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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매체, 집단지성과 소통하라

Online_journalism 2008.08.01 08:34 Posted by 수레바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바로 역사의 현장이 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블로그에 쓴 사적인 글이 화제가 되고, UCC 동영상 하나가 사회의 트렌드를 촉발하고, 인터넷 기사에 단 댓글들이 모여 여론이 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요즘이다. 과거 언론이 가졌던 역할과 기능이 국민과 독자에게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발전방향은 어느 쪽인지, 또 앞으로 기업이 주시해야 할 대상은 누구인지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매체의 위기와 한계, 촛불에 드러나다

지난 5월부터 한국사회를 흔들어 놓은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개인미디어의 활약상은 신문ㆍTV 등 전통매체 대 뉴스수용자 관계의 중요한 전환 국면으로 분석되고 있다.

촛불시위 전 과정을 중계하며 뉴스를 생산한 블로거의 경우 뉴스수용자의 드라마틱한 변화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물론 최근 몇 년을 돌이켜보건데 단지 뉴스를 소비하는 객체로서 머무르는 수용자들이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는 능동적 플레이어(player)들이 콘텐츠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개인미디어는 전통매체의 고유 영역이던 사회의제 선점권을 무력화시키면서 무시할 수 없는 여론 생성군으로 부상했음을 여실히 보여 줬다. 스트리트저널리즘(street journalism)은 성숙기로 접어들었고, 이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전통매체를 따돌린 채 포털사이트와 블로그스피어(blogosphere)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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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전통매체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수용자들과의 소통과 공생을 중요한 과제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미디어 환경은 컨버전스(convergence)에 의해 다양한 매체와 채널을 쏟아 내면서 정체성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정보 소비자들의 지위는 더욱 커지고 있어 뉴스룸(newsroom)의 혁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특히 전통매체는 24시간 정보가 생산ㆍ유통되는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개방적이고 지속적인 뉴스룸 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는가 하면 기자들이 직접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뉴스수용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촛불시위 과정에서 촉발한 전통매체와 뉴스수용자 간의 불신과 단절은 특정 매체의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매운동이란 상처를 남겼다.


일방적 무소불위의 힘은 불신을 부른다

역사적으로 보면 전통매체와 뉴스수용자 간의 갈등과 마찰은 한국사회의 민주화 과정에서 비롯됐다. 1980년대 폭발적으로 전개된 민주화운동은 전통매체의 객관적 보도가 실종된 채 전개됐다. TV와 신문 등 전 매체는 독재권력의 편에 섰다는 질타를 받았다. 수많은 희생자가 난 광주민주화운동의 경우 십수년이 지나서야 언론에 의해 재기록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당시 전통매체는 철저히 친권력적 시각에서 사회 이슈들을 설명했지만, 뉴스수용자들은 이에 대해 어떤 항의나 대안을 찾을 길이 없었다. 20세기의 전통매체는 정보를 담아 내는 유일한 통로였으며 여론을 좌우하는 최종적인 검증대로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예컨대 공안정국을 조성하던 권력의 견해를 전통매체는 그대로 받아쓰면서 뉴스수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는커녕 왜곡된 형태로 포장하기 일쑤였다.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놓은 독재정권 찬양이나 민주화 인사에 대한 탄압도 전통매체의 펜 끝에서 이뤄졌다.

민주화가 이뤄지던 1990년대 중반기 전후 무렵에는 권언유착보다는 서민과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친자본적 보도행태에 뉴스수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때 등장한 PC통신은 패러디물을 비롯 뉴스수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 내는 새로운 창이 됐고 ‘대안 미디어'라는 영예를 헌정받았다.


인터넷, 정보 유통자로서의 지위를 얻다

1990년대 후반부터 IT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일상의 영역에 자리한 인터넷은 정보의 유통자로서 확실한 지위를 갖게 됐다. 월드컵, 대통령선거, 그리고 탄핵정국 등 굵직굵직한 사회 현안들은 뉴스수용자들로 하여금 발언할 수 있는 장을 필요하게 만들었고, 인터넷은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독립형 인터넷신문은 제 목소리를 내면서 여론 다양성을 거들고 있다. 전통매체가 외면하는 뉴스에 주력하면서 뉴스수용자들과 함께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고 있어서이다. 오마이뉴스의 경우 뉴스수용자들을 ‘시민기자'로 데뷔시키면서 새로운 소통방식을 열었다. 지난 2005년 군 제대 후 보름 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고 노충국 씨의 사연은 전통매체가 등졌지만 오마이뉴스의 지속적인 보도로 ‘사회문제화'되었다.

여기에는 무수한 시민기자들의 증언과 취재 동참이 있었다. 즉, 일반 뉴스수용자가 관심을 갖는 사안에 대해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은 오늘날 온라인이 주도하는 저널리즘 지형에서 핵심 과제가 됐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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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매체의 소통방법 변화와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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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수용자의 시선이 가장 우선이다

반면 전통매체가 다루는 정보에 대해서는 뉴스수용자의 다각적인 신뢰성 검증이 이뤄지면서 뉴스룸 대응체제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2007년 미얀마 가스전 개발과 관련된 한 신문의 기사는 사실관계에 대한 내부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뉴스수용자의 이의 제기를 효과적으로 수렴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줬다.

특히 전통매체가 외신을 편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오역의 문제는 이미 뉴스수용자들의 단골 비판거리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뉴스룸과 그 기자들은 문제가 되는 기사를 보완할 의사를 표명하거나 후속 보도로 소통하는 경우는 드물다.

적극적인 반론을 요구하는 뉴스수용자가 늘고 있음에도 인터넷 뉴스 서비스 담당자들과 실제 뉴스룸 취재기자들 간에는 어떤 협력의 장치도 갖고 있지 않다. 즉, 뉴스룸 내부에 뉴스수용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향후 취재 또는 소통을 제도화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전통매체가 다루는 정보는 뉴스수용자들에 의해 다각적으로 검증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매체는 뉴스수용자의 이의 제기나 오류 지적을 받아들이기보다 거의 무시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블로그하는 기자, 소통하는 언론이 살아 남는다

이와 관련 일부 신문에서는 뉴스룸 혁신의 과제로 뉴스수용자들과의 소통을 최우선적으로 상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기자들의 인터넷 참여 활성화다. 전통매체는 과거의 업무와 조직 패러다임을 유지하고 있지만 온라인상의 활동을 장려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4년 사이 전통매체 뉴스룸은 기자들의 블로그 가담을 장려하기 위해 인센티브 도입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촛불시위 과정에서 한 신문사 기자는 소속 매체의 보도행태를 자성하는 포스팅을 해 뉴스수용자들의 이례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 같은 성찰적 태도는 뉴스수용자들의 관심사에 직접 참여해 진실을 함께 탐문해 가는 적극적인 소통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시장과 뉴스수용자의 영역에 한 발 더 다가선다는 것은 단지 콘텐츠를 만드는 것보다 큰 ‘감동'을 유발한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소통의 진정성이 거두는 성과인 감동을 경험한 기자들이 많을수록 그 매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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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전통매체는 소통전략 확립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전통매체는 참여지향적인 집단지성의 움직임을 ‘혼란'으로 돌려 막는 데 급급한 편이다. 전통매체와 뉴스수용자 간의 대척점은 양측 간의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아로새길 뿐이다. 불신의 벽이 통곡의 벽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통매체 뉴스룸과 그 종사자들은 더 이상 뉴스수용자와의 소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뉴스 즉 콘텐츠를 매개로 하는 기자와 뉴스수용자 간의 소통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소통 대응 부서를 신설하고, 소통의 가이드를 만들어 저널리즘화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담보해 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 전통매체는 뉴스를 잘 만드는 것에만 치중했다면, 금세기는 뉴스 생산 전후 소통의 과정이 사활을 건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촛불시위는 전통매체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한 수용자의 경고였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출처 : 삼성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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