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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4.10.21 이제 '국민의 위헌'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2. 2004.08.24 월간 말 "舊時代의 막차"

이제 '국민의 위헌'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Politics 2004.10.21 21:48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노무현 대통령 집권 후 일어나는 일련의 극적인 이벤트들은 정치적 무관심자들에게도 포말같은 자극을 수없이 제기하면서, 본능적으로 정치회귀를 생성시키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의 사회적 아젠다들은 한국사회 갈등의 중심 테제들을 정면으로 도출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의 첨예성은 더욱 정점으로 치닫게 한다.


또 이러한 국면들이 반복되면서 집권당은 여전히 갈등의 중핵 속에 있고, 지지자들은 부단히 정치적 긴장감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정쟁이 심화할수록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은 장외에서 격렬한 공방을 벌이게 만든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예외는 아니어서 노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당혹감'을, 그리고 반대자들에게는 '환희'를 선사했다.


그러나 지난번 초유의 탄핵사태와는 다르게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 결정은 '감정'의 폭발 차원으로 머물 성질이 아니라, 또다른 문제를 영구화한다는 점에서 개운하지 않다. 또 헌재는 영원하지 않은 권력체(노무현 정부)는 의회의 탄핵에도 불구하고 지켰지만, 권력이 행사한 미래지향적 시스템을 추동하는 '혁신'의 장치-수도이전은 거부했다는 점에서 不正義하다.


물론 재판관들의 결정 자체는 현존하는 헌법정신에 따라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헌재가 특정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이의가 제기되면 얼마든지 사안 자체의 효력을 멈추게도, 진행시키게도 하는 최종의 무소불위 기관으로 이미지화하는 것은 혐오스럽다. 위헌판결을 내리는 역할을 제대로 한 역사래야 1988년 이후였으니 20년도 채 되지 않은 헌재가 어떤 역사적, 도덕적 권능을 가질 수 있는가.


실제로 헌법이 유린되고 공화정이 부정되던 제3공화국에서 제5공화국에는 어떤 고명한 재판관이 있어 부당한 권력에 대해 공개적인 이의를 제기했던가. 심지어 그들이 법정에서 내린 민주화 인사에 대한 대부분의 판결이 부당했다는 것은 현재의 한국 민주주의가 여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다.


오늘의 이 위헌결정은, 권력의 선출보다 권력을 지탱하고 재생산하며, 시스템과 철학을 혁신하는 일에 더욱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을 다시금 교훈으로 제시한다. 특히 그같은 겸허한 성찰을 통해 언론-사법-경제 등 한국 사회 모든 부문에 스민 특권과 관습-소수자에 대한 강고한 배제를 무력화하는, 현존하는 낡고 퇴보적인 것들을 교체하는, 진정한 '국민의 위헌'으로 승화될 날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2004.10.21.



월간 말 "舊時代의 막차"

Politics 2004.08.24 20:5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온 나라가 국회권력이 행사한 대통령 '탄핵'으로 시끄럽다. 헌법재판소의 심리절차가 끝나는 동안 사회적 갈등은 심화할 것이다. 이미 민주 수호 세력과 수구 부패 세력간의 열띤 공방이 거듭되고 있다. 정치적 긴장이 고조될수록 '민주공화국'의 위기 구조가 파헤쳐 질 것임은 자명하다.

이미 우리는 지난 세기 내내 냉전 수구 세력의 근대화 수행이 갖는 본질적인 모순들을 확인한 바 있다. 1980년 5월 광주, 1987년 6월 항쟁, 1990년대 중반 'IMF 사태'가 그것이다. 이것은 반공·친미·경제발전신화로 압축되는 20세기 한국사회 정체성이 흔들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정치적 소수파인 김대중이 이 지형을 틈타서 지역연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면서 냉전질서를 부분적으로 와해시켰다. 뒤이어 등장한 노무현은 국경 없는 경제·신자유주의의 영향력 하에 '민족공조'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함께 지속시켜야 하는 부담을 가진 채 출발했다.

노무현은 학벌과 연고가 판치는 구질서와 투쟁한 대중적 정치 지도자이지만, 조·중·동 그리고 구질서에 안주해온 기득권에 의해 집권 1년여 동안 '포퓰리즘'으로 공격받고, 현실 정치의 역학구조에 따라 사실상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

반세기가 넘게 의회는 지역주의와 수구적인 정파가 득세했지만, 이러한 정치구도는 상당히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런 배경에는 한국 정치 문화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는 '네티즌'이 있다. 이들은 구질서가 의지하고 있는 법제도·거대 미디어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세력으로, 국가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

이들이 노무현 정부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변화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과도한 정치적 경쟁을 자초함으로써 '참여정부'를 시스템화하지 못하고, 새로운 질서를 바라는 다양한 분야의 정치적 소수자들과 충분히 연대하지 못함으로써 '시대정신'을 확산시키는데 미흡한 것은 아쉽다.

따라서 지금 탄핵 정국과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다. 물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구질서의 환경들과 새로운 동력들이 충돌하는 전선이다. 지난해 11월 노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는 맏형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구시대의 막내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 새 시대의 첫차가 아니라 구시대의 막차가 될 수도 있다."고 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또 탄핵정국의 소란 속에 재독학자 송두율 씨의 장면도 의미 있다. 그는 구질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법률과 싸우면서, 한국 사회의 정치적 야만성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세계화의 기치아래 '세계 시민사회(Weltbuergergesellschaft)'를 지향하는 오늘의 국제적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라고 규정한다.

두 사람이 법정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우리는 한 사회를 투명하고 새롭게 만드는 지식체계의 구성이 얼마나 험난한 일인지를 절감할 것이다. 그것은 특히 계급·지역·세대를 아우르는 연대와 자기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현명한 정치참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것이야말로 구시대의 막차를 떠나 보내는 유일한 기회일 것이기 때문이다.

2004.4.

월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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