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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혁신은 저널리즘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진 = 이치열 미디어오늘 기자

이 포스트는 14일 <미디어오늘>과 커뮤니케이션북스가 공동주최한 “혁신 저널리즘 컨퍼런스 :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컨퍼런스를 위해 '사회자'로서 미리 준비한 대본 성격의 내용입니다. 컨퍼런스 현장의 진행상황에 따라 토론시간이 줄어들면서 대부분 소화하지 못했지만 기록 차원에서 남깁니다.


1. 발제자 주요 발언 내용


1)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언론사들이 시장생존을 위한 노력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역설의 상황이다. 문닫은 신문사가 없고 (매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내용을 보면 콘텐츠 가치를 올렸다기보다는 결국 ‘광고끼워팔기’라는 낡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기자 100명 이상이면 매출 100억 이상 회사를 만들 수 있다. 트래픽 10만 건에 100만원이 오간다. 하루 10건만 10만뷰를 올리면 월 3억원의 매출이 가능한 시장이다. 


모바일 퍼스트라지만 모바일은 더 위기다. 뉴스를 체계적으로 읽지도 않는다. 브랜드에 아무 충성도도 없다. 파편화된 뉴스소비가 일상화한지 오래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바일에서 뉴스를 버리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만드는 뉴스는 유통기한도 짧고 구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만드는 즉시 뉴스는 버려진다. 독자들에게 좋은 뉴스를 전달한 통로가 없다. 페이스북이 유일한 곳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과연 낙관할 수 있는가? 


뉴스생산방식과 유통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1면 중심 사고를 버려야 한다. 맥락이 있는 저널리즘을 퍼뜨려야 한다. 뜨내기에 맞는 쉬운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지만 에버그린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중요한 뉴스를 읽게 만드는 방법의 고안이 필요하다.“


2) 김익현 지디넷 미디어연구소장

“지적이며 흥미롭고 통찰력 있고 분석적인 저널리즘-지혜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수익을 대체할만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또 익숙한 (관행) 것과의 결별에 실패했다. 혁신이 곧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기자들 스스로가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혜의 저널리즘을 원하는 시장과 수용자에게 다가서야 한다. 그들과 토론하는 수준 높은 소통을 해야 한다.“


3)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은 ‘뉴스통제’를 위해-뉴스피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ICT기업에 대한 짝사랑을 버려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과 언론사가 원하는 것이 다르다. 더 이상 ‘착한 캐릭터’가 되면 안 된다.”


4) 심석태 SBS뉴미디어부 부장

“언론사의 기존 몸부림은 ‘변신’과 ‘응용’에 불과할 뿐 혁신은 아니었다. 디지털 혁신을 고민하는 만큼 저널리즘 혁신을 고민하고 있지 못하다. 저널리즘의 본질적 문제는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는 실정이다.”


2. 토론회(2시간을 예상한 원래 대본. 발제시간이 길어지면서 실제 토론시간은 50분도 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이 주최하는 “혁신 저널리즘 컨퍼런스 :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사회를 맡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최진순입니다. 오늘 컨퍼런스는 지난해 ‘혁신과 대안’을 주제로 한 저널리즘 컨퍼런스에 이은 <미디어오늘>이 기획한 두 번째 자리입니다. 


관계망 기반의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글로벌ICT기업의 뉴스시장 진출 등 대변동의 생태계, 테크놀로지와 미디어 결합의 확산 등 혁신과 생존을 고민하는 미디어기업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구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에너지와 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디지털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퍼스트 그리고 독자 퍼스트까지 연결되고 있습니다. 위기와 기회인지에 대한 논의도 쏟아집니다. 실패와 성공의 풍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저널리즘의 미래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동참하려고 합니다. 저널리즘의 신뢰와 품격이 혁신의 전부라는 지적까지 있습니다. 단순히 콘텐츠의 양과 속도, 형식과 성격을 넘어선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저널리즘의 본질은 무엇인가. 오늘 이 컨퍼런스를 주최한 커뮤니케이션북스가 펴낸 ‘지혜의 저널리즘’에 따르면 우리의 견해에 도전하라고 합니다. 내가 에너지난을 극복하려면 핵발전소도 괜찮다고 보는 사람인데, 그것이 명백히 내 삶을 위협하는 것임을 입증해보이라는 것이죠. 생각이 깊은 저널리즘을 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컨퍼런스는, 명백히 중요하지만 간절하지 않았던, 거대하지만 다루기 어려웠던 주제로 향할까 합니다.


3. 미첼 스티븐스의 ‘지혜의 저널리즘’에 대해서  

우리는 이 컨퍼런스가 시작될 때 미첼 스티븐스 뉴욕대학교 교수가 박상현 리틀베이클라우드 이사와 나눈 대담 동영상을 봤습니다.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객관주의 저널리즘이 언론을 망치고 있다는 도발적이고 확정적인 주장을 담은 '비욘드 뉴스:지혜의 저널리즘'을 내놨습니다. 그는 1993년 '뉴스의 역사'를 통해 대중저널리즘과 전문저널리즘을 구분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소셜네트워크와 기술의 범람에서 전통매체가 택한 것은 그 어느 것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선정주의와 상업주의에 휘말렸습니다. 이 황폐한 공간을 채운 곳은 새로운 스타일이었습니다. 실질적이고 유익하며 솔루션적인-문제해결형의 뉴스를 만드는 신생미디어였습니다. 스낵콘텐츠라는 이름으로 범람하는 뉴스시장은 경계없는 뉴스시대를 상징합니다. 몰입도를 높이고 창의적이며 분석적이며 오락적이기까지 한 이런 콘텐츠의 명암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과제를 던지는 것일까요?


디지털 기술 활용이 저널리즘 혁신의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술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수용자와 언론의 연결과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토론회에서 할 (예상) 질문들


가. 시장의 현실

-독자가 뉴스를 열심히 보지 않는다 아니다, 언론이 저널리즘을 방치하고 있다는 대립적인 그러나 서로 연결된 의문이 여전합니다. 독자가 뉴스를 제대로 보지 않는 것은 사실일까요? 뉴스를 제대로 읽고 사유하며 참여하는 독자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 상업주의, 선정주의는 소셜네트워크에서도 범람합니다. 한 메이저신문은 B5폭격기 출격 사진을 올려 놓고 희극화합니다. 뉴스룸은 왜 제동을 걸지 않는 걸까요?


-종이신문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수익을 거둡니다. 일부 중소 신문들의 흑자는 국정화 교과서 파동에 따른 정부광고 최대 집행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하는데요. 오해와 과장이 일부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용자 미디어 소비시간과 인지도, 신뢰도에서 해마다 추락하고 있는 종이신문의 생존비결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저널리즘을 정말 무참하게 만든 성과입니까?

-모바일 퍼스트라고 하는데 모바일에서는 더 희망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금이라도 더 읽히려면 가치는 없어도 읽힐 만한 가십거리를 거는 것이 더 낫다고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주의가 지배하는 뉴스룸의 선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고하고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노력은 이 시장에서 어떻게 진행되어야 합니까?

-뉴스 유료화, 좋은 저널리즘은 팔릴 수 있다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가요?


나. 콘텐츠 

-카드뉴스 범람에 대해 한 시장조사기관은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차별화되지 않은 비슷한 형식의 뉴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공유되는 뉴스는 무엇인지, 그것은 기존 뉴스와 무엇이 다른가요? 그것은 저널리즘의 위기와 관련이 있는가요?

-단순한 사실보도, 인용보도, 평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지혜를 더 해 생각을 일으키는 정보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저널리즘인데요. 일단 그것이 가능하려면 뉴스룸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독자들도 노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너무 쉽게 떠먹여 주는 뉴스에서 사유하고 탐색하는 노력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독자의 수준을 높게 설정한 지혜의 저널리즘은 한국사회에서 가능할까요? 이를 위해서는 뉴스룸을 넘어 어떻게 노력해야 하나요? 


다. 플랫폼 

-콘텐츠기업의 콘텐츠 전략, 플랫폼기업의 콘텐츠 전략이 다릅니다. 한국언론의 콘텐츠 전략은 무엇이 문제입니까?

-ICT기업이 목표로 하는 뉴스서비스는 서 있는 방향에 따라 다릅니다. 가장 화두로 부상하는 것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입니다. 그 본질은 뉴스피드 공간의 통제라고 했는데 그 의미를 더 풀어달라. 그리고 한국언론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이 시대 포털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네이버, 카카오가 지난 십여년을 좌지우지했다. 뉴스사업자가 휘둘렸다. ‘밀당’도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평행선이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얻어내야 하는가?

-정말로 좋은 뉴스에 대한 이해는 엇갈릴 수도 있지만 우리 시장은 좋은 뉴스를 보호해주고 키워주고 있는지? 카카오와 네이버는 저널리즘의 우군인가? 아니면 스스로 지켜야 하는가?


라. 뉴스룸과 기자 

-저널리즘을 보호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뉴스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맥락적 저널리즘, 구조화된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누구나 만드는 뉴스, 카드뉴스, 누구나 도달하는 저널리즘으의 시대입니다. 언론과 기자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합니까? 스페셜리스트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지요? 이를테면 연결과 관계를 위해 기자가 해야 할 일이 더 필요한 것은 없을까요?


-이 시대 기자는 더 현명해지고 더 분석적이며 과학적이고 더 기술과 예술에 근접해야 합니다. 이런 기자는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선발해야 합니까? 재교육, 자기계발 즉, 뉴스룸의 R&D가 활발히 다뤄져야 할 텐데요. 인식이 부족합니다. 필요성이 낮습니다. 

-전통매체의 뉴스룸으로 인재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비전이 없어서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원인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독자들과 대화하는 기자는 댓글로부터, 소셜네트워크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많이 등장해야 합니다. 이를 가능케하고 활발하고, 성과를 그려내기 위해서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를 통해 “지적편향을 통해 사실의 타당성을 가려내는 기술”이 명예로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라는 거죠. 그럴려면 그 편향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과학적이어야 합니다. 압도적인 교양을 갖추고 전문성을 띠는 기자를 길러내려면 어떤 사회적 접근이 필요합니까?



마. 수용자

- 언론사나 기자가 아니라 셀럽이나 친구들이 전하는 뉴스를 더 많이 찾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좋은 뉴스를 지속해서 만들기 위한 사회적인 관심과 후원모델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 뉴스타파 이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부는 저널리즘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

- 뉴스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터러시, 교육은 누가 어떻게 담보해야 하는가?


= 뉴스는 사회의 악행을 폭로하고 그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사회를 돕는 한편,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갖춘, 구성원들이 기여하기를 원하는 가상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임무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알랭 드 보퉁은 ‘뉴스의 시대’에서 말합니다. 그러고보니 아리아나 허핑턴도 열정과 참여의지를 가진 독자를 믿습니다.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갖춘 교양의 시민들을 길러내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 기타

-5인 미만 언론사를 퇴출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지나친 규정으로 저널리즘 영역과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제재규정은 저널리즘의 질적 도약을 위해 긍정적인 기여할 수 잇을까요?


3. 토론자 주요 발언

-이성규 블로터미디어 랩장 “저널리즘은 민주주의에 기여해야 한다”

-윤지영 오가닉미디어랩 소장 “좋은 저널리즘은 독자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다”

-김성해 대구대 신방과 교수(정리되는대로 추가하겠습니다)


4. 참조 : 빌 코바치, 톰 로젠스틸의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다시 떠올립니다.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저널리즘의) 진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혼란스러운 원칙 

-기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독립된, 고립된?

-사실 확인의 저널리즘 : 객관성과 주장, 사실확인의 기법들, 진실의 다원적 뿌리들

-정파로부터의 독립 : 계급, 경제적 지위, 인종, 종교, 민족

-권력을 감시하고 목소리 없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제공하라 

-공공 포럼으로서의 저널리즘 : 최초의 소셜 미디어 

-기사의 흡인력과 독자 관련성 : 정보, 선정주의

-뉴스를 포괄적이면서도 비중에 맞게 만들어라 : 표적 인구 집단의 오류. 과장하라는 압력, 방문자 통계의 분석학(오류), 새로운 뉴스소비자 발굴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양심을 따라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 개인의 양심에 대한 압력 속에 진정한 목표는 ‘지적 다양성’이다

-시민의 권리와 책임 : 또 여기서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지


5. 참조: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 중에서

“정작 문제는 우리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한 그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 이런 것들이 진정 의미하는 바가 뭐란 말인가? 이 사실들은 정치적 삶의 핵심적 질문들과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이 뉴스들은 우리가 뭘 이해하도록 돕는 걸까?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지금 이러한 공감 능력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그건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들이 우리 깊은 자아가 소화할 수 없는 데이터 혹은 추상적인 사실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중략)


뉴스가 더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그때 우리는 타자와 상상 속에서만 연결되는 것을 거부할 것이다. 타자를 정복하고 망가뜨리고 만들거나 없애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할당된 짧은 시간 속에서 견지해야 할 자신만의 목적이 있음을 자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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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뉴스 앱. 올해 중앙일보는 '혁신'을 위해 소용돌이쳤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를 영입한 직후인 12월 중 뉴스룸의 진용을 어느 정도 갖췄다. '6개월' 정도는 이석우 신임 디지털 총괄이 지켜본 뒤 본격적으로 가겠다는 포석이라지만 안팎에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온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혁신은 국내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건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를 맺을지 주목된다.



디지털 퍼스트와 모바일·SNS에 엇갈린 희비

전통 저널리즘 관행과 인식 바꾸는 방법론 미흡


지난달 중순 이석우(49) 전 카카오 공동대표의 중앙일보 이직 소식이 전해지자 신문, 방송은 물론 포털사이트 관계자들까지 술렁거렸다. 뉴미디어 업계의 리더가 전통매체로 옮긴 배경이나 역할을 놓고 엇갈린 의견이 쏟아졌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사법 당국의 차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설왕설래도 나왔다. 그러나 강도 높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중앙일보의 선택에 후한 평가가 잇따랐다. 


1일부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 겸 디지털기획실장-JOINS 공동대표도 맡았다-으로 출근한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일단 거대 뉴스룸과 융화를 하기에 중량감도 있고, 미디어 생태계의 최근 흐름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1992년부터 2년 간 중앙일보 기자를 한 이후 2011년 카카오 부사장으로 영입되기 전까지는 미국 로스쿨을 마치고 법조인으로 활동하며 미디어 업계와는 다른 길을 걸었지만 다음과 합병 이후 카카오 공동대표가 되면서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나섰던 인물이다.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홍정도 중앙미디어네트워크·중앙일보·JTBC 공동대표 사장과 함께 디지털 부문에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중앙일보 창간50주년 기념식에 맞춰 발표한 ‘혁신 보고서(New Direction in Media)’는 기본적인 혁신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판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로 불리는 이 문서는 중앙일보 내부 구성원들에게만 단계적으로 공유돼 전체 내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홍정도 사장이 기념식에서 밝힌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언론사' 관련 언급에서 어느 정도 그 윤곽은 파악할 수 있다. 홍정도 사장은 "뉴스는 끊임없는 흐름인데 기존 언론사는 자기가 설정한 기준-데드라인에 맞춰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플랫폼이 등장해 이 정보의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중앙일보의 향후 전략이 모두 포함됐다고 본다. 바로 '디지털 퍼스트'와 '소통 강화'다. 신문지면 제작 중심의 뉴스 생산 과정을 디지털 플랫폼에 놓고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활성화하지 않았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젊은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이를 디지털 서비스에 녹여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일보 경영진의 의중이 실린 혁신 보고서를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어떻게 현장에 적용해갈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12월 초 단행된 중앙일보 인사는 뉴스룸, 디지털 전략·제작부문 그리고 시사매거진제작, 신문제작, SUNDAY(주말판)제작 등 각 부문으로 나눈 형태인데 뉴스룸은 모든 부문의 뉴스가 모이는 곳"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기자들이 매체 구분없이 뉴스룸에 기사를 송고하면 각 제작 담당자는 매체 성격에 맡게 콘텐츠 차별화를 맡는다.   


이런 구도에 호응하는 인적, 조직적 편재의 향방은 이르면 연내 이뤄질 후속 인사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그러나 모든 뉴스를 디지털에 초점을 두고 우선 순위를 정하는 전향적인 '디지털 퍼스트' 흐름이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에도 하루 평균 약 50여 건의 디지털 뉴스가 생산되는 상황에서 뉴스 생산 프로세스 자체를 디지털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별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신문업계 1위인 조선일보도 '이석우 영입' 직후엔 그 배경을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이내 덤덤한 평가로 바뀌었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절대적으로 종이신문 기반 매출이 많은 국내에서 언론사의 디지털 퍼스트는 이상적으로 설계는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종이매체 기자가 감당해낼 수 있는 콘텐츠의 수준만 하향평준화될 것"이라며 냉소했다. 


편집국 각 데스크와 신문기자들의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급격한 방향 선회는 종이신문과 디지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일이란 것이다. 또 만약 디지털을 잘 모르는 종이신문 기자 출신이 디지털을 관장한다면 뉴스룸의 위계 문화에서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앙일보의 콘텐츠 비즈니스 및 유통 전략 등 디지털 매체 환경 전반에 대한 일에 한정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신문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정체 상태에 놓인 한국형 디지털 뉴스룸의 등장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앙일보가 '한 지붕 아래(one roof)' 매체 간 칸막이를 없앤 명실상부한 융합 뉴스룸(convergence newsroom)을 통해 평이한 뉴스 생산 위주의 신문사를 넘어 전문적인 지식정보종합기업으로 진화하는 계기를 마련할지 일단은 지켜보자는 것이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홍정도 사장 등 경영진의 든든한 지지를 업고 있는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진용을 갖춰 뉴미디어 업계에서 경험한 것을 이식하고 카카오와 협력한다면 혁신 성과도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긍정론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홍석현 회장은 신년사 등을 통해 복잡성이 증대되는 한국 사회에서 유연성, 균형성, 다양성 등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과 모바일 플랫폼, 글로벌 시장 등을 향한 새로운 도전 의지를 줄곧 내비쳐왔다. 홍정도 사장도 미래지향적인 IT투자와 비기자직 전문인력의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에 이뤄진 이용자 친화적인 웹 사이트 및 모바일 서비스 개편은 중앙일보 혁신의 순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의 중앙일보 이직을 정점으로 2015년은 국내 언론사들의 디지털 집중과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에 비해 1년여 빠른 시점인 지난해 말 디지털 강화를 위해 편집국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뉴스본부' 체제를 가동한 조선일보가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조선'의 본격 유료화를 놓고 올해 초까지 갈팡질팡했지만 결국 디지털 콘텐츠 강화를 위한 조직을 꾸리며 미래형 뉴스룸에 대비했다. 젊은 세대와 접점 강화를 위해 모바일 콘텐츠 타입인 카드뉴스를 비롯 연성 뉴스 생산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한겨레신문은 그 어떤 언론사보다 '디지털 퍼스트'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3.0 혁신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2단계 융합 편집국 구현에 진입한 한겨레는 인력을 재배치하고 에디터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에디터는 온라인에 유통하는 뉴스의 기획과 생산을 맡았다. 디지털 편집회의도 신설하고 멀티미디어 생산에 적합한 최신 콘텐츠관리시스템(CMS) 도입을 추진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소셜네트워크 계정 운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웠다. 한국일보는 조잡한 광고를 게재않는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편으로 다양한 디지털 뉴스 실험을 곁들였다. 꾸준한 소통에 나선 경향신문도 소셜네트워크에서 '이름값'을 했다.


특히 SBS 보도국은 소셜미디어 전용 뉴스 채널인 '스브스뉴스'에 이어 동영상 서비스인 '비디오 머그'를 선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기존의 뉴스 문법으로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는 콘텐츠 생산으로 주목받았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따라하기'에 바쁠 정도였다.


모바일에서 시간 때우기에 최적화한 '스낵커블 콘텐츠(Snackable Content)'로 둘퐁을 일으키며 장안의 화제가 된 피키캐스트의 전통매체 버전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입체적 뉴스를 비롯 저널리즘의 가치를 좇는 것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만 양산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결국 변별력 없는 뉴스만 시장에 유통돼 이용자 '피로도'만 쌓이고, '짜깁기' 문제를 일으키는 등 상업주의 논란의 중심에 선 매체들도 나왔다.


반면 언론계 전반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주목도는 높아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보도 과정에서 메르스 감염 현황, 전파 경로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 정제해 시각화한 KBS의 보도 형식은 돋보였다. 무엇보다 일부 언론사에서 시범적으로만 추진됐던 데이터 저널리즘이 중앙일간지는 물론 크고 작은 언론사에서 본격화하는 양상이었다.


올해 추진된 국내 주요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은 크게 보면 첫째, 편집국의 디지털 기능 강화를 들 수 있다.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확충했다. 둘째, 모바일과 SNS 기반 서비스를 확대했다. 개발자, 디자이너 등 비기자 직군이지만 전문가의 채용을 늘렸다. 셋째, 주이용자층인 18~34세에 초점을 맞췄다. 팟캐스트, 영상 등 멀티미디어 실험을 장려했다.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에서 등장한 꼭짓점이었다. 더 강한 디지털 혁신으로 이행할 것인가 아니면 형식적인 흉내내기에 그칠 것인가의 기로에서 만난 이정표였다. 문제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가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투자를 하자니 불확실하고 하지 않자니 불안한 그래서 엉거주춤한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을 강도 높게 주문해온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그럼에도 향후 뉴스룸의 권력은 디지털에 있음을 명백히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부의 종이신문 권력을 간소화 즉, 축소·교체할 때 혁신이 성공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부에 업무 갈등만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디지털관리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 1인에 의존하는 탑다운(top down) 방식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내부에 디지털 문화 형성을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령 디지털 부문 예산을 증액하고 디지털이 종이신문 업무를 일정하게 잠식·지배하는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일이다. 또 혁신의 목표를 내부 역량과 시장 경쟁 질서에 맞춰 제대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뉴스룸 내 '꼰대 기자'들의 기득권은 해결 과제다. 전통매체 디지털 전환의 최대 장애물로 꼽힌다. 네트워크의 집단지성과 협력하는 창의적인 접근을 외면, 회피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문 인력은 뉴스룸의 변두리에 포진해 주요 의사결정 과정과는 거리가 멀게 했다. 


미디어 전문가 조영신 박사는 "중앙일보 행보는 모바일 주이용자층인 젊은 세대에 방점이 찍힌 프로젝트이다. 물론 내부 문화나 관행을 뜯어 고치는 대수술이 아니라 한계에 직면할 수는 있다. 다만 실패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실패하더라도 단념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한 과정으로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매체 디지털 혁신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적, 지속적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제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수'나 트래픽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듯이, 변수 많은 경쟁 환경에서 저널리즘 혁신이 안착하길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시사저널> 제1365호에 실린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12월 초로 지금과 다소 다른 사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확인되는대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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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브스뉴스. 올해를 '최고의 해'로 보낸 새로운 뉴스 형식 서비스다. 일부에서는 실제 보도는 대충 하고 온라인에서는 열을 낸다는 비판을 한다.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저널리즘의 본령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대한 문제제기라고 할 것이다. 내년은 본질과 실험의 간격이 좁혀지길 기대한다.


세계 언론사들이 주목했던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Innovation)'의 여진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중앙일보는 창간 50주년에 맞춰 한국판 혁신보고서(New Direction in Media)로 재도약을 선언했다. 기자들의 소셜네트워크 참여 활성화를 비롯 새로운 디지털 전략 방향을 정립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 영입, 콘텐츠 및 IT 기업 투자 등 우선 순위를 확정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신문은 '한겨레 혁신 3.0' 2단계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디지털, 신문, 방송 등 영역을 모두 관장하는 영역별 융합형 에디터제를 도입했다. 이들 에디터는 기존 종이신문 제작업무 외에 인터넷 각 섹션, 페이스북 페이지, 팟캐스트 등 플랫폼별 뉴스 생산 과정에 관여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요 언론사의 혁신 프로젝트는 보험성 광고시장, 정치적 편향성 등 국내 언론 환경의 특수성에 기댄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가지 않은 길'인 디지털 부문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명쾌하진 못했다. 다만 연결과 관계의 가치를 표상하는 '페이스북', 뉴스 품질의 경쟁을 상징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이용자의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모바일' 등의 키워드는 여전히 부여잡았다.

 

뉴스 유통의 새 설계자 페이스북

 

언론사 스스로 경쟁력을 점검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것은 뉴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ICT 기업의 뉴스 시장 진출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5월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는 뉴스 생산자 간 '실익' 논쟁 속에 영미권 주요 언론사의 참여로 일단 가닥이 잡혔다. 포털이 여전히 주도하고 있는 국내 뉴스 시장에 페이스북이 언제 어떻게 진입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를 매개로 유통된 뉴스 콘텐츠는 점점 시장의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실마리로 부상하고 있다. 포털에서 뉴스 소비를 하지 않고 모바일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뉴스를 접한다는 이용자가 꾸준히 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14년 언론수용자의식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매일 이용률이 2011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언론사닷컴 뉴스나 모바일 앱, 종이신문 뉴스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페이스북은 한국 뉴스 시장에서 두드러진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 중 67.3%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67%가 뉴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 4명 중 1명은 '좋아요'를 누르고, 10명 중 2명은 '공유'하고, 1명은 '직접 기사를 링크'하는 등 적극적인 미디어 소비 패턴을 보였다.


언론사 트래픽에서 소셜네트워크로부터 들어오는 이용자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현재 모바일 환경에서 메이저신문 등 전통매체는 아직 비중이 두 자리 숫자도 되지 않지만 모바일 기반의 신생 미디어는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소셜네트워크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언론사들이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에 전담 인력을 두고 광고비 지출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페이스북이 언론사에 또 다른 무덤이 될 것이란 비관론과 함께 말이다.

 

연결과 관계의 가치에 눈뜨는 뉴스룸

 

하지만 국내 언론사의 소셜네트워크 활용성은 트래픽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한정됐다. 커뮤니케이션 전문 미디어 '더피알'은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실태 보도를 통해 '초보 수준'인 상황이지만 전문성과 디지털 마인드 제고에 나서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고 개별 기자 단위에서 이용자와 직접 소통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뉴스 생산자인 언론사가 정한 뉴스의 순서나 뉴스 비중에 대한 인지 없이 이용자는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포트폴리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PC 환경에서는 포털 뉴스 소비로 집중됐지만 모바일에서는 분산된 상태 즉, 비선형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애플 뉴스 앱 등 각 플랫폼의 작동 원리를 감안한 생산, 유통 전략이 추구될 때"라고 강조했다.


주로 해외 온라인 미디어에서 전개되는 버티컬 대응(vertical approach)은 대표적인 사례다. 한 개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급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가 아니라 각 플랫폼과 이용자의 특성를 고려한 타깃 서비스 전략이다. 올해 4월 페이스북에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SBS '스브스뉴스'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뉴스로 '콘텐츠 플랫폼' 기능을 할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KBS '고봉순',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뉴스래빗', 서울경제신문 '' 등 다수 언론사들도 캐릭터를 내세우는 한편 소셜네트워크 전용 콘텐츠 제작에 앞다퉈 나섰다. 중앙일보는 논설위원실, 문화부, 여행·레저, 청춘리포트, 강남통신 등 다양한 부서와 주제로 이용자들과 접점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였다. 웹 사이트의 초기 페이지 방문율보다 딥링크로 기사 페이지를 보고 빠져 나가는 이용자 비율이 증가하는 시장 환경에서 더욱 세분화된 미디어 포트폴리오 재구성의 일단을 보여 줬다.

 

어뷰징에서 카드뉴스, 스낵 콘텐츠까지

 

기사 어뷰징(abusing), 기사형 광고, 베끼기 기사, 유사 언론 행위 등 국내 온라인 저널리즘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일은 이해당사자들의 힘겨루기 속에 출범한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로 넘어 갔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뉴스의 제휴심사 기준을 다루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시의적절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 강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에 이어 온라인 기사 및 댓글의 삭제는 물론 페이스북과 피키캐스트 같은 신생 뉴스미디어를 중재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시안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 변수도 심상찮기 때문이다. 다양한 어젠다를 제기하는 언론자유의 확대와 뉴스 유통 시장 건강성의 확보를 균형적으로 다루는 프레임이 절실해졌다.


이런 가운데 카드뉴스, 리스티클, 짧은 영상 등으로 이용자의 클릭을 끌어내는 큐레이션 미디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피키캐스트가 주도한 콘텐츠 문법의 파괴는 올해 들어 대부분의 레거시 미디어가 뛰어 들었다. 간식을 먹듯 짧고 가볍게 소비하는 스낵 콘텐츠는 모바일 생태계를 좌우했다. 다만 수익화 한계로 소극적인 투자에 머물렀고 차별성 없는 카드뉴스만 쏟아졌다. 제이콘텐트리, 서울문화사 등 매거진, 출판 업체까지 스낵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가 됐다.


뉴스 큐레이션과 저작권의 간격도 좁혀지지 않았다. 베끼기 공방에 끼인 이용자의 피로도는 극도로 쌓였다. 정통 기자와 새로운 업무 담당자 사이의 해묵은 갈등까지 불거지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뉴스룸을 중심으로 검증형 스토리텔링, 뉴스웹툰 등 다양한 형식 전환을 모색하는 곳이 나왔다.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신서유기' 같은 웹드라마나 동영상 콘텐츠 분야에 특화된 '72TV'의 인기도 거들었다.

 

경계 없는 뉴스의 정착지,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 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 뉴스 유료화를 염두에 둔 언론사의 실험들은 최근 1~2년 사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용자의 관심사, 눈높이와는 현격한 거리를 다시 확인한 정도였다. 뉴스룸은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오래된 명제와 마주했다. 빅데이터를 수집한 후 정제하고, 구축하고, 재구성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그 중 가장 적합한 주제로 등장했다. 차별화한 뉴스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어서이다.


공공 기관의 데이터 공개를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저널리즘에 데이터를 접목한 사례는 크게 증가했다. 헤럴드경제와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데이터 저널리즘 센터가 분석한 메르스 관련 주요 기사 네이버 댓글빅데이터 분석 보도도 눈에 띄었다. 특히 KBS 디지털뉴스국 데이터저널리즘팀의 메르스 감염 현황과 전파 경로, 지도와 통계로 보는 메르스 등 인터랙티브 뉴스는 돋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열악하다. 뉴스룸 내부에 데이터를 정교하게 다룰만한 고급 인력을 보유한 곳이 거의 없고, 데이터 저널리즘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부서나 기술 자원들도 방치되고 있다. 기사 자료의 아카이브도 구축하지 못한 언론사들도 적지 않다. 데이터 과학이기보다는 데이터 시각화에 그친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된다.


다만 올해 들어 몇몇 언론사들이 다양한 실험을 반복하면서 '디지털 퍼스트'라는 선언적 화두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구체적인 분야로 진화한 것은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뉴로어소시에이츠, 뉴스젤리, 비주얼다이브 등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 기업과 언론사 간 협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뉴스룸의 특성상 빠른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데이터 저널리즘 팀을 운영하고 외부 기업과 협업하는 경향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룸은 이용자 데이터가 없다"

 

제프 자비스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6월 세계신문협회총회(WAN-IFRA)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무엇을 하는지, 어디에 사는지를 알고 있지만 언론사는 아무 것도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롱 폼 저널리즘(Long Form Journalism)' 논쟁에 이어 로봇 저널리즘, 가상현실 저널리즘까지 뉴스 실험이 뜨거웠지만 정작 이용자는 뒷전에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가 더욱 파편화하는 만큼 이용자가 도대체 어떤 뉴스를 원하는지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ICT 기업이 보유한 수준 높은 이용자 분석 시스템은 최적화한 뉴스의 디자인을 주도했다. 가령 시간대와 위치에 따라 가장 적합한 뉴스를 전달하고, 최근에 가장 많이 본 뉴스는 어떤 분야였는지 검토해 이용자의 소셜네트워크 타임라인에 노출한다.


한겨레신문의 모바일 웹 개편은 '개인화 서비스'를 고민하는 언론사 뉴스룸의 단기 처방전을 보여줬다. 한겨레신문 뉴스룸이 선택한 뉴스, 다른 이용자가 호응했던 정도를 반영한 뉴스, 그리고 이용자 스스로 고른 뉴스의 메뉴로 나눴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가 모바일향 서비스인 'V(브이)', '1boon' 서비스 등을 내놓은 것도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지를 넓혔다.


'트렌드 뉴스', '(오전 7시 출근길 이용자를 겨냥한) time 7'(이상 중앙일보), '생활의 꿀팁', '썸남썸녀', '퇴근길', '나른한 오후'(이상 동아일보), '뉴스 AS', '개콘보다 새로운 뉴스', '한 장의 지식', '버티컬 동영상'(이상 한겨레신문), '눈사람', 'play 한국', '포토플레이'(이상 한국일보) 등 모바일에 최적화한 콘텐츠와 구성으로 변신을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용자와 접점을 맺는 모바일 콘텐츠를 수렴하는 시도인 셈이다.

 

일부 언론사에서 디지털 혁신의 최대 장애물로 뉴스룸과 기자들의 안이한 태도를 꼽는 등 스스로 성찰한 것은 의미있는 행보였다. 콘텐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변신한 다음의 '뉴스펀딩'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신생 미디어와 블로거들의 약진, 산업계·학계·언론계의 공동 프로젝트 등 온라인 저널리즘의 외연도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해졌다. 미디어 생태계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는 만큼 플랫폼, 콘텐츠, 뉴스룸, 이용자에 대한 재정의가 기대된다.

 

덧글. 이 포스트는 11월 초순에 쓰여진 원고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신문과방송>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이 원고에 도움을 주신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도움주신 분들(무순) :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 김일숙 SBS콘텐츠허브 뉴스서비스팀장, 이성규 블로터 미디어랩장,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 육근영 중앙일보 디지털전략팀 차장,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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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구조됐고 295명이 사망했다. 무엇보다 수학 여행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인명 피해가 컸다. 가족 품 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도 9명이나 된다.


사고 원인, 당국의 초기대응 적정성,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 과정에서 드러난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사실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오보를 남발하고 실의에 빠진 피해자 가족을 무리하게 인터뷰 하면서 언론에 대한 해묵은 불신만 키웠기 때문이다.


정파 보도, 따옴표 보도, 선정 보도, 경마중계식 보도는 물론 기사 어뷰징(abusing)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상업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사 어뷰징이 세월호 보도에서도 기승을 부린 탓이다.  기사 어뷰징은 일반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기사를 제목이나 내용만 조금 바꿔 포털사이트 등으로 짧은 주기 동안 반복 전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학술적으로는 '뉴스 생산자가 인터넷 뉴스공간의 즉시성과 기사 제목 위주의 공간 배열상의 특성을 남용하여 거의 동일한 기사를 반복 게재하거나 기사 제목만 바꿔 두 차례 이상 게재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즉, 어뷰징 기사는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추가적인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언론사의 취재물을 그대로 베끼고 짜깁기하거나, 기존에 나온 보도물을 재탕하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기사 어뷰징은 국내 언론사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다. 세월호 보도의 파행 양상에 어뷰징 기사가 자리잡은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다만 국가적 재난 상황에도 온라인에서 기사 조회 수를 높이는 대응이 이어졌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이후 하루 5월13일까지 약 한 달간 포털에 노출된 세월호 관련 기사는 22만여 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약 8,000여 건의 기사가 생산됐지만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어뷰징 기사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조차 사고 당일 '어뷰징 기사'가 폭주하자 뉴스스탠드 제휴 언론사에 자제를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네이버가 세월호 사고 당일인 16일 뉴스 스탠드 제휴 언론사에 보낸 메일 갈무리 화면.



그렇다면 세월호 보도에서 기사 어뷰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났을까? 또 기사 어뷰징은 언론 보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침몰 사고 직후 '학생 전원 구조' 기사를 통해 알아봤다. '학생 전원 구조' 보도는 4월 16일 오전 11시를 넘겨 주요 언론사가  “경기안산단원고등학교 사고대책본부는 세월호에 타고 있던 2학년 학생과 교사 전원이 구조됐다고 오전 11시 5분 해경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미디어오늘>은 "16일 오전 ‘전원 구조’ 오보를 낸 언론사는 SBS, YTN,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면서 "탑승객 가족들이 애가 타는 상황에서 언론이 속보경쟁은 물론 동일 기사 전송, 즉 어뷰징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인 16일 '학생 전원구조'라는 내용을 담은 언론사 속보들,



여객선 탑승객 대부분이 구조됐다는 소식과 관련 피해자 가족과 네티즌들이 '신뢰'에 의문을 표했지만 주요 언론사들은 짧은 시간 내 비슷한 내용을 계속 반복 생산하기에 바빴다. 한 언론사는 30분 사이에 거의 동일한 기사를 4건이나 게재했지만 정확한 사실 검증은 하지 않은 채 학교와 당국의 발표내용만 인용하는데 그쳤다. 또 '안산단원고', '전원구조' 키워드는 제목과 본문에 계속 노출했다.


전원 구조 속보를 쏟아낸 한 언론사의 뉴스 검색 결과 페이지 갈무리 화면



언론사가 현장 취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쓴 언론사와, 이러한 오보를 그대로 되받아 쓴 온라인 매체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세월호 키워드를 다루는 언론사가 기존의 온라인 속보 대응 형식처럼 깊이보다는 속도에 집중한 탓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에는 '오보 받아쓰기' 못지 않게 선정적인 보도가 잇따랐다. 4월 16일 오후 한 인터넷신문은 "타이타닉·포세이돈 등 선박사고 다룬 영화는?"이란 제목의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전송했다. 한 언론사는 '타이타닉'이 제목에 언급된 온라인 기사를 오후부터 밤까지 보도했으나 기사 내용은 동일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인 '타이타닉'만 고려했기 때문이다.


입력 시각

제목

기사 주요 내용

바이라인

사진

기타

오후 1시42분

[여객선 침몰]타이타닉 침몰 102주년 다음날, 여객선 침몰이라니…


앞 부분은 타이타닉 사고와 관련된 내용, 뒷 부분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개괄적인 상황 설명 나열

이메일(A)만 표기

세월호 자료 사진


오후 3시51분

진도 여객선 침몰, ‘타이타닉될까 우려'…290여명 생사불명

앞 부분은 세월호 사고 개괄적인 상황 설명, 뒷 부분은 타이타닉 사고 관련 내용

이메일(B)만 표기

세월호 침몰장면(MBC뉴스)과 영화 타이타닉 장면 캡쳐

마지막 부분에 “타이타닉 사망자 많구나”, "타이타닉 처럼 되지 않기를" 등 네티즌 의견 추가

오후 9시48분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어머니는 웁니다…“타이타닉 침몰한 날 언젠지 아느냐…만류했는데”


피해자 어머니가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에게 타이타닉 사고일을 상기시켰다는 내용

이메일(B)만 표기

없음




'세월호 보험 가입 현황', 피해자 학부모 사진 및 학생 일기장 공개 등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어뷰징 기사도 쏟아졌다. 특히 사고 발생 이틀 뒤인 18일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홍가혜 씨 인터뷰 보도는 언론사 '어뷰징' 행위를 발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실제 민간 잠수부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내용을 그대로 받아쓴 온라인 뉴스가 쏟아진 것이다. 당시 한 보도에 따르면 MBN이 홍 씨의 인터뷰를 방송한 18일 하루에만 515개의 관련 기사가 나왔고, 참사 이후 5월 27일까지 보도된 홍 씨 관련 기사는 모두 1,302건에 이르렀다.


홍 씨 인터뷰를 그대로 전한 어뷰징 기사들. 대부분 단어와 문장 구조만 조금 바꾼 '베껴 쓰기' 형태이다



홍 씨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한 경제신문은 동일 제목·동일 내용의 기사를 3분 사이에 2건을 포털에 전송한 데 이어 한 시간이 채 안 된 시간에 동일 제목의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추가로 생산했다. 최초 보도는 제휴 매체에서 생산했으나 이후 보도는 모두 온라인 담당 부서가 출고했다. 기사 삽입 이미지는 모두 같았다.


입력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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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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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전 8시55분

MBN 인터뷰 논란, 구조활동 폭로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말했다",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이 힘든 상황", "잠수부가 배 안에서 사람의 소리를 듣고 확인했다"

제휴매체명과 기자 실명

TV보도화면 캡쳐


오전 8시58분

MBN 민간잠수부 인터뷰 “정부 관계자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말해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 진행이 어렵다", "실제 잠수부가 배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소리까지 들었다"

온라인뉴스팀

동일 이미지

기사 첫 줄에" 'MBN 민간잠수부' 'MBN 인터뷰'" 키워드를 삽입함

오전 9시34분

MBN 민간잠수부 홍가혜 인터뷰 충격 “관계자,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 진행이 힘들었다", "정부 관계자가 잠수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등 14시간 이상 구조작업이 중단됐다", "잠수부가 생존자 확인 대화하고 있다"

온라인편집부

동일 이미지

"홍가혜 민간잠수부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추가



홍 씨 관련 보도는 똑같은 내용의 기사를 제목과 본문 내용을 조금씩 바꿔 가면서 짧은 시간 안에 포털로 전송하는 '기사 어뷰징'의 전형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후속 기사가 얼마나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지 파악하여 어뷰징 여부를 가늠한다. 신규성(newness)이나 독창성(uniqueness)이 미흡하면 '어뷰징'을 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세월호 홍 씨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사) 기사를 복제하는 행위는 앞선 기사와 차별성을 갖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사의 리드문이나 본문에서 일부 내용이 첨삭되는 정도이고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는 정도다.


반면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잘 걸리도록 기사 도입부분과 끝 부분에 주요 키워드를 반복 나열하는 경우는 많다. 업계에서는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SEO)'라고 불린다. 이때 기사 끝 부분에 네티즌 반응을 나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후속 기사에는 제목 변화가 이뤄진다. '충격' 등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포털사이트에서 이용자의 클릭을 받기 위한 일종의 속임수 즉, '제목 장사'라고 할 수 있다.


어뷰징 기사는 기자 실명이 없는 바이라인(byline)도 특징 중 하나이다. 기자 실명은 없는 대신 부서명이나 회사명, 이메일을 노출한다. 심지어 바이라인을 빼는 경우도 나온다. 국내 언론사 온라인 뉴스조직을 고려할 때 기사를 출고하는 취재부서나 기사제목을 정하고 배열을 하는 편집부서가 번갈아 가며 기사 어뷰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위 표 참조).


소속 언론사 또는 자기 기사를 복제하는 기사 어뷰징은 분량을 나누는 '기사 쪼개기'로 나타난다. 한 기사에 포함해도 될 내용을 2~3건 이상으로 늘리는 행위다. 기사 수를 늘리면 포털사이트 검색시 더 많이 노출된다. 이용자 클릭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세월호 보도에서는 팩트(fact)가 아닌 네티즌 의견이나 단순 상황 묘사를 추가한 기사 쪼개기로 후속 기사의 분량을 채웠다.


홍 씨의 경우는 과거 행적이나 신상까지 어뷰징 대상이 됐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당시 ‘홍XX 과거 행적 경악’, ‘홍XX 출두, “배우 데뷔 하는거 아닌가 몰라”’ 등의 제목을 단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한 언론사에서만 40여 건 노출됐다.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베껴 쓰는 행위도 '어뷰징'이다. 사실상 무단으로 표절 및 복제를 하는 경우다. 세월호 보도는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침몰 사고 초기 속보 경쟁 때 주요 방송사와 통신사 등 타사 언론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생 전원 구조',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인터뷰' 등에서 "OO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으로 시작한 보도가 대표적이다. 아예 언론사를 표기하지 않는 등 적절한 출처와 인용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연합뉴스>의 '사상 최대 규모 수색 총력' 보도는 4월25일 하루에만 409건이 나왔는데 어뷰징 기사의  특징을 망라했다. 한 스포츠신문은 오전 11시경부터 밤 10시까지 모두 67건의 관련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전송했다. '개XX' 욕설, '내 후배였으면 죽었어' 등 인터넷신문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의 발언을 소재로 거의 동일한 기사 제목과 내용을 반복했다.


'베껴 쓰기'·'기사 복제'를 통한 내용 구성, '검색 엔진 최적화'를 위한 검색 키워드 삽입, 동일 소재의 내용을 여러 건의 기사로 나누는 '기사 쪼개기' 등이 전부 포함된 사례다.


한 스포츠 신문이 약 12시간 동안 쏟아낸 총 67건의 기사 제목 중 십여 건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으로 '기사 쪼개기'와 검색 엔진 최적화를 고려한 어뷰징 기사들이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과정에서 급부상한 다이빙벨은 사고 이후부터 5월31일까지 모두 5,516건이 나왔다. 이들 기사는 다이빙벨 효용성이나 현장 투입 여부와 직접 상관이 없는 다이빙벨 이종인 대표의 부인 이름을 제목과 본문에 노출해 물의를 일으켰다. 제목 장사를 위해 연예인을 내세운 '낚시 기사'다.


각 기사 사이에 취재내용의 차이는 찾아보기 어렵고 제목과 본문 등에서 연예인 이름을 노출했다.



세월호 사고 원인과 책임을 놓고 구원파 유병언 씨 관련 기사도 어뷰징 표적이 됐다. 첫째, 종편, 보도채널 등 주요 방송사들은 정규 편성된 뉴스프로그램 외에도 특별편성된 속보 보도에서 동일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무차별적으로 전송했다. 같은 시각에 사진만 바꾼 동일 기사도 잇따랐다.


종편 TV조선과 연합뉴스. 전송시각은 조금 다르지만 기사 내용은 사진만 바뀔 뿐 똑같았다. 자사 기사를 복제한 경우다.


구원파 유병언 일가 기사들은 연예인이나 외모 등 가십성 형태로 다뤄져 상업적 온라인 저널리즘의 행태도 보여줬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탤런트 전양자 씨 관련 기사는 수천 건 넘게 양산됐다. 유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 검거 때 함께 붙잡힌 박수경 씨 기사는 '연인'-'내연관계'-'호위무사'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도배되다시피했다.


SBS CNBC가 26일 하루동안 쏟아낸 유대균·박수경 씨 관련 기사들


세월호 보도에서 나타난 기사 어뷰징은 크게 보면 기사 보도·작성자·형태별로 그 유형을 나눠볼 수 있다. 기사 보도 측면에서는 다른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사 작성자 측면은 팀 또는 부서명을 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이메일 등만 노출하는 것도 적지 않았다. 기자명을 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사 형태에서는 검색어를 나열하거나 네티즌 반응을 넣는 경우는 현재보다는 빈도 수가 많지 않았다.


기사 보도(제목/내용/채널)

∆ 동일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

∆ 다른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

∆ 동일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다른 채널

(참고) 다른 제목의 경우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검색어, 키워드를 넣기도 함

기사 작성자

∆ 무기명(이메일만 표기 포함)

∆ 기명 : 팀/부서명, 기자명

기사 형태

∆ 기사 도입부나 말미에 실시간 검색어 나열

∆ 네티즌 반응을 기사 말미에 추가

∆ 사진/동영상과 단신으로 구성



특히 자사 기사를 복제·반복 전송 행위가 두드러졌다. 방송 채널을 보유한 언론사일수록 무분별하게 베껴쓰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론사 기사를 베껴 쓰는 양상은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거의 비슷한 시간대 각 포털사이트에 전송된 기사는 시간적으로 직접 취재한 결과물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어뷰징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시신 인양을 하거나 관계자가 검거되는 과정 등 긴박한 상황에서 둘째, 누구나 동일한 내용을 시청하고 있는 TV 뉴스 프로그램 보도 인용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등과 연관시킨 복제 기사가 양산됐다. 세월호 사고 보도의 경우 특종이나 단독 보도가 어려운 환경임에도 다른 언론사 출처를 표기하는 명확하고 일관된 표기 사례는 드물었다.


이처럼 저널리즘을 망치는 기사 어뷰징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미디어 생태계의 한계와 닿아 있다. 포털사이트를 통한 뉴스 이용률이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에서 뉴스 트래픽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현실적으로는 포털의 검색 서비스나 포털 뉴스 제휴를 통해 언론사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 수단이 유일하다. 특히 '트래픽=광고'로 연결되는 시장에서 이용자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 어뷰징은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또 수많은 독립형 인터넷신문이 난립하는 등 시장 경쟁 환경이 열악하다. 자본력이 취약한 인터넷신문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중심으로 조성된 트래픽 나눠먹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독자적인 생존모델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 광고에 매달리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당연히 콘텐츠 차별화나 유통 다변화 모색은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디지털 미디어, 더 근본적으로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치에 대한 몰이해가 팽배하다. 상당수 전통매체는 수년 전부터 온라인 뉴스 생산과 편집 등 서비스 전반을 닷컴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맡고 있다. 그럼에도 퀄리티 저널리즘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것은 전통매체 중심의 매출기반에서 조직,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나치게 경쟁적인 언론 풍토와 기업 문화가 기사나 검색의 품질보다는 트래픽이라는 양적인 목표에만 몰두하는" 흐름을 역진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언론사는 기사 생명력이 짧은 온라인 속보를 만드는 '공장'으로 전락했다.


일반적으로 어뷰징 기사를 만드는 조직 구성원은 비정규직으로 고용한다. 이들은 전통매체 구성원들과 교류하는 일은 거의 없이 고립된 채 일하고 있다. 기사 어뷰징에 대한 내부감시나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등 언론사 내부의 온라인 저널리즘 전략을 재정비하려면 장벽을 걷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통합 뉴스룸'을 구축하거나 '통합'의 중심으로 온라인 뉴스룸을 끌어올려야 한다. 단순히 속도·양에 치중하는 질 낮은 기사를 방치·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조직 전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대등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다시 말해 해외 주요 전통매체가 채택한 '디지털 퍼스트' 전략의 채택이 시급하다.


이를 기반으로 속보인 1신부터 후속 취재와 멀티미디어로 기사 완성도를 높이는 2, 3신까지 온라인에 출고하는 기사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언론사 내부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면 PC 웹 사이트나 모바일에서 포털 의존도를 낮추고 진성 독자를 확보하는 가능성이 비로소 열린다.  


그러나 언론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뷰징 규제 강화·어뷰징 방지 기술 개발 등 온라인 뉴스 시장 점유율이 높은 포털사이트도 뉴스 서비스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검색 광고시장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만큼 지금까지 내놓은 어뷰징 대책들을 적절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가 도입한 '어뷰징 방지 가이드라인'(2007), 뉴스캐스트(2009), 뉴스스탠드(2013)에 이어 뉴스검색 클러스터링(2014)의 경우 최근까지도 논란만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9일 전체 제휴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제휴사의 기사 중 제목과 본문에 다수의 키워드를 삽입하여 반복 전송하는 경우가 늘어나 심각한 검색 품질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어뷰징이 중단될 수 있도록 전송 기사들에 대해 전수 검사를 통해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사들이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파악해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였다.


뉴스스탠드 이후 이슈 중심의 뉴스 소비는 검색 결과를 통한 뉴스 소비로 넘어왔다.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뉴스 생산의 핵심 고리가 돼 있다. 이러한 서비스 구조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 언론사의 기사 어뷰징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언론사의 어뷰징 기사를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대응보다는 좀 더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기술 시스템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사 어뷰징을 남발하는 언론사에 대해 보다 엄정한 제재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언론사들도 온라인 뉴스 시장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신문의 재정과 직결되는 온라인 광고요금의 책정방식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 단순히 트래픽이 많아야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현재의 시스템은 어뷰징의 온상이 돼 왔다. 주로 클릭 수에 따라 광고요율이 산정되는 CPC(Cost Per Click) 방식은 기사 어뷰징을 과열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뉴스 사이트 체류 시간, 방문자의 충성도 등을 광고 요금 산정의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네이티브 애드 등 획기적인 광고 서비스가 적극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더 본질적인 해결 방법은 언론사 내부에서 기사 어뷰징이 윤리적으로 중요한 사항이며 법률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자각하는 일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한국인터넷신문위원회는 각각 한국신문협회 산하 언론사(닷컴)·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2011년 '인터넷신문윤리강령'을 제정한 바 있다. 윤리강령 제7조 편집규약에 "기사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하여 작위적으로 기사의 일부 내용 또는 제목을 변경해 재송신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또 6조 보도규약에는 출판물 등을 인용하는 경우는 물론 인터넷 댓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취재내용에 대해서도 반드시 출처를 밝히도록 했다.


하지만 경영난에 처한 언론사들은 어뷰징 문제 해소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했고 결국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변화가 없었다. '기레기' 논란 속에서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언론사들도 나왔지만 아직까지 어뷰징 기사는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사 어뷰징을 도용이나 표절 등으로 간주하고 규제적 차원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다른 매체가 최초로 보도한 사안을 베껴서 자기 것인 양 복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행위이기 때문이다. 쟁점은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저작권 침해 논란이다.


그런데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경우에도 해당 기사를 취재 및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 기자와 언론사의 시간과 비용이 투여됐다는 점에서 기사 베껴 쓰기는 부정이용법리(doctrine of misappropriation)를 적용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이외의 기사 즉, 저작권 보호 대상의 기사를 무단 복제하여 인터넷 포털 등에 송신하는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 소지도 주목해야 한다. 기사 어뷰징을 반복하는 언론사나 그 기자가 법률에 저촉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어뷰징 기사는 업계가 묵인하는 '관용'과 '양해'의 대상으로 간주돼 왔다는 점에서 스스로 통제·검열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법률적 규제는 헌법상 언론자유 침해나 정부의 언론시장 개입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질 수 있어 신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계 스스로 기사 어뷰징과 관련한 기준을 마련하거나 표절 관련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


또 사회적으로도 미디어 리터러시 즉, 정보 리터러시(information literacy)에 주목해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하여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저널리즘에 대입하면 효과적으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적재적소에 보도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사 NIE(Newspaper in Education) 지원사업,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디어 교사 양성,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 윤리교육 등 몇몇 기관에서 리터러시 교육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저널리즘에 특화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기사를 제대로 생산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부족한 것이다.


미디어 소비가 곧 일상과 연결되는 네트워크 저널리즘 시대이다. 학교부터 뉴스조직까지 체계적인 정보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이수한다면 "기사의 출처에 대한 인식과 기사가 담고 있는 정보의 진위와 질에 대한 판단 능력"에 초점을 둘 것이다. 기사 어뷰징 행위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당연히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털 중심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순응하는 언론사들은 어뷰징 기사를 양산할 수밖에 없음을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도 확인했다. 특히 기사 어뷰징은 비교적 경영환경이 좋은 주류 미디어나 상대적으로 영세한 인터넷신문을 가리지 않고 일상화고 있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 모바일 환경 등 시장이 급변하면서 이용자 스스로가 좋은 기사를 선별적으로 소비, 공유하는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다양한 형식과 소재를 다루는 소셜 기반 미디어, 1인 미디어 등이 급부상하는 중임을 고려할 때 어뷰징으로 '질 낮은 트래픽'을 끌어 들이는 언론사와 그 기자의 위상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은 두 말 할 나위도 없이 이용자 참여를 촉진하고 협력하는 장을 만드는 일이다. 시장의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법적, 규제적 이슈를 넘어서 사회적·산업적 토양을 스스로 바꾸는 노력에 나서야 할 때이다.


<주석>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일은 2014년 4월16일부터 특정기간 동안 '전원 구조'·'타이타닉'·'홍가혜'·'이상호`·'다이빙벨`·'구원파`·'유대균`·'박수경` 등의 키워드 결과를 토대로 어뷰징 기사 사례를 확인했다.


최수진·김정섭(2014), 인터넷 공간에서 기사 어뷰징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언론사들은 기사 어뷰징으로 트래픽을 끌어 모으는데 여념이 없었다. 인터넷 시장 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4월14일부터 20일까지 순방문자수 상위 20개 매체의 주간 페이지뷰는 약 5억1800만회로, 사고 전인 4월7일부터 13일까지 3억7900만회보다 73.2%나 상승했다. 대형 재난사고는 언론사에겐 트래픽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호재'가 되는 것이다. 


<미디어오늘> 2014년 12월 17일자. 올해의 오보 “세월호 학생 전원구조". "그러나 오후 2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탑승객 477명 중 368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중대본은 368명이 아닌, 18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보도를 믿고 있던 실종자가족들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언론은 중대본을 비판하며 자신들의 ‘사실확인’ 책임을 비껴갔다."


<미디어오늘> 2014년 4월 16일자. ‘세월호 참사’에 언론 ‘전원 구조’ 오보…어뷰징 경쟁까지.  


<기자협회보> 2014년 5월 14일자. '참사마저 돈벌이 수단으로…필터링 않고 어뷰징 열 올려'.  


<단비뉴스> 2014년 6월 18일자. '자본에 침수된 언론'.


이용자가 포털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경우 그 검색어와 관련된 웹사이트나 도메인이 검색결과 상위에 위치하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의미한다.


디지털미디어부, 디지털뉴스부, 디지털뉴스팀, 온라인뉴스부, 온라인뉴스팀, 온라인이슈팀, 멀티미디어부, 뉴미디어부 등 부서명이 가장 많지만 OO닷컴처럼 회사명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 부서의 대표 이메일만 표기하는 언론사도 있고 바이라인에 아무 것도 없는 경우도 있다. 


최수진·김정섭(2014).  기사 어뷰징 현상의 특징들은 아래와 같다. "∆ 거의 동일한 기사 또는 제목만 바뀐 기사 ∆ 해당 기사의 반복 전송 및 게재 ∆ 뉴스 검색 결과 웹 페이지 상단 노출 도모 ∆ 대체로 1~2일의 짧은 시간 내에 발생 ∆ 실시간 검색어와 연계된 기사 ∆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제목 ∆ 기자명이 없거나 부서명으로 갈음 ∆ 이슈에 대한 근원적 접근보다 지엽적·말초적·신변잡기적 요소에 보도의 초점 존재" 


조형래(2014). <신문과방송> 2014년 2월호. '트래픽 장사만 하다간 언론사·포털 모두 '패자''


뉴스 클러스터링(clustering)은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묶어 최대 4~5개까지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같은 클러스터(묶음) 내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랭킹' 가중치가 트래픽을 좌우한다. 


네이버의 경우 이미 언론사 검색 제휴와 관련해서 어뷰징 가이드 및 제휴계약 동의서 제4조(정보 제공에 따른 책임)에 유사 기사 전송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제공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다음 각호에 해당하거나 그러한 내용을 포함한 ‘정보’를 ‘네이버’에게 제공하거나 아웃링크로 연결할 수 없다. - 기사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해 실질적으로 동일한 뉴스기사임에도 작위적으로 제목만을 변경하거나 부수적인 내용을 일부 변경한 기사(의 재전송) 이 조항을 지속해서 위반할 경우 제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포털사업자가 어뷰징 기사의 책임을 물어 특정 언론사를 퇴출하거나 제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회의적이다.  또 네이버, 다음은 이용자위원회나 자문위원회 등 자율기구를 통해 서비스 전반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지만 제휴 언론사 선정 과정이나 검색 알고리즘 등 핵심 영역은 사실상 비밀에 부치고 있다. 언론사 제휴에서부터 검색 결과 개선 등 뉴스 서비스 전반의 정책결정이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운용된다면 사회적 압력에 의해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점들이 해결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최수진·김정섭(2014). 방문자 충성도의 경우는 댓글 참여, 기사 제보, UCC 활성화 등 구체적인 상호작용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최수진 외(2014)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산하 한국인터넷신문위원회는 현재 모호한 기사 어뷰징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하여 대상 기사와 검색어와의 상관관계, 대상 기사와 집계 시간대와의 상관관계, 대상 기사와 최초 기사와의 동일성 및 유사성 여부, 후속 기사의 신규성 여부, 후속 기사의 반복 빈도 등을 추가하여 기사 어뷰징 기준을 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덧글. 이 포스트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언론중재> 봄호' 저널에 실린 글입니다. 게재된 내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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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포털 뉴스 이용빈도 추이(2011~2014년)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언론사의 자멸적 트래픽 경쟁으로는 이 구도를 깨기는 불가능하다.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수렴하는 정책으로 바뀔 때 `포털 활용론`도 의미가 있다. 다양한 경쟁환경으로 진입한 포털도 좋은 뉴스가 더 많이 소비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이용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언론과 포털은 뉴스 공급과 뉴스 검색으로 연결된다. 전재료와 트래픽은 양측 공방전의 문고리다.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의 변화는 언론사 트래픽의 희비쌍곡선을 긋는다. 언론사 트래픽 경쟁이 과열되면 포털 책임론도 부상한다.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2006년 12월과 2007년 4월 도입한 ‘검색 결과 아웃링크’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웃링크는 언론사가 트래픽을 손쉽게 만드는 열쇠를 제공했다. 바로 검색어 관련 기사를 포털에 반복 전송하는 ‘어뷰징’이다. 이용자 선택을 수월하게 받는 통로는 금세 ‘어뷰징 기사’ 논란을 낳았다.


네이버는 기사 시간 변경 및 중복 기사 히스토리 표시 등 DB시스템 개선을 포함한 뉴스 검색 개편 방침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광우병 논란, 촛불시위, 광고주 불매 운동 등 연이어 터진 정치적 사건도 불을 질렀다.


2008년 7월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신문은 미디어다음에 기사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불공정 계약, 편집 논란 등 해묵은 문제들까지 번지면서 양측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듬해 1월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카드를 꺼냈다. 뉴스캐스트란 그동안 네이버가 초기 화면에서 자체적으로 종합 편집하던 방식을 포기하고 각 언론사가 뉴스박스에 자사의 뉴스를 선별해 노출하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자신의 안방을 언론사에 개방하는 것은 물론 뉴스캐스트에 노출되는 기사를 모두 아웃 링크로 전환했다. 네이버는 이때 이용자의 다양한 뉴스 선택권 확보를 강조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요구하는 언론사를 달래는 포털의 승부수였다. 기사 전재료와 트래픽 공유(검색 결과 아웃링크), 전략적 제휴(과거 신문기사 디지털화, 전문기자 코너 운영) 등 기존에 언론과의 관계 형태와는 차원이 다른 조치였다.


당시 네이버 초기화면은 국내 PC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월 1회 이상 방문하는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공간이었다. 뉴스캐스트의 파괴력을 간파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이용자 클릭을 유발하는 것에 매달렸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과 기사를 훨씬 더 많이 쏟아냈다. 검색어 기사를 양산하는 인력을 경쟁적으로 충원할 정도였다. 최적의 온라인 뉴스를 생산하고 서비스하기 위해 구체적 준비가 없었던 언론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접근이었다. 


만성적인 경영 위기에 시달려온 언론사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수준을 높이는 투자 보다는 질 낮은 트래픽으로 유치하는 네트워크 광고 매출을 선택했다. 몫 좋은 공간에 기사가 노출되면서 언론사 사이트의 월간 순방문자는 8.6%, 페이지뷰는 26.1%나 상승했다.


2011년 2월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톱 뉴스’를 언론사 초기 화면에서 기사 본문 페이지로 연결 형태를 변경했다. 언론사는 포털에서 들어오는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기사 본문 페이지를 별도로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제목 장사로 들어온 뜨내기 이용자가 더 트래픽을 유발하도록 콘텐츠 구성과 배열을 ‘선정적’으로 채웠다.  


네이버는 언론사 편집권을 직접 침해한다는 논란은 피하고 옐로우 저널리즘에 항의하는 이용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옴부즈맨 위원회’를 발족했다. 이용자 불만을 수렴하는 자율기구를 통해 언론사의 협조를 구하려는 고육책이었다. 여기에 문제성 기사 노출을 억제하는 다양한 운영 가이드도 시행했다. 


결과적으로 뉴스캐스트는 언론사 기사를 포털 초기 화면에 배치하여 이용자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이용자의 온라인 뉴스 소비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포털 뉴스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네이버는 포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담을 언론사와 분담하는 대신 언론사(닷컴)의 광고수익원인 트래픽을 언론사에 주는 정책으로 절묘한 타협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2013년 4월 ‘뉴스스탠드’를 도입했다. 초기 화면에 노출되는 뉴스 영역을 언론사별 편집판으로 대체한 것으로 언론사 브랜드를 선택한 후 가상의 지면(뷰어)에서 기사를 선택하는 이중의 절차를 갖고 있다.


네이버는 “언론사들이 자사의 편집의도, 편집가치를 그대로 제공할 수 있고, 이용자는 선정적, 낚시성 기사와 제목들을 적게 만날 수 있다”며 순기능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간 이용자가 기사 제목을 곧바로 소비했던 것과는 뉴스 접근성과 소비 편의성이 크게 낮아졌다. 


소수의 메이저 신문사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일반적 관측 속에 다수 전문가들은 앞다퉈 뉴스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행 한 달 만에 언론사 사이트 방문자 수는 전월 대비 10% 감소하고 체류시간 또한 42.5% 급감했다. 


반면 네이버 뉴스 홈 서비스는 이용자 트래픽이 증가하는 등 포털 뉴스 소비로 회귀하는 흐름도 강하게 나타났다. 트래픽 추락을 회복할 재료가 없던 언론사들은 포털 검색어 대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구책을 마련했다. 뉴스스탠드 구조에서는 다수의 언론사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언론사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품질 제고를 등한히 한 상황에서 포털 뉴스 이용자를 유인할만한 뚜렷한 동기도 없었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초기 이용자가 언론사 브랜드를 선택하는 ‘마이뉴스’ 설정 비율도 극히 낮았다.


뉴스 소비에 따른 추가적인 인지·행동 비용을 요구하는 뉴스스탠드는 수동적인 포털 뉴스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뉴스스탠드 전면 시행 이전 ‘마이뉴스’ 설정 이용자를 확보하려고 마케팅을 펼친 언론사들로서는 참담했다.

 

뉴스캐스트에서 고착화됐던 비목적성 뉴스 소비가 감소하면서 언론사 등 전문 뉴스 사이트 방문자 수는 시행 1년 만에 최대 80%까지 급격하게 감소했다. 


네이버는 2014년 2월 로그인, 쿠키방식과 상관없이 ‘마이뉴스’를 설정하면 언론사 기사 제목을 바로 클릭할 수 있는 뉴스스탠드 부분 개편을 단행했다. 사실상 뉴스캐스트로의 복귀였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 사이언스학과 교수는 '인터넷 포털의 저널리즘 역할에 관한 고찰(2014)'에서 “뉴스스탠드 부분 개편은 각 언론사의 불만을 반영한 행보라기보다 소셜 플랫폼의 다변화에 따라 네이버 스스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포털은 2012년을 전후로 급성장한 모바일 환경에서도 주도권 선점을 위해 언론사 제휴 확대에 나섰다. 포털은 모바일 서비스에서 언론사가 제공하는 기사의 본문 페이지 하단에 ‘관련 뉴스’ 아웃 링크를 적용했다. 언론사의 독자적 경쟁력이 아닌 포털이 나눠주는 트래픽에 더 빠져들게 하는 일종의 ‘독배’였다. 


최근에는 포털의 뉴스 검색 신뢰성이 뜨거운 감자다. 네이버가 지난해 말 모바일과 PC 뉴스 검색에 적용한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은 트래픽 가뭄에 시달리는 언론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뉴스스탠드 이후 이슈 중심의 뉴스 소비는 검색 결과를 통한 뉴스 소비로 완연히 대체됐기 때문이다. 


클러스터링은 최신 순, 정확도 순에 따라 몇 개 페이지씩 뉴스 검색 결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묶어 최대 4~5개까지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같은 클러스터(묶음) 내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랭킹’ 가중치가 트래픽을 좌우한다. 


언론사들은 동일 시간 내 많은 기사를 전송하거나 태그, 키워드 등을 삽입하는 등 뉴스 검색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는 “(언론사들이 곧)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에 맞게 대응할 것으로 보여 실질적으로 어뷰징 감소의 효과는 없을 것”이고 “이러한 상황 전개는 네이버도 충분히 예측하고 있을 것”이라며 냉소했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뉴스 생산의 주요 좌표로 설정돼 있는 상황에서 뉴스 검색 알고리즘 변화가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라면서 “포털은 언론사의 저널리즘 혁신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한 동일한 소재의 뉴스와 유사한 뉴스는 검색 결과에서 철저히 후순위에 노출하는 등 온라인 저널리즘의 품질 제고라는 방향을 네이버가 적극 수렴해야 한다는 의미다. 


닐슨 코리아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 검색 결과 페이지(SERP)를 경유한 월간 뉴스 사이트의 이용자 비중은 전체 뉴스 사이트 이용자의 66.9% 수준이다. 이중 검색 결과의 첫 화면에서 뉴스 사이트를 이용하는 비중은 전체 뉴스 사이트 이용자의 66.4%에 이르고 있다. 


이와 관련 유도현 대표는 “PC 온라인 뉴스 소비는 포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단건 기사를 소비하는 구조로 정착돼 검색 알고리즘의 변화가 매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지만 “동일 클러스터 내 상위 노출 순서는 소비자의 뉴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언론사별로 점차 트래픽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앞세우는 언론은 조직 융합과 인재 확보로 경쟁력 제고에 골몰하고 있다.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의 변화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우선적인 화두다.  


이를 풀어가려면 언론과 포털은 일단 검색 방식이나 서비스 구조를 놓고 벌인 갈등과 긴장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뉴스 시장을 키우고 가치를 확장하는 생산적 논의보다는 트래픽 유발과 전재료 인상이란 해묵은 이슈의 되새김질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 소비 환경의 도도한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13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SNS)로 인터넷 뉴스를 보는 비율이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30.4%로 나타났다. 반면 포털 초기화면 이용, 실시간 검색 이용 등은 최대 16% 감소했다. 


특히 PC 뉴스의 비(非)소비 시간이었던 이동 중 시간과 취침 전 시간이 모바일을 통해 새롭게 뉴스 소비 시간으로 편입되고 있다. 닐슨 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2월 이후 모바일 뉴스 소비는 고정형 PC 인터넷 뉴스 소비 시간을 역전했다.


모바일에서는 PC보다 더 편중된 포털 뉴스 선호현상이 나타났지만 SNS에 연계된 모바일 뉴스 소비도 확산되고 있다. ‘소셜 뉴스’ 매체의 콘텐츠는 탈포털, SNS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평균 재방문일이 길고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등 높은 이용자 충성도가 특징이다. 멀티 스크린 이용과 다변화된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접근성이 확장되고, 미디어 이용자의 능동성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언론과 포털 모두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섰다고 할 수 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랫폼센터장은 1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다음의 뉴스펀딩은 플랫폼 특성을 살리는 기획 같다”며 “디지털스토리텔링 기사, 카드뉴스 등 언론사가 실험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어떻게 네이버에 도입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모바일 환경에서 언론사 트래픽 이전 가능성도 열어 뒀다. 언론사 브랜드와 이용자를 연결하고 좋은 콘텐츠 소비 환경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취지다. 언론도 ‘저널리즘 신뢰 회복’이나 ‘인식 변화’처럼 본질적인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일과적으로 선보인 뉴스 혁신을 체계으로 수렴하는 사람과 조직의 재편이 뒷받침돼야 한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최고의 온라인 저널리즘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앞으로 1~2년 언론과 포털은 공생과 협업을 위한 지렛대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간섭’과 ‘외부 간섭’의 수준도 높여 갈 것이다. 이용자에게 연결과 협력의 무한한 가치를 제시하는 미디어만이 살아남기 때문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신문과 방송> 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1월 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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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4년. 주말에 가족과 함께 쉴 수 없었다. 방콕 파타야로 휴가차 떠난 여행길. 그는 이게 '스토리'구나,란 생각으로 스마트폰에 영상을 담고 인터뷰도 진행했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출판미디어국장(이사)은 다른 언론사들의 베껴 쓰는 보도에 지칠만도 하지만 '로컬리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코믹 기내방송 영상 스토리도 '지역성'이 중요한 동기였다.


10월 4일 제주항공 방콕-부산 노선 기내.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한 여성 승무원이 안내 방송을 했다. 여느 기내 방송과는 다른 기발하고 유쾌한 내용이었다. 그 순간 "아, 이게 이야기거리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한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출판미디어국장(이사)은 아이폰을 꺼내 영상을 촬영했다. 


김 이사는 비행기에서 내릴 때 승무원과 인터뷰를 했다. 아이폰 음성메모 앱을 켜 인터뷰를 녹음했다. 그는 5일 오전 아이폰 아이무비 앱으로 영상을 편집해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두 편('이륙 직후 코믹 안내방송'-'착륙 후 코믹 기내방송')의 영상을 올렸다. 또 자신의 블로그(김주완-김훤주)에 '제주항공 승무원의 재치발랄 코믹 기내방송'이란 글을 등록했다


그 다음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이 스토리를 소개했다. "독자들의 반응이 괜찮았다." 김 이사는 이날 오후 신문기사로 정리해 편집국에 출고했다. 6일자 신문지면(4면)에는 2개 영상을 1분51초 짜리 하나로 합친 영상의 링크(<경남도민일보> 유튜브 계정)를 삽입한 QR코드를 넣었다.


6일 오전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 인터넷판에 노출됐다. 포털에 전송된 뒤 <위키트리>가 가장 먼저 이를 인용 보도했다. <쿠키뉴스>, <헤럴드경제>, <TV리포트>, <민중의 소리> 등 많은 매체들도 뉴스를 쏟아냈다. 김 이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제주항공 승무원의 재치 발랄 코믹 기내방송' 기사의 출고 과정을 등록했다. 


그리고 8일 오전 블로그에 '기사 베껴쓰기에도 기본 예의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김 이사는 "유튜브 영상 등록시 '퍼가기 금지'로 올릴 것, 저작권 표시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저작자 표시'로 할 것, 영상에 경남도민일보 로고를 박을 것" 등 앞으로 보도할 때 유의할 것들을 정리했다.


이튿날 오후 그는 블로그에 '작은 언론사 얕잡아보는 기자들의 못된 의식'이란 글을 썼다. 많은 매체들이 무분별하게 '베껴 쓰기'를 하는 바람에 적지 않은 피해를 본 탓이다. <경남도민일보>는 별도로 10일자(4면) '출처 빼고 베껴 쓰면 내 기사 되나요' 제하의 기사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여기까지는 (독자들이 잘 알고 있는) <경남도민일보>의 '제주항공 승무원의 재치발랄 코믹 기내방송' 영상 보도 과정에 대한 내용이다.  


작은 지역신문이 화제의 영상 스토리를 발굴하기까지는 한 신문사 간부의 열정과 노고가 있었다. 1964년생(51세). 출판미디어국을 맡은 경영진의 일원. 그는 편집국을 떠났으면서도 왜 직접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블로깅을 하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했을까가 궁금했다.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재미있다.", "블로그를 오래도록 운영하면서 '이야기거리'가 무엇인지 감(感)으로 안다.", "요즘 '뉴스 실험' 중이다.", "이미 온라인 전용 기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쓰고 있다. '최고 통술집 찾기' 프로젝트처럼 지역 밀착형 아이템을 다루고 싶다."  



꿈 많은 김 이사에게 물었다. "이런 걸 왜 합니까, 편집국을 떠난 사람이, 폼도 안 나잖아요?"


"(지역의 작은 신문사이므로 가능한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는 사장도 월간지에 1회 기사를 직접 씁니다. 기자직이 아닌 일반 경영파트 구성원들에게도 기사쓰기, 영상과 사진 촬영을 독려합니다. 시민기자라는 개념도 있는데 내부 구성원들이 (사장이고 비편집국 구성원이라고) 스토리를 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스토리 생산은 기자 직군만의 배타적 권리는 아닙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하는 답이 왔다. 


"유튜브 계정에 올릴 때는 두 영상을 합치는 방법을 몰라 두 개로 나눠 올렸지만 신문사 공식 계정으로 등록할 때는 한 개의 영상으로 재편집했죠. 조금 서툴지만 말입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이런 능력은 당연히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웬만한 일반인들도 이 정도 편집을 하는데 신문사 취재 기자들이 못 한다면 말이 아니죠."


영상 편집도, 자막 처리도 할 수 있는 뉴스 조직의 간부, 김 이사는 블로그도 6년째 변함없이 운영 중이다. 


기자는 물론 비편집국 구성원들에게도 디지털 스토리 생산을 독려하는 건 과연 지역신문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경남도민일보>의 영향력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매출에는 아직... 하지만 간접적인 기여는 하겠지요. 경남 지역에서 늦게 출발한 신문이지만 온라인 영향력까지 포함하면 해방 이듬해 창간한 신문의 영향력보다 작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 이사의 확고한 믿음이다.


하지만 <경남도민일보>의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불합리한 경쟁 환경은 존재한다. 영상은 물론이고 내용까지 무분별하게 베껴 쓴 코믹 기내방송 보도물이 쏟아졌다. 출처 표기가 없는 것은 물론 제멋대로 재구성한 영상도 적지 않았다. (보도 직후 자체 조사에 따르면 77건의 복제 기사 중 2/3가 출처도 밝히지 않았다.)


"십수 년 전부터 언론계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해왔습니다. 그런데 개선되기는커녕 더 심해졌죠. 이번 경우에도 여실히 드러났지만요. 특히 전국지들은 지역신문을 우습게 보는 건지 대부분 출처 표기도 않더군요. 이런 파렴치한 취재윤리가 시장을 망치고 있습니다."


시장의 또 다른 넘을 수 없는 벽인 포털사이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솔직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포털이 지역 시장에 깊이 들어온 것은 아니라 다행입니다. 그러나 선거철엔 지역 후보자 배너 광고 등은 해당 지역 접속자들에게만 보이는 방식으로 광고를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그걸 지켜 보면서)네이버가 뉴스스탠드에 입점하라는 걸 우린 거부했습니다. 대신 검색 제휴만 선택했습니다. <연합뉴스>가 전하는 지역뉴스만 판치는 네이버의 '행패'에 대해 지역신문은 절망과 불만을 갖고 있지만요. 동시에 어떻게든 들어가게(제휴를) 해 달라고 목을 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릅니다."


<경남도민일보>에 보도된 '호호국수' 스토리를 계기로 독자들과 국숫집에서 진행한 번개 모임(왼쪽). 그는 수시로 지역민과 만나 이야기를 교환한다. 거기에 반짝이는 스토리가 있고 기자의 미래가 있어서다. 


그 대신 그는 '로컬리즘'의 미래를 굳게 믿는다. "지역지는 전국지에서 볼 수 없는 스토리 생산이 가능합니다. 지역민의 생활과 밀착하고, 지역민이 직접 스토리 생산에 참여하는 신문이 되면 경쟁력이 있을 것입니다."


"<경남도민일보> 기자들은 소셜네트워크에서 시민들과 친밀감을 높이려 노력합니다. 민병욱 기자의 경우 페이스북에서 (지역민들에게) 진정성을 인정받는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모든 기자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과 함께 부대끼고 호흡하는 기자와 신문이 되면 가능성은 '억수로' 높습니다."


대중에게 기억되는 몇 안 되는 '지역 저널리스트' 김주완 이사. 수십만 명이 클릭한 코믹 기내 방송에는 그가 지역신문에 거는 꿈과 희망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던 셈이다.


덧글. 10월8일 김주완 이사와 페이스북 메시지로 인터뷰한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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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의 부상으로 전통매체 기자들의 취재업무도 변하고 있다. 짜여진 시간과 규칙에 얽매이는 데서 독자와 직접 소통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다며 여전히 외면한다. 조직적, 체계적으로 수렴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뉴미디어의 진화에 따른 정보 소비의 다양성, 언론사 간 경쟁 양상의 다변화, 언론사와 새로운 미디어 간 경쟁 확대는 전통 매체와 기자들을 '위기'의 일상화로 몰아넣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위세에 떠밀리다가 모바일을 맞은 전통 매체 기자는 업무량의 폭증, 복잡한 업무 지침들에 연일 시달리는 상태이다. 언론시장의 침체로 취재와는 직접 연관성이 없는 다른 성격의 업무도 확연히 늘었다. 여기엔 마케팅이나 전략 업무도 포함된다. 


또 기술적이고 분석적인 업무도 부상했다. 시장을 다면적으로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활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새로운 업무는 취재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실시간성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동 중이거나 외부에서 정보 수집과 기록 등 취재업무가 보편화하고 있다. 또 정보 보고는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추세이다.

  

이를 위해 스포트웨어는 아주 중요하다.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서도 취재 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플랫폼 구축은 대표적이다. 가령 스마트폰으로 기사 송고가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기사 생산과 유통을 위해 기자와 모바일은 더 이상 낯선 조합이 아니다. 사용성이 높은 입력 장치와 짝을 이루면 악조건에서도 업무가 가능하다. 


둘째, 멀티미디어 콘텐츠 생산 업무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 보도는 텍스트를 주로 다루는 신문기자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 취재 기자에게 캠코더를 지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종이신문 내부에서도 중요한 보도 형식으로 다뤄지고 있다. 최근 주요 신문사에서 선보인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에 앞서 비교적 양호한 사진과 영상 화질을 보장하는 고사양 스마트폰 등장은 멀티미디어 보도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과 비디오는 사진부나 영상부서 담당 기자의 손을 거치지 않은 채 취재기자가 직접 생산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업무 구분이 없어지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일부 신문사의 기사 입력기(CMS)는 사진과 비디오를 삽입, 편집하는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사진, 비디오 등은 텍스트보다 메시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콘텐츠 완성도의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 


셋째, 기사 생산자로서가 아니라 독자와 접점을 강화하는 전략가적, 기획자적 업무도 부상했다. 독자나 시장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적합한 콘텐츠 생산을 끌어내는 역량이다. 


이를 위해 먼저 독자와 시장의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업무가 주목받고 있다. 기사에 대한 독자 반응이나 평가, 제휴 의사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또한 이 내용을 구성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파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저널리즘 측면에서는 취재시 확보한 다양한 소스들을 사장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취재 뒷얘기'를 프리미엄 콘텐츠로 제공하거나 시장에서 한류가 뜬다면 엔터테인먼트 취재 강화로 연결한다. 이때 간부나 동료를 설득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업무는 민감한 부분이다.  


넷째, 기사 생산의 측면에서 일어나는 궁극적인 변화는 뉴스룸의 재조직화이다. '사각 시간대'가 없는 기사 생산과 유통을 주도하는'24/7 뉴스룸' 모델은 대표적이다.


이는 오프라인 및 온라인 뉴스룸 통합 형태로 나타나며 새로운 부서와 역할이 등장한다. 온라인 속보 파트나 오프라인과 업무를 중재하는 역할은 일반적이다. 또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유통 지원 업무도 증가한다.  


특히 '24/7 뉴스룸'에서 데스크는 뉴미디어 이해도를 갖춰야 한다. 편집기자의 경우는 온라인에 맞는 제목이나 멀티미디어 감각이 요구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는 조정자로서의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통합뉴스룸은 신문기자의 온라인 기사 생산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흐른다. 원래는 각 부문의 기자들이 분담하는 형태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신문기자도 일정량의 온라인 기사 생산을 챙겨야 한다. 조직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업무 시간은 새롭게 배분된다. 예를 들면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업무는 중요하게 등장한다. 특히 독자 의견을 수렴하는 소셜네트워크 관련 업무나 온라인으로 기사를 배포하는 업무는 철저히 독자의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재편된다.   


반면 비효율적인 심야근무는 사라진다. 온라인 기사 서비스가 종이신문 보도의 구조적 결함 즉, 마감시간 한계를 보완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종이신문 기사는 심층성이 강화되는 등 그 성격이 변화한다.  


결과적으로 통합뉴스룸은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것까지 아우르지 못한 상태이지만 취재 과정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특성을 이해하는 조건을 갖는다. 여전히 취재 현장에서 갈등이 번지고 있지만 '디지털 퍼스트'란 공감대는 어느 정도 마련되고 있다.   


전통 매체의 기사 생산과 유통 과정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플랫폼의 특징에 따라 조정되면서 기사 가치도 새롭게 조명받는다. 과거에는 특종이 어떤 특정한 신문사나 잡지사에서만 보도한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요즘 특종은 단순히 빨리,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이나 사실을 확인하는 것-심지어 그 과정 자체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선 여러 매체의 짜깁기나 베끼기에 의해 특종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도 문제다. 


이 과정에서 기자의 집요한 노력 등 개성을 드러내는 역할이 부상한다. 또 기자는 자신이 보도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담도 갖게 된다.


더구나 기자가 만든 기사에 의해 논쟁에 휘말릴 때가 많다. 독자들은 기자와 직접 소통하기를 원하고 기자가 알고 있는 지식과 식견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어서다.


자신만이 알고 있던 취재원들은 소셜네트워크에서 모두의 친구가 되고 있는 등 우위에 선 정보 독점도 무너지는 환경이다. 출입처 문화나 순환하는 취재 부서 같은 오랜 관행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1~2년 출입처로 축적하는 짧은 지식으로선 독자의 질문과 비판을 견디기 어렵다. 이에 따라 뉴스 조직 내에서도 전문성을 갖기 위해 한 우물을 파려는 기자들이 늘었다.


'전문기자'도 그 연장선상에서 진화하고 있다. 오히려 블로깅처럼 온라인 활동에 초점을 두는 기자도 등장했다. 소속 매체의 보호 속에서, 출입처의 우산 아래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인정받는 기자가 오늘날의 전문기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독자에게 저명성을 획득한 기자가 진정한 스타기자이다. 스타기자는 대체로 독자와 직접 소통하며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참여와 협력, 개방과 공유라는 저널리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껴안은 것이다.


독자들과 네트워크를 가진 기자는 뉴스룸의 경쟁력이 된다. 즉, 참여적이고 열정적인 독자들과 기자의 결속력이야말로 큰 영향력을 만든다. 세계적인 신문사들이 독자들과 접점을 유지, 확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강화하는 이유다.


국내 일부 신문사는 기자의 온라인 활동을 인사 고과에 반영하거나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했다. 다만 인터넷에서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준비되지 않은 기자들에겐 고역이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다면 새로운 역할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뻗치기'를 하거나 날밤을 새는 취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서 정보는 책상에 앉아 인터넷으로 수집된다. 몸을 혹사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 엔진이나 소셜미디어 활용처럼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접목하는 역량이 취재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렇게 업무 속도는 점점 빨라졌지만 시장 경쟁 환경은 기자들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는 기자가 먼저 도착하지 않는다. 시민이 앞서서 전하고 있다"는 말처럼 온라인에서 독자도 경쟁자가 됐다.  


뉴스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독자가 관여하는 스토리는 이미 소셜네트워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독자의 스토리는 전통 매체 뉴스 생산량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신선한 반응을 얻는다. 결국 독자와 협력하는 업무가 대두한다.  


뉴스 생산만 하는 기자가 아니라 기사를 매개로 독자와 소통하는 휴머니스트가 되는 것은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을 수렴한 조치다.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이란 전통 매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완성품으로서가 아니라 독자와 의견을 나누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목하는 저널리즘을 의미한다.


이러한 협력 저널리즘의 배경에서는 콘텐츠 유통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다. 정해 놓은 업무시간 순서가 아니라 기사 출고 시간에 대한 탄력적 접근은 대표적이다. 


출근 또는 퇴근 시간 심지어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에 임박해서 온라인 보도를 설정하는 식이다. 온라인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다. 이는 종이신문 발행시점과 무관하게 이뤄질 때도 있다. 이를 위해 기자들은 온라인 시장의 지표를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오늘날 전통 매체 기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취재 현장을 지키는 기록자,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기술과 소통역량을 발휘하는 능동적·창조적 업무이다. 마케터, 디지털스토리텔러, 커뮤니티 빌더(builder), 소셜 전문가라는 새로운 역할은 오늘날 전통매체 기자들의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시할 수 있고, 시장에서 지불의사를 가질만한 상품성 있는 데이터를 발굴해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며,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독자들과 교류하고, 독자 및 지역사회와 접점을 만드는 일이다.


전통매체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 왔지만 기자들이 온라인을 다루는 태도와 수준은 여전히 짜임새가 있는 편은 아니다. 뉴스조직은 부분적으로 기자 업무와 조직, 역할들을 개편했지만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휩쓸고 간 매체 환경의 진보에 비하면 크게 미흡했다. 아직도 많은 기자들은 온라인을 멀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미 미래는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소수이긴 하지만 기자들은 독자들과 직접 만나고 콘텐츠 실험에 나서고 있다. 뉴스조직이 열정과 독창성을 가진 기자들의 분투를 업무 시스템으로 수렴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동승하는 마지막 기회는 잃게 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신문과 방송>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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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저널리즘은?

Online_journalism 2014.01.03 17:21 Posted by 수레바퀴

 

전통 뉴스 미디어는 21세기 디지털이란 무대 위에서 방황하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 `혁신`이 필요하지만 분명한 동력이 없이 흘러가고 있다. 뉴스 이용자의 진화, 기술의 진보 속에서 전통 뉴스 미디어가 가야 할 길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고 새로운 무대에 맞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열린 소통과 협력, 융합이 필요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시간이 없다. 환골탈태가 절실하다.

1.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어떤 뉴스가 생산되어야 하는가?

 

Q. 10여 년전(아날로그 환경)과 현재(디지털 미디어환경)를 비교해 보면 뉴스 형식의 변화가 발생 했는가?  뉴스 생산과정에서 변화가 발생했는가?

 

온라인 환경이 주요한 뉴스 소비 공간으로 부상하면서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속성에 부응하는 뉴스 스토리가 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뉴스의 형식과 내용을 규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콘텐츠를 구성하는 물리적인 단위를 잘게 쪼갤 수 있고, 각각의 단위를 연결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도 나오고 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속보성을 강화하기 위해 짧은 뉴스(short form)가 증가했다. 둘째, 시각적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포토, 비디오,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포맷 도입이 늘어났다. 셋째, 기사의 입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포그래픽 등 정보의 재구성이 빈번해졌다. 넷째, 뉴스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확장되면서 양방향성 기사가 늘어났다. 다섯째, 기사를 위한 정보수집과 가공이 늘어났다. 예를 들면 데이터베이스, RSS형 구독 서비스, 썸리 앱 등등의 이용 사례가 늘어났다. 

 

뉴스 생산은 일반적으로 어젠다 설정, (이벤트가 발생하는 현장에서) 취재, 편집(취사선택), 보도라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이렇게 일단락되는 ‘결과물로서의 뉴스’가 아니라 뉴스 생산 과정 전후에 끊임없이 피드백되는 ‘과정으로서의 뉴스’로 변화한다. 이같은 변화는 뉴스 생산의 간격(interval)을 급속하게 재편한다. 즉, 미리 설정한 보도 시간에 맞춘 뉴스가 아니라 24시간 조응하는 뉴스가 된다.

 

결과물로서의 뉴스에 의해 설계된 뉴스룸을 보완하는 온라인 뉴스룸이 신설됐다. 온라인 뉴스룸의 독립성이나 오프라인 뉴스룸과의 연결성은 별개로 하고 온라인 뉴스룸은 지난 10여년 간 뉴스룸에 일어난 사건 중 가장 큰 구조적 변화라고 할 것이다.

 

콘텐츠의 속성도 텍스트에서 멀티미디어로 넘어옴에 따라 기자들에게 관련 디지털 테크놀러지의 습득도 중요한 의제가 되고 있다. 취재기자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취재 지원 부서도 뉴스 스토리의 재설계를 위해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과정으로서의 뉴스’가 정착하면서 ‘소통’의 중요성도 커졌다. 기자들은 기존의 ‘생산’영역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고 있다. 뉴스 생산 과정이 종전과는 다르게 스피드해짐에 따라 시시각각 전달되는 독자의 반응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뉴스 생산의 주체인 기자들의 업무 역시 생산 그 자체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부가적인 스토리의 발생, 독자와의 소통, 브랜딩과 같은 일들이다.

 

그러나 뉴스 생산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가 형성되는 것과는 별개로 아직 이를 업무 재설계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는 않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업무는 크게 볼 때 여전히 단절돼 있다. 무엇보다 최소한의 뉴스 생산 과정에서조차 뉴스 스토리의 변화라는 의제가 수렴되지 못한 상황이다. 좀 더 많은 협업이 필요로 하고 결국에는 융합될 필요가 있다.

 

Q. 현 상황에서 언론이 사회적 기능을 잘 수행하면서도, 디지털 공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뉴스의 형식과 뉴스의 기능(주된 내용?)은 무엇인가? 또는 생산과정에서 변화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뉴스를 양적으로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질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자는 뉴스의 유통, 인터페이스와 같은 형식적 측면이고 후자는 뉴스의 내용적 충실도라고 할 것이다.

 

양자는 충분히 조화롭게 설계돼야 한다. 가령 독자가 원하는 뉴스를 전달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때 독자가 선호하는 플랫폼에서 최적화한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정보의 분류와 형태는 더 세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생산된 정보의 1차 소스를 비롯 최종 보도된 뉴스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뉴스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수렴하는 커뮤니케이션 장치와 이를 피드백하는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흐름에도 유의해야 한다.

 

첫째, 지속적인 뉴스 생산 흐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둘째, 개별 뉴스의 퀄리티를 높이는 다양한 정보 소스들이 동원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시장이 필요로 하는 뉴스와 독자에게 다가서는 뉴스 등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슬로우뉴스-패스트뉴스, 연성 뉴스(핫 이슈 뉴스)-심층 뉴스(타깃 뉴스) 등이다. 넷째, 뉴스 지원 부서의 역량 강화와 취재부서와의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 다섯째, 멀티미디어 부서는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국내에서는 사진부의 역량강화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의 경계의 변화 : 저널리스트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Q. 10여 년전(아날로그 환경)과 현재(디지털 미디어환경)를 비교해 보면 기자의 뉴스 취재방식과 생산방식에 어떤 변화가 발생 했는가?

 

첫째, 현장성. 일반적으로 취재현장에는 기자가 있지만 점점 기자들은 ‘의견’-관점의 비중이 중요해지고 있다. 둘째, 비현장성. 굳이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경로로 현장의 정보들이 들어오며 간접적인 취재가 가능해지고 있다.

 

셋째, 취재의 가치를 높이는 부가적인 스토리 요소(포토, 비디오, 오디오)들을 직접 혹은 간접 생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넷째, 취재와 보도의 간격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장 기자에게 자율성과 책임성이 부여되고 있다. 다섯째, 인터넷 검색, 소셜네트워크 등 취재를 돕는 다양한 디지털 도구가 기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Q. 디지털 환경에서 과거보다 기자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자질은, 또는 전문성은 무엇인가?

 

첫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표현 욕망을 갖고 있는 온라인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고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기자 블로그, 트위터 계정 보유 유무 등이다.

 

둘째, 멀티플레이어다. 뉴스 생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부가가치가 많은 뉴스를 만들기 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 기자들의 관점과 견해를 공개해야 한다. 정보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대한 이면, 속사정을 통찰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자는 ‘저명성’(popularity)을 확보한다.

 

Q. 저널리스트와 파워 블로거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첫째, 기자는 엄숙한 직업윤리를 갖고 있다. 도덕성과 양심은 직업기자로서 중요한 가치다. 반면 파워 블로거는 이 부분에 있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그러나 그들 역시 네트워크상 ‘호의적 평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숙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둘째, 뉴스룸의 가치와 방향에 종속된다. 정치적, 사업적으로 직업 기자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잃을 수 있다. 파워 블로거는 사회통념적이고 법률적으로 저촉되지 않는다면 상당한 자기 결정권에 의해 퍼블리싱하고 소통한다.

 

셋째, 사회적 지위에서 차이가 난다. 직업 기자는 여전히 많은 파트너-정보원을 두고 있다. 그들은 직업 기자를 ‘정치적으로’ 우대한다. 한국에서 파워 블로거는 고급 정보에 더욱 접근하기 어렵다.

 

3.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언론은 어떤 가치와 기능이 강조되어야 하는가?

 

Q.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할 저널리즘적인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되는가? 그리고 디지털 환경에서 저널리즘이 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었인가?

 

온라인저널리즘은 ‘좋은 뉴스를 선택하는 현명한 용기를 가진 독자들과의 소통’으로 진화해간다.

 

이를 위해 첫째, 직업적으로나 규범적으로나 직업 기자는 공동체의 현안을 외면해선 안 된다. 좀 더 많은 영역에서 ‘공공성’을 유의해야 한다. 자사 플랫폼이나 개인의 채널을 통해서 끊임없이 강조될 수 있도록 헌신해야 한다.

 

둘째, 네트워크가 보다 중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편향적이고 폐쇄적인 정보와 서비스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더욱 개방적인 뉴스 생산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의 투명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저널리즘은 디지털에서 보다 많은 현명한 독자들과의 협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가령 파워 블로거나 커뮤니티들을 저널리즘 플랫폼에 견인해내고 이들과 함께 뉴스 스토리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고 그들과 함께 토론해야 한다.

 

4.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유형은?

 

Q. 디지털  시대는 웹상에서는 시민 저널리즘 대안 저널리즘이 부각하고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대화 저널리즘, 상시 환기 저널리즘이 부각이 되고 있음. 언론사에서는 변화의 형태로 기획/탐사, 이야기체 저널리즘, 집단 저널리즘이 부각되고 있음. 디지털 미디어환경에서 언론사들은 어떤 유형의 저널리즘을 추구해야 하며, 각각의 저널리즘 유형이 추구되는데 문제나 제한이 되는 점은 무엇인가? 또는 각각의 저널리즘 유형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 온라인저널리즘은 개방성과 상호성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 여전히 일방적인 생산자 관점의 뉴스 서비스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열린 저널리즘(오픈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첫째, 뉴스룸을 공개해야 한다. 뉴스룸의 의사 결정 과정을 밝히고 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둘째, 가급적으로 독자들과의 직접 접점을 늘려야 한다. 가디언의 런던 커피숍처럼 기자들과 독자들은 만나야 한다. “간접 소통 방식인 뉴스 댓글에도 무반응하는 기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뉴스룸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 소스는 물론 뉴스에 대한 토론이 가능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와 뉴스의 물리적 설계를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

 

넷째, 독자들과 어젠다를 함께 기획하고 뉴스를 생산하는 유연한 취재환경이 필요하다. 참여하는 독자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 

 

5. 저널리즘과 포털 미디어는?

 

Q. 포털이 수행하는 저널리즘적인 기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포털의 기능을 사회적으로 평가해 볼 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무엇이라고 평가되는가?  그렇다면 향후 포털미디어의 저널리즘은 어떠한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포털 뉴스 서비스는 여론 다양성에 부합한다. 다양한 매체의 뉴스를 독자가 소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특정 사안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이해에 다가서게 한다. 특히 포털 뉴스는 댓글과 검색어 같은 독자들의 여론 확인 창구가 되는 등 공론장으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포털 뉴스는 상업적인 플랫폼으로서 공동체 구성원이 꼭 알아야 할 뉴스 보다는 그렇지 않은 뉴스의 소비를 촉진하게끔 설계돼 있다. 특히 검색이나 댓글처럼 뉴스 소비를 둘러싼 다양한 장치들은 현명한 뉴스 소비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 사회적 논란에서 비껴가기는 어렵다.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제휴 언론사의 선정과 관리 과정부터 투명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자율기구들이 좀 더 객관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제휴 언론사 혹은 검색 언론사가 제시하는 중요한 어젠다들에 대해서는 토론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고안돼야 한다. 댓글, 토론 등에서는 BBC의 댓글 가이드처럼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고 엄정한 개입이 필요하다.

 

셋째, 연예, 스포츠 등의 뉴스 범람은 서비스 구조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포털 뉴스가 영향력을 키워오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성장시킨 이 부문에 대해 책임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실시간 중계하는 연예 저널리즘은 포털이 주장하는 이용자 관점의 서비스는 더더욱 아니다. 

 

6. 디지털시대 저널리즘의 병리현상은?

 

Q. 현재 인터넷 공간의 헤드라인 기사는 의문형, 주어생략, 과장이 지나치게 발생하고 이를 기반으로 트래픽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많음. 이러한 헤드라인 쓰기가 지면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을 보임. 이에 대한 평가는?

 

결국 시장의 문제다. 많은 온라인 뉴스 미디어(신문사닷컴 포함)들이 난립하고 있는 인터넷에서 트래픽은 중요한 생존 수단이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뉴스룸에 대한 상시적인 투자를 감당할 매체들은 없다.

 

헤드라인에 의존하는 양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프라인 뉴스룸 기자들도 ‘제목’에 대한 강박증을 갖는 상황이다.

 

근본적으로는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시장을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탈포털을 의도적으로(?) 서두르는 메이저신문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문 매체들의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포털이 빚은 뉴스 소비 경험을 고려할 때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Q. 인터넷 뉴스 페이지에 오르는 선정적인 네트워크 광고에 대한 평가와 향후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뉴스 읽기의 가독성을 저해한다. 매체의 정체성이나 인식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유발한다. 하지만 네트워크 광고를 뺀다면 상당한 매체들은 경영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광고주들도 뉴스 사이트에 대해서는 상당히 저평가(?)하고 있어 이런 광고 밖에는 집행이 되지 않는다. 적어도 기사 뷰 페이지에서는 네트워크 광고를 제한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근본적으로는 언론사들이 네트워크 광고집행을 자사의 경쟁력을 갉아 먹는 것으로 인식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렵지만 광고주들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건전한 광고를 유치하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둘 다 어렵다. 

 

Q. 현재 광고주의 요구와 부합하는 홍보성기사들이 어느 정도 양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에 대한 기자들의 의식은 어떠한가?

 

광고주들의 요청이 있는 한 뉴스룸과 그 기자들이 거부하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완만하지만 반발 정서도 있었지만 ‘수익성’이라는 측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행하는 경우가 많다. 기자들이라고 이런 홍보성 기사를 쓰고 싶겠는가?

 

특히 전통 뉴스 미디어의 온라인 뉴스룸 즉, 닷컴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사업 다각화의 정도가 얕을수록 이같은 즉자적 비즈니스는 불가피하다.

 

노골적인 홍보성 기사가 아니라 독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뉴스 스토리 양식을 개발하는 뉴스룸의 적극적인 ‘기획’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한다.

 

Q. 최근 인터넷용 기사가 증가하면서 보도자료나 타사의 기사를 베끼기(속칭 우라까이)가 도를 넘고 있다고 평가됨, 이러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기사쓰기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온라인 뉴스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미흡한 국내 상황에서 ‘트래픽’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베끼기 기사는 저널리즘의 정도가 아니다. 비단 온라인 뉴스룸과 서비스 환경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현재는 만연한 상태다. 기자들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저널리즘 산업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자정결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저작권의 차원에서 규범적인 접근도 강구돼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7. 인터넷 뉴스의 소비패턴은?

 

Q. 디지털 공간에서는 연예, 스포츠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고,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 보편화로 사건사고 현장사진이 늘어나면서 사건사고 기사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음. 이러한 인터넷뉴스 소비패턴이 기사생산이나 저널리즘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독자들이 어떤 플랫폼에서 어떻게 소비하느냐는 정보를 만드는 미디어 기업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해외에서는 출퇴근을 하는 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많은 뉴스를 소비한다는 조사에 따라 뉴스룸에 출퇴근 시각 뉴스를 만드는 부서를 신설해 ‘요약형’ 뉴스를 생산할 정도다.

 

한국에서도 사건사고 뉴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력 경제지도 사회부 경찰팀을 보강하는 경우도 있었다. 온라인 뉴스룸은 ‘연예인’만 촬영하는 전담 사진기자도 채용했다.

이 모든 뉴스룸의 대응 논리는 간단하다. 뉴스룸은 독자의 욕구에 적극적이고 과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포털을 통한 독자 유입 비중이 높은 만큼 그동안은 선정적인 검색어 뉴스를 양산해왔다. 이제는 이러한 휘발성 독자층이 아니라 진성 독자를 유치하는 타깃 뉴스 생산으로 뉴스 생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그러자면 보다 과학적인 독자 분석이 필요하다. 과연 우리의 온라인 오디언스는 누구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가령 40대 남성이라면 그들을 위한 뉴스 생산이 요구된다. 스크린별로 가장 최적화한 정보 설계도 뒤따라야 한다. 언론사 뉴스 어플리케이션 소비에 한계가 있다면 포털이나 이용자 규모가 많은 소셜미디어 앱에 제공하는 것도 모색해야 한다.

 

다양한 소비 패턴을 고려해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충분히 적용하는 보다 기술친화적 서비스 기획이 요구된다.

 

덧글. 이 포스트는 2013년 11월 한국언론진흥재단 최민재 연구위원으로부터 받은 질문에 약식으로 답변한 내용이다. 이 답변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저널리즘-쟁점과 전망>(위 이미지)이란 단행본에 전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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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PC 웹 사이트. 모바일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문지면에 게재되지 않은 기자들의 취재 스토리가 핵심이다. 짧은 분량의 텍스트 위주의 스토리가 중심이다. 아직 유료 전환율을 거론하기는 이른 단계다. 다른 언론사의 유료 서비스도 마찬가지겠지만 시장 흐름과 이용자 반응을 살피면서 다음 스텝으로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4일 <조선일보> 유료 서비스인 '프리미엄 조선'이 베타 오픈하면서 국내 신문사들의 뉴스 유료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9월 <매일경제> '매경e신문', 10월 <한국경제> '한경+(플러스. 실제는 +가 윗첨자)'가 선보이면서 이제 온라인 뉴스 이용자들은 '무료' 아닌 '유료 뉴스'를 마주하는 경험이 늘게 됐다.


'매경e신문-한경+-프리미엄 조선'은 조금씩 다른 콘셉트와 목표를 갖고 있다. 매경과 한경은 지면보기(PDF)와 '취재뒷얘기'식의 연성 콘텐츠로 상품을 구성했다. 조선은 데이터베이스, 동영상 등 콘텐츠를 집대성했다. 가격구조나 N스크린 같은 플랫폼 전략에서도 차이가 난다. 


뉴스 유료화가 '성공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신문사 매출구조에서 중요한 비중으로 올라선다는 의미다. 이용자들이 지불의사를 갖게 하려면 현재의 뉴스 유료화에 대한 냉정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좋은 콘텐츠로 승부를 거는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국경제신문도 한경+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경+는 총 5개월 여의 시간이 소요된 장기 프로젝트였다(물론 뉴스 유료화 협의는 지난해부터 이뤄졌다).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이슈는 종이신문 구독자DB와 연동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 구현에 따른 기술 적용 부분이었다. 콘텐츠는 효율성을 고려해 접근했다. 


이 프로젝트는 5월 초 시작됐다. 한경닷컴 모바일팀은 대체적인 '뉴스 유료화 계획'을 내부에 공개했다. 지면보기 서비스의 고도화 수준 및 N스크린 구현 등 몇 가지 기술적 이슈가 중심이었다. 또 매경, 경향 등 국내는 물론 해외 신문사의 유료화 현황을 점검했다. 


한국경제신문은 디지털 구독료, 운영 주체(정산 등), 기존 태블릿 뉴스 앱 서비스 등 정책을 정리했다.  


이같은 기본적인 의견 교환을 거친 뒤 5월 하순께 결제방식과 독자 인증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또 스크랩, 메모 등 지면보기 서비스의 고도화에 포함돼야 할 사안들이 확정됐다. 여기에 지면 로딩 속도 개선과 '지면 그루핑(grouping)'에 따른 신문제작 과정의 과제들이 정리됐다.


지면 그루핑(grouping)이란 신문지면에서 한 기사를 구성하는 단위인 제목, 부제, 내용(본문 텍스트), 사진(캡션) 등을 묶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지면을 디지털로 서비스할 때 이렇게 한 기사 그룹으로 연결하지 않으면 기사 낱개별로 나눠서 보여질 수 없다. 


모바일 이용자가 신문 지면에서 특정 기사를 확대해서 이미지나 텍스트로 볼 수 있께 해주는 사전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이 작업은 신문지면 제작 부서에서 지면 한 면을 모두 짠 뒤 화면상에서 한 기사 단위를 드래그로 지정해 그룹 저장한다. 


그루핑도 일정한 형태의 자동화는 가능하지만 결국 인력이 투입돼야 하고 번거로운 공정이라 일부 신문사는 지면보기 디지털 서비스를 위해 단순한 사각형 형태로 지면편집을 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신문은 지면 그루핑 및 모니터링(검수) 공정을 자동화하는 것은 물론 제작부서와의 협력체제를 통해 '브릿지면(면과 면이 그래픽, 사진, 기사 등으로 연결된 면)' 등 지면편집의 다양성을 최대한 배려했다. 



초기 기획안(왼쪽)과 최종 구현 화면. 모바일 스크린에서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할지를 담은 레이아웃 안이다. 위에서부터 첫번째 라인에는 신문지면(PDF)을 제공하고 두번째는 과거 날짜 신문지면, 세번째는 기본 서비스를 담은 것으로 정리했다. 최종 구현된 서비스는 위 라인부터 지면보기, 유료 콘텐츠, 기본 기능 소개 및 무료 콘텐츠 라인으로 정리했다.


논의를 거쳐 7월 중순 닷컴 모바일팀에서 1차 '기획안'이 나왔다. '기획안'은 모바일 서비스 구현 형식이 주된 내용이었다. 레이아웃을 결정하는 데에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타깃으로 했다. 신문 지면을 '상품화'하는 만큼 퀄리티도 중요했다. 모바일에서 지면을 넘길 때 미세한 부분까지 완성도를 높였다.


1차 기획안에서는 '초판 가판'을 디지털 지면으로 제공하되 '최종판'이 나오는 시간대에 "덮어 쓰" 것으로 정리했다. 모바일 환경에서 인터페이스도 확정했다. 신문지면과 박스 형태의 콘텐츠 영역으로 나뉘는 형태였다. 


신문 '디지털전략부'는 추가해야 할 콘텐츠를 검토했다. 국내외 신문사의 뉴스상품 현황을 정리했다. 여기에 신문은 물론 닷컴(온라인), 매거진 등 계열사들의 내부 자원들을 정리했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기존 시장을 지키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도 있었다.


경제지의 특성에 초점을 두거나 아니면 아예 별도의 상품화도 염두에 뒀다. 특히 서로 시장을 잃게 되는 '잠식 효과'는 첫번째 고려 대상이었다.


또 뉴스 유통전략도 논의했다. 별도의 콘텐츠를 상품화할 때 포털사이트에 어떻게 제공할지 등이 주제였다. 마침 포털 뉴스 서비스와 관련된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고 있어서 활용론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결국 이 사안은 종결되지 않고 뒤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신문지면에 게재된 뉴스의 지불장벽은 논의하지 못했다. 대체제가 많은 시장환경에다 경쟁사 상황, 닷컴의 대포털 뉴스판매 매출보전 이슈 때문이었다.


한경+에 넣어야 할 콘텐츠 논의는 8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지면보기 외에 추가 콘텐츠는 뉴스룸의 여건, 투자비용, 시장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쉽게 결정되지 않았다. 조선일보 '취재인사이드' 콘셉트를 선호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이브리드 앱 형태로 기존 주요 콘텐츠를 링크하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인터페이스와 주목도가 나쁘다는 반론이 우세했다.


이 과정에서 한경+의 초기화면 디자인이 결정됐다. 주주상품인 지면보기의 서비스 전략을 바꿨다. 기존 모바일 앱에서 무료 지면보기 메뉴를 없애거나 한경+앱으로 링크하는 방식이 검토됐지만 '전날' 신문지면만 제공하기로 했다. 


8월29일 매경e신문이 PC웹과 모바일에서 동시에 버전업됐다. 4월 전자판 앱 오픈 이후 PC웹까지 아우른 서비스였다. 경쟁사의 유료 서비스인 만큼 콘텐츠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취재뒷얘기'가 보완적인 요소로 다뤄졌다는 점에서 콘셉트는 같았지만 문제는 어느 규모와 수준이어야 하는가에 맞춰졌다.


결국 9월 추석 전후 오픈한다는 내부 목표가 8월을 넘기면서 수정됐다. '뉴스 인사이드'라는 별도 콘텐츠 메뉴 신설과 '초판 가판'을 독립상품(월 50,000원)으로 설계하는 것으로 방향이 바뀌면서다. 편집국 부국장이 '프로젝트' 협의에 가담하면서 유료 콘텐츠의 윤곽이 나왔다.


외부 필자 칼럼, 동영상 등 그동안 이슈들이 모두 쏟아졌다. 편집국은 '가장 빠른 전자판 미디어', '양방향 전자 미디어' 등의 최종 목표를 제시했다. 반면 디지털전략부는 '저비용고효율-기자 브랜딩-종이신문의 (업무) 연장-플랫폼 특성에 맞춘 콘텐츠'의 원칙을 제시했다. 대체로 받아들여졌다. 


크고 작은 사안들도 정리했다. 9월 중순 한경 유료 서비스에 대한 '네이밍', 앱 아이콘을 비롯한 디자인 요소(칼라)들을 결정했다. PC웹 버전의 디자인이 나와 이를 검토했다. 기존 무료 뉴스앱 중 태블릿PC의 서비스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신문지면 순서대로 면을 편집했지만 일부 면수를 줄이는 등 서비스 효율을 감안했다. 


안드로이드 앱 1차 개발 완료가 끝난 9월 중순에는 요금제 의견을 좁혔다. 기간별 세분화보다는 12개월로 사실상 단일화했다. 일부에서 1개월, 3개월 등 단기 상품 필요성도 개진했지만 종이신문 구독자는 5000원 추가로 한경+ 접속을 허용하는 것만 보강됐다.


이밖에 프로모션 계획도 논의됐다. 또 추후 버전에 담을 콘텐츠와 전담 조직 문제가 논의됐다. 막판까지 논쟁적이던 이용 가능 모바일 기기(2대) 제한과 PC 동시접속 제한이 확정됐다.


구독결제시 개인 인증 절차도 간소화했다. 자동이체 구독시 독자인증도 구독자DB와 연계했다. PC웹 및 모바일 앱의 레이아웃도 최종 승인을 했다. 


9월 하순 한경+ 오픈 D-Day는 10월11일 창간 49주년으로 최종 결정했다. 애플 앱스토어 앱 심사 기간을 고려해 사실상 개발은 2주전 마무리됐다. 개발은 마무리됐지만 초판 가판을 디지털 지면보기로 전환하면서 온라인 뉴스의 서비스 시각을 조정하는 이슈도 불거져 나왔다. 


한경+ 초판 가판 상품 구독자는 오후 6시반께 다음 날짜 초판 가판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날짜 신문지면 뉴스는 밤 9시 전후 한경닷컴과 포털사이트에 노출하는 것으로 했다. 


10월10일(대외적으로는 11일) 한경+가 오픈했다. 오늘(11월6일)로 공식 서비스 이후 4주 정도가 지났다. 그 동안 한국경제신문은 편집국내 플러스부가 신설됐다. 기자들은 한경+ '뉴스인사이드'에 들어갈 뉴스 스토리를 생산하고 있다. 10월 중순 안드로이드앱은 2회 업데이트됐다.


11월5일 현재 스와이프(손가락을 그어 다음 메뉴, 다음 글로 넘어가는), 뉴스인사이드 검색 기능 등과 메뉴개편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경, 조선, 매경 등 주요 신문의 뉴스 유료화 모델이 차별성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차분한 조정기를 점치기도 하지만 다양한 실험이 모색돼야 하는 만큼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우선 <한국경제>는 한경+에 대한 독자 반응을 수렴해 유료 서비스 전략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별도 플랫폼을 통한 방식이 타당한지, 기존 신문지면 뉴스 유료화의 방법론은 무엇인지 등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온라인 브랜딩의 과제는 중요하다. 라이프스타일, 교육, 취업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를 어떻게 확보할지부터가 이슈다. 독자와의 소통증진 등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요청된다. 이 모든 것은 뉴스룸 혁신으로 귀결된다. 혁신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뉴스 유료화' 시대의 과제라고 할 것이다.  

 

한경+  프로젝트 타임라인

 

5월 7일 유료화 전략 관련 최초 보고

5월 24일 지면보기 유료화 기능 정의 및 1차 기획

7월 15일 지면유료화 기획서(v.1.01) 작성(초판 포함)

8월 1일 지면유료화 기획서(v1.05)

8월 27일 한경 전자판 테스트 준비 및 진행

8월 29일 유료화 방향 수정, 뉴스인사이드 추가 준비

9월 16일 ‘한경+’ 제호명 확정 및 컬러 선정

9월 17일 한경+ 안드로이드앱 1차 개발완료

9월 24일 아이폰 앱 1차 버전 앱 스토어 승인신청

10월 10일 한경+ 오픈

10월 11일 ~ 11월 앱 안정화 및 1차 추가개발 준비 진행중

10월 13일 한경+ 안드로이드앱 1.1버전 업데이트

10월 24일 한경+ 안드로이드앱 1.2버전 업데이트


덧글. 이 포스트에서 거론되지 않은 내용과 과정들은 추가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한경+를 이용한 이용자가 있다면 의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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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프리미엄 조선`. 매경과 한경 양대 경제지에 이어 국내 종합일간지로서는 처음으로 뉴스 유료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존 구독자에게 정보 혜택을 주는 한편 유료화 시장을 타진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선일보 답다`와 `인상적인 콘텐츠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국내 언론사의 뉴스 유료화 흐름에 기준자가 될 전망이다.


조선일보도 매일경제, 한국경제에 이어 유료 서비스인 '프리미엄 조선'을 11월 4일 베타 오픈한다.


프리미엄 조선은 크게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비롯한 프리미엄 뉴스 콘텐츠와 기존 보유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취재 뒷얘기는 조선일보미디어그룹 기자들이 담당한다. 100여명의 차장급 이상 기자들의 기명 코너 운영이 중심이다. 


명망가나 전문가 중심의 외부 필자 210여명이 생산하는 '명사들이 풀어놓는 스토리'도 눈길을 끈다. 기자들이 일일이 섭외했다.


'정치인이 직접 쓰는 칼럼'이나 정가 인물들을 중심으로 현안을 다루는 '청년 세대의 돌직구 인터뷰'도 조선일보다운 서비스로 보인다. 


특파원 출신 담당기자가 관리하는 '중국인이 쓰는 중국 이야기'를 비롯 각종 동영상 콘텐츠, 컨설팅 정보 등도 갖췄다.


이번 유료화는 몇 차례 연기를 하는 끝에 나오는 만큼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다양한 콘텐츠를 퍼붓는 형식의 물량공세는 뉴스 유료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기존 유료 상품인 인물DB나 포토DB도 일단 한 달간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용자 유인효과를 최대한 노리는 수순을 밟았다.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요금 모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밝히기 어렵지만 한경-매경에 비하면 낮다”면서 “모바일 서비스 계획은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것으로만 보면 서비스 규모는 국내 최대이다. 하지만 많은 콘텐츠가 이용자 니즈에 부합할지, 그리고 외부 필자들이 제공하는 콘텐츠 수준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조선일보가 제시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아울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


SBS콘텐츠허브 김일숙 팀장은 “조선일보니까 가능한 점들이 눈에 띈다. 서비스하는 콘텐츠 규모는 대단히 놀랍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조선일보의 칼라만 두드러질뿐 다양한 성향을 갖는 온라인 이용자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기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진단했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연구원도 “서비스 기획의 다양성은 인정된다”면서도 “온라인 이용자에게 얼마나 다가설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프리미엄 조선'이 시행되면 대부분의 국내 전통매체에게 뉴스 유료화는 이제 ‘과제’가 아니라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미 뉴스 유료화를 적용 중인 신문사간 경쟁도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신문지면 기사의 디지털 유료화는 일단 접어둔 채 별도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승부하는 것이 타당한지의 논란도 있다. 특히 국내 온라인 뉴스유통 시장환경, 이용자 정서 등 복잡한 변수들을 극복해야 하는 이슈도 있는 만큼 뉴스 유료화는 좀 더 심도있는 논의의 무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조선`의 특성은 방대한 콘텐츠다. 기자는 물론 외부 필자를 다수 섭외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동영상은 물론 조선일보의 장점인 정치 콘텐츠도 특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너무 많은 반찬이라 독자가 주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몇몇 주제로 특화하는 게 더 낫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프리미엄조선의 콘셉트가 종이신문 구독자들에게 혜택을 주며 충성도를 높이려는 점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다는 평도 나온다.


'프리미엄 조선'은 크게 보면 기자들이 참여하는 취재 뒷얘기와 외부 필자들이 생산하는 콘텐츠가 근간을 이룬다. 그리고 기존에 보유한 자산인 인물, 경제인, 포토 DB 등을 상품에 포함시켰다. 비디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기자 취재 뒷얘기의 경우 ‘취재인사이드’를 확대 개편한 것이다. 100여명의 차장급 이상 기자가 기명 코너를 맡는다. 일선 취재 기자들의 유료 뉴스 생산 부담을 덜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번 ‘프리미엄 조선’에 비디오 콘텐츠의 활용은 인상적이다. 조선일보 뉴미디어실, 경영기획실 등에서 생산하는 동영상은 물론 앞으로는 관련 조직 신설도 검토 중에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정치 스토리’다. 다수의 정치인 칼럼과 정가 소식을 다루는 코너가 신설된 것은 조선일보의 고정 독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 식의 접근이다. 한 달 간의 프로모션 기간 중에 두드러진 콘텐츠를 생산해 화제를 모으는 주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사이트에서 정치 콘텐츠가 두드러진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 언론사 닷컴 관계자는 “차라리 정치 뉴스 사이트로 초점을 뒀다면 더 신선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신문사 관계자는 “정치 스토리가 조선일보 독자층에겐 어필할 수 있겠지만 이용자 층을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를 주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테크, 부동산, 의료, 법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0명이 넘는 외부 필자들을 동원한 것은 오히려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정한 원고료 지급 등이 이뤄지는 만큼 추후 콘텐츠 수준 문제나 효용성 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존 유료 DB 서비스의 무료 제공은 한시적이긴 해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일단 한 달간 무료로 제공하지만 포토DB의 경우는 기존 유료 서비스의 수준에는 못 미치는 형태로 제공한다. 기업재무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이용자들의 모바일 뉴스 소비가 늘고 있는데 11월4일 버전에선 따로 서비스하지 않는다. 기기 보다는 콘텐츠에 주목한 유료화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일단 모바일 서비스를 하지 않는 상태로 오픈한다”면서 “추후 업그레이드 버전에서 어떤 형태로든 접근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에게는 요금이 관심사다. 월 5000원 미만이 될 것이란 게 유력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비해 지나치게 싼 것 아니냐는 내부 여론도 있음을 감안하면 최종 결정 때까진 유동적이다. 외부 필자 등 콘텐츠를 생산하고 서비스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서다. 


'프리미엄 조선'이 매경, 한경에 비해 콘텐츠 규모와 수준을 개선했고, PC웹 기반의 서비스라는 차이점을 갖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연구위원은 "온라인 이용자들은 긴 기사(long form) 읽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새로운 콘텐츠 포맷이 필요하다”면서 “모바일에 최적화한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한다.


결국 뉴스 이용자가 누구인지,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가령 미국의 인터넷 신문 <허핑턴포스트>는 이용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선별해서 제공한다. 이것만으로 온라인 뉴스의 퀄리티는 확보된다는 판단이다.


강 연구위원은 “콘텐츠가 훌륭하면 반드시 유료화가 성공한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된다. 온라인 시장엔 양질의 콘텐츠가 없어서 문제인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콘텐츠를 적재적소에 제공해주는 것이 미흡하단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경제경영연구소 조영신 박사는 "조선일보의 뉴스 유료화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단, 비용구조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1만명 규모의 잡지를 만든다는 콘셉트와 종이신문과의 요금제 설계가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상품의 절대 금액이 아니라 종이신문과의 연계성과 유료 상품 간의 연계 가격 전략이 열쇠라는 말이다. 가령 FT와 NYT의 번들 상품의 가격 구조가 전혀 다른 것은 신문사 별로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됐기 때문이다.


또 조 박사는 "정치인이 직접 쓰는 칼럼의 수준이 괜찮다면 수요는 있을 듯 하다"면서 "유료 가입자 규모가 아주 많을 것 같지는 않지만, 전문잡지 수준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일단 조선일보 뉴스 유료화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11월 이후 매경, 한경 등 뉴스 유료 서비스를 선보인 매체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부문의 투자를 확대할 것인지, 조직의 융합을 가속화할 것인지 등등 만만찮은 과제가 대두될 것이기 때문이다.


매경, 한경, 조선의 뉴스 유료화는 서로 다른 콘셉트지만 비슷한 상품 구조도 갖고 있다. 조선은 전담부서의 인력이 20여명에 가까울 정도로 투자를 진행했다. 양 경제지는 지면보기라는 고전적 상품에다 기자들의 취재뒷얘기로 승부수를 걸었다. 비용문제, 이용자 정서, 뉴스유통시장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면 어느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결국 이용자의 니즈에 부합한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데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은 성패를 거론하기에는 아주 초기 단계이지만 말이다.



각사의 뉴스 유료화는 성패를 거론하기는 걸음마 단계이다. 유료로 전환한 가입자들의 수치도 나오고 있지만 거품이 있다. 하지만 각사의 프리미엄 콘텐츠는 향후 한국 언론의 뉴스 유료화 흐름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의 뉴스 유료화에 대한 이용자 반응은 그중 가장 중요한 기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뉴스 유료화’는 더 이상 묵혀둔 과제가 아니라 시급히 시행해야 할 현안이 될 전망이다. 신문업계 간 내부역량에 따라 유료화 논의는 우열이 드러날 것이다. 관건은 온라인 정보의 속성을 감안해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 것인지, 독자관계를 극대화할 것인지이다. 


이와 관련 한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급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시장 흐름을 살펴볼 것”이라면서 “유료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이제 이용자들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바라볼 때"라고 말했다. 국내 전통매체가 비로소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형성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31일 오전과 오후 한경, 조선, 매경의 뉴스 유료화 담당자들은 물론이고 신문사(닷컴) 기자들과 전문가들을 전화와 SNS메시지로 인터뷰한 내용을 재구성했다. 민감한 조직규모나 요금제 등은 구체적으로 수치화하지 않았다.


덧글. 2013년 11월6일자 <미디어오늘>과 <기자협회보>는 '프리미엄 조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보도했다. 



미디어오늘과 기자협회보 11월6일자 보도. 프리미엄 조선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대체로 타깃화가 되지 않았다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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