, 독자와의 느슨한 관계를 애착관계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독자와의 소통, 교감, 협력을 뉴스조직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야 합니다. 독자커뮤니티, 멤버십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독자가 저널리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자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합니다. (제프 베조스가 사들인 <워싱턴포스트>는 매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독자가 주도하는 개방적인 위원회, 독자와 피드백하는 시스템에 투자해야 합니다. 동업자들과도 저널리즘의 미래를 숙의하고 저널리즘의 가치를 확산하는 공동의 프로그램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셋째, 저널리즘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더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시민단체, 대학 등과 함께 각 부문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저널리즘이 공동체에 중요한 것임을 일깨울 수 있도록 경제, 교육, 문화 등 각 영역의 커뮤니티와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후원해야 합니다.

 

독자 참여 기반의 미디어와 이해 관계자들과 호응하고 가능성을 공유하는 연대도 필요합니다. 특히 독자는 파트너로 예우해야 합니다. 참여지향적이고 열정적인 독자가 없으면 더 이상 생존도 어렵습니다.

 

포털사업자, 소셜네트워크사업자, 하드웨어 제조사, 광고주 등 기존의 파트너와 협력할 때에도 저널리즘의 원칙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현재의 시장환경에서는 좋은 뉴스가 오래 소비되거나 확산되기 어렵습니다. 눈요깃거리만이 살아남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저널리즘의 독자를 찾아야 합니다. 그 의제를 가지고 파트너와 논의해야 합니다. 더 나은 상생은 독자를 디벨로핑-발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브랜드의 명예를 공유할 수 있는 독자를 더 늦기 전에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 일반적인 정보와 더욱 전문적인 정보의 경쟁가치중립적인 뉴스와 합리적인 편향의 뉴스의 경쟁속도흥미의 서비스와 탐색사유의 서비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수많은 뉴스의 폭주에 독자들이 지치고 있습니다. 최소한 독자가 알아야 할 것과 우리가 알리려고 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줄이는 토론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 <뉴스의 시대> 저자 알랭 드 보통이 전하는 영상 메시지가 있습니다.

 

"저널리즘은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제안하려는 목적으로 국가적 삶의 모든 사안을 다루는 망명정부다. 혹은 그렇게 되어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이 공동체에서는 누구나 인정할만한 '좋은 언론 브랜드'가 빈곤합니다. 영국 주간지 인디펜던트의 인쇄 중단에 대해 경쟁지들은 한결같이 '훌륭한 매체가 보여준 사회를 향한 노고'에 갈채를 보냈습니다. 우리에게 그런 언론은 존재합니까?

 

언론과 공동체의 애착관계, 저널리즘의 사회적 가치가 확산되지 않고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언론의 혁신은 현명한 독자를 발굴하고 그들을 공감시키는 것이 전부이며 핵심입니다. 디지털 문명에서도 변하지 않는 당위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더 많이 성찰하고 진지해져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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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 깔끔한 디자인과 공들인 텍스트가 조화롭다. 독자의 시간을 존중하는 콘텐츠 전략은 전통매체에게는 생소한 접근이다. 지식을 갈구하는 독자에게 다가서는 세련된 만남은 이 브랜드의 드라마다. 시즌을 계속 넘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싶다. 퍼블리는 봄날의 곰처럼 사랑스럽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 '눈길이 간다'는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아하고 정갈한 노고를 쏟는 미디어가 등장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자주 뜬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마을의 고귀한 우물 같은 느낌이랄까. 이 감상은 박소령 퍼블리(PUBLY) 대표를 마주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CO-Work, DO-Good, Cow&Dog)'에서도 실제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성공이) 흔치 않은 콘텐츠 스타트업으로 투자자를 모았고 퍼블리를 열었다. 그리고 3년 내에 이 사업을 빛내겠다는 박소령 대표. 한 시간 넘는 대화는 수줍지만 세련된 포즈와 하나하나 벽돌을 올리는 기풍으로 어우러졌다. '퍼블리'의 소개글이 "당신의 시간은 소중합니다. PUBLY는 모바일에서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콘텐츠를 만듭니다"인 것처럼 식자층의 강한 자존감도 포말처럼 건네졌다.


퍼블리의 콘텐츠는 담금질 된 높은 순도를 지향한다. 뜨거운 만큼 여운도 길다. 피렌체 골목길이나 테너의 저음처럼. 박 대표는 매일 종적없이 사라지는 전통매체의 뉴스를 가볍게 윙크하는 눈빛으로 녹여 버렸다. "우리는 늘 고급 콘텐츠를 고민합니다. 독자들은 천차만별입니다. 이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 대표는 지적 갈증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를 제시했다. "한국어로 필요한데 없는 분야가 있습니다. 외국어로는 존재합니다. 시장이 작고 수요가 없어서 한국어로 생산하지 않는 소재입니다. 예를 들면 번역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슈이거나 해외 행사들입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읽었을 때 A라는 생각이 A', A''로 연상을 유도하는 포인트가 밴 것이 좋은 콘텐츠입니다. 읽고 나서 제가 똑똑해졌다, 학습했다, 나를 자극했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죠"라고 곧이어 정리했다.


"더 나아가 콘텐츠는 공공성의 가치를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부터 만만한 것은 없었다. 회사 창업을 염두에 둔 적 없던 박 대표에게는 처음부터 접하는 일들이 까다로웠다.


당장에 웹 사이트 구축에 나서야 하는데 개발자도 구하지 못했다. 사업모델로 생각했던 크라우드 펀딩도 작정하고 추진할 동력은 없었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구독료, 펀딩 외 다른 모델은 상정할 수 없었기에 좋은 기획을 제시하고, 필자를 설득해서 참여시키고, 데이터를 착실히 쌓는데 몰입했다.


박 대표는 콘텐츠나 비즈니스에 있어서 '커뮤니티'가 결정적이라고 봤다. "단순히 좋은 글을 유통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팬덤을 형성하고 독자 충성도를 끌어올려야 유료화가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펍(Pub) 문화'도 결국 커뮤니티의 중심이지 않는가.


작년(2015년)에는 세 개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퍼블리를 만들고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어땠습니까?" 자평을 들었다.


첫 시도는 팟캐스트를 해오던 친한 기자 3명과 함께였다. 텀블벅(Tumblbug)을 활용했다. 영화, 게임, 미술, 테크 등 다양한 문화 영역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다보니 번짓수가 맞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는 비로소 퍼블리에 올렸다. 펀딩을 한 독자들의 절반은 출판계 종사자들이었다. 경비 부담으로 직접 가보진 못하지만 넘치는 지적 욕구를 확인했다. 목표액도 두 배를 넘겨 달성했다. 네 차례 오프라인 모임도 열었다. 전자책으로 된 보고서를 제공했다. 모든 프로젝트는 퍼블리를 단련시켰다.


박 대표는 "후원한 독자들에게 결과물이 건네진 뒤에 시장을 만드는 일이 과제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길을 여는 방법 말입니다."라고 했다. 


결국 콘텐츠 생산자의 역량이 탁월해야 하지 않을까? "예, 동감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획하는 콘텐츠는 주로 외부에서 필자를 찾고 있습니다. IT분야엔 여기자가 별로 없는데 꾸준히 글을 쓰는 정보라 기자를 발굴했습니다." 


정 기자는 '북페어'에 이어 올해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미디어 산업 컨퍼런스 및 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 프로젝트'의 콘텐츠 생산자다.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자신의 글의 값을 스스로 매긴 적도, 외부에 의해 평가받은 적도 없다. 부담되는 일이다.


하지만 퍼블리의 필자 발굴은 중단할 수 없는 일이다. '읽는 사람의 일과 삶을 중심에 두고 기획한 콘텐츠'들이므로 필자는 아주 중요하다.


오는 4월29일 미국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는 투자 전문가 황준호 씨가 참석한다.  25일 현재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 중이다. 트레이더(trader)가 보는 금융시장 전망을 콘텐츠로 제시한다. 에듀케이션 테크 컨퍼런스는 교육학 전공자가 맡는 식이다. 


전통매체의 천편일률적인 보도와 극명히 대비될 것임에 분명하다. 타깃층이 명확한 주제를 가진 퍼블리의 콘텐츠 전략은 더욱 더 다양한 이슈를 찾고, 전문 필자를 찾는 숙제를 계속 안긴다.


박 대표는 역설적으로 독자에 초점을 둔다. 독자의 규모는 애초에 넉넉하지 않다. "35세를 기준으로 위 아래 5~10년 사이를 대상으로 잡고 있습니다. 스스로 자아발전, 자기학습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 고학력 엘리트 층이 핵심이겠지만요. 페이스북에서 연결된 모임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의견도 챙겨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양질의 독자를 데모그래픽(demographic segmentation)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독자의 시간-독자가 콘텐츠를 찾고 읽는데 기울이는 시간을 존중하는 퍼블리. 독자의 후한 평판을 얻는데 실패한 전통매체. 이 간격을 박 대표는 이렇게 교정한다. "영미권 미디어와 한국 미디어의 차이라면... 보수든, 진보든 이념 스펙트럼이 무엇이든 (이곳에는) '좋은 브랜드'가 없다는 점입니다." 


퍼블리가 좋은 브랜드로서 이 시장에 살아남는다면 그건 순전히 독자의 힘일 터이다. 물론 퍼블리는 전통매체와 직업기자들에게도 문호를 열어 두고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잣대가 협업의 기초가 될 것이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인터뷰한 내용을 재정리한 것이다.



박소령 퍼블리 대표를 미디어 세계로 인도한 책. 공동체의 번영을 기대할 수 있는 교양의 `포스`는 이 책처럼 상상 이상으로 우리 가까이 있을지 모른다. 더구나 네트워크에서는. 미생(未生)인 퍼블리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 왜 척박한 미디어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저를 형성한 건 미디어, 매거진, 책처럼 '텍스트'였습니다. 경영학을 배운 대학시절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5년여 경영전략 컨설팅 직업 경험 끝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공공정책학을 전공한 것도 텍스트의 영향이었습니다. 신문을 읽으면서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많은 꿈을 가질 수 있게 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자각을 하게 된 것도 우연히 고른 책을 보면서였습니다. 대학 구내 서점에서 <렉서스 올리브 나무>(토머스 프리더만 저)를 읽게 됐는데 엄청난 영감을 줬습니다. "앞으로 세계가 크게 변한다. 이 변화 흐름에서 중요한 직업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략가이고 하나는 저널리스트다. 전자는 변화하는 세계를 만들어갈 책임이 있고 후자는 그 변화를 정확히 설명해줄 책임이 있다"는 구절이 와 닿았습니다.


- 언론의 위기는, 특히 한국에서는 교양의 시민을 배출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오지 않는가라는 생각입니다. 텍스트의 위축과 실종,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지식을 접하고, 깨닫고 공감하고, 공동체를 조망하는 문화가 실종됐습니다. 책을 읽고, 신문을 읽고, 지적 욕구가 강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드문 시대입니다. 그런데 박 대표는 타고난 지식구애자입니다. 특히 어떤 점이 박 대표를 미디어의 역할에 주목하게 했을까요?


어릴 때부터 '책'과 가까운 곳에서 성장했습니다. 과천시는 도서관이 잘 갖춰진 곳입니다. 접근성 좋은 도심 안에 공원이 있고, 또 큰 도서관이 두 곳이나 있습니다. 커뮤니티 역할을 해줍니다. 부모님은 신문을 열심히 봤습니다. 덕분에 언론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1~2년 준비하는 언론고시에 시간을 쓴다는 것이 아깝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차라리 경영학을 배우고 세상과 시장을 보는 전략적 관점을 갖추고 라이터(writer)가 되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 그러나 컨설턴트 직장생활 이후에는 공공정책학을 전공했습니다.


2014년 여름에 미국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언론을 살펴보니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학부시절에 언론고시 고민을 할 때와 지금의 언론사와 기자들에 대한 사회인식이 변했습니다. 존경심, 신뢰도, 윤리성 같은 것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대중에게 제대로 설명하는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위계적인 조직에서 수습기자로 적응한다는 것이 저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았습니다.


- 글을 쓰는 일은 하고 싶고, 미디어는 넘쳐나는데 사업성은 안갯속입니다. 고민이 많았을 텐데 '퍼블리'라는 것으로 시작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9개월간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도움을 얻었습니다. 미디어에 대한 관점, 포부를 듣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카우앤독에서 일을 시작한 것도 굉장한 행운입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미디어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투자자가 나오고 제안이 수렴되고... 마침내 미디어 섹터에서 막상 일을 시작하려니 확신은 없었습니다. 4개월의 고민 끝에 2015년 3월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 스타트업도 사람들이 모여야 시작합니다. 박 대표의 미디어 애정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만났습니까?


가치관, 세계관, 책 읽는 것, 취향 등등 모든 호흡이 척척 맞는 파트너를 만난 것도 행운입니다. 10년 전 컨설턴트로 일할 때 같은 회사 사수로 3년간 봐왔던 김안나 씨도 그렇고요. 이후 김안나 씨는 '리디북스' 초창기 멤버로 일했습니다. 뉴스 미디어는 아니지만 콘텐츠 생산자들이 전자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기술의 접목은 어떤 양상인지를 지켜본 친구입니다. 제가 상의를 했습니다. 결국 이베이에서 일하던 김안나 씨가 합류했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뜻에 공감하고 각자의 일에 성의를 다하고 있습니다.


제 멘토이기도 한 L 님은 "결과보다는 과정 그 자체가 우리 사회에 기록으로 남는 게 의미가 있다"고 격려해줬습니다. 저도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에 온전히 묻혀 있을 때 해답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저도 동료들과 함께 앞으로 최선을 다하며 이 시장을 탐색할 계획입니다.


- 3년 뒤에는 무슨 일을 할 것 같습니까?


저희 눈높이에 맞는, 만족스러워하는 콘텐츠를 계속 기획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종이책, 전자책, 오프라인 강연회 등 사이클을 만들겠습니다. (국내 시장 환경의 한계로 퍼블리가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바로 묻자) 물론 '퍼블리'가 3년 안에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한다는 숙제는 있지만 이 과정 전반을 모두 의미있게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퍼블리의 스태프들과 박소령 대표. 자유로운 카우앤독의 공간에서 나왔을 때 저녁을 앞둔 공기는 바싹 마른 잎사귀처럼 건조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평일의 남은 시간은 콘텐츠와 독자들의 길 위에 온전히 있었을 것이다. 촉촉한 속삭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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