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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미래는 독자관계에서 구명될 것이다. 어떤 독자를 확보하는가, 독자들과 어떻게 교류하는가 등 독자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찾아야 한다. 이제 저널리즘은 뉴스룸의 영역에서만 머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룸 밖에서 독자들과 손을 마주잡아야 한다. 그것은 전통매체는 물론 인터넷미디어 모두의 과제이다.


이 포스트는 지난 2월 26일 <블로터닷넷>이 주최한 '블로터포럼' 현장에서 메모하거나 미리 준비한 메모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관련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추가, 보완하는 측면에서 기록을 남깁니다.


* 과연 위기인가?


신문, 방송이 위기라지만 지금처럼 중흥하는 때가 있는가 싶다. 20세기에는 뉴스가 독자의 삶 다시 말해 독자의 행동, 생각들과 분리돼 있었다. 뉴스가 독자의 일상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어려웠다. 


반면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뉴스는 독자의 일상과 밀착돼 있다. 독자는 언제든지 뉴스를 활용할 수 있다. 논란은 있지만 뉴스의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뉴스를 통해 사람들과 토론하고 더 나은 행동을 일으키는 방향도 일어난다. 한국에서는 <오마이뉴스>, <위키트리> 이후 온라인 미디어의 실험적 모색이 계속 돼 왔다. <뉴스타파>, <고발뉴스>, <국민TV> 등  대안 미디어도 일정한 지분을 갖고 있다.


뉴스가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뉴스와 독자 간의 일상적 접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뉴스는 더욱 중요한 삶의 동기가 될 것이다. 뉴스를 재정의하고 뉴스와 독자 간의 관계를 재조명할 때 뉴스의 미래는 빛날 것이다.


* 전통매체의 혁신은 무엇인가?


전통매체는 지난 15년간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었다. 독자들의 미디어 경험치로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업계 내부에서 보면 큰 전환이었다. PC웹이나 모바일 앱처럼 신규 서비스의 확장도 하나의 예이다. 


뉴미디어는 뭐니뭐니해도 독자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는 공간이다. 그동안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할 수 없었던 기간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경험이라고 할 것이다. 새로운 독자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서비스를 위해 완고하던 조직의 순혈주의가 일정하게 무너졌다. 비록 뉴스룸 밖의 닷컴이나 한정된 조직을 통해서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통매체 내부로 들어왔다. 

여전히 이들은 뉴스룸의 변방에서 서성이고 있지만 확실해진 것인 이들과 함께 많은 프로젝트들이 착안되고 있다. 뉴스를 만드는 기자들 못지 않게 뉴스를 돋보이게 하는 비기자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음도 중요하다. 기술을 인식한 셈이다.


그동안 전통매체가 상대한 것은 정부와 기업 즉, 광고주였다. 주요 출입처로서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 곳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독자들은 물론 새로운 파트너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포털사업자나 단말기 제조사 등은 새로운 영향력을 갖고 있다. 비즈니스를 위해 전통매체는 전혀 다른 경쟁자와 협력자를 만나게 됐다.


물론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서비스와 매출 규모는 소폭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뉴스 중심에서 포털을 지향하고 커뮤니티까지 아울렀다. 커머스도 이뤄지고 있다. 여러가지 다양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방향이 틀리면 속도는 무의미한 것처럼 지난 15년간의 실적들이 가치있는 것들인가에 대한 성의있는 평가가 나와야 할 것이다.


* 포털과 저널리즘


그동안 전통매체의 포털 의존도, 종속도는 심화했다. 질이 나쁜 트래픽에 얽매여왔다. 뉴스의 내용적-형식적 진화는 없었다. 시장의 주역이 된 독자와의 협력은 전무했다.  인터넷신문을 비롯한 신생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포털에 대한 것이다. 포털은 첫째, 연예-스포츠뉴스 등을 소비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독자들의 뉴스 소비 경험을 과도하게 연성 뉴스 중심으로 흐르도록 했다. 점점 좋은 저널리즘을 소비하지 못하도록 구조화했다. 


둘째, 포털이 제휴하고 있는 매체(검색제휴 포함)들을 보면 이런 곳과 굳이 제휴를 해야 하는지 묻고 싶은 곳들도 적지 않다. 너무 많은 매체를 가둬 놓으면서 결국 스스로도 짐이 되고 있다. 포털과 뉴스 미디어 간 제휴는 뉴스를 보는 독자 즉, 이용자 관점이기보다는 정치적-상업적 제물이 되고 있다.


셋째, 포털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독자는 전통매체나 퀄리티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뉴스 미디어 관점에서 보면 좋은 고객이 아니다. 그들은 포털이 차려놓은 반찬만 먹는 말하자면 '포털 단골' 손님이다. 포털도 좋은 저널리즘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매체소비, 제목소비 등 편법을 동원하며 포털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 리스크를 처리하는데 급급했다.


애초 포털이 추구하던 독자-이용자 관점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언론사도 포털을 몰아부치며 이익을 챙기는 데 급급한 점이 있다. 포털로부터 유입되는 독자에 대한 새로운 방향 접근이 가능한지, 필요하다면 기존의 트래픽 목표를 버릴 수 있는지, 뉴스 서비스 방향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등 대포털 관련 정책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부 매체의 유료화 흐름들이 나타난 2014년은 언론과 포털 간 관계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부분개편 이후에도 언론사에게 뚜렷한 트래픽 성과가 일어나기 어렵고, 모바일 트래픽이 상대적으로 급증하는 시장환경 덕분이다. 개별 언론사가 독자적으로는 뉴스 유료화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없는 시장여건을 고려한다면 언론과 포털간 관계모델은 가장 근본적으로 고민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어떤 이슈가 있는가?


지금까지의 전통매체 혁신은 불완전한 융합, 비현실적 생산, 불충분한 협업에 그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뉴스룸은 기계적, 형식적, 부분적으로 연결됐다. 지면이나 TV브라운관을 우선 고려하고 온라인은 보조적으로 다루는 즉, 현실과는 동떨어진 뉴스가 쏟아졌다. 독자들과 손잡기 보다는 독자들을 객체로 한정하면서 '참여'와 '협력'의 저널리즘 패러다임은 꽃피우지 못했다.


전통매체의 정체성은 약화하고 있지만 보다 뚜렷해지는 것은 수많은 뉴스 미디어와 독자간의 접점이다. 이러한 접점 다시 말해 연결을 '관계'로 다지는 작업들이 관건이다. 


독자의 시간대, 지리적 상황(공간)을 파악하는 정확한 독자 인식이 필요하고 이를 통한 독자 관계 모델의 전략이 세워져야 한다. 쉽게 말하면 커뮤니티 전략일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스토리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페이스북의 페이퍼 앱이 분류했던 14가지 카테고리들은 정치-경제-사회, 청와대-금융-부동산의 시각과는 다르다. 말하자면 그런 뉴스 스토리를 전제로 독자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소셜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사 플랫폼을 소셜화해야 한다. 개방해야 한다. 논조까지, 기사까지 열여야 한다. 독자를 뉴스룸의 기자로, 뉴스룸을 향한 참여자로 만드는 일이다. 기자들도, 뉴스조직 전 구성원들도 소셜 계정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야 한다.


진정한 뉴미디어 조직이 중요하다. 완전한 융합 프로그래밍을 짜야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결합해야 한다. 느린 뉴스-빠른 뉴스, 평면 뉴스-입체 뉴스, 자체적 뉴스-협력적 뉴스가 열린 뉴스룸에서 다뤄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독자에게 필요한 뉴스를 적재 적소에 제공하기 위한 조치이다. 특히 독자를 참여자로 만드는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 온라인을 이해하는 전문가 그룹들이 들어와야 한다. 절대로 현재의 기자들로는 풀어갈 수 없다. 즉, 현재의 기자들의 업무경험과 환경 아래에서는 진척이 어렵다. 


*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치올림픽에 대한 감상과 "유나야, 넌 이미 금메달리스트야! 누려"라는 내용을 사진과 함께 올려 화제였다. 


어떤 생각을 하는가? 이상화 선수는 운동선수지만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됐다. 그야말로 독보적인 콘텐츠를 생산한 기자가 됐다.


이들과 연결을 어떻게 해야 할까? 소셜네트워크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진지한 이야기, 현장 목격담을 전하고 있다. 거대한 메신저들과의 연결,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미디어의 미래는 없다.


<허핑턴포스트>도 그랬고 한국의 <오마이뉴스>도 그렇지만 결국 독자들-메시지를 발신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것이 주효했다. 독자들과 뉴스라는 것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아내고 그것을 구현해내는 것이 새로운 저널리즘의 영향력이지 않는가. 독자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는 것이 핵심적인 화두다. 또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는 더 결정적인 혁신과제가 될 것이다.


 


 





모바일 뉴스 시대. 전통매체가 살아남는 길은 모바일 독자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뉴스를 만드는 조직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부족하면 플랫폼 사업자 등 외부와 제휴해야 한다.


지난 10년 간은 '정보 과잉', '접속 과잉'의 시대였다. 정보와 관계의 피로감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부상했다. 향후 10년 IT 메가 트렌드인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그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스 시장도 모바일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소셜도, 빅데이터도 그러하겠지만! 이용자가 권력을 쥐는 상황에서는 전통 미디어는 할 일이 별로 없다. 한 개 신문사가 일 평균 200여 개의 아티클을 생산해도 유의미한 이용자 클릭이 일어나는 기사 건수는 다섯 손가락에 불과하다. 엄연히 사실이다. 


이 모바일이 전통 미디어를 더욱 코너로 몰고 있다. 원고지 10매 짜리 텍스트, 감각이 떨어지는 보도사진 한 장이 일상적인 출발지다. 거의 매순간 이 두 개의 요소는 동일한 위치에 기계적으로 붙은 채 서비스된다. 이 인터페이스의 부자연스러움과 스크롤의 압박은 이용자들로부터 금세 공격을 받는다.


손바닥만 한 스크린을 관리한 적이 없다고 둘러대는 게 능사가 아니다. 소셜네트워크는 숨돌릴 겨를 없이 이용자들의 가혹한 평판으로 달궈진다. "양복 입고 흰 고무신 신은 인터페이스", "신문에 나간 뉴스를 모바일에 그대로 옮기면 다냐" 온통 원색적인 비난이다.


그 이야기를 들을 만 할 뉴스룸의 기자들이 차라리 없는 것이 다행이다. 기자들은 물리적으로 모바일 뉴스 환경을 신경 쓸 수 없다. 전통 미디어의 선택과 집중은 여전히 전통 미디어다. 업무시간의 대부분은 오프라인에 할당돼 있다.


그럼에도 미디어 이용시간에서 신문은 꼴찌다. 신문 가구구독률·열독률, TV시청률은 정체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빠른 시간 내 회복할 수 있는가? 정보과잉의 시대에선 구조적으로 방법이 없다. 돌파구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찾아야 한다.


물론 모바일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단연 선호된다. 그리고 전 연령대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제대로 모바일 기구를 갖추지 못한 대다수 언론사가 덮어 놓고 트래픽에 연연하는 대목이다. 

해외에 한 신문은 출·퇴근 시간에 뉴스를 더 많이 그리고 공들여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많은 기자들을 투입했다. 이 시간대를 위한 뉴스는 의미가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미국인의 29%는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들 때까지 모바일 기기와 함께 한다. 즉, 늘 모바일로 접속돼 있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90분이나 모바일 포털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은 모바일과 완전히 동기화하고 있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 최고의 역량을 가진 기자들로 모바일 조직을 꾸려야 한다. 모바일 뉴스 생산 그리고 이용자 대응까지 모바일 환경에 걸 맞는 서비스를 위한 전담기구는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이다.


페이스북이 최근 공개한 앱 '페이퍼'. 애니메이션 인터페이스가 훌륭하고 모바일 광고시장을 향한 의지가 읽힌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성공 여부를 확신하긴 어렵지만 페이퍼의 19개 뉴스 카테고리는 완고한 전통 미디어를 일단 세게 후려갈긴다. 디자이너·아티스트(Creators), 요리(Flavor), 포토(Explosure), 대중문화(Pop life), 가족(Family matters) 등 아름답고 감성적인 스토리들이다.


그간 국내 전통 미디어는 실시간 검색어 기사를 통해 유입되는 이용자 폭주에 환호했지만 결과적으로 뉴스 경쟁력은 확보할 수 없었다. 농밀한 이용자 관계모델에 기반하지 않는 공급자 관점의 뉴스 생산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다. 참여 저널리즘은 고사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뉴스 그 자체도 실종했다.


모바일 이용자에겐 더 이상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애초 신문용, 방송용으로 만들어진 뉴스에 대한 매력도는 낮다. 똑같은 소식을 모바일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차라리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낫다. 위치, 시간, 분위기 등 이용자의 상황이 고려되는 뉴스로 대응할 수 없다면 모바일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미 시장은 모바일 메가 트래픽(Mobile Mega Traffic) 국면으로 진입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모바일 트래픽이 PC 웹 트래픽을 앞서고 있다. 모바일은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중심축이다. 특히 이용자를 붙드는 큐레이션이 기존 뉴스 생산 양식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테크놀러지와 저널리즘을 결합하는 컨버전스 업무가 뒷받침돼야 한다. 저널리즘을 이해하는 개발자를 육성하고 개발 환경을 파악하는 기자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뉴스의 타깃화나 정교화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규모나 이용자 충성도가 불충분해서다. 갈등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풀어야 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오늘> 2014년 2월19일자 '미디어 초대석'에 실린 글입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뉴스혁신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했다.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거나 읽기 흐름을 방해하는 인터페이스, 적절하지 못한 표현형식 등을 꼬집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적극 장려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SK경제경영연구소 조영신 박사,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박사(무순)를 각각 (조)-(이)-(강)으로 표기함.


전문가들은 최근 쏟아지는 새로운 뉴스형식에 대해 실험성은 인정하지만 내러티브에 대한 이해 등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SK경제경영연구소 조영신 박사는 "뉴욕타임즈 스노우폴(Snow Fall)이 시사하는 것은 뉴스가 독자에게 말을 거는 것 다시 말해서 편안하게 읽으세요, 이것저것 뒤져 보지 않아도 몇 번의 클릭으로 보세요"라면서 "국내 신문사들의 뉴스 혁신도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결국 (온라인에서) 뉴스 스토리는 편한 읽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이후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리뷰가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이러한 서비스 형식이 어떤 환경에 부합할지 봐야 하는데 그저 웹 사이트에 밀어 넣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조 박사는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방송>을 통해 전통매체의 뉴미디어 수렴과정을 짚은 '립타이드(riptide)' 번역본을 출간했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박사는 "이런 뉴스 실험은 계속 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그 자체로 그쳐서는 안 되고 지속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또 "각 실험들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건 형식 실험에 제한돼 있어서다. 분절과 연결 등 각 스토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예를 들면 두번째 스토리만 봐도 의미를 전하고, 첫번째와 두번째의 스토리의 연결성도 감안하는 내러티브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세 건은 긴 스토리(long form)를 그냥 늘여서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는 "어떤 유행처럼 번지는 것 같다"면서 "이슈 환기 차원에서 시도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기존의 기획 기사를 다시 가공하는 방식(아시아경제)도 좋지만 처음부터 스토리텔링을 고려하는 콘텐츠 기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온라인 미디어 전문가는 "긴 글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이머시브 스토리텔링(immersive storytelling)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챕터를 탭 메뉴로 나누어 끊어 읽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접근방식인데 세 건의 서비스는 효율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그는 "텍스트로 표현하기 힘든 상황을 인터랙티브 요소로 풀어보겠다는 문제의식, 그리고 이러한 뉴스실험을 뉴스룸이 온전히 소화할 수 있는 '내재화'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강정수 박사도 "뉴욕타임스 '스노우 폴'은 새로운 내러티브에 대한 고민을 의미한다"면서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저널리즘 혁신을 주도하는 R&D 개념 즉, 미디어랩 차원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를 여러 차례 수상한 <연합뉴스> 미디어랩 한운희 기자는 "내용을 담아내는 형식이 돼야 하는데 형식 자체만 집중한 것 같다"고 총평했다. 


한 기자는 "많은 사람이 시간을 들였지만 과연 효율적인가를 곰곰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세련된 <뉴욕타임즈>의 스노우 폴도 분석 자료들을 보면 독자가 전부 읽은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왔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기자는 특히 "현재 이런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은 자사 웹 사이트 뿐인데 독자들과의 접점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많은 독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성하는 게 절실한데 포털사이트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털에서 이런 서비스를 별도로 모은 코너를 신설하는 등 많은 독자들에게 보여질 수 있어야 뉴스 혁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섬, 파고다'로 첫 실험에 나선 <아시아경제>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운 서비스니 아마도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백 본부장은 "그러나 변하지 않고 이대로 가면 언론산업이 모두 죽는다"고 잘라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뉴스의 변화가 답보상태에 있는 국내 전통매체의 혁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일과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강정수 박사는 "개별 프로젝트의 성패만 갖고 다뤄서는 안된다. R&D 관점 그러니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비용으로 다뤄야 한다. 변화하는 독자의 뉴스소비를 연구하고 그에 걸맞는 뉴스실험을 갖춘 내부 조직이 없다면 국내 언론사는 늘 제자리에만 있을 것"라고 말했다.



<아시아 경제>의 그 섬, 파고다. 편집국 취재물을 바탕으로 디지털스토리텔링했다. 기존 종이신문 취재 기자들이 온라인 뉴스의 성격과 형식을 숙지해야 한다는 과제가 여전히 남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이런 뉴스 실험을 장려하는 뉴스룸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경제>가 23일 노인문제를 다룬 자사의 20회 연재 기사물'그 섬, 파고다'를 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뉴스 실험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4일부터 29일까지 보도한 20부작을 스토리텔링 형식을 빌어 재구성한 '그 섬, 파고다'는 인트로 페이지를 비롯 황혼의 방랑자, 그림자 인생 등 총 7부분으로 구성됐다(1월과 2월 중 후반부 내용이 추가로 제공된다). 


기존 보도물을 재구성한 만큼 텍스트와 함께 당시 담아내지 못한 영상, 사진 소스들을 충분히 안배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를 위해 취재부서와 온라인 파트가 협업을 진행했다.


'그 섬, 파고다'로 지난해 12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아시아경제> 기획취재팀 김동선 부장은 "지난해 10월 이 아이템을 잡아 11월 초부터 기사 생산을 했다"면서 "초고를 본 뒤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지 내부 협의를 거쳐 나레이션 형식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빅 시리즈'로 명명된 긴 호흡의 취재물에 완성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몇 차례나 사전 답사도 했고 중간에 내부 협의도 했다. 사진이나 영상은 디테일을 묘사하는 데 초점을 뒀다. 다시 말하면 피사체의 클로즈업에 중점을 두는 식이었다"고 취재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 부장은 "보도와 동시에 온라인 서비스를 공개하지 못했고 주제에 대한 대안 제시를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번 '그 섬, 파고다' 스토리텔링과 관련 취재부서는 콘텐츠 분류나 구성에 조언을 주는 선에서 그쳤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 통합뉴스룸 에디터를 거친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플랫폼별로 차별적인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미디어의 미래는 없다"면서 "아직 UI나 UX 측면에서 어색하지만 첫 발을 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백 본부장은 "첫 작품이라 기획방향을 잡는데 시간이 다소 소요됐고 총 10여일 작업했다"면서 "편집국 기자들이 새로운 뉴스 포맷을 이해하고 기사작성이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제작해야 하는데 그게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백 본부장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편집국에 이슈팀을 발족시켰다"면서 "다양한 시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뉴스 혁신을 계속 추진해보겠다는 이야기다.


한편, <아시아경제>는 '그 섬, 파고다' 연재물을 바탕으로 책 출간과 함께 현재 사진전도 진행 중이다. 



경향신문 `그 놈 손가락`…독자 호평 쏟아져

Online_journalism 2014.01.23 17:36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경향신문이 22일 공개한 <그 놈 손가락-2012년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기술적 완성도를 보완해야 할 과제를 다소 남겼지만 새로운 뉴스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제대로 다가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뉴스룸 내 협업으로 이뤄진 이 디지털스토리텔링 프로젝트의 연속성은 독자의 성원에 달려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 해 하반기 주요 매체가 뉴스 유료화에 본격 나서면서 차원이 다른 '프리미엄 뉴스'가 부상하고 있다.


21일 <매일경제>가 자사 유료 서비스인 'e신문'에 '대한민국 1번馬-내 이름은 당대불패'란 `멀티미디어 뉴스`를 내놓은데 이어 <경향신문>도 22일 디지털스토리텔링 서비스를 공개했다(전자는 영상제작 등을 외부 기업에 맡긴데 반해 후자는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완성했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선거 개입 의혹사건을 다양한 데이터와 인포그래픽, 영상과 텍스트 등을 동원해 타임라인으로 구성한 '그 놈 손가락-국가기관 2012 대선개입 사건의 전말(이하 '그 놈 손가락')'이 그것이다.


사건의 발단부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정황 등을 기존 보도기사와 자료 등을 참고로 해 재조합했다. 주요 사건별로 강조점을 뒀다. 편집국 정치부, 사회부 등 취재기자들이 확보한 정보가 밑천이 됐다. 


사건 관련 주요 자료들은 구글독스와 구글드라이브로 연결하는 등 구글의 미디어툴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사건 관련 주요인물, 사건의 조직 관계도는 인포그래픽을 적용하고 인터랙션 효과를 줬다. 마우스를 클릭하면 상세정보를 확인하고 사건을 전개과정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 인터뷰는 영상 취재로 곁들였다. 


최민영 기자(디지털뉴스팀장)는 "지난해 10월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을 스토리텔링 형태로 다뤄보자고 결정했었는데 11월 주간지 <시사IN>에서 '응답하라 7452'가 공개돼 다른 아이템으로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시사IN>은 원문 자료를 공개하고 독자의 참여에 주목하는 등 크라우드 소싱의 관점에서 다룬 만큼 우리는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보여 주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디지털뉴스국(국장 김종훈) 디지털뉴스팀은 '그 놈 손가락' 아이템을 선정한 뒤 전체적인 스토리 보드를 기획했다. 


'그 놈 손가락' 어떻게 만들었나...`협업`


아이템 선정 뒤 전체적인 스토리 기획은 11월쯤 시작됐다. 1월22일 공개됐으니 근 석 달이 걸렸다.


미디어기획팀 이영경 기자는 "전담팀이 아니라 편집국 취재부서 기자들과 여러 부서 담당자들이 TF팀 형태로 꾸려지는 바람에 빨리 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단 '그 놈 손가락'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에게 관련 소스를 받고 자료를 취합하는 데서 시작했다. 


미디어기획팀은 기사를 재구성하고 새로 썼다. 흐름을 잘 확인하고 사건 본질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향에서 큰 줄기를 잡았다.


확보된 문서 자료와 동영상도 배치했다. 영상 취재는 당시 디지털영상팀  박용하 기자가 맡았다. 


인포그래픽을 비롯 기술적 구현은 디자인팀과 미디어전략실 내 기술개발팀이 협업했다.


국내 주요 신문을 중심으로 잇따라 제공되는 새로운 뉴스 실험이 `뉴스-뉴스룸-기자의 혁신`을 향하는 단초가 될지 예단하기 이르다. 대다수 언론사는 전문·전담 인력 부족으로 이같은 서비스에 관심을 갖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각사의 여건과 역량을 감안한 시도들이 누적되면 독자들의 새로운 요구는 필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포털에 갇힌 남루하고 똑같은 뉴스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길 기대한다.



아쉬운 점은?...기술 접목과 조화


최민영 기자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뉴스를 공개한 만큼 뉴스룸 안팎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서 독자들의 호평을 보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종이신문 기사를 단지 옮기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면서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놈 손가락'은 <경향신문>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인 디지털스토리텔링 서비스다. 


그런 만큼 조금의 시행 착오도 감수했다. 이 작업에 참여한 이영경 기자는 "새로운 걸 보여주자는 데 방점이 있다보니 최소한으로 기술적인 측면을 다룬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조화도 조금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기자는 "뉴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전담조직만 있으면 대응속도도 빠르고 획기적인 시도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작업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의 온라인 서비스는?


직제상 편집국 산하에 디지털뉴스국이 있다. 디지털뉴스국에는 '그 놈 손가락'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미디어기획팀, 디지털뉴스팀, 콘텐츠운영팀, 디지털영상팀, 디자인팀 등이 있다. 총 규모는 25명 선이다.


<경향신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맡는 미디어기획팀은 제1회, 제2회 한국온라인저널리즘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두각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에는 이와 별도로 개발팀, 미디어사업팀 등을 두고 있는 미디어전략실이 있다. 이에 앞서 <경향신문>은 2010년 별도 법인이던 닷컴을 신문으로 통합했다. 


이번 '그 놈 손가락'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미디어기획팀 최민영 팀장을 비롯 이영경, 김향미 기자, 여론독자부 박용하 기자, 정치부 구교형 기자, 사회부 박홍두 기자, 디자인팀 윤여경 아트디렉터, 콘텐츠운영팀 차현정 기획자, 기술개발팀 박광수 팀장, 이익형 디자이너 등 10명이다. 







`잊혀질 권리`와 온라인저널리즘

Online_journalism 2013.10.15 16:4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국내 K 신문의 과거 기사. 공인과 일반인이 관련된 사건 보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는 당사자의 요청을 받은 언론사에서 자체 판단에 따라 특정 부분을 블라인드 처리했다. 이처럼 `잊혀질 권리`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 환경에서 계속 반복될 이슈로 뉴스조직과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제기한다.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시) 노출되는 자신의 사적 정보와 관련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저널리즘의 영역에서도 부상하고 있다. 잊혀질 권리는 빅토르 마이어 쇤베르거(Viktor Mayer-Schönberger)가 자신의 저서(Delete: the virtue of forgetting in the digital age ; 2009)에서 디지털 정보의 소멸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관심을 받게 됐다.


그러나 언론 보도의 경우 보도의 대상자가 잊혀질 권리를 들어 뉴스 삭제를 요구할 때 표현의 자유와 같은 다른 기본권과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블로그나 SNS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제한적으로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게 되면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EU의 경우 공공 정보나 역사적 사료는 삭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국내에선 논의 수준이 걸음마 단계이다. 뉴스조직과 기자들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잊혀질 권리를 인식하고 있는 일반인들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마침 ‘잊혀질 권리’와 관련된 논문을 준비 중인 한겨레신문 구본권 기자를 만나게 됐다. 그의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재구성하면서 저널리즘 영역에 ‘잊혀질 권리’를 어떻게 수렴하는 것이 좋을지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Q. 온라인에서 ‘잊혀질 권리’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지속적으로 재노출, 재구성되고 있다. 영구불변의 뉴스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운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반응하는 뉴스는 곧 온라인 환경에서 뉴스의 ‘불멸’을 상징한다.


뉴스는 ‘서비스 영역’에서 항상 변경될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변경의 근거는 이해 당사자가 시장에서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했을 때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뉴스룸은 그 요구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응답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서비스 영역’이라고 함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영역으로 뉴스가 노출되는 영역, 즉 서비스되는 영역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여기서 이용자는 ‘잊혀질 권리’를 포함한 뉴스와 관련된 의견 개진-문제 제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때 언론사 뉴스 데이터베이스는 서비스 영역과 보관 영역으로 분리 운영될 필요가 있다. 서비스 영역은 늘 이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잊혀질 권리를 포함해 다양한 요청을 수렴하는 곳이다. 보관 영역은 자사 뉴스의 위상, 권위를 최대한 보호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이 두 영역은 물리적으로(기술적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용자의 뉴스 정정, 삭제 요청 등을 최적의 방식으로 반영하는 공간이 된다. 


Q. 현재 유럽에서 온라인상 잊혀질 권리는 언론 보도에선 예외다. (EU는 2014년까지 잊혀질 권리를 정보보호규칙이란 범주에서 명문화할 계획이다.)


저널리즘 환경은 그 사회의 복잡한 요소들이 내재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의 저널리즘은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 만큼 단호하고 위엄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임이나 의무가 취약했다. 


저널리즘이 뿌리내리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 잊혀질 권리의 필요성은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유럽 언론들이 ‘잊혀질 권리’를 엄격히 다룬다고 하지만 ‘논의의 여지’ 자체를 봉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가디언이 런던에 카페를 연다든가, 댓글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재자로서 책임을 다한다든가 하는 등 자사 저널리즘의 권위나 가치, 개방성과 상호성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한국 언론에 비해) 더 많이 하고 있다.


독자의 요구에 반응하는, 또 수렴하는 다른 방식의 열린 저널리즘으로 ‘잊혀질 권리’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Q. 언론 보도에서 잊혀질 권리가 적용되어 온라인에서 기사의 삭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면, 그 대상은 무엇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예)  오보, 무죄 및 무혐의로 드러난 과거 범죄 혐의 기사, 공인이 아닌 개인의 신상정보가 드러난 기사,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가 자신과 관련한 내용의 삭제를 원할 때, 기타


보도된 지 오래된 기사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일으켜 관련자의 삭제 요청이 제기되고 삭제 여부에 대해 언론사와 당사자의 입장이 서로 다를 때는 기록 보존, 표현 자유 등 언론 자유가 우선하는 경우도 있고, 프라이버시 보호가 우선하는 경우도 있다. 즉, 케이스마다 다르다. 


특히 모든 보도물을 대상으로 잊혀질 권리를 무한정 확대해야 하는가는 논쟁적일 것이다. 원칙적으로 무죄 및 무혐의로 드러난 과거 범죄 혐의 기사, 오보를 그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공인이 아닌 개인의 신상정보가 드러난 기사나,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가 자신과 관련한 내용의 삭제를 원할 때에도 경우에 따라선 ‘잊혀질 권리’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으나 무조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


가령, 사실 관계가 명백히 바뀌었거나 검색에 의해 이해 당사자가 겪는 피해 강도가 현재화, 구체화 할 경우는 적극적으로 잊혀질 권리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내가 겪은 일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이 나온 보도사진이다. 이 어린이들 중 한 부모가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통해 그 사진이 노출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연락해왔다. 그 아이만 포커싱한 것도 아니고 해당 사진 정보가 드러난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있는지 불확실했다.


반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임모씨처럼 집 주소가 드러나거나 신상정보가 알려져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에선 ‘잊혀질 권리’는 논쟁적이지 않다고 본다. 


Q. 일단 보도된 기사를 추후에 데이터베이스나 인터넷 서비스에서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역사 기록에 대한 왜곡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보도 하나의 역사이지 않는가?


당시의 뉴스, 그리고 그것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형식(DB)은 저널리즘 고유의 산물이다. 그때의 기준으로 보면 그 자체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검색을 통해 현재적 의미에서 명백한 피해가 유발된다면 전혀 다른 문제이다. (당시의) 저널리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존엄한 역사적 기록의 수정이 아니냐며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건 지나치다.


온라인 뉴스 서비스 환경에서 이용자의 요청에 의해 뉴스가 수정, 정정(, 삭제)되는 건 치욕적이고 모욕적인 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새로운 ‘뉴스의 역사’를 만든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또 데이터베이스 관리 전략의 이원화나 서비스의 형식에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키는) 조화로운 절충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 지점에서 뉴스 (DB) 관리의 새로운 전략적 목표가 설정될 것이다.


잊혀질 권리를 수렴한 온라인 뉴스의 서비스-노출 방식은 각 언론사 정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령 “해당 뉴스에 대해 이해 당사자의 요청에 의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OOOOOO 부분이 정정되었기에 바로잡습니다. 당시의 결과물은 ㅁㅁㅁㅁ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라는 공지가 필요할 것이다.


Q.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결정 수단 가운데 하나로 기사 삭제가 이미 활용되고 있는데요. 언론피해 조정사건에서 당사자와 언론사간 합의로 기사를 삭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에 따른 뉴스 삭제는 원칙적으로 타당하다. 다만 이해 관계자 간에는 합의했지만 그 뉴스를 봤거나 해당 뉴스를 검색하며 활용하고자 하는 다른 불특정의 이용자 처지에선 일종의 정보의 망실이라는 점에서 재고할 부분이 있다.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로 “삭제됐다”는 점을 공지하고 이에 대한 언론사의 입장, 합의 경위 등이 해당 뉴스의 URL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가 본다. 즉, 이해 관계자 간 합의로 삭제는 되지만 해당 뉴스의 제목을 비롯한 기본적인 정보값은 남겨져야 할 것이다. 그 뉴스를 검색하거나 찾고 활용했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즉, 당사자와 언론사 간 합의로 끝날 것이 아니라 다른 이용자에게 뉴스의 정보(삭제 사실 등)가 최대한 전달돼야 한다.


Q. 언론 중재 과정에서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 청구권에 이어서 기사 삭제 청구권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는가?


기본적으로 제도화해야 하는 것으로 보지만 시기적으로는 이르다고 본다. 직업기자로서 뉴스 삭제 조치 여부를 알고 있으면서도 (언론 자유 침해 소지가 있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스 이용자에게 광범위하게 ‘잊혀질 권리’ 전반의 사항이 인지된 뒤에 또 언론사도 인식과 교육 등이 있은 뒤에 제도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신문이나 방송 등으로 보도된 지 6개월이 지나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반론보도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시한이 만료된다. 인터넷에서는 6개월이 지난 묵은 기사도 검색되어 관련자들의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등 피해가 발생하고 당사자들의 피해 구제 요구가 있다. 보도된지 6개월이 지났으나 인터넷에 남아 유통되는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 청구 시한을 연장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온라인에서 피해 구제의 시한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온라인에서 뉴스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운명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독자의 끊임없는 피드백에 지속적으로 반응해야 생명력을 갖는 뉴스라는 점에서 그 시한은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어쨌든 현행 언론중재 청구 시한은 변경돼야 한다. ‘당사자가 인지한 시점에서 얼마간, (그 뉴스의) 이해와 결부돼 있는 자가 인지한 시점에서 얼마간’ 등으로 정비돼야 할 것이다.

 

Q. 현재의 언론중재 관련 법률 등은 인터넷 환경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가?


모든 미디어 환경을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가, 제도라는 건 현실을 따라가기 바쁜데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뉴스시장을 감안할 때 최소 규제의 원칙이 효용적일 수 있다.


제도가 충분히 현실을 수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조건들을 달아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한가. 더구나 이용자 편익은 확보될 수 있는가, 시장의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표현 자유나 저널리즘 영역에 심각한 피해를 줄 여지가 있다면 법제도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


Q. 과거에 보도된 기사를 추후에 인터넷에서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절차를 도입할 경우, 이는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이 적합한가?


“언론사 별로 자율에 맡긴다”와 “언론중재기구를 통한 절차가 혼용돼야 한다”고 본다. 언론사 별로 하되 당사자간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났을 때 언론중재기구에서 다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개별 언론사의 저널리즘 환경, 관행, 기자인식, 뉴스생산양식, 인터넷서비스 환경(인프라, 규모와 수준, 여력)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는 만큼 공통의 자율규제는 비현실적일 수 있다. 물론 언론사들이 이 문제와 관련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논의 자체는 필요할 것이다. 언론사와 이용자들에게 일정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Q.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와 인터넷을 통해 검색되고 서비스되는 과거 기사들에 대해 관련자들이 기사 삭제와 수정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일단 현재 언론사들은 대체로 묵은 기사 삭제 요청에 대해 일원화하지 않은 업무체계를 갖고 있다. 심지어 기사 삭제와 수정 등 요청을 받는 창구가 어디인가에 따라서 다양하게 처리됐을 것이고, 그런 업무 처리 내용이 한 곳으로 수렴되지 않아 어떻게 처리됐는 지조차 불명확하다. 언론사에서 관련 이슈의 공론화가 필요할 것이다.


다른 플랫폼 영역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한 건 아니다. 신문-방송-포털-모바일 등 미디어 특성에 따라, 뉴스 포맷에 따라, 언론사인가에 따라, 국내-해외 사업자인가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언론사의 뉴스DB 등을 포털사업자(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전량 서비스하는 경우는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이다. 가령 네이버가 ‘뉴스 라이브러리’를 통해 과거지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뉴스 정정과 삭제 등과 관련) 네이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문제는 이용자나 당사자 기준에선 네이버 통합 검색에 노출되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포털사업자가 이용자 요구를 언론사에 전달하는 수순이겠지만 시간도 들고 그 처리 결과도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일차적으로 언론사의 수중을 떠난 서비스 영역은 이해 주체간의 원만한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이때 어디까지나 모든 기준은 언론자유와 프라이버시 침해의 조화에 있을 것이다.


Q. 범죄보도는 범죄자-피해자의 신원은 상세히 밝혀선 아니 되고 범죄유형만 보도해야 한다는 1998년 대법원 판례가 나온 후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각 언론사들이 공익보도에 해당하는 범죄보도와 관련 당사자의 ‘잊혀질 권리’를 포함한 요청에 대해 동일한 결과 처리를 하기는 어렵다. 당사자 처지에서는 모든 언론사가 동일하게 대응하지 않는데 따른 불만이 있을 것이다. 언론사가 내린 결정에 대해 독자들한테 설명해줘야 한다. 


공익보도에 있어 확실한 것은 다수의 독자가 알아야 할 권리가 더 크다면 ‘잊혀질 권리’에도 불구하고 뉴스를 일률적으로 삭제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이다. 


물론 서로 다른 조치를 취한 언론사의 대응이 ‘잊혀질 권리’ 확산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공익보도와 관련해서 당사자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았다는 부분이 상당히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서 신상정보의 삭제 등과 관련된 조치는 공통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그간 한국의 언론사들은 자사의 실책이나 과오를 자인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독자들에게 지탄을 받아 왔다. 지금까지도 혁신이 지연됨으로써 독자들이 향유하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의 수준은 낮은 상황이다. 다만 오늘날 뉴스 이용자의 힘이 커지면서 언론사와 이용자 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한 전략적 과제가 되고 있다. 


종이신문 시장에서는 최고지만 온라인에선 포털사업자에 밀리는 것도 20세기의 낡은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철학을 수용하고 서비스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잊혀질 권리’도 그 부분에 들어간다.


그러나 과거의 묵은 기사(관리)는 현재 시장에서 유의미하지 않다. 돈벌이가 되지 않는 서비스다. 말하자면 시장 논리에 따라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이란 이용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피드백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뉴스 서비스 혁신 모델은 이용자와 교감하는 저널리즘이다. 이용자의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는, 껴안는 휴머니즘에 기반한 저널리즘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10월7일 저녁 약 2시간 여의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구 기자의 질문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말했다. '잊혀질 권리'처럼 온라인 뉴스의 새롭고 섬세한 이슈들을 점검하는 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라는 판단에서 이 글을 등록한다.




'뉴스의 미래는 있는가'란 주제로 주요 언론사(닷컴)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진행 중입니다. 이 연재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난 10년간 온라인 미디어 환경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면서 일정한 성과와 교훈을 갖고 있는 업계의 리더들입니다. 전현직 기자도 있고 기획자들도 등장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뉴스 유료화가 본격 착수되고 있지만 아직 실마리를 찾은 것은 아닙니다. 업계 리더들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뉴스기업 그리고 저널리즘의 미래 앞에 가로놓인 장벽들을 넘어설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그 다섯번째 인물로 SBS미디어그룹의 온라인뉴스를 담당하는 SBS콘텐츠허브 통합운영센터 김일숙 팀장을 만났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 꼭 이야기를 들어보았으면 하는 분들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 연재에 등장한 모든 분들을 모시고 '뉴스의 미래' 좌담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SBS뉴스, SBS연예스포츠, SBSCNBC 등 SBS미디어그룹의 뉴스 페이지들은 SBS콘텐츠허브 김일숙 팀장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녀는 온라인 뉴스의 생산부터 유통은 독자의 눈높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0여년 간 CBS노컷뉴스 런칭에 이어 SBS미디어그룹에서 크고 작은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주도한 인물. 여성으로서 온라인 뉴스 서비스 기획자로만, 특히 방송사에서 일한 드문 경력의 소유자. 


바로 <SBS콘텐츠허브> 통합운영센터 김일숙 팀장이다. "인생의 8할은 (뉴스룸) 현장을 누빈" 김 팀장에 대해선 국내 온라인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이라면 누구나 ‘워커 홀릭(workaholic)'이라고 평한다. 


현장의 인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외부 플랫폼을 비롯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판단하는 그녀이기에 '뉴스의 관점'은 명확했다. 


김 팀장은 “고객을 먼저 생각하라"는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철학을 상기시켰다(제프 베조스는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를 사들인 아마존 CEO다). 독자 즉, 오디언스를 생각하지 않는 뉴스룸과 뉴스 서비스는 ‘혁신’이 아니라는 메시지다. 


방송사 온라인 뉴스 서비스 전략의 ‘국가대표’인 김 팀장은 그간 외부 노출을 꺼려 왔다. 오랜 인연이 아니었으면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인터뷰는 구글 독스를 통해 약 한 달 가량 진행됐다. 독자의 질문이 있으면 추가로 피드백 할 계획이다. 답변 내용과 순서는 일부 편집했다. 


“방송사 온라인 뉴스룸과 생산 플랫폼은 무엇보다 내부 콘텐츠 자원의 어그리게이팅과 코디네이팅이 가능한 시스템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

“기자들에게 온라인 전용의 콘텐츠를 생산하게 한다든가 스타기자를 만든다거나 하는 것은 이슈 메이킹 측면에서 매체력을 강화시킬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조직의 피로도가 클 수 있다”

“뉴스는 지불장벽을 치는 유료화를 하면 이슈 확산에 따른 영향력을 담보하기 어렵다. 전면 유료화보다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분야의 실험이 필요하다”

“‘개인화’란 미디어기업과 독자들 사이가 얼마나, 어떤 강도로 연결돼  있느냐를 의미한다. 이것이 올드미디어의 한계를 넘는 차별성인 동시에 경쟁력의 원천이다”


Q. CBS 노컷뉴스에 이어 SBS콘텐츠허브에서 뉴스를 포함 다양한 채널의 온라인 서비스 기획과 운영을 주도했습니다. CBS노컷뉴스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No cut! No edit!  노컷뉴스’나 'CBS는 노컷의 역사였습니다' 등의 런칭 프로모션을 비롯한 노컷뉴스의 브랜드 매니지먼트 전반의 실무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노컷뉴스는 ‘파일럿 프로젝트’처럼 출발한 면도 있었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에 대해서도 “노컷뉴스가 CBS의 역사를 잇고 있다”는 점과 새로운 포지셔닝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했죠. 저는 닷컴 소속이었지만 브랜드의 가치를 정의하고 확장하는 밸류 메이커(value maker)로서의 역할에 치중했습니다.


물론 라디오 뉴스 중심의 매체를 인터넷 신문사로 완벽히 전향하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는데요. 저마다 새로운 매체에 대해 생각하는 ‘그림’이 달랐으니까요. 


가령 그냥 오디오 뉴스를 옮겨 놓는 수준으로라든가 <딴지일보>와 같은 웹진 수준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죠. 


해외에선 NPR을 꼽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국내 라디오 매체가 인터넷 매체로 완벽하게 정착해 성공한 사례는 뉴컷뉴스 이후엔 없는 듯 합니다.  


Q. CBS 노컷뉴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나 인상적인 일이 있었다면요?


전반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 것 같습니다. (이 연재물 첫번째 인물로 소개된) 민경중 크로스미디어센터장님과 호흡이 잘 맞았어요. 


무엇을 제안하고 추진하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진하게 하는 복잡한 커뮤니케이션의 군더더기가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민 센터장님이 사업 방향을 정하고 판을 만드시면 저는 이를 실무적으로 빠른 스텝으로 구현하는 식이었어요.


이를테면 취재 기자들의 정보 보고를 실시간으로 서비스한 ‘노컷정보’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서비스는 특정 포털에 독점으로 제공했고 기관 관계자들이 챙겨 볼 정도로 반향이 컸죠. 콘셉트를 제안하면 민 센터장님이 재빨리 인지하고 수용해서 빠르게 킬러 콘텐츠가 된 것 같습니다. 


또 13개 지역신문들과의 ‘사진 제휴 시스템 구축’도 기억에 남습니다. 기존 통신사에 자극을 준 사건이었으니까요. 


특히 웹기반의 온-오프 통합뉴스룸 시스템 구축은 큰 이야기거리죠. 제가 기자 출신이 아닌 기획자 출신이다보니 새로운 생산 플랫폼은 당연히  '웹기반'으로 가야 했고, 또 온-오프가 통합된 시스템이어야 했어요. 당시엔 뉴욕타임스도 '웹 기반'의  통합플랫폼 구축 추진계획을 발표했던 시기고요(시스템 구축 후 시연회 겸 2주년 기념 행사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 그때 최진순 기자님을 패널로 섭외하면서 인연이 시작됐죠?). 


Q. 당시 통합뉴스룸시스템은 정말 획기적이고 선도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많은 투자도 이뤘졌고요.


온-오프 통합뿐 아닌 13개 지역CBS 모두를 하나의 콘텐츠 생산 플랫폼과 운영시스템으로 만들어서 각각 지역 인터넷뉴스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매달렸죠. <크리스천 노컷뉴스>나 후에 런칭한 무가지인 <데일리 노컷뉴스>까지 CBS미디어그룹은 다매체화가 필요한 환경이었죠. 


이런 시스템 구축 과정에선 디지털 리더십이 중요한데요. 특정 계열매체에 제한된 설계를 고집하거나 전체적인 통일성이 유지되지 못하면 방향성이 흐트러져 시스템이 표준화되지 못합니다. 결국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기형적으로 만들어지게 되거든요. 


방송사 온라인 뉴스룸과 생산 플랫폼은 무엇보다 내부 콘텐츠 자원의 어그리게이팅과 코디네이팅이 가능한 시스템 관점에서 추진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방송사 뉴스 자체만으로는 신문사 기반의 경쟁 매체에 비해 속보성이나 콘텐츠 다양성에서 절대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기획자는 그 측면에서 부서 간 이해를 넘어선 전사적 차원에서 콘텐츠의 생산과 흐름을 엮는 역할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하는데요. 


CBS 보도국의 스트레이트 뉴스를 전재하는 것이 아니라 라디오 편성국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최적으로 스토리텔링해 경쟁력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하는 OSMU 전략에 주목했습니다.


Q. SBS에선 방송 프로그램 제작시 나오는 여러 소스들을 스토리로 제공하는 ‘티브이잡스’도 오픈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인데요. SBS미디어그룹의 온라인 뉴스 담당자로서 이를 평가한다면요.


사실 국내 방송사들은 온라인 미디어화에 대한 개념이 취약하죠. 채널 홍보와 마케팅 콘셉트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더라고요. 


반면 서구 매체들은 온라인 서비스가 오프라인 채널 홍보를 위한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적인 정보 매체 서비스로 운영이 됩니다. SBSCNBC는 케이블 TV지만 독립적인 온라인 뉴스 사이트로 런칭했는데, 당시 유사한 타경제TV의 온라인 사이트는 방송사 프로그램 중심의 홍보 페이지 수준에서 머물고 있었죠. 


SBS는 특히 다양한 콘텐츠 자원을 활용한 뉴스 서비스를 많이 추진했는데요. 우선 2007년도 ‘그랑프리 피겨 시즌’을 시작으로 2009년 세계선수권 대회까지 김연아 선수의 주요 스포츠 이벤트들을 서비스하고 계속 진화시켜 나갔죠. 


당시 포털 스포츠 뉴스 채널은 해외에 취재기자를 파견한 다른 언론사들이 무색할 정도로 경기 영상이나 미방송분 소스를 활용한 SBS의 특화된 콘텐츠로 도배됐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SBS 온라인뉴스룸에서 독자적으로 1보, 2보 식의 속보를 내보냈거든요. 당시 방송사 인터넷 뉴스 서비스로는 흔치 않은 시도였는데요. 단지 TV 생중계용이던 일회성 이벤트를 독자적인 온라인 뉴스룸 역량으로 자체 서비스화 한 겁니다.  


김연아 선수 관련 스포츠 이벤트에 이어 우주 생중계 방송으로 화제였던 한국 최초 우주인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죠. 주관 방송사로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자원을 가지고 특화 콘텐츠를 제공했죠.


또 베이징 올림픽 뉴스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아카이브는 물론 PD, 아나운서 등 비보도 자원을 활용해 독자 친화적인 콘텐츠를 많이 생산했죠. 온라인에서 이슈와 오락성을 함께 제고했다고 할까요?


특히 스포츠 이벤트 프로젝트는 스포츠 PD와 협업을 통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그때 화제를 낳은 콘텐츠들은 기자 리포트보다는 PD와의 협업에서 나온 것들이 많았죠.   


Q. SBS 온라인 뉴스 서비스의 성과가 있다면요?

 

콘텐츠의 독점력이 크다 보니 지상파 방송사들은 온라인에서 세일즈 마케팅이나 제휴 마인드엔 적극적이진 않은 게 일반적인데요. 


저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선 포털과의 파트너십이나 메이저 신문사들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했어요. ‘윈윈’할 수 있는 트래픽 기반의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개발, 세일즈하면서 남의 집 안방에서 주목을 끄는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현재 SBS인터넷뉴스는 방송사 뉴스 사이트 중 1위로 계속 트래픽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요. 전체 온라인미디어사이트 순위에서도 SBS사이트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뉴스가 견인하는 부분이 아주 큰 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제휴추진과 함께 이벤트 프로젝트, 독자 중심의 서비스 개선과 운영력 강화 덕분이죠. 


이제는 뉴스 단일 부문만으로도 톱 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성장하려고 합니다.

 

저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매번 ‘평가 브리프’를 작성해 팀과 유관 부서와 공유해왔습니다. 이것은 성과를 정리하고 개념화하는 과정을 통해 멤버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가치 지향의 조직을 만드는데 필요하다고 판단해서죠. 더 나아가 방송사 온라인 뉴스 조직의 역할과 자리매김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Q. 방송사의 온라인 서비스 조직과 보도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세요?


첫째, 온라인 뉴스 조직 스스로가 주어진 내부 환경과 별개로 독자적인 운영 주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신문사나 방송사나 저마다 해당 조직의 위상과 역할이 다르겠지만요. 인터넷뉴스부이든 온라인뉴스팀이든, 오프라인 뉴스룸과 병립하는 독립 기구라는 생각을 갖는 게 필요합니다. 


저는 대개의 경우 커뮤니케이션 할 때에도 가급적 부서명을 쓰기보다 ‘온라인 뉴스룸’이라는 능동적인 용어를 쓰는 편인데요. 최소한 해당 조직이 그런 마인드를 단단히 다지게 될 때 보다 지속가능한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그리고 현실적으로 온라인 뉴스룸을 운영하는 상당수의 닷컴 구성원도 가치를 만들어 가는 일에 선을 긋고 이해를 가르는 자세는 지양해야 합니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는 않은데요. 그러지 않은 경우 더 힘들고 삐걱거리며 갈 수도 있거든요.


둘째, 제프 자비스 교수가 '과정으로서의 뉴스'를 역설했는데, 그 과정에서 산출물(output)으로서의 콘텐츠 자체 뿐아니라 기자가 어떤 방식으로 참여 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합니다. 


생물과 같이 역동적이고 다양성을 추구하며 진화해 나갈 수 있는 곳이 온라인 뉴스룸이라는 점에선 오프라인 뉴스룸과는 다른 접근과 관점이 필요하거든요.   


기자들에게 온라인 전용의 콘텐츠를 생산하게 한다든가 스타기자를 만든다거나 하는 것은 이슈 메이킹 측면에서 매체력을 강화시킬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조직의 피로도가 클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거 같습니다. 


마치 대학과 전공을 부모님이 다 정하고 자녀에게 강요하는 방식과도 비슷한 일인데, 많은 매체에서 그렇게  블로그다 뭐다 해서 조직적으로 몰아부치는 실험을 했지만 결국 실패했잖아요. 다양성과 소통을 위해 큰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측면이 우선되지 않고 추진된 면이 크죠.   


Q. SBS는 기자나 PD들이 블로그나 온라인 전용 콘텐츠 제작 등에 나서고 있는데요. 방송사 기자들의 온라인 참여는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많은 기자들이 페이스북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활동하는 지를 관찰해 보고 이를 뉴스룸 안으로 끌어들이면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관계망 기반의 소셜네트워크 환경에 있는 기자들은 매력적이고 휼륭한 노드(node)인데 이것이 네트워크로서의 뉴스 서비스 디자인에 핵심 모듈이 되지 않을까요?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웬만한 매체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페이스북이 이런 측면을 더욱 추동시킬텐데요). 언론사도 매체 브랜드와 파워를 활용해 소셜 서비스와 전향적으로 접목시키고 그 중심에 기자 역할을 재정의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온라인 뉴스룸이 기자를 위한 보다 소프트하고 유연한 장(場)을 설계해 나가면 그 결과 온라인 뉴스룸의 생물적 특성상 다양한 형태의 양상이 나타나고 그것을 바탕으로 방향성을 구체화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의 상태보다는 뉴스가 멈추지 않고 흘러가고 네트워크는 확장되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프로그래밍된 로봇이 기사를 생산하는 시대인데 “온라인에서 무엇이 뉴스인가”라는 것도 새롭게 정의되는 과정이고 또 앞으로도 뉴스에 대한 정의는 미래진행형에 있을 텐데요. 마찬가지로 콘텐츠 중심이 아닌 기자에 포커스를 두고 새로운 뉴스를 만들어 가는 계획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Q. 방송사의 온라인 서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하는 부분입니다. 기획자로서 프로그램이나 뉴스, 기자들과 소셜 인게이지먼트를 늘리는 방법들을 검토 중인 게 있나요?


최근 정량적인 트래픽 경쟁은 저물고 있는 반면 고객의 인게이지먼트가 화두가 되고 있죠. SBS콘텐츠허브도 트래픽보다는 고객 충성도 강화를 위한 정책을 검토하고 구현 방식을 구상하는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특정한 기능을 적용한다든가 하는 것으로 해결 될 수 있는 차원은 아닙니다. 정체성과 미션의 차원에서 짚어봐야 할 수준의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온-오프 브랜드 차원에서도 검토가 필요한 일이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는 필요성을 인식하는 단계이고 구체적인 적용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공론화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본적인 방향은 고객의 참여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또 공익과 연계하는 지점에서 구체화하는 콘셉트를 발전시키고 이것을 정량화하여 목표 관리를 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자 그리고 PD 조직들을 뉴미디어 서비스와 플랫폼에서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가는, 포털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매체만의 고유 영역인 점에서도 진지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Q. SBS 혹은 방송사의 온라인 서비스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엇입니까? 가령 지난 올림픽 때는 방송시청 중 스마트폰으로 시청자가 참여하는 세컨드스크린 서비스도 했죠. 또 요즘엔 방송사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와의 관계 개선도 부상하고 있는데요.  


저는 뉴스 외 방송 서비스는 전문 분야는 아닙니다만… 뉴스만큼 TV 서비스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죠. 현재로서는 방송 서비스도 뉴스 시장과 마찬가지로 OTT서비스 등장이나 포털과 SNS상 시청자들의 활발한 장외 활동으로 온라인 서비스의 경쟁력이 쇠퇴하고 있죠. 


여기에 제작사들은 홍보를 위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방송사 홈페이지 보다는 포털을 선호하고 제작사-포털 간 직접 제휴가 이뤄지고 있죠. 스타를 통한 이슈를 양산하는 가장 강력한 윈도우가 TV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임에도, 플랫폼 파워가 미흡하다 보니 온라인 이슈 주도권 역시 방송사가 아닌 외부에 형성되고 있는 건데요. 


결국 TV 채널력을 활용한 세컨드 스크린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다루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 것 같습니다. 현재 해외에서는 이용자 확보를 넘어 이제 머니타이징 모델을 구체화하는 시기이지만 국내에서는 요원한 게 사실이고요.


일단 방송과 온라인을 연계한  참여형 서비스를 중요하게 보고 끊임없이 아이템을 개발하고 제작직을 설득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제작현장은 출연자들을 비롯한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세컨드 스크린 서비스를 풍부하게 만들어 갈 생태계를 구축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방송사의 위기 의식이 가속화하고  한국적 상황에 맞는 세컨드 스크린 성공 사례 프로그램이 나온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요.  세컨드 스크린의 성패와 도입 양상에 따라 지속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으로서의 고객 전략과 서비스 방향이 분명해 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Q. 한국에서 방송사를 포함 언론사의 온라인 뉴스 유료화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근에 어느 해외 매체에서 본 칼럼 제목이 강렬했는데요, "불행하게도 온라인 저널리즘은 돈 많은 (베조스와 같은) 후원자나 보조금을 받는 것 외에는 생존할 길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뉴스시장에서 결국 유료화의 한계는 자명하다는 뜻이겠죠.  


다만 영상 뉴스의 경우는 정보 특성상 일반적인 뉴스 유료화 모델처럼 닫혀 있는(paywall) 상태보다는 오픈된 서비스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 요인이 있지 않을까란 판단을 합니다.


보도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영향력 장사인만큼 이슈의 확산이 필요한데요. 유료화를 하면 양립하기 어렵겠죠. 그래서 전면 유료화가 적용되기는 어렵고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분야의 실험이 긴요할 것으로 봅니다. 


이를 위해 생산조직과 뉴스생산과정을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또 그만큼  마케팅 조직과의 협업도 중요하고요. 물론 포털과의 협력 모델이 사용자 학습에 절대적인 전제 조건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문성 있는 정보 생산과 접근은 언론사만의 독점적인 영역이 아닌 게 현실이죠. 기업이나 일선의 전문가 그리고 블로거와 같은 자발적 정보 생산자 등 非언론사의 생산자들과도  경쟁해야 하죠. 특히 검색 등의 시장에서 정보력을 겨루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꽤 힘겨운 싸움이 될 거 같습니다. 


그래서 기업과의 파트너십이나 독자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등 플랫폼 차원에서 답을 계속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Q. ‘네이버’ 논란이 뜨겁습니다. 뉴스스탠드 이후 언론사 트래픽은 많이 줄어들었는데요. 네이버 활용론, 무용론에 이어 네이버 규제론까지 나옵니다. 한국 언론 특히 방송사에게 네이버는 지금 어떤 존재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관계설정이 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사실 포털과 같은 IT조직과 올드미디어 조직의 언어가 크게 다른 점도 갈등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고 봐요. 즉, 올드미디어 업계는 대체로 음모론적으로 해석하고 부화뇌동, 확대해석하는 경향이 양자 사이의 관계를 아주 피로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IT조직의 체계나 의사 결정 문화 등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부족한 탓이 크죠.  그리고  한국적 특수 상황인 포털-언론사간 '갑을관계'에서 오는 피해의식으로 적대감이 퍼져 있는 상황인 것이 사실입니다. 결정적으로 뉴스스탠드 이후 트래픽 충격으로 이제는 루비콘 강을 넘었다고 할까요. 정치권으로까지 갈등의 무대가 옮겨졌으니까요.  

 

그런데 냉정하게 보면 지금도 기존 언론사들은 네이버가 없으면 하루 아침에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상생 파트너로서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


온라인 미디어 플래너로서 아쉬운 부분은 네이버 검색 서비스가  많이 비난을 받고 있는 부분인데요. ‘가두리’ 방식의 DB 검색 방식이다보니 국내 언론사 온라인 서비스도 덩달아 해외 미디어에 비해 치밀해지지 못했습니다. 


해외 매체들의 경우 구글의  SEO전략(검색 최적화 전략)이 서비스 전략을 수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이에 초점을 두고 오래도록 설계해 왔잖아요.


이에 반해 국내 언론사들은 실시간 검색 유입이나 낚시형 제목 등  비기술적인 부분에 매몰돼 하루하루 급급한 상황이죠. 그래서 아직도 온라인 뉴스 조직이 서비스 구조나 설계 측면에 대한 연구와 관심보다는 디자인 중심의 비주얼 변화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Q. 뉴스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 구상하시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요?


배가 안 고픈 것은 아닌데(^^), 아직 수익 모델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상황은 아니예요. 신문사들은 뉴스 유료화 모델을 이제 막 꺼내든 상태고 그 추이를 지켜볼 텐데요.


개인적으로는 자금력이 있다면 브랜드 매체가 아닌 곳에서 정말 대안 미디어를 위해 ‘영혼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어요. 가령 트위터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가 실험 중인 ‘Medium’과 같은  서비스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A better place to read and write things that matter”과 같은 멋진 저널리즘 사명을 표방하고 있어서죠. 


저도 2000년도에 블로그의 원형과 비슷한 매거진 발행 툴을 만든 적이 있어요.  너무 ‘인텔리전트’한 탓인지 이용자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지만요. 

  

그밖에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겠지만요. <허핑턴 포스트>가 기업 광고를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했는데 관심이 아직 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페이지’가 불을 당겼는데 콘텐츠 플랫폼 모델들이 포털사업자 위주로 하나씩 런칭되고 있잖아요. 뉴스 매체로서는 콘텐츠 모델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국내 메이저 신문은 NIE와 같은 교육 사업과 같은 미디어 수익 다각화 사업들에 열을 올리는데요. 해외 미디어 기업들은 스타트업 서비스들을 적극 인수하잖아요. 기술 기반의 기업과 미디어 기반의 기업들이 좀 더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모바일 플랫폼으로 생태계가 이동 중에 있습니다. 방송사의 모바일 서비스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입니까?


모바일웹보다 어플리케이션 이용자 규모가 더 많다는 것이 여러 통계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어플리케이션 특성상 'always conneted media' 로서 ‘개인화’에 대한 구체성이 요청됩니다.  


이 ‘개인화’는 맞춤형이라는 의미보다 대개의 소셜 서비스들이 그런 것처럼  '관계' 기반에서의 개인화란 의미입니다. 즉, 독자들과 얼마나, 어떤 강도로 연결돼 있느냐죠. 이것이야말로 올드미디어의 한계를 넘는 차별성인 동시에 포털 등 다른 미디어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모바일은 이용자 참여 플랫폼으로서 강력한 도구잖아요. 최근에  참여형 프로젝트를 몇 번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PC보다 모바일을 통한 참여자가 월등히 많았습니다. 


그동안 독자와의 관계가 일회성, 휘발성에 그쳤다면 유무선 통합 기반에서 연속성과 일관성 있는 이용자 사이클을 통해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했죠. 뉴스 기업들이 수명 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처방이 아닐까요?  


Q. 방송사의 온라인 뉴스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참고로 하는 국내외 미디어 기업이나 개인들이 있다면요?


당분간은 제프 베조스의 실험을 주목하려고 합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후 베조스가 강조한 아마존의 철학 즉, '고객을 먼저 생각하라'는 주문이 뉴스룸의 혁신에 어떻게 적용될지 매우 궁금합니다.


아직도 서비스 기준점이 독자가 아닌 기자에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기자들이 불편해 하니까, 기자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되는 이유가 많이 있죠. 그래서 어쩌면 기자 없는 포털에 비해 경쟁력이 뒤쳐졌다고 보고요.  


인사이트를 얻고 있는 분들은 많이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은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저널리즘’ 블로그를 통해 소개될 분들로 알고 있습니다. 


SBS콘텐츠허브 김일숙 통합운영센터 팀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본격적인 온라인 미디어 플래너로서의 활동은 2002년 CBSi 노컷뉴스 팀장을 맡은 것이 출발점이 됐다. 


2007년부터 SBS콘텐츠허브로 옮긴 뒤 SBS뉴스, SBSCNBC뉴스(2010년) 서비스를 맡았고, 지난해 연예와 스포츠 뉴스 런칭을 주도했다. 현재는 SBS미디어그룹의 온라인 뉴스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코리아헤럴드(KoreaHerald) 9월5일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국내 신문사들의 온라인 뉴스 유료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으나 뉴스룸의 혁신, 콘텐츠의 변화, 독자 관계의 개선이 없는 지불장벽은 스스로를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포스트는 최근 국내 주요 신문사의 온라인 뉴스 유료화 흐름을 두고 <코리아헤럴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한 것을 재구성했다. 편의상 관련 영문 뉴스는  하단에 일부를 인용했다.


Q. <매일경제>의 유료화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품질, 시기, 개선방향, 주변 평가 등은 어떤가요? 또 이번 서비스의 의미를 짚어 준다면요.


제가 경쟁지에 있는 만큼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점을 전제하고 답변드린다면, 뉴스 유료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고 플랫폼 전략을 가동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 언론사들이 비로소 온라인 뉴스와 그 서비스의 경쟁력에 대해 관심을 환기하는 기폭제가 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다만 '프리미엄'이라는 상품의 질은 아직 담보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는 뉴스룸이 여전히 오프라인 지면제작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 유료화는 뉴스룸의 물리적, 인식적 변화가 수반될 때 가능성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대단히 불안정한 구조 위에 유료화라는 무거운 짐이 얹어진 상태입니다.


Q. <조선일보>, <미디어오늘> 등 다른 매체의 뉴스 유료화에 대한 전망은? 


<내일신문>의 상황은 다른 종합일간지들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조선일보>는 <매일경제>와 콘셉트가 비슷합니다. 종이신문 기사를 만드는 기자들이 온라인 프리미엄 정보를 가욋일로 부담하는 상황입니다. 종이신문 기자들이 온라인 뉴스 콘텐츠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만큼 상당한 가치가 인정되는 상품이 나오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입니다. 


이는 <미디어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들이 만드는 콘텐츠가 과연 이용자의 지불의사를 끌어낼만한 것인지는 뉴스룸, 콘텐츠 등 기존의 방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일단 회의적입니다.


국내 언론사들의 뉴스 유료화 카드는 지난 10여년간 포털 중심의 시장구조에서 안주했던 프레임에서 새로운 착안에 본격 들어갔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결국 국내 주요 언론사들은 탈포털과 자체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접근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것은 좀 더 콘텐츠에 주목하는 양상으로 흐를 것입니다. 


물론 또다른 언론사들은 여전히 포털을 활용하는 방향애서 움직일 것입니다. 당분간은 이중적인 프레임이 펼쳐지겠습니다마는 장기적으로 온라인 미디어라는 뉴스기업의 성격과 위상을 바꾸는 대전환이 예상됩니다. 


문제는 뉴스 유료화가 신문기업의 미래를 위해 아주 중요한 생존기반이 되겠느냐는 점입니다. 이것은 대체재가 많은 동시에 경쟁상황이 치열한 시장환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더구나 시장 규모가 한국어를 쓰는 우리나라에 그칩니다. 이용자들이 콘텐츠 소비에 지출한만한 경제적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뉴스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뉴스 유료화 그 자체가 신문기업을 먹여 살릴만한 상황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널리즘 산업이라는 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침으로써 광고를 일으키는 매출에 의존하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독자와 신뢰를 쌓아가는 새로운 저널리즘 문화가 필요합니다. 뉴스룸이 일방독주하는 폐쇄적인 뉴스로는 실익을 얻기 어렵습니다.


Q. <한국경제>의 뉴스 유료화 계획은?


한국경제신문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습니다만 큰 틀에서 보면 단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독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을 위해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맞는 지를 파악하는 게 필요합니다.


일단 종이신문의 지면보기(PDF)를 중심으로 유료화를 시행합니다. 그 이후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여서 결국 지불의사를 갖도록 하는 것, 독자와 더욱 친화적인 연결고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코리아헤럴드> 관련 기사 바로 가기


A change in distributing online news might be afoot in South Korea where most of the news is currently available free of charge through dominant portals. Major newspapers are moving to charge for their premium content in the face of an industry-wide decline in newsprint advertising. 

The Maeil Business Newspaper, the biggest business newspaper in the country, became the first major news outlet to launch a paid online news service on Tuesday. Other dailies are also set to introduce similar paid subscription models. 

Critics, experts and readers alike poured out a torrent of opinions about the local media’s latest move to generate fresh revenues from online news at a time when more readers are shifting from print for PC to smartphones and tablets for free news. 

Korean newspapers seem to be encouraged by successful cases overseas. The New York Times, for instance, has signed on around 700,000 paid digital subscribers through its “metered pay wall” platform. 

“Their introduction of paid services is a symbol of the news outlets moving from an old Web portal-based framework to a new platform,” said Choi Jin-soon, adjunct professor at the Graduate School of Mass Communications and Public Relations of Konkuk University and also a reporter for Korea Economic Daily. “Major news companies will now try to reinforce their competitiveness and focus more on the content.” 

The Maeil Business Newspaper’s paid service, named “Maekyung E Newspaper,” provides the paper’s articles in a PDF format and additional premium content including behind-the-scenes stories, in-depth reports, special features, interviews and photos. 

The paper said some 20,000 subscribers have already signed up for the Maekyung E Newspaper. Observers said the bulk of early subscribers are those who mainly read the PDF files, as the paper’s premium service has just launched, with details revealed sketchy at best. 

Maeil Business’s print readership was 580,000 in 2011, according to data released by the Korea Audit Bureau of Circulations in December 2012.

Chosun Ilbo, a conservative daily with the biggest paid circulation share in the nation, is slated to launch a similar service later this month, along with Media Today and Naeil Newspaper. 

Choi of Korea Economic Daily said his paper is also “gradually taking steps” toward the paid subscription model. He said the Maeil Business Newspaper’s move might offer a catalyst in stirring up interest toward online news.

But most newsrooms in Korea are still focused on producing the print version; the quality of online news, regardless of whether they are labled as “premium” or not, is yet to be tested in the market, Choi said. (more...)




 





약한 자의 힘을 내건 경남도민일보 웹 사이트. 지역의 뉴스를, 지역민의 이야기를 독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지역신문의 경쟁력이라고 믿는 김주완 편집국장. 김 국장은 지역과 독자를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뉴스의 미래는 있는가'란 주제로 주요 언론사(닷컴)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진행 중입니다. 이 연재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난 10년간 온라인 미디어 환경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면서 일정한 성과와 교훈을 갖고 있는 업계의 리더들입니다. 전현직 기자도 있고 기획자들도 등장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뉴스 유료화가 본격 착수되고 있지만 아직 실마리를 찾은 것은 아닙니다. 업계 리더들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뉴스기업 그리고 저널리즘의 미래 앞에 가로놓인 장벽들을 넘어설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그 세번째 인물로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을 만났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 꼭 이야기를 들어보았으면 하는 분들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 연재에 등장한 모든 분들을 모시고 '뉴스의 미래' 좌담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역신문은 단순히 뉴스상품만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라 종합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사소한 불편까지 적극적으로 취재해주는 것이 지역신문의 할 일이다”

“기자가 일반 독자와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독자들에겐 ‘정말 필요한 매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지역신문이 ‘이웃과 이웃을 연결시켜 주는 소통망'이 되고, 이를 통해 우리 지역에 탄탄한 ‘지역공동체’를 구축하는 게 목표이자 비전”


2년 전인 2011년 9월1일 <경남도민일보>는 기획, 심층기사 등 신문기사를 유료화했다. 지역신문은 물론이고 국내 신문사 중에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보다 1년 전에는 ‘4대강 살리기 광고’ 게재를 비판하는 독자의 인터넷 질문에 답변했다. 


이에 앞서 2008년엔 경남도민일보 공식 블로그를 개설했다. 2010년엔 전국 파워블로거들과 함께 인터넷신문 100인닷컴 창간했다. 창원시를 거점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를 구체화했다. 지역신문과 기자들로서는 그동안 할 수 없었던 그러나 해야 하는 일들의 가장 앞줄에 김주완 편집국장이 있었다.


김 국장은 <경남도민일보>의 창간 멤버로 개인 블로그는 물론 페이스북 페이지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갖고 활약해오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하면 100% 죽는다"며 지역신문의 새 판짜기에 골몰해왔다. "공공저널리즘의 모범을 만들겠다"는 신념도 밝힌 바 있다.


최근 뉴스 유료화의 흐름 속에 55명의 기자를 이끄는 <경남도민일보> 김 국장이 생각하는 뉴스의 미래는 무엇인지 물었다. 김 국장은 세심하고 소상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해왔다. 인터뷰는 구글독스로 진행됐으며 답변 내용을 그대로 게재했음을 밝혀 둔다.  


Q.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란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은 김 국장 개인에게, 그리고 재직 중인 경남도민일보 동료 선후배 기자들에게 어떤 목적과 의미가 있습니까?


그동안 지역신문이 정작 지역주민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나름 고민을 해왔습니다. 사랑은커녕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지역신문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고발하는 책(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2007, 커뮤니케이션북스)을 쓰기도 했고요.


그런 상황에서 2010년 편집국장을 맡게 되었고, 이제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입장이 아니라 직접 극복해 나가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역신문들끼리 서로의 시도와 노력에 대한 정보교류가 너무 없습니다. 우리의 고민과 시도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재직 중인 경남도민일보 동료선후배들에게도 우리 스스로 해온 새로운 시도와 노력에 대한 배경이나 의도, 의미를 이해하고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새로 입사하는 사원들에게 교육용으로도 쓰고 있습니다.


Q. 100인닷컴, 독자에게 광고나 기사면 제공, 창원시와 스토리텔링 프로젝트 등 많은 일에 직간접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같은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시작했는지요? 특히 뉴스 유료화는 언제, 어떻게 시작했으며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일단 제가 편집국장을 맡던 2010년은 저희 회사 경영이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그 위기를 빨리 극복해야 했고, 이를 위해 지역스토리텔링 등 새로운 콘텐츠 사업으로 수익을 다변화하는 게 절실했습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 ‘지역신문은 단순히 뉴스상품만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라 종합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렇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뉴스유료화는 우리 스스로 만든 콘텐츠에 가치를 부여하려는 시도였습니다. 독자에게도 ‘경남도민일보가 생산한 뉴스는 공짜로 뿌려지는 질낮은 상품이 아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한 알다시피 우리나라 지역신문은 포털에 뉴스를 팔지도 못하고, 뉴스캐스트 기본형에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차피 ‘트래픽 장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유료화를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신문 말고도 다른 신문에서 볼 수 있는 기사까지 돈을 받는다는 것은 독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었고, 스스로 낯뜨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분 유료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만의 기획이나 특종, 단독, 분석기사 등 하루 10여 개 기사가 유료로 걸립니다.

하루 평균10여 명 정도가 결제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진행된 경남도민일보의 뉴스룸 혁신은 어떠가요? 콘텐츠의 변화(지면제작 방향의 변화를 포함)도 있겠고 온라인 서비스의 변화도 있겠습니다만 혁신의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어떤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까? 또 지역신문 기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저희도 자치행정부와 시민사회부, 경제부의 경우, 출입처 중심의 취재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출입처를 벗어나 일반 독자와 스킨십을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고, 취재분야별 담당기자를 지정하여 출입처에 안존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네사람' ‘우리 이렇게 결혼했어요’ ‘가족인터뷰' 등 평범한 시민들을 인터뷰하는 고정란을 통하여 기자가 일반 독자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반 독자들이 보내오는 축하, 응원, 격려, 칭찬 메시지를 사진과 함께 매일 1면에 싣고 있는 것도 그런 목적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형성된 네트워크 덕분인지 사소하고 지엽적으로 보이지만, 시민에겐 정말 불편한 문제점들이 제보로 들어오고 있고, 그런 제보에 의한 취재를 신문에 비중있게 다룸으로써 독자들에겐 ‘정말 필요한 매체'라는 인식을 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기존의 뉴스가치에 대한 고정관념이 기자들에게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민의 사소한 불편이 비록 작고 지엽적인 문제로 보이지만, 다른 지역에도 흔히 있을 수 있는 보편적 문제이므로, 그걸 적극적으로 취재해 해결해주는 것이야말로 지역신문이 해야 할 일이며, 그게 바로 하이퍼로컬이라는 점을 기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해결 전망이 불투명한 거대악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소한 불편이나 문제점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고, 그런 과정을 통해 지역민이 ‘지역신문 덕분에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구나'하는 인식을 확장시켜 나가는 게 지역신문의 희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 이와 관련 경남도민일보가 다른 지역신문에 비해 이것만은 가장 잘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기자들이 관료나 정치인, 기업인 등 특별한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 평범한 독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계속 확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경남도민일보 기자들은 권력이나 자본과 결탁하여 시민을 속이지 않는다는 믿음, 그리고 경남도민일보 기자들은 건방지거나 무례하지 않고 시민들과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Q. 경남도민일보의 콘텐츠 전략이 있다면요?


지역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경남도민일보에는 평범한 지역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누구나 경남도민일보 1면에 나와 내 아들 딸,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을 낼 수 있습니다. 시민과 가까이 있는 신문, 필요할 때 누구든 활용할 수 있는 신문입니다.


비영리 민간단체와 개인은 1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형편대로' 광고료를 내면 어떤 내용이라도 ‘자유로운 광고'에 낼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 또한 5만 원~50만 원 사이에서 ‘형편대로' 광고할 수 있습니다. 지면이나 광고면에 지역민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있는 신문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단순한 ‘뉴스'만이 아니라 지역이 갖고 있는 인적 자산, 역사 문화 관광 자원 등을 소재로 ‘콘텐츠'를 생산합니다. 2012년 1년간 격주 4개면씩 연재했던 ‘경남의 재발견' 기획이라든지, 2013년 이어서 하고 있는 ‘맛있는 경남'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Q. 경남도민일보의 독자들과 기자들의 만남의 자리가 있는지요? 경남도민일보의 독자전력이 있다면…


독자와 기자의 정기적인 만남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제가 그런 자리에서 많은 독자들을 만나려 합니다. 그래서 우리 지역의 민간단체가 초청하면 강사료를 받지 않고 무료강의를 합니다. 강사료를 주면 그 자리에서 구독 희망자를 받아 구독료로 대납합니다. 신문사 차원에서는 매주 금요일 신문 200~500부를 들고 길거리로 나가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줍니다. 그러면서 대면 접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독자 프로파일 조사를 해본 적이 있는데, 30~40대 대졸 이상, 화이트칼라 등 여론주도층이 저의 주 독자층이었습니다. 현재 발행부수는 1만 7000부이고요. 경남신문에 이어 경남 2위입니다. 경남신문이 석간이어서 저희 신문이 모닝 스탠더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Q. 경남도민일보는 지역신문으로서 어떤 비전을 갖고 있습니까? 혹은 어떤 비전을 독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보세요?


지금까지 지역신문은 지역의 정, 관, 재계에만 영향력이 미치는 신문이었습니다. 한 지역신문이 내부 문제로 장기파업을 한 적이 있는데, 신문 제작이 중단되었음에도 그 신문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왜 신문이 배달되지 않느냐'는 항의글이 단 한 건도 올라오지 않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지역신문은 지역시민에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였다는 거죠.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지역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신문'입니다. 지역신문이 ‘이웃과 이웃을 연결시켜 주는 소통망'이 되고, 이를 통해 우리 지역에 탄탄한 ‘지역공동체’를 구축하는 게 목표이자 비전입니다.


Q. ‘네이버’ 논란이 뜨겁습니다. 뉴스스탠드 이후 언론사 트래픽은 반 토막이 났는데요. 네이버 활용론, 무용론에 이어 네이버 규제론까지 나옵니다. 한국 언론 특히 지역신문에게 네이버는 지금 어떤 존재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관계설정이 돼야 할까요?


지역신문에게 네이버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뉴스캐스트에서도 소외되었고, 뉴스스탠드는 더욱 그렇습니다. 저희는 네이버와 검색제휴만 되어 있는데, 가끔 서울에 본사를 둔 지역기업에 관한 비판성 기사가 나가면 홍보 담당자들이 난감해하는 정도입니다.


네이버에 바라는 게 있다면, 지역정보와 지역콘텐츠까지 독점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겁니다.


Q. 지역신문이 모바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한다고 보는지요? 지역신문이 모바일 서비스를 대응하는 데 있어 비용을 제외하고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면요?


저희도 모바일웹 방문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지역신문은 웹이나 모바일에서 기술개발 여력이 없습니다. 뭔가 해보고 싶어도 해당분야의 업체에 기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당장 웹에서 저희가 하고 있는 ‘부분 유료화'를 모바일웹에도 적용하고 싶지만,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답답할 따름입니다.


Q. 한국의 지역신문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살펴보는 국내외 언론사 또는 미디어 기업들이 있습니까? 또 인사이트를 얻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한국경제신문 최진순 기자, 그리고 뮤즈어라이브 이성규 대표, 그리고 SBS 심석태 기자의 글을 팔로워하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원칙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전국의 지역 일간지, 주간지에서 강의 요청을 많이 해주시는데, 사실은 거기에 가서 우리가 모르는 그들 신문사만의 노하우를 배워오는 게 많습니다. 


Q. 최근 국내 언론사들의 뉴스 유료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어떻게 보세요? 이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차별화된 뉴스와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진흥재단과 디지털뉴스협회가 하고 있는 뉴스저작권 사업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역신문 관점에서는 지역의 정보와 자원을 잘 정리해 수익모델로 만들어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뉴스룸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김주완 국장. 그는 "지역신문 기자들은 결국 지역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거기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 일간지 기자를 따라 하거나 동경하는 게 아니라 지역신문 기자만의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것이 지역신문 뉴스의 미래라는 것이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은 1990년 주간 진주신문 기자를 시작으로 언론계에 들어와 경남매일 기자를 거친 뒤 1998년 경남도민주주신문창간추진위에 참여하면서 경남도민일보 창립멤버가 됐다. 시민사회부장, 여론매체팀장, 뉴미디어부장 등을 거쳐 2010년부터 편집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 국장은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 지부장, 부울경언노협 의장 등을 맡는 등 지역신문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부은 대표적인 ‘지역 전문’ 언론인이다. 


뉴스의 미래는 있는가②-텐아시아 전중연 대표


뉴스의 미래는 있는가①-CBS 민경중 크로스미디어센터장




매일경제신문은 2일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본격적인 뉴스 유료화 플랫폼인 `매경e신문`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콘텐츠를 추가했고 종이신문 구독과 연계한 결합상품 요금제도 도입했다. 그러나 콘텐츠 수준이 낮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오고 있어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매일경제신문은 2일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유료 서비스를 론칭했다.

'매경e신문'으로 이름 붙여진 유료 서비스는 지난 3월 시작한 유료 신문 지면보기(PDF) '매경 전자판(앱)'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일부 콘텐츠를 추가해 PC웹과 모바일 기기에 동시 적용했다.

'매경e신문'은 크게 네 가지 서비스로 구성됐다. 우선 지면보기의 기능을 보완했다. 종전의 지면보기 방식인 이미지가 아닌 PDF를 지원해 해상도를 높였다. 검색과 스크랩 기능을 지원한다. 

이번에 신설한 매경 프리미엄은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 스페셜 리포트, 원모어뉴스, 피플인사이드, 포토에세이로 구성된다. 이들 콘텐츠는 취재기자들의 참여로 이뤄진다.

또 'Ray the M'은 하루 5~6꼭지의 투자정보를 지면 형태의 인터페이스로 제공한다. 그리고 3만개 기업정보를 담은 '매경회사연감'도 포함됐다.

이밖에 뉴스 앱과 세계지식포럼 정보를 '매경e신문' 안에 넣었다. 

이용자들이 '매경e신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PC에서 'digital.mk.co.kr'에 접속한 뒤 매경닷컴 회원에 가입을 해야 한다. 매경e신문만 구독할 경우는 월 15,000원, 종이신문까지 함께 구독할 경우는 월 20,000원이다. 1,3,6,12개월 단위의 구독료를 선결제해야 한다.

매경e신문은 매일경제의 본격적인 유료화 행보 이후 6개월만에 종전 지면보기 유료화 외에 일반 콘텐츠까지 합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매경측은 2만여명이 유료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 미디어 전문지 기자는 "유료화라고 하지만 준비가 안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 연구위원은 "이용자 관점은 보이지 않고 공급자 관점이 보인다. (이 정도 서비스로) 굳이 유료 서비스를 할 이유가 있었겠느냐"며 혹평했다.

어쨌든 매일경제가 뉴스 유료화라는 깃발을 먼저 꽂음으로써 하반기 국내 신문업계의 유료화 경쟁이 가속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이미 뉴스 유료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는 조선일보도 9월중 선을 보일 계획이고 한국경제, 중앙일보 등도 늦어도 10월 전후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털로의 뉴스 유통, 대체재 등의 시장 환경에 대한 논의와는 별개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살만한 콘텐츠가 있느냐에서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매경프리미엄의 한 메뉴인 `포토에세이`. 사진부 기자들이 자신의 촬영사진 중 한 가지를 뽑아 `후일담`과 `촬영정보`를 제공하는 짧은 글로 구성돼 있다. 사진 원화상도 지원하지 않는 등 `특별함`이 드러나 있지 않다.

매경e신문의 유료화 승부수는 '매경 프리미엄'으로 모아진다. 뉴스룸 기자들이 취재 뒷얘기, 스페셜 리포트, 원모어 뉴스, 피플인사이드, 포토에세이 등 온라인 콘텐츠를 별도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일단 콘텐츠의 수준은 일반 신문지면의 기사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더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다. 원고지 매수는 평균 7~8매 정도이다. 인상적인 이미지나 그래픽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기사량이나 업데이트 횟수도 기존 일반 온라인 뉴스나 신문지면에는 미치지 못한다.

매경 편집국의 한 기자는 "지금까지 기자들이 (매경e신문을 위해서) 일을 더 한다, 푸시를 더 받는다고 할만한 상황은 없다"면서 "일상적인 보고(일보)를 조금 더 매만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콘텐츠를 전담하는 부서는 이미 신설됐다. 기자 3명, 운영인력 2명 등 총 5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브릿지 부서'로 기자들의 온라인 콘텐츠 가공을 지원하고 중계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콘텐츠는 종이신문에 나가지 않는 온라인 전용이 원칙이다. 현재 네이버 전문기자 칼럼에 제공되는 것과는 별개다. 매경의 또다른 기자는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매경e신문을 위한 콘텐츠 생산 주문은 없다"고 덧붙였다.

매경프리미엄 메뉴 중 하나인 `비하인드 스토리`. 기자들의 취재 후일담이다. 하지만 텍스트도 사진도 일반 온라인 기사와 다를 바가 없다. `매경e신문`이 매일경제의 뉴스 유료화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수준 제고 등 획기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프리미엄 콘텐츠' 준비 상태가 '놀랍지 않다'는 점은 '매경e신문'의 앞날을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뉴스 유료화를 준비 중인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의 취재 후일담 정도로 유료화가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없다"면서 "(2만여명의 유료 회원을 기반으로) 매경이 깃발을 꽂은 것에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연구원은 "해외 언론에서 볼 수 있는 html5 같은 기술의 진화, 편집의 기교 등 뭔가 새로운 기술혁신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기자들을 부각시키거나 영상 칼럼 등 새로운 가치를 뚜렷이 제공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매경e신문'이 국내 언론사 중 가장 먼저 본격적인 뉴스 유료화의 시발점이 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 메이저신문의 관계자는 "현재의 뉴스룸을 그대로 두고서 유료화를 한다면 매경 모델밖에 없다"면서 "결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행위'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이신문과의 결합상품을 제시하거나 시장현실을 고려한 저예산 투자로 매출효과를 노린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포털 및 연합뉴스와의 갈등, 점증하는 모바일 트래픽, 신문광고시장의 하락세 확대, 재승인 심사논의에 들어간 종편의 직접광고영업 유예조치 연장 여부, KBS 수신료 인상, 신문산업진흥특별법 등 신문업계에는 민감하고 폭발적인 이슈들이 널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경e신문' 이후의 언론사 혁신이 주목되는 것은 당연하다. 매경e신문에 대한 일반 이용자의 반응에서 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오늘>이 오는 9월11일 부분적인 뉴스 유료화에 들어간다. 


<미디어오늘>의 유료화 서비스는 로그인하면 볼 수 있는 별도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루 2~3개의 유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서비스한다. 


프리미엄 콘텐츠 즉, 유료화되는 서비스는 일종의 뉴스 요약 서비스인 ‘아침신문 솎아보기’,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나 별도의 기획기사 등이 포함된다.


기자별 페이지를 통해 일부 유료 콘텐츠도 서비스된다.  


또 과거기사 검색이 포함된다. 현재는 3개월 전까지의 과거 기사 검색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월 1만원의 온라인 유료 구독자로 로그인을 하면 ‘광고 없는’ 페이지도 지원된다.


윤성한 편집국장은 “지난 4월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뉴스스탠드로 전환된 이후 여러 검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네이버 이슈가 불거지면서 서둘러 뉴스 유료화에 나서게 된 것이다. 


윤 국장은 “편집국 기자들과 상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가 어떻게 제공될지 밝히기 어려운 단계로 일단은 기자들이 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오늘>의 온라인 뉴스 유료화는 현재 연 5만원인 종이신문 구독료를 사실상 인상하는 의미가 된다.


만약 1만여 명에 가까운 기존 신문 구독자가 온라인 유료 독자로 이어질 경우 경영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미디어오늘> 신학림 대표는 “창간 이후 만 18년 동안 독자들에게 단 한 차례도 도와 달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무조건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오늘>이 필요한 매체고 또 돈을 지불할만한 콘텐츠로 판단한다면 힘을 보태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뉴스 유료화를 위해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 경영진까지 뉴스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신 대표는 “전 임직원이 비상한 각오로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임한다”면서 “이 사회가 지속적인 의문을 가져야 할 주제에 대해 나 스스로도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뉴스 유료화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미디어 전문지’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콘텐츠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연구원은 “시장을 좁히면 좁힐수록 유료화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면서 “독자를 정의하고 그 대상으로 특화된 뉴스를 만드는 데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설)


“소규모 전문 매체가 온라인에서 손쉽게 생존하는 시절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지난 4개월여 사이 국내 온라인 미디어 기업들 사이에는 '네이버 뉴스스탠드 참사'의 후유증이 깊게 드리워 있다. 지금 이 상태로라면 '다 망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메이저 신문사들이 ‘뉴스 유료화’를 꺼내든 이유도 비슷하다. 절체절명이라고 보고 그 어느 때보다 생존전략을 강도 높게 논의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디어오늘>의 유료화 시행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미디어오늘> 역시 포털에 뉴스를 전량 공급하며 ‘기생하는’  종전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선정적 사진이나 검색 어뷰징으로 트래픽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는 수순을 밟는 것도 어렵다. 


여기에 미디어 전문지면서도 정치 시사 뉴스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현재의 서비스 방향과 미디어 정보 중심의 뉴스 유료화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미디어오늘> 윤성한 국장은 “조직의 역량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미디어 전문 정보를 만들어서 뉴스 유료화를 끌고 가기에는 적잖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7명 편집국 기자들의 속내도 간단하지 않다. 콘텐츠 생산에 따른 업무 부담이 있어서다. 한 기자는 “신문은 신문대로, 프리미엄 뉴스는 그것대로 해야 하는 데 품질에 대한 부분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결국 뉴스 유료화 성공의 열쇠는 미디어 전문 정보에 달려 있는 셈이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연구원은 “최근 독일 통신사 DPA가 유럽의회 의원이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즉, 특정 이용자층을 대상으로 한 특화 정보인 ‘EU Insight’라는 유료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만인을 위한 만인의 뉴스 서비스의 유료화는 현 시점에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미디어오늘>은 기자 브랜드 강화를 시작한다. 예를 들면 ‘OOO 기자의 기사 보기’를 확대해서 기자 프로필과 소셜 계정 정보를 넣는 등 독자와의 접점을 강화한다. 이미 일부 기자들은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 등의 계정을 매만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신학림 대표는 “성역 없는 보도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경영은 '먹고 사는' 문제”라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유료화를 대단히 중요한 생존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미디어오늘>이 온라인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려면 ‘우리의 독자’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타깃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결국 좀 더 세분화한 전문 콘텐츠를 만들려면 매체의 전략이나 서비스 방향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의 뉴스 유료화는 앞으로 전문지로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생한 교훈을 들려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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